2015 상담사례연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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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상담사례연구집

인 쇄 : 2016년 3월

발 행 : 2016년 3월

발 행 인 : 권 승

발 행 처 :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48058)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79, 센텀사이언스파크(7층~10층)

T. (051)662-3133 / F. (051)662-3005

http://www.kyci.or.kr

인 쇄 처 : 신일디앤피

비매품

ISBN 978-89-8234-585-2 93330

본 간행물은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본 기관의 사전승인 없이 내용의 일부 혹은 전부를 전재할 수 없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시도서목록(CIP)

2015 상담사례연구집 / 저자: 이미현, 류다정, 성벼리, 유준호,

김경화, 김화연, 윤민지, 장재혁 ; 논평: 김윤희, 양난미, 허재홍,

천성문, 김현숙, 서수균, 류진혜. -- 부산 :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2016

p. ; cm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음

ISBN 978-89-8234-585-2 93330 : 비매품

청소년 복지[靑少年福祉]

청소년 상담[靑少年相談]

338.5-KDC6

362.7-DDC23 CIP2016005439

간 행 사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를 총괄하는 청소년 상담복지 중추기관으로, 청소년 문제의 예방과 해결을 위해 개

인 및 집단 상담, 전화 사이버 상담 등 다양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년 상담사례연구집을 발간, 청소년 상담 분야에 계신 분들과 우리 청소년

들의 생생한 고민을 나누고 위기청소년에 대한 상담적 접근의 가이드라인을 제

시하고 있습니다.

본 상담사례연구집은 2015년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개최한 공개상담사례

발표회에서 공유된 내용 중, 공개사례발표 및 사례연구집 발간 참여에 동의한 사

례와 그에 대한 전문가의 논평을 모아 구성한 자료입니다. 상담적 개입을 통해

청소년 문제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역량 향상을 위한

상담자의 끊임없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본 상담연구사례집이 현장에서 청

소년들을 돕고 계신 상담자와 청소년 상담을 공부하고 계신 분들이 청소년 문제

를 이해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개입하는 데 유익한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본 상담사례연구집이 나오기까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사례 공개에 동의해주신 내담자분들과 사례를 공유해주신 이미현, 류다정, 유준호,

성벼리, 김경화, 김화연, 윤민지, 장재혁 상담자, 그리고 각 사례에 대해 고견과

전문적 조언을 아끼지 않고 함께 해 주신 김윤희, 양난미, 허재홍, 천성문, 김현

숙, 서수균, 류진혜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사례연구집의 기획과 발간을

위해 수고해주신 양미진 상담복지본부장, 그리고 공개상담사례협의회를 개최하고

사례연구집이 나오기까지 여러 번의 수정과 편집에 애써준 상담연구부 직원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 사람의 소중한 참여와 노력으로 발간된 본

사례연구집이 청소년 상담복지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의 전문성 증진과 내담자의

복지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자료가 되기를 바랍니다.

2016년 3월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장 권 승

목 차

●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 이미현(통합지원관리부) ···································· 1 [논평] 김윤희(신라대학교)

● 엄마가 떠날까봐 불안해요 / 류다정(상담연구부) ·················································· 30 [논평] 양난미(경상대학교)

●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 성벼리(학교폭력예방부) ···································· 59 [논평] 허재홍(경북대학교)

● 내 인생을 망친 부모 / 유준호(상담연구부) ·························································· 86 [논평] 천성문(경성대학교)

●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 김경화(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 115 [논평] 허재홍(경북대학교)

●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 김화연(상담연구부) ··································· 152 [논평] 김현숙(신라대학교)

●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 윤민지(학교폭력예방부) ···· 191 [논평] 서수균(부산대학교)

●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 장재혁(자격연수부) ··· 222 [논평] 류진혜(상담교육연구소 도현)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1

이미현 (통합지원관리부)

Ⅰ 내담자 기본 정보

1. 인적사항§ 전지현(가명), 여, 만 20세, 학생 § 대학생(2학년 마치고 휴학)

§ 주거지: 부산광역시 남구 § 일반고 졸업 후 정시 입학

§ 가족 경제수준: 중하 § 전공만족도: 낮음

§ 가족 분위기: 화목하지 않음 § 종교: 기독교

2. 상담진행사항[1회기] 2015/02/03 → [2회기] 2015/02/10 → [3회기] 2015/02/17 →

[4회기] 2015/02/24 → [5회기] 2015/03/03 → [6회기] 2015/03/10 →

[7회기] 2015/03/17 → [8회기] 2015/03/23(예정)

3. 내담경위 및 이전 상담 경험§ 내담경위: 본인이 직접 접수면접을 예약하여, 당일 접수면접이 진행됨. 접수시, 모

와의 갈등이 심하고 집에 있는 것이 불편하다 호소함. 얼마 전 큰 잘못을 한 게

아닌데 엄마가 집을 나가라고 해서 친구 집에 간적이 있음. 엄마 눈빛을 보면 나

를 죽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두렵고, 엄마 관계가 틀어지면 삶이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며 상담을 신청함

§ 이전 상담 경험: 없음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2 2015 상담사례연구집

4. 호소문제 § 접수면접시 기대사항: 엄마에 대한 마음이 나아졌으면 좋겠다. 엄마 눈빛이 두

렵다.

§ 상담 1회기: 엄마와의 관계에서 다 놓게 되고 부정적이게 된다. 대화가 안되고 싸

우다보니 관계가 계속 틀어져 버린다. 엄마가 화를 내면 마음이 불안하고, 엄마가

기분이 좋아져도 안 좋고 엄마가 짜증내면 상처가 되고 늘 기분이 좋지 않다.

5. 인상 및 행동관찰§ 어깨 아래까지 늘어뜨린 긴 머리에 무채색 계열의 옷을 주로 입고 수수한 옷차림

에 화장기가 거의 없는 편임. 상담시간을 정확히 지키고, 상담 시 몸을 의자나 소

파에 편히 기대지 않고 다소 경직된 모습임. 시선처리가 비교적 자연스럽고 자기

표현은 잘 하는 편이나, 힘들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경우에도 미소를 지으며

웃으며 이야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말끝을 흐리는 경향이 있음

6. 가족관계§ 부(49~50세 추정): 학원 강사. 2형제 중 막내임. 부에 대해 기억나는 게 거의 없음.

이혼 이후 내담자와 왕래가 거의 없으며, 내담자는 부에 대한 소식은 전혀 듣지

못하고 연락이 닿지 않음. 5세 때 모가 집을 나간 이후 1년간 부와 함께 생활한

적이 있음. 내담자에 의하면 어린 시절 부에 대한 나쁜 기억은 없고 좋은 기억이

있으나, 학교 다니면서는 지원이 필요할 때 부의 동의가 필요했으나 협조를 안 해

줬다고 함

§ 모(53세): 공부방 운영. 5형제 중 막내임(이복오빠, 친오빠, 친언니 2명). 내담자가

초등학교 2학년일 때 내담자와 함께 둘이 생활하기 시작함. 내담자에 의하면 모

가 칭찬을 거의 해주지 않았고 엄하여 내담자가 무서워함. 감정기복이 심하고 명

령조로 말하며, 힘들고 화풀이하는 경향이 있어 이에 대해 내담자가 불만인 상황

임. 교회, 학부모들에게는 상냥하고 친절한 모습을 보이나, 집에서는 내담자에게

화풀이를 하고, 어려서부터 폭력과 폭언을 행사하였다고 보고됨

§ 조부: 내담자에 의하면 매우 무서운 편이었다고 함. 어린 시절 내담자와 함께 생

활할 당시, 잘 때 실수로 소변을 봐서 많이 맞은 적이 있다고 함

§ 조모: 부의 친모가 아니라고 하며, 부와의 관계는 좋은 편은 아니라고 함

§ 외조부: 모의 어린 시절 사망하여 기억이 거의 없다고 함

§ 외조모: 내담자 어려서부터 거동을 잘 못하고 편찮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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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3

7. 내담자 발달력5세 때 모가 집을 나가고, 5-6세에 부와 함께 1년 정도 생활하였다고 함. 당시, 부가

바빠 조부모가 돌봐주었는데, 조부가 매우 무서워 6-7세 경 잠자는 중 소변을 싸서 혼

자 무서워하면서 빨래를 하고 맞은 기억이 있다고 함. 부와 함께 생활을 하다가, 9세

까지 이모와 함께 생활을 하였다고 함. 작은 이모, 큰 이모 집에서 번갈아가며 살았다

고 하며, 내담자는 당시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고 이모 집에서 좋은 기억들

이 많다고 보고함.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모와 함께 생활을 하였으며, 어려서부터 모가

엄해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고 함. 중학교 3학년 때 살이 많이 쪘는데, 당시 엄마는 단

순히 살찐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병원에 가니 1)쿠신증후군 진단을 받았다고

함. 부신에 있는 혹을 제거하였고 병원에 입원하고 약을 먹고 점차 나아졌다고 함

내담자에 의하면, 초등학교, 중학교 때 본인보다 성적이 1점이라도 높은 친구랑은

말도 하기 싫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친구를 사귀고자 하였다고 함. 특히 중학교 입학

하면서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밥 먹고, 화장실가고, 집에 갈 때까지도 공부만 하

였다고 함. 그러나 중학교 3학년 때 쿠신증후군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였고, 처음 병

원에 입원 당시에는 수술 다음날까지도 공부하고, 학교에 있는 친구한테도 필기를 부

탁하였다고 함. 그러나 점차 체력이 크게 저하되면서 이렇게 공부를 한다는게 부질없

다는 생각이 들었고 학업을 놓으면서 행복하였다고 함. 고등학교 입학 이후에는 본인

이 흥미 있는 공부만 하고 잠도 충분히 자고 친구들과도 어울리며 학창시절을 보냈으

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보고하였음

한편, 어려서부터 미술에 흥미가 있었으나, 경제적인 이유로 모가 지원을 해주지 못

했다고 함. 대입 당시, 실기시험이 필요 없는 대학교에 디자인학과로 진학하게 됨. 진

학 이후 본인은 순수미술을 하고 싶어 하며, 학부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있어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며 휴학을 하고 있는 상황임

8. 심리검사 결과(MMPI-2/SCT)1) MMPI-2

VRIN TRIN F F(B) F(P) FBS L K S43 53 51 59 50 70 36 40 33

1) 쿠신증후군: 살찌는 병, 당질의 생성을 자극하는 부신피질 호르몬이 코르티코이드라는 당질이 과다

분비되거나 부신피질 호르몬 자극과 상관없이도 부신에서 당질을 너무 많이 생산되는 경우, 팔다리

는 가늘고 배는 뚱뚱하여 중심성 비만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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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 D Hy Pd Mf Pa Pt Sc Ma Si54 77 60 67 37 65 72 72 55 54

내담자는 현재 우울감, 불안감이 높은 상태로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로 나

타남. 본인 상황의 어려움에 대해 주변에 호소하고자 하는 마음이 큼. FBS척도가 상승

하여 전반적인 부적응 및 신체적 불편감 호소 수준이 높은 편으로 나타난 한편, 이에

비해 주관적 고통감은 보통수준으로 나타남. 가정 내에서 느끼는 불편감과 불만이 상

당히 큰 상태이며, 평소 부정적인 감정을 주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임. 성격적인 측

면에 있어 순응적이고 자기주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이는 한편, 대인관계에 있어, 자신

의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수동 공격적으로 표현할 가능성이 있음. 사회

적으로 두드러지는 불편감을 호소하고 있지는 않으나, 내적인 소외감이 큰 것으로 나

타난 바, 대인관계에서 온전히 이해받고 수용 받는 경험은 제한적일 수 있겠음. 신체

적 고통감 및 염려 수준이 높은 편임. 한편, 자살사고 및 자살시도가 보고되고 있음은

유의해야 하겠음

2) 문장완성검사§ 내담자는 문제발생시, 감정적으로 대처하고 대처능력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이 있

음(1,38,43)

- 나에게 이상한 일이 생겼을 때-너무 싫다.

- 행운이 나를 외면했을 때-두렵다.

- 때때로 두려운 생각이 나를 휩싸일 때-울거나 잠을 잔다.

§ 부에 대해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는 한편, 그리움을 보고하여 양가감정을 경험하

고 있어 보임(2,29,50)

- 내 생각에 가끔 아버지는-나쁜 사람이다.

- 내가 바라기에 아버지는-보고 싶다.

- 아버지와 나는- 만나지 못한다.

§ 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가정 내 이해받지 못함, 불안정감, 불편감을 보고함

(12,13,24,26,35, 39,49)

- 다른 가정과 비교해서 우리 집안은-안정적이지 못하다.

- 나의 어머니는-권위적이다.

- 우리 가족이 나에 대해서-잘 모른다.

- 어머니와 나는-너무 다르다.

- 대개 어머니들이란-자신의 말이 다 옳다고 생각한다.

- 나는 어머니를 좋아했지만-이제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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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5

- 내가 아는 대부분의 집안은-결핍되어 있다.

§ 자신,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사고와 염려가 있음(18,21,40)

- 내가 보는 나의 앞날은-잘 모르겠다.

- 다른 친구들이 모르는 나만의 두려움은-나에 대한 두려움이다.

- 내가 잊고 싶은 두려움은-미래에 대한 두려움

§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 및 안정감 결핍, 외로움 경험(32)

-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없다.

Ⅱ 내담자 이해

1. 상담자가 바라본 내담자의 문제 이해현재 내담자에 의해 보고되는 모의 성격 및 어린 시절 가정 내 분위기가 불안정했

을 것으로 추측되는 바, 모와의 애착관계가 안정적으로 형성되지 못한 것으로 사료됨.

모가 본인을 두고 집을 나갔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경험하고 있을 수 있겠는데, 지

금도 모의 애정에 대한 확신이 없고 안정감을 경험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임. 내담자는

모로부터 인정받고 애정을 받기 위해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하는 등 부단히 애를 써온

것으로 보이나, 주변으로부터 충분한 애정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됨. 모가

본인을 사랑하고 있고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 부족한 상태임. 이에, 모의 부정적인

한마디나 말에 더욱 크게 의미를 부여하며 상처받고 ‘엄마가 나를 싫어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으로 인해 더욱 모의 반응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측됨. 내담자의 보고를

고려할 때, 모가 무심하고 냉정하고 엄한 측면은 있어 보임. 이는 관계지향적이고 감

정적인 내담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됨.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모와, 감정적이고 이상주의적인 내담자는 서로 지속적으로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

으로 생각됨. 내담자의 진로에 있어서도 내담자가 추구하는 방향과 모가 추구하는 방

향이 다르고, 내담자가 이상적이나 구체적인 계획이나 섬세함이 부족하다보니, 모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이는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는 듯함. 한편, 부에 대해서도 그리운

존재임에 동시에 본인을 두고 간 것에 대한 원망감과 서운함과 같은 양가감정을 경험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됨. 이렇듯, 세상에서 조건 없이 사랑을 주는 부모에 대한 안정

감이 부족하다보니, 안정적인 대인표상이 부재하여 학창시절에도 대인관계가 원만하

게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으로 보임. 현재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을 두드러지게 호소

하고 있지는 않으나, 타인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고 소외감과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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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적으로는 자기 자신,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염려를 보고하며 부정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내담자의 불안감과 우울감을 가중시키는 역

할을 할 수 있겠음. 정서적으로는 현재 우울감, 불안감, 소외감과 같은 부적 정서가 두

드러지는 상태로 나타남. 그러나 이를 표현하는 방법은 제한적으로 생각됨. 특히, 현

재의 부정적인 정서의 대부분을 ‘엄마 탓’ 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추측됨. 그

러다보니, 더욱 모와의 관계에 몰두하게 되고 모와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상태에서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사료됨. 스트레스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려하기 보

다 감정적으로 대처하며, 주로 회피하거나 억압하는 양상을 보일 수 있겠는데, 이는

때때로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겠으며, 때로는 충동적으로 표현될 가능성도 있

어 보임

성격적으로는 활동적이고 에너지틱한 측면이 있는 한편, 경직된 측면이 있어 보임.

그러다보니,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모습이 다소 부족해보이며, 친구관

계나 모와의 관계에서 이로 인한 갈등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됨

2. 내담자의 자원, 보호요인 및 위험요인1) 자원§ 상담을 꾸준히 오고 있고 자발적임

§ 주어진 목표가 있을 경우, 인내심을 가지고 해결하는 모습임(어린 시절 공부 열심

히 하였고, 지금도 ‘의지의 한국인’이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본인이 꽂힌 일에

있어서는 끈기 있게 해나가는 모습이 있음)

§ 하고 싶은 공부와 활동이 있으며 에너지가 있음

§ 주어진 활동과 업무에 책임감 있는 모습임(교회 활동/학교 과제)

2) 보호요인§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며, 오래 된 교회 공동체가 있음

3) 위험요인§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방어를 많이 함

§ 일방적이고 비지지적인 모(母)

§ 계획성과 현실에 대한 지각능력이 다소 부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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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7

Ⅲ 상담목표 및 접근방법

1. 상담목표1) 내담자와 합의된 목표§ 엄마를 볼 때 스스로 쌓인 게 줄어들면 좋겠다. 엄마로 받는 영향과 무기력감이

나아지면 좋겠다(1회기).

§ 미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1회기).

2) 상담자 목표§ 모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파악하고,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

도록 돕는다.

§ 모와의 관계 몰두에 벗어나서, 자기 자신과 주변에 초점을 둘 수 있도록 돕는다.

2. 상담의 전략 및 접근 방법§ 심리적 고통감 완화 및 해소 → 공감, 정서적 지지 및 격려

§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내담자가 현실에 초점을 두기보다 이상적인 것을 추

구하고 구체적인 계획능력이 다소 부족함) → 불안감에 대한 구체화 및 미래에

대한 계획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도움

§ 과거에 초점을 둔 부정적 지각, 가정 갈등에만 초점을 두고 탓하고 있음 → 과거

에 얽매이기보다 현실에 초점을 두고, 가정뿐만이 아닌 내담자 주위로 주의를 환

기시킬 수 있도록 도움

§ 모와의 갈등 → 모와의 갈등 영역에 대한 파악 및 본인과 모의 성격 이해, 모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하고 객관적으로 모와의 관계에 대해 바라볼 수 있도

록 도움

§ 피상적인 감정 표현 → 지금 여기에서의 감정을 경험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함.

언어와 비언어의 불일치 현상에 대해 경험하고 인식하게 함

3. 슈퍼비전에서 도움을 받고 싶은 점§ 내담자가 모와의 관계에 대한 주호소를 보고하였습니다. 특히 성인 내담자만 오

는 경우, 내담자와 모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게 어렵고(실제로 내담자 모

8 2015 상담사례연구집

가 심리적인 문제가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개입에도 한계가 있는 것 같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 내담자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내담자의 발달시기를 고려

할 때 진로에 무게를 둬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내담자는 현실을 고려

하지 않고 너무 이상만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한편, 이는 상담자의 개인적인 성향 때문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기도 한데, 앞

으로의 상담방향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Ⅳ 상담과정 내용요약

1회기 (2015.02.03)

(녹음 동의 구함, 상담구조화, 상담목표 설정, 호소문제 파악)

(지금 마음?) 좀 괜찮은데. 그래도 뭔가 하는 게 가만히 있는 것 보다. (오게 된 계

기?) 제일 친한 친구가 여기서 상담을 받는데 얘기 중에 가는게 어떻겠냐고 해서 오게

됨. 이전부터 상담 받아보고 싶기는 했었음. 엄마와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음.

모와 대화가 안 되고 싸우는 걸로 번지고 관계가 계속 틀어져버림. 수건을 준다거나

그걸 치워라 하면 되는데 다짜고짜 막 화를 냄. 엄마가 화를 내면 하루 종일 마음이

불안하고. 엄마가 감정기복이 심하신데 막 화를 냈다가 또 한 시간 뒤에 기분이 좋았

다가 저녁 때 되면 갑자기 짜증을 내니까, 난 늘 기분이 안 좋음. 엄마가 기분이 좋아

져도 저는 기분이 안 좋고 엄마가 짜증을 내면 더 상처가 되고. 그러다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냥 엄마가 좀 짜증나는 일이 있는데 제가 그런 식으로 했다 싶으면 엄마가

집에서 나가라고 말함 (엄마의 기분에 많이 좌지우지됨. 모와의 갈등 언제부터?) 초

등학교 2학년 때 엄마하고 살면서부터 있었음. 모가 엄해서 힘들었음(웃으며). 어릴

때는 별생각 없이 엄하다고 생각했는데 크면서 엄마가 나를 존중해주지 않는 느낌임.

딸이라도 명령하는 게 이해가 안 됨. 당연한 듯 내 상황과 시간을 신경 쓰지 않고 뭐

하라는 식임 (좀 배려 받지 못하는 것 같구나. 예를 들면?) 과제를 급해서 하고 있는

데 묻는 것 없이 ‘니 빨래 널어라’ ‘니 뭐 해라’라고 함. 급해서 해야 한다고 하면, ’니

는 엄마가 말하면 그렇게 안 된다. 니는 안 된다‘면서 항상 이런 식으로 말하고 그게

뭐라고 그 집안일이 뭐라고 그렇게 까지 하는 게... 그러다가 엄마가 자기 마음에 안드

는게 계속 있으면 어느 순간 와서 ’니 그럴 거면 나가라‘고 이야기함. (드는 생각?) 내

가 왜 나가야하지? 이렇게 되고. 그냥 엄마가 내가 진짜 싫은 건가? 어떻게 딸한테 나

가라고 계속 말할 수 있지? 이런 생각. 항상 화나면 ’나가라. 나는 니 엄마딸 하기 싫

다.‘ 그렇게 말하니까 그런 면에서는 좀……. (서운할 것 같음) 네. 굳이 그렇게 해야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9

하는 일이 아니니까 (그런 엄마를 보면 어떠나?) 이제는 그냥 또 그러는구나. 이제

는 그냥 엄마를 신경 쓰지 말아야겠다……. 엄마를 계속 제가 뭔가 사랑하려고 하거나

그렇게 노력을 하면 더 상처를 받으니까 내가 알아서 해야겠다. 귀를 닫고. 그렇게 생

각함 (모와의 갈등이 10년이 넘었는데 지금 시점에서 상담 받고 싶은 계기?) 좀 크

면서 어렸을 때는 마냥 엄마가 밉다가. 좀 크면서는 그러니까 저도 모르게 엄마의 말

과 행동에 대해서 저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됨. 엄마랑 그런 문제가

생기면 마음 뿐 아니라 제 삶이 무기력해지고 다 놓게 되는 것을 고등학교 올라오면

서 알게 됨. 얼마 전 엄마가 나가라고 해서 집을 나갔는데, 그 일을 계기로 모와 살고

싶지 않았음. 니가 이러이러해서 엄마가 기분이 나쁘다 그걸 그 순간에 말해주는게 아

니라 항상 터지고 나서 우르르 옛날얘기까지 다 쏟아냄. 내 말은 다 묵살하고 모 속상

한 것만 얘기했음. 엄마는 내가 힘든 건 모르고, 가정부처럼 내 시간을 신경써주지 않

음.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올라갈 때 까지 집안일을 당연하게 했고, 고등학교

때는 늦게 들어와서 엄마가 조금씩 했음. 대학교 와서는 좀 줄었지만 잔소리가 많아

짐. 초등학교 4학년까지 집안일 안하면 놀러나가지를 못했음. (엄마가 전혀 이해해주

지 않는 것 같고 많이 서운하고 화나고 그런 게 이어져온 것 같음. 집에서 계속 모

와 사는 이유?) 생활비 때문에. 여건이 되면 나가고 싶음. 붙어만 있으면 감정 상하니

까 나가 살고 싶음. (상담에 대한 모의 반응?) 화낼줄알았는데 화 안내서 좋았는데 한

편으로는 너무 단순하게 넘어가서 놀랐음. 좀 서운한 것도 있었음. (상담 끝나고 어떻

게 달라지길 원하나?) 엄마가 크게 달라질 거라는 기대는 솔직히 없음. 제가 엄마를

바라볼 때 좀 뭔가 제 스스로 안에 쌓인 것들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 엄마로 인해 받

는 영향, 무기력감이 나아지면 좋겠음. 1학년 2학기 때는 엄마랑 몇 개월 동안 안 좋

았던 적이 있었는데 계속 학교를 빠질 정도로 타격이 컸음. 아무것도 하기 싫고, 남들

에게 힘든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싫었음. (원하는 상담시간?) 객관적으로 볼 때 내 문

제가 어떤, 얼마만큼의 상황인지 그런걸 좀 알 수 있음 좋겠음. 뭔가 엄마한테 하지

못하는 그런 얘기들을 말하고 막 그런 상황을 받아줄 수 있으면 좋겠음. (엄마와 상관

없이 더 나아지고 싶은거 하나 더 있다면?) 저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다 갖고 있는

거겠지만 좀 뭔가 그런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음. (상담 구조화 : 주 1

회, 시간, 회기, 용기를 내어 자발적으로 온 것이 큰 힘이라는 것을 격려함) (지금

느끼는 마음?) 저의 문제를 딱 놓고 친구들한테 말할 때는 그냥 별로 턱 놓고 말할 수

는 없는 것 같아요. 또래이고. 그걸 말할 수 있어서 좋았음. (비밀보장 예외 사항, 정

보제공 동의서 작성/ MMPI-2 & SCT 검사지 해오도록 함)

2회기 (2015.02.10)

일본 음식점에서 서빙하고 주문받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함. 다 모르는 사람이고 주

10 2015 상담사례연구집

변에 여자도 없고 처음해보는 게 낯섦. 이전에는 어학원에서 애들 상대로 하는 것, 미

술 가르치는 것, 카페 아르바이트 했었음. 교회수련회 다녀옴. 사람이 적게 와서 좋았

고 조장이어서 재미있었음. 밑에서 하는 것보다 내가 시키는 게 편함. 갑자기 뭔가 갑

작스럽게 하는 것보다 미리 알고 있는 게 좋음. 생각하지 못 한 거를 갑자기 하라고

하면 싫고, 낯설고 힘듦.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리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음. 최근 비슷한 경험?) 청년부에 디자인과가 저뿐임. 포스터를 만드는데 목요일

날 연락 와서 토요일까지 해달라고 하고 계속해서 수정을 요청하였음 (요청하는 대

로 들어준 편이었던 것 같음) 거절을 잘 못함. 말은 싫다고 해도 결국 다 해줌. 안하

면 신경 쓰여서 다 해줌 (안하면 불편한 부분?) 교회일이니까 내가 순종하지 못하는

느낌이 듦. 또 내가 하지 않으면 위에 사람들이 마음이 안 드는 대로 계속 가는 것도

신경 쓰임 (어떤게?) 목사님 임원들은 나름의 일이 있고 계획이 있음. 저도 저 입장에

서 이쁘지 않은게 싫은 것처럼 그 사람들도 의미가 있을 텐데 따르지 않으면 마음이

좀 그럼. 자기들 마음에 들면 잘했다고 뿌듯할 텐데 제가 안하면 아쉬움이 남을 것 같

음. 그냥 다 마음에 들면 좋겠음. (교회에서 역할?) 동기들이 고등학교 때부터 교회

안 빠지고 잘 다님. 일도 많이 맡고, 저희 동기들을 많이 세움. 고등학교 때는 시간도

있어서 괜찮았는데 청년 때는 나름대로 바쁘고 알바도 해야 되는데 입장을 고려 안

해주는 부분이 있음. 교회에서는 요청하는 대로 다 해주게 됨. 시간 부족해도 밤새서

하기도 함. 학교에서는 안하는 부분도 있는데, 교회에서는 해달라는 건 거의 다 해주

는 편임. 혼자가 아니라 친구들이 힘들다면 들어주고 하니까 나음. 서로 힘든 걸 위로

해줌. (친구들?) 친한 친구 몇 명 있음. 친한 친구한테는 고민을 이야기함. 나랑 달리

아무런 걱정 없이 부유하다고 생각되는 친구들한테는 괜히 스스로를 낮추는 것 같고

굳이 말할 필요도 모르겠고 이해받지 못할 것 같아서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지 못

함. 그렇지만 비슷한 환경이고 이야기 잘 들어주고 존중하는 친구가 있음. (어떤 부

분?) 정말 극단적인 생각할 때 있잖아요. 내가 안 살았으면 좋겠다. 아님 엄마한테도

그렇고 약간 속상한 말을 들었을 때 ‘니가 뭘 해. 넌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말을 들었

을 때, 그냥 그 친구를 만나면 아무 말도 못할 때도 있음, 쫓겨났을 때 친구한테 전화

했는데 약속 있는 데도 나한테 와줬음. 아무런 대가없이 와준 것에 대해서 고마웠음

(극단적인 생각? 얼마나 자주?) 보통 약간 죽는 게 싫어서 죽기 싫다. 힘들어도 그래

도 죽을 수는 없다. 이런 마음인데 어쩔 때 저는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니는 아무

것도 아니다. 니가 나중에 뭘 하겠냐‘ 제 희망을 뺏아 가는 느낌? 저는 나름대로 이렇

게 열심히 하면 나중에 행복한 날이 있겠지 이렇게 살아가는데 니 이렇게 살아서는

아무것도 안 된다. 니는 안 되는 애다.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 뭔가 살아갈 희망이 없

다고 해야 되나? 그럼 내가 왜 살고 있지? 이런 생각이 듦. 엄마가 대부분 그러하나,

초반에 대학교 입학했을 때도 힘들었음. 공부도 안 맞고 학교 친구들도 알던 친구들과

는 매우 달랐음. 대학교에 가니 애들이 욕을 많이 쓰고, 선배들이 벌주고 맞기도 하고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11

교회 다니는 데도 방탕하게 생활하는 것도 보고 좀 그러함. 세상이 문란하고 방탕한데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있으니까 많이 힘들었음. (기독교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괴리감이 있었던 것 같음. 지금은 어떤가?) 보는 게 익숙해짐. 학교에서

교회하면 지현이라는 이미지가 있음. 교회에서 참고 용서하라는 게 있는데 학교에서

싸우거나 하면 본을 못 보이는 것 같아서 신경쓰임. 고등학교 때까지는 친구들이 생각

없다고 할 정도로 할 말 다하고 즉흥적인 부분이 있었는데, 대학교 가면서 미안하다고

얘기도 함. 마음에 담아두는 걸 못해서 실수하게 되는 경우도 좀 있음. 엄청 친한 친

구 랑도 이전에 많이 싸웠었음. 그래도 친구랑 2년 정도 지나니까 서로 져주기도 하고

맞춰가게 되었음 (오늘 친구, 교회 이야기 들었음. 친구 이야기에 표정이 밝아지는

것을 이야기함/ MBTI를 원한다고 해서 검사지 제공)

3회기 (2015.02.17)

MBTI, MMPI-2, SCT 실시해옴

교회에서 모임의 리더가 되었음. 목사님이랑 마주치는 시간도 많고 성경공부도 하

게 되고 기도회 등 열심히 하는 게 좋은데 아직 어색한 면도 있음. 다른 친구들에 비

해 교역자를 편하게 생각하는 면이 있음. (다른 관계는 어떠한가?) 나를 훌쩍 떠나는

사람들이 있었음. 중학교 때 몸이 안 좋았고 과도기였음. 쿠신증후군이었는데, 당시

내 잘못 같았음. 몸이 이상하다고 했는데도 엄마는 그냥 단순히 전에 살을 많이 빼서

라고 이야기해서 되돌릴 수 없을 것 같고 내 탓이라는 생각을 했었음. 당시, 밥을 먹

어야 한다고 했는데 밥 먹자니 살찔 것 같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었음. 당시 엄마가 병

원 간 김에 물어봤는데 큰 병원 가보라고 해서 갔고 부신 혹 제거하는 수술하고 약 먹

고 나아짐. 중학교 생각하면 아팠던 걸로 인해 깨달은 게 있어서 필요했던 시기인거

같음. 지금도 피부가 안 좋아서 옷 입는데 제약이 있기는 함. 내가 그때 당시 그렇게

안했으면 옷 입는데 제약이 없을 텐데 후회 되는 게 있음 (느낀 건 어떤 부분?) 이전

엔 무조건 이겨야하고 비관적이었음. 지금은 나름 융통성 있게 되었음. 잘하는 거에

대해서도 스트레스 받고 심했음. 잘해도 만족 못하고 남들이 잘한다고 해도 못하는 것

같았음. 친구사귈 때도 공부 잘하는 사람은 싫은데 도움 받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

었음. 초등학교 때 나름 놀기도 했었는데 중1 되면서 놀지 않고 공부만 했었음. (왜 그

렇게 공부를 잘하고 싶었을까?) 엄마가 공부방하시니까 그런 부담도 있었고 엄마 기

대가 컸었음. 초등학교 때 공부를 안했는데도 반에서 3등정도 했었음. 중학교 때 중간

고사가 너무 잘 나와서 엄마가 기대를 많이 했음. 한번 잘하니까 계속 뭘 해야 된다고

하고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싶었던 것 같음. 중학교 때까지 그랬는데 아프고 나서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음. 체력 떨어지고 멍해지고 졸리니까 병원에서 다 부질없다

는 생각을 하게 되었음. 처음에 병원에서 링겔 꽂고도 공부했었는데 엄마가 책 들고

12 2015 상담사례연구집

가버렸고, 의사선생님도 스트레스 받으면 안 좋다고 해서 하나둘씩 놓았는데 너무 행

복했음. 고등학교 가서도 흥미로운 공부만 하고 집에 와서 잠 오면 자고 해서 후회는

안했음. 그래서 공부가 다가 아니고 마음의 안식이 중요하다. 더 많이 놀고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음. 그때 아프지 않고 공부만 했으면 더 좋은 성과가 있었을지

는 모르겠지만 놀지도 않고 공부만 했을 것 같음 (어렸을 때 힘들었기도 하고, 그에

비해 지금은 행복하다는 것으로 들림). 스무 살 되고 부터는 또 고민이 많아지는 거

같음. 초등학교 때는 선생님이 칭찬 안 해주면 엄청 서럽고, 고칠 점 얘기해주면 가슴

에 담아두었음. (이쁨 받고 싶었음. 얼마나 충족이 되었나?) 선생님한테 40%정도 충

족 된 거 같음. 엄마한테 칭찬받고 싶었는데 엄마는 원래 칭찬을 안 해줌. 잘하면 당

연한 거고 못하면 다 내 잘못이었음. 칭찬받은 적이 없음. 초6때는 성적 잘 받아서 뿌

듯했는데 엄마가 보지도 않고 신경도 안 써서 화나서 찢어버린 적이 있음. 지금도 칭

찬은 잘 안함. 나는 칭찬받으면 더 잘하고, 더 믿음가게 하기 위해서 더 잘함. 엄마가

인정을 안 해주면 하기 싫고, 굳이 잘 할 필요가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듦. 어려서는 엄

마한테 칭찬받기 위해서 했었으나, 지금은 다른 친구, 목사님, 교수님들한테 칭찬받고

싶음. 스스로에게도 칭찬 많이 해주고 있음. (싫은 거 확실하고 열심히 하는 부분이 있

음. 의지의 한국인?) 수련회에서 도미노를 팀별로 하는데 계속 넘어졌음. 오늘 꼭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넘어져서 꼴찌가 되었고, 오빠가 그만하라고 엎어놔서 울었음

4회기 (2015.02.24)

(MMPI-2 검사 설명: 우울하고 불안하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부분. 심리적으로

고통스럽기도 한 한편 누가 알아봐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음) 우울한 부분이 예상했

던 부분이었음 (친구관계에서 잘 어울리고 지내지만 소외감이나 외로움이 많이 있

을 수 있겠음) 맞는 거 같음. 친구들 한두 명 아니면 말 잘 안하고, 서로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많다고 느끼고 외로움도 많이 느끼고 있음. 검사보면서 뭔가 어두운 느낌임(웃

으며 이야기함) (어둡다고 생각하면서 미소를 띠면서 이야기하게 됨) 몰라요 (어두

워서 어떤가?) 조금 걱정도 됨. (스스로 도움 받고 싶고 해결 받고 싶어서 온 게 되게

큰 힘임

(SCT 검사지를 보았고, 아빠에 대한 마음이 궁금함) 아빠 정해진 이미지 없음. 어

린 시절 헤어짐. 어린 시절 나쁜 기억은 전혀 없고 좋은 기억이 있는데 엄마랑 살면서

나쁘게 변한 것 같음. (좋은 기억?)좋아하는 디즈니 그려주고 용돈도주고 잘 놀아준

기억 (그 외?) 아빠에 대해 떠오르는 기억은 없음. 어렸을 때 새벽에 길 잃어버려서

혼난 게 기억이 남 (SCT에 아빠는 나쁜 사람이라고 했는데?) 자기자식인데 찾지 않

음. 학교 다니면서 지원받으려면 동의필요한데 이혼했는데도 협조도 안 해줌. 엄마한

테 듣기만 했음. 초등학교 때 까지만 연락되었음. 초등학교 때 만난 적은 있음. 초2때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13

길가다가 누가 쫓아왔음. 아빠인거 알았는데 모른척하고 앞으로 갔는데 아빠가 불러

서 햄버거 같이 먹었음. 당시에 아빠가 엄마랑 살자고 했는데 저한테 엄마가 물어봐서

아빠랑 살고 싶다고 했는데, 엄마가 싫다고 해서 그 뒤로 만나지 않았음. (모른 척?)

밤이기도 했고 엄마한테 혼날 것 같았음. 아빠 오랜만에 봐서 좋기도 했었음. 어렸을

때 엄마가 많이 혼냈을 때 가끔 아빠 따라갈 걸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었음. 요즘은

커서 나 살기도 바쁘고 너무 안 만나니까 가망이 없다고 생각됨. 그래도 지금이라도

아빠가 살자고 하면 살고 싶음. 아빠 소식도 전혀 모르고, 추억도 없음. 엄마가 아빠

얘기는 혼내 킬 때만 함. 아빠랑 성격도, 못난 것도 똑같다고 함 (눈물을 흘리며 이야

기함) (눈물이 나는데 어떤 마음에서 눈물이 나는 것 같나?) 모르겠어요. (엄마가

아빠랑 똑같다고 하면 어떤가?) 싫음. 자신을 깎아 내리는 거 같음. 내가 아빠 닮아

서 못됐다고 하니까 엄마가 아빠를 미워하는 만큼 나를 싫어하나 그런 마음도 듦 (그

러면 어떨 것 같나?) 그럼 집에서 나올 것 같아요. 싫어하는데 계속 싸우면서 같이 살

아야하나 하는 생각이 듦. 납득도 안가고 강요하는 것 같아서 부딪치느니 나올 것 같

아요 (강요?) 생활방식, 행동하는 거 엄마 기준에 맞춰서 보기 싫으면 무조건 잘못하

는 거라고 함. 자기는 절대 안하고(격앙된 목소리), 아침에 절대 이불도 안치우면서 나

한테 치우라고 함. 가끔 내가 생각 없이 나오는 말이 있는데, 엄마 말투가 공격적이라

서 보고 자란 거고 엄마도 안 그랬으면 좋겠음. 엄마 닮은 것도 있는데 다 아빠 닮았

다고 하니까 엄마 잘못을 모르는 거 같아 더 싫음 (엄마랑 다른 부분?) 생각하는 것

도 다르고 대화 하면 대화 안 되고 영화 봐도 결국 싸우게 됨. 사고방식이 다름. 나는

감정적이고 추구하는 게 다른데, 엄마는 이성적으로 말함. 평소 엄마가 말을 던지듯

공격적으로 하면, 예민해서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알아서 한다고 하면 ‘니가 언제 알

아서 하냐’고 되면서 싸우게 됨. (영화 보다가도 싸우게 된다니?) 나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인데 엄마는 무조건 돈이

많으면 어쩔 수 없는 거다는 엄마의 삶에 대해서도 희망이 없는 것처럼 얘기하니까

연관되는 것 같아서 싫음 (그런 엄마의 어떤 모습이 화나고 싫은가?) 엄마의 그런

고정관념이나 막 저도 사실은 저의 하고 싶은 일이 막 공부해서 어느 위치에 가서 높

은 자리에 올라서 성공하는 게 아니라 제가 행복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데 엄마는

그런 식으로 그렇게 하면 행복하지 않다고 얘기를 하니까 그것도 이해가 안 됨. (너가

추구하는 행복은 뭔가?) 저는 아침에 늦게까지 일어나서 날씨 좋게 일어나서 내가

일하는 곳으로 가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서 그림을 그리거나 뭔가 그렇게 안락하게

일하고 친구들 만날 때 만나서 놀고 그런 게 저의 나름 행복인데. 또 좋은 가정을 꾸

며서 출근 준비 도와주고 (웃으며) 그런 소소한. 그런 상상 많이 함. 호주가는 것도 엄

마는 스펙 쌓아오는 걸로 받아들이니까 계산적으로 보이고, 무슨 낙으로 사나 싶음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음. 그럼에도 불구, 엄마의 말이 어떤 부분에서 신경 쓰이

나?) 엄마가 그렇게 말하면 엄마가 내 인생을 너무 의미 없이 만드는 것 같고. 그렇

14 2015 상담사례연구집

게 꿈꾼다면 결코 나중에 엄마가 나중에 자식 때문에 행복한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

됨. 난 집사주고 그럴 자신이 없음. (엄마의 말이 어떻게 느껴지나?) 그냥 그렇게 살

라는 것 같고 돈 많이 벌라오라는 것 같은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 같아요.

5회기 (2015.03.03)

처음으로 10분가량 늦게 옴. 로비에서 상담자를 보자마자 ‘늦어서 죄송해요’라고 이

야기함

상1 : 어떻게 지냈니?

내1 : 지난주에는 미술 특강 방학 때 하던 거 아이들 가르치던 거 밀린 거 있어서 아침에

특강하고 저녁에 알바 갔어요.

상2 : 완전 바빴네. 3-4주차 알바 되었는데 어때?

내2 : 괜찮아요. 익숙해졌어요

상3 : 그렇구나. 그럼 이제 곧 있으면 월급 받겠네. 한 달에 어느 정도 받아?

내3 : 50정도 받을 것 같은데

상4 : 그걸로 용돈 하는 거야?

내4 : 네

상5 : 용돈을 따로 엄마한테 받기도 해?

내5 : 아니요. 따로는 안 받고

상6 : 그동안 계속 지현이가 알바해서 용돈벌이 한 거야?

내6 : 네

상7 : 엄마 돕는 거는?

내7 : 그건 한 달에 26만 원 정도요. 토요일만 하고 애들 6명해요.

상8 : 그걸로 평소에 용돈이 돼?

내8 : 네? 26만원 받을 때는 좀 힘들고요. 알바를 더 하면 괜찮아요.

상9 : 지금은 방학이라 알바를 하는데 이전에는 26만원으로 생활을 스스로 한 거야?

내9 : 네. 그럴 때도 있었고 원래 과외도 했었거든요. 그걸 그만 둔지 1년 다 되어 가는데

그동안은 어떻게 어떻게 생활했어요.

상10 : 어떻게 어떻게?

내10 : 그냥 미술하고 그걸로 최대한 맞춰서 살았던 거 같아요.

상11 : 학비는 어떻게 해? 엄마가 주시나?

내11 : 아니요. 학비는 대출받고 장학금 받고

상12 : 부담되진 않아?

내12 : 부담돼요. 그래서 학교가 재밌고 맞으면 빚내서라도 다닐 텐데 그게 아니니까 더

안가고 싶은 그런 것도 있고. 그래서 일단 휴학하고

상13 : 그럼 이 휴학이 학교 2년 남은 거잖아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15

내13 : 네

상14 : 지금 돈도 아깝기도 하고 그래서 쉬는 거야?

내14 : 그런 이유도 있고 저한테 안 맞는 거 같아서 그쪽으로 비전이 없어가지고. 굳이 이

렇게 까지 다녀야 되나 싶고. 왜냐하면 학교를 다니면 과의 특성상 학교일 말고는

아무것도 못하거든요. 평일 알바도 불가능하고 제가 뭐 다른 거 하고 싶어도 아무

것도 못하거든요.

상15 : 그래?

내15 : 네. 수업이 한 타임에 4시간 이예요. 그래서 하루에 두 과목을 들으면 가요. 근데 과

제가 한과목마다 매주 있거든요. 한 주에 과제가 5개씩 3개월 다니면 3개월 동안

계속 있는 거예요. 그래서 다른 거 할 시간이 전혀 없거든요. 그런 면에서 굳이 이

렇게 까지..또 막 속편하게 다니는 것도 아닌데. 알바를 못하니까 다 빚내야 되거든

요. 그렇게까지는 적성에 맞지도 않고 비전도 없으니까 투자할만한 그게 없어서 그

걸 좀 생각해보려고. 일단 휴학했고

상16 : 그럼 우선 생각해보는 시간인거야?

내16 : 네

상17 : 얼마나 생각하고 있니?

내17 : 1년 휴학했거든요. 그래서 워홀가면서 좀 쉬고 이렇게 하면서 그래도 뭔가 그동안

그립고 그래도 뭔가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면 다시 갈 의향이 있는데 그게 아니면

학교 안다니려고…….

상18 : 그럼 일 년 생각하고 있고. 최근에 휴학 한 거야?

내18 : 네, 근데 계속 사실 1학년 들어갈 때부터 그 마음을 먹었는데 엄마는 디자인 하는 거

제가 좋아해서. 그래도 학교는 나와라. 니가 뭘 얼마나 다녀봤다고 그렇게 하냐. 그래

서 1년을 다녔는데. 1년 다녔을 때 성과가 좋았어요. 그래서 혹시 모르니까 1년 더

다녀보자. 그랬는데 2년을 생각했는데도 좀 안 맞는 거예요. 계속 힘들고 그래서요.

상19 : 성과가 좋았다는 건 어떤 거야?

내19 : 한 학기는 전액 장학금을 받았고, 뒤로 가면서 공모전에 입상을 했어요. 그래가지고

혹시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해서 1년을 더 다녔는데 그래도 안 맞아서...

상20 : 장학금도 받고 공모전도 입상했으면 지현이한테 어느 정도 가능성도 있고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안 맞는다고 생각한건

뭐가 있어?

내20 : 이제 그게 하면 좀 하고 나서 좋고 그래야 되는데 그냥 계속 힘들기만 하고 그 비전

이 없으니까 미래가 불투명하잖아요. 제가 만약 하고 싶은걸 하면 제가 디자인을

하고 싶으면 뭐 입상하면서 스펙을 쌓아서 졸업해서 이런데 취직하면 되겠다 이런

게 있는데, 전혀 하기 싫은 거를 아무것도 못하고 그것만 하고 있으니까... 미래가

불투명하니까 근데 그게 1-2년이면 괜찮은데 또 4년이잖아요. 그렇게 되면 이십대

중반 이렇게 오는데 비전이 없는 걸 계속 하고 있는데 또 이렇게 후를 생각한다는

게 좀 불안하고 좀 가치가 없다고 해야 하나...

16 2015 상담사례연구집

상21 : 비전이 없다는 건. 비전이 없는 걸 계속 하는 것 같고 지현이 입장에선 그렇게 생각

하면 돈도 시간도 아까울 것 같은데 어떤 부분에서 비전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내21 : 전 디자인이라는 게. 사실 막 그런 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저의 약간 예

술 적인 면인데 그런 사상이나 그런 게 다르고 배울 때 안 맞다고 생각하고 반감이

들거든요.

상22 : 아~어떤 부분에서 반감이 들어?

내22 : 교수님께서 수업하실 때 디자인은 예술이라고 할 수 없고 장사를 하는 거라고 말씀

하시는데 그런 것들이 저는 굉장히 싫고 디자인 회사를 들어가고 싶은 생각도 없고

교수님들이 얘기해주시잖아요. 그런 거 들어보면 더 가기 싫고 그런 걸 하고 살 자

신이 없어서 딱히 재밌지도 않고 그러니까 하고 싶은 그런 쪽으로 비전이 없는데

자꾸 하고 있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그런 것도 싫고

상23 : 음~ 지현이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이 되면 과제가 주어지면 하긴 하겠지만 그런

게 내가 왜 하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처음엔 들어갔을 때는 관

심 있는 분야여서 들어갔을 것 같은데 지금 다니면서 나랑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

는 건 어떤 거야?

내23 : 저는 그림 그리고 수공예적 인걸 하고 싶은데 디자인은 어쩔 수 없이 컴퓨터 작업

이니까. 제가 컴퓨터를 진짜 싫어하거든요. 컴퓨터가 있어도 과제 외에는 아무것도

안하거든요. 처음 들어갔을 때는 진짜 shift키가 뭔지도 몰랐거든요. 근데 그런 애가

하루 종일 컴퓨터를 붙잡고 있어야 되니까 너무 안 맞는 그런 게 있어가지고

상24 : 디자인에 대한 생각이 안 맞는 부분도 있고 디자인이라는 게 만들고 표현하려면 컴

퓨터를 할 수 밖에 없는데. 또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뭐가 있니?

내24 : 저의 자유가 없어진다는 거요. 근데 이게 학교 다닐 때뿐만 아니라, 교수님들도 교

수님들은 되게 좋으신 분들 이예요. 우리 학교 왜있지? 싶을 정도로. 그래가지고 그

교수님들은 교수님들은 다 똑같이 말하는데 ‘대학교 때부터 3시간이상 자본적이 없

다’고 말하는데. 그런 면이 제가 좋으면 그걸 감수하고라도 할 텐데 설날에도 못 쉬

고 그런데 굳이 잠도 못자면서 저는 또 잠이 많거든요. 그렇게 나의 모든 걸 빼앗아

가면서까지 거기 앉아있지 않고 싶은 그런 거요.

상25 :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내가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이런 거야?

내25 : 네

상26 : 너무 빡센 생활도 싫고 두렵고 이런 부분이 있는데. 그림이나 수공예를 하고 싶다고?

내26 : 네

상27 : 그렇구나, 그럼 지현이가 하고 싶은 거는 어떤 거야? 지난주에 마치면서 한번 생각

해보자고 숙제를 줬었는데..

내27 : 저는 현대미술하고 싶은데. 그래서 작년에 미술학원도 다녔었거든요. 그때 알바해

가지고 완전 척박하게 그런데 엄마랑 또 싸우면서 엄마가 그만두라고 해서 갑자기

그만 뒀는데 그때가 더 빡셌거든요. 학교 다니고 학원가야 되니까 알바를 더 했었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17

어요. 학교 다니고 학교 마치고 밤에 미술학원 다니고 그랬는데

상28 : 헉~

내28 : 저는 그게 좋더라고요. 그래서 맞는가보다 생각했고. 선생님도 그때 작가분이셨거

든요. 활동하고 있는 작가 분 밑에서 배웠었는데 그분이 저한테 감각이 좋다고 그

래서 되게 좋았었는데 엄마랑 트러블이 터지면서 한 2-3개월 다니다가 늦게 많이

했었는데 기초를 다 하고 실질적인 드로잉배우면 되는 거였는데 엄마가 그만두라

고 해서 눈물을 머금고...(웃으며) 진짜 갑작스럽게... 그때 작가 선생님이 한주는 내

가 그냥 해주겠다고 했었는데 엄마가 안 된다고 그래가지고....

상29 : 속상했겠다.

내29 : 네. 저는 되게 진짜 행복했거든요. 힘들어도 막~ 갔다 오고 즐거웠는데 엄마가 갑자

기 그만두라니까 이해도 안 되고. 엄마한테 손을 벌리는 것도 아닌데 그걸 안하게

한다는 게...

상30 : 지현이가 그때도 빡세고 힘들고 바쁜 생활이었는데도 행복했구나...

내30 : 네

상31 : 어떤 게 행복했을까?

내31 : 하고 싶은 걸 해서요.

상32 : 근데 지금 얘기하면서도 그때 감정이 있는 것 같아.

내32 : 네

상33 : 조금씩 올라오는 거 같아.

내33 : 그때 진짜 아까웠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진짜 꼬맹이 때부터 엄마한테 항상 ‘나

미술 하겠다’고 얘기했었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우니까 못했고 입시미술도 못했었어

요. 그래서 들어와서 내가 돈을 벌어서 조금씩 가능성이 열리는 그런 거였고 근데

그거를 못했다는 게 좀 아쉬워가지고. 또 이제 시간이 가고 있는 거잖아요.

상34 : 이게 언제 일이야?

내34 : 작년 2학기요

상35 : 얼마 안됐네. 그러면 그때 지현이가 학비 벌어서 없는 돈으로 학원비대고 했다고

했는데 뭐 때문에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셨어?

내35 : 학교에서 장학금을 제 통장으로 들어와 있는 거예요. 근데 저는 그걸 몰랐어요. 그

문자가 엄마한테 가고 나한테 안 오거든요. 그래서 몰랐는데 이제 있어가지고 그렇

게 놔뒀어요. 근데 엄마한테 그걸 말을 안했는데 엄마가 그걸 말 안했다고 엄청 화

나셨어요. 그래서 두 달인가 세 달을 말을 안 하고 지냈었는데 그러면서 저는 계속

다니고 있었는데. 엄마가 그 장학금을 다 들고 가고. 그렇게 받고 교회에서 장학금

을 받았는데 그걸 엄마가 다 들고 가고 학원도 가지 말라고 이렇게...

상36 : 음...근데 어떤 부분에서 장학금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게 이유가 있었니?

내36 : 50만원이 생활비처럼 주는 건줄 알았거든요. 굳이 말해야 된다는 생각을 못 느꼈고

엄마가 문자가 엄마한테로 가니까 당연히 엄마가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말을 안 하

길래 그냥 말을 안하나보다 했어요. 근데 엄마가 엄마가 문자를 못 봤는지 모르겠

18 2015 상담사례연구집

는데 그걸 몰랐나 봐요. 근데 그걸 이제 알은 거죠. 제가 가계부 쓴 거 보고 알은 거

예요. 그래서 왜 말 안 했냐 그렇게 돼서. 나 엄마가 물어보면 말해줄 수 있었는데

숨기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그렇게 됐다고 말했는데 엄마는 그냥 화가 난거죠. 말

을 안 해서..

상37 : 엄마는 너가 숨겼다고 생각해서 화가난거야?

내37 : 네

상38 : 엄마통장인데?

내38 : 제 통장이었어요.

상39 : 지현이 통장이고 엄마한테 문자가 가서 엄마는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

고 엄마는 숨겼다고 생각해서 화가난거야?

내39 : 네

상40 : 너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내40 : 네

상41 : 그럼 얘기를 했는데? 오해가 풀어지지 않았어?

내41 : 엄마가 화나면 아무 말도 안 듣거든요. 엄마가 이미 화가 난 뒤에 저한테 얘기한 거

예요. 약간 서운한부분도 있는 게 물어보질 않아요. 왜 이렇게 했냐고. 왜 말을 안했

어~라고 하면 말해주고 끝날 수도 있는데 엄마는 이미 화나서 이건 뭔데? 이렇게

하는 거예요. 난 그럼 이러이러해서 숨기려고 한 게 아니라 엄마가 알고 있는 줄 알

았고. 저한테도 문자가 안 왔거든요. 그래서 몰랐는데 갑자기 해서 숨기려고 한 게

아니라 엄마가 물어보면 언제든지 말해줄 수 있었다고 말했는데 엄마는 이미 화난

상태였기 때문에 됐다 이렇게 된 거예요. 그래서 두 세 달 말 안하다가

상42 : 두세 달을 말을 안 했구나.

내42 : 네. 원래 화나면 그렇게 말 안할 때 많아요.

상43 : 아~ 불편하진 않아?

내43 : 저는 솔직히 속은 편해요. 근데 결정적인 문제가 있을 때 말을 못하니까. 예를 들면

학교 일이라 던지 그런 거에 있어서 말을 못하니까 그게 불편하지 엄마랑 말 안하

고 따로 생활을 하면 서로 입을 안대니까 속은 편해요.

상44 : 오히려 부딪칠 일은 없고 내 생활만 해서 속은 편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근데 엄

마는 학원을 그만두라고 얘기 한 거는 어떤 이유에서 그런 거야?

내44 : 이제 거기 학원이 돈이 들어가니까 이제 돈 받은 걸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돈이 들

어가니까 교회에서 주는 돈을 학원비로 쓰려고 했는데 엄마가 그걸 가져가면서 그

냥 학원 다니지 마라 이렇게 된 거예요.

상45 : 학원비는 어느 정도 였니?

내45 : 20만원. 재료 다 쓰면 재료비 들어가고

상46 : 교회에서 달달이 주는 장학금이 있는 거야?

내46 : 아니요 교회에서 한 학기 시작할 때마자 몇 명 뽑아서 주거든요. 근데 제가 뽑혀서

받은 거였어요.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19

상47 : 아~ 교회에서 받은 돈인데 엄마가 가져가신 거구나. 그때 어땠어?

내47 : 엄청 화났어요. 그걸 제가 다른데 쓰려고 한 게 아니라 장학금을 학기 중에 알바 못

할 때 이걸로 충당하면 되겠 구나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그걸 그냥 홀라당 70만원이

었거든요. 3-4달의 학원비가 충당이 되는 거였어요. 근데 그걸 아예 그냥 홀라당 뺐

아가 버리고 지금까지 못 받았거든요. 근데 그 돈이 생활비로 주는 게 아니라 공부

하는데 쓰라고 준거거든요. 그걸 학원비로 쓰려고 했는데 엄마가 그걸 다가져가

서…….그리고 제가 말을 했어요. 학원비로 내고 싶다고. 근데 그걸 그냥 화났다는 이

유로 들고 가니까 엄청 화났었고. 주위에서도 왜 그걸 들고 가지? 약간 앞길을 막는

느낌이었어요.

상48 : 선생님도 엄청 화날 것 같고. 앞길을 막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더 화도 나고

서운함도 있었을 것 같은데……. 지현이가 왜 가만히 있었을까? 한편으로 생각이 드

네?

내48 : 이제 엄마랑 트러블이 많은데 엄마가 화나면 제가 어떤 얘기를 해도 안 먹히고 제

가 더 화를 돋운다는 걸 알기 때문에 아무리 무릎 꿇고 빌어도 안 줄걸 알았기 때

문에 굳이 이렇게 필요성을 못 느꼈고. 오히려 제가 더 힘들뿐이거든요. 계속 저 70

만원 어떡하지? 어차피 못 받기 때문에 더 힘들거든요. 고등학교 때는 그렇게 돈을

안줘서 학교 걸어간 적도 있거든요. 새벽에.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말해

도 엄마가 스스로 주기 전까지는 안 풀린다는 걸 알아서 아무 말도 안했고. 그때도

상황이 좀 심각해서 저도 좀 지쳐있었어요. 그전부터 계속 엄마가 기분 안 좋고 그

래서 작은 트러블이 많았거든요. 전 이미 지친상태였고 그런 필요성도 못 느꼈어요.

그냥 들고 가길래 아 저 돈은 못 받겠구나 생각 했어요 (웃으며).

상49 : 어떻게 보면 얘기해도 소용없고 그냥 지레 포기한 부분이 있었네. 그렇게 재밌고

원하는 일을 한 건데……. 음…….

내49 : 엄마는 약간 매정하다고 해야 하나? 보통 이렇게 사람이 가족이기 때문에 뭔가 호

소를 하면 약간 흔들리잖아요. 엄마는 그런 게 전혀 없는 사람이라서…….

상50 : 좀 매정하고 지현이가 원하는 거라도 얘기를 해도 들어줄 것 같지 않고 평소에 그

런 생각이 많이 있나보다.

내50 : 네

상51 : 그럼 엄마가 지현이가 원하는 건데도 매정하게 돈을 가져갔다? 너는 엄마가 왜 그

런 것 같아?

내51 : 솔직히 이해되는 일도 없어요 (웃으며).

상52 : 이해되지 않는구나. 그럼 너가 생각할 때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내52 : 그냥 화나서? 그리고 저의 생각을 저의 비전에 대해서 이해 못하는 것도 있는 것

같고. 저한테는 그게 미래가 달린 일이고 행복이 달린 일인데 엄마는 그냥 그걸 이

해하지 못하는 것 같고 그냥 취미로 생각하는 것 같고…….

상53 : 지현이한테 엄청 중요한 일인데 엄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별일 아니라고 생각

했던 것 같아?

20 2015 상담사례연구집

내53 : 네

상54 : 지현이는 학원을 다니고 학원을 엄마가 가지 말라고 했을 때 내가 원하는 부분이고

얼마나 소중한 부분이라는 걸 애기해봤니?

내54 : 전 항상 얘기했어요. 고등학교 때도 미술 이런 쪽으로 하는 거에 대해서 되게 반대

했었어요. 그땐 제가 화나서 그랬던 적도 있는데 그때부터 항상. 왜냐면 정말 어렸

을 때부터 엄마한테 항상 말을 했었고 중학교 때도 예고를 가고 싶다고 그래서 트

러블이 그런 문제로 계속 부딪쳤기 때문에 엄마도 제가 그걸 놓지 못 한다는 걸 알

고 있고 그런 문제가 있을 때마다 항상 말했었고 비전에 대해서 얘기할 때도 나는

취직하지 않고 그림을 그릴 거라고 항상 그렇게 얘기를 했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

고 그런 거를 막으니까…….

상55 : 너는 예고를 원했는데 엄마는 경제적인 이유에서 그랬을 것도 같고 일반고를 간

거야?

내55 : 네

상56 : 취직을 안 하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건 어떤 거야?

내56 : 전업화가로 가고 싶거든요.

상57 : 아 전업화가~. 전업화가라는 게 어떤 생활이야?

내57 : 갤러리랑 계약해서 전시하는 사람도 있고 좀 유명해지면 그림 경매도 하고 그림으

로 오로지 생활하는 거고

상58 : 아~ 그렇구나. 지현이는 순수한 미술을 하고 싶어 하는 구나

내58 : 네

상59 : 순수 미술을 하고 싶어 하는데 엄마가 너한테 원하는 거는 어떤 거야?

내59 : 엄마는 디자인해서 좋은데 취직해서 돈 많이 버는 거요. 왜냐면 디자인이 돈 되게

많이 벌거든요. 그래서 회사에 그냥 소속되어 있어도 돈 많이 벌고 직위가 높아져

서 밑에 사람들이 생길 때 되면 돈 많이 벌어요. 저작권 문제이고 그렇기 때문에

교수님들도 실제로 돈이 많으시고 그렇게 때문에 어떻게 보면 열린, 엄마 생각에서

는 순탄하죠. 제 미래가. 회사에 취직하면 지금처럼 안 살고 돈 많이 벌 수 있고 왜

냐면 취업만 돼도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디자인이라는 게. 그리고 요즘에 또 중요

시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엄마는 그런 면으로 생각하는 거 같아요.

상60 : 아~ 어떻게 보면 지현이랑 추구하는 거랑 다르기는 하지만 엄마도 지현이가 경제

적인 부분에서 편안하고 엄마가 봤을 때 순탄한 길을 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으신

것도 같고... 그래서 어머님이 지현이 길을 순수미술을 하고 싶은 거를 막으신 건가?

내60 : 근데 제 생각에는 그림도 어느 거나 자기가 하기 나름이잖아요. 잘 되면 그림이 오

히려 더 여유로울 것 같은데.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칠 수도 있으니까 먹고 사는 거

에 대한 제약은 없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먹고 살 수 있는데 왜 막는지 모르겠고.

그러니까 이제 그만큼 번다는 게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 전업 화가로 등록만 되면은

괜찮거든요. 왜냐면 등록하는 과정이 다 수상을 해야 하고 개인전도 열어야 하고.

근데 그 개인전을 열었다는 것은 이제 작가로 인정이 되고 자신의 작품을 찾는 사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21

람들이 있다는 걸로 생각이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크게 걱정을 안 하는데. 어느 분

야나 자기가 잘되려면 감수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상관없는데 엄마는

너무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 같아서

상61 : 지현이는 그럼 안정적인 삶에 대해서 크게 걱정은 안하는 것처럼 선생님은 들리네?

내61 : 저도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닌데. 왜냐면 화가라는 게 어떻게 보면 남들이 보면 인식

이 어렵고

상62 : 그래 어떻게 보면 배고픈 직업처럼 들리는 것도 있거든

내62 : 근데 요즘은 또 많이 인식이 바뀌어가지고 그림에 대한. 그런 거에 있어서 좋아진

면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저도 불안한 면이 있고 그렇게까지 투자되는 것들이

많으니까 취업을 생각을 안 해본 거는 아닌데 너무 가기 싫고 학교도 힘든데 가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고...

상63 : 흠……. 지현이가 그럼 진로에 대해서도 아직 갈팡질팡 하는 것도 있는 거네?

내63 : 근데 거의 확정되있고...

상64 : 확정되어 있다는 게 어떤 거야?

내64 : 일단 저는 취직할 마음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일단 그림 공부하는 걸로 되있고

상65 : 돼있다고?

내65 : 외국 가서 그림 그려서 한국 돌아올 때는 그걸 생각하러 가는 거거든요. 같이 가는

친구도 그림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라서. 학원 다니면서 꽤 많은 걸 배워가지고 그

걸 가지고 이 분야가 막 순탄하게 정석의 공부를 한다고 되는 거는 아니라서... 그래

서 가서 그림 그리고 그런 걸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상66 : 그래? 지금 그러면 마음의 결정을 한 것 같네?

내66 : 네

상67 : 그럼 지금 너가 앞으로 향후 해보고 싶은 그림은 어떤 거야?

내67 : 추상화? 아크릴화? 팝아트 이쪽이 저랑 맞는 것 같아서

상68 : 그럼 지현이가 이 부분에 있어서 관심이 있고. 올해도 있고 앞으로 생각하고 있는

길은 어떤 부분이야?

내68 : 이제 이번 학기는 돈 벌고 약간 놀면서, 이제 호주가서 친구랑 그림을 그리고 제가

대학교 초반에 생각을 했던 게 독일에 학비가 없거든요. 그 약간 교통비만 내면 학

교를 다닐 수 있거든요. 독일은 외국인도 그게 적용이 돼요. 예술학교는 들어갈 때

포트폴리오만 보거든요. 포트폴리오만 보고 학기도 4학기가 끝인가? 생활비만 벌면

되거든요. 그래서 만약 호주에서 그림 그리고 한국 들어 와서 포트폴리오 준비해서

갈까 하는 생각도 있고. 주위에 독일학교 간 동생이 있어요. 그 친구는 독일어과인

데. 그래서 독일로 워홀을 바로 갈까 했었는데 독일어는 배우는데 좀 더 시간이 걸

려서 영어랑 다르잖아요. 그래서 호주가서 독일어를 공부해서 독일로 가면 학비 없

는데 인정은 더 잘 받을 수 있거든요. 독일은 예술학교가 유명해가지고. 그래서 그

걸 알아보고 있어가지고 근데 그게 계속 생각이 나서 잘 되면 호주가서 열심히 준

비해서 그쪽으로 바로 갈까 하는 생각도 있고

22 2015 상담사례연구집

상69 : 우와. 멋지다. 근데 그럼 호주에서는 그림을 그릴 수가 있어? 워킹홀리데이로 가서

그림 그릴 수 있는 여건이 돼?

내69 : 호주는 워홀이 가면 생활비나 그런 게 저희 나라는 하루 종일 일해야 생활비를 벌

수 있잖아요. 근데 호주는 4-5시간만 일하면 생활비가 충당이 되거든요. 그걸로 좀

더 일해서 여행하면서 남는 시간에 그림을 그리면 될 것 같아요.

상70 : 그렇구나. 혹시 워킹홀리데이를 간 사람들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어?

내70 : 교회 오빠가 호주는 아닌데 캐나다 갔다 왔거든요.

상71 : 호주에 한국 사람들도 많고 일 구하는 게 막 쉽진 않을 텐데?

내71 : 근데 호주에 저희가 가는 곳이 도시 쪽이라서 시티잡이 많다고 하더라 구요. 근데

호주가 한국인들이 많은 게 단점도 있는데 장점이 한국인들을 잘 받아준다고 하더

라구요.

상72 : 그럼 지현이가 호주에 가는 목적은 뭐야?

내72 : 이제 생각을 하고 미래에 대한, 학교에 대한 생각을 하고... 또 이제 그림 그리는 게

한국에서 일하면 일한다고 그림을 못 그리니까 그래서 해외 나가서 일 하려는 것도

있거든요. 그래서 가서 그림 그리고 더 생각해보고 적응이 잘되면 다른 나라 갈 의

향도 있고…….

상73 : 그렇구나. 이 부분은 좀 더 다음시간에 얘기를 해보면 좋을 것 같애. 지금 이야기는

궁금한 것도 많고 독일은 어떻게 준비할건지도 궁금하고. 지현이가 어떻게 생각하

고 계획하고 있는지 좀 더 듣고 싶은데 시간이 많지가 않아서 미안하지만 다음 시

간에 얘기하면 좋을 것 같애. 괜찮겠니?

내73 : 네

6회기 (2015.03.10)

다음 주에 엑소 콘서트 보러감. 알바해서 번 돈 미술 특강해서 번 돈으로 가는 것임.

혼자 가서 팬클럽 친구 만나기로 했음. 잠이 안 올 정도로 즐거움. 하루 종일 그 생각

만하고 금요일 빨리 오면 좋겠음. 나는 씀씀이가 좀 큰 편임. 애들이 결혼하면 절대 남

편이 검소한 사람만나야 된다고 그랬음. 둘이 먹을 거 잘 사주고, 나누는 게 귀찮음. 돈

있으면 내가 살게 이런 편이고 좋아하는 게 있으면 막 쓰는 편이고 뭐 살 때 고민 잘

안하는 편임 (불편했던 적?) 없었는데 주위에서 걱정함. 친구랑 엄마가 그러함. 물건

살 때도 오래 돌아보는 거 안 좋아해서 꽂히면 사는 편임. 고민 별로 하지 않음

(MBTI 검사 설명: MBTI라는 검사, 사람 유형 16가지로 나눔. E/I 설명, S/N 설

명. T/F설명) (F가 볼 때 T유형의 사람을 보면 어떨 것 같아?) 짜증날 것 같아요. 저

친구얘기 하는 줄 알았어요. 친구가 똑같거든요. 친한 친구가 되게 논리정연하고 제가

무슨 말하면 내 생각에는 이렇게 하면서 막아요. 계속. 저 소름 돋는 줄 알았어요. 엄

청 짜증나거든요. 계속 저는 약간 두서가 없이 그냥 이거 말한 대로 생각나는 대로 뭐

하지 이런 스타일이라면 얘는 약간 이렇게 하면 이렇게 돼서 이렇게 되지 않을까 이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23

런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제 얘기를 다 막아요. 이거 안 될 것 같은데 이러면서 그

래서 되게 짜증나요. (반면에 사고형이 F를 볼 때 어떨 거 같아?) 답답할 것 같은데.

(어떤 면이?) 뭔가 자기는 딱딱 이렇게 하면 이렇게 이렇게 되고 생각이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말하는 거 보면 답답할 거 같아요. (J/P 유형 설명, P가 봤을 때 J를 보면

어떨 거 같아?) 좀 답답하고. 왜 저러고 있지……. (어떤 부분에서 그럴 것 같아?) 상

황이 바뀌면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근데 계속 고민하고 있고, 막 이거 어떡하지 안

하려고 했는데~ 막 이런 거 보면 저렇게 한다고 해결 나는 것도 아닌데……. 이라면

서……. (평소에 그런 생각이 드는구나. 주변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 아까 그 친

구요. 똑같아요. 그래서 솔직히 그 친구가 힘들어하면 왜 저렇게까지 고민하지? 이런

생각들 때 많았 구나 (그렇구나. 반면에 J가 P를 봤을 때 어떨 거 같아?) 그냥 좀 두

서가 없고. 약간 신기하게 생각할 것 같아요 (어떤 부분에서?) 그냥 친구가 생각이 계

속 나는데. 저는 약간 뭐 말하면 ‘그래’ 이런 스타일이예요. 그런 거보면 니는 어떻게

생각도 안하고 바로 그렇게 수긍할 수 있냐고 이런 말 많이 하고 가끔씩 조금 부러워

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어떤 부분에서 부러워하는 거 같애?) 걔가 보기에는 제

가 생각 없이 행복해 보이나 봐요. 그래서 계획 세워서 하는 것도 아니니까 놀러가고

싶을 때 놀러가고 이렇게 보이나 봐요 (뭔가 자유로워 보이나 보다. 주변 친구들이

나 다른 사람들 유형은 어떨 것 같은가?) 저랑 반대인거 같아요. 엄마도 반대, 친구

들도 다 반대인 것 같아요. (어떤 부분?) 꼼꼼하고 계획 세우는 거. 근면성실하지는 않

은 거 같아요. (그래서 보면서 어떤가?) 신기하고 그냥 뭐라 하지 말아야하겠다 (어

떤 부분에서?) 친구한테 막 뭐라 하거든요. 이해가 안 되가는데 하루를 마무리하잖아

요. 다음날 뭐할지를 적어 놓더 라구요. 그래서 소름이 돋았어요. 그걸 왜 적냐 면서

이렇게 했는데, 근데 자기가 그렇게 하면 좋아해야 되는데 자기도 할 일 보면서 스트

레스 받아요. 그걸 왜 사서 고생하는지 (그렇구나. 또 궁금한 거 있나?) 그냥 제가 애

를 낳았을지 궁금한 거 있어요. 그냥 저의 바람은 되게 친구 같은 그런 엄마이고 싶은

데 제가 그렇게 할지가 항상 궁금했거든요. 부모가 되면 또 다르잖아요. 감싸고 돌 수

도 있고.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음. 나는 엄마가 가장 가까운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엄마한테 아무 말도 못하겠음. 근데 나는 자식 낳으면 자식이 와서 이런저런 말

했으면 좋겠음. (엄마한테 받은 영향? 떠오르는 거?) 엄마가 신경 안 써서. 알림장

같은 거 보잖아요. 어릴 때 근데 한 번도 그런 적 없거든요. 못하면 못 하는 대로 나뒀

어요. 그래서 물 흐르는 대로 간 것도 있고 (물 흐르는 대로 간다?) 무조건 이 시간에

해야 돼. 이런 게 있었으면 어땠을지 모르겠는데 그냥 제가 하면 하는 대로 말 안 하

면 엄마가 몰라요. 숙제 안하면 안 하는 대로 가서 혼나고 그래서. 웃음. 그런 게 별로.

빨리 끝내야 한다는 게 없을 수도 있을 것 같고. (어떻게 보면 그런 부분 때문에 계

획적이기 보다 순간순간 대처하는 부분이 발달 된 것도 있는 것 같애?) (끄덕거림)

(그런데 어떻게 보면 초등학교 때 체계적으로 치열하게 열심히 했던 부분이 있었

24 2015 상담사례연구집

잖아?) 초등학교 때요? 체계적인 적이 없었어요. 중학교 때도 항상 계획은 세웠는데

한 번도 지킨 적이 없어요. 한 번도 계획적으로 살아본 적이 없음 (초등2학년 전에 부

랑 산건가?) 일 년 정도. 어렸을 때 갑자기 엄마가 사라지고 집에 안 들어 왔던 기억

이 있음. 정황은 모르겠고 갑자기 사라졌음 (어땠나?) 당시 어른들이 나를 봤을 때 어

땠을지는 모르겠는데 크게 떼쓰지는 않았음. 한번 운 기억은 나지만 크게 동요하지 않

았던 것 같음 (아~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이모 집에서 되게 좋은 기억들이 있고, 힘

들었던 기억이 별로 없음. 학교도 잘 지내고 그래서. 사촌언니, 오빠랑 관계도 나쁘지

는 않았고, 지금도 관계가 좋음. 막내라서 좋음

(호주 이야기? 구체적 계획?) 그냥 알바하는거 하고, 콘서트 갔다 와서 알바 하나

더 할 계획임. 비행기 값 빨리 예약해야 싸니까. 빨리 영어공부도 해야 함. 3-400만원

정도 생각하고 있음 (현재?) 안 모았어요. (하하하. 갈 수 있겠어?) 그래서 알바 하나

더 하려 구요. 비행기 일찍 가면 100만원도 안 해서 일찍 하고 비행기 예매해놓고 돈

없어도 거기에 가려 구요. 이렇게 안하면 흐지부지 되니까 일단 땅에 떨어지려고 함.

영어는 긴 대화는 가능하지 않고, 인강을 생각하고 있음. (선생님이 걱정이 많이 돼

서 그럼) 저도 그래요 (고민되고 걱정됨) 저만 걱정이 아니라 주위 모슨 사람들이 걱

정임. 근데 이렇게 해서 뭔가 막힌 적은 없고 뭔가 다해서 걱정은 안 됨. (선생님처럼

주변에서 걱정하는 사람 보면 어떤가?) 그냥 내버려뒀으면 좋겠고... 엄마가 좀 많이

걱정을 하고 친구들은 늘 이렇게 해온걸 봐왔으니까 얘가 저러다가도 뭔가 하긴 했으

니까 이제는 그냥 너 알아서 해라 이런 식인 거 같음 (지현이가 어떻게 알아서 하긴

할 건데. 닥치면 잘할 수도 있겠고. 계획적으로 하기보다 닥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애. 그래도 뭔가 준비를 해가서 닥쳤을 때 하는 게 목표나 목적을 달성할 수 있

을 것 같아서 어떤 부분에서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걱정을 하는 거야. 너

가 가서 독일어도 공부하고 싶고, 그림도 하고 싶고 그렇게 한다면 어느 정도는

어떻게 해야 될지는 생각해야 하잖아. 한국에서도 먹고 살기가 쉬운 게 아닌데, 가

서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독일어 공부에 미술까지 한다고 하니까 염려가 돼. 독일

어 공부는 어떻게 할 건지?) 확실히 딱 가야지 해서 가는 건 아니고, 가서 적응을 잘

한다 면은 뭔가 한국에 머무는 것 보다는 그게 나을 것 같음. 일단 주된 목적은 여행

과 쉼, 노는 거거든요. (그럼 준비할건?) 돈, 영어요. (따른 건?) 자료는 학기 중에 다

해놨었음. 어디 갈 건지 일일이 다 비교해두었음. 집구하는 것도 친구 아는 분이 호주

에서 도와주기로 했고, 일자리는 영어 실력에 따라 달라질 것임. (영어공부?) 잘못하

면 둘 다 공장에서 일할수도 있음. 그래도 카페에서 일해본걸 좋아한다고 함. 안전은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사촌언니가 호주에 2년간 있었다고 괜찮다고 했음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25

논 평김윤희 / 신라대학교 교육학과

1. 내담자에 대한 이해 내담자는 어머니와의 관계 갈등을 호소하면서 상담소에 내방하였다. 내담자의 입을

통해 그려진 어머니의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지나친 것이었다. 큰 잘못을 하지도 않았

는데 집을 나가라고 하거나 대학생인 내담자의 머리를 때리는 등 손찌검도 일삼는다.

어린 시절 엄마에게 매를 맞아 멍이 들어 교복 치마를 입기 곤란했던 기억도 내담자

에게 있다. 내담자는 엄마의 눈빛을 보면 살의를 느낀다고 했다. 동시에 엄마와의 관

계가 틀어지면 삶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내담자는 이런 엄마가 자신을 '이제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다(6회기)'고 말한다. 엄마와 갈등으로 '말을 하지 않게 되면 차

라리 편하다'고 말한다(축어록 내담자 43). 내담자의 처지에 가슴이 아픈 상담자는 내

담자의 말처럼 내담자의 엄마가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담자가 차라리 집

을 나오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슈퍼비전 중에서). 이와 같은 상담자의 감정과 생

각은 치료적인가?

내담자의 현실에 대해 내담자의 렌즈를 통해 걸러진 이야기만을 듣는 상담자는 내

담자의 이야기의 객관성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질 때가 있다. 한편, 우리는 상담자이기

에 내담자의 보고를 그대로 수용하고 경청하며 공감해야 할 것 같이 생각한다. 따라서

어떤 경우 내담자의 이야기가 의심쩍으면서 다른 한편 못 이기는 척 따라가기도 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마다 유리한 이야기를 하기마련인데 우리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해야 하는가?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확한 사례 개념화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정

확한 사례 개념화를 위한 자료로서 내담자의 말은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결국 한

사람의 입에 의존하여 사례 개념화와 상담을 진행해야 하는 상담자가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

첫째, 중요한 사건들에 대한 구체적인 탐색이 중요하다. 사건은 우리에게 그대로 전

달되지 않으며 내담자에 의해 늘 선택되고 해석되어 전달된다. 중요한 사건의 구체적

인 정황, 그에 수반된 내담자의 인지, 정서, 행동, 그리고 거기에 따른 타인의 반응과

행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것은 사건에 대한 내담자의 해석이 얼마나 왜곡되었는

지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때 내담자가 이야기하는 내용과 함께,

26 2015 상담사례연구집

이야기하지 않으려 하는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 내담자가 알고 있는 내용과 함께, 알

고 있지 못하는 내용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가령 본 사례의 경우 내담자가 최근 큰 잘

못을 한 것도 아닌데 엄마가 집을 나가라고 해서 집을 나간 사건이 있었다. 여기서 집

을 나가라고 한 엄마의 말과 행동이 내담자가 가장 호소하고 싶은 부분일 것이다. 하

지만 상담자는 공감적인 태도로 구체적인 사건의 정황과 함께 집을 나가라고 한 어머

니의 말에 대한 내담자의 인지, 정서, 행동과 그에 대한 어머니의 반응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내담자의 행동과 판단의 적절성이 가늠될 수 있다.

둘째, 중요한 타인에 대한 기술을 어떻게 하는지 그 양상에 주목해야 한다. 보통 성

숙한 사람들은 중요한 타인의 단면만을 말하지 않는다. 사람은 보통 복잡하고 다면적

인 존재이다. 장점이 많기도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내담자가 사람의 복잡다단한

면에 대해서 묘사할 수 있고 상담자가 그런 묘사를 들을 때 현실에 존재하는 어떤 사

람이 머리에 그려진다면, 이 내담자는 타인에 대해 어느 정도 통합된 표상을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예를 들어, 한 부인이 남편에 대해서 "남편이 집안일도 전혀 도

와주지 않고 일요일에 잠만 자서 화가 나요. 회사일이 너무 힘드니까 그런 것은 아는

데, 내 입장에서는 힘든 걸 어쩌나요?"라고 말한다. 또 다른 한 부인은 "결혼을 잘 못

했어요. 내가 왜 그런 사람과 결혼했는지 모르겠어요. 자기만 아는 사람이에요. 구제

불능이에요."라고 표현한다. 여기서 후자의 부인은 남편을 '전적으로 나쁜 대상'으로

표상하고 있으며 이는 전적으로 나쁜 점만을 묘사하는 말 속에 드러난다. 이 사례와

마찬가지로 내담자는 엄마를 매우 단면적으로 묘사한다. 엄마는 '화만 내고, 일만 시

키려 하고, 어서 돈을 벌어다 주기를 바라는 사람이며 자신의 꿈에 대해서도 알아주지

않는다.' 내담자에게 엄마는 전적으로 나쁜 엄마이다. 전적으로 나쁜 대상으로 표상한

다는 것은 내담자가 '분열'이나 '투사'와 같은 원시적 방어를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

다. 이는 내담자의 성격구조가 미성숙할 가능성, 도식치료의 관점에서 부적응 적 심리

도식의 존재를 시사한다. 내담자가 만일 미성숙한 성격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내담자

의 객관적 상황 변화도 중요하지만 내담자의 내부의 왜곡에 대해서도 상담자는 주목

해야 한다.

셋째, 상담자가 경험하는 역전이에 주목해야 한다. 상호주관성의 개념이 상담현장

에 도입된 이후로 많은 사람들은 이제 상담자가 객관적인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내담자는 상담자를 자신에게 익숙한 드라마(예, 가해자와 피해자, 관중과 주연,

유혹자와 피유혹자 등)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며 이 과정에서 상담자는 다양한 감정

과 욕구, 즉 역전이를 경험하게 된다. 역전이는 본래 상담자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

통 상담자에게 불편한 것들이다. 예를 들어, 내담자가 싫어지거나, 또 반대로 너무 좋

아지거나, 내담자가 꺼려지거나, 내담자에게 에로틱한 감정이 생기거나 하는 것들이

다. 그러나 상담자에게 불편한 이 역전이는 사실 골칫거리가 아니다. 역전이는 사례개

념화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내담자의 언어적 보고가 내담자의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27

이해에 불충분하다고 느껴질 때 역전이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본 상담자의 역전

이가 불러일으킨 생각 중에는 '내담자가 정말로 집을 나와야 할 것 같은...'과 '정말 엄

마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은…….'이 있었다. 이러한 생각은 내담자가 활성화시킨 드

라마에서 상담자가 내담자의 입장을 그대로 취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상담자의 렌

즈라기보다는 내담자의 렌즈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다. 즉, 내담자는 모든 문제의 탓

이 엄마라고 생각하고 있다. 정말 모든 문제의 탓이 어머니일까? 그렇다면 어머니를

바꾸어야 하는 것일까? 현실에서 어떤 한 사람이 전적으로 잘못인 경우는 별로 없다.

내담자는 ‘투사’의 방어기제를 사용하고 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는 사이 우리는 내담자에 대한 몇 가지 이해가 늘어났다. 첫째,

내담자가 '분열', '투사'와 같은 미성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사람이며, 주로 사용하

는 대상은 어머니이다. 여기에 또 추가할 것은 이 내담자가 '독일 유학'이나 '전업 화

가'와 같은 비현실적인 포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린 시절부터 내담자는 칭찬을

갈망하고 병원에서 공부를 할 정도로 성취에 몰두하였다. '의지의 한국인'이라는 별명

이 있을 정도로 하고자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있다. 성취와 인정에 몰두하

는 '조증 방어'역시 내담자가 사용하는 중요 방어 중 하나일 수 있다.

이제 내담자의 문제를 정리해 보자. 내담자는 5세 때 어머니가 가출을 하고 9세 때

다시 어머니와 살기까지 친척집을 전전하던 사람이었다. 이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갔음

에도 내담자가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하지 않았던 점이 중요하다. 어머니가 집에 있을

때에도 어머니는 의지가 되고 따뜻한 사람이 아니었다. 언제 자신을 버릴지 모른다는

것을 아이 마음에도 직감했을 수 있다. 이혼 후 엄격하고 자기중심적이며 미성숙한 어

머니 곁에 살면서 어머니에게 인정받고 칭찬받기 위해서 무던히도 애를 썼던 것 같다.

집에 가기 전까지 공부만을 했으며 자신보다 1점이라도 성적이 좋은 친구는 사귀기

싫었다. 내담자는 어린 시절 당연히 누려야 할 따뜻한 보살핌이나 사랑 없이 매우 불

안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공부나 칭찬받을 어떤 것으로 불안정한 대상, 즉 어

머니를 붙들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하지만 큰 병을 앓고 공부를 포기하게 된다. 병

으로 인해 내담자는 엄마에게 칭찬과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다.

현재 내담자는 독일 유학이나 전업 화가라는 꿈을 통해서 자신의 잃어버린 자존감을

회복하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꿈은 한 부모로서 어렵게 생활해 가는 어머니

의 생활고에 대한 불안을 자극하는 것 같다. 어머니는 매몰차게 내담자에게 '취직해서

돈 벌기'를 바라며 내담자가 그토록 바라는 미술학원도 보내주지 않는다. 장학금 수령

에 대해서 제 때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어머니가 그토록 화를 낸 이유는 분명치 않지

만 어머니가 그만큼 돈에 대한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다는 것을 반증할 수 있다. 하지

만 그러한 어머니의 반응에 대해서 내담자는 어머니가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같이 느낀다, '엄마가 내 인생을 너무 의미 없게 만든다.'고 말한다. 내담자

의 손상된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비현실적인 진로 포부 뒤에는 엄마에 대한 좌절과

28 2015 상담사례연구집

원망, 그럼에도 엄마에게 인정받기 위한 조증방어가 겹쳐지고 있다. 이는 새로운 껍질

을 입은 오랜 갈등이며, 처음 가는 길이지만 이미 가본 길이다.

2. 상담목표 및 상담방법 따라서 상담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어머니와의 갈등 해소, 어머니에 대한 새로운

표상 형성에 있다. 따라서 상담자는 엄마와 내담자와의 관계에 전적으로 상담의 초점

을 맞추어야 한다. 진로 이야기든 장학금이든 이야기의 출발이 어디이더라도, 내담자

가 어머니에게 느끼는 감정과 욕구, 두려움에 대해서 계속 조명해야 한다. 정리된 내

용에서 보면 내담자가 어머니로부터 경험하는 것은 '무시(‘니는 아무것도 아니다’)', '

기대(‘어서 돈이나 벌었으면’)', '내쳐짐(‘집을 나가라’)'과 같은 것이다. 이것을 이야기

하면서 상담자의 도움을 통해서 내담자는 어머니에게 '인정받고 싶고', '스스로 원하

는 것을 선택하도록 허용되며', '수용 받고 싶은', '칭찬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욕

구를 언어화하고 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담자는 이를 정서적으로 깊이 알아주고

수용해 주어야 한다. 이것은 내담자에게 교정적 정서 체험이 될 것이다. 상담자는 내

담자가 원하는 바로 그것을 지금-여기에서 충족시켜 줌으로써 내담자가 자신의 왜곡

된 뿌리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작업은 과거와 현재를 모두 오갈 필요가 있다. 현재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위와 같은 작업이 이루어짐은 물론이요, 과거의 상호작용(예, 어머니가 아플 때 돌봐

주지 않은 것, 자신을 버려두고 간 것 등)에 대해서도 내담자의 깊은 상처와 소망, 좌

절감이 표현되도록 촉진하고 이를 상담자가 담아주고 이해해 주어야 한다.

아울러 상담자는 내담자가 건전한 자기 가치감을 갖도록 도와야 한다. '투사'의 방

어기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흔히 매우 낮은 자존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담자

는 엄마로부터 칭찬이나 인정을 받아보지 못해서 오히려 칭찬이나 인정에 대해서 갈

구한다. 이것은 다소 비현실적인 진로 계획과 포부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오히려 어

머니의 비난을 부르고 있다. 상담자는 먼저 진로계획 이외의 영역부터 내담자가 잘 기

능하고 있는 면들을 찾아 계속 알아주고 격려해 줄 필요가 있다. 스스로 용돈을 벌면

서 꿈을 키우는 모습, 미술공부를 하지 않은 채 입학했으나 공모전에 입상할 수 있었

던 실력, 큰 병을 성숙하게 이겨낸 것, 상담을 받으려는 적극성, 어려운 사정에도 꿈을

잃지 않고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려 노력하는 점 등 내담자의 장점은 많이 있다. 상담

자의 격려와 인정을 통해서 자신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믿음이 생긴 후 내담자의 비

현실적인 진로 계획과 포부를 점진적으로 직면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내담자의

비현실적인 진로 계획에 대해서 바로 직면하지 않는 이유는 이것이 내담자의 왜곡된

인정욕구와 결합되어 있어 합리적으로 작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

담자의 자기 가치감을 강화하는 작업을 하면서 조금씩 진로 계획에 대해서 다루는 것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랑 집에 있는 게 불편해요 29

이 보다 바람직한 것 같다.

앞에서 내담자의 주요 방어기제로서 분열과 투사를 언급하였다. 상담자는 분열과

투사의 기제를 다루는 전략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분열과 투사를 다루는 기법 중 하

나는 ‘나쁜 표상과 좋은 표상을 병치시키기’라는 것이다. 분열과 투사를 사용하는 내

담자는 전반적으로 나쁜 표상에 온통 몰두되어 있다. 이 때 상담자는 대상의 좋은 측

면에 대해서도 떠올릴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머니는 내담자를 박

해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한없이 나빠 보이는 이 어머니는 내담자를 지금껏 키운 사람

이다. 내담자가 병이 들었을 때 옆을 지킨 것은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였다. 어머니

는 실패한 결혼생활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고 현재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자식을

키우는 한부모이기도 하다. 어머니의 가정배경, 상처, 바람에 대해서 내담자와 함께

탐색하면 어머니의 이상하고도 나쁜 행동이 더 헤아려 질 수 있을 것이다. 어머니가

전적으로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미성숙하고 약한 한 인간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 어머니에 대한 몰두와 원망을 떠나보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3. 총평 전반적으로 상담자는 내담자와 안정되게 상담을 이끌어 왔다. 내담자가 어디에서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을 상담에서 얻게 된 것은 이 내담자

에게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상담자가 놓친 부분들이 있다면, 1) 어머니에 대한

보고가 왜곡될 수 있으며 그 왜곡으로부터 내담자를 이해해야 한다는 점, 2) 내담자의

진로 문제는 표면일 뿐이며 진짜 문제는 모-녀 갈등이므로 모-녀 갈등에 포커스를 맞

추어야 한다는 점, 3) 성장과정에서 내담자에게 결핍된 양육(인정, 자율성, 허용, 칭찬)

에 대해 내담자가 통찰, 애도할 수 있도록 촉진시키는 것, 4)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결

핍된 양육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대상을 만나게 하는 점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상담

자는 내담자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소중히 여기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이미 내담자에

게 치료적이다. 이러한 바탕 위에 상담자와 내담자는 어렵고 힘든 여정을 잘 감당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 여정의 끝에서 내담자는 ‘자신이 예전보다 더 낫게

느껴지고 이제는 어머니의 반응에 대해서 편안해 질 수 있는 잔잔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30 2015 상담사례연구집

“엄마가 떠날까봐 불안해요”류다정

(상담연구부)

Ⅰ 내담자 기본 정보

1. 인적사항§ 정수정(가명), 여, 만 20세 § 대학생(3학년 재학중)

§ 주거지: 김해시(자취중) § 인문계 고등학교 졸업 후 수시 입학

§ 가족 경제수준: 중하 § 전공만족도: 높음(학점 3.8/4.5)

§ 가족 분위기: 화목하지 않음 § 종교: 기독교

2. 상담진행사항[접수면접] 2014/11/08 → [1회기] 2014/11/21 → [2회기&검사진행] 2014/11/22 →

[검사진행 ] 2014/11/28 → [3회기 ] 2014/12/06 → [4회기 ] 2014/12/12 →

[5회기 ] 2014/12/23 → [6회기 ] 2014/12/30 → [7회기 ] 2015/01/09 →

[8회기 ] 2015/01/12 → [9회기 ] 2015/01/30 → [10회기 ] 2015/02/11 →

[11회기 ] 2015/03/06 → [12회기 ] 2015/03/20 → [13회기 ] 2015/03/27 →

[14회기] 2015/04/04 → [15회기] 2015/04/11 → [16회기] 2015/04/17(예정)

3. 내담경위 및 이전 상담 경험§ 내담경위: 자신의 친구가 본원 모니터 요원인데, 본원이 이곳에 생긴 것을 알고,

상담을 받고 싶어서 찾아 왔다고 함

§ 이전 상담 경험: 대학교 2학년 1학기 때, 대학교 상담실에서 우울감 및 성문제 때

문에 5개월 상담 받았으나 내담자는 상담선생님도 본인도 상담 약속을 잡았다가

시간을 깜빡해서, 상담자에 대한 신뢰도가 낮았다고 함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가 떠날까봐 불안해요 31

4. 호소문제 1) 가족문제애정욕구를 충족시켜주지 않은 부모에 대한 원망감 및 섭섭함이 있는 것으로 사료됨

2) 성격적인 어려움이 있음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이 공격적인데, 주변사람들에게 유하게 받아치기 보다는 신경

질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함(이런 것 때문에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것 같다) 상담

자를 꿈꾸기 때문에 내 성격이 이러면 안 되는데 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함(사람을

보는데 판단을 많이 한다고 함)

3) 나 자신에게 만족이 안된다.위의 문제로 큰 마찰은 없지만, 조금 더 유하게 하고 싶은데 자꾸 공격적으로 나오

니,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나는 왜 이럴까"와 같은 생각을 많이 하면서 만족을 못

한다고 함

4) 남자가 어렵다내담자는 자신이 야동과 같은 것들을 많이 보는 편인데, 이 때문에, 순수하게 남자

를 사람으로 대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자꾸 성적인 생각이 들면서 불편함이 느껴진다

고 함. 그러면서, 자신의 전공이 '상담'인데, '성'에 대한 자극에 약한 것 같다고 하면

서, 이 때문에 고민이 되어서 대학교 상담실에서 상담도 받았다고 함

5) 자괴감이 듦야한 동영상을 보는 것이 잘 사라지지 않아서 자괴감이 많이 든다고 함(기독교인으

로서 드는 자괴감이 크다고 함) 그리고 감정기복이 심해지는데, 대학교에서 상담 받을

때 우울감이 심했다고 함(명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음적으로 힘들었다고 함) / 내

자신을 볼 때, 다른 사람처럼 열심히 살지 못할까, 바쁜 상황에 있으면 멘붕이 오는

편이라고 함. 특히, 과제가 많거나, 활동이 겹치는 등 내담자를 압박하는 것이 많을

때, 무기력해진다고 함(내담자는 평소엔 잘 웃고, 감정적인 것을 잘 드러내는 편인데,

우울할 때는 전혀 그런 게 없고, 무감각하고 무기력해짐) 모난 성격이 깎였으면 좋겠

다. 자신에 대해서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 많은데, 나를 아껴야 하는 것 같은데 그러다

이기적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 성격이 둥글둥글해졌으면 좋겠다고 함

32 2015 상담사례연구집

5. 인상 및 행동관찰§ 접수면접자: 안경을 쓰고 다소 긴장된 표정의 내담자는 초반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다소 어색해 하였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야기 하는 것을 편안해

함. 내담자는 공손한 태도에 눈 맞춤 및 위생 상태는 적절하였음

§ 상담자: 상담시간에 지각을 많이 하며, 초반에는 여대생인편 치고 화장이 미숙하

고 외모를 꾸미지도 않고 목소리도 작아서 잘 들리지 않았었음. 그러나 시간이 지

날수록 외모를 꾸미기 시작했으며 목소리에 힘이 생김

6. 가족관계§ 부(만 56세): 고등학교 졸업, 용접일 하고 있음. 내담자 초등학교 5학년 때 이혼.

내담자 고등학교 전까지 변변한 직업이 없었음. 술을 좋아하시며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지만 아빠 위주로 이야기하며 본인을 이해해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보고. 아빠는 고독해보이며 인생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고 보고

§ 모(만 51세): 중학교 졸업, 화장품 판매 및 야간에 식당일하며 생계유지. 여행을

가면 돈 아끼라고 잔소리부터 하지만 뒤에서는 여행용품을 준비해주는 좋은 분이

라 보고. 내담자처럼 성격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으며 내담자 고등학교 전까지

경제적 문제로 어려워서 아무 이유도 없이 내담자에게 화낸 적이 많았다고 하며

그 당시 힘들었다고 보고

§ 오빠(만 23세): 대학생, 장남으로서 책임감이 강하다고 함. 얼마 전 하사로 전역.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본인 용돈을 벌었으며 부모에게 손 벌리려고 하지 않는다고

함. 그래서 그런 오빠가 기특하게 여겨진다고 보고

7. 내담자 발달력경제적인 문제와 술 마시고 외박하며 늦게 들어오는 아버지로 인해 어릴 때부터 집

안에 싸움이 끊이지 않았다고 함. 부모님이 내담자 초등학교 5학년 때 이혼하였으며,

내담자는 6학년 때 오빠를 통해 이혼한 사실을 알게 되었음. 이혼 후 초반에는 아버지

에게 생활비를 받았었으나 갑자기 연락두절이 되어 어머니가 백방으로 찾아보고 연락

을 해 보았으나, 2년 이상 연락이 안 되었다고 함. 이 시기 내담자의 어머님은 낮에는

방문 화장품 판매를 하고 밤에는 식당에서 일하시면서 생계를 유지함. 그러다, 내담자

초등학교 졸업하는 겨울방학에, 어머니가 아버지를 찾아 내담자와 오빠를 아버지가

있는 강원도에서 살라고 아버지에게 보냈음.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아이들을 보낸다는

연락을 받지 못한 상황이어서 1주일 만에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지만 이에 내담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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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엄마가 떠날까봐 불안해요 33

굉장히 힘들어했으며 상처를 받았다고 보고. 집안 사정도 계속 좋지 않았으며 어머님

이 내담자와 오빠에게 신경질을 많이 부렸고, 이 과정에서 오빠는 어머님에게 반항하

면서(나한테 해 준 것도 없는데 왜 그러냐면서) 갈등이 컸지만 내담자는 말해봤자 무

슨 소용이 있냐며 조용히 있었다고 함. 내담자는 중학교 때부터 형편이 어렵고 분위기

가 좋지 않은 집보다는 학교 다니는 걸 훨씬 좋아했으며 중,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놀

고 이야기 하는 것 즐겨 하는 편이었다고 함. 현재는 아버지가 타지에 계시는데, 내담

자가 고등학교 올라갈 때쯤 일자리를 얻어서 집안에 안정기가 찾아왔다고 함

8. 심리검사 결과 (MMPI-2/SCT, HTP, KFD, K-WAIS, Rorschach)1) K-WAIS전체지능 121로 우수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언어성 지능 118, 동작성 지능120으로 두

지능간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안정성이 높은 소검사인 기본지식, 어휘,

토막짜기 소검사에서 대답 가능한 수준을 고려했을 때, 지능지수가 123의 지적잠재력

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으며 상황에 따른 기능수준의 차이도 크지 않

고 일관된 기능 수준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내담자는 직관력도 좋고 구조화된 친숙

한 상황에서 대처능력은 좋지만, 문제가 복잡해지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낯선 상

황에서 당황할 수 있다. 불안에 취약할 수 있으며 강박적인 성향이 있을 수 있어 예기

불안으로 실행능력이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

2) MMPI-2별다른 임상척도의 상승이 나타나지 않아 심리적 불편감은 그다지 크게 보이지 않

는다. 그러나 여성적 역할에 충실하여 자기주장을 하거나 주도적이지 못할 수 있으며

융통성이 부족할 수도 있다.

3) 문장완성검사(SCT)다른 사람의 비판에 민감해하며 부정적 평가를 받을까봐 두려워할 수 있다. 또한

아버지상과 남자상이 부정적이며 신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4) HTP § 집: 미성숙한 점이 있을 수 있으며, 관계에서 방어하려는 성향이 있을 수 있다고

가정해볼 수 있다.

§ 나무: 크기가 거대한 것으로 보아 과잉 보상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으며, 가지

가 종이 상단까지 닿는 것으로 보아 적대감이나 불편감을 느끼고 있을 수 있다.

34 2015 상담사례연구집

뿌리와 지면이 생략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불안정감을 느끼고 있을 수 있다.

§ 사람: 머리를 크게 그린 것으로 보아 정서적, 사회적으로 부적응하고 있다고 가정

해볼 수 있으며, 입이 강조되고 이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공격성이 있을 수 있다.

관점이 협소하며 상처받으면 집착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5) KFD가족관계가 경직되어 있을 수 있으며, 가족 내 친밀감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6) Rorschach관습성이 지나칠 수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인지적으로 융통적이지 않으며 본인이

지니고 있는 기존의 신념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심리적으로 생기가 없고

동기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정서적으로 위축되어 있을 수 있으며 주변 친한

사람들에게만 강렬하게 부정적인 감정표현을 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어 관계가 저해

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지나친 개인적 가치를 부여하고 다른 사람의 욕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욕구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으며, 자기애적 특징을 지

니고 있다고 가정해볼 수 있다. 더불어 과민하고 주변 환경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친

밀한 관계를 맺는 게 어려울 수 있으며 끊임없이 방어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Ⅱ 내담자 이해

1. 상담자가 바라본 내담자의 문제 이해높은 지적 수준을 지니고 있음에도, 애정욕구를 충족해주지 않는 부모에게 불편감

및 분노감정이 있으며, 기본적인 신뢰가 깨져 상처가 극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가 잘못되었구나, 난 못난 아이구나, 그래서 날 버렸구나’라는 마음으로 인해

자존감도 떨어졌을 수 있으며 부모에게서 버려질 것 같은 두려움과 트라우마를 억압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외부에서 본인의 취약점을 건들일 때 그 부분이 본

인의 취약점임을 알지만 못 받아들이고 예민하고 방어하는 경향으로 관계에서 어려움

을 겪을 수 있다. 더불어 내담자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이와 관련한 적응적인 대응이

어렵고, 이 때문에 신경질적이고 정서적인 반응으로 일관되는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기존의 신념에 고착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인지적으로 융통성을 발

휘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으며, 관점이 협소하여 상처받으면 집착적으로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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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엄마가 떠날까봐 불안해요 35

대범하게 넘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건강한 남자에 대

한 모델링도 어려운 상황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내담자가 상담에 대한 의지가 높으며, 성장에 대한 욕구가 있는 바, 가족 관

계와 관련해서 어린 시절부터 안정적인 애착관계에 어려움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

했던 것으로 여겨지는 바, 이와 관련한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2. 내담자의 자원, 보호요인 및 위험요인1) 자원§ 상담에 대한 의지가 높으며 성장에 대한 욕구가 있음

§ 전공에 대한 만족도가 높음

2) 보호요인§ 신앙공동체 및 대학교 종교동아리라는 사회적지지 체계가 있음

3) 위험요인§ 지지적이지 않은 부모

§ 융통성 없는 사고 및 신념

Ⅲ 상담목표 및 접근방법

1. 상담목표§ 성격이 유해졌으면 좋겠다(1회기).

§ 가족관계에서 겪었던 상처를 다룬다(5회기).

2. 상담의 전략 및 접근 방법§ 가족 관계와 관련해서 어린 시절부터 안정적인 애착관계에 어려움이 있었겠으며,

정서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여겨지는 바 이와 관련한 개입이 필요하겠

음. → 부모와의 갈등 영역에 대한 파악, 본인과 부모 관계에 대한 이해, 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

36 2015 상담사례연구집

§ 내담자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이와 관련한 적응적인 대응이 어렵고, 이 때문에 신

경질적이고 정서적인 반응으로 일관되는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여겨지므로, 자신

만의 스트레스 대응책들을 만들어 가보면 좋겠음

3. 슈퍼비전에서 도움을 받고 싶은 점§ 초기에 호소했던 관계문제나 성문제에 관해서는 내담자가 편해졌다고 더 이상 다

루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 하고 종결을 원하고 있습니다. 다루지 않고 넘어가도

괜찮을까요?

Ⅳ 상담과정 내용요약

1회기 (2014.11.21)

(녹음 동의 구함, 상담구조화, 상담목표 설정, 호소문제 파악)

(상담을 받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말 하는 게 공격적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말하

는 게 예쁘게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그 때 심적으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

이려고 하는 것 같지 않았어요. 사람이랑 관계에 있어서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스타일이고 예민하다고 생각해요. 신청할 때쯤 사람들이 나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것

같고 나의 공격적인 말, 히스테릭컬한 반응에 다른 사람이 상처받아 내가 나쁜 사람처

럼 인식될 것 같았어요. (공격적인 말투가 어떤 거예요?) 농담을 해도 유하게 받아쳐

도 되는데, 쏘아붙여요. (쏘아붙이는 말투는 뭐예요?) 다른 사람이 잘못하면 “네가

그래서 그렇지” 이러거나, 다른 사람의 농담도 잘 못 받아요. (그래서 관계가 안 좋아

진 적이 있었나요?) 그런 건 없었어요. 그런데 저 자신 혼자 걱정이 되는 거죠.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으니깐. 내 행동이나 말이 나쁜 평가를 받고 그렇게 비추어질 까봐

요. (주변 사람들은 공격적인 말투에 어떤 반응을 보여요?) 당황해요. 그리고 웃어

넘겨요. 사람들과 소통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느낌이 어때요?) 음...

그냥 그 때 순간은 어땠는지 잘 모르겠어요. 내가 의사소통이 잘 안되나 생각이 들어

요. - 중략 - (야동을 많이 봐서 불편하다고 하는데 좀 더 이야기 해줄 수 있어요?)

저한테는 그런 유혹이 큰 것 같아요. (일주일에 몇 번 봐요?) 지난주는 안 봤는데 일

주일에 한 번 봐요. 집에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때 봐요. 절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잘 안 돼요. (그럴 때마다 내가 어떻게 느껴져요?) 예수님 말씀대로 못살고, 내

가 그렇지 뭐. 자책을 많이 하게 되어요. 아무래도 야동 영향인지 남자들도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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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떠날까봐 불안해요 37

문뜩 남자들 대할 때 장면들이 떠올라서 남자들은 그런 동물들이라 생각 들어요. 그래

서 거리감이 느껴져요. 제가 순수하지 않으니깐. 이런 제 자신을 못 받아들이는 것 같

아요. - 중략 - 제가 친해지면 사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처음에는 가면 쓴 것

처럼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는데, 친해지면 무시하거든요. 그래서 친구가 상처받고 사

이가 갈라진 적이 있었어요. 원래 성향이 제 성격이 사람이 편해지면 말을 함부로 하

고 상처주고 그런 것 같아서 걱정돼요. (상담을 통해서 어떤 걸 이루고 싶나요?) 그

냥 제가 성격이 유해졌으면 좋겠어요. (성격이 유해진 걸 어떻게 알아요?) 다른 사람

이 어떤 말을 해도 ‘아~’ 이러면서 받아줄 수 있는 사람 (어떤 포인트가 예민해요?)

수정이 맨날 지각하네, 그러면 방어하는 것 같아요. 제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

으면 ‘니는?’ 이라고 예민해져요.

2회기 (2014.11.22) (검사진행)

아빠가 술을 많이 드시고 외박하고 다른 여자 집에서 자고 그래서 엄마가 헤어지자

고 하셨대요. (이혼했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어요?) 중학교쯤에요. (어땠어요?) 덤덤

했어요. 그럴 줄 알았다. 오빠가 알려줬어요. - 중략 - 아빠가 다른 일을 하러 강원도에

간 이후에 연락이 안 되었고, 아빠가 생활비를 안줘서 엄마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

요. 그래서 엄마가 아빠 수소문해서 이제 할 만큼 했다고 해서 저 초등학교 졸업하고

겨울에 저희를 아빠한테 보냈어요. 애들이랑 울고불고 다 헤어지고 인사하고 강원도

갔는데, 막상 아빠도 자리 잡은 상황이 아니었어요. 아빠가 상황이 안 되니깐, 강원도

에서 1주일 있다가 다시 부산에 왔어요. 엄마가 일방적이었던 것 같아요. 데리고 잘

살라고. 아빠가 당황하더라고요. 이럴 줄 몰랐다고. 그래서 아빠가 같이 있을 상황이

아니라고(방 한 칸 집) 다시 돌려보내셨죠. (그 때 어땠어요?) 어... 좀 힘든 상황이었

던 것 같은데 힘들지 않으려고 했어요. 내색을 하지 않았어요. (그 때 화가 났을 것

같아요) 엄마 아빠가 오죽 했으면 그랬을까 생각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내색을 안했

어요. 그 때 생각하면 먹먹해요. - 중략 - 초등학교 때 다니던 교회에 강원도 간다고

인사하고 그랬는데, 돌아오고 나서 다시 가기 그런 거예요. 그런데 사촌언니가 자기가

다니는 교회 가자고 해서 그 쪽으로 갔어요. 중학교 때 오빠가 한창 사춘기고 엄마는

생활고 때문에 엄청 많이 싸우고 집안 분위기 살벌했어요. 그래서 중학교 때 학교가

더 좋았죠. (수정씨도 사춘기였는데) 저는 말을 아예 안했어요. 엄마가 화내는 거 다

듣고. 해봤자 무슨 소용 있어요. - 중략 - 저는 꿈이 청소년 상담이었어요. 교회 다니면

서 교회선생님이랑 이야기할 때가 있었는데, 교회선생님이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게 좋았고, 내 이야기를 털어놓는 게 좋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상담을 전공으로 선

택하게 되었어요.

38 2015 상담사례연구집

3회기 (2014.12.06)

동아리에서 게임을 하는데 규칙을 모르니깐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더니 언니 하나가

‘그냥 하자’ 신경질적으로 이야기해서 저도 ‘입 다물고 있을게요. 이랬어요. 그리고 규

칙을 모르고 하니깐 다른 오빠도 신경질적으로 말하는 거예요. 그래서 둘이 친하니깐

제가 그 언니한테 신경질적으로 말하니 그 오빠도 저한테 신경질적으로 말하는 것 같

고, 제가 잘못 말한 것 같은 거 같은 거예요. (주변 사람들 반응은 어땠어요?) 다들

추리하고 본인들 카드 보느냐 신경 안 쓰는 것 같았어요. (그 때 어땠어요?) 왜 화를

내지? 뜬금없이? 이런 생각이 들고 당황했어요. 기분도 나빠지고. 티는 안냈는데. 기분

상하고. 그 사람이 먼저 나한테 신경질적으로 말했는데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건가? 생

각도 들었죠. 내가 말을 너무 세게 했나? 그 생각도 들고 그 언니한테 미안하기도 하

고. 그런데 왜 나한테 그렇게 말을 하지? 그런 상황도 아닌데 이상하다 생각도 들었어

요. - 중략 - 그 언니가 신경질적으로 반응해도 제가 둥글게 반응했으면 되었을 것 같

은데, 그렇게 말을 못해서 그 언니한테 잘못한 것 같아요. 이런 걸 잘 받아쳤으면 그

오빠의 버럭을 듣지 않아도 되었을 것 같아요. - 중략 - (수정씨가 건드려지는 부분

이 어떤 부분인가요?) 절 무시하는 거요. 잘 모른다고 하면 배려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 친절하지 않잖아요.

4회기 (2014.12.12)

상담에서 말 하는 게 진짜 내가 느꼈던 것들인지 모르겠어요. 내게 가장 중요한 문

제가 맞는가? 괜히 말하는 건가? 그래서 상담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말하는 내

역과 이질감이 느껴지나 봐요)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데 심각하게 말하는 것 같고. (어

떤 게 안 심각했어요?) 대인관계에서 큰 갈등이 있었던 건 아니었는데, 상담에서 이야

기하는 게 맞는 건가? 내가 공격적으로 말하는 건 알고 어떻게 말하면 부드럽게 말하

는지 아는데. 굳이 상담하면서 그래야 하나. 항상 상담에 오기는 하는데 내 생활을 돌

아보는 게 없는 것 같아요. 가긴 가야하는데 가길 싫다 (그런데도 왔네요, 처음에 상담

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떤 거였죠?) 개발원이니깐 청소년 지나가기 전에 상담을 정

식적으로 받아보자는 생각이었죠. 상담비용이 비싸니깐 그리고 주변에서도 상담 경험

이 필요하다고 하니 깐요. 상담자로 일하려면 내담자 경험이 필요하니 깐요. 상담자는

내적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하니 깐요. 그런데 혼자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모두

에게 불편감이 있어요. 그런데 혼자 해결할 수 있다면 여기에 오지 않아도 되는 거죠.

그런데 저는 수정씨가 수정씨만의 관점으로만 문제를 바라보지 말고,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 더 생각해보겠어요? 상담을

받을지, 아니면 혼자 해결해볼지) 고민을 했는데, 상담을 치열하게 하지 않았던 것 같

아요. 삶이 바쁘니깐 제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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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엄마가 떠날까봐 불안해요 39

5회기 (2014.12.23)

(심리검사해석)

6회기 (2014.12.30)

(지난주에 주제를 바꾸었어요. 가족으로. 거기에 대해 어떤 이야기부터 해보고

싶어요?) 엄마가 좋지만 힘들게 해서 싫어요. 중학교 때는 경제적이나 상황적으로 힘

들어 저랑 오빠한테 신경질을 많이 냈죠. 지금은 경제적으로 괜찮으니깐 괜찮은데 어

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몰랐어요. - 중략 - (어떤 말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세요?) 네

가 그렇지 뭐. 비속어, 욕하고. 때리기도 하고. 잡히는 대로 다 때리고 손으로도 때리

셨어요. 그리고 계속 퍼부으세요. 그러면 전 가만히 듣고 있고. 어차피 거기다 무슨 말

을 해도 안 멈추거든요. 오빠가 개기면 엄마가 더 그러니깐 그걸 보고 배웠죠. (언제

화가 꺼지세요?) 반나절, 밥 먹을 때쯤. (어떤 걸 화내세요?) 집안일 안 되어 있을 때

요. 그리고 본인 기분 안 좋을 때요. - 중략 - 엄마가 집안일 어느 정도 하다가 갑자기

화내요. 쌓이다가 터지거든요. “너는 엄마가 집안일 하는데 안 도와주나?” 이렇게요.

엄마는 알아서 다 해주길 원해요. 말 안하면 모르는데. (그러면 수정씨는 어때요? 엄

마한테 원하고 바라는 마음이 있었을 것 같은데) 화 좀 안냈으면 좋겠다. (역할극)

(엄마가 어땠길래 수정씨와 거리가 이렇게 멀어졌을까요?) 엄마가 저한테 욕할 때.

가끔씩 혼잣말인지 들으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쌍욕하시고. (그러면 나는 어때요?)

흘려들으려고 하는데 그게 영향을 안 받지는 않아요. 반발심밖에 안 들어요. 딱히 엄

마도 잘 해주는 게 없으면서. 엄마는 우리한테 미안하지도 않냐고. (내가 너네한테 뭐

가 미안해야 하는데?) 아빠랑 이혼하고 미안하다는 말도 없고, 신세한탄을 우리한테

하고. 걸핏하면 아빠한테 가라고 하고. 그래도 우리한테 미안하다고 했었어야지. 아무

리 아빠 잘못이 크지만. 아빠는 그래도 미안하다고 했단 말이야 (울음) 엄마는 나한테

미안한 거 없이 화만 내고. 엄마가 왜 그런지 이해하지만. 엄마가 나한테 아빠한테 가

버리라고 할 때 그런 말 안했으면 좋겠어. (가버리라고 하면 어떠나요?) 그냥, 나를

돌보는 게 싫은 건가. 나를 키우는 게 부담스럽고 싫은 일인가. 아빠한테 가봤자 더

나아질 거 없다는 거 아는데. 엄마가 힘들어하는 거 알겠는데. (지금 마음이 어떤가

요?) 지금 이렇게 말해도 불안한 것 같아요. 무서워요. 엄마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말

을 했지만 엄마는 또 다시 화낼 것 같고. (그러면 역할을 바꾸어볼까요? 엄마가 자

꾸 그런 말 하면 날 돌보기 싫은 것 같아서 아빠한테 가버려 그러면 나 속상하고

마음이 아파. 그리고 지금 이렇게 말하는 것도 무서워. 엄마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으니 깐.) 엄마한테 듣고 싶은 말 하고 싶어요. 미안해. 엄마가 혼자서 꾸려가

는 게 힘들어서 그랬어. 그래도 그런 말 하는 게 아닌데. 어쩔 수 없었어. 그런 상황이

었던 걸 너네가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너네와 상의 없이 이런 상황을 겪게 한 것도 미

40 2015 상담사례연구집

안해. 나를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엄마한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수정씨 마음은 어

때요?) 진짜로 엄마가 조근조근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 왜 우리한테 미안한 감정을

가져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엄마뿐만 아니라 우리도 너무 힘들었던 거 알아줬

으면 좋겠고, 조근조근 이렇게 이야기해줬으면 내가 덜 힘들 것 같고.. 엄마도 엄마 스

트레스 풀 곳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은데 (그렇게 이해하기에는 마음에 속상한 게

많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라도 이해를 안 하면 힘들 것 같았어요. 그렇게 노

력했는데도 엄마에 대한 분노가 남아있었던 것 같아요. 엄마가 힘드니깐 그렇게 하는

거다라고 자신을 납득하려 하지만 그래도...그래도 뭔가 엄마에 대한 원망 같은 게 있

었던 것 같아요. 엄마에 대한 반발심도 있었던 것 같고. - 중략 - 이제 와서 이런 이야

기(사과) 들어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 생각 들어요.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 같아요.

내가 힘든 걸 알아주는 것 같고. 상황극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엄마가 그런 이야기 해

주면 좋겠어요.

7회기 (2015.01.09)

(수정씨가 갈등을 해결해나가야 할 대상은 엄마인 것 같아요. 엄마한테 이런 이

야기를 하면 어떨 것 같나요?) 제 말과 마음을 알아줄 것 같지 않아요. 엄마가 그렇

게밖에 할 수 없는 이유를 말하면서 화를 내고 미안해 할 이유가 없다고 할 것 같고.

엄마는 방어할 것 같아요. 오빠랑 싸울 때도 너네한테 미안할 필요 없다고 해요. 그리

고 TV보면서 그런 이야기 나오면 아빠가 외박하고 술 마시고 그래서 이혼했다고 그

래요. - 중략 - 엄마는 왜 아직도 사과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엄마는 진짜

미안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엄마가 살려고 그렇게 한 것 같아요. - 중

략 - 엄마 앞에서 왜 아빠가 사라졌냐고 묻지 않았어요. 엄마한테 물으면 ‘너네 아빠

찾아서 거기 가서 살아’ 할 것 같았거든요. 엄마도 아빠도 서로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했어요. (중간에서 난감했겠네요) 그러다가 아빠가 사라졌을 때 엄마가

저희한테 실종신고 하라고 했어요. 엄마가 하면 되는데. 그래서 경찰서에서 실종 신고

하러 갔는데 어린 애는 실종신고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집에 온 적도 있어요. 그

리고 경제적인 것도 ‘너네가 해라’ 이러고. 엄마가 하면 되는데, 저희는 미안하거든요.

그런 말 하는 게. 그렇게 시키지 말라고 해도 엄마는 아빠랑 이야기 할 이유가 없다면

서. 엄마 눈치를 많이 본 것 같아요. - 중략 -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런 것 같아요. 저

사람이 날 받아줄 것 같지 않고 저도 벽을 쌓고 있고. 사람들 사이에 섞여있어도 서로

친한 것 같지 않아요. - 중략 - 저는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 느낌

을 받으면 어떨 것 같아요?) 펑펑 울 것 같아요. 교회를 안다니다가 열심히 다녔잖아

요. 거기서 내 존재 그대로를 이해하고 받아준다고 하니깐. 그게 제 제일 기본적인 욕

구였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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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엄마가 떠날까봐 불안해요 41

8회기 (2015.01.12)

저는 있는 그대로 제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는 것 같아요. 더 나은 사람이 되

고 싶어요. 제 자신의 모습을 다 드러냈을 때 받아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아요. 중

학교, 고등학교 때 애들한테 제 모습 그대로 보여줬을 때 애들이 안 좋아하는 것 같아

서 더 예쁘게 말하려고 노력했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더 나은 사람

이 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관계에서 튕겨져 나갈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이 되

고 싶었어요?) 착한 사람 (착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에요?) 힘들 때 같이 있어주고,

같이 놀아주고, 화내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사람이요. 힘든 사람 도와주고. 그런데 부

담되어요. 힘들 것 같은데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니 깐요. 그런데 그런 척 하니깐 위

선적인 것 같아요.

9회기 (2015.01.30)

오랜만에 신발정리 했는데, 엄마가 누가 했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그리고 너가 했냐

고 물어 보실 길래 대답을 안했어요. 티내기 싫고 좀 그래서 어색하고 칭찬받으려고

안달 난 것 같아서요. 사소한 일이잖아요. 신발정리, 그런데 여기서 인정받고 싶은데

작은 일이니깐. (어느 일에서 칭찬받고 인정받고 싶은데요) 뭐 상을 받거나 그런거

요. 그런데 이런 건 애기 같아요. 그래서 말을 안했어요. (엄마한테 이야기했으면 어

땠을 것 같아요?) 니가? 이러면서 별 말 안하셨을 것 같아요. - 중략 - 제 스스로 필요

성을 느끼면 집안일 하는데 엄마는 그 때를 못 기다리는 것 같아요. 제가 집에 있으면

엄마가 억울해하는지 집안일 항상 시키거든요. 내가 이렇게 일을 하는데 너는 집안일

이라도 해라! 이런 식이죠. (그러면 수정씨는 어떻게 해요?) 일단 알겠다고 해요. 도

와줘야할 것 같으니깐. 그리고 놀다가 까먹어요. 엄마한테 한 소리 들을 것 같아도 안

해요. 하면 집안평화가 유지될 텐데 그냥 하지 않아요. 그러면 엄마는 밖에서 뼈 빠지

게 일하고 오는데 집안일 안한다고 화를 내죠. 그러면 저는 가만히 있어요. 제가 잘못

한 것 같으니깐. (엄마의 입장은 집안일이 의무고, 수정씨 입장은 집안일은 선의라

고 생각하는 것 같네요) 집안일은 제 일이 아니니 깐요. 그리고 안 해도 엄마가 다 하

니 깐요. (엄마와 집안일에 대해서 논의해보는 건 어때요?) 그래도 전 필요성을 느

끼지 않는 이상 안할 것 같아요. - 중략 - (엄마는 시켰는데 수정씨가 왜 안했는지

모르니 부정적인 피드백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엄마한테 내가 필요성 느

끼면 할 게라고 말하면 엄마가 기다려줄게 라고 말할 것 같지 않아요. 지난 번 빨래도

너는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했거든요 (엄마에게 이게 마른 줄 알았다라고 했었는

지요?) 엄마는 그래도 어떻게 이게 괜찮아 보일 수 있냐고 말할 것 같거든요. 엄마 기

준이 확고하니깐. 엄마랑 이야기하면 서로 자기 입장에서 이야기 하니깐 대화가 안 될

것 같아요. - 중략 - (엄마가 지금처럼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집안일 하면 칭찬해주

42 2015 상담사례연구집

면 어떨 것 같아요?) 엄마는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하다 생각하는데 칭찬해주면 으쓱해

지면서 잘하겠죠. 그런데 엄마는 첫 번째부터 이해 못할 것 같아요. 도와주는 게 당연

한 거고 이런 걸 왜 칭찬해줘야 하는지. - 중략 - 엄마한테는 무슨 말이라도 하지 말아

야겠다는 게 있었어요. 제 입장을 이해하지 않으려고 하죠. 이게 기본전제라 제가 어

떤 이야기를 해도 받아주지 않을 것 같아서 못할 것 같아요.

10회기 (2015.02.11)

오는 길에 택시 안에서 엄마와 다툼. 택시비가 걱정돼서 중간에서 내려달라고 하다

가 다시 목적지를 바꾸니, 엄마는 ‘숨기고 있냐? 너 거짓말 하고 있지? 엄마를 속이냐?’

는 식으로 반응. 엄마가 날 신뢰하고 나한테 잘 이야기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아닌 것 같다. 상담 간다고 하면 엄마가 ‘거기 왜 가는데? 그런 거 하지 말고 알바

나 해라’라고 말하고, 그러면 난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 엄마가 화내면 가슴이 철렁, 놀

람, 긴장되는 몸, 무섭다고 보고. 그러나 본인의 감정과 생각을 말해봤자 엄마는 받아

주지 않을 거라고 여김. 사람들이 가는 길로 가고 싶다. 나는 지금 사람들과는 다른 길

에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가는 길로 가면 혼자는 아닌 기분이 들 것 같다. 세상에 나

혼자밖에 없고 나만 유난하게 가족문제로 인해 혼자만 고통 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11회기 (2015.03.06)

동아리 사람 4명과 함께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기 시작함. 통학시간이 줄어들고 정

말 친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서 만족한다고 함. 교통비로 들던 돈과 아르바이트로 자취

비용 내고 있음. 엄마, 아빠에게는 각각 전화로 자취를 통보. 엄마의 반응이 긍정적일

줄 알았는데 뜬금포 없는 소리를 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서 당황스러웠지만 집

에 가서 집 동영상도 보여주고 같이 사는 사람들에 대해서 차근하니 설명하니 허락하

심. 아빠 또한 통보 식으로 들려 기분이 나빴다며 섭섭해 하심. 그리고 아빠가 섭섭해

하는 건 연락을 자주 안해서인데, 아빠가 본인에게 먼저 전화하는 적이 없어서 난감하

고, 전화를 해도 마치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하듯 생존소식만 전해서 대화가 반갑지

않음. 그리고 아빠와 통화를 하면 내 이야기는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아빠 생각을 자

식들이 받아들이기 원해서 불편함. 한편 엄마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 건 집안 사정이

안정된 고등학교 때부터였는데 ‘이제 이런 이야기도 가능한 관계가 되었나?’ 생각이

들며 좋았다고 함. 집안이 사정이 좋지 못하고 서로 대화를 주고받지 못하니 사람들의

농담에 어떻게 반응하고 받아칠지도 몰랐고 고등학교 이후에서야 주고받는 대화가 참

즐거운 거라는 걸 깨달았다고 보고. 그러나 여전히 타인과 대화할 때 칭찬을 들으면

의심스럽고 농담도 제대로 받아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어렵다고 함. 더불어 관계에서

본인의 부정적인 감정을 들어내면 엉망진창 될 것 같아서 무섭다고 보고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가 떠날까봐 불안해요 43

12회기 (2015.03.20)

(녹음 및 기록 못함)

13회기 (2015.03.27)

상1 : 우리 상담목표가 뭐였죠?

내1 : 가족관계

상2 : 최근에 어떤 것 같아요?

내2 : 가족관계요? 어... 그러니깐 가족이라는 개념이 좀 약해진 것 같아요. 이제 집에서 따

로 나와 살고, 아빠랑도 따로 사니깐. 원래 같이 지내던 가족이라는 그 개념이 좀 약

해진 것 같아요. 아빠랑도, 아빠랑도 연락을 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이전까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빠랑 계속 연락을 하고 지내겠다고 생각을 하고 그렇게 했는데. 요

새는 뭔가 아빠한테 연락하는 것도 좀 그럴 여력이 없달까. 그럴 필요성도 뭔가 안

느껴지는 것 같고 이제. 그냥 각자 각자의 생활을 하는 것 같아요. 엄마랑도 이야기

하고 싸울 그럴 시간도 없으니깐. 같이 지낼 시간도 없고 교류하는 시간도 없고. 그

냥 관계가 나빠질 것도 나아질 것도 없는 그런 상황인 것 같아요. 그런데 확실히 떨

어져있으니깐 엄마가 걱정되는 게 있고 그래요.

상3 : 엄마가 수정씨를 걱정하는 거예요 아니면 수정씨가 엄마를 걱정하는 거예요?

내3 : 엄마가 좀 그냥 뭐라고 해야 하지 떨어져있으니깐 애틋해지는 그런 마음. 저도 그런

것 같아요. 많이 안보고 있으니깐 애틋해지는 거지. 안 싸워서 좋기는 한데 감정 상

할 일이 없어서 좋기는 한데. 더 나아질 게 없죠. 기회도 없고. 그래서 요새는 가족관

계에 대해서 많이 스트레스 받거나 고민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상4 : 더 나아질 게 없다는 건 어떤 거예요?

내4 : 더 이렇게 교류하고 이야기하고 그래야 뭔가 부딪혀야 뭔가 그런 기회? 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기회도 없는 거죠. 제가 엄마에 대한 생각이 좀 바뀌는 거 말고는 그거

말고는 별로 나아질 게 없을 것 같아요. 지금 이러한 상황에서

상5 : 엄마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변했다는 거예요?

내5 : 예전에는 원망하고 뭔가 엄마라는 존재를 생각할 때 음……. 뭔가 긍정적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상6 : 밉고 그랬던 거죠?

내6 : 네. 그런데 나름대로 그저 그렇게 엄마를 담담하게 생각한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

면 그런 건 아니었던 것 같고. 그런데 요새는 조금은 확실히 엄마가 변하는 걸 기대

하는 건 아니고 이제 내가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상7 : 어떻게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내7 : 갑자기 엄마가 버럭 화를 내고 예전과 같이 똑같이 행동한다고 해도 그냥 상처받고

기분 상해하는 게 아니고 나를 다잡아야겠다는. 다잡으면 엄마도 괜찮으실 것 같기

도 하고. 그리고 일단 제가 먼저 잘하고 엄마 화낼 일 안하면 되니깐.

44 2015 상담사례연구집

상8 : 그렇게 바뀌는 과정이 어떤 것 같아요? 전보다 편한 것 같나요 아니면 좀 버겁게 느

껴지는지. 사실 엄마의 하나하나가 엄마가 나쁜 사람이고 엄마가 너무 밉고 왜 저렇

게 소리를 지르는지 모르겠고 좋은 엄마라면 저러면 안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엄마에 대한 생각을 바꾼다는 게 어떤지?

내8 : 그게 맞는 것 같고. 그러니깐……. 엄마를 바꿔야겠다보다는 부담이 덜 한 것 같아요.

엄마랑 이야기를 해서 풀어나가야겠다 보다는 부담감이 덜 한 것 같고 그래도 내가

스스로 노력하지만 그래도 엄마가 똑같이 반응한다면……. 그 때 나는 지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고. 그래도 내가……. 달라지는 거……. 다르게 반응하는 거.

그게 좀 나은 것 같아요. 막 마냥 부담스럽지는 않아요.

상9 : 그러면 최근 수정씨의 반응들이 엄마한테는 달랐을 거 아니에요. 수정씨의 다른 반

응에 엄마가 어떻게 대처했는지 궁금해요.

내9 : (침묵 20초) 음... 잘 모르겠어요. 엄마가 화내면 저도 똑같이 화를 낸 것 같은데.

상10 : 엄마가 뭐라고 화내면 수정씨는 어떻게 화내요?

내10 : 내용은 생각이 안나요. 내용은 생각이 안 나는데. 엄마랑 그 상황만 생각이 나죠. 엄

마는 진짜 말로 안 되는 거 가지고 불라불라 화를 내면 저도 똑같이 반응하죠. 그

런데 그게 제가 말하는 변화된 반응은 아닌 것 같아요. 그건 변화된 반응이 아니고

요 (웃음).

상11 : 어떻게 변하고 싶은데요? 엄마가 사소한 거에 불라불라 화를 내고 “빨래도 안 개어

놓고. 엄마가 일하고 들어왔는데 너는 집에서 빈둥거리기만 하고 놀기만 하고”라고

화를 내면 마음이 어때요?

내11 : 욱 하죠

상12 : 욱! 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어요?

내12 : 시키는 일 안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하지만 참고 빨래 개어야 할 것 같

아요. 그런데 엄마 말을... (한숨) 일단은 잘 듣는 게...

상13 : 집안 평화를 위해 좋을 것 같나요? 아니면 뭐가 좋을 것 같나요?

내13 : 그것도 그렇고 일단은 엄마 말을 들어야 엄마가 빨리 풀리니깐. 그것도 그렇고

상14 : 엄마에 대해 지금 생각하면 어떤 마음들이 들어요? 엄마를 떠올리면.

내14 : 좀 갈피를 못 잡겠어요. 같이 있을 때는

상15 : 맨날 싸우고

내15 : 그러다가 떨어져 지내다보니깐

상16 : 애틋해지고

내16 : 이것저것 챙겨주기도 하고

상17 : 어떨 때 보면 참 미운 엄마고 어쩔 때 보면 참 좋은 엄마네요.

내17 : 갈피를 못 잡겠어요.

상18 : 어떻게 갈피를 잡고 싶은데요?

내18 : 그냥 항상 좋은 생각과 마음으로 엄마를 볼 수 있었으면... 엄마 딱 생각하면 음...사

랑하는 사람, 좋은 사람, 이렇게 딱 떠올랐으면 좋겠는데 뭔가 아직까지는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가 떠날까봐 불안해요 45

상19 : 소리 지르는 단점이 있는 엄마에요? 사소한 거에?

내19 : 지금 이렇게 애틋하고 다정하고 챙겨주는 게 좋기는 하지만 그게 언제 터질지 모르

는…….불안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 떨어져 살아야 하나 생각도 들기도 하

고……. 그렇죠.

상20 : 엄마가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는데, 좋기는 하지만 버럭 소리 지르는 엄

마로 기억되고 싶지 않은 거예요?

내20 : 네. 단서가 붙잖아요. 좋기는 한데 엄마가 잘해줘서 좋고, 잘 챙겨줘서 좋은데, 이게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그러니깐 무조건적인 신뢰는 없는 것 같아요.

상21 : 엄마가 잘해주면 참 좋나 봐요. 그게 계속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고.

내21 : 그렇죠……. 그랬으면 좋겠죠.

상22 : 사소한 거에서 안 터트려주면 참 좋겠는데. 수정씨가 생각하는 사소한 것들. 설거

지, 빨래, 방청소, 또 뭐 있었더라? 예전에 이야기했던 내용들 중에서는? 다 집안일

이네요.

내22 : 그런데 엄마는 자기를 도와줘야 약간 사랑받는 느낌인 것 같아요.

상23 : 수정씨는 어떻게 해야 사랑받는 느낌인데요?

내23 : 그냥 같이 있는 거?

상24 : 그런데 같이 있기에는

내24 : 엄마도 나도 항상 안 맞으니깐, 시간이.

상25 : 엄마가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거는 수정씨가 집안일을 해줄 때 느끼고, 수

정씨가 사랑을 받는다는 느낌은 같이 있어야 사랑받는 느낌을 받네요.

내25 : 그런데, 엄마랑은 허허(웃음)

상26 : 엄마랑은 뭐요?

내26 : 엄마랑은 계속 같이 있으면 감정 상할 것 같아서 그냥 화만 그렇게 버럭버럭 안냈

으면 좋겠는데, 그것만 아니었으면 안했으면 좋겠어요. 속 끓는 소리만 안했으면

좋겠어요.

상27 : 속 끓는 예시 좀 들어줘요.

내27 : 그래 내가 너네 아빠한테 가라, 이제 다 했다. 더 이상 너네한테 해줄 이유도 없고,

아빠한테 가서 살아, 아빠라고 안하거든요, @@(이름)한테 가서 살아, 아빠한테 가

서 살아.

상28 : @@가 누구에요?

내28 : 아빠 이름. @@한테 가서 살라고 말하고. 너네 아빠한테 가라고 그렇게 속 끓는 소

리 한다든지.

상29 : 들을 때마다 화도 날 것 같기도 하고. 어찌할 수도 없고. 답답할 것 같기도 하고.

내29 : 아 돌이켜보니깐 엄마가 일상적으로 그런 거에 대해서 ‘니는 빨래도 안 해놓고’ 이

런 거에 대해서 신경질적으로 말하면 화를 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아빠한테 가라,

너네 내 혼자 다 키웠으니깐 이러고 말하면 그 때부터 입을 다무는 것 같아요.

상30 : 그런데 그 말은 사실 저는 불안하게 느껴지거든요. 그 말을 듣는 거 자체가. 너네

46 2015 상담사례연구집

가버려라, 필요 없다, 버림받는 느낌? 내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거? 엄마랑 떨어져

야 되나? 벌렁벌렁 거리게 불안한 말이거든요.

내30 : 요새는 뭐……. 최근 한 달간 동안 그 말을 안 듣기는 했지만, 다 크고 나서 그 말을

들으면 ‘아 또 시작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릴 때부터 엄마가 그 말 했으니깐

어릴 때 들으면 쿵했죠. 진짜 엄마가 우리랑 같이 사는 게 싫은 건가. 그래서 엄마

가 한창 이혼 소송할 때 저희한테 그런 말 했거든요 ‘너희 아빠한테 가서 살아라.

똑같은 말 했는데 저희는 그게 엄마 진심인줄 알고 판사 앞에서 증언을 해야 했어

요. 그 앞에서 “엄마랑 살래 아빠랑 살래?” 물어보니깐 “저희는 아빠랑 살겠습니다.

했죠. 그런데 그 말을 듣고 엄마가 충격 받은 거예요. ‘너희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며’ 그랬죠. 저희는 엄마 말 듣고 그렇게 한 건데

상31 : 오빠도 똑같이 말했어요? 오빠랑 합의하에 그렇게 이야기 한 거예요?

내31 : 네. 오빠도 아빠랑 같이 살자고 했죠. 서울이모한테 전화 와서는 엄마가 속상해서

한 말인데 너희가 그렇게 말해버리니깐, 너희가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되었다고 말하

는 거예요.

상32 : 이모한테 그 말 들었을 때 어땠어요?

내32 : 엄마가 그렇게 말했는데. 엄마가 말하라고 한 대로 말했을 뿐인데

상33 : 저는 그 말이 짜증나요.

내33 : 그랬어요. 어쩌라는 건지

상34 : 황당하고 가라고 그랬고 엄마는 그래서 가라고 해서 가겠다고 한건데. 엄마의 이중

메시지를 어린 나한테 어떻게 이해하라고 하는 건지, 툭하면 가버리라고 말하고 나

버리겠다고 말하는 사람한테 “아니야 나는 엄마랑 같이 살거야” 라는 어른들의 대

처법? 을 아이가 어떻게 알겠어요.

내34 : 그렇죠. 그래서 어쨌든 엄마는 어릴 때부터 입에 그 말을 달고 살았어요. 그래서 어

렸을 때는 큰 불안이었죠.

상35 : 실제로 누구랑 같이 살고 싶었어요?

내35 : 엄마죠. 그래도 엄마가 부산에 살고 있었고 살던데 계속 살고 있었고, 뭔가 아빠랑

도, 아빠도 그렇게 친밀했던 사이가 아니니깐. 그래서 차라리 엄마가 낫긴 나았죠.

상36 : 어휴. 많이 속상했을 것 같아요. 그 때 수정씨는 어떤 아이었어요?

내36 : 그 말을 들을 때요?

상37 : 네. 그 때도 뚱했었던 건지, 아무런 척 안했던 건지

내37 : 안 들리는 척 했죠. 안 들리는 척.

상38 : 그렇게 그런 말을 피하려고 노력했네요.

내38 : 네

상39 : 안 듣는 척

내39 : 방문 닫고 들어가 있고. (침묵 15초)

상40 : 그 때도 엄마가 그런 말을 하면 불안했었나요? 어떤 마음에 피했었나요?

내40 : 일단 듣기 싫으니깐 피했고. 가라는 게 싫고. 가기 싫으니깐. 저러다보면 또 그만하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가 떠날까봐 불안해요 47

겠지 좀 이렇게 생각해서 피했던 것 같아요.

상41 : 가기 싫어서 듣기 싫어서 그랬는데 법정에서는 아빠한테 가겠다고 하는 건 어떤 마

음이었던 걸까요?

내41 : 차라리 이렇게 계속 살 바에는 아빠한테 가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아빠한테 가면

아빠는

상42 : 엄마한테 가라는 말을 안 할 테니깐?

내42 : 네 그럴 것 같았어요. 엄마도 그 때 제 정신이 아니었을 테니 깐요. 그 때 집안 분위

기가 장난 아니었죠. 그래서... 약간 그래서 그냥 에라이 이러면서 아빠한테 가버리

겠다고 하고. 오빠랑 둘이서도 그냥 아빠한테 가자고 말하자, 아빠한테 가겠다고

하자. 엄마도 진짜 진심인 것처럼 했어요. 나는 더 이상 너네랑 너네가 내 자식인

게 자식관계가 안했으면 좋겠다 그랬어요. 진짜 진심처럼 들리고, 상황 자체가 정

말 안 좋았으니깐. 엄마보다는 아빠한테 가자.

상43 : 그런 말 안할 것 같은 아빠한테 가자. 그 말이 정말 힘들었던 것 같아요. 듣는 거

자체부터가

내43 : 네 살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인 것 같기도 하고.

상44 : “니네 아빠한테 가버려라”

내44 : 엄마가 진짜 습관처럼 말하거든요. 엄마가 뻑하면 할 만큼 다했으니깐 가라고

상45 : 그 말을 듣는 수정씨는 차마 거기에 대해서 반박을 하지 못하고 계속 피하고 있는

것 같네요. 혹시 그 말을 들으면 기운이 빠지나요? 온 몸이 얼어붙는 거 같거나, 경

직되는 느낌이 든다든가?

내45 : 경직은 아니고. 그냥 엄마가 그렇게 말하기 전에 큰 소리로 뭐라고 하거든요. 그렇

게 하고 엄마가 불라불라 뭐라 뭐라 하면 그 때부터 기운이 없어지죠. 기운이 빠지

면서 그 말이 다 끝날 때가지 누워있거나 휴대폰 보거나 하죠.

상46 : 무기력해지네요

내46 : 그 말이 끝났다, 엄마 진정되었나 싶으면 슬며시 나와요. 엄마는 그냥 막 들으라고

식이라는 건데 엄청 혼잣말로 뭐라고 하거든요.

상47 : 그 말을 들을 때 마음이 어떤가요? 생각이나 마음들 같은 게 “너네 아빠한테 가버

려, 키울 만큼 다 키웠다”

내47 : 그냥 안 듣고 싶고 벗어나고 싶고 차라리 아빠한테 갈까 그 생각나죠.

상48 : 그런 말을 하는 엄마가 어떻게 느껴져요?

내48 : (침묵 10초) 밉죠. 밉고 무섭고.

상49 : 어떤 게 무서워요?

내49 : 음... 진짜로 보낼까봐. 그런 것도 있고. 엄마가 막 그렇게 화내면 엄마도 터질 것 같

아요. 엄마가 사라질 것 같은 그런 것도 있고

상50 : 나는 함께 있는 게 참 행복한데, 엄마랑 함께 있는 게 사랑받는 느낌이 드는데, 엄

마가 자꾸 가버리라고 하면 사실 너무 속상할 것 같아요. 슬플 것 같고

내50 : (울음) 엄마가 버릴 것 같고, 진짜 보내버릴 것 같고. 가끔씩 농담으로라도 ‘혼자 살

48 2015 상담사례연구집

았으면 좋겠다, 재혼해버려서 가버릴까 보다 좋은 남자 만나서’

상51 : 그러면 나는 다시 무서워지고 두려워지네요.

내51 : 그냥 엄마도 좋은 남자 만나서 재혼하는 거 좋은데, 그냥 그냥 좋다고 생각하는데,

엄마가 먼저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거 표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상52 : 왜 표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52 : (침묵 20초) 듣기 싫으니깐요.

상53 : 들으면 내 마음이 아프니깐 이죠? 들으면 너무너무 속상하니깐 그런 거죠?

내53 : 그냥 그 말 엄마가 기분 좋을 때, 평상시에도 화를 안낼 때도 농담조로 말하는데도

그 말 듣고 나면 불편해져요. 순간 멈칫하죠

상54 : 그러면 멈칫하고 힘이 빠지는 느낌이 나나요?

내54 : 화낼 때만큼은 아니지만, 멈칫하지만 “그래 나도 엄마가 좋은 남자 만나면 보내줄

게” 이런 식으로

상55 : 마음에 진짜 있는 말이에요?

내55 : 그냥 그게 좋다고 생각하니깐

상56 : 좋기는 좋은데, 사실 알기는 아는데, 머리는 이해는 하는데, 그래 엄마도 좋은 남자

만나서 재혼하는 게 좋지 그런데, 엄마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건 ‘너네 버리고

나 갈거다’ 그런 이야기로 들려서 그게 계속 수정씨 마음을 찌르는 것 같아요.

내56 : 네, 맞아요. 너네도 따로 나가 살고, 이제 엄마도 혼자 편안하게 살 거라면서 너네한

테 용돈만 받으면서 편하게 살 거라고 말을 하죠. 그런 것 같아요.

상57 : 수정씨 이야기 들어보면 수정씨가 바락바락 대들 때도 있고, 바락바락 대들지 못하

고 굳을 때가 있을 때, 수정씨도 잘 알겠지만 일상적인 부분에서 부딪힐 때는 수정

씨도 수정씨 이야기 잘 해요. 막상 이럴 때는 어렸을 때 계속 들었던 버림받을 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에 말을 계속 못하고 피하는 것 같아요.

내57 : 엄마가 좀. 안정적으로 느껴지지 않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엄마는

진짜로 그럴 것 같아서...

상58 : 나는 엄마랑 같이 있고 싶은데 엄마는 나를 떠날까봐, 언제든지 그럴 사람으로 느

껴지니깐, 불안하기도 하고. 여기서 그러면 내가 액션을 더 취했다가 엄마가 진짜

그럴 것 같다고 느껴질 것 같아요.

내58 : 맞아요

상59 : 실제로 법원에서 그런 액션을 취했지만, 다른 방향으로 잘 가기는 했지만, 사실 법

원에서 나는 엄마랑 살고 싶은데 엄마가 계속 그런 말 하니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행동한 거잖아요. 가라니깐. 차라리 ”내가 너네 키우기 정말 힘들다. 그래서 엄마가

가끔 화가 날 때가 많다. 그렇지만 엄마는 너네랑 있고 싶다”라고 정확히 이야기해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자꾸 “가버려라, 힘들다, 아빠한테 가버려라, 자식관계 필요

없다”라고 말하니깐 마음에 계속 쌓이고 남아있는 것 같아요. 지금 수정씨 마음이

어때요? 드는 생각이나 마음

내59 : 마음이 아파요. (울음) 내가 원했던 게 그거였구나. 엄마가 안 가는 거. 그냥 저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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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엄마가 떠날까봐 불안해요 49

렇게 몰랐는데. 내가 제일 원했던 게 그거였구나.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의심이

많은 것 같아요. 사람이 그럴지 안 그럴지 모르고. 마음을 열 사람인지 아닌지 의심

도 많고. 마음도 많이 못 열고, 약점을 말하는 것도 힘들고. 그런 것 같아요. 항상

불안하고. 불안한 게 맞는 것 같아요. 하... 그래서 차라리 떨어져있는 게 나은 것 같

아요. 엄마는 화나면 또 그런 말 할 거고. 지금 내 위치는 떨어져 있다가 돌아가는

거잖아요. %%(지역)에 있다가 부산으로 돌아오는 상황이니깐. 돌아오면 그래도 뭔

가 엄마가 있을 것 같고. 계속 붙어있어서 언젠가 떠나가겠다는 말을 듣는 것보다

떨어져 지내면서

상60 : 저는 그 말이 너무 슬퍼요.

내60 : 그냥 내가 돌아가는... 돌아가면 엄마가 기다리고 있는 거니깐. 차라리. 지금이 나은

것 같아요.

상61 : 그 말이 슬프게 느껴지는 건 원래는 나는 항상 엄마가 안 떠나고 엄마가 있어주고

엄마가 기다려줬으면 하는 건데 내가 엄마랑 있을 때는 엄마가 언제 떠날지 불안해

서 내가 엄마를 떠나겠다는 거잖아요.

내61 : 맞는 것 같아요. 차라리 내가 그냥 떠났다가 돌아오는 게 내 마음이 편한 것 같아서.

상62 : 자취할 때 그런 생각을 하고 자취한 건가요 아니면 돌이켜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

나요?

내62 : 단지 자취는 삶의 편의를 위해서 그랬던 건데

상63 : 지금 돌이켜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던 거죠?

내63 : 좀 더 그게 안정적인 것 같아요.

상64 : 만약에 자취를 선택할 때 그런 과정이 있었는데 제가 그걸 모르고 있었던 걸까 생

각이 들고 그러면 그 과정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내64 : 그러지는 않았고 단순히 학교 편안하게 다니려고 그랬던 건데. 그런데... 지금은…….

지금 생각해보니깐 차라리 계속 떨어지는 게 낫겠다 생각 드는 거죠.

상65 : 그러면 떠난다는 말을 덜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엄마한테서? 엄마 참 그런 이

야기 그만해줬으면 좋겠는데.

내65 : 엄마가 기다려주잖아요. (울음) 그냥... 기다려주고 반겨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생

각해보면 엄마가 항상 떠날 사람 같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기다려준다니

깐. 기다리고 있으니깐.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상66 : 엄마랑 떨어져있으니 애틋해지고 엄마가 기다려주는 것 같고. 엄마 걱정도 되고 엄

마랑 덜 싸우게 되고, 엄마가 반겨주고 기다려주고. 엄마가 항상 그래줬으면 좋겠

는데..

내66 : 네……. 그런 것 같아요. 엄마는 떠날 것 같아요. 엄마가 떠날 것 같은…….

상67 : 그런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 있어요? 내 마음속 말.

내67 : 하……. 가지마. 안 갔으면 좋겠어. 나랑 행복했으면 좋겠어.

상68 : 엄마 그러지마, 엄마 그런 말 하지마 너무 상처받아, 너무 아파 그 말 들을 때마다.

엄마가 할 때마다 아파, 엄마가 날 떠나갈까 봐. 속상해. 난 엄마랑 행복하게 지내

50 2015 상담사례연구집

고 싶어. 그러니깐 그런 말 하지마.

내68 : 네. (울음, 침묵 30초)

상69 : 지금 마음이 어때요?

내69 : (울음) 약간 무서운 것 같아요.

상70 : 어떤 게 무서워요?

내70 : 음... 그냥 하... 그냥... 무서운 거를 안보다가 봤으니깐

상71 : 무섭다는 건 엄마가 날 떠날까봐 두렵고 무서운 마음이요?

내71 : 네. 그런데 좀 이해되는 것 같아요. 나에 대해서

상72 : 어떤 점이 이해되나요?

내72 : 모든 나의 근원인 것 같아서 (웃음)

상73 : 이야기하면서 웃네요.

내73 : 네. 근원적인 것 같아서

상74 : 허탈한 웃음일까요 아니면?

내74 : 후련한 것 같기도 해요. 잡았다 요놈 이렇게

상75 : 요 놈 잡았다. 이놈이였구나, 이거 였어 이런 건가요?

내75 : 그런 것 같아요.

상76 : 요 놈 발견했더니 마음이 어때요?

내76 : 그럼 난 더 어떻게 해야 하지?

상77 : 다음 단계가 고민되네요. 좀 더 마음에 머물러볼래요?

내77 : 되게 연약해지는 느낌이었어요. 헐벗은 것 같고 연약해진 것 같아서. 어린 아이로

돌아간 느낌.

상78 : 몇 살 때로 돌아간 것 같아요?

내78 : 3~4살? 아무튼 뭔가 음... 진짜로 원하는 게 이거였나? 그러니깐 뭐라고 표현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그러니깐 순 날 것의 그런 걸 본 느낌. 내가 지금 똘똘 두르고 있던

걸 다 벗어 내려놓고 나의 모습 그대로를 드러낸 것 같으니 연약해진 것 같고, 그

리고 어린 애처럼 연약해진 것 같고 그래요. 뭔가 야들야들한 느낌이.

상79 : 그럴 수 있어요. 안 보려고 하고 꽁꽁 숨겨둔 거 봤잖아요. 그래도 후련한 마음이

있나 봐요. 요 놈 잡아내서

내79 : 네. 그런데 아파요

상80 : 아프지, 당연히 아프지. 아플 거예요.

내80 : 네.

상81 : 그런 무서운 마음이나, 엄마가 원망스럽고 버림받을까봐 무섭고 그런 마음을 충분

히 느끼고, 화나는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미

운 마음들이, 엄마가 떠나갈까 봐 무서운 마음을 숨겨두었던 거잖아요. 그래도 기

특하네요. 요 놈 잡아내서

내81 : 네 그러니깐 가벼워졌어요.

상82 : 시원하겠다. 그 시원함이 내가 느끼는 시원함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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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엄마가 떠날까봐 불안해요 51

내82 : 약간 몸도 가벼워진 것 같아요.

상83 : 지금은 어때요?

내83 : 앞으로 어떻게 해야지 고민이 되요. 그런 고민만 있어요.

상84 : 어떻게 하길, 잘 하겠죠.

내84 : 느꼈는데, 알았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런 거.

상85 : 그동안 수정씨 해온 거 기억나요? 상담? 지금까지 꾸준히 잘 해왔었죠? 앞으로도

그렇게 잘할 거예요. 앞으로 어떻게 할지 같이 찾아봐요.

내85 : 네

상86 : 오늘은 충분히 느끼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오늘 상담하면서 어땠나요?

내86 : 제 마음이, 오늘 급하게 와서 상담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고민했었는데. 역시나. 가족

이라는 문제는 나한테 제일 큰 거였구나. 제일 해결받기 원했던 걸 알았던 것 같아

요. 너무 술술술 나와서.

상87 :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내87 : 그리고 엄마가 떠나갈까 봐 무서워하는 불안감을 원래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건데

상88 : 왜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까요?

내88 : 그러면 진짜 떠나갈 것 같으니깐 안 그런척해야지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것 같고

그런 것 같아요. 어쨌든 제가 불안했구나 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어요.

상89 : 잘했어요! 고생이 많았어요!

14회기 (2015.04.04)

(내담자가 전 날 밤새고 놀고 와 피곤해하여 상담을 일찍 끝냄)

(지난주에 상담 하고 나서 어땠어요?) 상담이 끝나고 교회에 갔어요. 기도를 하다

가 눈물이 너무 나는 거예요. 꺼이꺼이 울었던 것 같아요. 괴로웠었어요. 내 안에 있던

게 엄마에 대한 불안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까 이렇게 하다가. 그런 불안을 가

지고 있다는 걸, 그걸 직면했다는 게 되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막 울다가 진정하다

하다가 다시 왈칵해서 계속 울고. 그냥 꺽꺽 울었어요. - 중략 - 엄마가 떠날 것 같다

는 불안감이 있다는 거 자체가 괴로운 것 같아요. (안 보려고 했던 일들을 봐서 많이

놀란 것 같아요) 애써 외면했던 사실을 보려니 괴롭죠. 아 어제 동아리 모임을 하다

가 가장 자기에게 강렬한 기억이, 아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 뭐였는지 질문하는데 딱

그 상황이 생각나는 거예요. (기도하던 그 상황이요?) 네 제가 모르던 제 마음을 직면

하는 게 어려웠어요. 상황을 돌이켜 봤을 때 심장이 두근두근 하는 거예요. 좀 그랬죠.

아직까지 그런 게 무서운 것 같아요. 불안을 충분히 버텨낸다는 게. 그런데 교회 안

갔으면 안 울었을 것 같아요. 울면서 든 생각은 ‘내가 많이 불안했었구나’는 걸 느꼈

고, ‘내가 그랬구나’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었네요) 집에

바로 갔다면 다른 일 하려고 하면서 떨쳐내려고 했을 텐데. 나를 봤던 시간이었던 것

52 2015 상담사례연구집

같아요. (그 이후 엄마를 바라볼 때 어떤가요?) 그 다음날 아침에 봤는데 약간 뭔가

볼 때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어요. (어떤 부분이요?) 엄마가 떠나지 않을 것 같은

생각. 오히려 그렇게 마주보고 하니깐 오히려 엄마가 안정적으로 보였던 것 같아요.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아침에 엄마를 대했던 것 같아요.

15회기 (2015.04.11)

(우리 상담목표가 뭐였죠?) 가족관계개선? (지금 상담목표는 어느 정도 이루어

진 것 같아요?) 한 70~80%정도? 뭔가 그냥 뭐 엄마에 대한 마음이 조금은 편해진 것

같은. (20% 남은 게 뭔지 궁금해요) 엄마와 직접 부딪히면서 해결해내야 하는 거요.

상담을 받고 나서는 엄마가 화내거나 엄마랑 부닥칠 일이 별로 없었는데, 그런 상황에

서 내가 어떠한지 아직은 모르겠어요. 그 부분이 나머지가 될 것 같아요. (어느 부분

이 가장 걱정되나요?) 일단은 엄마의 분노가 드러나는 거. 엄마가 또 다시 화낼 거.

엄마가 화내지 않을까? (엄마가 화를 안내지 않을 건데, 내가 어떨까봐 걱정이 되

는 건가요?) 똑같이 행동할까봐. 나의 생각이나 의견을 전달할 새 없이 가만히 무기력

하게 있어야 할 것 같은 거요. (엄마가 화를 낼 때 내가 얼어붙어서 내 의견이나 마

음을 전달할 수 없는 게 걱정이 되는 거죠?) 네 (의견이나 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어

졌나 봐요) 네. 상담 통해서 어떤 부분이 필요한 거구나 알게 되었는데, 막상 그런 상

황이 닥치게 되면 똑같이 될까봐 걱정되는 것 같아요. 결국은 똑같고 변한 게 없구나

생각이 들까 봐요. (마음을 엄마한테 이야기하면 엄마 반응이 어떨 것 같아요?)

음... 그냥 듣기는 듣는데 엄마 말을 계속 할 것 같아요. 아니면 더 큰 화를 덮을 것 같

고요. (가장 원하는 반응은 엄마가 들어줬으면 좋겠는 건데, 엄마가 더 화를 내거

나 변명하거나, 안 들으려고 할까봐 걱정이 되겠어요. 시도 못할까 봐도 걱정, 시

도해도 걱정, 그런데 시도도 안하면 내가 변화하지 못하는 거라고 느끼나 봐요) 지

금 딱히 불편함이 없잖아요. 엄마가 화를 내는 것도 아니고 관계가 안 좋은 것도 아니

고. 차라리 이 상황을 유지하면 유지했지 이 상황을 흔들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계속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이 들어요. - 중략 - 뭔가 빨리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기

는 한데, 그렇다고 일부로 집안일 안하고 엄마 성질 긁을 필요 없잖아요. 일단 이 상

황을 유지하고 싶어요. 그런데 집에 유대감이 없어지는 느낌이에요. (아쉽기는 하겠

어요. 가족의 유대감이 줄어들면 수정씨는 어떤가요?) 가족 같다는 느낌이 덜 하죠.

각자 생활이 중요하니깐 가족끼리 지낸다 라는 그런 느낌. 진짜 그냥 하숙집 같아요.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갑자기 KFD 해보라는 거예요. 뭐 그릴까 하다가 각자 방에 들

어가 있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게 선을 딱 그리려고 하다가 속에서 이

렇게 그리면 안 되겠다 다른 사람들이, 교수님이 아니깐 드러내기 싫어서 안방에서

TV 같이 보는 모습을 그렸는데, 문뜩 내가 맨 처음에 선을 그리려고 했을 때 우리 가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가 떠날까봐 불안해요 53

족이 이름만 가족이구나 그 때 느낌이 있었어요. (그 느낌은 어땠어요?) 사실이기는

한데 그래도 아쉬운. 오순도순 즐겁게 살고 싶은데. (좀 씁쓸한거?) 네. 각자 TV 보는

모습 그리고 표정을 안 그리려고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서 억지로 웃는 모습 그렸

어요. (그림이 이질적이었겠네요. 이건 내 것이 아닌데) 저는 아는 거죠. 이게 내가

그리려고 했던 건 아니었구나. 다른 애들이랑 비교해봤는데 제 그림이 공허하더라고

요. 빈 공간도 많고. 이게 우리 가족 느낌이구나 하고 가족을 본 것 같아요. 오순도순

같이 이야기라고 청소하고 그런 걸 그리고 싶은데, 같이 있으면 싸우기만 하니깐. 이

제는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으니깐 학교 친구들이 더 가족 같아요. 이렇게 이야기

하다 보니깐 자취한 게 잘한 건지 모르겠어요. 편하기는 한데 진전이 없으니깐. 차라

리 집에 들어가서 (집에 들어가서 엄마랑 싸우고?) 네 그게 나을지도. (엄마랑 싸우

면 뭐가 좋은데요?) 상담 했으니깐 엄마에게 내 감정을 전달할 필요가 있구나. (꼭 싸

울 때 전달해야 해요?) 아. 평소에 엄마에게 이야기하면 흘려들을 것 같고. (내 말을

꼭! 잘 들어줬으면 좋겠는데, 내가 정말 어렵게 꺼낸 이야기를 엄마가 흘려듣거나

변명을 하거나 그런 상황이 될까봐 무서운 건가요?) 네. 저한테 쉽지 않은 것 같아

요. 저는 누군가가 듣고 있어 듣고 있는 자세여야 이야기가 잘 나와요. 엄마도 그랬으

면 좋겠어요. 엄마가 네가 그래서 그랬구나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그랬구나 우리

수정 많이 속상했구나” 그러면 정말 럭키한 거죠. 하지만 다른 경우 수정씨가 예

측한대로 불같이 화를 내실 수 있죠. 수정씨는 수정씨의 이야기를 엄마가 아주 잘

들어주길 바라지만, 수정씨 엄마의 입장이라면 어떨 것 같아요?) 엄마 입장에서?

(엄마 그렇게 화내지마, 속상해 죽겠어) 그러면 네가 내 입장 되어봐라 네가 배기겠

나 네가 화내게 한다 아니가 (엄마 내 이야기는 엄마가 화가 나도 “나가버려라, 네

아빠한테 가버려라” 이런 이야기만 안했으면 하는 거야. 그런 말이 날 굉장히 불

안하게 만들어) 그럼 네가 잘했어야지 진즉 엄마 일 도와주고 집안일 잘 했으면 내가

그런 말 했겠나. (굳이 잘하는 딸이어야만 엄마 딸이 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아?

그렇잖아. 나는 그냥 엄마 딸인데. 잘하지 못하면 쫓겨날까봐 불안했다고. 난 잘하

지 못하든 잘하든 엄마 딸이고 엄마랑 함께 잘 지내고 싶어. 그런데 엄마가 그런

말 할 때마다 상처야) 나도 너네 혼자 키우면서 힘들어서 그랬던 거 아니가. 네가 나

를 이해해줘야겠다. (이해는 해 엄마. 그런데 앞으로 화낼 때 두 가지만 말하지 않

았으면 좋겠어. 욕이랑 “아빠한테 가버려”. 정말이야. 그건 해줄 수 있잖아 엄마가.

나도 엄마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엄마도 나를 위해서 이 정도는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 되었다. 치아라 (아 또 엄마는. 엄마 더 생각해보려고? 이런 말 들

어서 놀랬어? 그래 알았어. 좀 더 생각해봐. 엄마도 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면 나중

에 나한테 해줘) 알았다. (라고 마무리 되면 어떨 것 같아요? 엄마 입장이었는데)

음.... 당황. (그렇죠, 갑자기 딸내미가 20년 만에 이런 이야기를 꺼냈으니) 내가 차

분하게 이야기하면 엄마도 차분하게 들을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전 들으면

54 2015 상담사례연구집

서 “네가 잘했어야지” 하는 말이 아프게 들리더라고요) 그런 이야기 가끔 하셨어

요. 엄마가 칭찬하는 스타일이 아니니깐. 정말 진짜 잘해야만 칭찬해 줬으니깐요. 못

해도 괜찮다는 말도 느낌도 받지 못했어요. 예전에도 제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엄마

가 네가 잘해야지 그랬어요. (그럼 말문이 막히겠어요) 그래서 더 이상 말하지 못했

죠. 그런데 억울하고. 엄마는 인정 안하려고 하고. - 중략 - 엄마는 제가 말하면 감정만

내세울 것 같아요. 그래도 엄마랑 차분하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이렇게 말해보는 게

수정씨한테 큰 의미가 될 것 같아요?) 네. 내 안에 있던 짐을 엄마에게 넘겨주고 싶

다. 나만 괴롭고 나만 힘들었던 것 같은데 나는 이제 이렇게 결론 내렸고, 의견 전달

했고, 엄마가 이제 선택해라 이런 느낌. 무거운 것을 이제 나에게서 보내고 싶은. 의견

을 안 전달하면 계속 혼자 고민할 것 같고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엄마가 잘 받아주

셨으면 좋겠네요) 저도요. (다른 호소문제였던 관계에서의 문제, 성문제에 관하여

탐색 및 종결 시기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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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엄마가 떠날까봐 불안해요 55

논 평양난미 / 경상대학교 심리학과

1. 내담자에 대한 이해내담자인 수정씨는 현재 만 20세(대학 3학년)의 여자 대학생으로 가족문제, 성격문

제, 이성과의 문제, 자괴감 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호소문제로는 동료들과

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신경질적이고 공격적인 행동, 일주일에 한번 정도 야동을 보는

데 이에 대한 죄책감 등을 1회기에 보고하였고 5회기에 가족문제로 초점을 변경하였

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어린 시절 수정씨가 경험한 성장환경과 관련이 있는데 수정씨는 1남

1녀의 둘째로 부모의 부부싸움으로 인해 불안정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수정씨의

부모는 아버지의 외박과 음주문제로 끊임없이 싸웠고 수정씨가 초등학교 5학년 때 결

국 이혼하셨습니다. 수정씨는 부모의 이혼사실조차 6학년이 되어서 오빠를 통해 알게

될 정도로 가족의 의사소통은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이혼 이후에도 아버지의 불안정

한 경제적 원조는 수정씨, 오빠, 어머니를 힘들게 하였고 초등학교 6학년을 마칠 무렵,

어머니는 수정씨와 오빠를 강원도에 있는 아버지에게 보내기로 결정하셨습니다. 하지

만 아버지는 이를 거부하였고 수정씨와 오빠는 일주일 만에 부산의 어머니에게 돌아

와야만 했습니다. 이 일은 수정씨에게 잊을 수 없는 상처가 되었고 부모 중에 아무도

수정씨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이후 어머니는 두 자녀를 양육하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수정씨와 오

빠에게 신경질과 짜증을 내고 아버지에게 보내 버리겠다고 위협하는 등의 행동을 반

복적으로 하여 수정씨는 심리적 경제적으로 힘든 중학교 시절을 보내었습니다. 이 시

절 오빠는 어머니에게 반항을 하고 화를 내는 등 자신의 마음을 표현을 했지만 수정

씨는 말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고 조용히 참았고 학교생활과 교회에서의

신앙생활을 통해 위로를 받았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

을 가지면서 집이 안정되기 시작했지만 수정씨의 생활은 여전했습니다. 부모의 불화

와 이혼, 이후에도 불안정한 가정, 어머니의 신경질과 아버지의 회피는 부모 중 어느

누구도 자신을 사랑하고 원한다는 느낌을 가지기 어렵게 했을 것이고 수정씨가 타인

과의 기본적인 신뢰를 가지기 힘들게 하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정씨의 어머니는 이혼 이후 화장품 방문판매와 식당일 등을 통해 두 자녀를 책임

56 2015 상담사례연구집

지고 양육하였고 여행준비를 해 주는 등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이유 없이 화를 내

고 아버지에게 보내겠다고 위협하는 등 신경질적이고 화를 내는 부정적인 부분도 있

었습니다. 이러한 어머니에 대해 수정씨는 전폭적인 수용과 애정을 원했고 이는 전혀

충족되지 않았습니다. 더하여 수정씨는 경제활동에 지친 어머니의 짜증과 신경질, 욕

등에 대한 원망감과 자신과 오빠를 아버지한테 보내고 힘들 때 마다 아버지에게 보내

겠다는 위협한 점에 대한 섭섭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정씨의 마음 아래에

는 어머니가 자신을 양육하는 것을 싫어하고 부담스러워하여 결국에는 떠날지도 모른

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정씨의 아버지는 이혼 이후 수정씨의 어린 시절에 연락이 두절되는 등 무책임한

면이 있지만 고등학교 시절 이후에는 조금 나아졌고 현재는 수정씨에게 좋은 이야기

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정씨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당신 위주라서 수정씨를 이해

한다는 느낌이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SCT에 아버지와 남성상이 부정적이며 신뢰롭

지 못한 것에는 이러한 아버지의 영향과 야동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부분은 남성에 대한 불편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2. 상담목표, 전략 및 접근방법상담자는 수정씨의 상담목표를 성격이 유해지면 좋겠다와 가족관계에서 겪었던 상

처를 다룬다로 설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전략 및 접근방법으로 첫째, 가족관

계에서 경험한 불안정한 애착관계와 원활하지 못한 정서소통에 개입하기 위해 부모와

의 갈등영역을 파악하고 본인과 부모관계에 대해 이해하며 부모에 대한 부정적 감정

을 완화하고자 하였습니다. 둘째, 수정씨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이와 관련된 적응적인

대응이 어렵고 신경질적이고 정서적인 반응을 보이므로 자신만의 스트레스 대응책을

만드는 것을 전략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상담자의 첫 번째 접근은 2회기에서 어린 시절 탐색, 6-7회기 어머니와의 관계 탐

색, 9-10회기 어머니와의 현재 갈등 탐색, 13회기 어머니가 떠나는 것에 대한 불안 탐

색, 14-15회기 어머니와의 관계 재정립에 대한 탐색으로 구체화되었습니다. 또한, 두

번째 접근은 3회기의 동아리 관계 탐색과 각 회기에 지금 경험하고 있는 관계를 탐색

함으로써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3. 총평이 사례에서 상담자 개입이 수정씨의 행동변화를 촉진하는데 효과적이었음이 10회

기를 넘어서면서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11회기에 수정씨가 집을 떠나서 교

회친구들과 자취를 하기로 결정하였고 이를 실행하였으며 14회기에 이르면 역할연습

상담사례연구집

2015

엄마가 떠날까봐 불안해요 57

을 통해 수정씨가 스스로 어머니에게 자신의 속내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행동의 변

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런 변화는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수정씨가 경험한 상처를 객

관적으로 보고 이를 내담자가 어느 정도 견딜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보입니다.

또한 14회기에 수정씨는 상담에서 직접 다루지 않았지만 다른 관계와 잘 지내고 있고

지난 한 달간 야동을 보지 않았다고 보고하여 다른 관계문제와 성문제도 어느 정도

개선이 이루어졌음을 보고하였습니다. 이상과 같은 상담의 효과는 상담자가 탐색적

질문을 통해 수정씨의 경험을 재 경험하게 해 주고 이 과정에서 역할연습을 통해 수

정씨가 자신의 마음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이를 직접 표현하도록 도운 것이 효과적

이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이 사례에서 상담자의 차분하고 따스한 태도는 내담자가 스스로의 상처를 돌

아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토양이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신경질적이고 짜증

이 많은 어머니와 달리 안정적이고 인내하는 상담자의 모습은 수정씨가 새로운 관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을 것입니다. 또한 수정씨의 경험에서 행동과 생각, 감정을

분리하여 살펴보고 상대방의 반응을 검증하도록 이끈 상담자의 전략은 수정씨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대인관계 문제에 대한 통찰하고 주변의 대인관계에서 보다 유연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왔을 것입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상담과정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들을 살펴본다면 다

음과 같습니다. 첫째, 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합니다. 수정씨는 어떤 상

황에서도 자신을 사랑하고 수용하는 이상적인 어머니를 원하지만 실제 어머니는 불안

정하고 자신이 힘들 때면 자녀들에게 짜증과 신경질을 내는 어머니입니다. 이런 어머

니에 대한 이해와 수용은 수정씨가 스스로의 부족함을 수용하는 과정과 parallel한

과정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는 어머니가 아니라, 부족하지

만 최선을 다한 어머니의 모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수정씨가 어머니와의 현

실적인 관계를 개선하는데 꼭 필요한 작업일 것입니다. 이에 더해서 이 과정은 수정씨

가 ‘부족하지만 괜찮은 나’를 수용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수정씨는 지난 1학기

에 우울함을 경험했는데 이를 수정씨는 일이 많아지고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고 느껴

지면 스스로 무기력해진다고 보고하였습니다. 또한 내 자신을 볼 때도 스스로를 용납

하지 못하는 것(예를 들면, 야동보기, 열심히 안 살기 등등)들이 많이 있는데 이것 역

시 이러한 점과 통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둘째, 어머니와의 관계 정리를 통해서 대인관계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패턴을 이해

하고 이를 변화시키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수정씨는 신경질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어

머니의 태도에 상처받았지만 다른 대인관계에서 수정씨 역시 어머니와 유사한 행동을

보입니다. 이를 테면, 3회기에서 동아리 모임에서 게임 규칙을 물어보았을 때, 언니가

‘그냥 하자’고 수정씨의 욕구를 무시하자 ‘입 다물고 있을 게요’와 같은 반응을 바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9회기에 보고한 바와 같이 본인은 사랑받기를 원하지만 집안일

58 2015 상담사례연구집

은 놀다가 잊어버려서 하지 않고 한 일에 대해서는 칭찬받고 싶은 거 티내기 싫어서

물어도 직접 말하지 않고 주변에서 알아봐 주기를 원합니다. 이러한 패턴은 인정받고

싶지만 인정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하기는 너무 어렵고 힘들다고 느껴지면 이런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신경질과 짜증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

에 대한 이해는 대인관계 갈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지적 통찰에 더하

여 역할연습과 같은 행동적인 기법을 통해 실제 현실의 문제와 연결 지어 연습해 보

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수정씨가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주변 동료들과의 관계에

서 경험하고 있는 좌절과 짜증을 다른 방식으로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대안이 무

엇인지 찾아보고를 이를 실제에서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드러나지 않은 문제이지만 이전 상담에서 상담약속을 잊어버렸다

든가 현재 상담에서의 지각, 그리고 잦은 시간변경, 야동보기 등이 자기조절의 문제와

연결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부정적인 남성상, 야동 및 남성에 대한 불편감 등 역

시 지금 현재에 드러난 문제는 아니지만 언젠가 내담자가 직면해야할 문제로 보입니

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종결에 앞서 남아있는 문제로서 탐색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59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성벼리

(학교폭력예방부)

Ⅰ 내담자 기본 정보

1. 인적사항§ 이은희(가명), 여, 만 21세 § 대학교 4학년

§ 전공만족도: 만족 § 성적 : 3.5 / 4.5

§ 가족 분위기: 화목하지 않음

§ 종교: 무교

2. 상담진행사항[1회기] 2015/04/03 → [2회기] 2015/04/08 → [3회기] 2015/05/06

* 중간고사로 상담 2회 연기 됨

3. 내담경위 및 이전 상담 경험§ 내담경위: (삭제됨)상담을 한 번 받아보라고 해서, 친구가 상담을 받고 있는 본원

에 상담 신청

§ 이전 상담 경험: 2회의 상담경험이 있음

· 대학교 2학년 때(2013년 겨울), (삭제됨) 심리검사(MMPI-2, MBTI, 진로관련검사

등)를 실시하고 (삭제됨) 학생생활연구소에서 상담을 한 적이 있음. 자신이 해석

한 결과와 유사하였음. 뭔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5회 정도에서 상담자의 종결제

안에 동의하여 종결함

· 작년 7월 초, 가족문제 등으로 상담센터에서 상담 받음. 이 역시 5회기 정도로

상담 종결 제안 받아서 종결함

60 2015 상담사례연구집

* 2번의 상담이 불만족스러웠음. 10회기 진행예정이었는데 다 중도에 종결 요구하

여, 자신은 더 하고 싶었지만 아무문제가 없는 건가 하는 생각에 동의하였음

4. 호소문제 § 자신에 대해 알고 싶음. 몰랐던 자기 자신의 모습에 대해 알고 싶음

§ 내 생각이 있었으면 좋겠음. 엄마나 주변사람의 말이나 생각대로 하는 경향이 있음

5. 인상 및 행동관찰§ 접수면접자: 깔끔한 외모, 긴 머리, 간혹 눈물을 보이지만 금새 감정을 추스름

§ 상담자: 단정한 외모,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화장이 진한 편임. 말투가 나이에 비해

조금 어리숙함. 눈을 똑바로 마주치고 상담자의 말을 경청함.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조금 느리지만 정확히 이야기 하려고 노력함

6. 가족관계§ 아버지(55세, 건설업): 중 고등학교 때 직장이 지방에 있어 내담자와 떨어져 살았

음. 당시 엄마와 관계가 안 좋았으나, 대학 입학부터는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으

며, 현재는 어머니와 갈등이 거의 없는 상태임. 요즈음 남동생과 갈등이 많음

§ 어머니(50세, 주부):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음. 첫째 딸과 아들이 자신의 말

을 잘 따르지 않고 고집대로 해서 힘들어 함. 내담자의 말에 의하면 사람의 성격

을 잘 파악한다고 함. 내담자에게 가족들과의 갈등과 관련하여 하소연을 많이 늘

어놓는 편임

§ 언니(25세, 대학생): 독립적이고 고집이 센 성격. 내담자와 관계가 좋으나 깊은 이

야기를 나누지는 않음. 내담자는 언니의 자기 주장하는 모습을 부러워 함. 어머니

와의 의견차이로 자주 갈등을 보임. 올해 졸업해서 유학을 준비 중. 아빠와 사이

가 좋지 않아 내담자가 보기에 안타까움

§ 동생(22세, 대학생): 독립적이고 고집이 셈. 어머니, 아버지와 갈등이 심함. 상식

같은 것을 아는 척 하면서 무시하면 짜증이 나서 막 대함

§ 외할머니(미확인): 원래 앓던 지병이 심해져, 최근 병원에 입원함. 내담자의 어머

니와 이모가 외할머니를 병수발해주고 있음. 고집이 세고, 성격이 강한 편으로 내

담자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종종하고, 남동생과의 성차별을 하심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61

7. 심리검사 결과(MMPI-2)VRIN TRIN F F(B) F(P) FBS L K S

37 53F 37 44 41 43 50 50 56

Hs D Hy Pd Mf Pa Pt Sc Ma Si43 46 51 41 47 43 34 40 45 50

내담자는 검사에서 자신의 모습을 실제 자신의 모습보다 긍정적으로 제시하려고 한

것으로 보임. 자신의 약점을 건드리면 감정적으로 취약한 면을 드러낼 것으로 보임.

자의식이 강하고 사회적 상황에서 부적절감을 느낄 것으로 보이며, 타인과의 관계를

위해 자신의 욕구를 억압하는 성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한 우울 증상이 있

을 것으로 보임

Ⅱ 내담자 이해

1. 상담자가 바라본 내담자의 문제 이해내담자는 타인의 말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으로, 특히 어머니의 말과 생각에 동화

되는 경향이 있음. 이와 관련하여 최근 독립에 대한 욕구도 있고, 어머니의 생각에 동

의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감정적 어려움을 겪으나,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표현하는 것

에 어려움을 느낌. 어머니나 어른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수동 공격적으로 표현하거

나 회피하고 있지만, 이러한 대처를 해도 자신의 감정과 욕구가 해소되지 않고. 가족

과 상대방들은 내담자의 욕구나 감정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

다는 당위적인 책임을 부가하여 내담자는 압박감, 우울감, 분노를 경험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음

2. 내담자의 자원, 보호요인 및 위험요인1) 자원 및 보호요인§ 자발적인 상담 참여

§ 지지적인 주변 관계(남자친구, 고등학교 친구들)

§ 상담에 대한 동기 높음

62 2015 상담사례연구집

2) 위험요인§ 요구적인 웃어른들(‘착한 아이’ 역할 기대)

§ 가족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

Ⅲ 상담목표 및 접근방법

1. 상담목표§ 타인의 생각에 동화되기 보다는 스스로의 감정과 욕구를 반영하여 결정도록 한다.

즉 결정에 대한 불안을 낮춘다 (1회기).

§ 자신이 감정과 욕구를 정확히 알고, 이를 상대에게 적절하게 표현한다 (3회기).

2. 상담의 전략 및 접근 방법§ 자신의 감정과 욕구의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교육한다.

§ 타인(주로 어머니)과 갈등이나 의견차이가 있는 경우, 스스로의 감정과 욕구를 파

악하는 것을 훈련한다.

3. 슈퍼비전에서 도움을 받고 싶은 점§ 이 내담자에게는 상담자가 유독 갑갑한 감정이 들고, 지시적으로 상담을 하게 됩

니다. 이러한 저의 상담방식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 우유부단하고, 자기결정성이 낮은 내담자를 상담하는데 효과적인 접근방법이 있

는지 궁금합니다.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63

Ⅳ 상담과정 내용요약

1회기 (2015.04.03)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싶다고 했다고 되어 있는데, 좀 어떤걸 알고 싶어요?)

음... 저에 대해서 몰랐던 걸 알고 싶은 거 같아요. (몰랐던 나의 모습……. 이런 생각

을 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그런 건 딱히 없었던 것 같은데, 근데 뭔가 모르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을 상담을 통해서 알게 된다면,

어떤 게 좋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일단 신기할 거 같고요, 그 모습을 알게 된다면

고쳐나가고……. 안 좋은 부분이 있다면, 내한테 이런 모습이 있구나 신기할 거 같아

요. (이전에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는데?) 첫 번째는 학교 상담센터였고 두 번

째는 00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받았어요. (얼마나 상담 받았어요) 두 개 다 거의

5-6회기에서 끝났어요. (자발적으로 둘 다 끝났어요?) 음.. 자발이기도 하고, 그 쪽에

서 이만하면 되겠다고 하고 저도 동의해서... - 중략 - 근데 그때 가지고 간 게 있을 거

잖아요? (고민 같은 거) 네 가족이랑... (음.. 그런 게 어느 정도 괜찮아진 거 같았어

요?) 네.. 생각해보니깐, 괜찮아진 것 같았어요. (그렇구나) - 중략 - 학교상담센터에서

재작년 초 센터에서 받은 것은 ? 그래 여름 (이때 조금 힘들었나 봐요?) 상담하면서,

과에서 이렇게 막 검사하고 검사 결과지 해석하고 막 그러면서 좀... 그래서.. 받으러

갔죠 상담.. - 중략 - (어떤 게 좀 힘들었어요?) 어.... 그거 하면서 처음. 알게 됐다고

해야 되나? (어떤 걸?) 음................. 몰랐던 부분을 (음. 몰랐던 부분을?) 아 몰랐던 게

아니라 꽁해 있던 거? 혼자 생각했던 부분을 (그게 검사결과에 딱 나와서) 네 - 중략

- (그 후에 2년이 흘렀는데, 그 때 상담 받았던 문제는 많이 해결이 된 거 같아요?)

네. 그거는 많이 해결이 된 것 같아요. (음.. 그럼 요즘 들어서 특별히 힘들다거나 괴

롭다거나 그런 게 있긴 해요?) 힘든 거... (음.. 상담에 가면 이런 걸 얘기해봐야겠다

했던 게 있어요?) 음.. 일단 진로도 좀 고민이 되고, 그리고 저에 대한 확신? 제가 가

지고 있는 생각이 어떤 그건지 모르겠어요. 확고한 그런 게 없이 남 말에 자꾸 흔들리

는? 그런 게 있어서……. (예를 들면 어떤 얘기에 흔들리는 편이에요?) 진로에 대해

서는 아직 생각을 안 해봐서 고민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음……. 연애도 그렇고,

연애가 뭔가 대인관계랑 같이 결합이 되어있다고 해야 하나? (네 그렇죠) 그런 게 있

어서. 그런 거에 쪼끔? (음. 남들의 얘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 거 같아요?) 네

그리고 혼자 생각이 너무 많아서……. 머리가 아파요. - 중략 - * 남자친구 정보 수집,

같은 학교, 25살, 3-4개월 만남, 옆 상담실 소음으로 상담 잠시 중단 (지금까지 그럼

나에 대해 알고 싶어서 해본 것들이 있어요? 상담 이런 것도 있을 거고…….) 학교

수업시간에 좀 공부하다보면 알게 되는 거? 그 이외에는 그닥. (그렇구나, 그럼 요즘

좀 힘들고 불편한 건 대인관계 쪽인가 봐요?) 네. 제 생각에는 음... 별로 그……. 남

64 2015 상담사례연구집

자친구가 저한테 별로 그닥 그렇게 큰 도움을 주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는데, 뭔가 끊을라고 해도, 뭔가 미안한 거? 미안하기도 하고... 좀 불쌍하기도

하고.. 그럴 거 같아서.. - 중략 - 가족들이 아는데, 엄마가 좀 니한테는 도움이 안 된

다. 4학년인데, 이제 진로도 생각해야하고 하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아~ 내한테

는 그닥 없어도 되는 사람이구나. 그니까 제 생각이 하나도 없고. 엄마 말이 맞나? 맞

나? 이렇게 생각하는 거 같아요. (음 그래서 요즘도 헤어져야 하나 고민중이에요?)

네 그니까 제 생각이 아무것도 없는 거?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 중략 - (은희씨는 그

래도 남자친구가 좋아서 사귄 거 일거잖아요?) 음. 그걸 잘 모르겠어요. 제 감정을

잘 모르겠어요. - 중략 - (엄마가 하는 얘기가 주로 영향을 주나보다) 네 대부분. -

중략 - 제가 엄마에게 의지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잔소리면 잔소린데, 저한

테 도움이 되는 조언 같은 거여서, 저는 좋게 받아들이긴 하는데, 좀... 그 말이 맞을

까? 정말 맞나? 싶은데, 어느 샌가 엄마 얘기가 저한테 이렇게... - 중략 - (그만 만나

라고 까지 하신 거예요?) 그냥 정리를 해라.. 근데 한 번에 정리를 하면 안 되니까 서

서히 정리를 해라.. 이런 식으로? (그 말을 들었을 때 어땠어요?) 그런가? 싶기도 하

고. 왜 내한테 이러지? 그런 생각하다가. 그래도 엄마 말이면 그냥 들어도 좋지 않은

가.. 그런 생각이 들었죠. (왜 나한테 이러지?라는 생각이 들었었네요) 근데 그런 생

각을 저는 별로 안했어요. 엄마니까 좋게 그거하는 부몬데, 저를 좋게 만들어주는 부

몬데.. 그 생각인 별로 안 들었고 (그 얘기 들은 게 언제였어요?) 한 3주전? (그 전에

도 그런 고민 했었어요?) 그전에는 고민 안했죠. 사귀면서 배우고 그렇게 하는 거지..

그랬는데, 엄마가 그 말하는 순간, 그냥 아... 이걸 정리를 해야 하나 말아야하나... 싶

기도 하고. 또 오빠 얼굴 보면 불쌍하기도 하고. 내 혼자 뭐하는... 저 사람은 좋게 해

주고 있는데 나 혼자 못됐게 뭐하고 있는가 싶기도 하고... - 중략 - (헤어지면 어떨

것 같아요?) 뭔가 허... 할 것 같아요. (오빠가 잘해줘요?) 근데 바쁘니까 이게 잘해주

는가 싶기도 하고... - 중략 - * 자신을 알고 싶은 문제를 지금 고민하는 이 문제도 다

루어보면 좋을 거 같다는 안내 (그럼 지금 이 문제에서 바꾸고 싶은 부분이 뭐에

요?) 근데 좀.. 그런 게, 뭔가 음... 마음을 그.. 주는... 제 감정을 그닥 이렇게 잘 안 비

춰요.. 오빠가 혼자 연애하는 거 같다고.. 혼자 좋아하는거 같다고... 저는 감정표현도

잘 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돼요. 그게 좀... 큰거 같아요. 그래서 감정표현? 예전 남친

도 .. 6개월 만났는데, 비슷했어요. - 중략 - 제가 기대는 사람이 없어지면 어떻게 생활

하나? 이런 게 걱정이에요. 오빠가 좋다고 막 표현을 해주는데, 저는 내심 좋은데, 그

냥 안좋은척하고.. - 중략 - 그거를 그렇게 하면, 그냥 의지하면, 의지하면? 의지? 의

존? 그런 게 좀 심해질까 봐... 그래서 마음을 다 안주는? 언젠가는.. 헤어질 거라고 생

각해서.. - 중략 - 저는 힘들면 혼자 막 생각하다가... 그냥 아무것도 아닌 척 티를 아예

안내요.. 그래서 저는 저도.. 아 이게 도움이 안 되는.. 제가 말 안 해놓고서는...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거 같아요. (오빠에게 더 해줬으면 하고 원하는 게 있어요?) 상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65

대방에게는 바라는 게 없고.. 저는 제가문제인거 같아요. 감정표현이 그냥.. 이렇게 힘

들 때.. 말 안하고, 기쁠 때도 그닥 말 안하고.. 그냥 평상시의 얘기밖에 안하는? 오늘

뭐했다 뭐했다... 상대방이 뭐 힘들다 그러면 짜증이 나요. 나도 힘들어죽겠구만.. 자기

힘든 건 자기가 좀 하지... 이런 거라서.. 그런 힘든걸 내색하지 말라는.. 남잔데 - 중략

- (은희씨는 배려해서 이야기 안하는 거예요? 왜 얘기 안 해요?) 힘든 거 얘기 해봤

자 그냥... 힘내... 이런 것 밖에 안 되잖아요. (도움이 안 될 거 같아서?) 네. - 중략 -

(일단은 이 남친을 계속 만나냐 마느냐는 은희씨 선택인 건데..) 근데 제가 만약 선

택을 하잖아요? 근데 그 선택이 안 옳으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도 해요 (생각이 많구

나) - 중략 - (아직 성격검사는 안했지만, 은희양이 스스로 생각을 계속 반복적으로

많이 하고 걱정도 많이하고.. 근데 그 걱정에서 이렇게 쳇바퀴처럼 생각은 돌아가

지만 생산적인 결론은 안나는 스타일인거 같다. 고민을 하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

지만, 결론을 내리기가 불안하니까 행동이 잘 안되고, 그러면 성취해나가는 것도

없는 것 같아. 이 걸해서 실패하거나 성취하거나 이러면, 내 확신 없이 결정을 할

때, 그냥……. 흘러가고 이사람만났다 헤어졌다... 하는데 계속 비슷한 패턴이 반복

되고 이런 게 지칠 수 있죠. 진로고민도 지금 해야 하는 시기인데, 나에 대해 이해

해서 결정을 내리고 실패를 할지 안할지 모르지만 겪어서 극복하고 그런 게 중요

한데, 그런데 있어서. 계속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 에너지를 계속 쏟아서 흘려보

내는 거 같아요) 딱 그거예요. (그래서 은희양이 자신에 대해 전체적인 그림을 그

리고 싶어 하는 것 아. 이런걸 바탕으로 잘 의사결정하고 싶은것 같아요) - 중략 -

(상담 전공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엄마가... (엄마가 이쪽에 관련이 있으

세요?) 아니요. 엄마가 점 철학... 나쁜 거는 무조건 듣는 그런 건데, 제가 이 과에 맞

대요. 근데 저도 맞는거 같아요. 공부가 너무 재밌고 맞는거 같아요. 남자친구 얘기도

거기 가서 들어서, 저는 그 사람 말이 맞는 것 같으니까 저는 무서워요. (상담소감 질

문) 제가 얘기를 하면 정리가 안 되는데, 한마디로 정리가 되어서 속이 좀 시원해졌어

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잘 정리해주셔서... / 후략

2회기 (2015.04.08)

(남자친구랑은 잘 지냈어요?) 아 근데 아닌 거 같았어요. 제가 저를 잘 모르고 있

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상담도 하고 그러니까.. 저는 제가 사람을 잘 안 믿는 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그럼 어떤 것 같았어요?) 저는 제가 사람을 잘 믿지

도 않고 그런다고 그냥, 저는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근데... 어떻게 하다보

니까 그게 아닌 거 같았어요. (남자친구랑 사이에서 그런 걸 느꼈어요?) 네. 오랫동

안 알고 지낸 사람이 아니잖아요, 어느 순간 알고 지낸 사람인데, 근데 그 사람을 믿

는다고 해야 되나? 그렇게 믿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믿는.. 내가 그렇게 해줄 수 있

66 2015 상담사례연구집

는.. 그런 사람이구나 라는 걸 느꼈어요. - 중략 - (그렇지 않은 거 같다... 문제가 있

는 것 같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뭔가 신기했어요. (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상

담 받을 때 제가 말할 때 마다.. 뭔가 모르게.. 그냥.. 갑자기 그런 생각이 딱 들었어요.

- 중략 - (이번 주에는 남자친구가 힘든 얘기 안했어요?) 제가 그런 말 하지 말라고

그런 식으로 돌려 돌려 말하니까 알아듣는 거예요. 그래서 아... 니 앞에서는 힘들다는

얘기 안해야겠다. 이럴 때 좋았어요. (좋아요?) 네 그 뒤로는 힘든 얘기 안 해요. 좋아

요. (어떻게 얘기했어요?) 오빠가 힘들다고 하면 나는 지친다. 이런 식으로……. (표

현을 했네요?) 아~ 음! (잘했네.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고 있네요) 이게 알아가고 있

는 거예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알아가는 건지.. 아니면.. (어쨌든 편했다는 거잖아

요. 내가 그걸 표현하고 상대방이 받아들여진 거니까... 표현 아닐까? 좋고 나쁘고

를 떠나서 .. 편해졌으니까, 편해진 거죠 뭐) 맞아요. 그런 것 같아요. (남자친구랑

헤어질까말까 고민했던 건 좀 어떻게 됐어요?) 뭐 사귀다가 오래만나면 만나는 거

고 아니면 그만 만나는 거고... (아, 엄마가 그런데 정리하라고 하셨다면서요) 네 그

런데 그게 좀 편해진 게 엄마가 통금시간만 잘 지켜라 이렇게 해주니까, 편해졌어요.

그쪽에서는 걱정이 덜해져서 지금 상황이 더 좋게 보이는 것 같아요 - 중략 - (엄마가

언젠가 또 이야기를 한다면?) 말하는 순간 또 고민될 거 같아요. - 중략 - 엄마한테

휘둘릴 것 같아요. (왜 이렇게 엄마한테 휘둘리는 것 같아요? 엄마 말 안 들어 본

적도 있어요? 반항하거나?) 반항. 그런 건 해본 거 같아요. 근데 진로나.. 뭐 이런 큰

거는 다 엄마결정을 따른 거 같고.. 반항 같은 건 해본적은 있는데, 결국은 다 엄마 말

따랐던 것 같아요. (그게 힘들다고 느껴지진 않아요? 그게 힘들 때가 있어요?) 결국

엄마 말을 듣는 것, 엄마말대로 하는 것 제 생각이 없는 거잖아요. (그런 게 마음에

안 들어요?) 네. - 중략 -(만약에 엄마가 잘 정리하고 있냐고 물어본다면 어쩔 거예

요?) 거짓말 칠 것 같아요. (왜?) 엄마 말을 들어야 하는데, 그건 아닌 거 같기도 하

고……. 천천히 정리하거나. 그런 게 되는 게 아닌데 쉽게 동의가 되는 게 아니니

까……. (지금 은희씨가 생각이 있잖아요 이건 아닌 거 같다는. 그걸 엄마에게 표

현한다면 어떨 거 같아요?) 엄마가, 저를.. 좀... 뭐라 하지... 배신감? 엄마가 저에게

그런 게 들거 같아요. 믿었던 애가 나에게 이럴 수가. (얘가 나한테 이럴 수가) 그게

좀 클 거 같아요. (엄마에게 전에도 이런 이야기 들은 적이 있어요?) 믿었던 애니

까……. (뭘 믿어?) 내 딸이니까……. (내 딸이니까 내가 하자는 대로 따라달라고.

엄마가 그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어요?) 그런 말은 안하는데, ‘믿는다’ 그런……. 그런

말은 많이 하죠. (그 믿는다가 은희씨가 잘 결정할거라고 믿는 게 아니라, 엄마를

잘 따라줄거라 믿는다는 의미에요?) 저는 그렇게 들리죠. / (그럼 엄마가 정말 그런

생각인지를 확인해본 건 아니네?) / 네 확인할 방법이 없어요. / (확인하려면 물어

보는 방법밖에 없는데…….) / 불안해서 못하겠어요. / (엄마가 ‘너 배신이다’라고

말한다면 은희씨는 어떨 거 같아요?) / 미안할 거 같아요. / (그러면) / 미안하다고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67

하고 엄마 말대로 할 거 같아요. / 형제 탐색 언니랑 동생은 자기생각이 있음. 어어~

하면서 자기 알아서 하는 스타일인데, 저는 엄마에게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스타일이

어서 그렇게는 전혀 못해서……. 그리고 거짓말하면 얼굴에서 표가 나서 들키는 스타

일이라서 거짓말을 못해요. / (동생이나 언니가 엄마 말을 듣지 않는다면, 엄마 반

응은 ?)/ 엄마는 우울해져요.. 믿었던 앤데... 그걸 저한테 얘기를 하니까.. 저한테 엄마

가 그걸 의지를 해요. 속마음을 거의 저한테 얘기하는 편이거든요. / (언제부터 그렇

게 얘기 많이 했어요?) / 한 중학교? / (그러면 은희씨는 다 잘 들어줬구나) / 네,

그게 문제였던 거 같아요. / (그게 문제였던 거 같아요?) / 언니나 동생은 잘 들어주

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자기 말을 다 쏟아내는 스타일인데, 저는 참고 일단 들어요. 그

러면 엄마 말이 맞구나.. 엄마를 이해하는 편이거든요. / (힘들어요 그게?) / 지금은

힘들어요. / (엄마 말을 들어주는 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건 좋은데 그게 영향을

끼치니까……. / 엄마 말이 너무 잘 이해가 돼서. / 엄마 말을 무시할 수가 없고…….

/ 저는 왠지 뭔가. 엄마를 실망시키면 안 되겠다는 느낌을 받잖아요. 그래서 내라도

똑바로 해야지. 내라도 잘해야지 . / (언니랑 동생은 잘 못하는구나) / 자기 멋대로

하니까 자기 고집이 있어서 근데 저는 고집이 없는 편이거든요 / (그럼 은희씨가 보

기에 언니와 동생은 어때 보여요?) / 맞는 거 같아요. 너무 고집이 세서 그렇지, 사

람성격은 다른 거니까 상관은 없는데 그런 게 좀 부럽긴 하죠. - 중략 - 엄마 말에 휘

둘리지 않고 싶어요. 언니처럼 / (진로는 요즘 어떻게 준비하고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 엄마가 뭐라고 하시는 건 없어요?) / 진로에 관해서는 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 - 중략 - (하고 싶은게 뭐에요?)/(삭제됨)/(이런거 엄마가 알아요?)/ 네 엄마에게 다

말해요. 남자친구문제 아니고는 최근에 부딪칠 일은 없는 거 같아요-중략-(이런 거 엄

마가 알아요?) / 네 엄마에게 다 말해요. 남자친구문제 아니고는 최근에 부딪칠 일은

없는 거 같아요. - 중략 - (남자친구가 은희씨에게 필요한 사람인거 같아요?) / 저에

게 있어 그렇게 중요한 사람은 아닌 거 같아요. 나도 감정표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알게 되었고……. 저만 잘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그래서 그렇게 문제

는 아닌가. 같아요. - 중략 - (은희씨가 힘들 때는 어떻게 해요?) / 자요. 그러다 책보

고……. 자다가 책보다가 자다가 책보다가. 그러다가 집에만 있어봤는데, 잘 안풀리더

라구요. 그래서 나가서 친구들 만나서 얘기하고 걔네 의견도 들어보고 그러면 해결되

는 거 같아요. / (이번에 남자친구 문제도 친구들에게 물어봤어요?) / 네. 제 친구

들은 ‘니가 잘하면 그런 일이 없어지는데, 엄마말도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니가

똑바로 하면 그런 소리는 안 나온다.’ 걔네들이 무슨 말을 했는데, 그게 힘이 됐는데,

그게 기억이 안나요. / (그게 맞는 거 같은가요?) / 네 그래서 힘이 되는……. / (대

학 친구들?) / 아니요 고등학교 친구들……. 걔네한테 힘든 거 이야기하고 걔네도 힘

든 거 저한테 이야기하고... / (그럼 그건 도움이 되네요?) / 네, 좀 많이. - 중략 - 자

신에게 도움이 되는 대처전략과 도움이 되지 않는 대처전략을 스스로 알아서 스트레

68 2015 상담사례연구집

스를 조절하도록 교육 / 그런데 혼자 해결을 못하잖아요. / 혼자 해결을 못하니까...

모든 걸 제가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어요. 주변 친구들에게 이런 말 안하고 제가 제 스

스로 할 수 있는 힘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물어봐야 하니까……. 저 스스로 살아야 하

니까……. / (주변에 그렇게 잘하는 사람이 있어요?) / 언니 / (언니는 혼자 다 결

정해요?) / 그런 것처럼 보여요 저는 / (언니랑 그거에 대해 얘기해본 적은?) / 없

어요. 언니랑 진지한 이야기를 안 하는 편이에요. / (친해요?) / 친하긴 한데, 그런 깊

은 이야기를 안 해요 - 중략 - (친구들에게 얘기 안하고 혼자 해결했다면 어떻게 해

결했을까?) / 그냥 혼자 머리 싸매고 고민하다고 걱정만하다가……. 엄마가 하라는

대로 했을 거 같아요. / (후략) 불안과 걱정의 긍정적 의미부여, 불안과 걱정은 신호이

므로 내가 왜 걱정이 되는지, 정확히 무엇을 불안해하는지를 스스로 파악하는 것이 중

요하다는 것을 교육함. 내담자의 불안은 내가 엄마 말을 안 들었다가 내 미래를 망치

는 것이 아닌가, 진로도 준비해야 하고 하는데……. 그것을 파악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행동을 해야 함. 스스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문제해결을 위한 행동을 할 수 있을지 대

책이 있어야 엄마를 불안하지 않게 할 수 있음. 배신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함. /

3회기 (2013.05.06)

상1 : 오늘 하고 싶었던 이야기 있어요?

내1 :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거 하고 싶었어요. 어. 자존감. 향상…….을 시키고 싶어요.

제가 뭐……. 새로운 걸 시도할 때 쭈뼛쭈뼛하는.. 그런 게 있어서 그런 걸 해결하고

싶어요.

상2 : 그런 맘이 생겼어요. 그동안 갑자기?

내2 : (삭제됨)교수님이 저한테 이야기 하시기를 새로운 걸 할 때마다 쭈삣쭈삣? 머뭇머뭇

거리고 안 할려는 게 있다. 저도 알고 있는 사항인데, 알고 있는데 그걸 영상 보면서

딱 보니까, 아 내가 저런 게 있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되었고. 그게 좀... 고쳐야.. 할 것?

상3 : (삭제됨)

내3 : 네네

상4 : 그 말을 들었을 때 그래서 내가 이런 게 있구나... 고쳐야 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

던 거예요?

내4 : 내가 살아가면서.. 이렇게 새로운 걸 할 때 계속 쭈뼛쭈뼛할 바에 그냥 하는 게 나은데,

그게 안 되니까...

상5 : 교수님께서도 그렇게 고쳐라고 얘기하신 거예요?

내5 : 고치는 게 아니고 니는 그런 게 있구나 이렇게 흘려서 이야기 하는데, 저는 아! 내가

저런 게 있구나 한거죠.

상6 : 그게... 실습하는데도 좀 어려움이 있었어요?

내6 : 실습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고... 아, 그런 거는 좀 있어요, (삭제됨) 새로운 걸 안하고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69

계속 이렇게 제가 아는 것만 반복해서, 새로운 거 쪼끔씩하고 그런 게 있어서……. 그거

랑 연관이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상7 : 일단은 실습상황에서 이런 일이 있었던가. 같고, .... (삭제됨)같은데, 교수님이 피드백

을 주셔서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 이전에도 이런 게 좀 불편하거나 걸리는 부분이

있었어요?

내7 : 그런 거는 딱히 없는데, 그런 거는 딱히 저는 없어요. 힘들거나 불편한건 없는데, 그냥

새로 알게 된 거?

상8 : 교수님이 쭈뼛쭈뼛하는 게 있다고 말했는데, 이걸 고쳐야겠다고 생각한건 은희씨, 그

리고 자존감이 향상되어야 한다고 한 것도 은희씨 생각인거예요?

내8 : 그거는 수업 때 영상을 하나 봤는데, 그 영상이 저한테 하는 말 인거 같이 느껴지고,

이번에 또 봤는데, 이번에 봤을 때도 자존감이 사람 사는데 중요하구나, 나도 자존감

을 높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했죠. 재작년에도 자존감을 좀 높이려고

했는데, 어떻게 높여야 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상9 : 그 영상이 어떤 영상이었는데, 맘에 와 닿았어요?

내9 : 그게 초등학생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이랑 낮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계속해요. 그렇게 해서 그 실험이랑 이 아이들의 자존감이랑 어떻게 연관이

되는가. 실험을 했는데,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할 때 두려워하지 않고

하는 게 있는데,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뭐……. 그냥 실험 그쪽에서도 좀 낮게 나오는

그런 거 보면서

상10 : 왠지 은희씨는 낮은 아이에 속하는 거 같았어요?

내10 : 나..낮았죠? 낮은 거 같아요. 저는

상11 : 그래서 은희씨에게 자존감이 향상된다는 거는 어떤걸 보면 자존감이 향상되었다는

걸 알 수 있을까요?

내11 : 내 자신한테 뭔가 자신이 있으면?

상12 : 자신감?

내12 : 자신을 얘기를 하거나,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도.. 떳떳하다? 그런 느낌.

상13 : 이 선생님이 말하기 전에, 뭔가 내가 이렇게 낯선 상황에서 불편해하고 쭈뼛쭈뼛해

하고 너무 어색해하고, 그런 게 스스로가 못 견디거나 불편하거나 그런 건 없었어요?

내13 : 그런 건 없었어요. 그전에 침묵이 있을 때, 저는 못 견디거든요. 어색한 그...

상14 : 예를 들면, 어떤 때?

내14 : 처음 만났을 때나, 친하지 않은 사람이랑 같이 있는데, 막 이렇게 이야기하다가, 어느

순간 그 이야기소재가 다 떨어져서 조용할 때. 저는 그런 걸 못 참거든요.

상15 : 그걸 못 참으면 어떻게 해요?

내15 : 못 참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는 끝까지 침묵을 했어요.

상16 : 그랬더니 어땠어요?

내16 : 상대방이 이야기를 하거나……. 애 그러면, 아~ 내가 말을 아무 때나 안 꺼내도 되는

구나... 그냥.. 가만히 있어도 되는구나. 상대방이 불편하면 이 사람이 말하게 되는구

70 2015 상담사례연구집

나.. 이런..

상17 : 음.... 뭔가 침묵이 있을 대 어떤 생각이 들어요?

내17 : 그냥 무슨 얘길 해야 하지? 무슨 얘길 해야 하지?

상18 : 뭔가 새로운 걸 최근에 시도해본 적 있어요? 실습해본 거 이외에도?

내18 : 새롭게 시작한 게 없어요.

상19 : (웃음) 뭐 최근 일 년 안에는? (침묵) 그냥 루틴하게 지낸 거예요?

내19 : 뭐.. 색다르게 그런 걸 시도도 못해보고... 그런 게 없었어요. 학교 다니는 4년 동안.

상20 : 동아리 같은 거안했어요?

내20 : 안했어요

상21 : 남자친구도 먼저 만나자고 해서 만난 거예요?

내21 : (끄덕임)

상22 : 아까……. 그러면 침묵이 있을 때 못 견디는 그런 상황이 있었잖아요. 은희씨가 만약

자신이 있었으면 달랐을까?

내22 : 그 침묵이 없었겠죠?

상23 : 왜 그 침묵이 없었을 거 같아요?

내23 : 그냥 왠지 없었을 거 같아요. 얘깃거리가 계속 술술 술술 나왔을 거 같아요.

상24 : 되게... 딱 이제 은희씨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존감을 향상시키고 싶다’고 들

고 왔어요. (네) 그러면, 은희씨에게 자존감을 향상 시키는 거는 자신감이 생기는 거

고, 그러면 사람들 앞에서 말 같은 것도 끊이지 않고 할 수 있고, 새로운 것도 해보고

그런 걸 원하는 거예요?

내24 : 그러면 좋죠. 제가 멋있을 거 같아요. 제 자신이 멋있다. 이런..

상25 : 자존감이 향상 되면은 해보고 싶은 게 있어요?

내25 : 그냥, 제 일 열심히 하는 거..

상26 : 은희씨의 일이 뭐지?

내26 : 자존감이 향상되면... 음... 학교생활... 별거 없는 거 같아요.

상27 : 음..... 자존감이... 내가 아직 은희씨에 대해 잘 모르지만은... 은희씨가 자존감이 낮나?

이런 의문이 들어서... 자존감이 낮다고 하면 주눅들어있고, 어디 가서 할 말도 잘 못

하고, 손해보고... 이런 걸 떠올리는데, 은희씨가 그런 큰 불편함이 딱히 없었다고 생

각하는데, 왜 자존감을 높이고 싶다고 생각하는지 좀 궁금해요.

내27 : 저는 제가 자존감이 낮다고 생각했거든요.

상28 : 스스로 생각했을 때, 자존감이 낮은 건 어떤 거예요?

내28 : 자신에게 자신이 없고, 초라...해 보일 때?

상29 : 초라해 보일 때가 있어요?

내29 : 제가요?

상30 : 응

내30 : 지금 아니면...

상31 : 그냥 평소에, 괜찮을 때도 있지만,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71

내31 : 그런 건 있어요. 거울로 내 자신을 봤을 때 만족을 못 하는 거

상32 : 항상?

내32 : 네, 항상. 그런 게 있는 거 같아요. 예쁜 사람을 보면 와 진짜 예쁘다, 나는 왜 이렇지?

상33 : 그런 생각을 자주해요?

내33 : 옛날에는 엄청 자주했어요.

상34 : 요즘은?

내34 : 요즘도 가끔 들어요. 전신거울 볼 때마다

상35 : 음……. 거울 볼 때마다, 다른 사람이랑 좀 비교하게 되고 그랬어요? (네) 또 초라하다

고 느껴지는 게, 이런 외모?

내35 : 전 외모가 엄청... 심했어요. 그 전에는

상36 : 그 전이라면 언제쯤?

내36 : 2-3학년 때?

상37 : 얼마 안됐네? 근데 지금은 좀 나아진 건가요? (네) 왜 나아졌지?

내37 : 오빠가 그냥 좋아해 줘서? (웃음)

상38 : 그렇구나.. 오빠가 좋아해줘도 거울 볼 때마다?

내38 : 살 빼야지.. 이런 건 있는데, 제가 게을러서... 생각으로만 끝을 내는. 실천은 진짜 안돼요.

상39 : 근데 오빠 만나고 나서 자존감이 좀 올라간 거네요?

내39 : 네 그런 거 같아요. 이번에, 쪼끔

상40 : 그런 거 이외에, 혹시 그러니까... 오빠가 만나서 지금 자존감이 올라갔는데, 더 향상

시키고 싶은 계기? 그러니까... 그냥 교수님이 너는 좀 이런 거 같아.. 이런 말을 들었

을 때 어땠어요?

내40 : 제가 다른 교수님이 저한테 이야기를 하는 거는, (삭제됨)조금 정확하다고 볼 수 있잖

아요, 뭔가 좋았어요. 저의 뭔가 새로운 모습을, 제가 몰랐던 걸 더 알 수 있어서

상41 : 더 나아지고 싶다.. 생각이 든 거예요? (네)

쪼끔... 자존감을 높아지게 하는 것은 굉장히... 눈에 딱 보이는 건 아니잖아요. 내 스

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인거잖아요. 자신감도, 내 자신을 믿고 내 자신은 좋은 사람이

고 뭘 할 때 잘 할 수 있고, 내가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있고 이런 복합적인 마음의

자세? 같은 거여서.... 이 넓은 자존감이라는 범위 속에서 은희씨가 원하는 게 정확히

뭘까.. 단적으로 말하면 (삭제됨)과제를 했을 때 과감하게 하는 것 그런 걸 원하는

건지... 자기가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

내41 : 저는.. 어... 어떤 모습이면 좋겠다구요?

상42 : 어떤 이미지일 수도 있고, 장면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어떤 모습일

거 같은지

내42 : 그냥... 음.. 제 직업이 딱 있고, 겉모습도... 그냥 깔끔한 그런 모습에, 제가 일을 했을

때, 사람들이랑 있을 때는 평소 그런 모습, 편안한 모습인데, 제가 일할 때만은, 딱

그런 전문적인 그게 있는 사람. 자기 일도 잘하고, 잘... 두루두루 잘하는 거

상43 : 멋진 여성?

72 2015 상담사례연구집

내43 : 네

상44 : 자신이 지금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요? 전문적인 모습이나, 외모나, 사람

들이랑 편하게 지내는 거나. 겉모습은 좀 마음에 안 든다고 했고... 직업 같은 경우

는... 아직 정해지지 않아서(네). 사람들이랑 있을 때 편하게 지내는 건 어때요?

내44 : 어 아는 사람이면 편한데, 새로운 사람 만났을 때도 편하긴 한데, 더 깊게는 친해지려

고 하는 그런 게 없는 거 같아요.

상45 : 본인이?

내45 : 네. 저는 아는 사람을 계속 만나는 것이 좋지,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더 친해져야지

이런 마음을 저는 잘 안 가지거든요.

상46 : 모르는 사람이랑 알게 되어서 친해진 사람들이 있을 거 아니에요?

내46 : 네 근데, 그건 다 어렸을 때

상47 : 대학 와서 이렇게 친하게 지내는 사람은 없어요?

내47 : 대학교 다니니까 연락하지.. 계속 연락을 하는 거는 아닌 거 같아서.. 대학교 와서는

그렇게 깊게 친해진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상48 : 남자친구는 대학에서 만났어요? (네) 어떻게 만났어?

내48 : 같은 수업에서

상49 : 그렇구나... 한 마디로 누가 봐도 자신감 넘치는 나이스한 사람이 되고 싶은 거구나...

지금은 그렇지 않은 거 같아요?

내49 : 네

상50 : 그럼 새로운 사람들 이랑도 잘 사귀고 그러고 싶어요?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했는데,

내50 : 그런 사람 있잖아요. 한 명을 깊게는 못 사귀고,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 있잖

아요. 그런 사람을 보면 신기하고 나도 그런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상51 : 두루두루 친하면 뭐가 좋을까?

내51 : 인맥이... 아... 넓은 대인관계. 근데 저는 아는 사람만 있으니까..

상52 : 인간관계가 좁은 편인 거 같아요? (네) 어떨 때 인맥이 필요할 거 같아요?

내52 : 그닥 필요할 거 같지 않아요. 그렇게 필요할 거 같지 않은데, 두루두루 알면 좋지

않을까... 근데 제가 먼저 선뜻 연락하고 그런 게 아니니까...

상53 : 일단은... (침묵) 음... 은희씨가 불편해서, 자존감을 향상시키고 싶다는 거 보다는, 왠

지 다른 사람들이 인맥도 넓게 쌓고 있고, 외모적으로도 훌륭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왠지 나도 좀 더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인거네요. (네) 지금 너무 불편하고 내가 너무

마음에 안 들고 그런 건 아닌 거고…….

내53 : 네 그런 건 아닌데

상54 : 근데 그런 걸 채우고 싶고……. 자존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해본 거 있어요?

내54 : 그냥 제가 계획한 거를 실천해보자. 쪼꼼쪼꼬만걸. 근데 그렇게 해 봐도 자존감이

향상되는 것 같지 않았어요. 저는

상55 : 어떤 작은 걸 해봤는데요?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73

내55 : 그걸 모르겠어요

상56 : 기억이 안나요?

내56 : 기억이 안 나는데, 그걸 해봤어요.

상57 : 언제?

내57 : 작년에요

상58 : 실습 같은 거였어요?

내58 : 그냥 그때 수업시간에 그 (삭제됨)보고 삘 받아서 그렇게 해봤는데? 눈에 띄게 자존

감 향상은 없는 거 같아요.

상59 : 그게 뭐였는지 궁금한데……. 그냥 일상생활에서 하는 거였어요?

내59 : 네 뭐 새롭게 하는 거였어요. 음……. 아 그런 거였어요. 제가 새로운 거 도전하는 거.

근데 그게 하나도 되지 않았어요.

상60 : 성취를 못 한 거야?

내60 : 너무 무모하게 짜버리니까...

상61 : 음.. 어떤 건지 기억나요?

내61 : 아.. 뭐 배우기, 뭐 배우기 이런 거 있잖아요. 세세하게는 뭐였는지 기억이 안나요.

상62 : 거기 (삭제됨)에서 나온 것처럼 자존감이 낮다는 거는 내가 뭔가를 할 수 없을 거

같고, 내가 스스로 능력이 없고 못났다, 내가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는 등 복잡한 감

정 상태인데, 은희씨는 그렇게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진 사람은 아닌데, 중간에 있는

데 좀 더 나아지고 싶은 거죠? (네) 그래서 새로운 걸 도전하는 계획을 세우는 건 잘

했는데, 이걸 성취를 해야 내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되는데, 그 때는 실천을

못했으니까 더 자존감이 낮아질 수도 있는 거지. 난 또 이렇게 계획만 세우고 안 되

는 구나. 그런데, 은희씨는 그런 게 내가 못났고 슬프고 짜증나고 그런 성격이 아닌

거 같아. 그러네.. 이러면서 잘 지내고

내62 : 네 저는 왔다 갔다 왔다 갔다 막 그래요. (왔다갔다?) 기분 좋았다가 우울했다가, 우울

했다가 또 괜찮은 일이 있으면 또 올라가고…….

상63 : 최근에 그렇게 좀 우울했던 적 있어요?

내63 : 네 있어요. (언제?) 시험기간에

상64 : 시험기간에 왜?

내64 : 시험기간 때……. 음. 할머니가 그 병원에 입원을 하셨어요. 근데, 제가 외손녀니까 왔

다갔다 이렇게 해줘야하는데, 저는 시험기간인데, 그게 안 되잖아요. 그래서 그거에

도 스트레스 받고. 이렇게 엄마랑 이모가 너무 고생하는 거 같아서, 그런 거에 좀 우

울하고. 한 사람이 아프니까, 그 옆에 사람도 도와준다고 힘들고. 그런걸 보면 우울.

우울이 아니라 좀 스트레스 받아요.

상65 : 뭔가 나한테 부담이 되어요 그게?

내65 : 네

상66 : 어떤 부담이 되는데?

내66 : 저는... 착한 그.. 착한 사람? 그게 좀 있어요. (눈물) 으 ~~ (민망해하며)

74 2015 상담사례연구집

상67 : 착한사람...

내67 : 그런 거 있어요.

상68 : 이모나 엄마, 할머니에게 착한 손녀딸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면 스트레스 받

는 건가?

내68 : 그 좀 착한 줄 알고, ‘니라도 와야지...’ 이런 거 있잖아요. 언니 동생은 성격이 있는데,

니는 착했으니까? 착하니까? 니라도 와서 이런 말 하면 싫어요.

상69 : 그런 말을 누가 하시는 거예요?

내69 : 이모도 그렇고 아빠도.. 어른들 대부분

상70 : 근데, 은희씨는 오기 힘든 상황이었던 거고,

내70 : 그리고 그런 말 들으면 더 가기 싫은 그런 거 있어요. 내가 안착한데, 내가 왜 착하다

고 하지?

상71 : 그 말이 듣기 싫었어?

내71 : 그런 말을 어릴 때부터 들었어요. 그래서 별로 듣기도 싫고, 어른들이 하지, 왜 아직

저한테 그러는지, 이해를 못하겠어요.

상72 : 그냥 와주면 좋겠다가 아니라 니가 착하니까 너라도 와야지. 언니, 동생은 다 성격

있으니까... 니라도 와서 이렇게 와가지고 이렇게 이렇게 하는데...

내72 : 그런 사람들에게 속마음은 어떤 거예요?

상73 : 그냥 어른들 그거는.. 자기들이 알아서 좀 했으면 좋겠어요.

내73 : 어른들 그건 뭐지?

상74 : 어른들 일. 그러니까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 있고, 우리는 그나마 자식인데, 저희한테

그렇게 와라... 이런 말은 안했으면 좋겠어요. 마음이 움직여야 하는 건데, 그런 말

들으면 해주고 싶은 마음도 사라져요.

내74 : 당연히 와야지 이런 거

상75 : 그런 거 너무 싫어요.

내75 : 음... 그래서 되게 스트레스 받았어요? 이것 땜에?

상76 : 그런 것도 스트레스 받고 엄마가 힘들어 하는 거? 그런 거 좀 스트레스 받고,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거? 그것도 스트레스 받고.

내76 : 엄마가 할머니 입원하신 거 땜에 힘들었어요?

상77 : 엄마가 할머니 일을 다 해줘야 하니까...

내77 : 외할머니가 저희랑 같이 살거든요. 할머니 일을 엄마가 도와드렸는데, 엄마가 일을

하면서 병원도 잠시 들려서 먹을거리 이런 거 다 해줘야 되니까 엄마도 지치죠. 할머

니 병원에 처음 갔는데, 너무 많이 아픈 거예요. 그래서 너무 우울했었어요. 저런 모

습이 아니었는데...

상78 : 갑자기 안 좋아지신 거예요?

내78 : 병이 있다가, 갑자기 확 안 좋아졌는데, 지금은 좀 많이 괜찮아지신...

상79 : 요즘도 엄마가 병원에 왔다 갔다 하는 거예요?

내79 : 요즘은 이모가 있어서 엄마는 그닥...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75

상80 : 이모가 일을 덜어주긴 하는데, 퇴원하고 할머니가 또 엄마에게 해 달라 이렇게 하는

데, 그렇게 하면 또 스트레스 받을 거 같아요.

내80 : 저녁에 왔다 갔다 하기 힘드니까 니가 좀 도와 달라... 이모가 그런 얘기를 저한테

하는 거예요. 그럴 때도...

상81 : 뭐라고 했어요?

내81 : 알겠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근데, 그거를 속마음은... 할머니가 이렇게, 그냥 많이

아파버리면, 내가 이렇게 도와 주겠다 이렇게 하는데, 할머니가 뭔가 사람 성질을,

성격을 탁 건드려버리면, 하고 싶은 그것도 안하게 되는..

상82 : 어떻게 건드리는데요?

내82 : 좀 밉상처럼.. 그냥 얄밉게. 알아서 해 주는데, 얄밉게.

상83 : 음... 아까 그런 것처럼? 착하니까 그런 거 해야지.

내83 : 이런 게 할머니도 심했던 거 같은? 동생? 남자여자 차별이 있어가지고, 으~ 그것도

심했어요.

상84 : 이런 이야기를 언니나 동생에게는 안하나보죠? 와라, 도와 달라.

내84 : 네, 그런 얘기 잘 안하는 거 같아요.

상85 : 그럼 좀 억울하기도 하겠는데요?

내85 : 너무 어릴 때부터 착한 척을 많이 해서....

상86 : 착한 척이었어요? (웃음)

내86 : 네, 착한 척이었어요. 저는 뭔가.. 그런 게 있어서

상87 : 그런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구나 어른들이

내87 : 그래서 싫어해요. 당연하게 여기는 거

상88 : 근데, 왜 그때, 도와달라고 했을 때, 그러면은 은희씨가 시험기간이고 문병은 당연히

갈 텐데 먼저 이렇게 얘기하는 게 기분 나쁘기도 하고... 마음이 편하지 않은데, 오라

고 했을 때, 이렇게 거절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내88 : 그래도 가야하죠... 그래도 가야되니까

상89 : 언니랑 동생도 갔어요?

내89 : 가기는 갔는데, 동생은 그다지 자주는 안가고요.

상90 : 얼마나 자주 갔어요. 은희씨는?

내90 : 저도 그닥 자주는 안 갔는데, 저한테 계속 그런 얘기를 하니까, 가기가 싫어요.

상91 : 언니는 자주가요?

내91 : 언니는 안하는 듯 하면서 다 하는 스타일이어서, 안 간다고 얘기는 하면서, 가기는

가더라구요.

상92 : 언니가 갔을 때의 반응은, 당연히 왔다는 건 아닌 거네요?

내92 : 네 아닌 거죠.

상93 : 어? 웬일로 왔어?

내93 : 네 반겨주죠. 제가 오면 음 ~ 뭐. 그러고, 동생이 오면 또 반겨주고

상94 : 은희씨는 당연히 하는 건데 안하면 실망하는 것 같고, 언니랑 동생은 기대안하다가,

76 2015 상담사례연구집

조금만 하면 되게 놀라시고

내94 : 그래서 저는 여기서... 잘해봤자 소용이 없다. 잘해줄 필요도 없고.. 그렇게 그냥...

상95 : 그럼 좀 섭섭하겠네요. 집안에 있는 어른들에게

내95 : 어른들은... 그냥 저한테 개입을 안했으면 좋겠어요.

상96 : 그니까 기대하는 게 부담스럽구나, 은희는 이렇다 이렇다 하는 게...

내96 : 그래서 엄마한테 저는 ‘기대하지 말라고..’

상97 : 그런 얘기해요? 엄마가 뭐라고 하세요?

내97 : 기대안한다고 하는데 기대하죠. 그래서 나는 내 알아서 살 테니까 내한테는 그거 하

지 말라고 하죠. 근데 많이 섭섭해 해요.

상98 : 어떻게 섭섭해 하세요?

내98 : 그냥 표정에서도 그렇고, 지나가는 말로도 음~ 니가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지... 이렇

게. 부모들은 우리가 이때까지 해준 게 있으니까 당연히 이렇게 해야지. 이런 식인

데, 그렇게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고

상99 : 그렇게 얘기한 적 있어요?

내99 : 네

상100 : 그렇게 말했더니 엄마가 섭섭하다고

내100 : 네 그러면서 말이라도 이렇게 하면 되지.. 그러는데 그러면 거짓말이 되는 거잖아요.

그럴 바에야…….

상101 : 엄마가 뭐 좀... 이것저것 나한테만 기대하는 것 같고, 언니한테는 뭐 그런거 없어요?

내101 : 그냥 그나마 말 상대가 내가 잘되니까, 언니는 말도 잘 안들을 뿐더러 말 할 상대가

안 되니까... 그러니까 저한테 솔직히 다 얘기를 하고,

상102 : 이렇게 엄마가 힘든 이야기도 많이 한댔죠.

내102 : 중학교 때부터.

상103 : 기억나는 게 있어요? 엄마가 나에게 의지하고 기댄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내103 : 의지하고 기댄다는 것 보다는, 이렇게 아빠와의 그 이야기를 저에게 다 이야기를

해요. 그러면 저는 아빠를 나쁜 사람으로 보잖아요. 엄마 이야기만 들으니까... 그

러면서 아빠를 미워하게 되죠. 그러다가, 대학교 들어 와선가? 엄마아빠 사이가 아

빠가 회사가 다른데 있어서 떨어져 살다가, 같이 사니까, 아빠가 그닥 그런 게 아닌

데, 엄마가 엄마 생각을 저한테 이야기 하니까, 저는 아, 이렇게 생각하다가 아빠가

싫어졌다가, 지금 얘기하다보면 내가 둘 다 이야기를 들어봤어야 하는데 한 사람

얘기만 듣고 한 사람을 너무 미워했나 싶고. 엄마의 영향이 너무 크구나...

상104 : 요즘도 은희씨에게 이야기를 많이 해요? 아빠와의 일 같은 거?

내104 : 요즘은 아빠랑은 전혀 문제가 없고, 대학교 들어오고 나서는 전혀 문제가 아니었어

요. 근데, 동생이나, 아빠랑 싸우거나 누군가가 싸웠을 때 저한테 이야기를 하죠.

상105 : 그럼 은희씨는 뭐라고 해요? 엄마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내105 : 맞장구쳐주죠

상106 : 항상?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77

내106 : 네

상107 : 뭐 예를 들어, 뭐 아빠가 이렇게 엄마 힘들어한다. 그러면 엄마 힘들겠네 아빠가

나쁘네.

내107 : 아 맞나 이렇게 그냥 들어주고, 저는 판단을 하죠 아 그렇구나 엄마말대로 그렇구

나. 그래서 엄마 그거를 너무 많이 받은 거죠.

상108 : 동생이 누구랑 싸워요?

내108 : 동생이랑 아빠랑 많이 싸워요.

상109 : 그럼 엄마는 무슨 얘기를 해요?

내109 : 저거, 쟤 고집 어떡할거냐, 막 이러면서. 그러면 맞장구를 쳐주거나 들어줘요.

상110 : 그러기 싫을 때도 있어요? 그러기 싫을 때?

내110 : 상담공부 하면서, 엄마의 영향을 안 받으려고 했을 때? 엄마처럼 살기 싫은데, 엄마

옆에 붙어 있으면? 엄마랑 비슷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엄마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았

을 때가 있었어요.

상111 : 엄마의 영향을 어떻게 받게 되는 거 같아요?

내111 : 엄마의 생각을 그대로 생각하게 되는 거

사람에 대해서... 아빠에 대해서도, 동생에 대해서도... 남자친구에 대해서도 그렇고.

다 따라가게 되는 거 같아요?

상112 : 네, 그래서 지난번에도 내 주장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 자신을 잘 알고 싶다고 한

거구나?

내112 : 네. 되게 엄마 입장에서는 고마웠겠네요. 그 동안. 언니도 얘기 안 들어주고, 동생도

상113 : 좀 착한 걸로 각인되어 있었어요. 모든 가족들에게

내113 : 인사하기 싫은데, 인사하라 그러면, 아 ~ 안녕하세요!! 이렇게 하면 내가 무슨 로봇

도 아니고 착한 척 하는구나, 사람들이 다 저를 착하다고 얘기할 때 저는 착한 척

하는 건데.. 착하게 보이는 구나.

상114 : 그럼 은희씨는 뭔가 착한 척 하기보다는 자신감 있고 자존감 있다는 게, 은희씨가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아닌데, 예를 들어서, 어... 쭈뼛쭈뼛하고 그런 것도 그렇고,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 그랬잖아.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있는

모습 그대로 행동하고 싶고, 좀 그런 걸까? (네) 자기가 있는 모습 그대로 표현하고,

그걸 엄마가 병원에서 당연히 문병을 와야지, 라고 할 때, 그걸 ‘싫어’라고 안가는

나쁜 딸이 아니라, 내가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고, 내 것도 좀 챙기고 그런 솔직한

사람이 되고 싶은 건가? (네) 엄마한테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는데, 엄마가 그럴 때

마다 되게 섭섭해져가지고 그러면 또 착한 딸이 되어서 마음이 아프고. (네). 이해

가 될 거 같고, 착한 딸이 되고 싶지 않지만, 또 그러기에는 마음이 아프고... (네)

어렵진 않을 거 같은데, 정확한 포인트를 좀 더 찾을 필요는 있는데, 어떤 얘긴지

공감은 가고... 그러니까 현재에 있어서 제일 불편한 부분을 짚어서 다루는 게 효과

적일 것 같은데, 아마 엄마와의 관계가 큰 부분인 것 같긴 하네요. 어쩌면 흔한 비

유이긴 하지만, 굳이 비유를 하자면 새장 안에 안전한 곳에서 사랑을 받아왔잖아

78 2015 상담사례연구집

요, 언니랑 동생은 욕을 먹지만, 엄마에게 착한 딸로 살아왔는데, 어느 순가 이 새장

이 갑갑한 거지. 내가 상담학도 공부해보고 남자친구도 만나보고, 미래도 준비하고

하면서, 이게 진짜 내 모습일까? 내 진짜 모습은 뭘까? 이런 생각들이 올라올 수

있을 것 같아. 다른 모습으로 내 모습대로 살아보고 싶다는 욕구가 올라와서 그런

것 같아. 지금은 이 틀 안에 있는 것 같아. 그런데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게, 지금

은 남자친구 정리 하랬는데도 만나고 있고, 할머니 병문안도 당당하게 질색은 안하

지만, 언니동생이랑 비슷하게 많이 안 갔잖아요.

내114 : 그런데 안가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상115 : 그러니까 은희씨는 착하게 하고 싶지 않은데, 행동은 착하게 해서 스트레스 받고

있는 거고. (네). 은희씨는 아니라 솔직하고 싶은 거네. 맞아요?

내115 : 네. 맞아요. 솔직하게.

상116 : 그러면 예를 들어 할머니나 이모가 ‘당연히 은희는 착하니까 은희라도 와야지’ 이렇

게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내116 : 아 근데 저는 그 얘기를 들으면 열이 받아요. 그래서 욱 해서 뭐라고 하냐면서 그러

면서 본심대로 말하는데 약하게 말하면서 그 자리를 피해버려요.

상117 : 뭐라고 얘기하는데요?

내117 : 왜요? 이렇게 무슨 말하는 거예요? 이러면서 얼버무리는데, 너무 싫은 거예요. 짜증

나는 거예요. 다른 얘기는 그닥 안 하는 거 같아요.

상118 : 그렇게 했을 때 엄마나 이모의 반응은?

내118 : 별로.. 그건 아닌 거 같아요.

상119 : 별로 은희씨의 감정을 이해하거나 하는 반응은 아니구나. (네) 착하다는 말을 들으

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내119 : 그냥 바보같이 그냥 착한 거. 착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상120 : 그니까, 두 가지 마음이네요. 할머니가 아픈 것도 마음이 쓰이고 엄마가 힘들어하는

것도 마음이 쓰여서 도와주고 싶은 맘이 있는데, 착한 손녀, 착한 딸이 되고 싶은

마음.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당연히 은희씨는 착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

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는 거네요. (네) 그러면 겉으로는 어른들의 기대를

다 충족해주는데 속은 기쁘고 행복하지 않아요. (네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아요.) 그

럼 우리가 하고 싶은 건, 도와줄 때는 기쁘게 도와주고, 도와주기 싫고 내 상황이

안 될 때는 양해를 구하고 맘 불편하지 않게 있는 것.

내120 : 네, 근데 엄마가 섭섭해 하니까.. 마음이 편하지 않았어요.

상121 : 엄마가 진짜 섭섭하다고 이번에도 말했어요?

내121 : 네 엄마가 심하게 섭섭해 했어요. 세 명 다 앉혀놓고 너희 잘 못 키운 거 같다고.

어떻게 할머니계신데, 다른 병실 가족들은 다 찾아오는데 너희는 안 올 수 있냐고..

그래서 마음이 아팠죠.

상122 : 마음이 어떻게 아팠어요?

내122 : 근데 솔직히 저는 마음이 안 아팠거든요? 마음은 그랬는데, 일단 엄마 달래고, 달래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79

기는 하고 그런데 마음은 그게 아니었어요. 그러면 저는 이 생각 들었거든요? 있을

때 안 아플 때 잘하지, 처음부터 잘하지

상123 : 은희씨가 할머니 별로 안 좋아해서 더 그렇구나?

내123 : 아, 네. 그런가 봐요.

상124 : 그러면 사람들은 잘 모르겠네, 은희씨가 할머니 별로 안 좋아하는 거

내124 : 네 모를 거예요. 겉으로는 착하니까. (할머니한테) 네. 겉으로는 막 이렇게 해주는

척 하는데, 저는 싫어요.

상125 : 원래 별로 안 좋아했어요?

내125 : 네. 할머니 원래 한 성격 하셔서 저는.. 싫어요.

상126 : 엄마는 할머니랑 잘 지내요?

내126 : 네 근데, 엄마도 할머니...랑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 하지? 엄마는 할머니.. 저처럼 뭔

가 속으로 할머니 생각은 많이 하는데, 표현은 그닥 못하는 그건데, 옛날 얘기를 들

어보니까, 할머니 땜에 아빠랑 결혼했다는 얘기도 있었다는 거들었어요. 할머니 혼

자 사니까 결혼할 남자는 따로 안 빠져나가서 신혼생활 안하고 같이 살 그런 거였

어요. 엄마한테 듣기로. 그래서 엄마도 할머니 생각을 많이 하는 구나…….

상127 : 음. 그렇구나. 엄마나 할머니에 대해 두 가지 마음이 있네. 할머니가 아파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할머니가 아프기 전에 나를 힘들게 했기 때문에, 할머니 곁에서

있어주는 게 싫기도 했네요. (네) 엄마에 대해서도 엄마가 고생하는 게 안쓰럽기도

하지만, 은희씨가 도와주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게 싫고 착한 딸이 되기 싫은 맘이

있구나. 그래서 겉으로는 크게 엄마와 싸우지 않으면서도 엄마말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거네. 나는 ‘당연히 착한 게 아니다’ 하면서. 그러면, 은희씨의 이런 마음을 엄

마에게 솔직하게 표현한다면 어떨까? 엄마를 도와주고 싶기는 하지만 할머니 곁에

있기는 싫다.

내127 : (네, 근데 엄마가 원하는 건 제가 할머니 옆에 있는 거예요.)

상128 : 이렇게 말 한다면? 어떨까? 나는 할머니랑 있는 게 불편하다는 게 핵심이잖아 일단.

내128 : 못된 애로 보겠죠?

상129 : 못된 애? (네) 그럼 엄마는 은희씨의 감정을 인정해주지 않는 거네?

내129 : 그렇죠

상130 : 그럼 좀 섭섭하겠다.

내130 : 섭섭하기도 하고... 내가 잘못 키웠나 생각도 하겠고.

상131 : 엄마가 잘못 키웠다는 생각을 한다는 건 은희씨한테 어떤 의미에요? (침묵) 그런

말 하면 어때?

내131 : 그냥 기분 나쁘거나 그런 건 없고.. 아무 생각 없어요. 그냥. 잘 못 키운 거면 자기..

엄마 스스로가 잘 못 키운 거면 잘 못 키운 거라 생각하겠죠 뭐

상132 : 근데, 그게 결국은 잘 못 컸다는 얘기잖아 은희씨가

내132 : 저는 제가 잘 컸다고 생각하거든요.

상133 : 이것 봐 자존감 안 낮네. (웃음) 못된 사람이 한 번 돼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80 2015 상담사례연구집

내133 : 아니예요.

상134 : 왜? (침묵) 나쁜 여자라고 우리가 얘기 하는 게, 그 여자가 정말 악한 여자이기 때문

에 나쁜 여자라고 하기 보다는 자기감정에 솔직하고 그게 매력적인 여자를 나쁜 여

자라고 하잖아. 그런 것처럼 은희씨가 못된 애가 된다는 것도 몹쓸 불효녀가 되는

게 아니라, 내가 엄마를 도와주고 싶은 맘은 있는데, 할머니 옆에 있기가 너무 불편

하고 힘들다는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거잖아. 이게 얼마나 나한테 힘든 일인

지, 괴로운 일인지를 엄마가 알게 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내134 : 근데 그렇게 하면 엄마가 너무 힘들잖아요. 엄마의 짐을 엄마가 해야 할 일을 덜어

줘야 된다는 게 있어요.

상135 : 자, 그래요. 엄마의 짐을 덜어줘야 하지. 그러면, 자 첫 번째, 지난번처럼 엄마가 힘

든 건 알지만 할머니가 싫어서 도와주지 않았어. 엄마가 원하는 걸 무시했어. 그랬

더니 다른 걸 하면서도 맘이 불편했잖아요. (네). 그럼 두 번째, 엄마가 원하는 대로

할머니 옆에서 있으면서 엄마 일을 덜어주는 건?

내135 : 그건 너무 싫어요.

상136 : 그럼 안도와주면서 맘 편히 있는 건 가능해요? (아니요) 그렇죠. 이게 정말 못된 딸

이죠. 근데 은희씨는 맘이 불편하니까 그것 자체로 못된 딸은 아닌 거야.

내136 : 아…….

상137 : 그래요. 그럼 대안을 찾아야 되는 거야. 둘 다 너무 스트레스 받으니까. 엄마가 원하

는 것을 들어주자니, 내가 너무 힘들고, 내가 원하는 대로 하자니, 엄마가 너무 안쓰

럽고. 어떻게 해야 할까?

내137 : 모르겠어요.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상138 : 그럴 때는 엄마가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걸 잘 절충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엄마랑 딜을 하는 거지. 내가 엄마를 도와주고는 싶은데, 할머니 곁에 있는

게 너무 싫다. 내가 다르게 도와줄 방법은 없는지를 찾아보는 거지. 언니를 보면,

안간다 안간다 하면서 엄마 도와주러 가. 그러면 어른들이 반가워한다 그랬죠. 은희

씨는 ‘당연히’ 간다고 생각하고. (네) 마음은 은희씨가 어쩌면 더 많이 쓰는데, 별로

돌아오는 게 (없어요) 그렇죠. 고작 착하다는 말 밖에. (네) 엄마랑 앞으로도 이런

일이 많이 있지 않을까요? (네, 맞아요) 지금은 학생이지만, 앞으로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하고 이러면 은희씨가 더 많이 역할이 생길 텐데, 지금은 내가 내 욕구를

무시하고 엄마 하자는 대로 해주거나, 스트레스 받아도 잠자고 풀고 이런 게 가능

하지만, 앞으로 바빠지면 이 스트레스가 더 괴로워 질 수 있는 거지. 앞으로 은희씨

자신의 삶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렇게 갈등이 있을 때 엄마 말을 들어주는 것도,

아예 무시하고 피하는 것도 스트레스 받는 거잖아. (네) 그럼 스스로 감정을 표현하

고, 엄마랑 의사를 조율해야지. (음..) 만약 엄마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게 불편한데도 은희씨가 결국은 엄마 말대로 해준다면, 엄마는 은희씨가 그것 때문

에 스트레스 받는걸 알까 모를까? (몰라요). 엄마는 자신이 그렇게 말하는데 은희씨

를 도와주고 깨우쳐준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아...) 회사에 어떤 두 직원이 있어요.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81

둘 다 나이도 비슷하고, 능력도 비슷하고, 생긴 것도 비슷하고... 그런데, 한 직원한

테는 사람들이 되게 쉽게 쉽게 말해. 살이 쪘다는 둥, 얼굴이 못생겼다는 둥 농담처

럼 막 상처를 줘. 그런데 한 직원한테는 그렇게 안 해. 왜 그럴까? 앞에 말한 직원은

사람들이 막 농담처럼 상처를 줄 때 그냥 ‘허허.. 그러게요..’ 하면서 성격 좋은 척

하는 거지. 그런데 두 번째는 딱 그런 말 들으면 정색하고, 기분 나쁜 티를 내는 거

야. 그러니까 사람들이 다시 쉽게 그런 말을 못하는 거지. 그래서 이건 속담은 아닌

데, ‘진상은 호구가 만든다’ 라는 말이 있는데, 이건 어디 가서 말하지 말고 (하하하)

내가 내 감정을 표현 안하면, 상대방은 그게 괜찮은 줄 알고 당연한 줄 안다는 거야.

(아...) 중요한 건 상대방이 내 감정을 알도록 하라는 거지. 내가 얼마나 그동안 할머

니한테 상처받았는지. 그리고 지금 시험기간이라 얼마나 내가 초조하고 바쁜지. 이

런 걸 표현을 하지 않으면?

내138 : 엄마는 계속 그렇게 자기 뜻대로 다 해 줄 거라 생각하겠네요.

상139 : 그렇죠. 그럼 악순환인거지. 이제 은희씨도 성인이고, 엄마의 인생과 은희씨의 인생

은 각자의 인생이야. 곁에 있어주고, 응원해주고 할 수는 있지만, 내가 고통스러우

면서까지 엄마가 원하는 착한 딸이 되어줄 필요는 없는 거야. 그래서.. 오늘은 내가

말로 이렇게 설명을 했고.. 약간 쇼크를 주고 싶었나보다. (하하하) 생각해보면 좋겠

어요. 어떻게 하면 엄마와 나 사이에 적절한 선을 찾을 수 있을까? 내 감정에 솔직

하고, 나답게 어떻게 살 수 있을지 한 번 생각해보고, 다음 주에 검사결과도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내 행동이나 생각을 구체적으로 바꿀 수 있을 지 연습해보도록 해요.

내139 : 네

상140 : 그 때 남자친구랑도, 남자친구가 힘든 얘기를 너~무 많이 해서 힘들어. 그래서 은희

씨는 그게 힘들었고.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그걸 표현했더니, 남자친구가 아 그렇구

나 하면서 힘든 얘기를 안 해서 더 좋았다는 거잖아. 내가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싶고

내140 : 아 맞아요

상141 : 다음 타깃은 엄마가 될 것이야.

내141 : 하하하

상142 : 오늘 상담 굉장히 길게 했다. 이런 날도 있는 거죠 뭐. 그럼 다음 주에 볼까요?

82 2015 상담사례연구집

논 평허재홍 / 경북대 심리학과

논평자는 정신역동 이론을 기반으로 상담을 해 왔고 슈퍼비전도 정신역동 상담을

기반으로 해 오고 있다. 이 사례도 정신역동 상담 입장에서 바라보고자 하며 논평자가

지적하는 사항은 논평자가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정신역동 상담 입장에서 하는 것이지

발표자가 틀렸다는 것은 아님을 일러두고자 한다.

1. 내담자에 대한 이해 내담자는 (삭제됨)자신에 대해서 몰랐던 것을 알고 싶다는 호소문제로 내원하였다.

이러한 내담자 호소문제의 배경을 1회에 나타난 내용을 중심으로 추측해 보고자 한

다.

내담자는 최근 3~4개월 전에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었고 3주 전쯤 어머니에게서 남

자친구가 도움이 안 되니 정리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후 내담자는 남자친구와 헤어

져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 남자친구가 잘해 주기도 하고 불쌍해 보이기도 하여

갈등이 생기면서 상담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내담자 문제가 호소하는 문제

의 핵심은 남자친구를 계속 사귀고 싶은 자신의 욕구와 헤어지라는 어머니의 요구 사

이에서 일어난 갈등으로 보인다. 자신의 욕구와 어머니의 요구 사이에서 언제부터 갈

등을 느끼기 시작했는지 축어록만으로는 알기가 어렵다. 발생 시기를 알기 위해서는

첫 번째 상담과 두 번째 상담에서 왜 상담을 받으려고 했는지 탐색해야 하고 자신의

욕구와 어머니의 요구가 달랐던 때가 언제 있었는지 탐색해 보아야 한다.

축어록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내담자가 중학교 때부터 어머니의 말을 듣기 시작했

다는 사실이다. 내담자에 따르면 마음대로 하는 언니나 동생을 보면서 자신은 어머니

를 실망시키지 않고 자기라도 똑바로 해야지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또한 어머니의

힘든 점을 모두 들었다고 한다. 이 시기는 아버지가 직장 문제로 지방에 따로 떨어져

있어서 어머니 혼자서 자녀들을 돌보야 했던 시기이다. 힘들어 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내담자가 위와 같은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내담자가 한 이유는 3회 때 나

온 바와 같이 자신의 마음과는 달리 어머니에게 좋게 보이고 싶은 욕구, 내담자의 말

을 빌면 착한 척하는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추론해 본다면 내담자는 어머니에게 자신

의 본마음과는 다르게 좋게 보이고자 하는 행동특성이 있었고 아버지의 부재로 어머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83

니와 밀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추론해 볼 수는 있으나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는 몇 가지를 검토해 보아야 한다. 첫째, 중학교 이전 내담자가 착한 척이라고 하는

행동들이 무엇이었는지 검토해 보아야 하고 둘째, 그런 행동 이면에 있는 자신의 본마

음은 무엇이었는지 검토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셋째, 중학교 이전 내담자와 어머니의

관계, 내담자와 형제들과 관계를 검토해 보아야 한다. 이렇게 내담자가 호소한 문제를

둘러싼 전반을 검토해야 내담자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고 내담자가 반

복하고 있는 패턴을 이해할 수 있으며 내담자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게 된다. 겉으로

드러난 양상만으로 청소년기 발달단계상의 문제로 보려는 접근을 조심해야 한다.

2. 상담목표 및 상담방법 이 사례의 경우 상담목표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는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모두 검토

한 후에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상담자가 세운 목표를 보면 상담자는 1회에 ‘타인의 생각에 동화되기 보다는 스스로

의 감정과 욕구를 반영하여 결정도록 한다. 즉 결정에 대한 불안을 낮춘다.’로 설정하

였고, 3회에는 ‘자신이 감정과 욕구를 정확히 알고, 이를 상대에게 적절하게 표현한다.’

로 설정하였다. 두 목표를 정리해 보면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하

면서 스스로 결정하고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1회에서 3회까지 드러

난 내용을 바탕으로 이 목표를 검토해 보면 이렇게 목표를 세운 것은 적절해 보인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상담자는 ‘자신의 감정과 욕구의 중요성을 이해

하도록 교육한다.’와 ‘타인(주로 어머니)과 갈등이나 의견차이가 있는 경우, 스스로의

감정과 욕구를 파악하는 것을 훈련한다’ 로 설정하였다. ‘내담자 이해’에서 추론한 내

용이 맞는다는 가정 하에 이 전략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내담자는 자신의 욕구가 무

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아니고 인정을 받기 위해 자신의 욕구를 억제하는 사람이다. 이

런 사람에게는 감정이나 욕구의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감정과

욕구가 무엇이었는지 명료화하도록 하고 자신의 욕구를 억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명확하게 자각시키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또 자신의 욕구와 외부의 요구 사이에 갈등

이 있는 경우에는 자신의 욕구를 관철시키도록 하면 갈등이 더 커질 수도 있으므로

자기 표현하는 연습과 함께 조율하는 연습도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 총평 어떤 접근을 하던지 간에 상담자가 어떻게 상담을 진행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기 위

해서는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호소문제의 성격은 무엇인지 명

확히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84 2015 상담사례연구집

이 사례에서 내담자는 ‘저에 대해서 몰랐던 것을 알고 싶은 거 같아요’ 라고 하면서

자신의 호소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상담자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인 거

같아요. 라는 내담자 표현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인 거 같아요.’ 라는 표현을 많

이 써서 그런지 상담자는 이 부분을 간과하여 지나치고 있다. 내담자가 호소문제로

‘나 자신을 알고 싶다’고 표현하는 것도 막연한 표현인데, 여기에 ‘~인거 같아요.’ 라고

표현하는 것은 자신의 문제를 더더욱 막연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표현 방식으로 미루

어 볼 때 내담자는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모르는 사람이거나 드

러내는 것을 꺼리는 사람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담을 진행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특성을 보이는 내담자를 만나게 되면 상담자는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

가 무엇인지 자세하게 탐색하여 내담자가 무엇을 원하는 지 명확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 된다. 이렇게 호소문제가 중요한 것은 호소 문제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이

를 바탕으로 내담자가 어떤 행동을 반복하고 있으며 반복하는 행동 이면의 감정은 무

엇인지 파악할 수 있고 이 감정을 공감함으로써 성과를 더 빨리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상담에서는 이전 상담 경험이 있다면 이전 상담경험을 자세하게 다루어야 한

다. 왜 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성과는 무엇이었는지 자세하게 탐색하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사례에서는 내담자 문제를 이해하는데 이전 상담 경험이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된다. 1회 상담을 보면 첫 번째 상담을 언급하면서 내담자는 검사에서

자신이 ‘꽁해 있던 거? 혼자 생각했던 부분’이라고 표현하고 있고, 두 번째 상담에서는

‘가족이랑..’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각각 어떤 문제였는지 자세하게 탐색해야 한다.

그리고 내담자가 어머니의 영향을 받는다는 문제를 이야기할 때도 내담자는 ‘대부

분’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때도 상담자는 대부분이라고 그냥 넘어가지 말고 어떤

영역에서 어머니의 영향을 받는지 하나하나 자세하게 검토하고 영향을 받지 않는 부

분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내담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예외를 언급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이 사례에서도 내담자는 자신이 어머니의 영향을 대부분 받는다고 언급하고 있

지만, 2회에서 보면 내담자는 진로는 자기하고 싶은 대로 하려고 한다고 하고 있다.

어머니의 영향을 대부분 받는다고 하면서도 어머니의 영향을 받지 않는 영역이 있는

것이다. 상담자는 이런 부분을 놓치지 말고 어머니의 영향을 받는 영역과 받지 않는

영역을 구분하여 상담영역을 구체화한다면 상담을 더 효율성 있게 진행할 수 있게 되

는 것이다.

상담에서 상담자들이 또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내담자들이 사용하는 전문용어이

다. (한 문단 삭제됨)

3회에는 상담자가 구체화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내54

부터 내61까지 보면 처음에 내담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다가 차츰 하나

씩 기억을 보고하기 시작한다. 내61 이후에 상담자가 좀 더 탐색했더라면 내담자가 자

존감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드러났을 텐데 상담자가 요약과 해석을 하면서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85

마무리되어 아쉬움이 남는다.

이 사례에서 또 하나 눈에 띠는 부분은 ‘상27’ 반응이다. ‘상27’을 보면 내담자의 자

존감을 향상시키려는 의도에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상담자는 내담자가 큰 불편함

이 없다는 가정 하에 내담자가 왜 그렇게 보는지 탐색하고 있다. 상담자의 의도는 좋

으나 내담자가 이전 상담에서 상담자들이 ‘별 문제가 없으니 5-6회로 종결하자’는 제

안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 보면 이 반응은 내담자가 상담을 계속해야

하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는 반응이다. 상담자는 내담자를 만날 때마다 내담자가 왜

왔나를 잊지 말고 내담자가 어떤 심정으로 살아왔나를 공감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담자에게 적절한 반응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사례 전체 내용을 살펴보면, 상담자는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은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담에서 통상 해야 하는 일들, 즉 호소문제 파악, 이전

상담 검토, 그리고 원인 파악 등을 다소 소홀하게 하여 어려움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

다. 상담자가 한 번 실수하더라도 내담자는 상담자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준다는 사실

을 기억한다면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을 두려워해

야 할 것이다. 상담이 아직 초기이고 상담자가 내담자에 대한 연민이 있는 한 상담은

잘 진행될 것이고 소기의 성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86 2015 상담사례연구집

“내 인생을 망친 부모”유준호

(상담연구부)

Ⅰ 내담자 기본 정보

1. 인적사항§ 최윤호(가명), 남, 만 20세 § 현재 삼수 중

§ 주거지: 부산광역시 동구 § 성적: 4,5 등급(재수 당시 성적)

§ 가족 경제수준: 못 사는 편(내담자 표현) § 종교: 무교

§ 현재 부, 모, 동생과 함께 거주

2. 상담진행사항[접수상담] 2015/04/21 → [1회기] 2015/04/28(심리검사 실시) → [2회기] 2015/05/8 →

[3회기] 2015/05/20 → [4회기] 2015/06/04

* 할아버지의 제사 때문에 두 번 연기됨

3. 내담경위 및 이전 상담 경험§ 내담경위 :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에 매우 자주 방문하던 내담자였음. 자신의 분노를 추스르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분노를 표현하던 내담자에게 사이버상담요원이 대면상담을 권유하였고, 마침 부

산에 거주하던 내담자를 설득하여 본원에 상담신청을 하게 되었음

§ 이전 상담 경험 : 부산시 상담복지센터, 영도구 상담복지센터, 사상구 상담복지센

터, 동구 정신건강증진센터 등에서 간헐적으로 상담 받은 적이 있으며, 1388전화

상담 및 사이버상담센터를 이용하였음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내 인생을 망친 부모 87

4. 호소문제 § 부모의 폭력과 잘못된 양육방식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망쳐졌으며, 그러한 과

거 기억 때문에 분노가 치밀어서 견디기 힘들다.

5. 인상 및 행동관찰§ 접수면접자: 눈 맞춤이 거의 되지 않음. 얼굴이 상담하는 동안 줄곧 붉게 상기되

어 있고, 언성이 높아지기를 반복하였음. 상담하는 동안 "죽이고 싶다, 죽이겠다",

"토막을 내서 죽어도 괜찮다", 등의 분노표현과 욕설이 매우 많음. 상담 받는 것을

비밀로 하기를 원함

§ 상담자: 하얀 피부에, 약간 통통한 체형을 가진 내담자의 첫인상은 모범생처럼 보

이고, 순해 보였지만 가끔씩 과거의 이야기를 할 때 눈빛이 날카로워질 때가 있

다. 말이 빠른 편이며, 감정이 올라와 에피소드를 이야기할 때면, 발음이 쌔지고

흥분한다.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을 표현할 때는 그 새끼, 그 새끼들, 혹은 욕설

을 사용한다.

6. 가족관계

§ 할머니(미상): 집에서 2분 거리에 살고 계심.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이름과 얼굴조

차 몰랐으며, 다른 친척들과 차별대우를 했다고 함. 자신과 자신의 가족에게 해준

것도 없으면서, 자신의 가족들을 곁에 두고 노예처럼 부린다고 함. 할머니에 대한

분노감은 가득 차있으나, 실제 할머니에게 말 한마디도 안하는 사이라고 함. 할머

니가 시키는 대로 사는 아버지가 효자라 생각되지 않고 병신 같다고 표현함

§ 아버지(52세, 회사원): 내담자의 주요 분노의 대상. 권위적인 아버지는 내담자가

어린 시절 권위적인 언행으로 내담자의 인생을 망쳤다고 표현함. 내담자가 원하

88 2015 상담사례연구집

는 것을 수용하지 않았으며,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맞고 자랐다고 한다. 어린 시

절에는 그냥 맞고 살았고, 내담자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부터는 반복되는 잔소

리로 내담자를 괴롭혔다고 함

§ 어머니(47, 주부): 아버지처럼 자신을 때리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수용해

주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 어머니역시 똑같이 자신의 인생을 망친

사람 중의 한 명으로 생각하고 있음. 어머니 본인은 자신에게 잘해준다고 이야기

하지만, 자신이 원할 때 필요한 것을 잘해주는 것이 아닌 본인 방식으로 일방적으

로 잘 해주는 것은 잘해주는 것이 아니라고 표현함

§ 동생(17, 학생): 동생은 딱히 싫은 것은 없다고 함. 하지만 아버지가 자신에게 했

던 권위적인 행동들을 동생에게 하지 않을 때 기분이 엿 같다는 표현을 하며 분

노감을 표출함. 자신이 어렸을 때보다 공부도 못하는데 부모가 동생을 잘 챙겨주

는 것에 대해 불편감을 표현함

7. 심리검사 결과(MMPI-2/SCT)1) MMPI-2

VRIN TRIN F F(B) F(P) FBS L K S34 51 65 56 52 58 43 32 35

Hs D Hy Pd Mf Pa Pt Sc Ma Si50 64 47 50 55 58 59 67 60 76

내담자는 불안하고, 초조하고, 긴장되는 느낌을 보고하고, 자신의 주장을 잘하지 못

한다. 쉽게 화를 내고, 대부분의 시간 동안 분노를 품고 지내며,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또한 타인의 반응에 예민하고, 과거에 정서적인 상처

를 받았으며, 또 다시 그런 상처를 받을까 두려워한다. 친밀한 대인관계를 회피하며,

다른 사람들과의 정서적인 거리감을 유지한다.

2) 문장완성검사2. 내 생각에 가끔 아버지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3. 우리 윗 사람들은 고생은 자기들이 다했다고 생각하고, 더러운 짓은 뒤로 다

해놓고, 깨끗한 척하고, 입만 살은 병신들이 대부분이다.

7. 내가 어렸을 때는 이래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10. 남녀가 같이 있는 것을 볼 때 성적인 게 떠오른다.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내 인생을 망친 부모 89

12. 다른 가정과 비교해서 우리 집안은 좆같다.

13. 나의 어머니는 밥을 잘 해준다.

15. 내가 믿고 있는 내 능력은 근성, 성실성, 열정이다.

16. 내가 정말 행복할 수 있으려면 과거 기억을 지우거나 지금 현재 남들보다 많

이 누리는 것이다.

17. 어렸을 때 잘못했다고 느끼는 것은 어른 말과 교과서를 맹신한 것 뿐이다.

19. 대게 아버지들이란 잔소리 한다.

20. 내 생각에 남자들이란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면 거짓말도 서슴없이 하고,

그 경험을 추억으로 생각하는 병신이다.

24. 우리 가족이 나에 대해서 관심 좀 꺼줫으면 좋겠다.

25. 내 생각에 여자들이란 쉴 새없이 주절대고 험담하고, 쳐먹기만 하는 돼지새

끼들이고, 눈이 높아 결혼도 못하고, 몸 함부로 굴리고, 숨기기 급급한 쓰레

기가 대부분이다.

26. 어머니와 나는 그저 그렇다

27. 내가 저지른 가장 큰 잘못은 부모 말을 들은 것이다.

28. 언젠가 나는 성공해서 보란 듯이 가정을 꾸리고 무시 안 받고 잘 살 것이다.

34 나의 가장 큰 결점은 과거의 상처에서 못 해어 나오는 것이다.

39. 대개 어머니 들이란 희생적이다.

49. 나는 어머니를 좋아했지만 지금은 싫다.

50. 아버지와 나는 사이가 안 좋고 좋아질리 없다.

Ⅱ 내담자 이해

1. 상담자가 바라본 내담자의 문제 이해어린 시절 내담자는 부모의 말을 잘 따르는 착한아이였다. 반에서 성적도 우수한

편에 속했으며, 운동도 곧잘 해서 축구부에 가입하여 선수를 꿈꿀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권위적인 아버지는 내담자의 의견을 수용해주지 않았으며, 비 일관적인 훈육

방식과 함께 폭력을 일삼았다. 그래도 그런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지내오던 중.

다른 친구들의 아버지들이 모두 자신의 아버지처럼 때리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은 후

부터는 끓어오르는 분노감과 무력감에 이전의 자신과는 달리 자신 없고, 소심하고, 친

구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가끔씩 아버지에게 때를 써보기도 했지만

90 2015 상담사례연구집

개처럼 뚜드려 맞는 일(내담자의 표현)이 일상 이었기에 자신의 감정과 생각은 억누

른 채 그저 아버지가 원하는 찌질한 모범생처럼 중,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왔다. 하지

만 그것이 효도라고 생각하고 아버지의 말을 바보처럼 따르며 살아왔지만 수능을 망

치고, 재수를 하는 과정에서 상담을 받게 되었으며, 부모님의 말을 잘 듣기만 하는 게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님을 깨닫고, 조금씩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담자는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지금 현재 자신의 인생은 부모님 때문에 망

쳐졌다는 피해의식으로 뒤덮여 끓어오르는 분노감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자신도 자신이 잘 살기 위해서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부모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의

지를 갖고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보다 과거의 자신을 괴롭힌 어린 시절 기억이

무거운 무게추처럼 내담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2. 내담자의 자원§ 사이버상담요원의 권유가 있었지만 스스로 상담소를 찾아와서 도움을 받으려는

의지가 있음

§ 부모로부터의 독립에 대한 의지, 잘 살고 싶은 것에 대한 의지가 있음

§ 부모의 탓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삶에서는 자신이 주체적인 삶을 살아 남의 탓

을 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있음

Ⅲ 상담목표 및 접근방법

1. 상담목표§ 분노감이 많이 쌓인 내담자가 안전한 상담 장면에서 충분히 쏟아낼 수 있도록 돕

는다.

§ 부모에 향한 분노감으로 남아있는 인생을 낭비하지 않고, 자신을 위한 삶을 살도

록 돕는다.

2. 슈퍼비전에서 도움을 받고 싶은 점§ 상담목표에 기술한 것처럼 내담자가 잘 살 수 있는 방향을 잡고, 실제 실행에 옮

겨야 하는데, 내담자의 분노감에 압도되어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줘야 내담자가

앞으로 한 발을 내딛을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내 인생을 망친 부모 91

§ 과거 부모와의 탐색을 통해 현재 호소 문제의 원인을 찾고, 상담의 방향을 잡아나

가는 것은 필요해 보이는데,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내담자의 과거 기억과 분노표

현 때문에 상담이 진행 되지 않고 답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에 대한

효과적인 탐색 그리고 얼마나 더 머물러주고 쏟아내게 도와주는 것이 내담자에게

도움이 될지 고민입니다.

Ⅳ 상담과정 내용요약

1회기 (2015.04.28)

(상담구조화, 녹음 못함, MMPI-2, 문장완성검사 실시)

원래 14시에 상담을 하기로 했으나 10분정도 늦는다는 연락 후 30분이 다되어 땀을

흘리면서 상담실에 도착했다. 늦은 이유에 대해서는 자신이 도서관을 간다고 하고 나

와서 반대방향으로 내려와야 하는데 조금 더 일찍 나오지 못한 것을 이야기했다. 아무

래도 점심을 먹고 나오는 시간이 촉박했던 것으로 보여졌다. 이전에 사이버상담센터

를 이용하여 채팅상담 및 게시판상담을 이용해왔으며, 부산시 상담복지센터, 영도구

상담복지센터, 사상구 상담복지센터, 동구 정신건강증진센터 등에서 간헐적으로 상담

받은 적이 있으며 상담자가 상담을 잘 못했고, 효과가 별로 없었다. 1388에서 전화하

다가 많이 싸웠다. 그리고 00역 근처 상담센터를 찾아갔었는데, 그곳에서는 자신에 대

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을 판단하고, 이래라 저래라 조언해서 기분이 나빠서 다

시는 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상담이 도움이 된 부분도 있는데 이전에는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지 못했지만, 상담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내고,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

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상담에 대한 간단한 구조화를 실시하였으며, 내담자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 심리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2회기 (2015.05.08)

녹음기가 중간에 꺼져 18분만 녹음됨

윤호는 약속된 시간보다 30분정도 일찍 왔다. 지난번 상담에 늦게 온 것에 대해 마

음에 두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5월 6일에 상담 약속을 했었는데 할아버지 제사

때문에 시간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 이유를 물어보

니 정해진 약속에 늦거나 지키지 못할 경우에 마음이 크게 불편하다고 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에도 화가 난다고 하였다. 윤호에

게 약속은 지켜지지 못할 경우가 있는 것이며, 윤호를 약속도 못 지키는 사람으로 생

92 2015 상담사례연구집

각하지 않으니 너무 심려치 말라고 일러두었다.

(지난주에 실시한 MMPI-2검사 해석을 실시함)

(혹시 불안하고, 초조하고, 긴장 되세요 최근에 아니면 몇 년 사이에?) 뭐 계속

긴장하죠, 집에 있었으니까 (긴장한다는 뜻은 어떤 것 때문에 긴장한다는 거죠?) 애

비요. (아버지가 어떤데요?) 그냥 나한테 지랄할 것 같아서.. (시도 때도 없이?) 종잡

을 수가 없어요. 그냥 지 마음대로 할 때가 많아서요. 쌓인 게 많아서 (아버지 기분에

따라서 혹시 좀 달라지나요?) 집안 분위기요? (네) 달라져요 (혹시 수면은) 요즘엔

잘 자요. 몇 년 전에는 잘 못 잤는데 (혹시 주위 집중은) 잘 될 때는 잘되고, 안 될 때

는 안 돼요. 뭐 약간 망상이라고 해야 된다? 예전에 기억이랑 겹치니까 막 폭발할 것

같고 답답하더라고요 (예전에 기억이라고 하는데, 가장 많이 나를 힘들게 하는 기

억이 있어요?) 금마가 나한테 계속 잔소리 한 거요. 강요한 거요. 계속 억지처럼 강요

하고 생색내고 하는 게 싫어요. (어떤?) 머리요. (머리?) 학교 다닐 때 머리카락 계속

잔소리하고, 뭐 피시방이나 이런데 못가보고, 아무것도 못해보고, 남들 추억 쌓을 때

아무것도 없고, 그 새끼 때문에 뭐 미용실만 봐도 스트레스 받고 (머리를 어떤 식으

로 잔소리 했나요?) 내 의견을 수용 안 했어요. 내가 반에서 아니 전교에서 제일 짧

고, 너무 길어도 이상한데, 너무 짧은 것도 이상하니까 조금씩 이따 자르면 안 되냐고,

내 학교 다닐 때 빡빡이었고 니 대가리 길러서 뭐하냐고 대가리 기르면 멋지냐고 그

러고, 교복도 물려받게 해가지고 뭐 바지가 이만하면 애들이 힙합바지냐고 놀린다니

까, 바지 줄인다니까, 멋지게 해서 뭐 할라고 하길래, 아니 나는 너무 커서 걸리적거리

고 애들도 좀 놀리고 그래서 7천원인가 하는데 줄이면 안 되냐고 하니까 내 의견 수

용 안하고..그 다음에 뭐 엄청 많아요 억지 부린 게 (정말 답답하긴 하겠다 이야기

들어보니까) 네 아빠만 아니었음 죽였어요. (지금 죽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혹

시, 좀 표현해보거나 화를 내본 적은 있어요?) 네 화냈어요. 재수 끝내고 했어요. (좀

더 어릴 때는 이야기 못하고요?) 했어요. 막 어리광 부리고 (반응은 어떠셨어요?) 개

맞듯이 맞았어요. (재수 후에는 어떤 식으로 화냈어요?) 잔소리 좀 안하면 안 되냐고

너무 괴롭다고, 했던 말을 계속하니까. 열 번씩 넘게 하니까 내가 무슨 재수할 때도

막 한자 따고 컴퓨터 자격증 따고, 운전면허 따고 뭐 따고 다 따라는 거예요. 재수 끝

나고 시간 있을 때 딴다니까 하루 종일 그이야기 하잖아요. 미친 새끼가. 군대 이야기

하루 종일하고 시끄러워 죽겠어요. 금마, 똑같은 이야기를 열 번 하니까 차에서 들으

니까 죽고 싶더라구요. 멀미나고, 적당히 해야지. (진짜 아버지가 권위적으로 하면,

지금 말하는 거는 굉장히 공격적으로 죽이고 싶다고 이야기도 하고 표현은 하는

데 사실 제가 느껴지기에는 아버지 앞에서는 화는 못할 것 같은데) 말 못해요 저

새끼 날뛰니까 (그러니까 더 힘들 것 같아요) 맞아요. 원래 아무 말도 안했는데요. 요

즘에는 뭐 욕이 나와요 욕이 나와요 짜증나서.. 못 참겠더라고요 점점 참아봤자 아무

런 득이 없더라고요 (근데 걱정되긴 해요. 압력밥솥이 생각나거든요 저는 압력밥솥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내 인생을 망친 부모 93

이 계속 빵빵하게 김이 차면 나중에 김 안 빼주면 터지잖아요. 그래서 어쨌든 사

이버상담이건 지금 여기서라도 상관없으니까 좀 마음에 응어리를 다 풀어도 상관

없거든요.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네 (요즘 가장 윤호씨를 힘들게 하는

건 뭐에요? 망상이라던가, 주위집중이 안 되는 것을 포함해서) 과거 기억 때문에

집중이 잘 안 돼요. 패턴이라고 해야 되나? 아빠가 하도 잔소리 하니까 귀에 익는 것

있잖아요. 옛날기억이랑 약간이라도 겹치면.. 뭐 머리가 약간이라도 자라면 그것만 봐

도 짜증나더라고요. 동생도 머리를 잘랐거든요. 원래는 시장에 할아버지들 가는데 4천

원짜리 그런데서 깎는데 아 기분 더럽다 우짜노... 동생도 시간이 안 맞아서 못 갔는

데, 동네 6천 원짜리 돌다가 다른데 갔는데 조금 잘랐는데, 요즘 애들 자르는 것처럼

동생이 그래 잘랐어요. 난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지 머린데요. 근데 별 말 안하데요

(아버지가?) 네 웃으면서 잘랐다고 말 안했으면 자른 지도 모르겠다 이러면서, 나 때

는 그 개새끼가 그 몇 배나 잘랐는데 그 새끼 때문에 내 인생이.. 죽이고 싶다니까 생

각할수록 그 새끼 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 받았는데.. (동생에게는 별말 안 해서 짜

증났겠어요) 엿 같죠. 맨날 사내 대가리가 더럽구로 대가리 기른 거 봐라 하면서 밥

먹으면서 하루 종일 하잖아요. 그 새끼가 한두 번 해야지 미친놈. 차라리 반삭 한다니

까 반삭은 하지 마라는 거예요. 귀두컷하고 다니면 애들이 병신 같다 뭐 같다 이러면

서 놀리는데. 기분 더러워요 학교 다닐 때 상점 받으면 뭐해요 그걸로 (녹음 끊김)

그 뒤로 상담 중간 중간에 눈물을 흘리고, 욕도 하고 소리도 질렀다. 초등학교 때까

지는 키도 크고, 공부도 잘했고,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았었는데, 자신이 이렇게 된 것

은 부모 탓이라며 화를 냈다. 그래도 이전 상담을 통해 재수 후에 어머니께 쏟아 부었

는데 진작에 그렇게 했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3회기 (2015.05.20)

한 시간이나 일찍 와서, 15분 정도 기다렸다가 상담 실시함

(한 주간 어땠나?)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지난주에는 상담에 오려고 했는데 도

서관 가는 길에 이발을 하라고 해서 시간도 애매하기도 해서 오지 못했다. (이발은 상

담에 왔다가 오후에 해도 되는 것인데 오지 않았다는 것이 이해가 잘되지 않는다)

물론 그래도 되는데 괜시리 상담을 오는 것을 들킬까봐 그런 것 같다.

(상담을 오는 것을 들키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나)아버지가 상담을 받는 것에 대

해 좋지 않게 생각하신다. 재수 후 처음으로 부모에게 대들어 봤는데, 상담에서 안 좋

은 것만 가르친다며 성을 내셨다. 그래서 이야기 안 하는 것이 좋다. (아버지는 상담

을 그렇게 표현하시는데 윤호 씨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나는 상담을 통해 분명 도움

을 받았다. 그렇지 않았으면, 아직까지 내 의견을 주장도 못한 채 살아갔을 것이다.

MMPI-2 해석을 다시 실시하려 했지만, 할머니와의 안 좋은 기억, 아버지와의 기억

94 2015 상담사례연구집

이 떠올랐는지 전회기 때와 마찬가지로 쏟아내듯이 에피소드를 쏟아냈다.

(성적은 어느 정도 나왔었나?) 재수하고 나서 점수가 더 잘 나왔다. 4,5등급 나왔

다. 집에서는 부경대 가라는데 나는 부경대 가기 싫어요. 금마가 말하는 거 아직도 생

각나는데 기분 더럽잖아요. 너는 수능치고 바로 군대 가서, 개쳐맞아야 정신 차리고,

바로 복학해서 옷도 사지 말고 추리닝 두벌사서 번갈아 입고 다니면서 친구 사귀지

말고 교수한테 비타500사서 바치고, 군대 갔다 와야 학점 잘나오고, 군대 갔다 와야

키가 크고, 군대 갔다 와야 취업한다고 하는데. 지는 군대 갔다 와서 그래 살아요. 돈

도 드럽게 못 벌고 (이게 정말 상처가 되나보다 저번에도 말하고 또 하는 거 보니

까) 말도 안 되잖아요. 피시방도 안 가봐서 난 논다는 게 학점 버리고 논다는 게 아니

라 시험기간 아니면 옷도 한번 사 본다던가, 내가 돈 벌어서 파마를 한 번 해보는 게

노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금마 노는 거랑 내가 노는 거랑 생각이 다른가 봐요.

4회기 (2015.06.04)

상1 : 두 주 만에 만났죠? 두 주간 어떻게 지냈는지?

내1 : 뭐 별일 없었어요. 딱히

상2 : 별일 없었어요?

내2 : 네 나쁜 일은 없었어요. 그냥 보통

상3 : 그 동안 공부는?

내3 : 잘된 날도 있고, 안 된 날도 있고 그랬어요. 최근에는 좀 이틀 전부터 좀 안 됐구요

그 말고는 그저 그래요 어.. 옛날 기억 하나 떠오른 거 있었고요. 최근에 한 번도 안

떠오르는 기억이요(어떤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 밥 먹을 때 난 밥 먹고 나왔고, 큰방

에서.. 내방에서 공부하는데 티브이소리 들리잖아요. 예전에 티브이에서 하던데 유재

석이 하는 프로그램. 동상이몽인가 있던데. 초등학생인가? 딸은 학원가고 싶어 하는

데, 그 엄마는 안 보내주는데.. 애가 놀기를 원한다고 하니까 막 게스트들이랑 놀라는

그런 것 있잖아요. 따른 학부모들은 학원가라고 하는데, 반대로 한다고 뭐라 하던데.

그거 보고 생각났는데, 초등학교 4학년 땐가 5학년 때인가 아 5학년 때 일거예요. 학

원 단과라고 해야 하나 단과 비슷한 것 같거든요. 그런데 뭐 그거를 학원을 거의 빼먹

은 적이 없어요. 아파도. 왜냐하면 그때 공부를 했어야 했고, 나는 나보다 한 살 어린

애들이랑 해서 애들은 수업하고, 나는 혼자 과외 비슷하게 했거든요. 학원 안 빠지면

문상도 주고요. 문상이 목적이 아니지만. 그래서 가족들이 어디 갔어요. 장산 계곡에

고모가족도 있었고, 놀러 갔는데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학원갈 시간돼서 놀다가, 학원

가고 싶다고, 빼 먹으면 안 된다고, 근데 고모들이랑 뭐... 난 별로 재미도 없더라고요.

빨리 학원가야 공부한다고 막 했거든요. 다닌 지 얼마 안됐는데, 진도 느려지고 뒤쳐

지고 짜증나잖아요. 그런데 징징된다고 돌 던졌어요. 나한테(누가요?) 애비가요. (아버

지가?) 네, 한 (탁상시계를 가리키며) 이거 반만한 거요. (아유~ 큰 거네요. 맞았어요.

돌에?) 아뇨 그냥 위협하는 거 있잖아요. 내가 여기 있음 옆에다 던지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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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내 인생을 망친 부모 95

상4 : 학원을 빠지기 싫었는데, 가족들이랑 같이 가게 되어서 간 거라는 거죠?(네) 동상이라

는 방송을 보고 그 기억이 떠올랐다는 거죠? 어땠어요? 떠올랐을 때?

내4 : 그냥 기분 더러웠어요.

상5 : 그래서 동상이몽에 나온 주인공이 이해가 되었어요?

내5 : 아뇨? 고민도 아닌 걸로 우와 하니까 내가 돈 많으면 학원비 내줄 테니까 다신 방송

나오지 않나 왔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별것도 아닌 것 같은데

상6 : 그 친구에 일은 별것도 아닌 것 같다?

내6 : 가고 싶으면 가고 안가고 싶으면 안가는 건데 그 안 간다고 성적 안 나오겠어요?

상7 : 그랬구나.. 그렇게 최근에 떠오르지 않았던 기억이 떠올랐다는 건데.. 초5는 아주 어

렸을 때 기억은 아닌데 윤호씨 과거에 기억 중에서 떠오르지 않는 순간들이 있는 거

예요?

내7 : 원래는 중학교시절 때부터 어린 시절기억이 없었거든요 아예.

상8 : 중학교 이하?

내8 : 네 그때 기억이 없어요.. 초등학교 4학년 밑으로는 어디 좋았던 기억도 아무것도 없고

기억도 안 났는데요 서서히 나는 거예요. 뭐 자살시도 했던 기억이랑, 뭐.. 원래는 안

좋은 것 몇 개만 떠올랐는데 살다 보니까 그보다 덜 좋은 것 몇 개 떠오르고, 좋은

것도 가끔은 하나 떠올랐나. 하여든 그런 게 떠올랐어요.

상9 : 잠깐 자살시도라는 이야기 했는데.. 이전에도 잠깐 지나치듯이 이야기 한 것 같아요

자살시도 혹시 언제쯤 어떻게 시도했는지?

내9 : 면접 샘한테 말했는데..

상10 : 그렇기는 한데 저랑..

내10 : 초등학교 4학년 때 뭐지..운동선수 하지 마라고, 육상선수 하지 마라고해서 안 했고

포기했는데, 뭐 다른 날에 맞고 왔는데 학교에 아침에 애들이 왜 그러냐고 물었는데,

맞았다니까 니들은 안 맞았느냐고 그랬는데, 애들도 맞고 참고 사는 줄 알았는데 내

만 유독 그렇더라고요. 좀 재수 없더라고요. 난 운동도 잘하고 인기도 많고 그랬는데

왜 내만 억울하게 맞아야 하는지 모르겠더라 구요. 꿈도 박살나서 재수 없었는데, 커

튼 저거 있잖아요. 커튼 봉 같은 것 저기에 뭐지 마트용 분홍색 노끈으로 목매달았어

요(근데 어떻게 되었어요 혹시?) 줄이 끊어졌어요(무게를 못 이기고?) 아마도..(그때

주위에 어른들이나..) 없었어요 아무도(알긴 알아요?) 네 고3 때 위클래스 때 학교에

서 불렀어요. 식구들을

상11 : 그때 죽고 싶을 만큼 되게 힘든 상황이었나 봐요(고3때요?) 아뇨 자살시도 했을 때

내11 : 아 네 짜증났어요. 힘들고 내가 하고 싶은 것 못하고 뚜드려 맞았으니까요. 내랑 애들

이랑 다르다는 게 용서가 안 됐어요.

상12 : 그때 부모님한테 자살시도를 하기 이전에 난 정말 그것을 하고 싶고, 그것을 하지

못해서 너무 힘들다는 말을 혹시나 한 적은 있어요?

내12 : 내 꿈 포기 못 하겠다 이런 거요? (네) 아마 안 했을 거예요. 그전에도 다른 것 우긴

적 있었는데 무조건 때 쓰면 때려 팼으니까 부모 말 잘 들으면 효도인줄 알고 아무

96 2015 상담사례연구집

말 안 했을 거예요 아마 그냥 뭐 포기하라고 해서 포기했어요.

상13 : 그러니까 어쨌든 그렇게 부모님한테 표현을 안 하고 차라리 자살시도를 하는 게 낫

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그때는?

내13 : 꿈 탓이라기보다는 내가 애들이랑 다르다고 내가 왜 이리 맞아야 하는지 억울했거든

요 꿈도 있는데 그때 생각해보면 그때 꿈을 포기했다는 거는 그렇게 큰 뭐지.. 슬픔

은 아니었는데, 지금은 아쉽지만 그때는 어찌 해야겠노 공부나 하자 그렇게 타격은

아니었고 애들이랑 다르다는 게 재수 없었어요.(아.. 그럴 수 있겠다) 그때 꿈 포기하

는 게 뭐 이래 클 줄 알았겠어요? 그냥 뭐 다른 거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했죠.

상14 : 다른 아이들은 부모님들이 챙겨주고, 맞고 지내지는 않으니까..

내14 : 맞는다고 해도 학원땡땡이 친다고 맞는다고 해도 주먹으로 맞지는 않자 나요. 왜 내

만 쌔게 맞아야 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상15 : 주먹으로 어디를 어떻게 때렸어요?

내15 : 뭐 머리랑 몸이랑 다 때려 팼어요.

상16 : 몽둥이도 아니고?

내16 : 네 몽둥이 안 썼어요.. 썼나? 아니 뭐 주위 잡히는 것으로 때린 적은 있어요. 리모컨

던진 적도 있고

상17 : 혹시 아버지가 때릴 때는 술을 먹고 때리거나

내17 : 맨 정신으로 때렸어요. 술 잘 못 먹어요.

상18 : 다른 친구들은.. 맞고 살지 않는데, 윤호씨만 맞는 것 같아서.. (네..) 어휴.. 혹시 그

이후로 자살시도를 해 본적은 생각이나?

내18 : 없어요.. 생각은 있어요. 고등학교 2~3학년 때 죽고 싶었어요.

상19 : 그때 하고 싶은 것 못하게 해서?

내19 : 고2때는 친구도 없었고 외롭고 집에서 잔소리 계속해서.. 흔적도 없이 누가 죽여줬으

면 좋겠다고, 아니면 밀어서 떨어져 죽던가, 아니면 내 몸에 불 질러 죽던가, 그냥

흔적도 없이 죽고 싶었어요. 고2 내내..처음 한 달 빼고 그 뒤로 쭉.. 고3때는 간간히

기분이 더러울 때 충동적으로 죽고 싶었어요.

상20 : 어떻게 그런 생각 하면서 잘.. 버텼네요.

내20 : 네. 그냥 목숨 겨우 연명해서 살아왔죠.

상21 : 뭐 그때도 주변 사람들에게 나 힘들다는 이야기를

내21 : 했어요. (윤호한테 혹시) 같은 반에 그렇게 친한 애는 아닌데, 그냥 뭐 물리시간에

이동하는데 그때 가끔 앉아서 그 아이랑 가끔 이야기하고 다른 시간에 이야기 한

적은 없어요.

상22 : 그렇게 죽고 싶으면서도. 윤호씨가 살아왔잖아요.

내22 : 고2 때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또 있네요. 위 클래스에서 검사했는데 너가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고 해서. 반에서 친구는 아닌데 한 명 이야기 했고요 나머지는 없어요.

상23 : 지금은 뭐,, 어때요?

내23 : 지금은 뭐 채팅 상담할 때도 있고요. 아니면 그만큼 힘든 일 없어요 지금은 그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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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내 인생을 망친 부모 97

에 제사는 안 갔어요. 어제였는데요. 내보고 오지 마래요 인상 쓰면서 오지 마래요.

그때 뭐 재수 없더라고요. 뭐 염불인가 뭐 그것도 잠깐하고. 음식도 하나도 안 해주

고. 염불도 두 시간 넘게 해가지고요. 장례식에 염불에 트라우마 걸려서 금마 이야기

듣는데, 더워죽겠는데. 계속 똑같은 이야기하니까 던지고 싶은데.. 어제는 안 갔는데

할매는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평소에 하나도 안 울더만 장례식에서도 밥 잘만 먹고

상복도 안 입더라구요. 할배 죽어도 상관없다는 듯이 근데 감성 팔이 하잖아요. 주위

에는 지 피해 입은 척하고 개자슥이 그거 암튼 그 얘기 듣고 어처구니없었는데 신경

도 안 썼어요.

상24 : 그렇구나.. 저번 주에 상담 못 온 이유가 제사 때문이었는데

내24 : 네 제사 때문이었는데, 근데 다음 주더라고요. 또 미루기 그래서 금요일은 또 마트

가서 엄마 물건 들어주고 그랬어요.

상25 : 혹시 제사라는 게 49제 그런 건가요?

내25 : 잘 모르겠는데 이게 마지막이었어요. 제일 큰 거 이제 안 해요. 우리 집이나 할매집에

서 할 수 있는데 근데 딱히 상담 빠지는 일은 없어요. 절에 갈 필요는 없어서

상26 : 할머니가 그렇게 울거나 그런 것이 이해가 안 된다는 뜻인가요?

내26 : 아니요 야비하잖아요. 원래는 한 번도 안 울다가 주위에 친척 들오니까 그때 울잖아요.

상27 : 그게 어떻게 생각되어진 거예요 할머니가..

내27 : 남한테 동정심 사가지고 지 힘든 척 하려고 원래는 한 번도 안 울면서 남들 동정심

사갔고 지 힘든 척 어필하려고 (아.. 그런 것 같다?) 사실이니까요 동네에 우리가족

욕 다해놨던데 지 안모시고 산다고.

상28 : 안모시고 산다고? 원래 같이 살았어요?

내28 : 아뇨 같이 안 살았어요. 원래는 이사 갈랬는데, 애비한테 같이 사니까 위안이 된다

지랄하는데 애비도 병신 같애 뭐 하러 그래 연연해 핏줄에 내 맘에 안 들면 안 드는

거지.. 그리고 뭐지. 아 뭔 생각 했더라 아 그래.. 뭐 요즘에 먹을 것 잘 챙기주고 그래

서 부모를 용서해야 되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채팅 상담했을 때 그 샘도 내랑

비슷한 경험했는데, 그 샘은 용서 안 했다는 거예요. 아난 그 샘이 용서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기분 별로 안 좋더라구요. 그냥 그땐 생각이 왜 들었는지 모르겠더

라고요. 다시 생각해보니까 용서 안하려구요. 절대 용서 안 해요. 맘에 안 들어요.

상29 : 밥을 잘 차려주어서 용서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는데.. (그냥 잘 안 건드려서요) 혹시

예전에는 잘 챙겨주지 않았나요?

내29 : 챙겨주기는 챙겨줬는데 내가 필요 없는데 챙겨 줬죠. 그 있잖아요. 내가 해달라고

안 했는데 자기가 마음대로 해놓고 자기가 생색내는 것 있잖아요.

상30 : 요즘에는 그러지는 않았다.

내30 : 네 안 해요..

상31 : 그러면 용서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용서를 하고 안 하고는 어쨌든 윤호씨의 선택

이긴 한데.. 용서를 하지 않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요?

내31 : 연을 끊어 버리는 거요.

98 2015 상담사례연구집

상32 : 지금 현재 같이 살고 있잖아요. 나중에 끊어버린다는 건가요?

내32 : 네 수능치고 끊어버릴 거예요.

상33 : 어떤 식으로 계획한 것이 있나요?

내33 : 뭐 있어요. 몇 번 디테일 한 상상 있잖아요. 잔소리 계속하길래 알바해서 번 돈 던져

버리고 집 나가버리던가.. 기숙사 가서 살던가. 아니면 올라가서 명절 때 나는 뭐 전

화로 집이 그지라서 나는 돈 벌어야 되서 내려갈 시간 없다고 이야기한 다음에 절대

로 안 내려 가려구요. 전화로 나한테 뭐라고 하면 욕 퍼부어버리고 끊어 버리려구요

상34 : 그런 식으로 생각했구나.. 그렇게 연을 끊어 버리면 어떨 것 같아요.

내34 : 뭐 편하죠. 다시는 마주치지 않아도 되는 거니까요.

상35 : 그렇게 마주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아직까지 마음에.. 화가 났나요? (네) 혹시 나중에

라도 용서를 한다고 하면 어떨 것 같아요?

내35 : 절대 그럴 일 없을 것 같아요 용서한다고 한다면 내가 날 용서 못할 것 같아요

상36 : 그게 무슨 의미지요?

내36 : 내가 이렇게 뭐지.. 용서한다고 하면 애비애미가 울거나 빌면 이럴 건데 내가 거기에

마음 약해지면 내가 여지껏 겪었던 시련은 별 거 아닌 것처럼 돼 버리니까 내가 내

를 사랑 안 하는 것 같아서요 내가 이렇게 약해 빠진 인간인가 그러 느낌 있잖아요.

애비도 뭐.. 할매한테 지 애미랍시고 위하는 거지 그게 솔직히 감성 팔이잖아요 하기

싫은데 맨날 부르면 가야 되니까 부모니까 핏줄이니까 그런 것 있잖아요. 영화 똥파

리에서 봤는데 그 대사가 떠오르기도 하고..

상37 : 핏줄이니까 억지로 하는 것 같다? (네) 음.. 지금 들어 보면 윤호씨가 힘들어하고 있

고.. 많은 부분은 부모님 탓이다.. 주변사람 탓이다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그래요.. 혹시 뭐 오늘 오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있었어요? (없어요) 이전에 우리가

문장완성검사를 하고 못 봤었는데 이걸 한번 같이 볼게요.

내37 : 네

상38 : 내 생각에 가끔 아버지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되어있는데?

내38 : 뭐 한 1-2년 전쯤인가? 미친 새끼처럼 먹을 때가 있었어요. 마트 갔다 오면 밥 먹고,

엄마한테 빵 없느냐고 물어서 빵 먹고, 과자 먹고, 음료수 먹고, 다 먹고 토하고(토하

고?) 미련하게 다쳐먹어서 토하는 것 있잖아요. 그런 적이 몇 번 있는데 꼴 뵈기 싫

고.. 같이 밥 먹기 싫고, 밥도 겁나 빨리 먹거든요. 덩달아 우리도 빨라졌는데 금마가

뭐 먹을 때 다 같이 먹을 때 쟁반에 큰 그릇에 비빔면 네 개인가 끓이면 조금씩 덜면

되는데 억지로 퍼먹고 엄마가 뭐라 하면 웃길라 그러는지 억지도 더 퍼먹고 그러는

것 있잖아요. 그럴 때 사람새끼로 안보이고 돼지 새끼 같더라고요..

상39 : 그랬었구나.. (2초간 침묵) 우리 윗사람들은 고생은 자기들이 다했다고 생각하고 더

러운 것은 뒤로 다해놓고 입만 산 병신들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써 있는데.. (아 그래

썼구나.. 네) 이게 어떤 의미죠?

내39 : 그냥 뭐 어른들 충고할 때 내 젊었을 때는 이렇게 말하는 것 있잖아요. 다 미화시키

고 지 나쁜 짓은 다 숨기고 있잖아요. 요즘 젊은이들은 고생이 모르느니 그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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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내 인생을 망친 부모 99

딱히 지들도 고생한지 모르겠더라구요. 누구한테 충고해요 고생도 모르는 것들이

상40 : 그것이 마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거죠?

내40 : 네 내랑 친한 사람도 아니고 누가 충고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충고하는 것이 이상하

더라고요 내 젊었을 때 이러는 것. 티브이 나와서도 그렇고 딱히 잘 모르겠더라고요.

요즘에 386인지 486인지 보는데 예전에 할 것 없어서 공무원 했다잖아요 근데 이제

공무원 열풍이니까 나와 가지고 주저리주저리 하는 거 보니까 웃기더라고요. 나가

뒤지지 그냥 그런 느낌이었어요..

상41 : 네.. 내 생각에 참다운 친구는 내가 바닥에 떨어져도 남아 있는 친구다 이렇게 되어있

는데 (네) 혹시 그런 친구가 있었어요?

내41 : 있어요.. 아마 있어요.. 아마 맞을 거예요. 지금도 뭐 연락하고 그러니까

상42 : 동네 친구에요?

내42 : 학교 친구요 고1때 새로 사귀었어요. 고2때 힘들 때 도와주기도 하고 그랬어요.

상43 : 그 친구랑 지금도 연락하고 있고요?

내43 : 아뇨 군대가 있어요. 한 달인가 두 달 전에 군대에서 전화 왔었어요.

상44 : 다행이다.. 그래도 이런 친구가 있어서

내44 : 어 다행이에요 얘 덕분에 고3때 친구 새로 사귀고 그랬어요. 얘랑 친한 애들이 있으

니까 같이 친해지고.

상45 : 그 친구가 다른 친구랑 다른 점이 어떤 것 같아요?

내45 : 얘는 사교성이 좋아요 좀 뚱뚱한데 음식도 안 가리고 주위 어른들과 친해지는 것

있잖아요. 강호동 그런 비슷한 타입. 그냥 뭐 사교성이 좋아요 뭐 가끔 욕도 하는데..

사교성이 좋아요. 뭐 딱히 나쁜 점이라고는 제가 보기에는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친

해지고 싶은 그런 스타일 있잖아요. 그냥 그런 스타일이에요.

상46 : 그러니까 수많은 사교성 있는 친구들 중에서도 이 친구랑 친하게 지내는 이유는 있

을 것 같은데..

내46 : 얘가 뭐 (윤호씨에게 어떻게 다르게 해줬는지) 그냥 딱히 뭐 이익 따져 만나는 것

아닌데 그냥 말하다 보면 편하니까 그냥 그래요 (그렇군요)

상47 : 이 친구한테는 속마음 이야기도 하고 그랬어요?

내47 : 네 고2때 집에서 잔소리 많이 해서 짱난다고 많이 했어요.

상48 : 힘이 많이 되었겠다. 이 친구 때문에

내48 : 네.. 고 2때 밥 먹을 사람 없었는데 다른 반이었는데 얘랑 다른 반이었는데 같이 밥

먹으러 가고 그랬어요.

상49 : 솔직하게 남녀가 같이 있을 때에는 성적인 게 떠오른다.

내49 : 네, 그런 사건 많잖아요. 막 뭐 있지? 뭐… 지하철 타고 오다 보면 그 안에서 막 서로

몸 더듬고 이라는 거 보면 꼴 뵈기 싫더라고요. 그런 생각으로 우리나라 성범죄 같은

것도 좀 많고요 뭐. 성매매도 많고요. 그냥 인터넷으로 접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실제로 우리나라 원정성매매 이런 것도 많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니까 좀 안 좋아요

성에대해서, 지하철에 커플들 타고 있으면 커플들 부러운 게 아니라 서로 몸 만지고

100 2015 상담사례연구집

있음 그냥 좀 꺼지지 그런 생각 많이 들어요.

상50 : 그냥 사람들 보는 앞에서는 안 했으면 좋겠다? (네) 자.. 내가 늘 원하기는 많이 원한

다 이렇게 되어 있어요.

내50 : 그냥 남들보다 많이 가지고 싶고. 돈도 많이 벌면 좋겠고, 남들보다 좋은 것 먹음

좋겠고, 좋은 집에서 살고 싶고,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이런 느낌 있잖아요. 그냥 뭐

만족이 안 된 달까요. (지금 현재에?) 네 뭘 가져도 만족이 안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다 가지고 싶어요.

상51 : 다 가지고 싶다. 그래도 어느 정도 가지면 만족이 될 것 같아요?

내51 : 아마 안 될 것 같아요

상52 : 세계에서 제일 돈이 많은 부자가 되어도?

내52 : 그래도 더 가지려 할 것 같아요. 만족을 안 하고. 썩어 넘쳐나도 남들한테 정말 거지같

은 사람에게는 베풀겠는데. 일반사람들에게는 절대 안 베풀 것 같아요. 돈이 썩어 넘

쳐도 그냥 더 가지려고 할 것 같아요. 거기서 만족 못하고 더 가지려고 할 것 같아요.

상53 : 그렇게 되면 만족 못하면 계속해서 힘들 거 같은데

내53 : 근데 남들도 불행하잖아요. 내가 더 많이 가지면

상54 : 남들도 불행하다는 것이?

내54 : 그냥 내보고 부러워 할 거잖아요 점마 돈도 엄청 많고 그렇게. 그런 거 있잖아요. 막

재벌 웃기는 것 있잖아요. 막 돈 많은 사람들 보면 돈으로 뭐 돈으로 옷을 입는다든가

이런 것 있잖아요. 그런 거 언급되는 거 보면 그 사람은 그 사람에 대해서 모르잖아

요. 사람들이. 근데 뭐 행복할 것 같다 이런 느낌 있잖아요. 그런 것 보다는 돈 많으면

무시안당하고 없는 것 보다는 낫잖아요. 그래서 많이 가지고 싶다는 거였어요.

상55 : 그러니까 남들에게 보여 지는 것이 좀.. 무시당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돈을 많이

가지고 싶다는 건가요?

내55 : 내 가족 돌보려면 있으면 있을수록 좋고, 그냥 없는 것보다 낫잖아요. 많이 가지고

싶다. 엄청 많이 가지고 싶다. 뭐 가지다 보면 만족이 되겠죠, 물론 돈만 보고 살지는

않을 거예요. 가족이 중요하니까 내 가족이요 미래의 가족들 말이에요. 지금 가족은

필요 없고요.

상56 : 앞으로 생길 가족들을 위하여 더 가지고 싶다.

내56 : 근데 물론 비리나 이런 건 저지르고 싶지는 않고요. 그냥 뭐 돈이 많으면 좋잖아요.

사람들 돈 없어서 죽느니 마느니 이러잖아요. 딱히 잘 모르겠던데. 돈도 막 쓰던데

뭐 핸드폰도 지들이 뭐 하러 최신형으로 바꾸고 뭐니 하니 해서 돈 5만 원짜리 쓰

고 그래요 나는 딱히 스마트폰 기능 많아 봤자 쓸모도 없던데..

상57 : 그래요.. 무슨 일이 해서라도 잊고 싶은 일이 많지만 잊을 수 없다. 이렇게 되어 있어요.

내57 : 네 이게 이런 기억이에요 부모 기억 같은 것 엄청 많은데 잊을 수 없잖아요.

상58 : 내가 믿고 있는 내 능력은 근성, 성실성, 열정이다. 좋은 능력들을 갖고 있네요. (네)

내가 정말 행복할 수 있으려면, 과거 기억을 지우거나 지금 현재 남들보다 많이 누리

는 것이다 그래요. 일단은 남들보다 많이 누리는 것이 무엇일까요?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내 인생을 망친 부모 101

내58 : 그 위에 말했던 것처럼 많이 가지는 것 있잖아요. 그냥 뭐 내가 이런 고생했는데 남

들처럼 그냥 취직하고, 남들처럼 적당히 승진하고, 적당히 늙어서, 적당히 노후 누리

는 거.. 내가 남들이랑 다르게 살았는데 왜 내가 똑같이 살아야 되냐고 많이 가지고

싶다. 그냥 이런 현재를 잊을 만큼 그런 것 있잖아요. 어릴 때 고생 엄청 해서 나중에

남들보다 많이 성공하는 케이스 있잖아요.

상59 : 나는 남들보다 어렵게 살아 왔으니까.. 좀 더 나은 삶을 살아야겠다.. 이런 말인가요?

(네) 그만큼 너네 보다 힘든 어린 시절 겪어왔다.. (네) 자 여기 말한 것처럼 과거의

기억을 지우기는 어렵죠. (네) 과거의 기억을 지우는 방법보다는 어쨌든 우리가 윤호

씨가 이렇게 상담에 와서 지우지 않고도 좀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기 위해

온 거죠? (네) 그래요 이렇게 말한 것처럼 현재 남들보다 더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59 : 지금 노력 해야죠 (노력하면..) 능력이 생기고, 능력이 생기면 사회에서 대접받고, 사

회에서 대접받으면 그게 돈이잖아요.

상60 : 사실 그 요즘 현실적으로 보면 뉴스나 이런데 보면 정말 공부 열심히 한 친구들도

취업하기 어렵고, 노후 준비하기 어렵다고 얘기들 많이 하잖아요.( 네) 만약에 정말

노력 했을 때 물론 그렇게 될 수 있지만. 주변 여럿 청년들처럼 그런 어려움에 부딪

칠 수 있단 말이에요.

내60 : 될 때까지 할 거예요 외국에 나가서라도 어떻게든

상61 : 그런 열정과 정말 높이 사는데 제가

내61 : 만약 안 되면요. 뭐 안 되면 그때 가서 또 방안 생각해야죠. 일단 된다고 생각하고

일단 해야죠. 안 된다고 생각하면 노력 안하고 싶잖아요.

상62 : 너무 목표를 높이 잡아 버리면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지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이제 수능 얼마 안 남았죠. 지금 이 순간 단기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내62 : 앞으로 9월 모의고사를 대비해야죠. 그 점수가 단기 목표가 되겠죠.

상63 : 그래요.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어요. 혹시?

내63 : 저는 2등급 안에는 나올 것 같아요. 그래야 될 것 같아요. 아니 그래야 되요

상64 : 그래요 무엇보다도 노력하고 열정 그런 것이 있다니까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네)

어렸을 때 잘못했다고 느끼는 게 어른 말과 교과서를 맹신한 것 이다?

내64 : 네 맞아요. 교과서에 부모 말 잘 들어야 효자고 착한 아이고, 부모 말 잘 들으면 자다

가 떡이 생기고, 뭐 부모 말은 거스를 수 없고, 부모는 하늘이고 뭐..,

상65 : 아 그런 것들.. 그런 것들을 믿어서 어떻게 된 것 같은데요?

내65 : 이렇게 되었잖아요. 부모 말을 들었잖아요. 니 꿈 하지 말고 이래 살고, 머리 다 자르

고, 안 좋은 기억만 남았고요. 부모가 제대로 돼야 말을 따르는데 내가 나쁜 새끼도

아니잖아요. 학교 땡땡이 친 것도 아니고. 금마 때문에 안 좋은 기억만 남았잖아요.

그래서 그것을 후회하고 있어요. 교과서도 다 그러더만요. 도덕선생도 뭐 음식 남기

지 말라고 해놓고 지들은 다 버리고, 맛있는 것만 다 골라먹고 그러더만. 뭘 바래요

102 2015 상담사례연구집

상66 : 혹시 그럼 여기서 얘기하는 것 말고, 교과서를 어겨서 부모님의 말씀을 어기고, 살았

다면 지금 어떻게 달라졌을 것 같은데요?

내66 : 지금 이래 되었어도, 내가 내 탓할 수 있죠. 내 잘못이니까. 덜 억울하겠죠.

상67 : 덜 억울하겠다. 그런 것은 있을 수 있겠네요.. 그런데 윤호씨가 선택한 길을 걸어왔다

면 남 탓을 안 했을 거다?

내67 : 네 내가 선택했으니까요. 내가 했으니 내 탓이고, 내가 책임질 수 있잖아요.

상68 : 그래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지우기는 어렵잖아요.(네) 그래서 앞으로가

중요한 것 같아요. 앞으로의 윤호씨의 삶에서는 윤호씨가 원하는 대로 선택하고, 후

회 안 되도록.. (네..) 그렇게 살아가야 되겠죠.

내68 : 그래야죠

상69 : 지금은 어때요 그렇게 살고 있어요 좀?

내69 : 뭐.. 보통이에요. 뭐 딱히 마음대로 사는 것도 아니고, 그냥 뭐 집에 있으니까 별것

없어요. 살 거예요. 뭐 좀 이따가 수능 끝나고

상70 : 수능이 중요한 전환점이 되겠네요. 윤호씨 삶에서 (네) 그렇게 수능에 모든 것이 걸려

있으면 많이 부담스럽지 않아요?

내70 : 부담스럽죠. 계획대로 되지 않고, 밀렸는데. 뭐 짜증나죠. 아 안 되면 어떻게 하지 이

런 느낌 많이 드는데.. 그래도 뭐 불안하기도 한데요. (네) 뭐 어쩌겠어요. 남들도 다

불안할 건데.

상71 : 너무 수능에 모든 것이 걸려 있으면, 더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걱정이 되서..

내71 : 뭐 이거 망한다고 죽는다 이런 생각은 안하고 있어요. 뭐 그냥 열심히 해야겠다. 그런

생각 하고 있어요. (그럼 다행인데) 남들 보다 열심히 해야겠다. 많이 해야겠다.

상72 :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 같아요.

내72 : 네 알겠어요

상73 : 진짜 걱정돼서 그래요.. (네) 고3때인가도 뭔가 부담과 걱정이 그릇 쳤다고 수능을..

내73 : 고3때는 하다 보니까 뭐 내가 갈 수 있는 대학이 마음이 안 들더라구요. 수시도 쓰기

싫은데 억지로 쓰고, 부모 잔소리 들었는데 이 지역 안에 있으면, 부모 말을 들어야

되니까, 근데 친구들 보면 금오공대인가 그런데 있던데, 나도 그런데 쓴다니까 그런

데 써서 뭐 할라고 그런데 방 잡아서 뭐 할라고 그러는데… 그것도 뭐 무슨 애비 친

구들 중에 아들이 있는데 개양아치 같은 새끼가 있는데 원룸 잡아 사는데 그런 새끼

보고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다른데 돈을 쓰면 이해를 못하는 것 있잖아요. 원룸 이런

데 쓰는 돈은 돈 아깝다 이러는데(부모님께서요?) 부산에 있는 국립만 써라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수능 끝나니까 수능 못 쳤으니까. 동아대 사립이잖아요. 동아대 쓸 수

있냐고 그러는데, 그 얘기는 뭐할라 처해요 그때. 그때 군대를 가니 그 얘기를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데 하여튼 그 새끼 미친 새끼 맞아요.

상74 : 그래서 이제는 수능점수가 나오면 윤호씨 의지대로 가고 싶은 학교 쓸 거예요?

내74 : 내 마음대로 쓸 거예요. 등록금 이런 거 필요 없으니까. 신경 꺼라 그럴 거예요. 잔소

리만 해봐요 아주. 지들은 돈도 안 줄 거면서, 돈도 안 줄 거예요. 돈도 없으면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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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내 인생을 망친 부모 103

금 와가지고 수능치고서 너를 위해 모아 놨다 등록금 주면 바로 얼굴에 던져 버릴

거예요. 돈도 필요 없어요. 그 새끼들 주는 것..

상75 : 아이고..

내75 : 또 주면서 생색낼 거 뻔한데.. 뭐 내가 대학가서 옷 샀다고 그러면 얼마짜리 샀냐

그래 비싸냐 그럴 건데. 어쩌라고 내가 빚내서 살 것도 아니고 내가 돈 벌어 살건대.

상76 : 그래도 등록금 내준다고 받을 수는 있을 것 같은데

내76 : 안 받아요 절대로 안 받아요. 절대로 안 받아요. 죽어도 안 받을 거예요. 필요 없어요.

그 새끼들이 주는 거는 다 필요 없어요. 뭘 줘도 안 받을 거예요.

상77 : 그걸 가지고 생색내는 것이 더 싫다는 거죠?

내77 : 네. 그 새끼들 자체가 싫어요. 내 인생 다 내가 채워갈 거지 그 새끼들이 0.1%라도

보태주는 거 싫어요. 그 새끼들이 내 미래에 구성되는 게 싫어요. 다 배제하고 싶어

요(10초간침묵)

상78 : 그래요.. 내 생각에 남자들이란 성욕을 위해서라면 거짓말도 하고 그 경험을 추억으

로 생각하는 병신이다.

내78 : 인터넷에 그런 것도 있고, 애비 친구들 중에 나이트 가서, 그런 새끼들 좀 있어요.

바람 핀 새끼도 있고요. 애비도 바람 필적이 있고요. (아버지도요?) 네 그런 적 있어

요. 초등학교 4학년 때인가? 그런 적 있어요. 뭐 주위사람이 병신인 것 같아요. 그냥

원래 일반인들은 안 그런데 내가 안 좋은 것만 보고 자라서 그런가 봐요. 인터넷이나

뉴스도 이슈 될 만한 것만 다루지 아름다운 건 안 다루잖아요. 뭐 그런 거 보고 자라

서 안 좋은 것 같아요.

상79 : 그래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일반적인 사람들은 티브이에 잘 안 나오죠. (네) 지금

아버지가 바람 피웠다고 했는데. 어떤 일이 있었어요. 혹시?

내79 : 그것도 뭐 그냥 엄마가 새싹비빔밥인가 먹었다고 추궁하길래 아빠가 우리 장난감도

받아오고 그랬다나 봐요. 근데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엄마 계속 추궁하니까 애

비가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엄마 때렸어요. 음식물 쓰레기통 깨지고 엄마 피 흘리고

그랬어요. 피 보고 엄마 죽은 줄 알고 막 울었는데, 학원가라고 해서 학원 갔어요.

상80 : 어머니 괜찮으셨어요?

내80 : 뭐 괜찮겠죠. 머리 찢어졌는데

상81 : 병원에서 치료도 안 받고?

내81 : 모르겠어요. 피딱지 앉은 것은 본 것 같은데, 병원은 갔나 안 갔나 모르겠어요.

상82 : 엄마가 걱정 안 되었어요?

내82 : 울었다 했잖아요.

상83 : 아버지가 학원가라고 했었던 거예요?

내83 : 신경 쓰지 말고 엄마 아빠 둘 다 가라고 했어요. 학원가고 둘이 정리했겠죠. 내 있어

봤자 뭐하겠어요. 그냥 학원가라고 했어요.

상84 : 그래서 그걸로 그 문제는..

내84 : 그 뒤로 바람 핀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근데 알게 뭐예요 피든가 말든 가지

104 2015 상담사례연구집

상85 : 네.. (5초간 침묵) 자아 내 생각에 여자들이란 쉴 새 없이 주절 되고, 험담하고, 처먹기

만 하는 돼지새끼고, 눈이 높아 결혼도 못하고, 몸 함부로 굴리고, 숨기기 급급한 쓰

레기가 대부분이다.. 이건 또 어떤

내85 : 그냥 뭐 보면 지하철이나 아니면 뭐 주위는 아니고요. 그냥 일반적으로 보면 시끄러

워죽겠더라 구요. 적당히 떠들어야 하는데, 쉴 새 없이 떠들고 누가 뭐를 샀니.. 뭐

남편 욕하고, 헬스장 갔을 때도 예전에.. 하루 종일 떠들더라고요. 무슨 운동을 하러

왔는지 시끄러워죽겠더라 구요. 남자들은 운동하고 가는데, 어느 누구 이상한 남편

이야기 다 꺼내고 시끄러 죽겠는데. 요즘에 결혼할 때 남자들이 그런 거 원하잖아요.

여자들의 처녀성. 과거에 다른 남자랑 살았던 사이냐, 동거했던 사이냐 하는 거 다

숨기잖아요. 그런 거 보니까 뭐 시끄럽더라고요 솔직히 말해서, 결혼도 30대 넘어가

면 노처녀라고 하는데, 뭐 요즘에 결혼하려면 연봉은 얼마 이상에 키는 커야 되고,

티브이에서 그런 거 다루잖아요. 드라마에서도, 속칭 잘사는 거에 붙어사는 김치년

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거 보니 웃기잖아요. 남자들은 얼마 이상 대기업 바라고, 남

자가 집 1억 이상 해오면, 여자는 혼수 3천만원해오고, 이런 거 보면 빙신 같더라고

요. 결혼할 때까지 3천 만원 못 모으는 게 말이 되요? 그래 봤자 중소기업 경리나

이럴 텐데, 돈을 어디다 쓰는 건지 모르겠던데, 난 시끄러워 죽겠더라구요. 카페나

이런데 한번 가봤는데, 진짜 시끄럽더라고요. 왜 그렇게 말이 많은지 이해가 안 돼

요. 적당히 떠들어야 되는데, 내용도 99.9% 다 쓸 때 없는 이야기하잖아요.

상86 : 대부분에 이 세상 여자들이 그럴 것 같아요?

내86 : 말은 많죠. 엄청. 말이랑 뭐 동네 아줌마들은 말이랑 험담을.. 솔직히 말은 진짜 많아

요. 근데 뭐 과거 숨기는 것도 대부분 그렇잖아요. 누가 솔직하게 이야기 하겠어요.

그냥 꼴 뵈기 싫었어요. 많이 먹으면서 말이 많으니까. 그냥 먹던가 말을 하던가 해

야지. 그냥 사람으로 안 보였어요.

상87 : 그러니까 주변에 있는 다 그렇게 보여요?

내87 : 네 지나다니면 시끄러워요 전부다. 지하철 탔을 때부터 시끄럽고

상88 : 그럼 사람들이 조용히 살았으면 좋겠어요?

내88 : 네 솔직히 말해서, 시간만 많았으면, 한 시간이 걸려도 걸어 다니고 싶어요. 지하철

타는 거랑 버스 타는 거랑 시끄럽고요. 복잡해서 싫어요. 오늘도 사람 겁나 많던데.

요즘에는 좀 조용한 편이던데, 다들 스마트폰 보고 있으니까. 그래도 시끄러운 사람

들은 시끄러워요. 하루 종일 시끄럽잖아요. 왜 그렇게 말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상89 : 그래요.. 보통 보면 누가 지하철에서 말을 할 때 신경을 끄고 자기 할 일들 하잖아요.

사람들은

내89 : 나는 큰소리나 이런 게 집에 이제는 많아가지고, 거슬려요 엄청. 집에 시끄러운 것도

있고, 부모가 부르면 가야 되서, 귀가 좋은 건 아닌데 예민해서 거슬려요.

상90 : 이야기들이 잘 들려요? 거슬리게?

내90 : 말하는 것 자체가 거슬려요. 시끄러우니까 여러 사람이 다 다른 소리하는데 진짜 거

슬려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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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내 인생을 망친 부모 105

상91 : 오는 내내 짜증나겠네요.

내91 : 네 덥고 복잡하고, 난 지하철 안타봤으니까 어색하기도 하고, 혹시나 못 내리면 어쩔

까 이런 생각도 하고, 정거장 맨날 세고 있고, 얼마나 남았는데, 뭐 늦으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도 하고

상92 : 계속 속에서 생각이 많네요. 뭐 많죠. 혹시나 늦으면 어떻게 하지, 이런.. 늦으면 어떨

것 같아요 혹시?

내92 : 늦으면 내려가지고 전화해서 좀 늦을 것 같아요 전화해야 되고, 이런 생각하죠. 만약

에 경우 대비해서, 물론 쓸 때 없는 걱정이지만. 늦으면 전화해야 된다는 생각..

상93 : 그게 좀 불편하다는 거죠?

내93 : 네 좀 늦으면 안 되니까

상94 : 전화하는 자체가?

내94 : 나는 안 늦고 싶은데요. 일부러 빨리 오는 것이 낫거든요. 약속은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상95 : 그렇게 생각해주니까 좋네요.

내95 : 원래 난 한 번도 안 어기는 데요 이번에 어긴 거지. 난 횡단보도 건너는데 이래 오래

걸릴 줄 몰라가지고 많이 늦은 거예요. 오늘도 나올 때 9시에 나올라고 했는데 화장

실 갔다가 9시 3분에 출발해서 딱 횡단보도 오니까 딱 10시더라구요. 그래서 안 늦겠

다 했지요, 그래서 천천히 걸어왔죠.. 그리고 미뤘는데 늦으면 또 미루는 것 같잖아

요, (정말 늦지 않고 싶었구나) 네 샘도 문자가 왔는데 그때 딱 서면이었거든요 그래

서 갈 수 있다고 했죠.

상96 : (5초간 침묵) 이런 것도 썼네요. 난 성공해서 보란 듯이 가정을 꾸리고 무시 안 받고

잘 살 것이다. (네) 어느 정도면 성공인 것 같아요?

내96 : 뭐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많은 돈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과시욕이지, 그냥 차있

고 집 있으면 상관없어요. 뭐 남들 자식들 수학여행비나 옷 사 주는 거나 용돈 주는

거만하고 내 취미생활 같은 것 있잖아요. 매일매일 좋은 것 사는 것 아니라도. 가끔

보너스 받으면 하나 살 수도 있고 그런 것 있잖아요. (네) 그냥 뭐 돈으로 맨날 쪼들

리는 생활을 안 했으면,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난 그렇게 많은 돈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까 말이랑 모순되는데 그냥 많으면 좋은 거지, 그렇게 벌지 않

으면 죽겠다는 그런 건 아니에요. 난 최소한은 내 가족들이 돈 걱정은 안 했으면 좋

겠다. 이런 생각 있잖아요.

상97 : 네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여기 또 나의 야망은 아주 아주 크다는 말이 있어요..

아주 아주.. 어떤 야망이 있어요?

내97 : 그냥 뭐 아까 전에 샘이 말한 듯이 세계에서 가장 부자여도 만족 안 할 것 같다 했잖

아요. 나는 세계 지배해도 만족 안 할 것 같은 생각 있잖아요. 그래서 야망이 크다

했어요. 나는 뭐 잘되고 싶은 욕구가 엄청나요. 남들보다 엄청 커요. 남들 뭐 놀고 막

술 먹고 밤새도록 했다고 인터넷에 올리잖아요. 오늘 뭐 하루 종일 놀았다니.. 난 뭔

생각으로 사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 사람들이. 그래 행동하고 나서, 뭐지 불안함은

없는 것 같은 것 있잖아요. 나는 지처럼 안 좋은 대학에 스펙도 없으면 잠을 못 잘

106 2015 상담사례연구집

것 같더라고요. 불안해서. 그런 거 보면 한심하기도 하고 그래 생각했어요. 그래서

뭐 나는 그래 안 살 거라 생각해서 야망이 크다 한 거예요. 나는 그래 안 살고 싶더라

고요. 그래 살면 짐승 같더라고요.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그러니까.

그래서 나는 야망이 크다.. 나는 그래 안 그러고 내 자기 개발하겠다 이런 생각이

에요.

상98 : 이야기 듣다 보니까 사실은 사람들은 정말 다 다르잖아요.

내98 : 맞아요. 그냥 뭐 그 언제더라 수능치고 나서에요. 재수 끝나고 나서 애들을 한 번

만났는데, 뭐 불경기니 뉴스에서 아침에 봤거든요. 근데 뭐 저녁에 식당마다 꽉꽉

들어차서. 그거 보니까 불경기 아닌 것 같은데, 돈만 잘 쓰고 다 웃고 살고 있는데,

그런 것 있잖아요. 보니까 그래서 뭐 별로 안 힘든 것 같아요. 청년들

상99 :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람들이 다 다르잖아요. 생각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누구는 돈 50만원만 벌어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누구는 아까 말한 것처럼 몇 십억씩 벌어도 만족 못하고 더 벌어야 되고 그건 어떻

게 생각해요.

내99 : 뭐 인정해요 남들에게 피해만 안주면

상100 : 근데 지금 보니까 노력도 안하고 그런 사람들 보면

내100 : 그냥 그런 사람들 있으면 왜 저래 사나 이런 식으로 사나 그런 생각하는데 인터넷

이나 티브이 나와서 막 힘들다고 하는 거 보니까요. 인터넷에 지가 제대로 안살아

놓고는 지금 와서 후회하는 것은 뭐에요. 지가 그렇게 살아놓고 자기는 대기업 안

된다고 그러는 것 보면 댓글에 욕 달고 싶더라고요. 일침 이런 거니깐 제대로 안

살아놓고는 남들보다 더 벌기 원하냐. 그런 말.. 니가 뭐 그딴 걸 바라냐 이런 거,

상101 : 윤호씨가 보기에는 그 사람의 한쪽 면을 보고

내101 : 그 사람이 인터넷에 징징거려 쌌잖아요. 뭐 존중은 하는 데요 지가 놀았잖아요. 근

데 지가 못사는 게 뭐 지 때문이 아니라 지들 놀게 만든 사회 때문이라는 이딴

식으로 말하니까..

상102 : 그 논리 자체가 이해 안 된다는 거죠?

내102 : 네 그냥 지가 놀았으면 당당하게 받아들이던가. 지가 실컷 놀아놓고는 왜 사회 탓하

고, 남 탓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근데 괜히 꼴 뵈기 싫은 느낌 있잖아요.

상103 : 그런 친구들은 꼴 뵈기 싫구나..

내103 : 나까지 싸잡아서. 내처럼 뭐 내가 노력 많이 한 건 아니지만 내처럼 가난하게 살아

서 성공하는 그런 아이들까지 다 싸잡아서 돈 많은 새끼는 다 죽어야 되고 지보다

많이 벌면 다 비리 저지른 새끼라고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 있던데 보니까 뭐 그

뒤로 그 커뮤니티 절대로 안가요 다 피해의식 덩어리고 다 쓰레기들이더라고요. 커

뮤니티 잘 안 하지만

상104 :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윤호씨는 어떻게 살고 싶어요?

내104 : 나는 남 탓 안하고 싶어요. 이제 내가 내를 꾸려갈 것이기 때문에 잘못되면 다 내

책임이지 남 탓 안하고 싶어요. 솔직히 말해서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내 인생을 망친 부모 107

상105 : 남 탓 안하고 싶다는 뜻은. 지금 살고 있는 가족들 탓도 안하고..

내105 : 미래는 내가 만들 것이기 때문에 금마들은 내 구성 원소에 0.1%도 포함 안 되기

때문에..

상106 : 이제부터는 윤호씨가 책임지는 삶을 살겠다.

내106 : 네 그래 되면 실패해도 내가 하겠구나 생각하지 덜 원망하잖아요. 원망의 대상이

나니까요. 아 내가 좀 더 했더라면 생각하는데, 뭐 지금 나를 개발하면 되는데 더

성공할 수 있는데 임마들은 지금 내가 겪은 거는 원망 못하잖아요, 인정도 안할 거

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가 남들 신경 안 쓰고, 뭐 남들 보는 거 안보는 것 있잖아

요. 남들 다 보는 드라마 이런 거, 나는 꼭 영화나 이런 거는 볼 건데 다른 거 챙겨보

는 거 안 볼 거고요, 남들 신경 안 쓰고 내 편한 데로 미래 도움 되는 걸로, 미래

이로운 걸로, 그런 거 하면서 내 여가 생활도 즐기면서 그렇게 살 것이기 때문에

난 남 탓 안 해요.

상107 : 지금 들은 말 중에 좀 되게 의미 있는 말들이 나온 것 같아요. 남들 신경 안 쓰고

내 삶을 선택해서, 내가 살겠다. 그런 말.. 참 좋은 것 같아요 지금.

내107 : 네 티브이에 뭐 한국인이라면 누구든 봐야 될 영화 이런 식으로 이야기 나오고, 요

즘에 인터스텔라인가 무조건 봐야 되고, 겨울왕국 무조건 봐야 되고, 허니버터칩 무

조건 먹어야 되고 그런 거 보니까. 주체도 없이 그냥 좀비마냥 따라다니는 그런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먹지도 않고, 보지도 않았거든요. 그런 거 보니까 그냥 병

신 같아요, 자기 줏대도 없이. 남들 먹으니까 먹는 거.. 난 그런 거 안 먹어요. 다른

거 먹지 그 줄 서서 먹고 그 라잖아요. 나는 왜 그렇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난 내 줏대가 있기 때문에 남 신경 안 쓸거예요. 그것도 안 먹어 봤냐 그러면 뭐

어때 이런 식으로.

상108 : 그래요 좋네요. 오늘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혹시 더.. (없어요) 오늘 좀 상담 하면

서 어땠는지?

내108 : 오늘 상담하면서 뭐 미루던 거 들어서 뭐 좋고요 뭐,, 별것도 아닌 일로 미뤄서..

할아버지 죽은 게 대수에요 뭐 죽은 사람 위한다고 되겠어요. 생전에 잘해야지. 솔

직히 할망구 때문에 미뤘기 때문에 나는 여기 미룬 건 뭐 샘은 기분 안 나쁠 수 있

는데 내가 좀 미뤘다는 게 안 좋더라구요. 그것도 두 번이나 미뤘기 때문에(네) 그

계기로 또 식구들 더 싫어 졌고요. 금마 때문에 더 피해 봤기 때문에, 상담 받아야

되는데 금마 때문에 미뤄 졌기 때문에.. 뭐 그게 다에요. 오늘 상담에서 뭐 미뤘던

거 해서 낫고요. 결과 빨리 들어야 되는데 그것도 계속 미뤄가지고 그리고 상담은

꾸준히 해야 되는데 끊기니까 짜증나는데 뭐 이제 끊기는 일 없을 것 같아요.

상109 : 오늘 상담했던 이야기 중에 기억에 남거나 마음에 남는 것은 있어요?

내109 : 기억에 남는 거는.. 내가 내 의지대로 살겠다고 말한 거요. 그 생각이 언제더라 중학교

때부터 엄마가 말했는데 니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야 된다니 서울에 있는 대학 가

야 된다. 그런데 고3되니까 그런 이야기 안하더라구요. 그냥 돈 싼 데 가라 이런 소리

하더라고요. 수능 재수하면서.. 그때 생각했는데, 뭐 상담하면서 떠오른 건데 내가 진

108 2015 상담사례연구집

짜 내 의지 대로 살아야겠다고, 그런 많이 강해져서 오늘도 이야기 한 게 기억나네요.

상110 : 지금 기분은 어때요?

내110 : 그냥 보통이에요. 또 지하철 타기 싫네요. 시원하긴 한데 긴장되거든요.

상111 : 이제는 집에 갈 때는 늦는다는 걱정 안 해도 되잖아요.

내111 : 그냥 사람 많은 데가 불편해요 솔직히 말해서 그때 뭐 집에 갈 때 이렇게 하고 있었

는데, 누가 깨우더라고요. 보니까 장애인이 뭐 주고 있더라고요. 근데 앉아 있는 것

도 불편한 것 있잖아요. 나는 노인들 보면 무조건 양보하거든요. 내는 서있어도 딱

히 안 불편한데. 서있으면 그다지 안 불편한데, 버스는 서있으면, 봉 잡으면 되는데,

거기는 서있기도 애매하고, 문에 기대면 그 문 열릴지, 반대편 열릴지 모르고, 그래

서 마땅치 않아요. 사람 많기도 하고.

상112 : 아직은 익숙지가 않구나.

내112 : 네 지하철 아직 20번인가 30번 타봤나 그랬을 거예요.

상113 : 그래요 알겠습니다. 혹시 더 하고 싶은 이야기 있어요?

내113 : 이제 없어요.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내 인생을 망친 부모 109

논 평천성문 / 경성대학교 교육학과

1. 내담자 문제의 이해내담자는 최근 1~2년 동안 4~5곳에서 상담을 받아본 경험이 있었고, 지금까지 사이

버상담을 받아오다가 사이버상담요원의 대면상담 권유를 받아 신청하여 상담하게 되

었다. 내담자의 호소 문제는 어릴 적 아버지의 구타와 잔소리 등 강압적인 태도로 인

하여 자신의 인생이 망쳐졌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현재는 분노가 치밀어서 견디기 힘

들다는 것이다.

내담자의 호소문제와 드러난 증상들의 원인을 찾아보기 위하여 내담자의 성장배경

이나 환경 등 4회기 동안의 진행된 상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내담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착하고 말 잘 듣는 성실한 아이였지만, 4학년 때 처음으로 자신이 남들과

달리 아버지로부터 심한 잔소리를 듣고, 맞고 산다는 사실을 인지하여 그것이 남과 다

르다고 생각하며 억울함과 분노가 생기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 진다. 이후 떼를 써보기

도 해보았지만 더 심하게 맞았고, 아버지의 말에 따르며 감정을 억누른 채 분노를 표

현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이로 인하여 분노감이나 적개심이 생기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여 지고, 부모 말을 잘들은 것이 오히려 큰 잘못으로 인지할 만큼 왜곡되었다. 이러

한 부모에 대한 신뢰감의 상실로 대인관계가 힘들어지고 불안, 초조, 분노, 적개심 등

의 원인이 되었다. 4학년 때 처음 자살시도를 해보았고 고2 때도 죽고 싶을 만큼 힘들

었다. 그렇게 중,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대학 입학에 실패하여 재수와 삼수로 이어

져 현재 불만 속에서 가족을 탓하며 지내고 있다. 내담자는 아버지에게 구타와 잔소

리, 간섭 등 내담자의 생각과 감정을 수용 받지 못하고 강압적인 양육을 받으며 성장

하였다. 이러한 경험으로 인하여 지금까지도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모습으로 나

타나게 되었다. 내담자는 대학 진학에 실패한 것처럼 현재 자신의 인생이 망쳤다고 여

기고 있는데, 이것은 내담자가 진로와 대학 진학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상태와 관련이

있으며, 그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분노 표출하면서 그 원인을 타인에게 투사하는 모

습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추측된다.

또한 상담자가 기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와 그 특징을 살펴

보면, 내담자는 초5 때 자신의 가족과 고모 가족이 장산 계곡에 놀러 갔었을 때 학원

을 가야된다고 말하는 모습, 할아버지 49제 때 할머니가 우셨다는 말을 듣고 친척들에

110 2015 상담사례연구집

게 동정심(감성팔이)을 사기 위함이라고 말하는 모습, TV에 방영된 문제 등 타인의 문

제는 사소한 것으로 치부하는 모습, 고등학교 이동수업 때 알게 된 친구에게 죽고 싶

다는 이야기를 하는 모습, 과도하게 잔인한 말(토막을 내서 죽여도 괜찮다)을 하는 모

습 등에서 비논리적인 사고와 부적절한 추상화를 하는 사고, 자기 자신과 주변세상을

정확하게 지각하는데 어려움을 보이고 부정확한 판단으로 인해 자신 및 주변 사건들

을 현실적으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 지각적 부정확성, 대인관계의 부적절성, 둔마된

정서, 부적응적인 통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2. 상담의 진행/접근방법분노를 견디기 힘들다는 내담자의 호소 문제를 상담목표로 정한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1회기 상담에서 상담목표 설정에 대한 진행을 찾아볼 수 없다. 본문에 나오는

상담목표는 내담자와 합의되지 않은 상담자의 일방적인 목표설정으로 보여 진다. 현

재 내담자가 폭발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분노를 경청하면서도, 진정 이 내담자가 원하

는 것이 무엇이며 어떠한 도움을 받고 싶은지 탐색하여 내담자와 합의된 목표를 설정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인다. 또한 목표 설정할 때 내담자가 취해야 목표를 행동적

단어로 구체화하여 기술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상담은 초기상담과정에 있다고 여겨지는데 지금까지 상담자는 내담자를 수용하

고 공감하는 측면에서 인간중심상담 이론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내담자가

폭발적으로 분노를 표현하고 있는 상황이고, 또한 내담자 자신의 어린 시절 수용 받지

못한 경험을 시험하는 또 다른 역동이 내재해 있는 상황에서 아주 적절한 상담방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인다.

아울러 내담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탐색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되는

데, 그러기 위하여 정신역동적상담 이론과 앞으로 내담자가 현실성을 갖게 하기 위해

서는 인지행동상담 이론 등 통합적인 접근으로 상담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

로 본다.

상담자의 언어 반응은 어떠한가? 적절한가? 아니면 대안은?내담자가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하는 것’과 관련하여 그 상황이 어떤 것인지, 왜 그

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탐색하지 않았던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또 아버지에게 분노

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인 매 맞는 경험에 대해 언제 어떻게 얼마나 맞았는지 폭력 정

도를 깊이 있게 탐색하는 것도 부족하였다. 예를 들어서 ‘개 맞듯이 맞았어요’라고 했

을 때 개 맞듯이 맞는 것은 어떻게 맞은 것인지 탐색을 했더라면 매 맞은 정도를 알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리고 ‘요즘에는 뭐 욕이 나와요~아무런 득이 없더라고요’라고

했을 때 상담자는‘욕을 할 만큼 참기가 힘든 일이 있었나요’,‘최근에 짜증나는 일이 있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내 인생을 망친 부모 111

었나요’라고 질문한다면 좋았을 것이다. ‘뭐 약간 망상이라고 해야 된다? 예전에 기억

이랑 겹치니까’(p5, 12째줄), ‘귀에 익은 것 있잖아요. 옛날 기억이랑 약간이도 겹치면

‘(p5, 38째줄), ’계속 속에서 생각이 많네요‘(p15,내92) 등에 대해서 상담자는 내담자의

말을 통해 강박적인 정도를 파악하거나 인지적 어려움을 탐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담자가 상담에 지각을 한다든가, 두 차례나 상담 약속을 미루는 행동을 상담자가

수용하면서 내담자의 의식하지 못했던 사고와 감정을 찾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상담자가 3회 때 MMPI-2 해석을 미루고, 내담자의 화나는 감정을 들어주는 것이 더

의미 있게 여겼는지, 내담자가 검사 결과를 회피하고 있는 것은 내담자에게 끌려가게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또 상담자가 SCT 검사 결과를 나누는 과정을 살펴보면 한 번

에 질문지를 다 다루려하는 조급함이 느껴진다. 질문을 묻고 지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이 아니라, 하나의 답변이라도 의미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구체적으로 질문하여 내담

자 탐색과 이해를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상담자는 구체적인 질문으로 상담진행을 유연하게 하고 있으나 워낙 말이 많이 내

담자라서 요약이 힘든 점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담자의 구체적 질문을 통해 명료

화하는 과정이 있었다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3. 상담진행의 성과내담자는 사이버상담에서 신뢰감을 받았기 때문에 대면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며, 상호작용에 어려움이 있는 내담자가 상담자를 믿고 4회기 동안 상담에 올 수 있었

던 것은 내담자를 판단하거나 지시하지 않고 수용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내담자는 현실성이 떨어지고 불안, 초조, 긴장, 과한 분노감과 부적절한 비어사용,

과잉일반화로 왜곡된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

자는 내담자가 상담약속을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에 대해 칭찬해주고, 이러한 상담자

의 모습에 내담자는 상담에 성실하게 임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상담자

가 내담자를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줌에 따라 앞으로도 지속적인 상담

이 진행 될 것이라 여긴다.

또한 부모에게 순응하고 사는 것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겠다고 마음을 먹은 점, 부모에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게 된 점, 상담을 통

해 자신의 불안과 분노의 원인을 알게 된 점, 성장과정에서 겪었던 부정적인 감정을 표

현 할 수 있었던 점 등은 상담의 성과로 보여 진다. 특히 이전 상담경험에서 자신을 이

해해 주지 않아서 싸우거나, 기분 나빴다고 표현하는 것에 비해, 이번 상담에서는 “상담

은 꾸준히 해야 되는데... 이제 끊기는 일 없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고, 지하철을 타기

싫은 상황에서도 꾸준히 오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지속적으로 상담을 오

는 것 자체가 내담자가 이전의 상담과는 다른 경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112 2015 상담사례연구집

4. 대안적 상담 접근의 모색내담자는 더 이상 무시당하지 않고 수용 받고 싶은 욕구를 강하게 분노로 드러내고

있는데, 상담자는 이런 내담자의 분노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상담이 중심을 가지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내담자와 합의한 명확하고 행동 가

능한 상담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우선 시 되어야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와 치료적 동맹을 보다 강하게 맺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맺어

진 동맹을 통하여 충분한 라포 형성이 된다면 내담자에게 병원진료의 필요성을 설명

하고 안정된 상담이 진행됨에 따라 내담자는 전이를 경험할 것이며, 아버지에게 분노

하는 것을 멈추고, 더 이상 타인을 탓하는 것에서 벗어나 현실성을 갖추는 모습을 찾

게 될 것이다. 앞으로 진행될 상담에서는 아래와 같은 내용을 참고하여 상담을 진행하

고, 내담자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가족관계에 대한 부분으로 할머니, 부, 모, 동생에 대한 관계와 감정에 대한 탐

색이 필요하다. 모에 대한 탐색(내담자에게 부에게 폭력을 당하고 있을 때 지켜주지

못한 모에 대한 감정, 모가 피를 흘리고 있을 때 내담자가 모를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감정 등 모에 대한 양가감정은 없는지? 여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은 모에게서

기인한 것은 아닌지 등), 동생에 대한 탐색(내담자 보다 공부도 못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데 부에게 혼나지 않는 동생에 대한 분노감정) 등 가족 개개인에 대한 탐색과 함

께 가족 서로의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탐색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부는 할머니가

시키는 대로 사는 부를 효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병신 같다고 표현하는데, 부와 할머니

의 관계에서 부와 내담자를 보는 것은 아닌지? 이러한 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와

할머니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와 모의 관계를 좀 더 깊이 있게 탐색할

필요가 있다(부의 바람, 문장완성검사에 나타난 “성”관련한 문제 등).

두 번째, 현재는 상담 초반이라서 사실적인 접근도 필요하지만, 현재 내담자가 가지

고 있는 분노표현을 다루기 위해서는 정서적 표현을 할 수 있게 도와야 할 것이다. 2

회기에서 힘들게 했던 기억에 대해 탐색을 하면서 머리 자르는 것과 교복을 줄이는

문제로 부에게서 받았던 비난에 대해 감정을 표현 할 때 질문을 하기 보다는 정서적

표현을 할 수 있도록 그때의 기분상태, 욕구, 부모님께 하고 싶었던 말을 하게 하는

등의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서 내담자가 부모에 대한 감정 정화와

함께, 내담자가 부모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좀 더 어린 시절에 대한 탐색과 그 시기별 주요한 사건들에 대한 깊이 있

는 탐색이 이루어져야 한다. 초등학교 4학년 시절의 자살 경험에 대한 탐색, 초등 이

후 중·고등 시절, 그리고 현재까지의 주요 사건이나 대인관계 등에 대한 탐색이 이루

어져야 한다.

네 번째, 이전 여러 상담경험에 대한 탐색이다. 현재 내담자는 사이버상담, 그리고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내 인생을 망친 부모 113

3곳의 상담복지센터, 1곳의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경험이 있다. 내담자

는 “상담을 잘 못했고, 별 효과가 없었고, 1388 전화하다가 많이 싸웠다‘라고 보고하

고 있다. 이전의 여러 상담경험이 내담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이번 상담 내

담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특히 상담을 왜 그만 뒀는지 탐색해볼 필요가 있다. 이

러한 탐색은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대인관계 패턴을 이해할 수 있으며, 그 전 상담들

이 내담자에게 미친 영향 등을 통해 내담자를 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현재 내담자에게는 상담을 꾸준하게 오게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

으므로, 내담자가 이전 상담을 그만 둔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섯 번째, 내담자에게 대입 실패로 인한 재수와 삼수 상황은, 현 내담자 문제의 촉

발과 유지 요인으로 보여 진다. 현재 상황에 대한 탐색과 내담자가 원하는 대학이나

과는? 재수 때 상황은? 현재 학원을 다니는지 등의 상황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탐색

이 필요하다.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상담을 받고 있는 것에 대

해 충분한 지지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힘을 통해 내담자가 독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여섯 번째, MMPI-2의 결과에 대한 부분이다. 하위요인이 제시되지 않아서 정확하

게 알 수는 없지만, 현재 2번, 8번, 9번, 10번 등 점수가 약간 높은 편으로, 내담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8번의 하위요인을 제대로 확인하고 내담자를 이해해

야 하며, 특히 2번과 9번은 함께 뜨지 않는데, 같이 동반 상승한 이유를 탐색하고, 그

에 맞는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2번 9번이 동반상승한 경우는 자신의 잠재적인 부적절

감이나 무가치감을 부인하려 하며, 활동 증가와 피로감이 교차하여 나타난다. 현재 상

담자는 내담자가 가진 겉으로 드러난 분노표현(활동 증가)에만 압도되어, 내담자가 내

면에 가지고 있는 우울 감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따라서 내담자가 충분히

분노표현을 할 수 있게 한 다음,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우울(부적절감, 무가치감)을 함

께 다루어야 할 것이다. 특히 내담자의 부적절감, 무가치감을 극복하기 위해, 내담자

가 가지고 있는 강점과 자원은 무엇이 있는지, 내담자가 기억하는 좋은 기억과 현재

내담자의 힘을 찾아서 지지해줄 필요가 있다.

일곱 번째, 상담자는 현재 내담자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짚어보

고, 내담자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내담자의 편에서 내담자를 지지해주는 것이 필요

하다. 내담자가 ‘애비, 새끼’ 등으로 표현할 때, 상담자는 ‘아버지’라고 표현하는데(누

구인지 확인하려고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상담자가 내담자의 말을 바꾸어서 표현한

다면, 내담자는 정말 이해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 것이다. 내담자가 이러한 표

현을 쓸 때, 그런 표현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물어보고 감정을 표현하게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내담자가 부에 대해 ‘죽이고 싶다, 죽이겠다’ 등의 이야기를 할

때, ‘그런 감정이 들 때, 부가 너에게 무슨 짓을 했는가? 그때 너는 어떻게 하고 싶었

나?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자’ 라고 내담자 입장에서 물어보고, 들어주면서 내담자를

114 2015 상담사례연구집

이해하면서, 또 한 편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은 내담자를 안심시켜주고 지지해주는 것

이 필요할 것이다.

상담자는 내담자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내담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해

야 할 것이다. 내담자의 문제에 대해 중심을 잡고 내담자의 분노를 조금씩, 하나하나,

천천히 풀어나갈 수 있게 여유를 가져야 할 것이다. 상담자와의 안정된 관계에서, 내

담자는 자신의 있는 그대를 수용 받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할 것이며,

내담자에게 충분한 지지와 응원을 통해 내담자가 가족으로부터 경계를 짓고 독립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줄 수 있도록 애써야 할 것이다.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김경화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Ⅰ 내담자 기본 정보

1. 인적사항§ 이민주(가명), 여, 만 19세 § 대입준비 중(학업성취도수준: 중학교1~2)

§ 주거지: ##시 북구(2015년 7월 이사) § 실업계고 자퇴(고1) 후 검정고시(2015.5)

§ 중2부터 자취 중. 세대주는 모(등본상 모, 내담자, 남동생 3인 가족)

§ 가족 경제수준: 조건부기초생활수급자(가계소득 70만원)

§ 용돈 및 생활비: 모가 월초에 5~10만원 지원, 중간 중간 내담자가 요구하면 욕하

면서 조금씩 주거나 안줌

§ 사이버상담센터 2012~2015년 현재까지 1800회 이용(특별관리대상자)

2. 가족관계 및 사회적 관계1) 가족관계 § 모(미상): 고졸. 시장 내 친정엄마 채소가게 운영보조. 동거남과 동거. 내담자를

‘시발년’, ‘니같은년’이라고 부르고, ‘죽여 버린다’, ‘병원에 쳐넣는다’, ‘돈 없어 죽

겠다’는 문자를 자주 보냄. 내담자의 가장 큰 분노와 원망의 대상. 내담자에 따르

면 초4때부터 갑작스러운 폭력을 행사하며, 내담자에게 자주 스트레스를 풀었다

함. 내담자의 외모, 능력에 대한 비난의 말이 잦음. 현재 주 1회 정도 집에 방문하

여 음식을 챙겨주고 있음

§ 남동생(18): 고2. 외할머니 댁, 이모할머니 댁을 옮겨다니며 거주. 내담자에게 외모

비하 막말과 욕을 한다며 사이가 몹시 안 좋다고 보고. 모와는 밀착된 관계로 추

측됨

§ 이모할머니(미상): 내담자 윗집에 거주했음. 15세부터 20세까지 내담자에게 끼니

116 2015 상담사례연구집

를 챙겨주고 엄마가 주는 용돈을 대신 전달해주었음. 내담자와 마찰이 잦고 최근

5월 중순에는 몸싸움으로 번져 경찰이 개입되는 등 사이가 극도로 나빠졌음. 이

로 인해 모도 미뤄졌던 이사를 추진한 것으로 보임

§ 부(미상): 고졸. 직업미상. 초1때 별거, 초2 이혼. 할머니랑 함께 사는 것으로 추정

됨 내담자가 중1,2때 큰집에 몇 달가량 머무르며 교류가 있었음. 알 수 없는 이유

로 갑자기 뺨을 때리고 자존심 건드렸다고 빗자루로 팔다리를 마구 때렸음을 보

고함. 내담자에게 ‘내는 억수로 차갑다, 필요 없으면 가차 없이 버릴 거다’라고 말

한 적이 있음. 내담자는 부를 ‘병신’이라고 칭하고, 자신을 버렸다 생각하고 있음.

내담자가 모에게 맞은 일을 부에게 말했을 때, ‘아이고 못됐네. 근데 내한테 말하

지 마라’라며 무시하는 반응을 보임

2) 사회적 관계§ ##병원 이상훈 원장(가명): 중2때 2개월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함. 현재도 불

쑥 원장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는 한편 내담자를 좋아해서 동네로 찾아왔다거나

랜덤채팅에서 만났다는 등 원장 관련되어 현실성 떨어지는 에피소드를 주로 보고

함. 최근 7월 병원 홈페이지 게시판에 익명으로 원장에 대한 욕설을 썼음

§ 고용센터 담당자 김미정(가명):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을 담당하며, 내담자가

종종 전화로 일자리를 소개시켜달라고 함. 내담자에 대해 딱한 마음을 갖고 있고,

사회생활을 잘 할지 염려함

§ 상담복지센터 꿈드림 담당자 유민경(가명): 내담자에게 수학을 가르쳐주고 있는

내담자 사례의 담당자

3) 가계도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17

3. 주요 발달력 (반복해서 말하는 에피소드는 밑줄)

초1(‘03)때 고모가 6개월간 키웠고 이전까지는 대인관계 문제가 없었다고 보고함.

부모가 초2(‘04)때 이혼 후 내담자는 큰집과 엄마 집, 외할머니 집을 오며가며 지내오

다 중2부터는 이모할머니 아랫집에서 자취를 시작함. 내담자는 초4때부터 모에게 맞

기 시작했음을 보고. 초4때 모가 화장실로 끌고가 손으로 배를 잡아 뜯어 흉터가 남

고, 초5때는 머리를 쥐어뜯고, 옷걸이 철사로 팔, 다리, 어깨를 때린 에피소드를 보고.

또래관계에서는 초5(‘07)때부터 왕따를 당하기 시작하여 고1자퇴 전까지 지속되었으

나 내담자는 이유를 전혀 알 수 없다고 함. 모에게 가방, 옷, 학용품을 사달라고 조른

기억 있으나 늘 돈 없다고 거절하여 어느 순간 포기함

초6(’08)때는 괴롭힌 애들 얘기했더니 왜 얘기 하냐며 모가 왼쪽발가락에 물 컵을

던져 힘줄이 터져 수술하고 1주일간 병원 입원을 했음. 괴롭힌 애들 얘기는 모에게 대

부분 말했고, 모가 학교에 방문하기도 했음. 괴롭혔던 애들 불러놓고 ‘우리 00 친구니

까 사줄게’라며 내담자에겐 사주지 않았던 맛있는 음식들을 사주었던 게 이해가 전혀

안됐음. 그 후로도 모가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자주 때리며 풀었고 그럴 때 아무런

항거를 하지 못했다고 함. 중1(‘09)때는 내담자가 아동학대 신고를 하여 쉼터로 연계

된 후 중2까지 10여 차례 가량 쉼터를 오갔는데, 며칠에서 한 달씩 머문 적도 있었으

나 결국 쉼터에 머무는 다른 학생들이 막말 또는 시비를 걸어 갈등이 생겼다고 하여

오래 머물지 않고 대개 금방 퇴소하였음. 친할머니 댁에도 중학교시절 3개월간 거주

했으나 부의 폭력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고 함

중2(’10) 1월~3월까지는 온몸이 아프고 심장이 안 좋아서 2달간 병원입원을 했다고

보고했으나 실제로는 정신병원에 입원했었다고 추후에 정정함. 조울증 약을 먹었다고

보고. 병원에서 환자한테 맞아서 목격자가 모에게 전화해서 내담자가 맞고 울고 있다

고 했더니 모가 불같이 화내면서 신고한다고 했음. 근데 아무 조치 안했다고 함. 내담

자는 중2때부터 이모할머니 명의 집에 혼자 거주하며 윗집 이모할머니가 끼니를 챙겨

주었음. 중간 중간 큰집에 있다 오는 경우가 있었다고 함. 중3(‘11)때는 정신병원 2달

입원(타 병원)하였고 축농증 때문에 숨을 못 쉰다는 이상한 생각 때문에 입원했음. 17

세(‘12)때 실업계 입학한 동시에 왕따 당하기 시작하였고 3월에 자퇴할 때 말리는 사

람은 없었음. 학교상담선생님한테 엄마 얘기했더니 집에 연락 가서 집에서 개 패듯이

때렸음을 보고함. 자퇴 후 2012년 @@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위기지원팀에서 가정폭

력 관련하여 내담자의 엄마와 면담한 결과 폭력이 없었다는 주장과 내담자의 다소 편

집적인 사고 상태를 고려하여, 내담자 말이 허위라고 판단하게 되었다고 함. 2014년에

는 사회복지사가 가정방문을 했을 때도 학대받은 일에 대해 얘기하자 엄마랑 이야기

해보니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한다며 말을 믿지 않았다 함. 18세(‘13)때는 생일날 밤11시

쯤 또 머리를 손으로 쥐어뜯고 철사로 맞았고, 엄마가 동생 시켜서 테이프 가져오라고

118 2015 상담사례연구집

해서 입을 막고 철사로 때리고 등을 이빨로 깨물고 3시간 정도 맞아서. 테이프 피멍이

한 달 지속되었다고 함. 19세(‘14)때는 1366에 문의도 하고, 3회 단기 쉼터입소 했음. 늘

비슷한 패턴으로 입 퇴소 반복. 병원원장이 오토바이타고 동네에 찾아왔다고 보고함

Ⅱ 내담자 이해

1. 내담경위 및 이전 상담 경험§ 내담경위: 3년간 1800회 이상 상담을 받아온 사이버상담센터 컴슬러들의 설득으

로 본원에 내방. 최근 성인으로 어떻게 살지 걱정이며, 집에만 있는 고립감이 더

는 견디기 힘들다는 상태를 보고해옴

§ 이전 상담 경험: 2012년 광역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5회 가량 상담/ 2013년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10회기 후 종결. 내담자가 연장을 원했으나 안 된다고

들었음. 2014년 청소년동반자 3회기 후 drop-out

2. 호소문제 § 미래(자립, 취업)에 대한 불안감과 걱정

§ 과거 자신에게 시비 걸거나 괴롭혔던 사람(엄마, 원장, 불특정다수)에 대한 화와

억울함

3. 인상 및 행동관찰약 160cm의 아담한 키, 몸무게는 80kg로 뚱뚱한 체형. 위생 상태는 머리의 각질과

비듬이 눈에 선명히 보이고 냄새도 나는 상황이었으나, 5회 이후 조금씩 개선됨. 복장

은 주로 집에서 입는 무릎 나온 추리닝을 입고 오다가 5회기 무렵 옷을 여러 벌 구입

한 후로는 캐릭터 티와 반바지 등의 캐주얼한 복장으로 오고 있음

피부 톤이 어둡고 피부상태도 안 좋은 편. 목소리는 낮고 투박한 말투임. 눈 맞춤은

상담동안 1회 정도 하다가 최근에는 7-8회 정도 함. 과거 피해 받은 에피소드를 끊임

없이 반복해서 말하는 편이고 말할 때 속도가 매우 빠르고 서술이 장황하며 모호함.

“아니, 근데”, “누가 자꾸 그러던데요”라는 말 표현을 자주 사용. 옛날에 있었던 불쾌

하고 화났던 경험에 대해 당시 상대가 자신에게 했던 말 내용을 그대로 읊기만 하고

자신의 입장, 생각, 감정에 대한 내용은 부재함. 현실 과제에 대해 교육하고 정보를 줄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19

검사 결과 실시일 해석일

MMPI-2

척도VRIN

TRIN

L F F(B) F(P) K FBS S Hs D Hy Pd Mf Pa Pt Sc Ma Si

점수 74 66F 53 70 58 64 69 70 56 78 57 76 92 57 71 69 80 75 43

- 신체증상호소:72 / 피해의식 70 / 건강염려:71 / 억압:70 / 자

아강도: 38

4.28 5.13

척도VRIN

TRIN

L F F(B) F(P) K FBS S Hs D Hy Pd Mf Pa Pt Sc Ma Si

점수 57 53f 64 76 56 66 56 70 55 67 62 61 61 44 101 53 66 41 55

- 신체증상호소:72 / 낮은긍정정서 75/ 피해의식 82 / 건강염

려:71/ 자아강도: 43

7.7 7.28

척도VRIN

TRIN

L F F(B)F(P) K FBS S Hs D Hy Pd Mf Pa Pt Sc Ma Si

점수 51 62f 50 65 61 52 56 77 42 87 84 84 70 52 65 78 77 40 70

- 신체증상호소:89 / 낮은긍정정서 80/ 내향성 90 / 우울 75/ 건

강염려 83/ 가정문제 71/ 억압 70

자아강도: 36

7.8 7.28

SCT

49. 아버지와 나는 사이가 디게 나쁘고 안좋다.

13. 나의 어머니는 말 필요성 없는 안좋은 사람이다.

26. 어머니와 나는 사이가 나쁘다.

12. 다른 가정과 비교해서 우리 집안은 안좋다.

24. 우리 가족이 나에 대해서 날 부정적이게 본다.

35. 내가 아는 대부분의 집안은 좋다.

8. 남자에 대해서 무엇보다 좋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폭력성이 심하다.

10. 남녀가 같이 있는 것을 볼 때 참 좋을 때네.

22.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나한테 불친절하게 대한사람들과 나한테

나쁘게 대한사람들이다.

1. 나에게 이상한 일이 생겼을 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15. 내가 믿고 있는 내 능력은 아직 잘 모른다.

34. 나의 가장 큰 결점은 성격이 급하고 뒤끝이 있다.

4. 나의 장래는 초등학교선생님이 되고 싶다.

11. 내가 늘 원하기는 난 내가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16. 내가 정말 행복할 수 있으려면 좋은 직업 구해서 돈버는 것이다.

7.7 7.28

때는 고개 끄덕임을 잘하는 편이고 질문에 대답 잘하는 편. 갑자기 불쑥 떠오르는 생

각이 있으면 상담자의 말을 끊고 자기 이야기를 함

4. 심리검사 결과 1) MMPI-2, SCT 검사결과

120 2015 상담사례연구집

검사 결과 실시일 해석일18. 내가 보는 나의 앞날은 어둡다.

28. 언젠가 나는 곧 이제 성인이니 일을 해야겠지.

40. 내가 평생 가장 하고 싶은 일은 걍 안정적이게 살아서 돈 벌고

평온하게 사는 것이다.

41. 내가 늙으면 모아놓은 돈으로 놀고 살겠다.

K-WAIS

기본지식

숫자외우기

어휘 산수 이해 공통성언어성지수 전체

지수7 9 9 11 6 10 52

빠진곳찾기

차례맞추기

토막짜기

모양맞추기

바꿔쓰기동작성지수 75

7 9 9 10 11 46

경계선 지능 (잠재지능: 평균 하)

6.30 7.14

전체

소견

내담자는 우울, 불안 등의 다양한 불쾌한 감정에 대해 다소 과장되게 호소하고

있으며, 이를 주로 신체문제로 초점을 두는 방식으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 대

인관계에서의 예민성으로 인해 불신감과 피해의식이 다소 높아져 있는데, 내담

자가 가진 기본 지식과 이해 능력이 낮고, 상황과 맥락을 오지각하는 면이 있어

현실적인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수준이 매우 떨어져 피해경험과 사고가 자

의적인 해석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높은 한편 미래에 대한 긍정적 소망과 포부는

내담자가 가진 중요한 자원으로 보인다.

2) 정신과 자문 소견§ ##병원 원장: 중2당시 동부아동복지센터에서 의뢰되었으나 실제로는 매우 소심

했고 자기표현 안하고 공격성이 많이 억눌린 상황으로 보였음. 내담자가 보고한

조울증 진단은 아니었고, 조현병이 의심되지 않았음. ‘달리 분류되지 않는 정신증’

이었음. 아이들이 혼자 생각하다 현실로 믿어버리고 부모에게 거짓말하는 패턴과

같은 방식이었고 조현병의 양상과는 달랐음. 망상(신체관련) 완화와 우울 감소를

위한 약 처방은 했지만 별 효과는 없었음. 최근에 자신과 관련된 망상이 새롭게

형성된 부분은, “대상을 가질 수 없으니 파괴하는 양상”으로 경계선적인 성격장

애의 가능성이 보이기도 함

§ 위기관리위원회 메리놀병원 정신과전문의: 낮은 지능에 대해 주변인의 과도한

능력 제한 및 비난으로 편집적 사고가 발달될 가능성이 있으나, 보고하는 에피소

드가 낮은 지능으로 인한 반응치고는 조금 더 조현병 증상과 관련된 내용이 들

어가 있어 증상의 변별이 필요해보임. 일시적인 정신증 삽화든 지속된 삽화든 간

에 약물치료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됨. 또한 상담을 통해서 편집적인 사고는

완화될 것을 기대함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21

5. 상담자가 바라본 내담자의 문제 이해 타인에 대한 피해의식과 억울함,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내방한 내담자는 어린 시

절 주 양육자(모)의 갑작스러운 신체적 폭력 및 빈번한 언어적 폭력으로 인해 불안정

한 대인관계의 상을 형성하게 되었고, 이해할 수 없는 어머니의 양육태도로 인해 매우

혼란된 정서와 생각들이 정리되고 소화되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 소화되지 않는 경

험을 처리하기 위해 내담자는 엄마의 나쁜 모습, 좋은 모습을 분리하여, 부분적이고

파편화된 나쁜 대상(엄마)과의 경험에 몰입하며, 오히려 나쁜 대상을 소유하고 이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자기감을 유지해온 것으로 생각된다. 그 과정에서 현실을 검증하

고 피드백 해 주는 건강한 대상경험의 부재로, 현실성이 떨어지는 자의적인 해석이 늘

어가고, 그 해석이 현실이 되며 점차 내담자의 경험은 실제 현실과 거리감이 점점 생

기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불쑥 올라오는 엄마에 대한 분노 감정의 뿌리에는 타인이

함부로 대할 만한 무가치한 자기에 대한 수치심과 혐오, 무능한 자신의 앞날에 대한

공포, 친밀함에 대한 커다란 좌절감이 응축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같이 나쁜

대상과 나쁜 자기에 대한 불쾌한 정서를 처리하기 위한 방어로 투사, 부인, 억압, 신체

화를 다양하게 사용해오며 버텨온 한편, 엄마의 비난과 평가절하의 메시지를 함입하

는 동시에, 방치되고 학대받은 무기력한 희생자라는 자기표상은 점점 강화해나갔다.

이와 같은 자기표상은 현재 자기 삶의 책임을 최대한 타인에게 돌리면서 현실적으

로 닥친 내담자의 삶의 발달과업을 늦추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일

상에서의 노력이 좌절되거나 실패될 때마다 실시간으로 초기 양육자와의 관계방식이

었던 가해자-피해자 시나리오의 공상에 빠져들어 현실의 고통을 회피하는 선택을 하

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일상 대인관계장면에서 모르는 타인의 거리 두는, 무관심

한, 공적인 태도를 사람들이 자신을 괴롭히고 만만히 본다는 타인표상에 끼워 맞춰 상

황을 오해석을 하여 대인관계에서의 고립감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상담 장면

에서는 내담자가 일상에서의 상황대처기술과 사회적 기술을 안전한 상담 환경에서 습

득하여 지금 맞닥뜨린 과제와 목표를 잘게 쪼개어 차근히 스스로 책임지고 완수하도

록 격려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작은 성공과 실패 경험을 제대로 소화하고, 과거경

험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과정을 통해 자기감을 회복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상담관

계를 활용하여 부정적인 타인표상을 재수립하고, 현실적인 대인관계가 가능하도록 조

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22 2015 상담사례연구집

6. 내담자의 자원, 보호요인 및 위험요인§ 보호요인 및 내담자 강점(자원 포함): 상담에 성실히 참석하는 태도, 진솔함, 순수

함, 독립에 대한 높은 의지, 능력 계발의 필요성 인식,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는

태도

§ 위험요인: 충동성, 중독적 성향(인터넷), 비난하는 어머니, 낮은 지적 능력, 열악한

경제적 상황, 낮은 사회적 기술, 제한된 대처능력, 지지적 또래관계의 결여

Ⅲ 상담목표 및 접근방법

1. 상담목표 § 자립 능력 갖추기: 경제적 자립을 위한 현실적인 능력을 갖춘다 (1회기).

- 각종 정보 찾기, 컴퓨터 자격증 취득, 아르바이트 경험, 대학진학준비. 공무원시험

준비

§ 사회적 기술 습득: 대인장면에서의 표현기술을 배워 상대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요구한다 (2회기).

§ 주체적인 행동력 증진: 미래에 대한 막연하고 과한 불안, 걱정을 현실적인 불안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행동 노력들을 실천한다 (8회기).

2. 상담의 전략 및 접근 방법§ 해결중심적 접근 /대상관계적 접근

§ 초기

- 작업동맹을 형성하여 상담목표 및 진행과정을 합의한다.- 자립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현재 필요한 정보탐색기술, 상황대처기술, 사회적 기술의 습득의 필요성을 안내하고 정보를 제공한다.§ 중기- 목표와 과정을 함께 점검하면서 내담자가 부정적인 상황에 압도될 때 이에 대처할 수 있도록 심리적인 안전감을 제공한다.

- 자립에 대한 심리적 준비도를 높이기 위해, 내담자의 노력과 자원에 대한 긍정적피드백과 내담자의 부정적인 습관에 대한 객관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 집중된 타인에 대한 에너지가 자신에게 향할 수 있도록 자기감을 반영하고 공감한다.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23

회기 일자 회기목표 및 주요내용 비고1 4/8 상담구조화: 이전상담경험을 다루고 현재 상담에 대한 동기를강화함

3.25접수면접

2 4/15라포형성. 건강검진 소개, 기초생활수급지원 관련 정보제공(문화

누리카드)

3 4/22 라포형성: 과거사건에대한공감및타당화반응, 취업성공패키지소개

4 4/29라포형성: 개명, 부모 연끊기, 전입신고 등의 실제 절차 및 한계

에 대한 안내

5 5/8내담자의 위생문제 및 복장에 대한 피드백, 의복 구입방법, 통장

개설방법 안내

6 5/13꿈드림, 취업성공패키지 신청 후 과정, 받게 되는 지원에 대한 구체적 설명

7 5/19 고용센터에취업성공패키지 면담 진행. 1년 전 원장이찾아온이야기 19분 지각

8 5/26 미래에 대한 불안감, 걱정을 다룸.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함을피드백쉼터

입,퇴소

9 6/2세대분리조건을 이해 못하여 구청에 신고하고, 할머니와 다툰 사

건을 다룸30분 지각

10 6/9취업성공패키지 1단계참여. 자립목표와 관련한 논의. 섣부른 결

정 내리는 습관을 다룸

11 6/16 1단계끝나고참여수당받음.열악한집안환경호소.랜덤채팅습관언급

12 6/23 괴롭히고있는사람들이줄어들었다는언급. 초등학교교사준비를원함 1h 지각

13 6/30챙겨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지옥 같은 상황 토로. 교사는 한번

쯤 이루고픈 꿈K-WAIS-R

14

7/7 이력서, 자기소개서 쓰고 출력해서 고용센터에 제출함.

심리검사 진행. 충동적인 수검태도 지적 후 다음날 다시 와서 검

사 실시함

MMPI-2SCT7/8

15 7/14 모에 대한 오지각 사건을 점검함, 상담과정 언급. ip차단 합의

16 7/21 (축어록회기) 대인지각에 대해 다룸. 상담과정 언급.

17 7/28교사를 포기하고 교육행정공무원시험으로 바꾸기로 협의. 객관적인 정보탐색

18 8/5 스스로 법원가서 개명신청을 했다고 보고. 학습방법에 대한 설명. 1h 빨리옴

§ 장기

- 피해자로서의 왜곡된 자기표상에서 객관적인 자기표상을 형성하도록 노력한다.

- 의미 있는 지지적인 대인관계를 통해 고립감을 해소하고, 왜곡된 타인표상을 교정

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3. 상담진행사항

124 2015 상담사례연구집

4. 슈퍼비전에서 도움을 받고 싶은 점§ 내담자의 정서 다루기: 정서가가 결핍된 과거의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다보니 그때그때 다른 반응을 하기도 어렵고 결국에는 최소한의 반응만 하고 다시현실과제로 넘어오고 있습니다. 현실에서의 내담자 힘을 강화하기 위해 과거 에피소드에 빠져들지 않도록 하는 상담자의 접근이 오히려 내담자에게는 호소 문제를 반복해서 말해도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는 답답함이 남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상담에서 내담자의 정서를 어떻게 다루는 것이 효과적일지에 대해 슈퍼비전 받고자 합니다.§ 불신감이 깊은 경계선지능의 내담자와의 관계: 내담자가 약물치료 및 정신과진료에 대해 거부감이 깊고, 인지적 자원이 부족하여, 심리적인 교육은 반복적으로 설명해도 내담자에게 잘 납득이 안 됩니다. 상담자의 인내심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인내심 밑천이 떨어져가고 있습니다. 치료적인 상담관계를 위해 상담자가 염두에 둬야 할 점들을 알고 싶습니다.

Ⅳ 상담과정 내용요약

1회기~4회기(2015.04.08~04.29)

‣상담목표: 내담자와 작업동맹 형성 및 도움 받을 수 있는 정보를 안내한다.

‣상담내용

(상담구조화)(상담에서 솔직한 게 중요하다. 오해할 수 있으니 나에 대한 불편

함, 불쾌감은 언제든 지금 이 자리에서 얘기 달라) //이거 말한다고 만만히 안 봤으

면 좋겠다. -과거피해경험 줄줄이 언급- 엄마가 미친년에다가 잘 안 맞고, 쓰레기다.

같이 있으면 나 망칠게 뻔하다. 이미 엄마 땜에 얼굴도 장애인같이 생겨지고 이렇게

만들어 논게 전부다 엄마 때문이다. 내 얘기 다 들어보면 그렇잖아요. 그래서 내가 이

렇게 된 거다. 엄말 죽여서 뭘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엄마랑 더 있으면 내가

더 망칠 거다. 사람들이 나보고 전부 다 엄마 없는 년이라고 다 그러더라. 나도 그렇

게 생각하구요 내 얘기 들어보면 그렇죠. (엄마다운 엄마가 없었던 거지) -건강검진

정보를 알아봐 달라 요청함) 학대로 인해 쇼크, 방치돼서 받아야한다. 너무나도 많이

맞고, 얼굴도 이렇게 되고 목소리도 그래서 엄마 땜에 이래 된 것도 생각하니. 아무도

내 마음 알아주는 사람이 지구상에 없다는 게 너무나도 찢어지게 마음이 아프다. (나

는 어떤 거 갔냐. 이해를 못하는 거 같냐 좀 하는 거 같냐) 조금은 하는 거 같다.

(몇 퍼센트?) 한 40퍼센트. // -1회 이후 사이버 채팅상담에서 상담자가 간식도 안

주고 실실 웃는 게 불손해서 싫다고 언급하여 다음회기에 다룸- 날 보고 안 웃었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25

음 좋겠다. 우습게 보는 거 같고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쁘다. 그닥 안 좋다. (나는 다른

사람이라는 걸 얘기하고 싶다. 새로운 관계이다. -웃는 의도 설명- 이해할 수 있느

냐) 네. 이해할 수 있어요. 근데 내가 얘기 들어보면 괴롭힘 많이 당했죠. 표현 안했다

그랬죠. 뭐라고 하는 게 좋나요. (지금처럼 나에게 말해 달라, 오해 풀 수 있다) //

(딴 사람 얘기 엄청 한다. 그 사람들이 더 중요한지 너의 삶이 중요한지 선택해야

지) 딴사람 안중요하다 (근데 그 사람 의견 영향 받지 않냐) 대놓고 들으라고 시비거

니까 기분이 상하잖냐 (표현 안하잖냐) 너무 속상하고 짜증나고 기분 나쁘고 그런 말

안 해 줬음 좋겠고 안 건드렸으면 좋겠고 (괴롭힘이 너무 많았다. 이젠 남들이 그렇

게 할 때, 나를 지키는 방법을 배워야한다 역할연습 필요. 표현이 부족했다) 표현

은 안했죠 (표현방법 배워본 적 없었을 듯) 할 줄 모른다. (연습해서 선 긋고 연습하

는 거 필요하다) 진로 쪽으로도 상담 받을 수 있냐. 홀로 독립하는 목표로. (그 방향

으로 가자) // -모태솔로, 외모 피드백 구함/메일, 사무실전화로 문의하고, 되도록

사이버상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자고 전달함-

‣상담 평가: 내담자와 작업동맹을 맺기 위한 공감제공 및 상담관계 점검. 목표에 대

한 협의가 이루어짐

5회기~9회기(2015.05.08~06.02)

‣상담목표: 생활관리기술을 교육하고 외부 자원을 연계하여 내담자의 행동력, 주도

성을 강화한다.

‣상담내용

- 의복구입방법, 연계 자원(취업성공패키지) 정보 제공 및 참여과정 체크-// 이

아줌마는 없어도 된다. 아니, 없었다. (서서히 이별하는 거 필요. 마음에서, 불쑥 떠

오를 것. 기억도 이별하는 시간 필요.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과거얘기 조금씩 줄

여나가고 있다. 계속 얘기하게 되는 마음 무시할 순 없다. 힘들 때 얘기해도 된다)

초5때 친할머니한테 말하니까, 엄마가 만만하게 보니까 애들도 널 만만하게 보는 모

양이구나? 라고 했다. 그 말이 맞는 거 같다. 저 아줌마 때문이다. 그래서 애들이 절

만만하게 보고 그랬다는 거! 꼴도 보기 싫다. 그래도 챙겨주는 사람 이 아줌마밖에 없

긴 하다. // 공부를 못할 것처럼 보이죠? 해도 안 될 것 같다. (지레 포기하는 게 있

는 듯. 시도하는 게 두려운데 막상 하면 잘할 듯) 그럴 것 같아요. 저번에 1366피난

처에 갔었다. 일 년 전에. 모르는 두 살 많은 애가 시비를 걸더라. 니 생긴 거 보니 두

그릇 넘게 먹게 생겼다며. 지갑을 집어던졌다. 샘이 너 쟤랑 아는 사이인가 물어봄. 처

음 봤다고 했다. (왜 시비를?) 그 미친년이 왜 시비 걸죠. 왜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 저

한테 풀죠? (쏟아내기 전에 민주씨가 커트시키는 방법 있을 것) 상대하기 싫다. 상

대해봐야 시간낭비 (그런 표현 안하도록 나도 표현하는 게 필요하다 -모델링-) 그

126 2015 상담사례연구집

사람이 왜 그러죠. (모른다. 내가 어떻게 할 건지가 중요) 안당하고 싶은데 어떡하죠.

(말투 연습 같이 하면 된다) // 어떻게 살지 모르겠다. 하는 일 없이 집에만 있잖냐.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집에 있었지만 끊임없이 도움 요청했음. 고민 표현 해

줬다. 혼자만 끌어안긴 했지만 사이버로나마 얘기해서 도움 받으려 하고 이 상황

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건 값진 것. 여기까지 와준 게 고맙다. 하는 일 없이 있는

거 아니고 살 궁리 하면서 치열하게 고민 중인 거다. 노력을 과소평가 안했으면

좋겠다) 아니 근데 사람들이 왜 그러죠? 싫어하고 괴롭히고 내가 어쨌다고 그러죠.

(중요한건 어떻게 행동할지는 누구 씨가 정할 수 있다) // -세대 분리시켜 달라고

구청에 신고하자 구청 주무관이 온 후 이모할머니와 싸운 사건이 있었음- 경찰에

신고했는데 빨리 오게 하려고 칼 들고 위협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서 허위신고라고

도와주지도 않고 할머니한테 빌라고 하고 경찰 놈들 아무도움도 안 된다. 아무도 내말

을 믿어주지 않는다. 집에 못 있겠어서 쉼터에서 하룻밤 있다 왔는데 거기서도 못 있

겠더라. // -취업학원 과목을 선택할 때 욕구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상담자가 말을

놓고 질문함- 근데 듣자듣자 하니 왜 반말하세요? 만만히 보는 거 같다. (알겠다. 그

렇게 느꼈음 미안하다. 나는 편해서 그랬다) 그래도 어른으로 존대 해 달라. (앞으로

섞어 쓸 순 있어서 이건 이해해줄 수 있냐?) 알겠다. 그래도 반말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상담 평가: 외부 자원을 연계하고, 개인의 생활 관리에 중점. 반복되는 화, 억울함

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대안 반응을 제시하고 교육함. 9회기에는 상담자에 대한 불

만을 그 자리에서 얘기해서 다룰 수 있었음

10회기~13회기(2015.06.09~06.30)

‣상담목표: 내담자가 새롭게 시도하는 행동 과정을 점검한다. 실패경험에 대해 파국

적 결론을 내리지 않도록 안심시키고 설명한다. 내담자의 목표에 대해 현실적으로

판단하도록 객관적인 정보 설명

‣상담내용

- 염색을 하고 머리묶음, 시계를 차고 옴-// -모가 이사시켜준다고 했다. (어떻

게?) 계속 그동안 이사시켜달라고 했었다. (그럼 민주씨 말을 들어준 거네) 8정도는

고아취급하고 2정도는 챙기는 게 있다. 못살게 굴면서도 챙겨주는 사람 계모밖에 없

다는 걸 안다.// 꿈드림은 세 번 갔는데 도움 일절 안 된다. (뭘 보면 도움 여부를 알

수 있나) 공부 가르치는 거 보면 딱 알지 않냐. 집에 하루 종일 있는데 무인도 같고

할 짓 없고 심심하다. 너무 지겹다. 나와도 어디 가겠냐. (꿈드림 열심히 다녀보자.

어차피 집에 있는 거보다는 나가는 게 중요함. 엄청 조급하다. 결정도 넘 빨리 내

린다) 제가 결정 내려서 결과 좋았던 게 한 번도 없었다. 이번에도 그럴까봐 두렵네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27

요. (그러니 신중히 다녀보고 도움 얻을 거 얻고 그래야한다) // 취업성공패키지 1

단계 끝나서 25만원 통장으로 받았다. 이런 정보 알려줘서 감사하다. 기왕 시작한 거

제대로 똑바로 하고 싶다. 아니 근데 이 애미가 내가 혼자 산지 5년인데 보일러를 5년

째 안 고쳐주고 방문 부서진 지는 3년 됐다. 가스레인지로 찬물 끓여서 씻거나 목욕탕

가서 씻는다. 길에서 주워온 애 취급하고. 보일러 고쳐달라고 전화로 얘기해도 돈 없

다고만 얘기한다. 말해봤자 아무 소용도 없다. (샘이 이야기하는 건 여전히 안 된다

고 보는지) 절대로 상담 받는 거 말하면 안 된다. 욕 문자 보여주지 않았냐. 앞에서 예

예하고 고치겠다고 하서 뒤에서 쌍욕하고 때린다. 일절 말도 꺼내지 말라. //-랜덤 채

팅한 이야기- 초6때 만난 애를 채팅에서 만났다. -착각, 오해로 인해 갈등이 생기

는 과정 설명- //그동안 김경화샘 눈을 못 쳐다본 건 제가 쳐다봐서 기분나빠하면서

시비걸까봐 그런 거다. 초반엔 눈을 맞을까봐 그랬는데 그것뿐 아니라, 쌤이 기분나쁠

까봐 안 쳐다본 거다. (기분 안 나쁘다) 그럼 앞으로 쳐다보겠다.// 교대 가고 싶다.

가르치는 게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안정적이고 방학도 있고 선호직업 아니냐.

일단 교대만 들어가면 임용고시 문턱은 낮다고 들었다. (지금 빨리 독립하는 게 목표

면 갖춰야 하는 능력을 갖추는 게 급선무이다) 공부 질색이라 겁이 난다. 아무도 도

와주는 사람이 없다 (아무도?) 소수밖에 없다. //-알바 구하며 헤매고 이미 채용됐다

는 등 헛걸음 한 것에 대한 울분 토로- -모가 보낸 욕이 가득한 문자 보여줌- (정말

심하시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제 말 맞잖냐.

‣상담 평가: 내담자의 포부수준을 스스로 조절하기가 쉽지 않아 보여, 상담자가 현

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며 적절한 수준으로 낮추려고 했으나, 안 됨. 내담자의 행

동반경은 증가하는데, 올바른 선택을 하는 관점이 형성이 덜 되어 교육이 많이 필

요할 것 같음

14회기~15회기(2015.07.07~07.14)

‣상담목표: 자기소개서 작성/ 내담자의 상황에 대한 이해 과정을 면밀히 함께 점검

한다.

‣상담내용

- 쇼핑백이 아닌 명품짝퉁가방을 메고 와서 칭찬-공개사례 동의구함. 자문이 무

엇인지 의미를 물어봄. 자문 뜻 설명- 그럼 이제 상담 끝나는 거냐 아니다. (왜 갑자

기 그렇게 생각했나?) 지난번 상담센터에서 이런 거 사인하고 그러고 얼마 안돼서 끝

났다 (오해한 것)//-자소서 작성- 기침이 심해졌는데 원인이 있다. 엄마가 김밥 만들

어주러 왔는데 재료가 오래된 물건만 파는 외할머니 시장 앞 슈퍼에서 사온 것들이었

다. 재료 중 오뎅이 유통기한이 지난 걸 나중에 먹고 나서 봤다. 김밥 먹고 세 시간 후

울렁거려서 토했다. 자꾸 기침 나고 비틀거렸다. 그 여자가 틀림없이 일부러 나 엿 먹

128 2015 상담사례연구집

이려고 한 거다. 그 김밥 때문에 기침이 계속 나오는 거다. (상한 것과 기침은 관련이

없을 수 있다) 아니다!! 그냥 딱 느낌에 그렇다. (모가 왜 일부러 그랬을 거라 생각

하나?) 고소하니까. 싫어하니까. 간섭도 심하게 한다. 내가 집에 있고 할 일도 없고 그

래서 노래방 가려고 돈 달라고 하니까, 이런데 쓰라고 용돈준거 아니라고 안주더라.

스트레스도 못 풀게 하는 년이다 -분노- -상담자가 모의 입장 이야기- 그동안 정말

학대당하고 방치당하고 가정폭력당하면서 밖에서 주워온 애보다 못하게 취급당해 와

서 빨리 연을 끊고 두 번 다신 안 보려면 먹고살아야 하고 전기세는 내야할거 아니냐.

그래서 교대 가서 임용고시해서 초등학교 선생님만 되면 두 번 다신 볼일도 없다. 개

명하려는 것도 새 출발하려고 이러는 거다. 작년에도 너무 죽을 것처럼 힘들어서 광안

리에 있는 정신과에 가서 구구절절 얘기했는데 약물치료는 다 수면제로 이뤄져있다며

심리치료를 받는 게 도움이 될 거라 했다.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안 들어주더라. (왜

작년 정신과 간 거 얘기 안했는지) 지난주까지 기억 안 났다. 그리고 미쳤거나 병신

같거나 부정적이게 볼 것 같았다. 만나는 동안 샘한테 덜 나쁘게 보이고 싶어서 그런

거다.

‣상담 평가: 관점의 조망을 넓힐 수 있게 상담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기 시작

함. 내담자의 고집, 오래된 신념들에 슬쩍 도전하고 강도를 높여감에 따라 내담자와

사실과 생각을 따져가는 과정에서 말문이 막힌 내담자가 좀 더 감정적으로 몰입해

서 표현하는 게 전달되기는 했음

16회기(2015.07.21)

(전략)사이버 채팅상담 IP차단을 다시 해제하여 1일 1회 이용으로 바꾸게 됨. 차단

된 동안 무엇이 힘들었는지 묻자 힘들진 않았다 함. 채팅이용을 하게 되는 이유, 대면

상담이 도움 된 정도, 기대수준을 다룸-)

내13 : - 중략 - 사실은요 아 저 막막해서 죽을 거 같아요. (음~~) 제가 전에도 말했듯이요

사람들이요 절 많이 괴롭힌다고 그랬잖아요. (그랬죠.) 저번 에여 그때 그 ##병원에

요 그 50살 먹은 그 애 같은 새끼가여, (음) 저보고요 막 못생겼다고 시비 걸고요

모라고 하냐면요 (네) 예쁜 애들은요 뭐뭐 그거 뭐뭐 길 지나가다 내가 봤는데 다

못생겼어요. 여자들요 근데요 내보고여 예쁜 애들은 다 남자친구가 있는 데 나만 없

다고여 막 그런 욕까지 하구여 막 지도 못생겼는데 누구보고 못생겼다면 서 저한테

그런 욕까지 해서! 저 더 이상은 못 참겠어요.

상14 : 아 근데 욕을 언제 했다 그랬죠? 시기가?

내14 : 한,, 3,2월 달이요?

상15 : 3월? 올해 3월이요? (네 맞아요.) 아.. 근데 00씨가 이 사람을 직접 만난 게 중학교

2학년 때가 마지막

내15 : - 중략 - 그랬는..데여, 이거 말해도 돼요? 랜덤채팅이요.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29

상16 : 아 맞어 그 랜덤채팅 얘기도 했었잖아요.

내16 : 랜덤채팅 했는데여 그 새끼가여 긴 말로 뭐라냐면요 저희 애미 창년이라구여 뭐 이

런 말까지 하구여 니 누구냐고 물어봤어요. 근데여 핸드폰번호까지 가르쳐 주더라고

요. 그러면서 저한테 핸드폰 알려주는데 내한테 욕하게, 전화 걸라고 그러더라고요.

상17 : 아 자기 핸드폰번호 알려줬다고요? 랜덤채팅에서 만난사람이

내17 : - 중략 - 예예 긴 말루여 제 IP가 다 뜨거든요. 그래서요 저라는 걸 알아봤어요. 제가

그 -본명-이름으로 들어갔으니까, 지가 아는 걘 줄 알았나봐요. 그래서 아이피로 제

가 누구냐고 물어봤어요. 그러니깐요 지가여 그 ##병원에 이상훈이라고 지가 본인

이 직접 말하던데요 아~니구나, 이러면서요 왜 나한테 이러는 거냐고

상18 : 00씨 근데 본인이.. ##병원에서 일하는 이상훈 원장이라는 말을 랜덤채팅에서 했다

구요?

내18 : 그 새끼가 그러던데요???

상19 : 근데 00씨가 저번에 저한테 했던 얘기랑은 다른데?

내19 : 제가여 기억이 좀 가물가물해요. 지금도 생각해보니 그러네요. 그때는여 뭔가가여

기억이 안 났어요. 근데 지금은 기억났어요.

상20 : 근데 00씨 저번에 제가 세 번 정도 설명했던 거 같은데, 랜덤채팅이 익명이잖아요~

내20 : 아~~~~그렇죠.

상21 : 음 그래서 그 사람이? 정말 이 사람인지 이런 것들을 확인을

내21 : - 중략 - 실제로 그랬다니깐요.

상22 : 근데 랜덤채팅에 대한 이야기를 좀 마무리 짓고 가면은 (네 해야죠.) 누군지 알 수가

없어요.

내22 : - 중략 - 랜덤채팅뿐만 아니구여 다른 채팅도 익명 아니에요?

상23 : 네 다 익명이죠. 그래서 이 사람을, 실제에서 만난 사람을 랜덤채팅에서 만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면 돼요 사실상..

내23 : 아 익명채팅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네) 실제로 만날 일이 거의 없죠.

상24 : 네, 다만 익명채팅에서는 자기가 누군지 모르니까 남이, 모르잖아요. 서로~ 그래서

함부로 말하는 사람이 특히나 많을 수

내24 : - 중략 - 그런데요 그 익명채팅을 하는 이유가 뭐죠?

상25 : 익명채팅이요? 자기를 솔직히 얘기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잖아요 익명

채팅에서는, 남자인데 여자인척 할 수도 있고

내25 : 그니까 그 채팅을 하는 이유가 뭐죠?

상26 : 어떻게 보면 현실에서 뭐 도피하기 위해서? 현실을 피하기 위해서 하기도 해요.

내26 : 아!!!!! 집에 있는데요 뭐 외롭고 그러니깐요 뭐, 그런 채팅을 한다는 거예요?

상27 : 네 현실에서 만족이 안 되거나 하는 사람이 사이버라는 공간에서 많이 좀 머물면서,

대리만족이라는 말 알아요?

내27 : 아.. 그러네요.

상28 : 현실에서 만족이 안 되는 걸 사이버에서 만족한다는 걸 의미하거든요. 그런 사람들

130 2015 상담사례연구집

이 랜덤채팅이나 이런데 많기도 해요.

내28 : 그런 뭐, 그 새끼가요 제 집주소도 알아보고요, 저 따끔하게 한마디 좀 해야겠어요.

그 새끼요 그 덧셈 뺄셈도 똑바로 못해요 45플러스 5가 50이잖아요 쌤

상29 : 음 근데 그거는 중학교 2학년 때 못 하는 거에 대해서 원장이..

내29 : 그죠 원장이 그때 저번에 내 봤는데,,

상30 : 그거는 중학교 2학년 때 일 인거고? 근데 랜덤채팅에서 3월에 있었던 거는? 이 원장

인지 아닌지는 확실한건 아닌 거죠?

내30 : - 중략 - 지가 그러던데요?

상31 : 이 사람이 자기가 원장이라고 얘기를 했다고요?

내31 : 그렇죠!!! (음) 근데 누구는요 저번에요 누가 나보고 이러더라구요. 그.. 어떤 애가요

아 이거 제 입으로 말하긴 그런데요 제가 00이(이름)로 닉 들어갔어요. 근데 제가, 지

가 아는 걘 줄 알았나 봐요.

상32 : 음 근데 00씨가 저번에 이 얘기 또 하면서, 알고 보니까 착각이었던 거 같다고 얘기

하지 않았어요 익명이니까?

내32 : 걔가 잘못 안거죠! 제가- 지가 아는 00인가, 직접 보지도 않았잖아요. 그 닉으로 들어

갔다는 거 자체 만으로여 지가, 지가 아는 00이로 잘못 안거죠 지가 직접 보질 않았

으나깐요. 지 심증이죠.

상33 : 음 심증이니깐, 00이랑은 관련이 없는 사람인 거네요. 그죠?

내33 : 근데 지는 지가 아는 걘 줄 알고 그러던데요.

상34 : 지가 아는 걘 줄 아는지 모르는지는, 00씨가 직접 얘기로 확인 해본 건 아니잖아요?

내34 : 그러네요..

상35 : 00씨 그때 했던 얘기 기억나요? 지난 시간에 00씨가 한 말 중에 되게 인상적이었

던 게..

내35 : 뭔데요?

상36 : 다른 사람이 나인 것 같이.. 한다고 했었잖아요. (네) 내가 다른 사람인 것처럼 느낀다.

내36 : 그랬죠. 그랬었죠.

상37 : 그 말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줄 수 있어요?

내37 : 그게 아니구요 저는여,, 제 자신이요 (음) 음.. 너무 부끄러워요.

상38 : 어떤 게 부끄러워요.?

내38 : 제 외모두여 뭐 제가 뭐 이렇게 선택해서 한건 아니지만서도여 전 제 외모가 몹시

마음에 안 들구여 (음) 제 겉모습이 마음에 안 들구요 (네) 그냥 저라는 존재 자체가

쪽팔린다고 생각해요. (하..) 그래서 저 라는 걸 감추고 싶어요. (아..) 그래서요 이런

생각을 해요. 사람들은요 보면요 나 한 사람한테만 그렇구요 다른 사람한테는 나보

다 더 특별하게 더 좋은 대우를 해주구요 나만 더 나쁘게 차별받는 대우를 받잖아요.

그럼 나는 너무나도 억울해요 (음..) 왜 나한테만 그러구요 왜 저 옆에 있는 애한텐

안 그러면서 (네) 왜 내한테만 그러지 이럼서 너무 열 받아요. 샘도 보세요. 열 명

중에 아홉 명한텐 안 그러는데 샘 한사람한테만 그러면 안 짜증나겠어요?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31

상39 : 한 사람한테만 뭘 그러면?

내39 : 샘만, 근까 열 명이 있는 데요 (네) 아홉 명한테는요 다 친절하고 다 좋은 대우를 해줘

요. 근데 (네) 샘 한테만요 불친절하고 나쁘게 좀 손해가게 해주면요 안 억울하겠어요.

상40 : 억울하고 화도 나겠죠.

내40 : 왜 나한테만 그러지라고 생각하잖아요. 딴 사람한텐 안 그러면서요. 그니까 저도 그

렇다구요. 그런 대우를 어렸을 때부터 너무 받아서요. 그랬어요.

상41 : 그래서 남들이 그렇게

내41 : - 중략 - 근데 생각만 그렇게 하는 거죠 실제로 그렇게 할 수는 없잖아요.

상42 :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게 무슨 말인지?

내42 : 실제로 제가 걔라고 생각한다고여 제가 걔랑 육체가 바뀌는 건 아니잖아요?

상43 : 바뀌는 건 아닌데~ 00씨가 본인이 싫다 그랬잖아요. 정말 내가 싫고

내43 : 생각은 그렇게 해도요 뭐 할 수 없잖아요. 죽을 수도 없잖아요. (음) 죽어서 다시 태어

날 수도 없는데요 뭐 할 수 없죠.

상44 : 그래도? 00씨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근데

지금은 자기가 너무 싫기 때문에, 다른 사람..

내44 : 아뇨 아뇨 그 옛날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생각 고쳐먹었어요.

상45 : 음? 갑자기 언제 고쳐먹었어요?

내45 : 한, 3일 전부터요.

상46 : 3일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데?

내46 : 아뇨 아뇨 3일전부터요 뭐 곰곰이 저 혼자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음음) 아.. 이런

생각을 하고요 저런 생각을 하고요.

상47 : 음 그래서 정리된 생각이 어떤 건데요?

내47 : 아무리 뭐, 싫다고 해두요. (누가?) 제가 싫다고 해도요.

상48 : 아무리 내가 싫다고 해도

내48 : 육체가 바꿀 수도 없는 데요. (음) 죽어서 다시 또 태어날 수도 없구요. (네) 그래서

할 수 없이 뭐 있는 그대로 살기로 생각했어요.

상49 : 음...그게 어떤 기분이에요? 그런 마음을 먹으니까?

내49 : 기분이 좀 뒤숭숭하네요.

상50 : 뒤숭숭?... 그래... 좀 더 표현을 해줄 수가 있어요? 뒤숭숭하다는 게 좀, 왜 뒤숭숭했을까

내50 : 기분이 좀 뭔가 막 답답하다구여.

상51 : 내가 싫은데도,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그 상황이 답답했던 거예요?

내51 : 있잖아요, 그 ##병원에요.

상52 : 잠깐만, 대답을 하고 얘기를 할 수 있을까요?

내52 : 뭔 대답이요?

상53 : 제가, 혹시 지금 한 말 들었어요? (들었어요) 음, 답답했던 이유에 대해서 제가 다시

질문을 했어요.

내54 : 그냥요, 집에 뭐 하루 종일 있으니깐요 지겹다구요.

132 2015 상담사례연구집

상55 : 근데 아까는 하루 종일 있어서 지겹다는 얘기가 아니라, 내가 너무 싫어도 죽을 수도

없으니까 이제는

내55 : - 중략 - 집에서 지겨운데요 그런 생각은 했긴 했지만서도요 지겨운 거는 말을 안

했죠. 왜, 할 이유가 없으니깐요.

상56 : 할 이유가 없다..?

내56 : 샘한테 그런 거 말해봐야 뭐해요? 샘이요 뭐 지겹다고 해서요 샘이 뭐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말해봐야 뭐하겠어요?

상57 : 근데 그거 우리 한번 얘기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00씨랑~ (네) 저랑 관계에 대해서..

내57 : 샘하고 뭐, 저는요 뭐 아무 사이 아니죠.

상58 :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내58 : 그냥 뭐 상담하구여 뭐 그런 것뿐이에요 아니 근데여

상59 : 잠깐만 화제를 전환하지 말구요 이 얘기는 하고서 넘어갔으면 좋겠어요~ 근데 아무

사이도 아니면은 관계가 이렇게 유지가 될 리가 없잖아요 사람 관계라는 게..

내59 : 샘하고 전 무슨 사이라고 생각하시는데여?

상60 : 그래도 사람 대 사람으로 새롭게 알고, 가까워지는 사이라고 생각하죠. 단지 그냥

상담 받으러 오는 한명이 아니라 저는 00씨를 어쨌든 처음으로 알게 됐고, 00씨에

대해 알게 되고 있잖아요. 저는 이렇게 하나하나씩 알게 되는거에 대해서는 기쁘게

생각을 하고,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끊고-(제가요 사실은요) 하고 있어요.

내60 : 어제요 이름을 개명하려고 했어요.

상61 : 근데 00씨, 제가 한 얘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내61 : 아 그냥 공감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생각해요.

상62 : 근데 00씨가 말을 화제를 확확 전환하잖아요. 근데 제가 저번에도 얘기했던 것처럼,

대화는 주고받는 거라서, 00씨가 내가 한 말에 대해서 대답하지 않고 다른 이야기를

하면 내 이야기를 잘 안 들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내62 : 아 그래요? 제가요 좀 사람 말을 듣다가 딴 생각을 좀 많이 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그래요.

상63 : 딴 생각이 뭐 들 수는 있는데, 만약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생각을 잠깐 멈춰두고 대

화를 마무리하고서 넘어가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우리가 앞으로 좀 더 잘 주고받기

위해서는. 어쨌든 00씨가 도움이 전혀, 안 된다? 라는 말이라든지, 뭐.. 소용없지 않냐

라는 말들? 그런 게 되게 회의적이게 느껴지긴 했거든요 상담에 대해서는

내63 : 아 제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제가 그런 식으로 말하니깐 뭔가가 진짜인 듯 받아들였

다고, 받아들일지 들렸다고요?

상64 : 어,.. 아니요, 진짜인줄이 아니라, 선생님이 그럼 뭐하겠냐 라는 식의 얘기를 했잖아

요. 조금 전에, 선생님이 해줄 수 있는 게 없는데~ - 중략 - (그렇죠) 이런 거 말해봤

자 뭐하겠냐. 이런 게 되게 회의적으로 들려서

내64 : 네 뭐 그렇죠. 쌤이야 뭐 해줄 수 있는 건 없죠.

상65 : 음..00씨가 스스로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거는요? 그런 것도 별로 없다고 생각이 들어요?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33

내65 : 있긴 하는데요, 다 하기 싫은 것들 뿐이에여.

상66 : 어떤 것들이 하기 싫은데?

내66 : -작은 목소리- 공부요.. 하기 싫어요.

상67 : 근데 해야 된다는 필요성은 느끼고 있어요?

내67 : 제가여 책 읽는걸 그다지 안 좋아해요 그래서요 책도 읽기 싫었어요. 국과사 공부하

기도 싫어서 안 해요 공부도여 이때까지 살면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국과사는

요 진짜, 초등학교 때부터 한번두요.

상68 : 영어 수학은 그래도 해온 거잖아요 그죠.

내68 : 네 수학은 좀 했어요. 저번에두요 제가 두드림 해밀 갔는데요. (음) 수요일은요 영어

듣구요 목요일은 수학하구요 (네) 금요일은 영어해요. (음 잘했네) 영어 수학 먼저 빼

구요 국과사를 하겠대요. (네) 근데 유민경샘이요 수학을 가르쳐주셨는데요. (음) 일

부러 오바를 떨더라구요 (어떤 식으로?) 일부러 그랬는지는 내 잘 모르겠지만 서두요

음. 칭찬..을 하더라구요.

상69 : 근데 칭찬이 어떻게 느껴지는데 00씨는?

내69 : 음.. 일부러 그런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상70 : 일부러 뭘 위해서?

내70 : 일부러 나 기분 좋으라고 비위 떤 거라고 생각했어요. (진심이 아니라?) 예 저 보고여.

뭐,, 근데 퍼펙트 뜻이 뭐예요?

상71 : 퍼펙트 뜻? 퍼펙트는 완벽하다, 잘 했다 이런 뜻이거든요.

내71 : 뭐100점이다 그런 뜻인가요?

상72 : 거의 뭐 그런 의미로 통하기도 하죠? 완벽하게 뭔가 (네) 어떤 일을 잘했을 때

내72 : - 중략 - 샘이요 수학 가르쳐주는데 그러더라 구요.

상73 : 그러면 뭐 다 맞게 잘 풀었나본데 00씨가?

내73 : 제가 앞에 것도 다 맞았다면서요. (어~) 퍼펙트 하다면서요. 막 그러던데요.

상74 : 그러면 푼 거 다 맞았으면 퍼펙트한 게 맞긴 맞는 거 같은데, 음, 00씨는 그게 유난떤

다고 느껴졌어요?

내74 : 좀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럼 00씨는) - 중략 - 처음에는요 (네) 누가요 나보고 뭐라냐

면요 6의 약수를 물어보더라구요. 6의 약수 초등학교 때 보는데 내가 설마 그런 것도

모르겠어요? 다 알죠 1,2,3,6이잖아요. (음) 6-1은 6 하구요 2,3은 6, 6의 약수 맞잖아

요. 1,2,3,6 아니에요? (맞죠) 9의 약수는 1,3,9잖아요 (네) 이딴걸 물어보잖아요. 같잖

든데요 날 뭘로 보고 그러는데요.

상75 : 아 근데 유민경샘이 그걸 물어봤어요?

내75 : 아니 그게 아니구요. 딴 사람이요 씹..

상76 : 아 딴사람이죠,, 근데 왜 지금 혹시 욕한 거예요? 그 사람에 대해서?

내76 : - 중략 - 안 욕했어요. 그냥 씹 하다가 말았어요.

상77 : 욕한 거나 다름없지 그럼

내77 : 아니, 씹, 뒤끝을 말 안했잖아요. 앞에 것만 말했잖아요.

134 2015 상담사례연구집

상78 : 그래도 욕처럼 들리는데요?

내78 : 저는 씹밖에 안했어요. 뒷 글자는 말도 안했어요.

상79 : 음.. 그래도 욕은 욕하고 싶은 마음이긴 한거 같은데 그렇게 하는

내79 : - 중략 - 근데요 선생님 있잖아요.

상80 : 잠시 만요, 6의 약수를 말한 게 누군데? 그거에 대해서?

내80 : 그게 누구냐 하면요.. -4초-말해도 될라나 모르겠네요. 나를 쫌.. 나쁘게 보는 사람이요.

상81 : 근데 그 사람이 6의 약수를 물어본 게, 00씨를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진 거예요? 아는

데 물어봐서?

내81 : 무시하는 거라고 생각 안 했어요. 그냥 난이도가 너무 초딩 수준인데 (음) 이런 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저를 그런 병신으로 취급했다는 게 너무나도 화가 났어요.

상82 : 아 그러면 낮은 난이도로 물어보는 게, 00씨 바보 취급하는 거처럼, 병신처럼 취급하

는 것처럼 느껴진 거네.. 그럼 최근에 유민경샘은, 그렇게 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혹시?

내82 : 뭐 처음에는 그랬는데여 수학공부 가르쳐주면서는, 안 그렇던데요. (음? 안 그런다고)

처음에는 그랬는데여, (네네) 수학공부를 가르쳐주기 시작할 때는요 안 그렇더라구요.

상83 : 안 그런다는 게 어떻게 한다는 거예요?

내83 : 그러니깐요 내 말은요 처음에는여 저를 갖다 좀 병신취급하고 좀 불손하게 대했다구요

상84 : 그렇게 대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거죠?

내84 : 네 제가 그래 느꼈었죠. (네) 그랬는데요 수학공부 좀 가르쳐 주니깐요 .그때부턴요.

안 불손하고 좀 친절하더라구요.

상85 : 그 선생님에 대한 00씨 생각이나 느낌이 좀 달라진 거네요. 그쵸?

내85 : 그렇죠. 인상이 바뀌었는데요.

상86 : 그렇죠. 어떤 것 때문에 바뀌었던 거 같아요?

내86 : 그냥요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니깐요.

상87 : 누구의 태도가?

내87 : 저한테 갑자기 불손하다가여 친절하니깐요. 유민경쌤이요 저한테요.

상88 : 근데 민주씨 전에 이거 얘기했던 건데, 유민경샘이 불손하려 했었던 게 아니란 걸

우리가 얘기했었잖아요.

내88 : 저보고 막 못생겼다고 하고 그러던데요?

상89 : 못생겼다고 직접 얘기를 했어 00씨한테?

내89 : 맞아요. 제가 설마 거짓말 하겠어요?

상90 : 근데 못생겼다는 얘기를 할 분이 아닌 거 같은데 샘 생각에는? 면전에 대놓고

내90 : - 중략 - 원래요 그 앞에선 안 그러다가 뒤에서 그러는 인간들 얼마나 많다구요.

상91 : 아 그러면 유민경샘이 뒤에서 그랬다는 거예요?

내91 : 예 이중인격자죠 그러니깐요.

상92 : 아니 뒤에서 어디서 그랬어요?

내92 : 접때요 해운대 센텀시티 길 걸어가는데요 그 여자 만났어요. (유민경샘을요?) 그렇죠.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35

상93 : 유민경샘은 여기 안 왔는데?

내93 : 아니 요쪽 동네에요!

상94 : 근데 그게 유민경선생님인지 확실해요?

내94 : 얼굴이 비슷하게 생겼던데요.

상95 : 아 비슷하게 생기면 아닐 수도 있겠네?

내95 : 목소리가 비슷하고 얼굴도 비슷하던데 제가 설마 뭐 외모를 모르겠어요?

상96 : 외모가 비슷한 사람은 많기도 많으니까, 목소리도 그렇고~

내96 : 그런가~요~?

상97 : 선생님이 알기로는 유민경샘은 이쪽에 올 일이 없어요 .

내97 : 진짜요???? (네) 쭉 보니까 뭐 어떤 남자친구 되는 사람이랑 뭐, 우산 쓰고 가던데

보니깐요, 유민경샘이랑 얼굴이 똑같이 생겼길래요, 어느 정도 똑같길래요 .

상98 : 근데.. 사람 얼굴 볼 때 한..솔직히 30초 이상은 뚫어져라 봐야지 그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인지 그런 걸 확인할 수 있잖아요. 근데 민주씨가 자세히 봤을까요?

내98 : 아니 있잖아요 생각을 해보세요. 만일 김경화샘이요 길을 걷고 있어요. 만일 이래갔

어요 아는 척 할 일은 없어요. 근데 김경화샘이 맞아요. 근데 제가 김경화샘이랑 얼굴

이 똑같이 생겨서 알아 봤어요 근데도요 김경화샘이 아닐까요?

상99 : 아닐 수도 있죠.. 가능성은 (참..) 왜냐면 얼핏 보면 그럴 수도 있죠.

내99 : 얼굴 보면 알죠.

상100 : 근데 어쨌든 유민경샘이 여기 오지 않은 건 선생님은 확실하

내100 : - 중략 - 아니~~ 민경샘이 아니었나 봐요 제가 얼굴을 솔직히 말해서 자세히 안 봤어요.

상101 : 자세히 안 봤는데 자세히 본 것처럼 얘기했잖아요. 조금 전에~

내101 : 그게 아니구요 제가 왜 그랬냐면요 (응) 솔직히 말하자면요 유민경샘이 저한테 불손

하게 대한 거 같아서 싫어서 그랬어요.

상102 : 그니까 그때, 불손하게 대했던 거에 대해서 오해가 풀렸다고 생각했거든요? 왜냐면

불손했던 계기가 그거였잖아요. 유민경샘이 구청에서 뭔가 알아봐준다고 했었는데

알아봐주지 않은 거..

내102 : 그것 때문에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어떤 것 때문에?) -4초 침묵- 저번에요 제가여

과자를 달라고 했는데여. (언제요?) 그 두드림해밀 **청소년수련관에 갔을 때요.

상103 : 네네 과자 좀 주시면 안 되냐고 그렇게 했어요?

내103 : 했는데요, 지가 준다고 해놓고서요 안 주더라구요. (음..아..) 짜증나요 왜 이렇게 불

손해요.

상104 : 아 그때 마음이 어땠던 거예요. 준다고 했는데 안 줘가지구

내104 : 안준다고 말을 하져 왜 준다고 했어요? 존나 재수없더 라구요.

상105 : 아,. 근데 선생님이 만약 이런 상황이면은 좀 뭔가 서운해서 물어 봤을 거 같긴 하거

든요.

내105 : 됐어요. 뭐 제가 애도 아니고여 뭐 과자 갖고 설마 그렇겠어요. 먹을 거 같고 그러면

사람 얼마나 짜증난다구요.

136 2015 상담사례연구집

상106 : 음 근데 지금 마음이 상했구만.

내106 : 상했어요. 맞아요. (그쵸) 저 먹는 거 갖고 그런 사람 제일 싫어요. 먹는 거 갖고 그러

는 거 얼마나 서럽다구요.

상107 : 음 이런 거는 민주씨가 말을 해야지 그 상대방도 아는 데요~?

내107 : 됐어요. 괜찮아요. 됐어요.

상108 : 그것 때문에 유민경샘이 불손하게 느껴진 거잖아요. 약속해놓고 약속 안 지킨 사람

처럼

내108 : 머 할 수 없잖아요. 못 들었나보죠. 아니 근데요 저번에요 그..

상109 : - 중략 - 민주씨, 그래서 민주씨가 오해를 좀 많이 하는 거 같아요. 어떻게 생각해

요? 오해하는 거에 대해?

내109 : 아무래도요 유민경 샘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닌 거 같애요. (음) 뭐, 몇 번밖에 만나보

진 않았지만 일단은요 처음에 불손했긴 했지만서요,, 그닥 그래 뭐 나쁜 사람은 아

닌 거 같아요.

상110 : 민주씨도 처음에 저한테

내110 : - 중략 - 근데! 제 말은 믿으세요. 그 새끼가요 그 이상훈이요 진짜 ##동에 왔다니깐

그러네요. 왜 제 말을 안 믿어주시는데요.. (음..) 제 말이 맞대두요? 그 한번 인근

조사 해보세요. 아마 맞을 걸요 제 말이요.

상111 : 조사를, 해보길 원하는 거예요?

내111 : 근데요 제 말이 만일에 진짜잖아요? (네) 진짜라고 해서요, 저한테 뭐 이득 되는 게

뭐가 있죠? 그 새끼가 ##동에 왔는데 그게 뭐 어쨌다는 건데요.

상112 : 근데 민주씨가 그 얘기를 계속 하니깐, 그게 중요한 일인 것

내112 : - 중략 - 그게 왜 얘기를 하냐면요 제가 그 새끼한테 쌓인 게 많아서 그래요. 그

새끼가 저보고 못생겼다 그러는데요. 샘보고 누가 못생겼다고 샘한테 해봐요. 샘

느낌 어떨 거 같애요.

상113 : 기분 나쁘겠죠.

내113 : 그러니까요! 저도 기분 나빴다구요. 샘이랑 똑같은 느낌이었다구요. 근데 이 새끼한

테 죽이고 싶잖아요. 그것 때문에 그렇죠. 그거 빼고는 이딴 새끼한테 관심도 없어

요. 꼴도 보기도 싫다구요. (음) 이런 새끼가 ##동에 오든가 말든가 전 관심 없어요.

##동 제가 전세 낸 것도 아니고 지가 오고 싶어 왔는데 제가 뭐 하겠어요 이 새끼

가 왔는데 어쩌라구요. 제가 그런 병원에 갈일 이제 두 번 다시 없고 이런 새끼하고

만날 일도 두 번 다시 없는 데요 이 새끼가 ##동에 왔던 말던 어쨌다는 거죠. 이

새끼가 오면 뭐 어쨌다는 건데요. 이 새끼가 저한테 왔으면 뭐 돈을 주겠어요 쌀을

주겠어요. 이득 되는 것도 아무것도 없는데 뭐 와봤자 어쨌다는 건데요.

상114 : 말이 지금 되게 빠르거든요?

내114 : 졸라 짜증나서 그랬어요. 씨 개새끼가요.

상115 : 근데 그 사람한테 뭐가 그렇게 화가 났어요? 못생겼다는 말한 거 말고

내115 : (끊으며, 큰소리로) 못생겼다 그러구요!! 개새끼가요 지가 뭔데 제한테 그딴 말해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37

요!!! 그리고요 저희 애미 창년이라고 그러구요 그러더라구요. 근데 그걸 왜 나한테

다가 말하는데요?? 난 저 아줌마하고 조만간 관계를 끊을 건데요, 내가 이런 말까

진 안 할라고 했는데요, 이 왼쪽발이 이게 보이시죠. (네) 이 두 번째 발가락이 초등

학교 6학년 때요 이 아줌마가요 지가 마시던 물 컵 유리컵을요

상116 : 네. 던져서 (집어 던져서) 입원했었다고 그랬죠.

내116 : 힘줄이 터져서요 일주일동안요 꼬매고 마취를 했긴 했지만서요 얼마나 아팠다구요.

(음)못을 박았구요. 일주일동안요 병원을 입원했구요. 한 달 동안 발가락을 붕대로

감고 있었어요.

상117 : 지금도 흉터 많이 남아있어요?

내117 : 조금요. 그랬는데요 그년이요 지가 보험료 그거 낸다구요 나 보고여 일부로여 지가

물컵을 내가 마시다가 이렇게 떨어졌다고 거짓말하라고 시키더라구요. (민주씨가)

-끊으며- 나는 이런 년 하고는요 상대를

상118 : 잠시만, 그니까 민주씨가 실수로 떨어뜨린 것처럼 말을 하라고 했다구요?

내118 : 보험료 탈려구요 그래 거짓말 하라고 했어요.

상119 : 그래서 민주씨는 했고?

내119 : 했죠. 시키는 대로 뭐 어쩌겠어요. 난 이 개 같은 년하고 상대 안 해요. -4초 침묵-

이 년 이거 때문에요 내가 얼마나 욕을 들었는지 아세요? -큰 한숨- 진짜.. 그리구요.

상120 : 화가 좀 많이 나는 것 같네.

내120 : 네 이런 년 하고요 일만 구하면요 두 번 다신 얼굴 안볼 거예요. 이런 도움도 안

되는 년 얘기 그만 하죠. (음) 나한테 아동학대하구요 가정폭력하구요 언어폭행 한

이런, 나를 방치하구요 집에 혼자 살게 내버려두고요 중학교 이학년 때부터요 초등

학교 때부터요 아동학대하구요 나는 이런 쓰레기 같은 년 하구요 일만 구하면 두

번 다신 얼굴 안볼 거예요. (알고 있어요) 근데요 저번에요 있잖아요. 저번에요 요번

에 그, 제가 이런 시험친 게 쪽팔리긴 한데요. -종이서류를 꺼냄-

상121 : 뭐가 쪽 팔린다구요?

내121 : 검정고시 친 거 쪽팔리긴 한데 요새 애들 검정고시 많이 치더라구요. (많이 쳐요)

그거 보고 쪼금 배가 아프긴 하더라구요?

상122 : 뭐가 배가 아팠어요? 많이 치는 게?

내122 : 다른 애들은요 정상적이게 학교 졸업하는 데요 그런 식으로 쳐서 빨랑 졸업한다는

게 배가 아프던데요. 물론 저도 붙긴 했지만서요. 저는요 이런 시험 친다는 걸요 아

무한테도 말 안 했어요. 뭐 몇 명밖에 몰라요 근데 뭐 저번에 저보고요 검정고시

이거 합격한거요. (네) 증명서류 그 초등학교 중학교가서 이거 행정실가서 뽑아오라

그랬잖아요. 저보고요 유민경샘 필요하다구요. (네) 제가 세장을 뽑아왔어요. (네) 샘

도 못 믿겠으면요 뭐, 보여줄까요? 합격증 있는데

상123 : 아 제가 못 믿을 것처럼..

내123 : 아 못 믿는다는 게 아니구요~(네) 그냥여 확실히 보여줄라구요.

상124 : 음 그래요 보여주세요. -합격증 확인- 어쨌든 잘 했어요 합격증명서..

138 2015 상담사례연구집

내124 : 무슨요 이거 이 시험요 평균 60점만 넘으면 되는데. 근데 저 합격한거 맞죠?? 합격

했으니까 이거 주는 거죠?

상125 : 그럼요 맞는데 믿기 힘들어요? (네 쫌요) 민주씨 좀 기뻐해도 되는 일인데요 뭐, 이

거 합격한거는요

내125 : 개나 소나 조금만 하면 걸리는 건데요? 뭐요 (에 근데) - 중략 - 아니요 이거 평균

60점만 넘으면 걸리는 거예요 평균 60점 누가 못 맞아요.

(- 중략 - 검정고시합격은 공부하지 않고 쉬워서 붙은 것이고 수학도 잘하지 못했다고 낮춰

말하여, 상담자는 잘한 거라고 계속 이야기.)

상163 : 그니까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그 정도 한거면 그래도 민주씨가 기본적인 실력이

있었다는 거고 이번에 ‘퍼펙트하다’고 했던 것도 잘했다는 뜻이에요. 그거를 유민경

샘이 비위맞춘다고 생각 했잖아요~

내163 : 아무래도 제가 생각을 잘 못 했나봐요. 제가 하도여 옛날부터요. (쌓인게 많아서~)

음 저한테 나쁘게 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저를 부정적이게 보는 사람들이 되게

많았어요. (음) 샘도, 이 샘도 그럴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근데요 그렇지 않는 사람

도 있다고 생각해요.

상164 : 그쵸 그동안 부정적인 사람들 너무 많이 만나서 이 사람이

내164 : 그쵸 저한테 너무나도 많이 나쁘게 대하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아서요.

상165 : 그래서 이 사람도 좀 안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것처럼 느껴졌던 거죠. (그렇죠)

저에 대해서도 그랬었잖아요 뭔가, 불손하다는 얘기도 했었고

내165 : 아니요 샘은요 만나보니깐 친절한대요.

상166 : 처음에는 좀 불손한거 같다고 얘기 했었잖아요 (아 그거는요) 웃는 것 때문에..

내166 : 나쁘게 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요. 샘도 그럴 거라고 생각 했었다구요.

상167 : 그동안 민주씨가 당한 게 너무 많아서 (그렇죠~~!!!) 앞으로 만날 사람들도 그럴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속으로는요.

내167 : 이제부터는요 그런 일이 없도록 제가 조치를 똑바로 해야죠.

상168 : 오,, 그래요 좀 어떻게 똑바로 해볼 생각이에요?

내168 : 아...잘 모르겠어요.

상169 : 그래도 그 마음가짐은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제부터 그렇게 하지 않도록 하겠다

는 거는..

내169 : 아니 근데요. (음) 5의 3승 이라는 거 있잖아요. (5의 3승?) 샘은 그거 어째 푸는지

알죠? (5의 3승은) 아니!! 제, 제가 말해볼게요! (음) 5곱하기요 5곱하기 5잖아요.

(네네) 그럼 5 5 25에서 5곱하면 125잖아요 맞죠. (네) 근데 누가 나 이런 것도 못한

다고 알잖아요. 이건 뭐 중학교 일학년 수준인데 장난해요 지금여?

상170 : 누가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내170 : 근데 저희 그 저한테 불친절하고 나쁘게 하고여 해준 거 아무것도 없는 저희 애미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39

는요. 이런 것도 몰라요 얼마나 병신인데요. 집합도 아예 풀 줄도 모르구요 이런

것도 풀 줄도 몰라요. (음) 그런 새끼는 수학 한 5점 맞아요.

상171 : 그 새끼라는 게 엄마? (애비요 아빠요) 애비? 음.. 두 분 다 고등학교는 나오셨어요?

내171 : 몰라요 저는, 그 새끼는 뭐 고등학교는 졸업했을 거고 썩어빠진데 나왔겠죠. (엄마

도?) 그렇겠죠. (확실하진 않고?) 아마 맞을 거예요 고등학교 정도는 졸업했을 거예

요 그걸 어떻게 다 알아요. (음...그래요) 이 아빠는요 이런 것도 하나 모르고요 집합

도 하나 풀 줄 몰라요 전 다 풀 줄 알죠. 이런 거 다 풀 줄 알죠. 근데 이런 거 기초적

인 거 풀 줄 몰라요.

상172 : 근데 그게 모른다는 게 민주씨는 어떤데?

내172 : 제가 물어보는데 모른대요. 지는!! 아~ 어렵다 어렵다 이러던데요? 집합도 풀 줄

모른대요. 어렵대요.

상173 : 그래서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민주씨가 느낀 게 뭐예요?

내173 : 참 병신이라고 생각했어요. (아..) 이런 기초적인 것도 풀 줄 모르고요.

상174 : 민주씨는 그때 도움을 받고 싶었던 거예요? 물어봤던 게?

내174 : 그렇죠!!!!!! 알거라고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도움이 일절 안 되더라구요. (음) 그런

얘기는 그만하죠. 어차피 두 번다 시 얼굴 볼일 없으니깐.

상175 : 민주씨가 어떤 걸 기대했는지는 좀 궁금했어요.

내175 : 말했잖아요. 몰라서 물어 봤다구요. (음음) 도움 되려고 물어봤는데 결과는 도움이

안 됐다구요. 모른다고 했다구요!

상176 : 근데 그 얘기부터 하는 게 중요해요, 그 사람이 병신이고를 얘기하기보다

내176 : - 중략 - 앞에서 분명히 그런 말 했다가는요 아 개 패듯이 맞겠죠. -일그러진 미소-

상177 : 앞에서라는 게 무슨 말이에요?

내177 : 아 이 아저씨가요 앞에서 그런 말하면요 개 패듯이 저 때린다구요. (어떤 말하면)

아 뭐 이런 말하구요 말대꾸 좀만 해도 때린다구요. -입꼬리가 올라감-

상178 : 지금 약간 표정이 달라진 거 같은데 기분이 어떤 거예요? (아이 그냥 그냥 뭐) 기분

이..뭔가 알 듯 말 듯 한 표정이에요 민주씨 보면은. 기분이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내178 : - 중략 - 제 원래 표정 자체가 이런대요? (음) 근데요 저 다음 주 월요일부터요 (학원

다닌다면서요) 컴퓨터학원을 다녀요. 한시 반부터 네 시 반에 마친다던데요?

(- 중략 - 컴퓨터학원 자격증이야기, 사무직이 돈을 적게 번다는 말을 들어서, 직장마다 편

차가 있음을 설명)

내189 : 근데요 아,,,제가요 지금요 (네) 집에요 하루 종일 있으니깐요 너무 따분해요. 뭐하죠

할 게 없는데..

상190 : 민주씨 그래도 수목금 밖에 나오긴 하잖아요.

내190 : 근데 그거 빼고는요 (화요일도 나오고) 하루 스물 네 시간이면 혼자 살아서요. 뭐

계속 혼자 있어요. 컴퓨터로 노래듣는데 너무 따분해요 할 짓이 없어요, (음음) 뭐

140 2015 상담사례연구집

하죠. 진짜요 하루 종일 집에 있으니깐요. 너무 지겨워요 감옥에 있는 거 같애요.

(응..) 무인도에 있는 거 같애요.

상191 : 응 집에 너무 오래 있어서,, 참. 섬처럼 지내왔는데

내191 : 뭐 제가 언제부터 그렇게 지냈죠? 섬처럼 지낸 건요.

상192 : 방금 무인도라는 얘기를 해서.. 중학교 이학년 때부터 혼자 살았잖아요. (그쵸) 그때

부터 섬처럼 혼자서 지내 온 거죠..

내192 : 저같이 이런 애들 흔하지 않죠??

상193 : 모르겠어요.. 흔하고 흔치 않고는,, 근데 왜 그게 중요할까요?

내193 : 아니 저만 이렇게 좆같이 산 게 너무 억울해서요.

상194 : 아... 그 정도로 억울하구나. 민주씨가..

내194 : 샘 같으면 안 억울하겠어요.

상195 : 물론 억울하겠죠. 근데,, 만약에 예전에 그렇게 살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렇게 살리

라는 보장은 없는 거잖아요 민주씨도 충분히 변화할 수 있는 힘이 있고 그렇잖아요.

어떻게 생각해요? (하... 그런데요) 변하고 싶은 마음이 그래도 있지 않아요. 민주씨?

내195 : 저 변하고 싶죠. 그런데 그게 어려워요 근데요 저는요 (음) 음.. 교육대학교를 지금

가고 싶다고 했잖아요. (네) 근데 교육대학교는 검정고시 수시로는 불가능한가요?

공주교대 뭐 이런 것도요?

상196 : 어.. 그렇게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내196 : 무조건 정시를 써야 되나요? (네 정시로..) 근데 전 교대 가는 게 불가능할 것 같아요

평균 90점을 맞아야 된대요. 수능이 무슨 과목 무슨 과목, 총 5과목이죠. (그렇죠)

아... 근데요 전 불가능할거 같애요. 90점 못 맞겠어요.

상197 : 지금은 아무것도 준비가 안 되어 있으니까 당연히 불가능하다고 느껴지겠죠.

내197 : 아니요 제가 국과사 같은 것두요 뭐, 교과서 자체를 읽어봐야 되잖아요. 근데 제가

읽는 걸 되게 싫어해서요. 뭐 문제하고 답만 보면요 이런다고 해서 90점 맞는 것도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서요 이쪽....으로는 90점 못 맞을까봐 겁이 나구요. (음) 실패

할까봐 두렵구요. 그래서 시간만 낭비할 것 같애서 그것도 걱정이 되구요. 어쩌면

좋죠?

상198 : 민주씨 제가 누누이 얘기를 했지만, 민주씨가 지금, 책을 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90점을 맞지 않을까봐 계속 두려워만 하고 있으면은, 실제로도 계속, 두려움만 간직

한 채로 당연히 90점이 안 나올 거예요. 왜냐면 공부를 안했으니깐. 근데 공부를 하면

내198 : - 중략 - 근데 왜 옛날에는 나보고요 공부했는데도 못한다는 식으로 얘기하던데 말

했잖아요 어떤,

상199: - 중략 - 근데 그건 옛날이구. 나는 그 사람 말을 믿지 않거든요 민주씨는 그 사람

말을 믿을 거예요?

내199 : 아 그래 말한 그년 죽여 버리고 싶어요. 저 시비 건 년이요.

상200 : 음 시비건 사람은 이제는 민주씨 삶에서~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는 거죠.

내200 : 저는요 이때까지 학교 다닐 때 왕따를 너무 많이 당해봤어요 왜 애들이 왕따를 시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41

킬까요 제 뭐 어디가 그렇게 싫은 걸까요.

상201 : 그거는 그 입장이 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은

내201 : 근데요 대학교 가면요 애들이요 다 철도 들고 그래서 왕따 같은 거 안 시킨다던데

맞아요?

상202 : 글쎄요..? 음.. 만약에 무리 내에서 어울리는 사람들 중에서도 약간 뭐, 그렇게 나쁜?

나쁜 사람은 어딜 가나 있기는 하니깐, 그런 사람들이랑 어울리다가

내202 : - 중략 - (그럴 수도 있겠죠) 근데요 샘이 보기에는요 제가 착한 것 같나요?

상203 : 저번에도 그 질문 했던 것 같은데. (네 했어요) 근데 그때도 얘기했지만 착하다는

거를 민주씨가 뭐라고 생각한다고 했었죠?

내203 : 남을 위하구요 (음) 친절하구요 뭐, 남을 위해서 포기할 줄도 알구요 뭐 남의 말 잘

들어 주구요 뭐 이런 걸 착하다고 하지 않을까요?

상204 : 남의 말 잘 들어주고 남을 위하고 자기를 희생하고?

내204 : 그르쵸 그게 착하다고 생각되는 데요.

상205 : 음 남의 말을 잘 듣는 거는 그때, 우리 둘과의 관계에서 봤을 때는 좀 반반 인거

같아요. 민주씨가 제 말을 잘 들을 때도 있고 가끔씩 흘려들을 때도 있고

내205 : 아 그래서 제가 착한지 잘 모르겠어요. 아니면 착한 거 같애요?

상206 : 착한지는 이걸로는 잘 모르겠구요. 그리고 그, 남을 위하고 자기를 희생하는 모습도

우리 둘 사이에서는 저를 위해서는 뭘 희생한 거를 보여준 적은 없잖아요 착하다는

걸 확인한 적은 없잖아요 여기서-

내206 : 그래서 샘의 말은요 뭐 제가 착하다는 거예요 안 착하다는 거예요?

상207 : 착한 거를 알 수 없다는 거예요.

내207 : 아 그러면 제가 착한지 모르겠다 그 말이네요? (네 모른다는 거죠) 착하다는 게 아

니구요? (네) 음 그렇군요.

상208 : 근데 그거를 계속 궁금해 하는 이유가 있어요? 착한지 알면 좀 어떨 거 같은데

내208 : 제가 도대체 뭐가 착하다는 거죠?

상209 : 그때 그 얘기 했던 거 기억나요? 사람들이 날 착하고 순하게 봐서~ 그래서 괴롭히

는 거라는 식으로 얘기 했었잖아요.

내209 : 그게 아니구요 착, 만만해서 그런다고 했어요. 착하고 순하면 만만하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한 거예요. (그니까 착한 게?) 스트레스 저한테 풀려고 그런다고 생각했

어요.

상210 : 착하다는 게 곧 만만하다는 거다 라고,, 생각하는 거네요? 공식이? 민주씨 안에서는?

내210 : 그만 하죠 그 얘기는요 뭐. 제가 만만하게 생겼다고요 뭐 어쩌겠어요. 뭐

상211 : 아니요 민주씨, 이 얘기를 왜 그만하려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민주씨가

내211 : - 중략 - 그냥 하기 싫어서요. (어떤 게 하기 싫었는데) 만만하고 순하다 이 얘기하

기 싫었어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성격 문제잖아요.

상212 : 민주씨는, 만만한 사람 아니에요 제가 경험했을 때..

내212 :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샘은요?

142 2015 상담사례연구집

상213 : 어,,일단은 만만하다는 거는, 만만하다는 거의 정의는 민주씨가 어떻게 하고 있

어요?

내213 : 무섭거나 부담스러움이 없어서 함부로 대할 만 하다를 만만하다로 알고 있어요. 무

서울 게 아무것도 없는 거요 (무서울 게 없다?) 예를 들어 채팅 같은 거요. (채팅이

만만 하다구요?) 익명채팅이요 익명채팅 보세요. 얼굴 안 보이죠 목소리 안 보이죠

글로만 대화 하죠.

상214 : 음, 만만하다는 거는 그럼 편한 것도 있는 거 아니에요? 글로 보니까?

내214 : 그죠. 그런 게 바로 만만하다라고 하죠. 잘 알고 있네요.

상215 : 그러면, 편한 측면도 있는 거고, 만만하다는 뜻에~ (네 제가 그렇다구여) 민주씨라

는 사람이 그래도 남들이 민주씨를 편하게 대해서 만만하게 대한다는 그런 것 도

있는 거 같애요?

내215 : 그런 거 같애요.

상216 : 어떻게 보면 그게 장점이 될 수도 있는 거 같은데..? (뭐가 장점이에요) 민주씨를

너무 어렵고 무섭게 생각했다라면 민주씨에게 말을 못 붙였겠죠?

내216 : 아........그거요 그 수능공부요 이거

상217 : 갑자기 왜 딴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내217 : 아니 수능공부가 중요하니깐요. 이건 뭐 중요하지 않아요.

상218 : 근데 중요하지 않은데 민주씨가 먼저 꺼낸 얘긴데 이걸 마무리하지 않고 항상

내218 : - 중략 - 마무리 하죠 지금요. (그래요 마무리해요) 그래서 뭘 더 말하고 싶죠.

상219 : 음.....일단 만만하다는 게 접근하기 쉽다, 편하다, 무서울 게 없다, 이런 특징들을 가

지고 있긴 해요. 근데 민주씨는 완전히 안 좋게만 보고 있기는 한 거 같애요 만만하

게, 우습게 본다, 무시 한다 이렇게 연결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219 : 근데요 저는요 이때까지 제가 친구를요 사귀어봤는데요 전부다 배신을 당하구요

오래 사귄 적이 단 한 번도 없던 거 같애요. (음..) 사람들이 저랑 친해지기가 싫어하

구요 저를 이용만 하려는 인간들은 많았는데요 친해지려고 하는 애들은 거의 없었

어요. (그럼 이용하는) 저번에도~ 이거 말해도 돼요?

상220 : 잠시 만요 그니까 이용만 하려는 게 아니라 민주씨도 친구다운 친구 같은 관계를

그래도 기대를 했던 거네요?

내220 : 뭐 그런 셈이죠.

상221 : 근데 이렇게 이용만 당하니깐 완전 뒤통수 맞는 그런

내221 : 완전 뒤통수 맞고 배신당하니깐요. 누가 저번에 이러더라구요. -연기자톤-‘님도 그

때동안 많이~ 외로웠겠어요~’ 이러면서요

상222 :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하던가요? - 중략 - (같은 반 애가 공감해주었다는 이야기)

내228 : 애들이요, 누가 나보고 뭐라고 하냐면요 저번에 고등학교 땐데요. 애들이 좀 안 좋

았어요. (뭐가 안 좋아요?) 저랑 친해지기 싫어하구요 이용만 하려고 하더라구요. 저

한테 어찌했냐면요, 어떤 애가 이러더라구요. 야 천원만 좀 줘바, 내가 안 된다고

그랬어요. (네) 그니까 뭐라고 하냐면요 그래그래 우리 임마랑 놀지 말고 임마 왕따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43

시키자 그러던데요? (대놓고?) 그렇죠! 대놓고 그러죠. (참나) 보세요 이거- 돈 빌려

달라구요 이용만 할라고 하잖아요. 친해질라고 하는 게 아니라요.

상229 : 민주씨 그때 어떻게 얘기 했어요 그 친구한테?

내229 : 뭐라고 했는데 그냥 이랬죠. 그래 그래 니 갈길 가라 난 혼자 갈게 이랬어요.

상230 : 민주씨는 왕따 어쩌구 얘기를 들어가지고 너 지금 뭐라 그랬냐

내230: - 중략 - 아니 샘 같으면 이런 말 들으면 이런 애하고 같이 다니고 싶겠어요.

상231 : 뭐 아니겠죠 그래서 민주씨가 한 얘기가 뭐예요?

내231 : 아무 말도 안 했어요 같잖아서요 그냥 무시하고 그냥 제 갈길 갔어요 안 빌려주구요.

상232 : 그래도 뭐 왕따 시키자 그런 얘기 듣고 기분이 별로 안 좋았을 거 같은데

내232 : 지가요 앞에 있는 게 너무 먹고 싶었나 봐요. 근데 지가 돈이 없었나 봐요. 그래서요

지가 그런 식으로 해야 제가 돈을 빌려줄거라 걔가 생각했나 봐요.

상233 : 그거는 그 사람 사정이고 민주씨는 그래서 어땠는데

내233 : 그렇죠. 그 돈 없는 건 지 사정이죠. 짜증났죠. 저를 갖다가요 돈으로만 하려고 저한

테 붙어있죠. 돈을 안주면요 안 붙어있으니깐요.

상234 : 돈 땜에 왔다가 돈 때문에 가는 거 같아서 되게 짜증났구나. (그렇죠) 이용당하는

거 같고. 근데 그 말을 표현하기가 민주씨가 참 어려운가 봐요 그 사람한테요.

내234 : 무슨 표현을 할까요. 그런 애한테

상235 : 어떻게 하고 싶은데 민주씨라면

내235 : 그냥 그런 애하고 안 놀면 되죠 안다니면 되죠.

상236 : 안 다니는 건 안 다니는 건데 민주씨의 입장이 있었던 거잖아요. 민주씨 감정도 있고

내236 : 그렇죠 아 저 그 말 듣고 짜증났어요. (음) 한 대 때리고 싶던 데요 참았어요.

상237 : 그니까, 너무 잘 참는 거 같아서 민주씨가.

내237 : 아 샘이 보기에도 제. 제가 참는 거 같애요? (음) 샘 같으면 뭐라고 말할 건데요 샘한

테 그리 말하면요.

상238 : 아. 대놓고 그런 얘기하면 기분 나쁘다고, 사람 앞에서 왕따 시키자 뭐 돈이 없으면

없는 거지 돈 없는 거 갖고 왕따 시키자는 게 말이 되냐고

내238 : 제가 왜 그런 말 앞에서 안 하는 줄 아세요? 그건 바로 이유는요 겁이 많아서 그래

요. (그래요) 겁쟁이라서 그렇다구요. 겁이 되게 많아요. 그래서 말을 못해서. 만일

겁이 없다면요 앞에서 저도 했겠죠. 표현요.

상239 : 지금은 어때요? 지금도 겁이 많은 거 같애요. 민주씨?

내239 : 지금도 겁이 좀 심하게 많은 편이에요.

상240 : 그래요. 그래도 민주씨가 처음에 왔을 때보다는 좀 더 용기가 생긴 거 같은데, (아니

근데) 잠깐, 어떻게 생각해요? (좀 그런 거 같아요) 용기가 좀 생긴 거 같아요 ? 어떤

부분이?

내240 : 음 샘이요 표현하라고 말했잖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좀 겁이 좀 백퍼센트에서요.

한, 음 원래는 80이었는데요 80% 겁이 많고 20%는 겁이 좀 없었는데요. 지금은요

샘 덕분에요 10%가 줄어서요 70% 겁 많고 30%는 겁이 없다구요. (아 조금 줄었구

144 2015 상담사례연구집

나) 10%는 줄었어요.

상241 : 그래요 민주씨, 그래서 하려던 얘기가 뭐예요 방금 전에..

내241 : 아.. 무슨 얘기 하려고 했죠. 아 씨 막 까먹었네요.

상242 : 막~불쑥불쑥 생각나죠 그쵸. 어쨌든 민주씨 시간을 마무리를 해야 될 것 같은 때가

온 것 같아요.

내242 : 근데요 음......(네) 이런 애들은요 음... 보세요, 아유 이런 식이라니깐요? (음? 어떤 식?)

같은 또래 애들 인데 이런 식이라구요. 그래서 친구 사귀는 게 매우 어려웠어요.

상243 : 지금은 어때요 지금 친구 사귈 의향이 있어요. 민주씨는?

내243 : 음...혼자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근데요 이런 식의 애들이 있을까

봐요. 겁이 나서 못 사귀는 거 뿐이에요 .

상244 : 만약에 이런 사람이 아니라면 같이 좀 어울릴 의향이 있나요? (뭐 딱 한명이요.) 한

명? 한명이라도? 음. 앞으로 민주씨 친구, 생길 수 있어요. 친절한 사람 분명히 어디

있거든요?

내244 : 찾아보면 뭐 소수로 있긴 하겠죠.

상245 : 민주씨가 기회를 만들긴 해야 해요 사람들, 또래 있는 집단이나 모임에 가 봐야하고

내245 : 아 근데 제가 지금 너무 겁이 나네요 수능도요 평균 90맞을 라면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상246 : 그래요..일단 평균 90에 대해서는..지금 민주씨가 초기단계잖아요 아직 중학교 때

내246 : - 중략 - 이때까지 살면서요. 한번도요 공부를요 하기 싫어서요.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서요. 평균 90점 맞은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응 그건 다 아는데) 제가 가능할까

요?? (민주씨가 노력한 만큼) - 중략 - 이거 지금 불가능하다면요 접겠어요.

상247 : 민주씨가 만약에 지금부터 책을 읽지 않을 거잖아요? 그럼 불가능한 목표가 돼요.

근데 책을 읽을 거라면 그래도 가능성은 있다는 거죠 하루에 그래도 공부하려고

투자한다면요. 그니까 이게 민주씨의 노력에 많이 달려있어요. 누군가의 가르침에

달려있는 게 아니라.

(- 중략 - 술집 아르바이트가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해달라고 함. 술집에서 술 따르는 게

창녀 같은 거냐며 엄마가 창녀 일을 했다는 얘기를 함. 사실관계에 대해 상담자와

얘기하다 화제를 급전환해서 익명채팅을 자주 한다는 얘기를 해서 채팅이 도움이

안 되는 이유 설명)

내270 : - 중략 - 아니 그러면 저는 채팅 안하면 집에서 뭐해요 외로운데요. 이야기 나눌

사람도 없고 집에서 하루 종일 있고

상271 : 그니까 이야기 나눌 사람을 이제 밖에서 구해보는 게 필요한 거겠죠.

내271 : 아 진짜요 너무 어려운데요.

상272 : 어려워도 민주씨가 외로움을 가시려면 지금처럼 얼굴보고 얘기할 사람이 늘어나야

돼요.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45

내272 : 만약에 이런 애들이면 어떡해요. 뭐 천원 빌려달라 왕따 시키자 이런 애들이면요.

상273 : 그런 애들일지는 얘기를 해봐야지 알 수 있어요. 누구든지 얘기를 해봐야지 그 사람이

내273 : - 중략 - 전부 다 이런 애들은 아니겠죠?

상274 : 어 전혀 그렇지는 않아요. 전부다

내274 : 안 그런 애들도 있겠죠? (분명히 있어요) 샘은 요기에 속하나요? (여기라니?) 이런

애들에 속하나요?

상275 : 이런 애들이 어떤 애들?

내275 : 있잖아요 말했잖아요 아까 전에요 이거, 돈 빌려달라고 왕따 시킨다는 애

상276 : 아 제가 돈 빌려달라는 애들에 속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민주씨는? (이 뭐 나쁜 애들

이죠) 나쁜 애들처럼 느껴져요?

내276 : 아 샘은 아닌 거 같은데요.

상277 : 아니면 아닌 게 맞겠죠. 저 스스로도 나쁘다는,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구요.

내277 : 아니 샘은요 뭐, 오늘로 몇 번 만났죠? (열여섯 번 만났어요) 그래 뭐 그 만나봤는데

요 샘은요 착한 거 같은데요?

상278 : 음.. 그니깐 착한 거 알기까지 우리가 오래 만났잖아요 그죠? 원래 사람이 착한지

안 착한지 알려면 조금 만나봐야지 알아요.

내278 : 그러면요 샘하고는요 상담을 뭐, 몇 번 정도 안에 뭐 끝내야 좋을까요?

상279 : 몇 번이요? 그거에 대해서는 제가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최소 30번은 할 수 있고

필요하면 더 연장을 할 수 있거든요? 60번까지는 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당

장은 끝나는 거는 염려하지 않아도 될 거 같아요. 어쨌든 중요한건 네 시가 넘어서

선생님이 (아 네네) 마무리를 해야 될 것 같아서~~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거는 민주

씨, 착한 사람도 있다는 것, 근데 그 사람은 첫눈에 알 수 없어요. 만나봐야지 알

수 있어요. 그러니까 민주씨도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돼요. 아셨죠?

내279 : 저도 그렇긴 한데요 저도 그런 사람 만났으면 좋겠네요. 이때까지 나쁜 사람들 너무

많이 만나봤어요.

상280 : 근데 하나둘씩 이제 만나고 있잖아요 좀 착한 것 같은 사람들 (누가 있었죠??) 저

착하다고 그랬잖아요 방금 (샘 빼고 누가 있죠?) 유민경샘도 이제 좀 착한 거 같다

그랬고.

내280 : 애 쌤이 뭐가 착해요 그냥 두드림 해밀이니까 그냥 지 하는 일 하는 거죠.

상281 : 어쨌든~~민주씨.,, 그거에 대해서는 그럼 다음에 더 이야기를 해봐요. 민주씨를 돕

는 사람들은 착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내281 : 아... 유민경샘도 저 도와주는 건가요? (당연하죠)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죠. 원래

지 하는 일인데

상282 : 지금 실제로 도와주고 있는 거잖아요. 실제로 하는 일이든 아니든, 도와주는 건 선

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도와주는 거예요. 잘되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내282 : 아 유민경샘이 저 도와주는 거였군요. (네) 그럼 샘은요.

상283 : 저도 민주씨가 잘되라는 마음이 있고.

146 2015 상담사례연구집

내283 : 샘은 그럼 저 도와주는 거에 속하나요?

상284 :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민주씨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면 그거에 대해서 나중에

얘기를 해봐요~

내284 : 샘은 뭐 정보 가르쳐 주니깐요. 샘도 뭐 도움에 들어가죠.

상285 : 그래요, 그리고 얘기를 하잖아요. 우리가 인간적으로

내285 : 샘도 저 도와주는 사람에 속하나요?

상286 : 민주씨가 결론을 내려 보세요.

내286 : 전 잘 모르겠는데요

상287 : 아까는 뭐 몇 퍼센트 몇 퍼센트 도움주는 거 안주는 거 얘기했잖아요.

내287 : - 중략 - 샘은 어떻게 생각하는데요, 샘은 저 도와주는 사람에 속한다고 생각해요?

상288 :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중요한건 민주씨 생각인거죠.

내288 : 아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왜냐하면 샘이 두드림해밀도 가르켜줬구요, 성공패키지

도 갈켜줬구요, 학자금대출도 갈켜줬구요, 이런 모르는 정보들을 가르쳐줬잖아요?

(네) 도움이 됐죠.

상289 : 어쨌든 네 그럼 그렇게 생각하는 걸로 알고 있을게요. 그러면요. 오늘 상담은 여기

서 마무리를 하구요. -시간약속 잡기-

‣상담 평가: 대인장면에서의 내담자 지각을 구체화하고, 내담자의 생각과 감정을 타

인과 분리하여 보도록 하려함. 상담자에게는 여전히 공생관계(같은 감정과 생각을

하기)를 요구하고 있음

17회기~18회기(2015.07.28~08.05)

‣상담목표: 생활습관, 공부 방법 점검

‣상담내용

멘토샘이 교대는 내년까지 재수해도 불가능하다고 하던데, 어쩌면 좋은지 메일로

문의- 아르바이트가 너무 안 구해지는데 이유를 모르겠다고 함. 이후 꿈드림 스마트교

실에 자꾸 불참함- 불면증이 심하다. 몇 년 됐고 3-4시쯤까지 잠 안자고 누워있으면

생각도 많고 잠이 안 온다. 주로 TV틀어놓는다. (수면을 방해하는 습관은 줄이는 것

필요) 아침에 수업가기 힘들다. 못 일어나겠다. (민주씨 멘토샘도 기다리다 안와서

결국 돌아갔다) 그냥 거기 직원이 일하다 시간 내서 공부 갈쳐주는 거 아니냐 (아니

다, 대학생 멘토샘이 시간 어렵게 내서 오시는 건데 헛걸음 하신 거다) 아!!!!!! 몰랐

다. 허탕 치는 마음 누구보다 제가 잘 안다. 다음에는 꼭 제시간에 가도록 하겠다. 김

경화샘은 공부하는 방법 좀 알려 달라. 그리고 아무래도 교육행정공무원쪽으로 해야

할 것 같다. (왜 또 바뀌었나!!) 선생님이랑 비슷한 좋은 환경이기도 하고 똑같이 안정

적이니깐요. (경쟁률이 538:1이다.. 할거면, 정말 공부해야한다. -기출문제 보여줌-)

엄청 어렵네요. 그래도 한번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대학교도 일단 수능도 보고, 들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47

어가서 휴학해놓고 공무원시험 준비해놓고, 안되면 다시 대학으로 가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래. 그럼 열심히 해보자. -약속-)

‣상담 평가: 무의식적으로는 멘토샘, 유민경샘에 대한 불편감(화)과 공부를 할 경우

올라오는 실패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기 싫어서 자꾸 불참하는 것 같다고 생각됨.

실패를 피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실천을 미루고 있는 상황임. 미래에 대한 두려움

을 보다 확실히 다루어야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음

Ⅴ 상담 전체 평가

§ 상담의 성공적 진행 정도 및 성공요인

- 고립되어 있고 자원연계가 이루어지지 않은 내담자에게 학습 및 경제적 자원을

연계하고 대인관계장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지함

§ 내담자의 모에 대한 분노 감정에 대한 처리와 다루는 방식에 대해 깊이 있게 다

루지 못함. 내담자의 지적 수준에 맞는 학습과 심리적인 교육이 섬세하게 이루어

지지는 못했던 것 같음

148 2015 상담사례연구집

논 평허재홍 / 경북대학교 심리학과

1. 내담자에 대한 이해 상담 사례를 접근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어서 어느 접근이 반드시 옳다고 하기

는 어렵다. 어떤 접근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기의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는가가

중요할 것이다. 여기서는 정신역동 관점에서 사례를 보고 논평하고자 한다.

칼 로저스가 내담자 중심이라는 용어를 처음 쓰면서 하나의 이론체계를 수립하기는

했지만 내담자의 상태나 문제에 맞게 상담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담자 중심이

아닌 상담은 없다고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내담자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내담자를 이해하는 첫 단계는 호소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여기서부터 내

담자를 이해해 나가야 할 것이다.

축어록에 보면 내담자는 홀로 독립하는 것을 목표로 상담을 받기 원하고 있다. 이

렇게 보면 내담자의 호소문제는 홀로 독립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음으로는 내

담자가 홀로 독립한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그리고 언제부터 독립하기 원했

는지 탐색해야 한다. 이렇게 탐색하다 보면 발달력에 나오는 것처럼 어려서부터 경험

이 나오게 되고 발달력에 나오는 내용들이 나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상담자는 이 내담자가 홀로 독립하기 힘든 원인 가운데 하나가 현실검증력

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이후 경험들이 내담자의 현실검증

력 부족에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지만 내담자가 초등학교 1학년 이전 기억을 하지 못

해서 단언하기는 어렵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1학년 이전에 어떤 경험

을 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렇게 초기기억이 확인되고 나면 내담자가 어떤 심정으로 세상을 살아왔는지 공감

할 수 있게 된다. 내담자가 보고한 내용으로 추론해 보면 내담자가 보고하는 바와 같

이 ‘아무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지구상에 없는’ 심정으로 살아온 것으로 보인

다. 이렇게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고 현실에 맞게 대응할 수 없는 내담자로서는

자신의 심정을 과장하고 과다하게 표현하려고 했을 수 있다.

또 하나 염두에 둘 것은 현실 검증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현실을 직면하기가

어렵다는 것으로 현실과 공상 사이의 벽이 매우 얇아 현실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없다

는 것이다. 즉 매우 약하다는 것으로 상담자는 현실을 직면할 수 없는 내담자의 마음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49

을 이해하면서 현실을 하나씩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2. 상담목표 및 상담방법 상담자는 상담목표를 세 가지로 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 세 목표는 내담자의 호소

문제와 동일하게 ‘자립능력 키우기’로 축약될 수 있다. 사회기술 습득은 자립능력을

키우는 전략이 될 것이고 세 번째 목표인 행동 노력도 결국 자립능력 키우기 위한 전

략이 될 것이다.

역동관점에서 보면 이 내담자는 지지치료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 상담

자도 이 점을 감안하여 상담하고 있는데 완전 축어록에서 상19, 21, 23, 65, 203, 213

등과 같은 반응이나 상93에서 내100까지 내담자에게 현실을 직면시키는 과정 등에서

볼 수 있다. 그 외 반응에서도 내담자에게 현실을 계속 보여주는 반응을 하는 것이 바

람직한데 반응이 다소 부족하여 아쉬움이 있다. 완전축어록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

음과 같다.

내3 : ~ 제가 들어가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여~

→ 내담자가 이전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으나 자기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본

것은 바람직하다. 이때 상담자는 ‘자기 문제를 생각해 보는 것은 좋다’와 같이

강화해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내11 : ~ 제가 스스로 행동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 상담이 도움이 별로 안 되었다고 하는 맥락에서 한 말이기는 하지만 스스로 하

는 것은 상담에서 해야 할 일이다. 이렇게 보면 ‘그렇지. 스스로 해 보는 게 많

아야 된다’ 와 같이 반응하는 게 좋을 것이다.

내34 : 그러네요.

→ 이 때 상담자는 교육을 하는 게 좋다. 가령 ‘확인하지 않으면 잘못 지각해서 자

꾸 화가 난다. 00씨와 같이 어려서 그런 경험을 많이 하면 여차하면 나를 무시

한다고 그렇게 생각해 버리게 되고 쓸데없이 화가 나게 되니까. 확인하는 게

좋다’ 등을 들 수 있다.

내43 : 생각은 그렇게 해도요 뭐 할 수 없잖아요 죽을 수도 없잖아요 (음) 죽어서 다시

태어날 수도 없는데요 뭐 할 수 없죠.

→ 이 말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그렇지. 그러니까 앞으로 어떻게 하는가가 중요한

거지’ 등과 같이 반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내44 : ~ 생각 고쳐먹었어요. 내46 : ~ 저 혼자 생각을 고쳐먹었어요.

→ 현실에 맞게 생각을 한 것이므로 ‘그렇지. 현실이 뭔지 계속 생각해 보는 거는

좋은 거다’와 같이 강화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150 2015 상담사례연구집

내48 : ~ 할 수 없이 뭐 있는 그대로 살기로 생각했어요.

→ 이 내용도 자기수용을 의미하므로 ‘그렇지. 자신을 받아들이는 게 정신건강이

다. 계속 자기를 받아들여야 된다’와 같이 강화해 주는 것이 좋다.

내66 : 공부요. 하기 싫어요.

→ 공부하기 싫어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상담자는 ‘누구나 다 하

기 싫어한다. 싫어도 참고 한다.’와 같이 현실을 일깨워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103 : ~ 짜증나요. 왜 이렇게 불손해요?

→ 내용을 보면 불손한 것이 아니라 서운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럴 때는 누구나 서

운함을 느낀다는 사실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 좋다.

내106 : ~ 서럽다고요

→ 내담자의 감정이 드러났고 자기표현 교육을 할 기회가 왔다. 그러므로 상담자

는 ‘00씨는 서럽네. 그런 상황이면 보통은 말을 하는데’와 같이 교육을 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내112 : ~ 저보고 못생겼다고 그러던데요. ~

→ 본인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확인하고 교육할 기회이다. ‘00씨는 자신이 어떻

다고 생각하나?’하면서 괜찮다고 생각하던지 못생겼다고 생각하던지 구체적으

로 탐색하면서 외모를 더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을 할 수 있다.

내126 : 맞아요 이런 검정고시는요 뭐 저만 걸리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조금만 하면 다 걸

리는 건데요 국가고시기 때문에 70대 80대 할머니 할아버지도 걸리는 건데요 뭐

→ 내담자가 쉽다고 강하게 믿고 있으므로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조그만 성공

경험이 쌓여야 큰 성공을 할 수 있다.’등과 같이 조그마한 성공 경험이 중요하

다는 것을 강조하는 게 좋다.

내163 : ~ 근데요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생각해요.

내166 : 나쁘게 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요. 샘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었다고요.

→ 나쁜 사람에 초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사실을 강조하면

서 상담을 하게 되면 그런 악순환에서 선순환으로 된다고 강조하면서 상담동기

를 높이는 것이 좋다.

내236 : ~ 한 대 때리고 싶던데요. 참았어요.

→ 이 반응에 대해서 흐름이 잘못되지는 않았으나 때리고 싶었는데 참은 것은 잘

한 것이고 그 대신 말을 하지 않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두 가지를 분리

해서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238 : ~ 겁이 많아서 그래요. ~ 만일 겁이 없다면요. 앞에서 저도 했겠죠. 표현을요.

→ 내담자가 자기 문제를 깨달았으므로 상담자는 ‘겁이 문제네. 겁만 해결하면 되

겠네.’라고 하여 문제를 축약시켜서 내담자가 해결하고자 하는 동기를 높이는

것이 좋을듯하다.

상담사례연구집

2015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151

이상으로 완전 축어록에 나타난 내용을 중심으로 논평자가 생각할 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반응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렇게 한번 반응한다고 해서 내담자가 변하지는

않는다. 이런 반응을 계속 반복해서 할 때 현실인식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한다. 그래

서 상담자는 내담자 반응에 대해서 계속해서 현실인식을 불어 넣어준다고 생각하면

좋겠고 내담자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똑같은 얘기를 계속 반복해서 한다고 생각하

면 좋겠다.

또 한 가지 염두에 둘 것은 이런 내담자의 경우 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일

이나 문자 등은 보내는 것은 허용하지만 답은 하지 않으며 다음 상담시간에 다룬다는

사실을 구조화해야 한다. 그리고 상담시간은 50분을 한다면 이 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내담자가 원하는 대로 충족시켜 주게 되면 좌절감을 더 견딜 수 없게 되므로 내

담자에게 오히려 해가 된다.

이렇게 상담을 진행해 나가다 보면 내담자가 조금씩 현실을 볼 수 있는 힘이 생기

게 되고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내담자가 어느 정도 좋아졌을 때 상담

자가 어머니 만나는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어머니가 내담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생각해 봤으면 한다.

3. 총평 정신역동 접근에서는 정신병 증상이 있는 경우 지지치료 원리에 맞추어 상담을 진

행해야 한다고 본다. 상담자는 이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지금까지

잘 진행해 왔다고 본다.

또한 내담자와 같이 내담자를 지지해 주는 자원이 부족할 때 상담자는 더욱 힘들어

진다. 이렇게 힘든 내담자를 18회까지 끌고 왔다는 것 자체도 대단한 것으로 본다. 더

욱이 내담자의 특성상 상담자가 아무 공헌도 없는 것처럼, 그리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사람인 것처럼 해 버리는 내담자 태도는 상담자를 더욱 지치게 한다. 내담자가 이렇게

할 때 상담자는 이것이 내담자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내가

무가치한 사람이 아니라 내담자 자신이 무가치한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고 그 감정을

감당하지 못해서 상담자에게 투사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지

치게 된다.

내담자에 대한철저한 이해, 이것이 상담자가 상담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힘일 것이다.

152 2015 상담사례연구집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김화연

(상담연구부)

Ⅰ 내담자 기본 정보

1. 인적사항§ 이미영(가명), 여, 20세 § 대학생(휴학 중)

§ 주거지: 부산광역시 남구 § 성적: 하, 결석을 많이 함

§ 동거인: 친할머니, 친아빠

§ 가족 경제수준: 아버지 일용직, 수입 정확히 모르나 많지 않음

§ 아버지께 용돈 받아서 씀. 학비는 학자금 대출, 국가장학금 등으로 충당

§ 종교: 기독교(할머니-불교, 아버지-무교)

§ 고3 때 양극성 장애(조울증) 진단. 정서장애

2. 가족관계 및 사회적 관계1) 가족관계§ 할머니(78): 고졸. 4년 전 남편과 사별. 일 잘하는 공주. 어릴 때 유복했으나 할아

버지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짐. 집안일은 할아버지가 다 하시는

편이어서 할아버지 돌아가신 후 음식을 하는 등 집안일을 함. 옷, 액세서리에 관

심이 많고 스포츠 댄스를 배우러 다니는 등 활동적임. 평소 내담자의 생활습관에

불만이 있으며, 이로 인한 갈등이 있음

§ 아버지(50): 대졸. 열심히 사는 사람. 청소년 시절에 폭력 등 사고를 많이 침. 친구

보증을 잘못 서줘서 빚을 많이 지는 바람에 결혼 2년 만에 이혼. 빚을 갚기 위해

태국에 가서 일함. 현재 컨테이너 관리하는 일용직. 내담자의 양육에 거의 관여하

지 않고 대화가 거의 없음

상담사례연구집

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53

§ 어머니(48): 이혼 후 재혼함. 내담자가 5살 때 크게 아파서 재결합하려 했으나 당시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해 재결합하지 못함. 재혼남과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있음. 재혼 후 1년 간 내담자 양육 후 다시 친가로 보냄. 내담자가 중3 때 담임선생님을 통해 연락처를 전달해 만나기 시작. 고등학교 때는 자주 만나다가 대학등록금 대주고 연락을 하지 않음. 밝은 성격과 외모가 내담자와 닮음§ 할아버지(중3 때 사망): 암으로 별세. 대졸. 신사. 가장 사랑한 사람. 유일하게 내

담자를 사랑해준 사람. 혼내도 사랑이 느껴지는 분. 신 같은 존재. 군인출신으로

다른 가족원들에게는 무섭고 엄하며, 폭력도 사용하심. 내담자에게 부정적인 감

정표현을 하지 않고 “yes man”이 될 것을 요구함. 원래 아이(손자)들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나 내담자에게는 큰 사랑을 줌

2) 사회적 관계§ 박수진(가명): 고3 때 친구. 가장 편안하게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 힘들다

고 할 때 이유를 묻지 않고 그냥 들어주고 옆에 있어주는 친구. 내담자와 성향이

비슷하여 생각이 잘 통함. 힘든 문제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때로는

더 신랄하게 욕을 해주기도 하는 친구

§ 교회 친구들: 중2 때부터 친한 5명의 친구들로 내담자가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

를 할 수 있음

§ 후원자: 내담자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고등학교 때 매달 10만원씩 후원해 주심

3) 가계도

154 2015 상담사례연구집

3. 주요 발달력§ 생후 3개월에 아버지의 빚보증 문제로 인해 부모님 이혼함. 이혼 후 조부모 밑에서

자람. 5살 때 폐에 물이 차서 폐를 잘라내는 엄청 큰 수술을 해서 죽다가 살아남.

수술비로 인해 더 큰 빚을 지게 됨. 아빠는 빚을 갚기 위해 태국에 가서 일을 함.

§ 이후 6개월 정도 외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정이 들 때 쯤(7살) 엄마에게 보내져

서 엄마, 새 아빠와 1년 정도 함께 살았는데 무서워하고 눈치를 많이 봄. 특히 이

복동생이 태어 난 후로는 군식구처럼 느껴짐. 그 당시 새 아빠 친가에 가서 벨을

눌러도 계속 문을 안 열어줘서 대문 밖에서 혼자 소꿉놀이를 하다가, 수레를 공구

는 돌멩이를 잘못 빼서 수레가 넘어져서 돌바닥에 그대로 넘어져서 머리가 깨진

일이 생생하게 기억남. 바닥에 피가 흐를 정도로 피가 많이 났음에도 엄마한테 혼

이 날 것 같다는 생각에 수레를 어떻게든 옮겨놓고 엄마에게 말을 안 함. 2주 후

에 엄마가 마당에 피가 엄청 많이 나있다고 하는데 혹시 네가 다친 거냐고 묻어

서, 걱정해줄 줄 알고 넘어져서 다쳤다고 했는데 엄마는 별 반응이 없었음. 그 당

시 친한 친구와 게임하며 놀았던 기억 외에는 나쁜 기억 밖에 없음

§ 이후 친가에 왔을 때도 그렇게 대접받을까봐 무섭고 눈치를 많이 봄. 할아버지는

아이가 많이 어두워졌다며 걱정하였고 짜증내거나 화내거나 언성높이지 않고 어

떤 상황에서도 웃으라고 교육시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숙제도 잘하고 선생님 말

씀도 잘 듣는 모범생. 아빠는 초등학교 4학년 때 한국에 왔지만, 중2 때까지 말도

못 검. 한 집에 같이 사는 아저씨처럼 느껴짐

§ 중2학년 때 할아버지 암이 재발해서 1년 간 병간호를 함. 중3 때 할아버지가 돌아

가심

§ 친가에 보내진 후 엄마와 연락 안 됨. 중3 때 엄마가 학교에 가족 증명서를 들고

찾아와서 담임선생님께 사정을 말하고 연락을 달라며 자신의 번호를 남김. 고등

학교 때 연락하고 만나서 용돈도 받음. 대학교 와서는 못 만남. 새 아빠가 완전히

인연을 끊은 줄 알기 때문에 만나는 것을 비밀로 해서 먼저 연락을 하기가 힘듦.

§ 고1, 2학년 때 친구, 선생님들과 관계를 잘해보려고 죽도록 노력함. 공부도 열심히

하고 상대가 기분상하지 않게 하고 호감을 사려고 노력함. 고3 때 정신차려보니

너무 힘들었다는 생각이 듦. 고1 때, 고3 때 학교를 많이 빠짐. 그 당시 친한 친구

와 학교가지 않는 시간 동안 노래방, PC방을 가거나 혹은 카페에 가서 학교에 대

한 불만, 서로의 관심사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보냄

§ 고3 때 할머니가 성격이 변하고 못돼졌다고 정신과 가보라고 해서 그때 병원에

가서 조울증 진단을 받음. 이후 약물을 복용하며 치료를 해옴

상담사례연구집

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55

Ⅱ 내담자 이해

1. 내담경위 및 이전 상담 경험§ 내담경위: 조울증, 집안문제, 학습의욕 부진 등 다양한 이유로 마음이 힘들어서 말

할 상대가 필요했는데 아는 선배가 본원을 추천해줌. 진솔한 얘기를 할 수 있는

친구는 있으나 피해주고 싶지 않아, 상담에 가서 듣는 것이 직업인 상담자에게 얘

기하고 싶음

§ 이전 상담 경험:

· 성모병원(2014.05-2015.02)에서 월 1회 조울증으로 진료 받음. 약물복용. 심리검사

실시. 병원비용이 부담돼서 정기적인 치료를 받지 못함

· 생명(가명)의 전화(2014.5-2014.12)에서 주 1회 조울증으로 상담 받음. 상담

자가 내 말을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좋았으나 상담자에게 마음을 열지

못해 수박 겉핥기식으로 끝나서 아쉬움

· 이번 상담에서는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고 싶음

2. 호소문제 § 조울증: 고3 때 병원에 가서 조울증인 것을 알게 됨. 계속 약물치료 받고 상담도

하면서 화난 감정을 해소함. 약물의 효과인지 화난 감정을 표현해서인지 예전보

다 상태가 좋아짐. 받은 약이 떨어지면 병원에 감. 조울증 진단받은 이후 내가 느

끼는 감정이 내 감정인지 조울증으로 인한 것인지 의심이 돼서 혼란스러움

§ 가족 간의 갈등: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아버지와 교류 없음.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상처받고 조울증으로 힘든 내담자에게 1/3이 이혼하는 세상에

왜 내담자만 유독 힘들어하냐며, 조울증은 마음만 잘 먹고 노력하면 낫는 병이라며 내담자의 어려움에 공감해주지 않음. 내담자에게 부성애가 느껴지지 않는다고상처가 되는 말을 함. 내담자의 생활습관(늦은 시간까지 불을 켜고 자지 않는 것,

늦은 귀가, 잦은 외박, 방청소 등) 및 휴학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정신 차리고 할머니 걱정시키지 말라고 훈계함. 이에 대해 내담자는 이 집을 떠나던지 아니면 죽던지 해야겠다고 생각함

할머니는 내담자가 늦게 귀가하거나 외박하는 것을 몹시 싫어함. 내담자는 성인이기 때문에 미리 연락만 하면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여 이로 인한 갈등이 심함. 그리고 내담자가 방청소를 하지 않거나 늦게 귀가하면 “나쁜 년”, “엄

마 없이 커서 그렇다”는 등의 말을 해서 상처를 줌. 최근 갈등이 심해졌으며, 내담자가 독립을 선언하고 집을 나와서 갈등이 고조됨

156 2015 상담사례연구집

§ 학교생활 부적응: 꿈(만화가)은 있는데, 학업에 대한 의욕이 없고 수업에 집중이

안돼서 자주 결석을 함. 교회친구나 고등학교 친구와 달리 대학친구들이랑은 교

류가 없음. 조금만 흥분하면 정신 나간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걱정돼서 학교에서

감정을 통제하다보니 우울증으로 빠짐. 집중도 안 되고 마음이 힘들어서 수업에

안 들어갔는데 교수님은 어려움도 모르고 노느라 수업 안 왔다면서 혼내고, 친구

들이랑 어울리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뭐라고 하심. 수업 집중도 안 되고 돈 낭비

만 하는 것 같아 최근 휴학함

§ 대인관계: 사람과의 교류가 안 됨. 친해지는 것을 잘 못하고, 대화하는 것에 스트

레스 받으니 소통하기 싫어서 소통을 피하게 됨. 다른 사람들에게 좋게 보이고 싶

어서 사람들 말에 다 반응하고, 웃어주고, 계산하면서 반응하게 됨. 관계가 불편

한 것이 싫어서 친구사이에 갈등이 있을 때 먼저 사과를 하고 다가감. 남은 알아

주지도 않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힘듦. 최근 사람을 만나는 것도 싫고 힘들어서

카톡을 탈퇴함

3. 인상 및 행동관찰§ 접수면접: 경직된 표정, 경계하는 눈빛, 손가락으로 탁자를 닦는 듯한 행동을 자주

함. 작은 목소리, 말을 명확하게 하려고 함. 맥락이 맞지 않는 얘기를 하고 상담자

가 질문하면 딴 말을 하기도 함. 가능한 빨리 상담받기를 원함. 자신의 말을 우습

게 생각하지 않고 들어주고 대화가능한 상담자 원함

※ 친구와 여행, 교회관련 여행으로 상담은 뒤늦게 이루어짐

§ 평균보다 약간 큰 키에 통통한 체형. 주로 바지를 입으며 포니테일 형태로 머리를

묶고 다니고 가끔씩 화장을 함. 항상 노트(좋은 글귀나 아이디어 정리)가 든 가방

을 들고 다님. 상냥한 말투에 말이 빠르고 소리는 약간 큰 편이며 흥분하면 말의

속도가 매우 빨라짐. 친절하고 웃음이 많은 편으로 밝은 인상을 줌. 상담 첫 시간

에 상담자에게 작은 선물을 줌. 지각을 자주 하며 지각을 하게 될 경우 미리 상담

자에게 전화로 알림. 말의 내용과 맞지 않는 부적절한 웃음을 지을 때가 있음. 자

신의 힘든 이야기를 하면서 감정을 완전히 쏟아낸 후, 끝이라고 이야기를 마무리

함. 상담에 적극적으로 임함

상담사례연구집

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57

검사명 검사결과 실시일 해석일

MMPI-2

VRIN TRIN F F(B) F(P) FBS L K S Hs D Hy Pd Mf Pa37 59 52 58 50 43 47 46 46 41 46 45 50 47 45

일상생활에 대처하는 에너지가 부족함. 깊은 근심에 빠지며, 잘

울고, 같은 생각을 반복하며, 자신들의 사고 과정에 대해 통제력

을 잃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음. 사람들이 믿을만하지 못하고,

진실하지 않으며,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만 생각하고, 타인을

이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교제하는 것을 회피

함. 대인관계에 민감하고 신경이 과민하고 우울하여 정서적으로

철수함. 가족과 상당히 불화가 있으며, 사랑이 결여되어 있다고

지각함

6/11 7/19

MBTI

INFP(ENFP)Ÿ 검사결과 INFP로 나왔으나 P를 제외와 다른 선호경향은 뚜

렷하지 않음

Ÿ 검사결과를 INFP로 예상하였고, 실제 검사결과도 INFP로

나왔으나, 검사해석과정에서 INFP를 추구하긴 하지만 실제

본인은 ENFP에 더 가깝다고 함

8/11 8/17

SCT

어머니∙나의 어머니는 성실하다.

∙어머니와 나는 친구 같다.

∙대개 어머니들이란 자식을 사랑한다.

∙나는 어머니를 좋아했지만 지금도 뭐 나쁘지 않다고 생각

한다.

아버지∙내 생각에 가끔 아버지는 불쌍한 듯하다.

∙대개 아버지들이란 무뚝뚝하고 피곤한 사람들

∙내가 바라기에 아버지는 좀 편히 쉬셨으면

∙아버지와 나는 평범하다.

가족∙다른 가정과 비교해서 우리 집안은 꽤 원만한 편이다.

∙우리 가족이 나에 대해서 좀 안 좋게 생각하는데 나처럼

좋은 자식이 어딨어.. 헤 죄송

∙내가 아는 대부분의 집안은 행복하지 않던데..

∙내가 어렸을 때 우리 가족은 잘 생각이 안 난다.

여성

8/118/26

9/2

4. 심리검사 결과

158 2015 상담사례연구집

검사명 검사결과 실시일 해석일∙내가 바라는 여인상은 할 땐 칼 같으면서 침착하고 상냥하

고 나긋나긋한...

∙내 생각에 여자들이란 종잡을 수가 없는데 그게 또 매력

남성∙남자에 대해서 무엇보다 좋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성욕이

랄까

∙내 생각에 남자들이란 진짜 이쁜거에 약한 듯...

∙완전한 남성상은 사랑이 충만한 사람

이성, 결혼∙남녀가 같이 있는 것을 볼 때 부럽다.

∙결혼 생활에 대한 나의 생각은 긍정적이다.

∙내가 성교를 했다면 결혼을 한 후여야겠지.

∙나의 성생활은 제발 깨끗하기를..

친구(대인관계)∙내 생각에 참다운 친구는 서로가 소중하고 먼저 배려해주

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이지 않을까?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첫눈에 결정된다면 같이 지내면서

달라지기도 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뭘 해도 좋더라.

∙내가 없을 때 친구들은 잘 산다.

권위자∙우리 윗사람들은 안타깝다.

∙윗사람이 오는 것을 보면 나는 인사할 준비를 한다.

두려움∙어리석게도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이제는 별로 없네.

∙다른 친구들이 모르는 나만의 두려움은 이제는 없다.

∙내가 잊고 싶은 두려움은 없다.

∙때때로 두려운 생각이 나를 휩싸일 때 기도한다.

죄책감∙무슨 일을 해서라도 잊고 싶은 것은 야한 생각

∙어렸을 때 잘못했다고 느끼는 것은 지금까지 잘 생각했다

가 진짜 나쁘면 고쳐야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저지른 가장 큰 잘못은 생각하기도 싫음.

∙무엇보다도 좋지 않게 여기는 것은 하나님이 하지 말라

신 것

자신의 능력∙나에게 이상한 일이 생겼을 때 이상한 일이 맞는지 생각해

상담사례연구집

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59

검사명 검사결과 실시일 해석일본다.

∙내가 믿고 있는 내 능력은 없다.

∙나의 가장 큰 결점은 무얼까.

∙행운이 나를 외면했을 때 니깟게 날 외면해봤자지 하고 비

웃어준다.

과거∙내가 어렸을 때는 진짜 예쁘더라.

∙내가 다시 젊어진다면 이라고 생각도 하기 싫다.

∙생생한 어린 시절의 기억은 나빴어.

미래∙나의 장래는 즐거울 것이다.

∙내가 늘 원하기는 잘 되기를 원한다.

∙내가 정말 행복할 수 있으려면 사랑하는 게 정답인 듯

∙내가 보는 나의 앞날은 모른다.

∙언젠가 나는 사람을 살리는 그리스도인이 돼있을 것이다.

목표∙나의 야망은 크다.

∙내가 평생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만화와 음악으로 예수님

전도

∙내가 늙으면 잘 늙었을 것이다.

부모에 대한 지각은 평범하고 아버지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

을 나타냈으나, 자신에 대한 가족의 생각은 부정적으로 인지하

고 있음. 과거에 대한 조망이 부정적임, 그러나 목표가 있으며

미래에 대한 조망은 긍정적임

전체소견

내담자는 현재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회피하고 있으며,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할 에너지가 부족하여 우울하고 슬프

고, 침울한 기분을 느끼고 있음. 내담자는 원래 밝고 긍정적이며

대인관계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으나, 초기 가정에서 충분한

사랑을 경험하지 못하여 타인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지 못한 것

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사람들의 반응에 민감해져 타인과 교제

를 힘들어 하는 것으로 보임. 대인관계에 많은 에너지가 소진되

다 보니 학교생활에도 어려움을 느끼고, 이로 인해 학업에도 집

중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임

- -

160 2015 상담사례연구집

5. 상담자가 바라본 내담자의 문제 이해 §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과 양육자의 잦은 변경으로 인해 부모로부터 거부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새아빠와 함께 사는 동안 군식구처럼 지내면서 자신

의 존재가 수용 받지 못하는 느낌을 갖게 됨. 이로 인해 자신을 ‘부모로부터 사랑

받지 못하고 버려진 존재’로 바라보고, 타인도 ‘믿고 의지할 수 없는 사람, 언젠가

는 떠날 사람’으로 인지하며 ‘이 세상에 사랑 따윈 없어’라는 내적 준거 틀을 형성

하게 됨

§ 8살 이후 다시 친가에 오게 되었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주 양육자로 돌봐줌. 이들

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에 눈치를 많이 봤으며, 거부 받지 않지

않기 위해 할아버지가 요구하는 착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함. 초등학교, 중학교 시

절 학교에 일찍 가서 쓰레기를 줍고, 선생님들께 인사 잘하고, 수업도 잘 듣고 솔

선수범해서 쓰레기를 줍는 등 칭찬받기 위한 행동을 하고, 친구관계에서도 작은

선물을 하거나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모두 들어주는 등 사랑받기 위한 행동을 함.

이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용해 할아버지 및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좋은 관계

를 유지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가족 간의 사랑을 경험하고 타인에 대한 신뢰도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자존감도 높아짐

§ 한편 할아버지로부터 언제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성실하고, 차분하게 말하고,

부정적인 기분을 느끼더라도 이를 표현하지 않도록 교육받음으로써 내담자의 감

정경험은 제대로 수용 받지 못함. 내담자는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나의 힘든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귀찮아할 것이고, 그렇게

하면 떠날 것이다.’라고 생각하여, 이런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주지 화시킴으로써

해결하고자 함. 내면의 정서와 불일치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내담자는 할아버지

가 원하는 모습(이상적인 자아)에 자신(현실적 자아)을 맞춤으로써 할아버지의 사

랑을 받고자 함

§ 중학교 3학년 때 가장 사랑을 많이 주었고 가정에서 방패막이가 되어 주었던 할

아버지가 돌아가심.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던, 믿고 따를 수 있는 대상을 상실한

후, 그 동안 관계가 거의 없었던 아버지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야 했고, 할아버

지 대신 할머니의 통제와 비난을 받아야 했음. 그러나 내 노력에도 불구하고 할아

버지가 주신 사랑과 배려를 경험할 수 없었음. ‘나쁜 년, 못된 년, 엄마 없이 커서

지 마음대로 하는 년’이라는 할머니의 비난과, ‘너에게 부성애가 느껴지지 않는

다.’는 아버지의 충격적인 고백으로 인해 내담자는 자기개념에 혼란을 느낌. 할아

버지로 인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경험하면서 과거에 부정적인 자기개념을 극복하

였으나, 다시 군식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듦. 자신을 버린 부모와 그런 부모의 잘

못을 자신에게 전가하는 할머니에 대한 분노, 사랑하지 않음에도 자신을 키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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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61

는 아빠에 대한 미안함, 자랑스러운 딸이 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혐오 등 복합

적인 감정이 혼란을 주고 있음

§ 이런 힘든 환경 속에서 내담자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들을 주지화 하면서 부정적

인 감정의 소용돌이로 빠지지 않게 자신을 통제하였으며, 자기가 받기를 원했던

이해와 무조건적인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면서 초기 사랑받지 못하고 거부

당한 경험을 보상하려고 하였음. 하지만 타인에게 사랑받고,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하나하나 생각하며 행동 하다 보니,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고 대인관계

에서 타인의 반응에 민감하여 관계 맺기가 어려움. 또한 조울증을 진단받은 후 사

람들에게 자신의 힘듦을 말하고 이해받고 싶은 욕구와 동시에 자신의 이상한 부

분이 타인에게 알려져서 ‘정신병자 취급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인해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에 더 어려움을 느낌

§ 그러나 내담자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있으며 소통하고자 하는 욕구와 의

지가 있고,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조망하고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

음. 따라서 공감과 무조건적인 긍정적 관심과 수용을 통해 내담자가 상담을 안전

한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 내담자가 거리낌 없이 자신이 느끼는 모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 죄책감, 수치심, 등의

감정을 공감적으로 이해하고 전달함. 그리고 또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문제

들을 조망할 수 있게 도와주면 스스로 통찰 경험을 통해 문제를 통합적으로 이해

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됨

6. 내담자의 자원, 보호요인 및 위험요인§ 보호요인 및 내담자 강점(자원) : 적극적이고 성실히 상담에 참여하는 태도. 진솔

함. 친절함. 조망능력. 가족에 대한 사랑. 장래희망. 종교(기독교). 친한 친구

§ 위험요인 : 솔직하듯 하면서도 방어적인 태도. 충동성. 부정적인 내적 준거틀. 지

나치게 이상적인 자아. 정서에 대한 억압 및 주지화. 내담자를 비난하는 할머니와

상처가 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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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기 일자 회기목표 및 주요내용 비고

1 2015.07.09§ 상담구조화, 상담에 대한 기대 탐색§ 호소문제 탐색

2 2015.07.16§ MMPI-2 검사결과 해석§ 가족관계 탐색

§ 20분 지각(수도 파열)

3 2015.08.07§ 상담목표 합의§ 내담자 욕구 탐색

§ 30분 지각(몸살, 늦잠-해외선교팀배웅)

Ⅲ 상담목표 및 접근방법

1. 상담목표§ 상담을 통해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과 정서를 개방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감정

과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금보다 자신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 조울증 증상을 꾸준히 관리하고, 감정과 감정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2. 상담의 전략 및 접근 방법§ 주요접근 : 인간중심적 접근

§ 단기: 공감과 반영 등을 통해 내담자가 상담공간을 안전하게 느끼게 하고, 무조건

적인 수용을 받는 경험을 통해 상담자를 신뢰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

어놓을 수 있게 하기

§ 중기: 내담자의 호소 문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내담자 경험을 통해 느꼈던 감

정에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록 돕기. 자신의 경험, 자기상, 가족에 대한 생각과 감

정에서 느끼는 부조화와 불안을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수용하면서, 탐색적

질문과 직면 등을 통해 상황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돕기

꾸준히 약물치료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증상과 자신의 문제를 구분할 수 있게 돕

기. 내담자의 말에서 중요한 사항을 재진술 하거나 탐색함으로써 스스로 감정이

나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조망을 넓혀갈 수 있도록 도움

§ 장기: 내담자의 경험을 통합하고 문제 해결책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해결함

3. 상담진행사항 : 총 20회기 중 12회기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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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63

회기 일자 회기목표 및 주요내용 비고4 2015.08.11

§ 조울증 병력 탐색§ 학교생활, 장래희망 탐색

§ 10분 지각§ 과제: 감정그래프, MBTI, SCT

5 2015.08.17§ 감정 및 감정의 원인 탐색

§ MBTI 검사결과 해석

§ 지각(돈 정리한다고 3시 취침)

- 알람 4개 맞춤§ 과제: 감정그래프

6 2015.08.26 § 대인관계 탐색 § 과제: 감정그래프

7 2015.09.02§ 감정 및 감정의 원인 탐색§ 아버지와의 관계 탐색

§ 50분 지각

8 2015.09.09 § 아버지와의 갈등 탐색§ 30분 지각

§ 과제 해오지 않음

9 2015.09.16 § 가족과의 갈등 탐색 § 1시간 30분 지각

10 2015.10.02§ 대인관계 갈등 및 아버지와의 갈등

탐색§ 30분 지각

11 2015.10.07§ 이혼에 대한 상처 탐색

§ 가족과의 갈등 탐색

12 2015.10.14§ 상담목표 달성 평가 및 목표 재설정§ 할머니와의 갈등 탐색

§ 40분 지각

4. 슈퍼비전에서 도움을 받고 싶은 점§ 정확한 문제 파악 여부: 내담자는 고3 때 조울증 진단을 받고 현재도 치료 중에

있으며, 조울증을 가장 큰 문제로 지각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상담

자는 조울증 증상보다 가족 간의 갈등이 더 큰 문제라고 인식하여 상담에서 가족

문제에 초점을 두고 이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상담자의 문제의식이 적절하고 상

담에 도움이 되는지 혹은 상담자가 내담자와 동일시로 인해 중요한 문제를 간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알고 싶습니다.

§ 상담목표 및 전략의 적절성: 상담자가 지각하기에 내담자는 지금 당장 해결하고

싶은 뚜렷한 호소문제가 있다기보다, 자신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로 혼란스러

워 하는 상황으로 상담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이를 이해받고자 하는 욕구

가 강한 것 같습니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으며, 자신의

문제에 대해 조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현재 반복된 스트레스 상황과 자존감

저하로 인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내담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공감해줌으로써 내담자에게 무조건적인 수용과 존중

받는 경험을 주고, 이야기를 하는 과정을 통해 정서를 환기시킬 뿐만 아니라 혼란

스러웠던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정리하고 해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조력하는 역

164 2015 상담사례연구집

할을 하고자 하였습니다. 이 내담자에게 적절한 접근인지 아니면 내담자의 역할

을 과대평가하여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못한 것인지 알고 싶고, 접근이 적절하지

못했다면 적절한 전략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Ⅳ 상담과정 내용요약

1회기 (2015.07.09)

‣상담목표: 상담구조화, 상담에 대한 기대 탐색, 호소문제 탐색

‣상담내용

(어떤 어려움이 있어 상담을 신청하게 되었나요?) 저 성격 좋은 편이에요. 진심으

로 사랑할 줄 알고, 사과해야할 일 있으면 먼저 하고, 애정표현 정확하게 하고, 참을

줄 알고 말 잘하고 자기주장도 할 수 있고, 그런데 조울증 걸리고 나서 당황스럽고 자

신감이 떨어졌어요. - 중략 - 감정을 의심하게 되고 핑계를 대기도 하고 학교에 소문

이 나면서 주위에서도 이상한 눈빛으로 보고 그거 때문에 상담 신청했어요. 마음의 병

때문에 - 중략 - 고등학교 때 아빠가 얘기하자고 하면서 나에게 충격 받지 말라고 부

성애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나는 아빠랑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어른들한테

애교도 있는데 정말 성인남자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가 노력해도 안 되

니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나쁘게 변질된다고 해야 하나 - 중략 - “할머니 귀찮게 하

지마라. 네가 내 딸이니 돌봐주시는 거다.” 라고 말했어요. 내가 상처를 받는 말든 신

경 쓰지 않고, 정말 사람, 확신, 자존감 모든 게 사라지고 사람 사귀는 게 힘들어졌어

요. - 중략 - 상담도 취소되고 외할머니도 돌아가시고, 심지어 헌혈 갔는데 헌혈도 되

지 않아서 거절감, 거부당한 느낌이 들어서 힘들었어요.

(상담에 대해 기대하는 것이 있나요?) 기대는 별로 없어요. 지난번 상담 때도 달라

진 게 없어서 아~ 지난번에 검사한 결과에 대해 듣고 싶어요.

※ 녹음이 되지 않아 메모를 통해 재구성함.

‣상담 평가 : 내담자가 첫 회기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한 반면, 방어적인 측

면이 강해 정서경험을 탐색하기 힘듦. 상담을 안전한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상담초기에 라포 형성에 더 중점을 둘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임

2회기 (2015.07.16)

‣상담목표: MMPI-2 검사결과 해석, 가족관계 탐색

‣상담내용

[검새해석] 되게 새로운 검사네요. 이런 검사 병원에 있을 때 많이 해봤다고 생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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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65

는데 병원거랑 다르다고 해야 하나? (병원에서는 어떤 결과를 들었어요?) 전반적인

인지 능력은 높은데 너무 생각하는 게 많아서, 여기서처럼 부정적으로, 그걸 활용을

못해서 지능이 좀 떨어지는 것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보여 지고, 암튼 엄청 나쁜 말들

만 들었던 것 같은데.. .- 중략 - 내면적으로는 엄청 불안이나 근심이 많은데, 무슨 능

력 중에 하나가 높아서 여기처럼 내면에 있는 게 겉으로 티가 안 나서 남들이 눈치를

못 챈다고. 그래서 병원에 가기 전까지 제가 이런 병이 있는지 아무도 몰랐거든요. -

중략 - (검사결과에서 냉소적이라는 단어보고 충격) (근데 되게 충격적이라고 말씀은

하시는데 밝게 웃고 계세요) 어이없죠. 평소에도 헛웃음을 잘 지어요. (어떤 상황에

서 웃음이 나요?) 모든 상황에서 다 웃는데요. 조울증이라는 병명을 가지고 있으니까

이게 내가 웃겨서 그런지 아닌데 그런 건지 헷갈려요. - 중략 - 할아버지가 예스맨으

로 교육을 시켜서 보고 있는 앞에서 짜증이나, 화를 내거나, 언성을 높이면 안 되고

어떤 상황에서도 웃어야만 됐어요. 짜증날 때도 웃어야 되니까 그게 싫어서 절대 화를

낼만한 상황을 안 만들면서 살았어요. - 중략 - 어렸을 때 영향이 없진 않았겠죠. 그래

서 의미 없는 웃음도 좀 많이 짓고 그런가봐요 .- 중략 - (할아버지는 어떤 존재에

요?) 하나님을 만나기전까지 할아버지가 신이었어요 - 중략 -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면

중2적인 표현으로 “세상에 사랑 따위는 없어”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하게 되기 마련인

데 다행히도 할아버지를 만나서 세상에 사랑이라는 게 존재를 하구나 라는 걸 몸소

깨달아서 좋았던 것 같아요. - 중략 - (부모님이 이혼하신 게 나를 버렸다고 느껴졌

어요?) 5살 때 제가 많이 아파서 부모님이 저 때문에 합치고 싶었는데 엄마가 만나는

남자의 아이를 가져서 그쪽이랑 결혼하고 살고 계시거든요. - 중략 - 한쪽이 선택받으

면 다른 한쪽은 상처받았다고 느끼는 게 당연한 거 아니에요. - 중략 - (엄마에게 연

락이 왔다는 걸 알게 되고 엄마를 딱 만났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세상에서 내

가 제일 불행하다고 생각하면서 살긴 했지만, 돌이켜보면 나는 딱히 그렇게 불쌍한 애

는 아니었네, 뭐 이런 생각

‣상담 평가: 직면이 조금 이른 느낌은 있었으나 내담자가 방어적이지 않고 조망능력

이 있어 통찰의 계기가 된 것으로 생각됨. 내담자가 첫 회기에 세웠던 목표를 실천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이를 격려해줌

3회기 (2015.08.07)

‣상담목표: 상담목표 합의, 내담자 욕구 탐색

‣상담내용

(지난 한 주 어떻게 보냈어요?) 여기에서 뭐하면 좋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이번 상

담을 통해서 약을 안 먹는 게 제 목표에요. 병의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말

도 제대로 해보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되는 것, 다시 약을 먹게 되더라도... 마음이

166 2015 상담사례연구집

중요하단 건 아는데 자꾸 화부터 나서 거부를 하니까 이 마음을 긍정적으로 하는 걸

목표로 삼고 싶어요. - 중략 - (약을 먹고 어떤 효과가 나타났나요?) 무슨 말을 해도

웃고 말하면서 웃고 소리 커졌다가 줄였다가 화냈다가 웃었다가 그랬거든요. 대화에

장애가 될 만큼 심하지는 않았지만.. 그런데 약 먹고 무슨 일 있었고 무슨 생각하는지

조근조근하게 이야기할 수 잇게 되었어요. (병원비가 없어서 병원에 3개월 간 가지 못

함) - 중략 - (새아빠 집에서 살았던 이야기, 수레가 넘어져 다친 이야기) (지금 미영

씨는 그때 미영이가 어때 보여요?) 그냥..(목소리가 작아짐-침묵) 조금 더 어렸을 때

는 정말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나거나 제일 불쌍하다고 생각했는데, 더 불행한 사람도

많은데 나름 행복하게 잘 살았네. (불쌍하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는 느낌이 드세요?)

그렇게라도 안하면 밀려오는 자기혐오. 마음속에는 엄청 울고 싶고 엄청 불쌍한 척 하

고 싶지만 뭐 만족하고 있다고 해야 되나 (그런 표현을 하지 못한 이유가 있나요?)

저는 끊임없는 사랑과 동정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줄만한 사람을 아직 못 만났어요.

(만나지는 못했지만 욕구를 표현해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내가 바라고 받고 싶

은 사랑, 동정에 대해서) 나를 안 팽개쳤으면 좋겠어요. 이상형이 잔소리하는 남자거

든요. 진짜 나를 챙겨주는 사람, 끝까지 제 곁에 있어준다는 확신을 주는 그런 사람.

귀찮아하지 않는 사람. - 중략 - (오늘 이야기 중에 기억에 남는 이야기 있어요?) 어

렸을 때 이야기. (옛날 이야기하면 어떤 느낌이 들어요?)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죠.

항상 감정이 바뀌거든요. 예전에는 많이 울었는데 지금은 슬프지만 좀 왜 우나 싶기도

하고 뭐 여튼 그렇게 말을 하면서 정리도 되고 다시 생각하게 되고 무엇보다 선생님

이 잘 들어주시니까 감사해요.

‣상담 평가: 상담목표와 내담자의 욕구를 파악함. 상담목표를 조금 더 현실화하고

구체화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

4회기 (2015.08.11)

‣상담목표: 조울증 병력 탐색, 학교생활 탐색, 장래희망 탐색

‣상담내용

(평소의 감정상태가 남들과 다르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조울증이 주기가 있거

든요. 다른 사람보다 좀 극심하다고 보시면 될 거예요. (내 기분이 이해되지 않을 때

도 많았어요?) 솔직히 좀 이상하다는 생각도 해봤는데 남들이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

안하니까 남들도 그런가보지 생각했는데 남들보다 조금 심한 것 같긴 해요. - 중략 -

(약을 먹기 전에는 어땠나요?) 약 먹고 나서 주기가 우울로 바꿨지 그전에는 거의 대

부분 조증이었어요. 항상 자신만만했고 긍정적이고 활기차고, 그런 게 조증 때문이 아

니었을까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우울증으로 바꿨지 그전까지는 대부분 하이였어요. -

중략 - 시간약속도 안 지키고 생활습관도 엄청 나빴어요, 지금도 불성실한 학생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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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67

요. 누군가가 저를 챙겨주지 않으면 제 생활을 살지 않는 그런 스타일이거든요. 뭔가

맡으면 책임감 있게 하는데 그런 거 외에 제 생활은 이상하게 살아가거든요. - 중략 -

학교 빼먹은 적도 진짜 많았어요. - 중략 -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어요?) 꿈이 만화

가라서 새로운 경험 쌓는 거 좋아해서 어디 놀러가고 그런 거 좋아한단 말이에요. 봄

되면 온천장에 유채꽃이 핀거 보러가고, 어떨 때는 등산하러 가고... 시간을 진짜 어이

없게 쓴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는 70일 동안 놀려 나간 것도 그 나름대로 의미 있었

던 것 같아요. - 중략 - 어느 순간 남들에게 이야기하는 거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고 만

화가를 꿈꾸게 됐어요. 작화를 하는 친구랑 콤비도 만들고 고1 때부터 일본어 공부하

고, 삶의 모든 순간 떠오르는 말들을 메모하기 시작했어요 .- 중략 - 수진이라는 친구

도 공책 쓰는 아이거든요. 작가를 꿈꾸는 아이라서 창작 글을 많이 써요. 저는 제 꿈

이 엄청 자랑스러워요. 꿈이라는 걸 찾아서 되게 행복해요. (SCT, MBTI 검사 오리엔

테이션)

‣상담 평가: 내담자의 조울증증상에 대한 탐색을 위해 감정그래프를 함께 그려보려

했으나 내담자의 말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면서 학교생활과 꿈에 대한 탐색을 함. 오

늘 유난히 말 중간에 맥락과 상관없는 웃음을 많이 보였는데 적절하게 탐색하지 못

한 것 같음

5회기 (2015.08.17)

‣상담목표: 감정 및 감정의 원인 탐색, MBTI 검사결과 해석

‣상담내용

(감정 그래프 잘 되던가요?) 하루의 총점을 매기기가 어려웠어요. 기분 나쁜 일 겪

고 나서 다시 저녁때 좋아진 경우에 평균을 내기가 애매했어요. (감정그래프 해보니

어떤 느낌이 들었어요?) 좋은 일 다시 회상해서 좋고, 나쁜 일 생각하면 다시 올라오

는 감정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나쁜 감정 가지고 있어봤자 나만 손해니 저 다

풀거든요, 그 오빠도 따로 만나서 원래 기분 상태가 그럴 때가 있다고 미안하다 하고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어요. 확실히 돌아보는 게 좋은 거

같아요. (MMPI-2, MBTI 해석) INFP는 제가 추구하는 여성상이고 ENFP에 좀 더 가

까운 것 같아요. 이상적인 책임감까지는 아니지만 성실해지려고 노력은 하고 싶네요.

(성실함과 거리가 있다고 느껴져요?) 항상 절대적인 게 아니라서, 일단 뭔가를 맡으

면 하지 말래도 할 정도로 하는 스타일인데, 오늘도 알람 4개 맞췄는데 지각하고. 성

실하지 못한 이유가 성격이 느긋해서 뭘 하는데 오래 걸려요. 게으른 사람은 아닌데

뭐든지 다 느려요. - 중략 - (오늘 상담 어땠어요?) 선생님도 느꼈을지 모르겠는데 오

늘 기분이 붕 떠있어요. 노력하고 있는데 말도 자꾸 빨라지고 목소리도 커지고 (차분

하게 하려고 노력했나봐요. 저는 기분이 좋은 정도로만 느껴졌어요) - 중략 - 할머

168 2015 상담사례연구집

니는 시대적 차이 때문에 말을 하는데 약간 장벽이 있어서 자주 이야기 못하고 특별

한 이야기 있을 때 좋은 이야기 위주로 하고, 아빠랑은 이야기 안하고 인사정도 하고,

큰일만 폭탄 던져주듯이 해서 집에서 거의 이야기 안하고, 친구들도 너무 마이 페이스

인 애들이 많아서 유일하게 여기서 일상적인 하게 되요. 말할 사람 없으니까 외로웠는

데 주기적으로 상냥한 선생님이 제 이야기를 너무 잘 들어주니 엄청난 복을 받은 느

낌이 들어요.

‣상담 평가: 내담자가 일주일간의 감정을 탐색하면서 자신의 기분의 원인과 적절성

을 파악함. MBTI 성격검사를 통해 내담자가 처한 어려움을 조울증 증상으로만 여

기는 것이 아니라 성격특성으로 정상화 할 수 있도록 도움

6회기 (2015.08.26)

‣상담목표: 대인관계 탐색

‣상담내용

(지난주는 어떻게 보냈어요?) 지난주에 바빠서 할 일을 제대로 못했어요. - 중략 -

고등학교 친구들 만나서 성경세미나에서 다룬 주제 이야기 했어요. 기독교에 반감적

인 애들이 자기가 알고 있는 것만 믿고 정답처럼 믿고 주장하는데 기분 좀 묘했다고

해야 되나? 특유의 깔보는 말투.. 공부 잘하고 똑똑한 아이들이니까 - 중략 - 사회의

특성이겠지만 사람들 만나면 힘들어요. 힘들어서 상담도 받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

르겠으니까. 악의가 없는 것도 아는 것도 알겠는데 난 기분이 나쁘니까 사람들이랑 더

말도 하기 싫어서 계속 눈치만 보다가 혼자 땅굴파고 있었네요. (어떤 말이 상처가

됐어요?) 자기가 알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믿고 “넌 잘못 됐어 넌 틀렸어. 그러니까

너네 종교가 안 되는 거야.”라고 말하는데 인권을 주장하고 세상 모든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하면서 결국 틀렸다고 말하는 모순적인 걸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예

수 나부랭이들이 싫다는 악의가 드러나서 그게 싫었어요. 그 아이들이 너무 싫고 화가

났어요. - 중략 - (사람과의 관계에서 많이 지쳤던 거예요?) 그런 거겠죠. 얘랑 말할

때는 이런 거 조심해야하고 이런 말 하면 안 되고 준비를 하다보니까 사람들과 관계

는 나쁘지 않은데 내가 힘들고.. (내면에 남들이 모르는 미영씨의 모습이 있었네요.

미영씨는 친구들은 잘 아는데 그 아이들은 나를 잘 몰라준다 느낌이 들것 같아

요.) 이 아이들이 나를 잘 알거야 그런 기대조차 안하는데요. 거의 6-7년 다 되가는 친

구들도 아직 안 믿어요. 그나마 좀 친하다고 생각하고 내 이야기 꺼내는 게 그 아이들

인데, 1년도 안된 관계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노력하기보다 그냥 혼자 다니는 게

낫다. - 중략 - (친한 친구는 미영씨에게 어떤 의미에요?) 내버려 둘 수 없는 사람이

라고 해야 하나 서로 의지하기보다 내가 짐을 덜어주고 싶다는 생각.

‣상담 평가 : 내담자가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인관계 문제에 대해 다룸. 내담자

상담사례연구집

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69

는 자신과 타인에 대해 적용하는 기준이 다른데 이 부분에 대해서 스스로 인지하고

있으나 왜 그런지 모름. 구체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감정 및 신념에 대한 깊은 탐색

이 이루어지지 못해 아쉬움

7회기 (2015.09.02)

‣상담목표: 감정 및 감정의 원인 탐색, 아버지와의 관계 탐색

‣상담내용

상1 : 잘 지냈어요? 오늘 되게 차분해 보이는 것 같아요. 어때요?

내1 : 개강해서

상2 : 아 개강해서. 개강하니까 기분이 어때요?

내2 : 개강하면 항상 우울하죠.

상3 : 아 우울해요. 뭐가 제일 좀 우울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미영씨를

내3 : 그런 것 없어요. 그냥. 그냥 사람만나면 기를 다 뺏겨서

상4 : 사람을 만나면 좀 기가 빠지는 느낌이 들어요? (네) 그렇구나. 조금 걱정이 돼서 다운

된 느낌

내4 : 원래 이래요.

상5 : 그렇구나, 그럼 방학 때나 이렇게 사람을 덜 만날 때가 괜찮은 것 같아요.

내5 : 네

상6 : 저번에 우리 문장완성 검사이야기하다 끝난 것 같은데, 이거 계속 이야기 해봐도 괜찮

을까요? 미영씨가 바라는 여인상, 칼 같으면서도

내6 : 이건 제 이상형인데, 우유부단 안하고 침착하다. 이건 뭐라고 해야 되지, 극단적으로

예를 들면 눈앞에 괴물 같은 게 나타나도 무서워서 다리가 안 떨어지는 게 아니라

도망부터 가는 침착함을 보인다고 해야 하나? 상냥한 거는 그냥 상냥한 거 나긋나긋

한 말 안 빠른 사람. 말 안 빠르고 크게 흥분안하는 사람 완전 나랑 반대인

상7 : 그런 사람이 내가 바라는 여인상이다. 그거에 비해 내 모습은 어떤 것 같아요.

내7 : 저는 완전 반대인 것 같아요. (히히히)

상8 : 반대라는 건 어떤 부분이

내8 : 다 반대에요. 제가 싫은 부분이 반대가 여인상이에요. 좀 뭐라 해야 되지, 침착안하고

우유부단하고 이거했다가 저거하고 칼처럼 못 끊고 전혀 침착 안하고 전혀 상냥하지

않고 흥분하지 않고 내가 가진 것 중에 싫은 거에 정반대

상9 : 그런 모습을 가지면 좋겠다는 거예요?

내9 : 그냥 저는 저대로 살고 만약 이런 여자가 있으면 참 좋겠다.

상10 : 아~ 이런 여자를 꿈꾸지는 않는데 .. 지금 미영씨 모습 만족하는 편이에요.

내10 : 네 나름 나쁘지 않아요. 뭐 100% 나는 내 모습이 너무 좋고 그런 건 아니지만 억지로

바꿀 생각은 아니에요.

상11 : 아 이건 중간에 조금 섞어서 할 텐데 병원은 다녀와 봤어요?

170 2015 상담사례연구집

내11 : 돈이 있어야 가는데 9월 돼서 받으면

상12 : 아직 못 받았어요. 어제 9월 1일이었는데

내12 : 달라는 말을 못해서 먼저 줄때까지 기다리는데 언제 될지는 또 모르죠. 아빠의 수입

이 월급처럼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니까 월급이

상13 : 아 아빠의 월급이 그때그때 들어오는 게 아닌가 봐요.

내13 : 월급제 일을 하시는 게 아니에요.

상14 : 어떤 일을 하는지 간략히 알 수 있을까요?

내14 : 잘 설명을 안 해줘서 모르는데 일용직하고 계신

상15 : 일에 관해서는 정확하게 들은 적이 없나 봐요.

내15 : 컨테이너 관리하는 거

상16 : 그럼 일이 있을 때는 돈이 좀 많이 들어왔다가 없을 때는 좀 적게 들어올 수도 있겠

네요. 그래서 돈 같은 거에 내가 스스로 하려고 많이 노력하셨나 봐요.

내16 : 네

상17 : 그렇구나. 그럼 용돈도 내가 필요해서 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약간 눈치를 볼 수도

있겠다. 그죠

내17 : 줄 때 받고, 그 외에는 또 안 받고

상18 : 혹시 내가 돈을 개인적으로 벌어야겠다 생각해본 적도 있었던 거예요?

내18 : 대학교 들어오면서 계속 혼자 돈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상19 : 실천해본적도 있었어요?

내19 : 그런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상20 : 장학금을 타거나 저는 많이 노력했던 것 같은데

내20 : 고등학생 때는 장학금 같은 거 대학생 장학금이 있다는 건 아는데 내세울 건 아니어

가지고 시간이 있으니 또 알아봐야죠.

상21 : 저는 되게 뭔가 열심히 하신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내가 쓸 거에 비해서

용돈이 부족한 편이잖아요. 장학금타서 내가 최대한 벌어서 피해를 안주려는 미영씨

모습 본 것 같아서,.. 따로 아르바이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내21 : 이제 더 이상 돈을 그냥 받는 게 싫어서 돈을 벌고 싶은데 제 개인적인 사정이 너무

강해서 돈을 벌 수 없다고 해야 되나?

상22 : 개인적인 사정이 어떤 거요?

내22 : 화금토일은 비울 수가 없어요, 또 평일에 학교 가는데 주말알바는 아예 주말을 못

비우니까 못하고 평일알바를 해야 하는데 화요일 금요일도 안 되고 월수목에 6시

수업 마치면 6시니까 6시 이후에 시작하는 알바를 하는 것도 또 너무 늦으면 차가

끊기면 안 되니까 11시까지 6시 반에서 11시까지 그것도 월수목만 잡기에는 조건이

강하니까 못 찾고 그냥 그렇게

상23 : 교회 일정 때문에 그런 건가요?

내23 : 교회 일정도 그렇고 교회 일정이 없어도 전 항상 토일은 비워둬요.

상24 : 음. 그래서 이제 좀 마땅치 않다. 그죠

상담사례연구집

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71

내24 : 알아보고는 있는데 뭔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죠. (힘없이)

상25 : 뭔가 오늘 미영씨가 평소랑 되게 다른 느낌이 들어요.

내25 : 개강해서(개강해서) 개강하면 대학친구랑은 이렇게 대화해요.

상26 : 대학친구를 대할 때랑 일반 교회친구랑 대할 때랑 다른 거예요?

내26 : 네 이렇게

상27 : 목소리 톤도 되게 작고 왠지 이때까지 제가 봐왔던 미영씨랑 다른 사람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되게 기분 상태도 그렇고 목소리 톤도 많이 조금 다른 느낌이 들거든요.

내27 : 기분은 약간 지금 붕 떠있는데 (네) 드러내기 싫으니까 억지로 더 목소리도 작게 하

고 감정조절하고 있는

상28 : 아 그래요? 기분 지금 붕 떠있는 상태에요? (네) 아 어떤 것 때문에 붕 떴어요?

내28 : 그런 거 없어요. 조울증은 그냥 왔다 갔다 해요.

상29 : 아 그래요. 기분이 그것 때문에 붕 뜬 상탠데 조절하고 있는 거예요?

내29 : 진짜 싫어요. 조증된 상태가. 고등학교 때 한번 학교에서 겨울방학에 미국 갔다 온

적이 있었는데 일주일 동안 학교에서 간 거 중에 뽑혀가지고 그때 갔었는데, 그때

약간 흥분해서 원래 모르는 사람한테도 말 걸고 이래가지고 원래 성격이 거기에는

123학년 다 갔거든요. 올라갈 때마다 갔으니까 1학년 2학년 때 두 번 갔었는데 10명

정도 갔었거든요. 제가 너무 흥분해서 막 이야기하니까 야 미영아 “니 정신 나간 것

같다” 그 소리를 듣고 ‘아 절대 내 조증인 상태를 다른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안 되겠

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갔고 기분이 우울하면 약간 억지로 밝은 척을 하면 평균치로

돌아가는데, 조증인 상태는 진짜 많이 참아야 해요. 왜냐하면 조금만 뭐를 해도 많이

빠르고 소리가 커지고 흥분하고 그래서 계속 잡아주면서 선생님 앞에서도 이렇게

하고 있는 게 여기서 풀어져버리면 조금 이따 수업가야 하니까 언제 또 드러날지

몰라서 그래서 대학생활 할 때 우울증으로 빠져요. 그래서 억지로 참고 참고 참다

우울증으로 빠지면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고

상30 : 많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내 마음대로 표현하지도 못하고 계속 눌러야

하는데 그것 때문에 또 기분이 또 다운되고 하면

내30 : 그래서 토일요일은 비워둬요 토일요일까지 건드리면 걷잡을 수 없어져서 그래서 토

일요일 비워둬요.

상31 : 그게 되게 이해가 되요. 미영씨가 혼자만의 시간을 두는 거다 그죠. 그게 어떻게 보면

미영씨를 편안하게 하는 시간이 될 수 있겠네요. 미영씨가 말을 해주니까 제가 이해

가 잘 되는 것 같아요.

내31 : 말 못할게 아니니까 물어보거나 궁금해 하거나 하는 상대가 있으면 말을 해서 이해

를 시켜요. 대학교 친구들 특히 상대에게 관심이 없잖아요. 내가 이런 상태면 원래

그런 애겠지 하고 넘어가잖아요. 물어보면 충분히 얘기해줄 수 있는데, 그니까 아는

사람은 알고 배려해주는데 모르는 삶은 모르고 넘어가니까 완전 극단적인 상황이니

까 저도 제 상태 완전 극단적인 상황으로 가는 것 같아요.

상32 : 맞아요. 음. 그래서 대학교 친구들은 그 아이들은 이해하려는 시간이나 그런 걸 안주

172 2015 상담사례연구집

니까 미영씨도 딱히 설명할 기회도 없고 그니까 계속 업 될 때 눌러야 하고

내32 : 네 그래서 안 만나요.

상33 : 네 많이 힘들 것 같아요. 그러면 학교생활이 개학하는 게 걱정이 많이 될 것 같은데,

그런 걱정 있는 거예요?

내33 : 뭐 그건 개인적인 상황이니까 수업 듣는 게 좋아서 공부하러 다니고 고등학교 때처

럼 발표를 시키는 것도 아니고 PPT발표정도는 잘할 수 있으니까 뭐 그런 것 빼고는

완전 개인플레이 학교 안와도 전화 오는 것도 아니고 대학교

상34 : 조금 자유로울 수 있으니까, 그리고 누르고 그런 것도 꽤 오래됐나 봐요. 언제부터

그렇게 조절하기 시작 했어요?

내34 : 예전에는 이렇게까지는 안했는데 고등학교 겨울방학에 2학년 겨울방학에 남자애한

테 “니 정신 나갔네.” 하는 소리 듣고 보통 흔한 남자애가 그래도 충격 받았을 텐데

굉장히 똑똑한 그런 남자 애가 공부잘한다기보다 그 나이 때 고등학생들이 다 그렇

지만 깨어있는 생각이 좀 있는 아이인줄 알았는데, 미국인 아빠랑 아들이랑 앉는데

비가 와서 좀 축축했거든요. 그래서 내가 수건으로 좀 닦아줬는데 약간 말문이 트여

서 대화를 했는데 그게 너무 좋아서 좋은 기억이라서 친구가 없어서 다 둘이서 짝지

었는데 저는 혼자고 방도 선생님이랑 쓰고 2학년 여자가 3명 왔었는데 3명 다 알긴

아는데 복학생 한명이 다른 애를 붙들고 가버려서 그 언니랑 친했거든요. 그래서 선

생님이랑 말하려고 이런 일 있었다고 말했는데 목소리가 좀 컸나 봐요. 그래서 들었

던 사람들이 다 니 목소리 너무 크다고 그 남자애가 정신 나간 것 같다 이상하다

해서 충격 먹고 그 고1,2 겨울방학 이후에 고3생활을 엉망으로 했어요. 너무 충격을

받아서 진짜 너무 충격을 받아서 그냥 그래서 엄청나게 화가 나고 짜증이 났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병원가고 조울증이라고 하니까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내가 이상

하고 정신 나간 것 같은 게 정신이 나가서 그런 거구나. 그래서 고등학교 3학년 때

반에서 진짜 말도 안하고 학교 계속 빠지고 그랬던 것 같아요.

상35 : 그게 되게 큰 계기가 됐네요. 사실 미영씨는 똑같은데 그 말을 듣기 전과 들은 후가

되게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내35 : 네 진짜 힘들었는데 그때 당시가 정말 피크였어요. 그 소리 듣고 고3내내 방황하다가

학교 갔다가 또 놓으면 어디서 내를 정신 나간 것처럼 볼지 몰라서 공부고 뭐고 나

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있는데 너무 나는 열심히 잘하려고 했는데, 내가 흥분한

거 가지고 정신 나갔다는 말을 하면 내가 왜 공부하고 왜 학교를 오고 교우생활을

하며 내가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냐 이런 생각부터 들고. 대학교 초까지 고등학교 때

는 컨트롤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고 그냥 화만 났는데 학교를 아예 안 갔으면 대학

교 때는 완전 새로운 애들 만나니까 정신을 가다듬고 차분하게 가더라고. 근데 초기

다 보니 너무 힘든 거예요, 그러다 보니 학교도 자꾸 빠지고 그러고 3월 4월 다시

병원 가서 약 받고 약 먹으면서 조금 낫다가 다시 학교 빠지고 6,7,8월 실컷 쉬다가

드디어 개강했네요.

상36 : 그럼 약을 먹고 조금 더 괜찮았어요. 그런 것들이

상담사례연구집

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73

내36 : 그런 플라시보 같은 것들이 약을 먹고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는데, 약을

먹고 의사선생님이 자꾸 나았다 나았다 하니까 고3째 성모병원 의사선생님이 니 약

먹고 니 진짜 괜찮아졌다 얘기 하니까. 저 감정그래프 그리기 정말 힘들었거든요.

성모병원에서도 했었는데 점수 매기는 거 너무 힘들었어요. 내 감정이 플러스인지

마이너스인지 몰라가지고 (아!) 항상 붕 떠있을 때는 뭔 일을 해도 기분이 좋은데 이

게 기분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도 모르겠고, 그냥 사는 건데 왜 이걸 점수를 매겨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약을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하니까 약을 먹으면 괜찮겠지, 그런

생각에 병원 가서 약 먹고 그랬었는데

상37 : 그럼 미영씨가 느끼기에 막 효과가 있다기보다 의사 선생님께서 효과가 있는 것 같

다고 말을 하고, 플라시보처럼 나도 그런 것 같다 이렇게 느껴지신 거예요. 먹고 내

가 느끼기에 이런 부작용도 있지만 이런 건 좋다. 이런 건 있었어요?

내37 : 그냥 좀 화를 덜 내게 됐다는 건 화를 낼 때가 필요한데, 화를 낼 사람이 없으니까

의사선생님한테 화를 냈었거든요. 상담선생님한테처럼 정신과 의사선생님도 얘기 들

어주는 사람이죠. 있었던 일을 화내면서 이야기하니까 이젠 화낼 필요가 없어져서 진

정된 것 같은데, 의사선생님은 약 먹고 괜찮아져서 그렇다고 하니까 뭐 그런가 보지...

상38 : 아 그렇구나 그럼 미영씨하고 의사선생님하고 생각하는 게 달랐네요. 의사선생님은

약 때문이고 미영씨는 그래도 내가 화풀이를 하고 나니까 좀 시원한 것 같다 그런

느낌이 들었던 거네요.

내38 : 잘 모르겠어요. 잘 모르겠어요. 잘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잘 모르니까 잘 아는 사람이

야기를 듣자 해서 많이 나아졌겠지 하면서

상39 : 근데 미영씨도 그때 말씀할 때 고등학교 때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말한 것 같거든요.

저한테 그때는 정말 이렇게 말도 못했다고 얘기한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들었던

에피소드 같은 경우에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흥분하면 목소리도 커질 것

같고, 저도 말이 좀 빠른 편이라서 말이 빠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의사분이 봤을

때 혹은 내가 정말 심각하다 이건 정말 사회생활 못 할 만큼 심각하다고 느껴지는

게 있었어요?

내39 : 저는 아닌데 주위 사람들이 저도 흥분하면 그럴 수도 있고 말도 엄청 빨리 하는 편이

라서 지금도 말을 좀 빨리하고 있고, 저는 그냥 그런데 만나는 사람들도 제가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가족한데 학교에서 화난 일 있으면 가족한테 말하잖아요. 딱히 가족

한테 화난 건 아니지만 내가 화난 일이 있으니까 할머니한테 얘기하면서 쟤가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런 식으로 얘기할 수 있는데 지금 니가 왜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

면서 그런 식으로 너무 치 객관적이다. 논리적이고 그래서 약간 저를 이상하게 보는

건 부모님부터 인 것 같아요. 학교를 빠지니까 선생님들도 저를 이상하게 보더니 이

제 나는 그러니까 덜컥 나 진짜 이상한 사람이구나 저때 말했던 제 감정도 잘 모르

겠고 그래서 이제 그런 거 있잖아요. 약 먹으면 정상이 된 것 같고, 비타민 먹으면

건강해지는 것 같은 것처럼 이 약 먹으면 내가 괜찮아지는 것 같은 약 안 먹었을

때 차분해지는 거랑 약 안 먹고 차분해지면 약 먹었을 때는 이게 약 때문인가? 약

174 2015 상담사례연구집

안 먹었을 때는 우울증인 것 같고

상40 : 그렇게 생각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때 정말 많이 혼란스러웠을 것 같아요.

내40 : 그냥 화가 났었죠, 계속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계속

상41 : 이유 없이 화가 났었던 거예요.

내41 : 이유는 있었죠. 화가 나서 이유를 갖다 붙인 거나 다름없어요,

상42 : 그래도 여러 가지 중에서 그거를 이유로 생각하는 건 의미가 있을 거 같은데 어떤

게 화나게 했어요 미영씨를?

내42 : 그냥 그냥.. 그냥 작은 대화(작은 대화) 그냥 선생님들이 저한테 한 거. 저는 변했다는

소리 듣는 거 제일 싫어한다고 했잖아요. 변했다거나 상태가 안 좋다거나 무슨 생각

을 가지고 있나? 앞으로의 계획은? 아이들 행동도 그것도 너무 싫었고 다 화가 났어

요. 지금은 생각 안 나서 잘 모르겠는데, 그래서 그 수진이라는 친구도 원래 학교

잘 안 갔거든요 유급 안 당할 정도로만 가고 그래서 그 아이랑 같이 걔는 학교 안가

고 나는 땡땡이 치고 맨날 얘기하고 그랬어요. 하루 종일 화난 거 애기하고 시간이

다 가고 그랬었어요. 무슨 그래 화날 일이 많았는지 계속 화났어요. 지금 딱히 만나

서 화나는 얘기 안하는데 그냥 잡담하지 고등학교 때는 학교 시스템에 화를 냈어요.

얘네들이 왜 나를 잡아두는지 왜 야자 하는지 보충 너무 듣기 싫고 특히 병원가기

전에 보충 야자하기 싫어서 부모님이랑 얘기해서 합의 봤어요. 사람만나는 거 너무

힘들어서 합의 봤어요. 할머니도 오고 제 얘기를 모르고 상태를 모르니까 그냥 미영

이가 이런 상탠데 야자랑 보충이라 빼주십시오. 그러면 일단 얘기해보겠습니다. 야

자는 안하고 보충은 안 해도 되지만 할 수 있으면 하라고 선생님이 계속 저를 잡는

거예요. 그게 너무 싫었어요. 보충 어차피 들리지도 않고 저 수업 안 듣거든요. 그냥

소설보고 만화책 빌려서 보고 스스로 혼자서 자학하는 글 쓰고 화나는 글 막 쓰고

화풀이하고 가끔 공부하고 싶으면 일본어 공부하고 국어, 영어 아무것도 안하고 국

어시간에 반대 학생은 반항한다고 일본어 공부하고 영어 보충 수업듣는게 그냥 앉

아있는 거잖아요. 그게 너무 싫었어요. 선생님이 계속 잡는 거예요. 갈 거야 안갈 거

야가 아니라 내가 가면 왜 가냐는 식으로 나는 이야기가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이렇

게 잡는 거 보니까 내 상태를 잘 모르는구나. 계속 화가 나고 그래서 쌤이 보충 듣고

가라고 했는데 저 반항한다고 학교 뒷산에 가서 낮잠 자고 이랬거든요. 뒷산에서 낮

잠 자고 짜증나니까 진짜 열 받아서 내가 얼마나 학교에서 얼마나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지 봐라 이런 식으로 보충 수업하는 쌤이 감독할 때 야자 시간에 다리 꼬고

앉아가지고 선생님이 의아해하죠. 보충시간에 없다가 야자시간에 있으니까 저 학교

에서 엄청 유명했어요. 2학년 때까지는 엄청 열심히 하다가 3학년 때 애가 개인주의

로 변했으니까. 그러니까 안 물어보니까 저는 제 과거나 인생관 중에 부끄러운 게

없어요. 뭐 야한 생각했다는 것도 말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아무리 말하는 거 좋아한

다고 해도 물어보지 않는 걸 말하지 않을 정도로 말하는 걸 좋아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상태가 이상하다고 주변에서 뭐라고 하는 게 들리는데 물어보지를 않으니까

그게 더 싫었어요. 고3 때 담임선생님이 보다 못해가지고 수업시간 빼고 저를 상담

상담사례연구집

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75

실 데려가서 고3담임이니까 정말 바쁠 것 아니에요. 근데도 통째로 수업을 빼고 상

담을 했어요. 무슨 일이냐 그래가지고 그래서 그제야 이야기 했거든요. 병원가기 전

이라서 그래서 병원에 갈 거다. 내가 나도 이해가 안돼서 화가 나는데 선생님 이제야

물어보시네요. 하면서 계속 이야기했어요. 선생님도 알겠다하고 그때부터 제가 나가

든 말든 신경 안 썼던 것 같아요. 약간 포기라기보다 제가 저러고 있다가 언젠가는

잘 하겠지 라는 그런 생각 했던 것 같아요. 나중에 선생님 얘기 들어보니까. 지금

뭐 나름 잘 살고 있고 고3때는 계속 화가 났었죠.

상43 : 화가 났었고 그걸 이런 식으로 풀고 있었는데 아무도 궁금해 하지도 않고 물어봐주

지도 않고 나는 언제든 준비가 되어 있는데 답답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빨리 내

얘기를 하고 타협점을 찾고 좀 그렇게 나가고 싶은 미영씨의 마음이 느껴지는데

내43 : 보다 못해서 제가 답답하니까 상담처를 찾고 부모님은 모르니까 “니 어디 가는데?”

그러면 상담 간다고 하면, “니가 왜 상담을 가는데, 니가 무슨 이상이 있다고.” ‘이상

이 있으니까 상담을 가는 거지.’ 그래서 상담초기에 적었던 게 얼마만큼 힘들어야

상담을 받는 건지 모르겠다고 적은 게 왜 상담 받는지 모르고 그럼 난 어떡하라고

어떡하라고. 조금 더 빨리 상담 받고 조금 더 빨리 알았더라면 잘 보낼 수 있지 않았

을까? 그렇다고 후회하는 건 아니에요. 재밌었거든요. 고3생활, 방황하면서 재밌었

는데 다른 고3생활도 재밌었을 것 같은 어땠을까? 이런 생각도 드는데 지나간 시간

후회해봤자 소용없고

상44 : 다른 아이들과 좀 다르게 보냈지만 내가 보낸 고3생활도 나름 의미 있게 보냈다는

생각을 하시는 거 에요?

내44 : 네 재밌었어요. 재미없었으면 후회했을 텐데(그 친구 랑도) 그때 많은 이야기 나누며

친해졌어요.

상45 : 그 친구가 많이 힘이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주변에서는 나를 이상하게

보는데 그 친구는 나랑 비슷하게 서로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고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이지 않았을까?

내45 : 그냥 화풀이를 한 10%. 나머지는 딴소리 했는데, 자기 좋아하는 이야기 취향이 맞아

가지고. 누가 돈 생기던 딱히 더치라는 개념보다는 누가 돈 생기면 그 돈으로 놀러가

고. 대부분 카페 가서 이야기하고 책방가고 심심하면 노래 좀 부르다가 피시방 갔다

가 게임하다가 그리고 걔가 돈 없을 때는 내가 내고 그래서 재미있게 보냈어요.

상46 : 그렇게 재미있게 보냈던 시간이었네요. 그런데 아까도 그런 말이 와 닿는데 도대체

얼마나 힘들어야 상담을 받는 건가 물론 이제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을 것 같

아요. 그런데 미영씨가 상담을 신청하고 받고자 한 거는 그래도 내가 지금 힘든 부분

이 있고, 도움 받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 같거든요. 미영씨가 생각하기에 내

가 제일 지금 힘들고 도움 받고 싶은 부분은 어떤 부분인 것 같아요.

내46 : 성격. 탁 까놓고 말하면 이 조울증 좀 고치고 싶어요.

상47 : 그게 제일 크죠.

내47 : 이게 막 진짜 하 힘들어요. 굉장히 스트레스예요.

176 2015 상담사례연구집

상48 : 저도 그전에는 미영씨가 조울증 얘기했었지만 굉장히 호전된 상태이고, 그리고 이제

조증이라기보다 밝고 명랑한 상태만 보다가. 이렇게 오늘 또 보니까 미영씨가 그동

안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애써 감정을 눌러야 될 때도 있고, 그러다

가 갑자기 더 우울로 빠질 때도 있고, 그런데 이것 때문에 계속 주변에서 지적도 받

아왔었고, 그래서 주변사람들의 시선도 굉장히 신경 쓰였었고 굉장히 많이 좀 힘들

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그래서 저랑 목표세울 때 약은 좀 끊고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말했던 것 같아요. 일단 약을 끊는 것 보다는 고치는 게 먼저인 것

같고. 치료가 돈 때문에 늦어지는 것 같긴 한데 병원에 가서 의사선생님하고 또 얘기

해보시고 그 얘기를 저 랑도 하고. 혹시 또 제가 기회가 되면 미영씨한테 허락을 받

고 의사선생님과 얘기하면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내48 : 저 이번 주 안으로 꼭 갈게요.

상49 : 네 진료를 받으면 바로 하하. 아 그리고 그 아까 이야기 중에 감정 그래프 그리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했는데

내49 : 아 맞다 어제 일찍 자서

상50 : 27일에 늦잠 잤네요.

내50 : 하루 종일 푹 잤죠. 뭐 아 진짜

상51 : 그 다음날은 푹 자고 기분이 엄청 좋아졌어요.(네) 거의 제일 안 좋았다가 제일 좋은

상태로 까지 간 것 같은데

내51 : 집에서 아무 짓도 안하고 만화만 봤어요. 만화만 봤는데 나름의 기분전환. 어차피

이번 주는 휴일 주라고 생각해서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말썽을 부리는 친구가 있어

서 걔에 대해서 떠들려고. 그래서 7시에 만나서 떠들고 걔네 집에서 잤거든요. 재밌

었어요.

상52 : 그렇게 수다 떨고 기분 좋았다가 또 떨어졌네요.

내52 : 그냥 졸려서. 졸려서 그랬다가 시간 지나면 감정 사그라지니까

상53 : 그랬다가 이날은 기분 좋았다. 그죠?

내53 : 친구 집에서 진짜 잘 잤거든요. 3시까지. 이때는 늦게 일어나서 상관없을 때라서 12

시 일어나서 밥 먹고 일본어 공부하고 저 일본에 공부하면 기분 좋아지거든요. 그러

다가 예배 가서 자서 기분 확 나빠졌다가 뭐 별일 없었어요.

상54 : 기도회 참석한 건 좋았는데 많이 피곤했나 봐요.

내54 : 저 맨날 앞자리에 앉는데 담임목사님 보는 앞에서 계속 졸아가지고 으흐흐흐

상55 : 약간 무안하기도 했겠어요.

내55 : 존 적이 처음은 아니지만, 얼마나 어이가 없으시겠어요. 흐흐

상56 : 맨 앞자리에 앉았다는 건 열심히 듣겠다는 건데 그리고 이날은 조금 다운 됐었네요.

내56 : 네 일찍 일어나긴 했는데 오후에 약속이 있어가지고 옷도 고르고 화장도 신경 쓰고

했는데 그러다 보니 지각했어요. 9시 반까진데 10시까지 가서. 찬양 팀이 실수를 너

무 많이 해서 끔찍했어요. 그래서 점심 먹고 고등학교 때 금전적으로 도와줬던 이모

님 3시에 만나가지고 처음 부산 온다고 해가지고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친구 집 가서

상담사례연구집

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77

영화 실컷 보다가 자고. 저 원래 토요일 저녁에 일찍 자거든요. 내일 예배 준비한다

고. 먼일인지 모르겠지만 예배준비 못하고 밤새서 놀았어요. 그래서 최악이었어요.

끔찍했어.

상57 : 예배준비는 뭘 하는 거예요?

내57 : 내일 뭐 입을지 헌금 얼마나 할지 성경 넣고 가방 다 싸놓고 뭐할지 생각해놓고, 몇

시에 일어나서 어떻게 할지 세워놓고 그리고 내가 내일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지 생각하고 내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게 준비에요. 근데 늦게 자고 준비도 아무

것도 안하고 아무 생각도 안하고 그대로 밤새도록 만화 보다가 밤새도록 잤거든요.

상58 : 아 그랬구나. 뭔가 예배드리고 하나님 만나러 가는데 준비 없이 가는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조금 자책하는 마음이 들었나봐요. 근데 이모님이 좀 궁금했어요. 그전에는

잘 몰랐는데 근데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셨던 분이 있다고. 언제 고등학교 2학년 때

예요?

내58 : 어~ 고2랑 3때까지 대학교부터는 제가 돈 주지 말라고 한 달에 10만원씩

상59 : 어떻게 돈을 주시게 된 거예요?

내59 : 고등학교 고등부 담임선생님의 아는 분이셨는데, 내가 맡은 반에 금전적으로 어려운

애가 있는데 개를 도와줄 사람을 찾았어요. 그 분이 저를 위해서 많은 분을 알아봐

주셨어요. 자기가 돈을 안 버니까 도와줄 수가 없어서, 한분을 알아봐 주셨는데 그

분이 너무 큰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서 비서가 모르는 애한데 돈을 지원해주니까 안

된다고 사비로 주려고 하니까 그것도 안 된다고 그렇다고 회사 돈으로 하긴 더 안

되고 해서 깨졌어요. 그래서 그러고 있다가 이 분 만나서 차비라도 보태라고 한 달에

10만원씩 그래서 문자, 메일 무슨 일 있으면 메일 보내고, 감사하다고 메일 보내며

주고받다가 터키 갔을 때 선물을 샀거든요. 그동안 감사하다고 방학 때 내려오셨을

때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딱 이때 오셔가지고 인형 주셨어요. 껴안고 자는 거. 저

인형 되게 좋아하거든요.

상60 : 그럼 되게 좋았겠다 그렇죠. 어떤 마음 들어요?

내60 : 역시 엄마는 좋다. 뭐 역시 좀 자기 자식은 다르다고 해야 될까? 우리 엄마 제 친엄마

를 만나도 자기 딸 자랑하기 바쁘고. 욕은 하는데 정든 욕. 다들 저를 칭찬해요. 미영

이 같은 딸 낳고 싶다. 우리 딸도 미영이처럼 커야 할 텐데, 엄마란 사람 보니까 아빠

랑 좋았는데 한편으로 이 분이 딸이 셋인데, 동갑 고3, 초3있는데 어 진짜 잘 큰 것

같다. 어 우리 딸도 니같이 자랐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그 안에 있는 나는 아무리 잘

살아도 그분 딸이 아니잖아요. 우리 할머니도 내가 손녀니까 나를 막 자랑하고 다니

는데 약간 손녀랑 딸은 우리 할머니는 저를 약간 딸처럼 생각하는 말할 때도 자기

딸이라고 하고. 그래도 약간 엄마하고 그게 저는 아쉽긴 하죠. 아빠는 경상도 남자니

까 저에 대한 자랑을 안 하시잖아요. 제가 집에서 뭐를 잘해서 자랑거리가 되고 싶은

데 엄마가 없다고 해야 하는데, 없는 건 아닌데 지금 본인 딸 동생들이 진짜 딸 그래

서 약간 그 거리감이 들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되게 좋았지만 조금 아쉬웠어요.

상61 :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되게 좋았지만 또 한편으론 아쉽고 그런 마음 내 엄마에

178 2015 상담사례연구집

대한 공감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요? 나도 저런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마음. 물론 엄마가 있지만 할머니도 있고 여러 가지 마음이 들었겠어요.

내61 : 전체적으로 좋았으니까

상62 : 엄마는 친구 같다고 썼고 엄마는 좋지만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전반

적으로 아빠랑 엄마에 대한 느낌이 어때요.

내62 : 뭐 나쁘지 않죠. 나를 방치해두는 것도 아니고 내가 이렇게 말하면 복에 겨운 건데

그냥 평범한 거랑 거리 멀다고 불평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내가 어디 가서 얘기

를 못해요. 실제 엄마 아빠가 집에 있고 같이 사는데도 불구하고 힘든 가정이 있는데

같이 사는 것도 아니고 나에 대해서 방치하거나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서운한 감정

든다고 불평하면 얼마나 걔 입장에서는 어의가 없을까? 그니까 저는 어디 가서 말은

못하는데 그래도 드는 그 아쉬움과 불만에 대해서는 말은 할 수 있지만, 저는 평범하

다고 생각해요. 만나주지도 않고 방치하는 부모도 있고 맨날 싸우는 부모도 있을 텐

데 저는 평범하다고 생각해요. 같이 안사니까 서로 싸우는 모습도 볼 필요 없고 나한

테 미안하니까 딱히 나한테 나쁘게 안 대하거든요.

상63 : 항상 다른 사람입장을 생각해보시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

었겠다. ‘나도 그 사람이었다면 그럴 수도 있었겠다.’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미영씨

감정이 서운할 수 있잖아요, 그런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돼요.

내63 : 표현 못 해요. 할 생각도 안 해요. 계속 이 생각을 하다보면 때에 따라서 부모님이

있는 애한테 얘기를 할 수 없잖아요. 그리고 부모님 없는 애한데 가서 얘기를 하잖아

요. 그럼 또 걔 생각을 하면 자기는 또 잘 살고 있데요. 부모님 존경하는 애 앞에서

이야기하면 공감이 안 되고, 그렇다고 부모님 때문에 힘든 애한데 가서 욕을 하면

니만 힘드냐는 얘기가 나오는 거예요. 둘이 같이 노가리를 까야하는데 까기가 힘든

거예요. 둘이 같이 얘기를 해야 하는데 경험이 다르니까. 힘든 부분이 다르니까. 이

런 얘기를 하면 아 우리 아빠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순간 말이 안 통하니까 어디 가

서 말을 못하는 거예요. 오래 만난 친구일수록 사정 잘 알고 불편한 게 사정 잘 아니

까 말 못하고, 또 모르면 모르니까 말을 못하고 그래서 수백 번 이야기 하는데 그래

서 상담을 찾아왔어요. 아빠 엄마를 그래도 자기 아들편이기 때문에 엄마는 그래도

자기 아들편이기 때문에 아빠는 떠올리기 싫은 기억 떠올리게 하니까 진짜 싫은 거

예요. 자기 부모님한테 미안한 감정가지는 거 말 못하니까 제가 여기까지 와서 이야

기하고

상64 : 내 마음을 편히 말할 만한 상대가 없었네요.

내64 :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생각해요. 저는 더 신경을 많이 쓰는 어릴 때부터 그런 소리

듣기 싫어서 더 노력하는 것뿐이지. 사실 다 그렇게 산다고 생각해요. 진짜 본능적으

로도 인간이니까 세상 다 그렇게 산다고 생각해요.

상65 : 음.. 이런 부분들 힘이 들지만 다들 그렇게 살지 않을까 생각하신다는 거죠?

내65 : 휴~~ (5초 침묵) 여기 와서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어디서 말을 못해서

상66 : 어떤 말을 하고 싶었어요?

상담사례연구집

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79

내66 : 아빠를 볼 때마다 미안하다고 해야 되나? 어디 가서 말을 잘 못하겠어서 여기서 말을

하는 건데, 부성애와 모성애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다 치우고 부성애는 후천척

이라고 들었으니까 애가 생기기 전까지는 없다가 애 생기고 나서 시간을 보내면서

정처럼 생기는 거라고. 저희는 같이 있어본 적 없어가지고 진짜 어렸을 때 이혼하셨

거든요. 태어난 지 몇 개월 만에 바로 이혼하시고, 저는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가서

거의 아빠랑 있을 새가 없었고, 그리고 7살 1년 동안 엄마랑 있었고 그리고 돌아왔

을 때 아빠는 외국에 있었고 일하러 가서 없었고,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4학년 때

오셨거든요. 그때부터 중3까지는 할아버지가 있어서 말도 못 걸었거든요. 그때는 그

냥 집에 같이 사는 아저씨 같이 살다가. 고1 때 아빠랑 처음 가장이라는 입력이 되

고, 아버지다. 그때 고1 때 얘기한번 하고 제대로 된 대화도 한적 없는데, 고1,2,3학

년 때, 대1년 4년 동안 그니까 평생 살아도 아빠랑 별로 안 친한 애들 많은데 아빠랑

4년 밖에 안 지냈는데, 내가 이 집안을 위해서 딱히 하는 것도 없는데,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학비는 제가 아직 국가 장학금을

받으며 하고 있지만, 용돈도 타 쓰고, 제가 어떻게 보면 집에 하등 도움 되는 게 없어

요. 집안을 위해서 뭐 하는 것도 아니고 만화가가 약간 도박사같이 작가처럼 밥 벌어

먹고 살기 힘든 거잖아요. 나 혼자 살면 모르겠지만 아빠랑 할머니 모시면 뭐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집에 딱히 도움 되는 것도 없고, 자랑될만한 것도 없고,

내가 이혼을 했지만 내 딸이 이렇게 자랑스러운 딸이다 할 만큼의 메리트가 없어요.

그니까 이제 그냥 아빠 생각을 이혼했으니까 사랑하지도 않는 딸자식 키워봤자 약

간 저는 최근 들어서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라도 있었으면 가족이라는 이름

으로 아빠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힘쓰잖아요. 근데 우리 가정은 나이든 할머니, 사랑

하지도 않는 딸, 그리고 돈 벌어야하는 자기, 사랑하지도 않는 딸의 자식을 엄마는

길러야 하지만, 딸은 내가 가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돈 벌어다 줘야하고, 그리고 내

가 커서 돈을 벌어 보답할 만한 게 있어요. 나는 만화가로 애가 공무원 같은 안정적

인 직업으로 내 노후를 보장해줄 애도 아닌데 진짜 그냥 어떻게 가족관계가 아니었

으면 헛 투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아빠한테 많이 미안하다고 해야 하

나? 자꾸 쓸데없는 생각이 들어요. 아빠 얼굴 볼 때마나 나를 되게 쓸모없는 애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그냥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의 딸인데, 자기 딸이 아니라고 생각

하지는 않을까? 자기랑 있은 지 1년 반도 안 되는데 그렇다고 내가 애교가 많은 것

도 아니고 뭔가 대단한걸 해서 상장을 받아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을 간 것도 아니고 장학금도 성적장학금이 아니라 국가장학금 돈

없어서 받는 것 이런 장학금 받아서 학비 충당하지만 이것도 나의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니까 졸업해서 공무원 취직을 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그래서 결국 깨진 독에

물 붓는 것 같은 자식을 키우는 것 같은 자꾸 그런 생각이 드니까 그냥 자꾸 화가

나고 그냥 좀 그냥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대학생이 되니까

자꾸 돈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돈 벌고 어느 정도 그 일이 익숙해지면

용돈을 조금 줄여서 아예 안 받고 내가 할머니나 집안을 도울 수 있으면 좀 도움

180 2015 상담사례연구집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냥 한없이 땅으로 꺼지는 그런 마음

상67 : 왜 그런 생각이 든 거예요?

내67 : 그냥 최근 들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저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으니

까. 미안해요. (눈물) 부모님이 자식을 사랑한다는 게.. 아침부터 감성이 폭발하네요.

부모가 나를 사랑한다기보다 못 떠나니까 이대로 살다가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

정되고, (눈물) 남들은 몰라요 당연히 니 아빠니까 니를 사랑하지. 어릴 때 사랑을

받아본 기억이 없으니까 당연히 사랑한다는 게 어떤 말인지 잘 모르고 (눈물) 그냥

미안하죠. 나를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면 몰라주니까 미안하고, 만약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뭐 사랑하고 있지 않은데 나를 키워주니까 고마워해야 하는데 아무런 도움

이 되지 못하고 있으니까. 2학기 때는 진짜 열심히 공부라도 하고 싶은데 학생이니

까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공부라도 열심히 해야 하는데, 아빠는 4년 동안 한결같

이 생각하니까 그냥 그게 미안해서, 근데 자꾸 이제 이걸 누구한테 말하면 당연히

니 아빠니까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는데 저는 그걸 몰라요. 어떻게 부모가 당연히 사

랑하는지. 배 아파서 낳은 자식도 그렇게 버리고 가는데 나중에 자기가 낳은 자식들

비교하면 그걸 들었었는데 엄마 앞에서 티를 안냈거든요. 니는 진짜 잘 큰 것 같다고

우리 아들, 딸은 왜 그러지 모르겠다고 계속 하소연 하는데 저는 그게 너무 부러웠단

말이에요. 잠깐만요.

상68 : 남들한테 되게 당연한 게 나한테는 당연하게 느껴지지도 않고 그런 말이 이제는 위

로가 되지 않았겠다. 미안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마음이 들었네요.

내68 : 내가 되게 아빠를 존경하고 그런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자기 자격지심 때문

에 믿어주지도 않고, 이런 말하면 그냥 쓸데없는 얘기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나는 그

냥 나대로 이렇게 사는 거지 뭐 그렇습니다. 끝

상69 : 사실 조금 어려운 말이었어요 미영씨한테는, 말하고 나니 기분이 좀 어때요?

내69 : 이런 말 한 거 처음이에요. 이런 말 하긴 했었는데 잘 몰라서 너무 말하고 싶어서

개강하니까 더 그런 생각이 들어서, 용돈 달라고 해야 하는데 말도 못하겠고 누구한

테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마침 오늘 상담이고 그래서 선생님한테 말한 거예요.

상70 : 생각해도 못할 때도 있고, 할 수도 있잖아요. 말하고 나니 기분이 어때요?

내70 : 똑같아요.

상71 : 똑같아요. 처음 우는 모습을 봤는데 그런 모습 보여주고 나서 마음의 변화는 없어요?

(울음) 저는 미영씨랑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어요. 미영씨가 평소와는 달리

조금 차분하고 그랬었는데 미영씨가 이렇게 마음속에 있는 말을 해주어서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고, 미영씨가 아버지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더 이해가 잘되고 공감이 되

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또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돈 같은 거 많이 신경 쓰는데

미영씨가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뭔가 그런 부분이 미영씨한테 어떻게 들렸을까? 궁

금하기도 하고 제가 그런 질문할 때 어떤 느낌이 들었어요?

내71 : 그냥 그런 질문처럼 들렸어요.

상72 : 그런 질문처럼 들렸어요. 그건 아닌데 그렇게 들렸을까봐 걱정이 되더라구요.

상담사례연구집

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81

내72 : 저는 그렇게 고차원적으로 생각하는 애가 아니에요.

상73 : 미영씨는 미영씨를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 것 같아요?

내73 : 저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냥 제 주변사람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질 뿐이지, 저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요.

상74 : 전반적으로 저도 그런 느낌이 드는데, 저는 오늘 미영씨 보면서 뭔가를 꽉 잡고 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혹시 제가 느낀 느낌이 어떻게 전달될지 모르겠어요. 미영씨에 대

해서 제가 그렇게 느낀 것에 대해서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들어요?

내74 : 그건 좀 나중에 말을 (7초 침묵)

상75 : 나중에 말을 하고 싶어요. (네) 그럼 하고 싶을 때 해요. 오늘 상담 어땠던 것 같아요?

내75 : 상담은 항상 재밌죠.

상76 : 평소와 다르게 느껴지는 것 있어요?

내76 : 울고 싶지 않았는데 울고 말았어.

상77 : 상담에서 울고 싶지 않았어요?

내77 : 울면 그렇잖아요. 이 나이에 뭐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슬픈 장면 나올 때 우는

건 모르겠지만, 그래도 별로 슬픈 것 같지도 않은데 운다고 생각할 것 같기도 하고

상78 : 그런 걱정들이 되세요.

내78 : 걱정도 있고 그냥 다른 애들이 울면 그렇다고 생각한 건데 내가 울면 괜히 불쌍한

척 하는 것 같고 허들이 높은 것 같아요. (네) 아빠 얘기를 하며 웃으면서 끝내고 싶

었는데 어쩌다 보니까

상79 : 미영씨랑 저랑 이제 7번 정도 만났던 것 같아요. 좀 어땠어요?

내79 : 선생님 좋아요.

상80 : 처음에 얘기했던 부분 조금 채워진 느낌이에요, 아니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느낌

이에요?

내80 : 그건 잘 모르겠지만 잘 들어주셔서 되게 고맙고 잘 얘기해주고 물어봐주셔서 감사했

던 것 같아요. 질문도 안 하는데 혼자 말하는 건 좀 그렇잖아요. 질문해주니까 애기할

수 있고

상81 : 제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미영씨에게 물어볼 수 있겠네요. 수고 많았습니다.

‣상담 평가 : 내담자가 평소와 다른 차분하고 조용한 모습을 보여줌, 처음에 당황하

였으나 오히려 감정에 대해 방어적인 측면이 줄어서 아버지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탐색할 수 있었음

8회기 (2015.09.09)

‣상담목표: 아버지와의 갈등 탐색

‣상담내용(지난주는 잘 보냈어요?) 지난주는 적으면서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한주를 보

냈어요. 안 좋은 다른 계기는 없고 쌓아놨던 게 샌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쌓아놨던

182 2015 상담사례연구집

거) 아 정말 말하기 힘들어요. 아니 말하기 힘든 게 아니라 생각이 섞여있어서 두서없이 말할까봐. (두서없이 말해도 돼요. 꼭 정리해서 말할 필요 없고 편하게 말하면돼요) 아무렇게나 말하자면 내가 자기 주제도 모르는 멍청이라서 자기 표현하는데 거리낌이 없이 무작정 말하면 좋은데 너무 주제를 잘 알아서. 진짜 힘들어도 억지로 참고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고 있는데 나는 사회부적응자로 보고. 탁 까놓고 말해서 저괴롭다 힘들다 말하는 게 쪽팔려요. 배부른 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평범하고 유치한 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 중략 - 아빠가 친목을 다져보자는 의미로 2-3시간쯤 얘기를 했는데 마지막에도 좋게 끝났는데 아빠 보내고 방에 딱 들어오는데 집을나가던지 죽던지 둘 중에 하나 해야겠다 생각이 드는 거예요. - 중략 - 이 끔찍한 기분에 우울증까지 겹쳐서, 고등학교 때는 끔찍할 때 조증이 와서 억지로 뭔가를 만들어서풀었는데, 우울증이 오니까 결론이 죽든가 집을 나가든가 밖에 없었어요. - 중략 - 아빠가 이제 성인이 되면 너를 키워주고 돌봐준 아빠와 할머니에게 돌려줄 때가 됐다하더라고요. 어떻게 도와줘야 되나? 심지어 나중에는 이 사람들에게 효도를 해야 되나? 효도는 뭐뭐 도대체 내가 왜 집안일을 해야 하나? 웃어줘야 하나? 좋은데 취직해서 자랑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하나 문제는 그 자체가 싫은 게 아니라 그 생각을 하고 있는 나 자체가 싫은 거죠. 아빠가 이야기 하는데 뭐가 불만이지 나 왜 그렇게 비뚤어졌고 불만이 많지. - 중략 - 나도 큰일인지 아니까 그만 확인시켜줬으면 좋겠는데,차라리 고아였으면 좋았을 걸 - 중략 - 남아있는 양심 때문에 충격 받고 쓰러지지는않을까 그래서 할 수는 없고, 그런데 집에 같이 있으면 미칠 것 같고. 숙제 안하고 늦은 이유는 오늘 기분 전환한다고 화장도 하고 그랬는데 방문 앞을 나서니까 모든 게다 싫어서 그래도 안가는 건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늦었지만 왔어요. (오늘 제가 말씀드리기보다 미영씨 얘기를 듣고 싶어서 들었어요. 처음에 두서없이 말하는 거힘들어했는데 다 말하고 나니 기분이 어때요?) 똑같죠 뭐. 달라지는 건 없는데, (말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어 답답했겠어요) 답답한 걸 넘어서 죽고 싶어요. - 중략 -(말하는 동안에 저도 여러 가지 마음이 들었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눈물) 아~~ 앞으로 평생 이렇게 살아야 되나 싶기도 하고 - 중략 - (미영씨를 100% 이해할 수는없지만 공감되는 부부도 많았어요. 여기서는 편안하게 두서없어도 괜찮고, 이 시간은 미영씨 만을 위해 허락된 시간이니까 남들 생각하지 말고 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그런 제 진심을 전하고 싶었어요. 오늘 어땠어요?) 원래사람이란 게 해도 괜찮다는 말을 듣는 것만으로 좋잖아요. 되게 상냥한 언니가 얘기해주니까 신뢰가 느껴져요.‣상담 평가 : 내담자와 아빠와의 갈등을 탐색함. 내담자의 기분이 좋지 않아서 특별

한 개입 없이 충분히 들어줌. 내담자가 충분히 수용 받은 느낌은 들었지만 답답한

마음을 여전히 가지고 있음. 향후 구체적인 탐색을 통해 내담자의 욕구와 해결방안

을 찾아볼 필요가 있음

9회기 (2015.09.16)

‣상담목표: 가족과의 갈등 탐색

상담사례연구집

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83

‣상담내용

(병원은 다녀왔어요?) 성모병원 중간에 다른 병원 갔다가 이번에는 못골에 있는 큰

병원 갔는데 (병원 중간에 옮겨도 상관없어요?) 전 모르죠. 그냥 가고 싶은데 갔는데

조울증 처방 받고 왔어요. - 중략 - 1년 동안 선생님도 그냥 질려버리고 자꾸 새로운

것 찾고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있어야하는데 멀리하려고 하고 이성적으로는 알고 있는

데 감정은 멀리하려고 하고, 정서불안 장애 같다고 하는데 맞는 것 같아요. 당분간은

쉬면서 치료에 전념하고 싶어서 학교도 휴학했어요. - 중략 - 아빠랑 애기해보고 내년

워킹 홀리데이나 준비해보려고요. 지금은 최대한 마음 비우고 살려고 하고 있어요. -

중략 - 할머니랑 싸우고 집에 들어가기 싫은 거예요. 방 안 치웠다고 못된 년, 니 마음

대로 하는 가시나, 남한테 피해준 것도 없는데 툭하면 엄마 없어서 그렇다고 말하고.

아빠도 상처가 되는 말을 하고 - 중략 - 그냥 집에 있는 것 자체가 숨 막히니까 싫어요

.- 중략 - 정서 불안 있다는 말 듣고 와 진짜 잘 자랐다 스무 살 살고 진짜 잘 살았다

(자조하는 듯한 목소리) - 중략 - (오늘 감정을 다 쏟아냈는데 기분이 어때요?) 선생

님 정말 현명해요.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바라는 게 있을 수 있잖아요 사람이. 그만큼

사람 이해하고 싶은데 그럴 기회 시간도 주지 않고, 솔직히 말해서 수진이한테 이후로

처음이에요. 감히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상담 평가 : 가족 간의 갈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탐색하고 가족에 대한 부정적인 감

정을 표현하고 수용해줌. 감정에 머무르며 양가감정에 대해 탐색함

10회기 (2015.10.02)

‣상담목표: 대인관계 갈등 탐색, 아버지와의 갈등 탐색

‣상담내용

(알바는 어때요?) 요즘 꾸중을 들으면 죽고 싶은 거예요.. 울컥하는 게 미움 받고

있는 게 느껴지니까 무섭더라고요. 잔소리 안 들으려고 노력하는데 잔소리를 들으면

정말 내가 미움을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중략 - 아빠가 자기가 나름 이야

기한다고 순대를 사와서 이야기 하자고 하는데 얼마나 훈훈해요. 훈계를 하는데 다 맞

는 말인데 거기서 무슨 말을 해요. 어른들의 걱정과 고민을 알겠고 내가 뭘 어떻게 해

야 하는지도 알겠고, 그런데 내가 뭘 해야 하는지, - 중략 - 상담의 궁극적인 목적은

한 인간이 행복하게 사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사람의 인생이 조금 더 좋아지려고 상

담을 하는데 상황은 변했지만 제 마음은 하나도 안변했어요. 얼마나 부정적인 마음을

가졌냐면요. 너무 우울하고 이 모든 게 너무 싫고 남이 싫어하는 내가 싫어요. - 중략

- (아르바이트 때 힘들어서 친구들에게 와 달라고 부탁) 내 상태가 안 좋은데 다들 안

된다고 하는 거예요. 그냥 차라리 가기 싫다고 하면 되는데 그것도 상처 받지만 변명이

더 상처가 돼요. 이유가 거리라면 내가 그 거리보다 못한 존재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184 2015 상담사례연구집

‣상담 평가 : 대인관계에서 내담자가 느끼는 어려움에 대해 탐색함. 내담자의 감정

표현에만 그치고 치료적으로 활용하지 못해 아쉬움

11회기 (2015.10.08)

‣상담목표: 이혼에 대한 상처 탐색, 가족과의 갈등 탐색

‣상담내용

(어떻게 지냈어요?) 새 알바 찾는 거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아 어제 외박 했는

데 문자한통 보내고 집에 안 갔어요. 그래서 일찍 온 걸지도. 진짜 집이랑 애기를 해

야 할 때가 온 거 같아서, 그냥 저희 집은 다른 걸로는 안 싸우는데 매일 집에 늦게

들어가는 걸로 싸우거든요. 원래는 집에 들어가려고 했었는데 진짜 친한 친구 한 명이

부모님이 이혼했는데 갑자기 카톡을 보는 순간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고요 - 중략 - 나

는 되게 겁나는 거예요. 친구는 시크해서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크면 어떤 의심하게

되냐면 자기가 살아왔던 모든 상황에 대해 의심하게 되더라고요. 사랑에 대한 의심.

둘이 치고 박고 싸우는 거 좋다 이거예요. 근데 그게 애들보다 더 크다는 걸 안정하게

되는 순간.. 모든 걸 의심하게 되요 - 중략 - 가볍게 연락하고 집에 안 들어갔는데, 크

게 문제될 일은 아닌데 일을 크게 만든 건 아빠에요. 억울해요. 왜 나보고 정신 차리

래요. 공부 안 되는 데 돈 아까워 휴학하고, 돈 벌려고 알바 하고, 친구만나고 일본어

공부하고 집안일도 하고 개한테도 신경 쓰고 아빠 오면 문자 보내고 늦으면 연락하고

화내면 사과하면 모든 감정소통하고 하는 데 내가 뭘 더 정신차려라는 거예요. 딸이

기분 나빠서 집에 안 들어갈 수도 있지. 저는 제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것 답답한데요.

자꾸 일을 크게 키우는 건 아빠다 얘기했어요. 휴학하는 이유 이야기했어요. 돈 낭비

다. 공부도 안 된다. 세상에 마음먹은 대로 되면 불행할 사람이 어디있겠느냐고 근데

아닌 경우도 있다고요. 그니까 이제는 그냥 아빠한테 메일 보낸다고 했어요. 한번 생

각해봐라 - 중략 - 제가 진짜 두서없게 이야기하는 데 어떻게든 카톡도 다 탈퇴하고

주변에서 뭐라 하는 거 꼴도 보기 싫더라고요. 다 탈퇴하고 그 부모님 이혼한 친구한

테는 탈퇴하니까 메일로 해라하고 - 중략 - 그냥 나를 내버려두면 가족에게 최대한 피

해 안 가게 하겠다. 내가 화가 나고 억울하고 근데 미안하고 별 생각이 다 드니까 그

냥 좀 그랬어요. 진짜 현재 이혼한 가정 걱정만 계속 되고 한편으로 이런 생각이 들더

라고요. 걔는 무덤덤한데 나는 왜 지금까지 질질 끌고 와서 아빠한테 미안하다는 말

하게 만들지.

‣상담 평가 : 내담자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상담을 진행함. 이혼으로 인해 내담자의

상처가 생각보다 커서 이를 중점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어 보임

상담사례연구집

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85

Ⅴ 상담 전체 평가

내담자가 상담자를 신뢰하고 상담을 안전한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어, 이전 상담과

는 달리 자신의 속마음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음. 상담자로부터 수용 받는

경험과 이해받는 경험을 하고 있음. 스스로 이야기를 통해 복잡하게 얽혀있던 생각

을 정리하고 있으며, 상반되는 감정에 대해서도 지각하고 있음. 내담자 스스로는 상

담이 효과적이라고 하지만 상담자와 내담자가 구체적인 상담목표를 정하지 않아 눈

에 보이는 상담의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음. 장기적인 목표 이외에 생활습관 등 구체

적인 목표도 설정하여 내담자가 눈에 띄는 변화를 관찰할 수 있게 하는 개입도 필요

할 것으로 생각됨. 또한 겉으로는 휴학을 하고 카톡을 탈퇴하고 독립을 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와 가족 간의 갈등이 나타나는데, 그동안은 내담자에게 수용을 통해 교정

적 정서 체험의 시간을 주었다면 이후에는 이 감정을 치료적으로 잘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됨

186 2015 상담사례연구집

논 평김현숙 / 신라대학교

1. 내담자에 대한 이해 현재 대학교 1학년인 내담자는 고3 때 조울증 진단을 받은 이후, 대학교 입학 전까

지 병원에서 월 1회 조울증 진료와 약물을 처방받았으며, 동시에 대학 입학 2개월 전

까지 생명의 전화에서 주1회 조울증으로 7개월 간 상담을 받았지만, 상담자에게 마음

을 열지 못하고 수박 겉핥기식으로 끝났던 상담경험을 가지고 있다.

조울증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는 내담자가 상담원을 내방한 시기는 대학교 1학년

1학기가 끝날 무렵인 6월 중순경이었다. 내담자는 조울증 진단을 받았던 고3 당시 원

만치 못했던 학교생활과 달리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면서 정신을 가다듬으

려 무척 애를 썼지만, 오히려 친구들을 피하게 되고 학교도 결석하는 등 대학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중에 방문 당시 조울증이 학교에 소문이 나서 자신을 이상한 눈빛으로

보는 것 같다고 느끼게 된 것이 상담실을 내방하게 된 촉발요인으로 보인다. 자신이

조울증에 걸렸지만 학교에서는 조울증이 드러날까 봐 극도로 조심하는 과정에서 내담

자는 심리적으로 소진되고 그에 따라 친구들을 피하게 되면서 사람관계도 힘들게 느

껴지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또한 가까운 가족인 아버지조차 자신의 증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노력하면 낫는다는 식의 진심어린 걱정보다는 냉담하고 가혹한 태도를 보인

다. 이에 내담자는 화가 나지만 그 감정조차 혼란스러워 하며, 자존감 등 모든 게 사

라졌다고 느끼고 있다. 자신의 생활을 관리 하지 않은 불성실하고 도피적이며 부적응

적 패턴을 보이고 있다.

내담자의 문제에 보다 더 명확하게 접근해가려면, 내담자가 조울증을 그 누구에게

도 이해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버텨주던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느끼는

것, 인간관계를 회피하고 자기관리를 하지 않음으로써 일상생활에서 도피하는 양상

등 문제가 유발된 요인이 무엇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요인으로는 내담자가 태어난 직후부터 부모의 이혼에 이르기 까지 외상에

가까운 분리 및 8세까지 5번의 양육환경이 바뀌면서 정서적으로 유기되었다고 볼 수

있는 내담자의 가족력과 발달사이다. 내담자가 생후 3개월 될 무렵 부모님이 이혼한

이후부터 내담자는 조부모 밑에서 자라게 되었다. 5세경에 아버지는 태국에 가서 일

을 하게 되었고, 7세쯤에는 6개월 정도 외조모와 함께 살며 정이 들 때쯤, 1년 정도

상담사례연구집

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87

재혼한 모의 가정에서 함께 살게 되는데 당시 모의 재혼 남편은 무서웠고 자신이 군

식구같이 대접받는다고 느끼게 되었으며, 모가 자신에 대해 걱정해주는 마음도 별반

느끼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다시 조부모 집에 왔을 때 내담자가 재혼한 모

의 집에서와 같은 대접을 받을까봐 무서워하고 눈치를 보자 조부가 그러한 손녀를 걱

정해 주시고 가장 자신에게 사랑을 많이 주셨고 방패막이가 되어 주었다고 한다. 초등

학교 4학년 때 내담자의 부가 한국에 왔고, 그 이후부터 중 2때까지 부에게 말도 못

걸고 지냈으며 아저씨같이 느껴졌다고 한다. 중 3때 조부가 사망하시고, 같은 해 내담

자의 모가 연락이 왔고, 대학 입학 전까지 모를 만났지만 대학 입학 이후부터는 모의

재혼한 남편의 눈치가 보여 내담자를 만날 수 없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대학

1학년 때 외조모가 돌아가시게 되었다. 이처럼 내담자는 생후 초기부터 부모의 이혼

과 함께 모와 떨어지게 되면서 상실을 경험하였고 양육자인 부 또한 내담자의 상실의

정서적 의미에 무심했던 것으로 보이며, 8세경에 조부의 사랑을 느끼긴 한 것으로 보

이나, 내담자의 중요한 생애 초기의 양육환경에서 부모 사랑의 상실은 어린 아이가 감

당하기에 너무나 가혹했던 것으로 보이며, 여러 환경들의 변화들을 정서적으로 처리

할 기회가 없었던 패턴이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부모의 정서적 상실과 가

족에게서 눈치 받고 군식구같이 대접받았던 경험이 내담자가 현재 보이는 모든 것의

자신감 하락과 관계와 일상생활에서 도피하려는 것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두 번째 요인은 내담자가 대인관계와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유지해 온 패턴이다. 즉,

내담자는 살아오는 동안 인정받으려고 애썼고, 버림 받고 무시당했던 것을 이해하려

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내담자는 오랜 시간 동안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

는 데 있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호의적인 반응만을 보이며 다른 사람들과 조건적으

로 관계를 맺는 패턴을 개발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내담자가 재혼한 어머니의 가

정에서 1년간 지내면서 어두워진 내담자를 걱정하며 짜증내거나 화내거나 언성을 높

이지 말고 어떤 상황에서도 웃도록 교육을 시켰던 조부의 교육의 영향으로 내담자는

사람들에게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해 호의적으로 행동하였고 이로 인해 초, 중학교 생활

에서 모범생 역할로 인정도 받게 되었던 긍정적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 내담자에게 반

복되고 있는 패턴 중, 타인에게 호의적으로 대하기만 하는 방어패턴은 첫 회기에 상담

자에게 작은 선물을 가지고 온 것에서 비롯하여, 2회기에 특히 잘 나타나고 있다. 즉,

‘불안이나 근심이 많은데 겉으로 티가 안 나서 다른 사람이 눈치 못 챈다.’, ‘화를 내거

나 언성을 높이면 안 되고 어떤 상황에서도 웃는다. ‘, ‘짜증날 때도 웃어야 되니까 절

대 화를 낼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에서와 같이 내담자는 상황에서든 대인관계에

서든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반복적으로 부인하거나 억압해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러한 패턴은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어려움과 자신의 처지라면 마땅히 가질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가족이나 다른 누구한테도 타당화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188 2015 상담사례연구집

이처럼 내담자의 가족력과 발달사에서 정서적 유기의 경험과 그에 대한 정서적 처

리가 어려웠던 내력들, 그리고 안전감을 위해서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들을

부인하거나 억압하면서 타인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고자 했던 패턴들을 함께 고려해

보면, 내담자가 조울증이란 증상에 대해 가까운 사람들에게 적절하게 호소하고 도움

을 받을 수 있는 기능적인 대처방식을 사용하기보다 조울증이 이상하고 정신 나간 사

람으로 보이게 하는 부정적인 것으로만 간주하여, 숨기고 관계에서 철수하고 그에 따

라 자신의 일상생활도 불성실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는지 다소 이해될 수 있다. 또한

내담자 자신도 이런 자신의 모습에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담자는 고통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경험하고 있는가? 내담자 핵심문제가

반영된 단어는 사실상 첫 회기에 드러난다. ‘상담도 취소되고,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헌혈도 되지 않는 것에 거부당한 느낌이 든다.’에서처럼 내담자에게는 발달사에서 유추

할 수 있듯이 거부당하는 느낌, 버림받은 느낌이 기저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내담자

가 표현하는 구체적인 고통의 모양새는 다음 내용에서 드러난다고 보여 진다.

7회기에서 ‘아빠한테 미안하다. 자꾸 쓸데없는 생각이 든다. 나를 쓸모없는 애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냥 자꾸 화가 난다. 그냥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의 딸인데, 자기

딸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돈 벌어야겠다. 용돈도 안 받고 할머니 집안 일 도

우면.. 그냥 한없이 땅으로 꺼지는 마음.’에서 내담자는 화나고 한없이 땅으로 꺼지는

마음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8회기에서 ‘아빠가 너도 성인이 되면 아빠나 할머니에게

돌려줄 때가 되었다고 하더라. 집을 나가든지 죽든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데 효도를 해야 하나? 이런 생각 하는 나 자체가 싫다. 아빠 이야기에 뭐 그리 불만이

고 나는 왜 이렇게 삐뚤어졌고 불만인지.. 차라리 고아였으면. 답답한 걸 넘어서 죽고

싶다. 앞으로 평생 이렇게 살아야 되나 싶다.’에서도 화나고 답답한 걸 넘어서 죽고 싶

고,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절망감을 호소하고 있다. 내담자는 앞에서 짐작한 바처

럼, 부정적인 감정은 드러내지 않고 좋은 것만 드러내는 오랜 패턴으로 인해 내담자는

자기 자신과 자신이 아닌 것 사이를 분명히 구분하지 못하는 경계장애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예컨대, 불행할 수 있는 자신의 삶에 대해 죽을힘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자신에 대해 냉담하고 비판적인 아버지에 대해 화가 나다가도(자

신의 것), 다시 아버지에 대해 불만을 갖는 자신에 대해 비난하며(자신이 아닌 것), 이

런 자신의 생각들과 감정에 대해 ‘자기고문게임’처럼 죽을 만큼 답답하고 평생 해결되

지 않을 것 같은 암담함과 절망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담자는 부에게 잘

보이려는 마음을 가지면 한없이 땅으로 꺼지는 느낌과 죽을 만큼 답답하고 평생 이렇

게 살아야 하나와 같은 절망감을 느끼는데, 왜 그럴까? 추측컨대 내담자의 기저 감정

및 신념, 버림받을 것 같은 공포, 딸이 아니라고 할 것 같은 두려움이 한없이 땅으로

꺼지는 느낌과 무력감이나 절망감으로 표현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담자는 부모의 정서적 상실과 유기 경험, 자신의 부정적 모습이나 감정은

상담사례연구집

2015

부모가 저를 사랑하는 걸 몰라요 189

부인 및 억압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호의적 행동만 지속한 패턴을 자지고

있다. 그리고 조울증을 겪으면서 지금까지 지속했던 패턴의 유지가 어려워졌고, 관계

회피와 생활에서의 도피로 부적응을 겪고 있으며, 이것의 기저에는 자신은 버림받고

거부당할 것에 대한 공포가 해결되지 않음으로 인해 나타나는 우울감과 절망감, 분노

와 같은 복잡한 감정들이 다루어지지 않은 채로 괴로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담자는 정말로 조울증을 고치고 싶은 것이다.

2. 상담목표 및 상담방법 내담자가 보다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내담자는 정서적으로 슬펐던 상실경

험과 그에 따른 분노 경험을 처리하고, 자신이 거부당하거나 버려질 것이라는 두려움

을 덜 느끼면서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또한 내담자가 성인기로의

전환기에 있는 대학생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내담자의 대학생활 적응을 조력하는 것

이 일상생활 속에 내담자가 적절히 기능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상담자가 상담초기에 내담자의 경험과 정서를 개방하게 하고, 감정과 생각들을 정

리할 수 있게 한다고 세운 목표는 적절하다고 보여 진다. 그러나 본 사례에서 상담자

는 11회기 동안 내담자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들었다고 보며, 이후에는 상

담자가 공감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내담자의 슬픔이나 다른 부정적인 감정을 부인하는

태도에 지속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가르치고 그런 감정이 재앙

을 가져오지 않음을 교육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여 진다.

즉, 내담자의 문제를 유발한 요인들, 첫째, 가혹했던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한 내담자의 노력을 알아주고, 그렇지만 슬픔과 불행감, 분노 등을 경험해도

된다는 것에 대해 작업하고, 둘째, 내담자의 생존방식이었던 부정적인 측면은 배제하

고 긍정적인 부분만 보여주고 인식하고 느끼고자 했던 부적응적 패턴을 지각하고 수

정하며, 셋째, 그러한 패턴의 기저에 있는 내담자의 부모에게서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 및 공포를 부모와의 관계에서 검토하고, 부모와 친구들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사회적 기술을 개발하도록 돕고, 넷째, 그러한 과정에서 진짜 자신의 것과 내

사된 혹은 요구된 도덕률(예)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배부른 생각이다.)를 구

분하도록 도와, 다섯째, 자신의 조울증 증상이 어쩌면 이와 같은 억압과 부인의 반복

된 패턴에서 비롯된 놀라운 일이 아님을 알게 하여 스스로 다룰 수 있는 힘을 갖도록

개입해 보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또한 내담자를 위한 중요한 상담목표로 학교

생활적응 또한 시급한 문제임을 간과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190 2015 상담사례연구집

3. 총평 상담자는 내담자의 가족사와 발달사에 대해 전체적인 조망을 가지고, 내담자가 자

신의 부정적인 경험이나 상황에 대해 정서적으로 처리가 어려웠던 것이 문제의 핵심

요인이라는 관점을 가지면서 내담자의 힘겨웠던 삶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과 돌보려는

마음으로 일관되게 내담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느껴진다. 아마도 상담

자의 이러한 힘들이 내담자가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개방하게

끔 작용했다고 보여 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본 사례의 내담자는 조울증을 고치고 싶다는 두렷한 동기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즉, ‘죽든지, 집을 나가든지’와 같이 답답함을 넘어선

위기감을 호소하며, 왜 자신이 그러한 고통을 겪는지 알고 싶어 하며 해결방안을 찾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점진적으로 적극적인 개입을 시도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이 점

에 대해서 상담자도 슈퍼비전에서 도움 받고 싶은 점 중의 하나로 제시하였는데, 상담

자는 내담자가 지금 당장 해결하고 싶은 뚜렷한 호소문제가 있다기보다 자신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로 혼란스러워 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이해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고 지각하여 적극적인 개입보다는 내담자의 주도성에

따라 이야기를 충분히 풀어내게 하는 전략을 세웠으며, 이에 대한 적절성에 대해 조언

을 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고려해 볼 필요가 있는 내담자 보고로, 내담자는 이

전 7개월간 지속한 상담 경험에서 상담자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은

좋았지만 수박 겉핥기식이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자칫 본 상담에서도 내담자가 자신

의 문제를 고치고 싶어 하는 절실함을 상담자가 알아채지 못한다면, 혹은 알지만 내담

자의 호소에 따라가기만 한다면 상담자는 ‘상냥한 언니’로만 폄하될 가능성도 배제 못

할 일이다. 그러나 상담자가 내담자의 문제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을 가지고 있다고 보

여 지며, 상담자가 세운 단기, 중기, 장기 목표를 고려해 볼 때. 상담자는 자신의 속도

대로 내담자가 도전해야 과제들에 접근해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담사례연구집

2015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191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윤민지(학교폭력예방부)

Ⅰ 내담자 기본정보

1. 인적사항§ 박서준(가명), 남, 만 14세 § 중학생(2학년 재학중)

§ 주거지: 부산광역시 동래구 § 종교: 무교

§ 동거인: 부모(모두 대졸) § 가족 경제수준: 월수입 250만원 정도

§ 부가 자영업(편의점 운영)으로 가계 유지 중, 모는 내담자 출산 전후로 직장을 그

만 둠. 간혹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기는 했지만 가사에 전념하는 편

§ 용돈: 일주일 5,000원, 필요한 경우 더 받기도 함

§ 상담경험: 유리창 파손 및 지갑 절도로 인해 위클래스에서 2회 상담 받음(도벽으

로 본원 전문클리닉 사례로 구분되어 관리 중)

2. 가족 관계 및 사회적 관계1) 가족 관계 § 부(53): 자영업(편의점 운영), 조용하고 차분한 편. 모와는 보험회사 사내 커플로 만

나서 결혼. 가정 내 의사결정에 많이 참여하지 않음. 내담자가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차분히 설명하며 훈육하는 성격. 과거 첫째 아들 7세 때 분을

이기지 못하고 한 대 때린 이후로는 자녀를 심하게 혼내려고 하지 않음. 내담자 중

학교 입학 후, 모에게 대드는 일이 잦아지자 소리를 지르며 혼을 내기도 한다고 함.

기존에는 학업, 양육 등 많은 부분을 모에게 맡기는 편이었으나 최근에는 자녀들을

‘건강하게’, ‘하고 싶은 방향으로’ 키우자고 모에게 자주 설득하는 편이라고 함

§ 모(47): 주부, 차분하고 체계적인 성격. 부와는 사내연애로 만났으며 부의 멘토 같

192 2015 상담사례연구집

은 면이 좋았다고 함, 내담자의 형이 7세 때까지 보험설계사로 일하다가 과로로

유산을 경험한 후 일을 그만 둠. 중간 중간 파트타임으로 일(탐색되지 않음)을 한

경험이 있음. 내담자의 공부, 생활태도 등 모든 면에 대해 탐탁치 않아함. 내담자

를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듯 자율성을 거의 존중해주지 않고 있음. 때문에 매일

같이 공부를 함께 하기를 원하고, 옷, 학습 태도 등에 대해 지적을 하는 편. 스스

로 공부를 하지 않아 보이고, 학교에서 여러 번 지적을 당하는 내담자에 대한 불

신의 정도가 큼. 다른 가족과 다르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내담자를 이해하지 못하

고, 이를 산만하여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차분해지기를 바라고 있음

§ 형(21): 대학생. 인근 지역의 4년제 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1학년 재학 중. 원래

이과였으나 고3 때부터 미술로 전공을 바꾸었고, 재수 경험이 있음. 현재 기숙사

에서 지내고 있으며 주 1회 집에 옴. 집을 떠났다는 점에서 내담자의 롤 모델임.

모에 의하면 덩치가 상당히 큰 편이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살뜰히 챙기려는 섬

세한 부분이 있다고 함. 내담자와 마찬가지로 중학교 때까지 모든 학업을 챙김.

지금도 모와는 관계가 좋은 편이며, 연애 진로 고민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모와

나누는 편. 모의 부탁을 받고 내담자에게 공부, 학업 등 말을 전함. 내담자와는 나

이차이가 있는 편이고, 덩치가 있다 보니 내담자가 형의 말을 따르려고 하는 편이

라고 함. 모는 형에 대하여 공부, 생활 등 여러 면에서 부모가 원하는 대로 잘 따

르고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성품을 지닌 아이로 긍정적으로 지각하고 있음.

7세 때까지는 모의 직장 문제로 주중에는 인근 지역에서 살고 있는 조모에 의해

돌봐지고, 주말에만 만났다고 함

2) 사회적 관계 § 교사관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학교 선생님들에게 예의 주시를 받고 있음. 1학년

때에는 말썽을 많이 피우는 아이들 중 한 명으로 유명하였음. 2학년에 올라와서

1학기에는 친구와 싸우다가 수업시간에 유리창을 깨고, 2학기에는 절도사건으로

또 한 번 위클래스에 불려가는 등 선생님들의 눈에 띄는 행동을 많이 함. 1학년

때보다는 태도가 많이 좋아졌다고 학교 선생님들이 말을 하고 있으며, 상담 선생

님 또한 내담자의 행동에 대해 관심이 많음

§ 중학교 1학년 때 친구 7명: 같은 반 친구들, 큰 사고를 치지는 않으나 말썽(수업

방해 등)을 피우는 친구들로 전교생과 선생님들에게 알려짐. 그 중 한명은 K지역

으로 전학을 갔으며, 가끔씩 만남

§ 현재 친구관계: 방과 후 함께 축구를 하거나, 함께 자전거를 타는 친구들이 있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체육관에서 농구를 하는 친구들도 있음

상담사례연구집

2015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193

3) 가계도 내담자 부모의 형제관계, 내담자의 조부모에 대해서는 아직 탐색하지 않음

3. 주요 발달력§ 유아기(~7세): 특별한 사건은 없었고, 순하고 키우기에 쉬운 아이었음. 첫 아들도

마찬가지로 무난하게 키워냈기 때문에 전혀 힘들지 않았고, 유치원에서도 남자

아이임에도 떠들지도 않고 조용히 잘 앉아 있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고 함.

§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학급에서 말이 없고, 조용한 아이라는 담임선생님의 피드

백을 많이 받았음. 이 때 까지 부모 모두 내담자에 대해 큰 걱정이 없었음. 초등학

교 5학년 이후로 수업과는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하거나 친구들과 장난을 치는 등

말이 너무 많다는 담임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음. 모가 학교에 불려갈 수준의 심각

한 내용은 아니었기 때문에 남자 아이들이 자라면서 보이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함.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내담자가 중등도 정도의 자

폐아동(학급친구)의 숙제, 학교 준비물, 등하교, 친구관계 등 모든 일상생활을 챙

기도록 함. 모는 이 때문에 내담자가 이상해진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음

§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말썽을 많이 피우는 7명의 무리 중 한 명으로 유

명 해 짐. 같은 반 친구들과 수업시간에 수업을 방해하고, 떠들다가 걸리며, 쉬는

시간에 장난을 치고, 복도에서 공을 차는 등 다양한 행동으로 인해 벌점이 누적

됨. 이로 인해 모가 학교에 방문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내담자에 대한 신뢰를 잃

음. 2학년이 되며, 7명의 아이들은 각기 다른 반으로 흩어졌으며 자주 만나지는

않고 있음. 이 때문인지 1학년 때 비해서는 생활태도가 좋아졌지만,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음

§ 전반적인 생활: 현재 친구관계는 원활한 편이며, 주로 자전거, 배드민턴 등 운동을

194 2015 상담사례연구집

하며 시간을 보냄. 여전히 학교에서의 생활관리가 되지 않고 있으나 과거보다는

나아졌다는 평을 듣고 있음. 수업시간에 친구와 싸우고, 미래에 대한 예측 없이

지갑을 훔치는 등 자기관리력이 부족한 상황. 성적은 중하(200명 중 150등)이며,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학습이 되어 있지 않음

Ⅱ 내담자 이해

1. 내담 경위 및 이전 상담 경험§ 내담 경위: 학교에서의 지갑 도난 사건으로 위클래스 상담을 받은 후(8월말), 위클

래스 상담사가 모에게 지속 상담을 권유. 도난 사건과 더불어 모든 일을 장난처럼

하고, 신중한 모습이 부족한 내담자에 대해 상담 받고자 본원에 내방함

§ 이전 상담 경험: 학교 위클래스 2회(1학기, 2학기 각기 1회씩)

· 2학년 1학기: 수업 시간, 뒤에서 벌서고 있는 친구와 다툼이 있었고, 싸우던 도중

분노 조절을 하지 못하고 교실 유리창을 깸. 어머니가 학교에 불려오셨고, 응급

실에 가는 사건 발생. 내담자, 내담자와 함께 싸운 친구 모두 위클래스에서 1회

상담을 받고 종결

· 2학년 2학기: 담임선생님이 내담자를 학급 내에서 일어난 지갑 도난 사건의 용

의자로 지목하여 위클래스에 불려감. 위클래스 선생님에게 지갑 절도 사실(3회)

을 솔직하게 털어 놓음. 절도 사실을 확인하는 것으로 회기 종결됨. SCT 검사를

실시했다고 함. 위클래스에서 상담 받았던 경험에 대해 ‘별로였고’, ‘이상했다’고

표현

2. 호소문제 § 내담자: 성적을 평균 80점대로 올려서 전교 등수를 절반은 되는 100등으로 올리고

싶다. 엄마에게 내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성적을 올려 엄마가 나에게 더

이상 잔소리를 하지 않으면 좋겠다.

§ 보호자: 내담자가 지금보다 좀 더 차분해지고, 자신의 미래에 관심이 많으며, 생각

이 있는 애가 되면 좋겠다. 내담자의 불량한 학교생활 태도로 인해 더 이상 학교

에 불려가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상담사례연구집

2015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195

3. 인상 및 행동관찰§ 내담자: 173cm, 또래에 비해 큰 편이며 체격이 있음. 서글서글한 인상. 근래 자전

거 타다 넘어져 다리에 상처가 있음. 상담자와의 눈 마주침은 잘 됨. 첫 상담 시간

에는 거의 의자에 눕는 것처럼 앉아 있었으나 최근에는 비교적 바른 자세로 앉아

있음. 말을 할 때,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서 사용. 근래에는 존댓말 사용 비율이 늘

고 있음. 모와 함께 상담실에 오지 않음에도 상담실에 늦지 않기 위해 사전 연습

(자전거 길 찾기)을 해 보고, 최대한 시간에 맞춰오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

습을 보여 줌. 상담자의 질문에 주로 단답형(네, 몰라요)으로 말을 하지만, 흥미

있어 하는 이야기 또는 지갑을 훔치거나 친구와 싸웠던 일 등 본인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었던 이야기에 대해서는 비교적 말을 잘 하는 편. 상담 장면에서는 관찰하

지 못했으나 모의 보고에 의하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손발톱을 물어뜯는 습

관이 있어 손톱깎이로 손발톱을 정리 해 준 적이 없다고 함. 현재는 손톱 물어뜯

는 습관만 남아 있으며, 손톱이 늘 짧게 정리되어 있음

§ 모: 164cm 정도, 마른 체격. 늘 옷을 단정하게 입고 상담실에 내담자와 함께 내방

하였음. 내담자를 학교 앞까지 데리러 가서 상담실에 데리고 옴. 상담과 상담자에

게 호의적인 편. 웃는 인상이기도 하지만, 상담 중 즐거운 이야기가 아님에도 불

구하고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음. 친절한 말투고 말을 할 때 약간 떨리기

도 함. 상담 초기에는 상담을 받으면 내담자가 변하는지에 대해서 자주 물어 보았

음. 내담자의 성향이 모와 다름을 이야기 할 때 직접적으로 말로 표현하지는 않으

나 비춰지는 인상에서 불편함이 보임. 내담자의 외양(옷 입는 것), 행동 등을 비난

하는 투의 말을 자주 사용함. 예를 들어, 접수실에서, ‘얘 봐요, 이것도 생각 없는

것 중 하나에요’라고 직접적으로 상담자에게 이야기 함

§ 접수면접자의 내담자 행동관찰: 다소 차분해 보이지만, 눈 맞춤이 제대로 안되었

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가능하였음. 머리가 다소 짧고 질문에 대충 답을 하

였으나 면접에 집중하려고 함. ‘그냥’, ‘몰라요’ 등의 반복적인 말을 지속함. 의사

표현이 구체적이지는 않으며, 모의 보고처럼 산만한 경향은 관찰되지 않았음

4. 심리검사 결과 § 시행 장소: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 실시자: 윤민지

§ 평가도구: MMPI-A(내담자), SCT(내담자), MBTI(모), MMTIC(내담자)

196 2015 상담사례연구집

검사 검사 결과 실시일

해석일

MMPI-A

Hs D Hy Pd Mf Pa Pt Sc Ma Si

37 50 47 53 33 43 43 44 36 51

VRIN TRIN F1 F2 F L K

45 52 49 47 48 55 63

- 억압: 60, 정신운동 지체: 71, 공격성의 억제: 79, 동기결여: 66,

학교품행문제: 66

- 일상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처리하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한 경향, 불편한 상황을 피하려고 할 가능성, 비자발적일 수 있음

11.5 예정

SCT

가족

부14. 아빠와 나는 친하다.

27. 우리 아빠는 보통이다

모15. 엄마와 나는 친하다.

23. 우리 엄마는 보통이다

대인관계

친구(사람)

1.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친한 친구이다.

8. 다른 사람들은 나를 X

11.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시비건 사람이다.

12. 나를 가장 화나게 하는 사람은 시비 거는 사람이다

16. 친구들과 나는 사이좋다.

18. 내가 가장 따뜻하게 느끼는 사람은 가족이다.

36. 나의 학교생활은 좋다.

교사13. 담임선생님과 나는 친하지도않고 안 친하지도 않다.

28. 우리 선생님은 착하다.

자기개념

두려움 17.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딱히 없다.

자신의능력

10. 내가가장 성취감을느낄때는경기에서 이겼을 때이다.

20. 나는 공부 못한다.

24.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것은 운동이다.

25. 다른 사람이 내게 기대를 많이 하면 나는 부담스럽다.

32. 나의 좋은 점은 밝다.

33. 나의 나쁜 점은 성질내는 것이다.

소망(목표)

4. 내가 신이라면 별 다름 없을 거 같다..

19. 아무도 모르게 내가 원하는 것은 없다.

34. 내가 만일 외딴 곳에 혼자 살게 된다면, 좋다 와 같이살고 싶다

38. 내 소원이 마음대로 이루어진다면, 첫째 소원은 (빈칸)

10.22 10.29

§ 결과

상담사례연구집

2015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197

검사 검사 결과 실시일

해석일

둘째 소원은 (빈칸) 셋째 소원은 (빈칸)

현재태도

9. 내가 가장 우울할 때는 혼났을 때이다.

21. 내가 믿는 것은 친구이다.

22. 집에 혼자 있을 때 나는 티비본다.

30. 요즘 나는 좋다.

35. 현재 나의 큰 즐거움은 운동하는 것이다.

37. 무엇보다도 좋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없다.

과거태도

6. 내 생애에서 가장 행복한 날은 생일이다.

29. 내가 좀 더 어렸다면 좋았겠다.

미래태도

2. 내가 백만장자라면 비싼 자전거를 산다.

3. 이번 방학에 꼭 하고 싶은 것은 마음껏 놀고 싶다.

5.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자전거 타기다.

7. 만일 내가 지금나이보다 10살이 위라면 회사원 일 것이다.

31. 내가 제일 걱정하는 것은 없다

- 작성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자신에 대한 지각과 사고의 내용

이 풍부하지 않은 편이며 실제로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작성한것으로 보임

- 가족, 친구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지각하고 있으며 좋은 감정

을 갖고 있음- 미래에 대한 목표의식이나 바라는 바가 없으며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찾고 싶어 하지 않음

MBTI(모)

I(37) S(45) T(35) J(23)

내향적 감각형. 매사에 신중하고 차분하고자 함. 책임감이 강하며, 일정한 규칙을 정하여 이에 맞추어 행동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성. 깊이 고민하고 이를 바탕으로 행동하는 것을 선호

9.23 10.1

MMTIC

U(49) S(64) T(60) P(80)

인식형(P)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남. 해석상담 과정에서

ENTP에 더 가까운 것으로 얘기함.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생활방식을 선호 하는 경향. 정해져있는 틀, 규칙에 얽매이는 것 보다

자유로움을 선호, 즉흥적인 면이 있어 충동적으로 보일 수 있음

9.2310.1

10.13

전체

소견

심리검사 결과를 미루어 볼 때, 내담자는 자신에 대한 모의 기대를 부담스러워

하고,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자책, 우울한 마음을 갖고 있을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는 규칙을 준수하고, 계획성 있는 삶을 선호한다면, 내

담자는 규칙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고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삶을 선호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충동성이 높아 보이는 내담자의 모습에 대해 모가 내담자삶의 모든 부분을 통제하려고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내담자는 스

198 2015 상담사례연구집

검사 검사 결과 실시일

해석일

스로 원하는 것을 찾거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욕구도 높지 않고 모의 바람

대로 사는 것에 익숙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내담자가 현재 모가 원하

는 성적, 생활태도 등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것이 다시 모의 비난으로 이어지고, 여기서 오는 좌절감과 분노 감정이 적절히 표출되지 않고 있어 문제가 가

정이 아닌 학교에서 수동공격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5. 상담자가 바라본 내담자의 문제 이해 § 표면적으로 내담자는 공부와 관련된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성적을

올리고 싶어 하며, 이에 대한 도움을 받고자 상담실에 지속적으로 내방하고 있다.

§ 내담자는 어렸을 때에는 순하고, 말을 잘 듣는 아이었으나 성장하면서 학교와 가

정에서 ‘말썽을 피우는’, ‘시끄러운’ 아이로 낙인 되었다. 내담자의 모 또한 자신과

다르게 충동적이어 보이고, 말이 많고, 생각이 없어 보이는 내담자의 모습을 ‘잘

못된 행동’으로 보고 내담자를 지속적으로 비난 해 온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내

담자의 절도사건과 행동이 바르지 않다는 교사의 피드백은 내담자에 대한 모의

불신과 부정적 감정을 증폭시키고 있다.

§ 한편으로 내담자는 엄마가 시키는 것에 맞추어 사는 삶이 익숙하고, 순응함으로

써 모에게 존중 받고 있다는 ‘자기가치감과 힘’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좋은

세계(quality world)를 그리며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 사춘기에 접어들며 가정과

학교에서 미숙한 행동 전략을 사용함으로써 내담자는 모에게 지속적으로 잔소리

와 비난을 받고 있으며 신뢰를 잃고 존중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자

아존중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지 않고 있어 내담자는 자신감을 잃고, 수치감을 느

끼고 있으며 비난하는 모에 대한 분노와 공격성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 성장 과정에서 내담자는 자기 자신의 정체성, 느끼는 감정 등에 대해 수용 받은

경험이 부족하여 자신의 감정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이를 적절히 말로 표현

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다. 때문에, 내면의 분노, 공격성, 수치감, 속상함 등 다양

한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기 보다는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어른에게 성질을

부리는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내담자의 태도와 행동은 모와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이에 따라, 본 상담에서는 모와의 관계에서 악순환을 끊고, 내담자의 자신감 향상

을 통해 내담자가 갖고 있는 욕구(자기가치감과 힘)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목표(스스로 공부하여 원하는 성적 얻기)를 설정하였다. 구체적으로 첫째, 상담목

표 달성을 위해서 상담 초기에는 내담자와 따뜻하고, 수용적인, 신뢰로운 상담관

상담사례연구집

2015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199

계를 형성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고자 한다. 상담 중기와 후기에는

현재 내담자 행동을 평가하고 보다 적응적인 행동이 무엇인지 계획하여 이를 실

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둘째로 내담자는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명확히 알아채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상담 장면에서 그 동안 외면했던 불안, 수치

감, 분노 등의 감정을 인식하고 현실에서 적절히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또한, 내담자가 갖고 있는 생각과 감정을 존중해줌으로써 긍정적 자아상을 형성

하도록 도우며, 긍정정서 경험을 통해 생활 전반적인 영역에서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셋째, 내담자에게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더 이상

절도, 싸움 등을 일으키지 않도록 적응적인 학교생활을 위한 교육적인 접근이 필

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모교육을 통해 모의 비난의 말들이 내담자의 자기가

치감을 손상시킬 수 있음을 알리고 내담자를 비난하는 말을 멈추게 하는 의사소

통과 관련된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6. 내담자의 자원, 보호요인 및 위험요인1) 보호요인 및 내담자 강점(자원)§ 상담에 성실히 참석하며 협조적인 모습을 보임

§ 진솔성을 갖고 있음

§ 공부를 열심히 해 보려는 마음이 있음

§ 또래와의 관계가 원만히 형성되어 있고 가족과의 관계가 좋은 편임

2) 위험요인§ 과관여, 비지지적인 모의 양육 태도

§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일을 저지름(충동조절의 미숙함)

§ 정서를 인식하거나 이를 표출하는 방식이 미숙함

Ⅲ 상담목표 및 접근방법

1. 상담목표§ 공부 계획을 꾸준히 실천하여 다음 시험에서 평균 70점을 받도록 노력한다(2회기).

§ (내담자 모) 공부를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게 된다.

200 2015 상담사례연구집

회기 일자 회기목표 및 주요내용 비고전화

접수2015.9.3 § 모 전화상담 및 접수면접 신청 § 어머니 전화 상담 진행

접수

면접2015.9.5

§ 상담 사례 배정을 위한 접수면접

진행§ 접수면접 진행

1 2015.9.23§ 상담구조화 및 호소문제 탐색

§ 학기초발생한 지갑절도사건탐색

§ 내담자, 내담자 모 상담

§ MMTIC, MBTI 검사 실시

2. 상담의 전략 및 접근 방법1) 주요접근§ 인간중심이론: 내담자의 욕구 존중, 이해, 수용 등을 통한 관계 형성 및 긍정적

자아상 발달

§ 현실치료이론: 내담자 욕구 파악

§ 단기

· 내담자와의 라포 형성을 통해 상담에 대한 저항이 줄어들도록 돕는다.

· 내담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고, 상담의 목표를 정한다.

§ 중기

· 학습 전략 탐색 및 활동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보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

· 공부와 관련되어서 엄마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마음과 엄마의 잔소

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 등을 공감하고, 다양한 자신의 감정을 세분화하

여 표현할 수 있도록 상담 장면에서 연습한다.

· 모와의 갈등을 줄이고 신뢰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 상담

장면에서 함께 탐색하고 이를 실생활에 적용한다.

· 부모교육을 통해 내담자에게 맞는 양육방식에 대해 알려주어 내담자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 장기

· 상담 장면에서 연습했던 학습전략, 자기관리 방법, 정서표현 방식 등을 훈습하여

실생활에서도 적용 될 수 있도록 한다.

· 장기적으로 모의 기대가 아닌 자신의 욕구에 의해 공부를 하고, 원하는 선택을 하

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

3. 상담진행사항: 15회기 계획 중 현재(11/6 기준)까지 6회기 진행

상담사례연구집

2015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201

회기 일자 회기목표 및 주요내용 비고2 2015.10.1

§ 내담자, 내담자모와의 상담목표 합의

§ 내담자 공부방법에 대한 탐색§ 내담자, 내담자 모 상담

- 2015.10.8 불참§ 3회기 예정이었으나 내담

자 사정에 의해 불참함

3 2015.10.13

§ MMTIC 검사 해석(실시 9.23)

§ 학업, 일상과 관련된 내담자의 불

편한 감정에 대해 탐색

§ 10분 지각(학교 늦게 끝남)

- 2015.10.17 § 개인상담 슈퍼비전

- 2015.10.21 § 본원 전문클리닉 사례 회의

4 2015.10.22

§ 내담자 용돈, 하루의 일과 등 일상

에 대해 구체적으로 재탐색함

§ 보다 명료하게 상담목표를 설정함

§ SCT 검사 과제

5 2015.10.29

§ SCT 검사 해석(실시 9.22)

§ 모와의 관계에서 겪는 내담자의

감정 공감

§ 내담자, 내담자 모 상담

§ MMPI-A 과제

6 2015.11.5§ 실제 내담자 성적에 대한 확인

§ 기말고사 대비 집중할 과목 논의

§ 내담자, 내담자 모 상담

§ 내담자 10분 지각(학교 늦

게 끝남)

- 2015.11.7 § 개인상담 슈퍼비전

예정 2015.11.12 § 7회기 예정

4. 슈퍼비전에서 도움을 받고 싶은 점§ 상담목표 및 전략 점검: 성적을 올리고 싶어 하는 내담자의 욕구에 따라 상담목

표를 설정하고 학업 관련된 방향으로 상담 전략을 세웠습니다. 한 편으로는 충

동적으로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비행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에 자기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6회기 정도 상담을 하며 점차 내담자의 정서를 소홀히 다루는 것은 아닐까, 또

다른 부분을 놓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깁니다. 상담목표와 전략이

적절한지에 대해 점검 받고 싶습니다.

§ 부모교육 관련: 모의 경우, 내담자에게 적절한 훈육을 제공하기보다 내담자를 ‘문제

있는’ 아이로 강하게 규정하고 있어 부모교육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모

의 신뢰를 얻기 위해 내담자도 변해야하지만, 한편으로는 모 또한 내담자를 이해해

202 2015 상담사례연구집

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신념이 확고한 어머니의 경우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부모교육을 실시할 수 있을지 도움을 얻고 싶습니다.

Ⅳ 상담과정 내용요약

전화접수 (2015.09.03)

‣ 상담내용

· 며칠 전 학교에서 도난사건을 일으킴. 학교 상담선생님의 말로는 내담자가 너무 아

무렇지 않게 자신의 절도 사실을 인정했다고 함. 모는 전화통화를 하며 내담자가 절

도사건에 대해 죄의식과 창피해하는 태도가 없어 이 부분이 염려된다고 이야기함.

내담자의 반에서 이번사건 외에 6차례 도난사건이 일어났으며, 내담자가 이번사

건을 인정하여서 이전 사건에 대해서도 의심을 받고 있음

· 내담자의 모는 내담자에게 용돈을 주고 있고, 필요하다고 말하면 더 주었기 때문에 왜

돈을 훔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함. 그 이후로 용돈을 주고 있지 않음. 그 외에

도 1학기 때에는 학교 수업시간에 친구와 싸운 후 감정조절을 못하고 학교 유리창을

깨서 이러한 내담자의 모습이 염려된다고 함

접수면접 (2015.09.05)

‣ 상담내용

· 상담에 대한 기대: 지갑을 훔친 것에 대한 결과가 답답하고 겁이 났는데 제대로 표

현을 하지 못함, 주위에 사람이 없을 때 나도 모르게 지갑에 손이 가며 친구가 옆에

있거나 수중에 돈이 있으면 지갑을 훔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고 상담을 통해 행동

을 변화시키고 싶다.

· 모상담: 서준이가 진지하지 않고, 생각이 없어 보여 담담함. 집안의 막내여서 서준이

를 야단치지 않고 해 달라는 대로 해주는 편이었음. 내담자와 대화가 5분 이상 지속

되지 않아 답답하고 갈등이 발생하여 지쳐가고 있음

1회기 (2015.09.23)

‣ 상담목표: 상담구조화, 호소문제 탐색 및 명료화

‣ 상담내용

내담자 모: [상담에 대한 구조화 진행] (서준이가 지갑 훔친 건 어떻게 알게 되셨

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위클래스 선생님이 전화하셔서 알게 되었다. 7월에 2번,

상담사례연구집

2015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203

그리고 2학기 때 1번이라고 하더라. 드러난 것만. 보니까 만원, 2만원 이렇게 훔쳤던

것 같은데. (예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는지) 없었다. 별나고 그런 건 있는데 그냥 사

춘기라 그렇다고 생각을 했는데, 언제부턴가 학교에서 말이 너무 많다는 얘기는 들었

다. 쓸데없는 말들, 상관없는 말들 (예를 들면) 그냥 안 해도 되는, 선생님 귀찮게

하는 엉뚱한 말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 (학교에서도 상담을 받으실 수 있었을 텐

데 여기로 오신 이유는) 학교에서는 워낙 그 선생님이 맡는 아이들도 많고 체계적

인 상담이 안 될 것 같아서 기관을 소개 해 달라고 했다. - 중략 - (일주일에 용돈은

어느 정도) 5,000원 줬었는데 그 사건 이후로는 그냥 안 준다. 필요하면 우리한테 말

해서 받아가고는 하는데. 자기가 돈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간식을 사먹거나 그

러지 않나) 그렇게까지 많이 드나, 왜 사먹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돈이 모자란

것이 아니라 호기심으로 훔치는 거 아닌가 싶다. 서준이는 이번 일도 그렇고 모든

일을 심각하게 생각을 안 한다. (어떤 의미인지) 차분하게 미래를 좀 생각하고 했으

면 좋겠다. 예를 들면,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라고 하면 딴 생각에 빠지고 멍하고.

집에서 서준이만 말이 많다. 형, 아빠, 나 모두 말이 없는 편이고 초등학교 때도

너무 정적이라는 말을 보통 들었었는데 5학년 때부턴가 학교 선생님이 애가 말이

너무 많다하시더라. - 중략 - 하도잔소리를많이해서애가잘듣지않는것도같다. 너무

오냐오냐키운것같기도 하고, 학교에서도 1학년때는 복도에서 공차다가혼나고, 교복이

아니라 체육복 입고 다니는데 이해가 안 간다.

내담자: [비밀보장 등 상담에 대한 구조화 진행] (선생님이 얘기를 들어보니까 서

준이가 지갑을 훔쳐서 위클래스 갔다가 여기 상담을 받으러 오게 되었는데, 그

얘기를 먼저 해 줄 수 있을지) 그냥 이동수업시간 끝나고 반으로 들어오는데 애

들이 아무도 없었고, 그래서 지갑을 꺼내서 돈을 훔쳤다. (선생님이라면 많이 조

마조마 했을 것 같은데, 지갑 훔칠 때는 기분이 어땠어?) 살짝, 뭔가 조마했다. 잘

모르겠다. (안 들켰을 때는 안도감도 들고 했겠다) 그랬다. (한 번 훔쳐볼만하네 싶

었을 거고) 그랬다. (그건 맨 처음에 훔쳤던 거고, 그 다음에는?) 그 다음도 똑같이

(그럼 어떻게 들키게 되었는지) 그냥, 뭐 소문 같은 거 퍼지다가 걸린 것 같다. 그냥

누가 했다더라. 이런 소문이 났다. 담임 쌤이 저를 불렀고 그래서 위클래스 갔다.

지금은 별 말 없다. 처음에는 만원 훔치고, 그 다음에는 이만 원 정도 훔쳤다. (걸렸

을 때는 기분이 어땠는지) 걸렸을 땐 좀 그랬다. 뭐라 해야 되지, 긴장되었다. 아

들켰다 이런 마음. (근데 지갑이 보였을 때 어떤 마음에 훔친 건지) 그냥 보고 호기

심도 생기고, 재밌어 보였다. (요즘에는 훔치지는 않는지) 안 훔친다. 그냥 걸린 이후

에는 안하게 된다. (걸린 다음에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그렇

다. 쪽팔리거나 겁나거나 이런 건 아닌데, 그냥 훔치지 말아야지 싶었다. (훔쳤던

돈으로는 무얼 했는지) 먹을 것 사먹었다 (용돈으로는 부족한지) 부족하기도 하

고, 먹고 싶은 게 많다. - 중략 - (앞으로 상담 와서는 무얼 하고 싶나) 아무거나 (음..

204 2015 상담사례연구집

고민을 들어준다거나 해결할 방법을 찾는다든가 이런 것들이 있을 텐데) 공부? 성적

올리는 거 지금은 전교 200 몇 명 중에 150등인데 100등 정도 했으면 좋겠다. (오늘

상담하면서는 어땠는지) 그냥 나쁘지 않았다.

‣ 상담 평가: 주로 상담에 오게 된 사건(절도)의 내용에 대해 탐색하고자 하여 상담실에

오게 된 내담자의 마음을 공감 해 주지 못한 부분이 있음. 또한, 내담자, 내담자 모의

주 호소문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탐색이 필요한 것으로 보임

2회기 (2015.10.01)

‣ 상담목표: 내담자, 내담자 모와의 상담목표 합의, 심리검사 해석(모)

‣ 상담내용

내담자: (지난주에 처음 상담하고 어떤 마음이었는지) 싫은 건 아니었다. (상담에

서 무얼 했는지 기억나는지) 공부 얘기를 했던 것 같다. 성적 올리는 것 관련해서.

지금은 수학학원만 다니고 있고 현재 60점~80점 사이이다. 제일 못했을 때는 역사에

서 30점 받았다. 제일 잘 나왔을 때는 60점. 국어는 50점, 한문은 80점, 과학은 60

몇 점 나온다. (평균은 70점 정도이겠네, 평소에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 엄마가 같

이 도와주어서 공부를 하면 성적이 어느 정도는 나온다. 초등학교 때에는 평균

80-90점 이었다. 엄마가 안 도와주신 적이 있는데 그 때 성적이 엉망이었다. (성적을

올리고 싶은 이유가 있는지) 성적을 올리면 그냥 좋아질 것 같다 - 중략 - (지갑을

훔친 것에 대해서 반 아이들이 다 알고 있는지) 다들 잘 모른다. 별 말은 없다. 소문

때문에 선생님이 아시게 된 것 같다. 지갑 훔친 후에 위클래스 가서 이상한 검사 같

은 거(SCT) 하고 말았다. 전에도 2-3번 갔었다. 수업시간에 애랑 시비 붙어서 화가 나

서 유리창을 깨버렸다. 선생님이 말렸는데 나이도 많은 선생님이고 친구랑 선생님이

말리는 게 귀에 잘 안 들렸다. 지금은 지갑을 훔치거나 이러고 싶은 마음은 없다.

- 중략 - (수업시간 필기는 어떻게 하는지) 적긴 적는데 거의 안 적는다. (암기는)

다 외우지는 않고 중요한 것 위주로만 외운다.

내담자 모: (서준이는 공부를 상담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그것도 내가 맨날 공부 공

부 하니까 정한 것 같다. 얘는 생각이 없다. 시험이 며칠 안 남았는데 어떻게 공부를

할 건지 이런 계획조차 세우지 않는다. (계속 공부를 봐주셨던 건지) 늘 계획 세워주

고 옆에서 챙겨줬다. 저번 시험에서는 내가 봐주는 걸 싫어 하길래 아예 안 도와줬

다 (계획을 세우거나 이런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신 적이 있는지) 그런 적은 없

고, 그래서 내가 한 번 계획 해 봐라 했는데 안하더라. (형의 경우도 그렇게 공부를

챙겨주셨는지) 중2 정도까지는 그렇게 했다. 시키면 곧잘 하는 애라서 그렇게 힘든

지 몰랐다. 얘는 공부를 하라고 해 놓으면 딴 생각도 하는 것 같고, 뜬금없이 다른

질문들을 하는데 화가 난다. - 중략 - 성적 오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준이가 생각

상담사례연구집

2015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205

이 없는 것 같아서 생각이 좀 있으면 좋겠다. (어떤 의미) 그냥 이번에도 시험 언제

냐 물어봤더니 그냥 대충 다음 주라고 얘기하고 어떻게 공부할거라는 얘기는 안하더

라.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학교생활도 마찬가지인 게 개학하자마자 지갑

을 훔치고, 위클래스 선생님 얘기 들어보니까 장난치다가 혼난 게 한 두 번이 아니

다. 그래도 작년 보다는 많이 줄었다. 작년에는 얘처럼 특이한 애들이 한 7-8명 같은

반이었는데 정말 전교에서 유명했고 학교에서 일부러 얘네를 찢어서 반 배정을 할 정

도였다. 얘 형은 이렇게 말썽을 부린 적도 없고,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만 해도 학교

에서 조용하다고 하는 아이였는데 점점 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산

만하다고 느껴졌던 게 언제부터인지) 집에서는 얘기는 곧잘 하는 편이었는데 한 5학

년 때부터였던 것 같기도 하고 자폐아이가 반에 있었는데 담임선생님이 서준이를 그

아이 담당으로 붙여주어서 매일 같이 챙기게 했다. 그 영향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

런 건지 생각도 든다. 서준이 손발톱은 보셨는지 (자세히 보진 못했는데 어떤 이유로

물으시는지) 쟤는 손톱깎이로 깎은 적이 없다 늘 물어뜯어서. 그래서 내가 넌 손톱깎

이도 필요 없겠다고 했다. 이건 정서불안이어서 그런 거 아닌가. (습관성일수도 있고

확인을 해봐야 하는 일이다) 또 있는 게 내가 말하면 그냥 잔소리로 받아들인다. 선생

님에게는 말을 하나 (하고 싶은 얘기에 대해서는 하는 편이다) 내가 말하면 귓등으로

받아들이는데왜그러는지 모르겠다. 사실 공부 외에는잘얘기가통하는데, 공부만 하라

하면 짜증냈다가 5분 있으면 또 풀려서 나오고, 이해가 안 된다.

‣ 상담 평가: 내담자와 모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성격 검사를 실시함. 상담목표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짐

‣ 개인 슈퍼비전 내용

· 내담자 가정환경(부모 직업, 용돈 등)에 대한 세부적인 탐색 필요

· 내담자가 공부를 함으로써 얻고자 하는 긍정적 동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함

· 부모와 함께 상담을 오는 것을 내담자가 어떻게 느끼는지 명확한 구조화 필요

· 여러 번의 상담을 거친 내담자이기 때문에, 상담에 대한 저항감을 잘 다루어야 함

3회기 (2015.10.13)

‣ 상담목표: MBTI, MMTIC 심리검사 해석(내담자), 내담자의 일상생활에 대한 탐색

‣ 상담내용

내담자: [심리검사(MMTIC) 해석 진행] 소수보다 여러 명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게

더 좋다. 편하다. 공부든 평소 지내는 것이든 계획을 짜기보다는 그냥 매일매일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편하다. 시험 같은 경우는 보통 엄마가 계획을 짜는 편

이다. (서준이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 꼼꼼히 계획 짜는 것보다는 내가 하고싶은

것대로 하고 싶다. - 중략 - (MMTIC 검사에 대한 소개, 16가지 유형, 각 지표별 설명

206 2015 상담사례연구집

등) 외향형과 내향형 중에는 외향형인 것 같다. 말하면서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발

표하거나 이런 것도 괜찮고, 아이들이랑 얘기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리고 기쁘거

나 슬플 때 감정을 바로 표현하는 것이 편하다. 그런데 반대표로 수학여행 때 뭘

하는 것 이런 건 싫어한다. 친구들은 꼭 필요한 것 같다. (엄마와 서준이 유형이 달

라서 엄마가 보기에는 서준이가 계획성도 없어 보일 수도 있고. 그런데 또 반대로

생각 해 보면 서준이는 엄마가 너무 계획적이고, 잔소리도 많고 나를 이해 해주

지 못한다고 생각 할 수 있을 것 같다) 토요일에 안동 갔었는데, 엄마가 어디어디

여행 간다고 다 준비하셨었다. 몇 시에는 어디가고, 몇 시에는 어디가고. 엄마가 계

획한 대로 따라다니는 거는 싫지 않다. 대신 간섭하는 게 싫다. 매일 시험 공부하라

는 것. 옆에 앉는 것 자체가 싫다. 집에 있을 때에는 혼자 있는 것 자체가 좋다. (이렇

게 검사 해석하면서 서로 이해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은지)

조금 되는 것 같다. 엄마가 너무 과하게만 간섭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믿고 맡겼으면

하는 마음이 많이 든다.

‣ 상담 평가: 심리검사 해석을 활용하여 내담자의 일상생활에 대해 알아보았으나 실제

상담목표와는 거리가 있었음. 상담목표에 대한 내담자의 동기를 명확히 하고, 보다 구

체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겠음

‣ 전문클리닉 사례회의 내용

· 절도 문제가 애착문제인지 일시적으로 일어난 것인지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함

· 공부에 대한 엄마의 기대치를 채우기 위해 상담목표를 ‘공부’로 정한 것은 아닌지

확인 필요

· 상담의 방향이 학습상담으로 치중되면 안 되겠지만 학업 자체가 내담자에게 중요한

이슈인 것으로 보임

·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정서, 충동들을 언어화하여 표현하는 훈련이 필요함

· 부모에 대한 적극적 개입을 통해 아이 얘기를 들어주도록 교육해야 할 것으로 보임

4회기 (2015.10.22)

‣ 상담목표: 내담자의 일상생활에 대한 탐색, 명료화된 상담목표 설정

‣ 상담내용:

내담자: (선생님 생각에는 서준이가 매 번 올 때마다 여기 엄마랑 오는 게 싫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서준이는 어떤가?) 싫다. 많이 싫은 건 아니고. (불편한 것?)

맞다. (서준이 따로 만나고, 엄마 따로 만나는 건?) 괜찮다. (다음 주부터 혼자와도

될 것 같긴 한데, 집은 어디쯤인지) - 중략 - (같이 상담실에 오는 방법에 대해 찾아

봄 (용돈이 일주일에 어느 정도인지) 5,000원 정도. 별군데 잘 안 쓴다. 그 때 지갑

훔친 건 그냥 돈이 부족해서 훔친 건 아니다. 그냥 지갑이 보여서 훔쳤다. 아무도 없

상담사례연구집

2015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207

고 그래서 훔치게 되었다. 아무도 없어서 훔쳐 볼만 했다. 돈은 훔쳐서 그냥 꼬지

같은 거 사먹었다. 보통 용돈으로는 먹는 데에 쓴다. 교통비나 이런 건 안 든다. 친

구랑 놀 때 필요한 돈은 따로 주시기도 한다. (그렇게 돈 훔치고 상담실에 끌려갔던

거라 상담실이 좋은 기억으로 남진 않았겠다) 그렇다. 그냥 좋지도 않고싫지도 않다.

(여기서는 상담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오늘은 서준이가 일주일을 어떻

게 사는지 선생님한테 얘기 해 주었으면 좋겠어서 이 표를 갖고 같이 얘기 해 보

면 좋겠다) 보통 월수금은 7교시하고 학원 간다. 학원 갔다가 집에 오든, 학원 없는

날이든 집에서 엄마랑 공부를 하다가 TV 보다가 잠을 잔다, 아님 자전거 타러 나간

다. 내가 공부를 했다고 해도 엄마가 다시 공부를 봐주려고 한다. 약간 못 믿는다

해야 하나 (엄마가 서준이를 안 믿어 주는 느낌이 많이 들겠구나 . 서운하겠

다.) 그렇다. 그리고 옆에 계속 붙어서 외워야 하니까 싫기도 하다. 아빠 오기만을

기다린다. 아빠가 오면 흐지부지 된다. (아빠가 오면 그래도 좋은가보다) 흐지부지

되기도 하고 아빠랑 있는 건 나쁘지 않다. 이번 주에도 같이 등산 간다. (근데 선생

님이 생각하다 보니까 서준이가 공부를 잘하면 엄마 잔소리가 줄어들겠다.) 맞

다. 엄마 잔소리만 줄어도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서준이가 처음 상담 왔을 때 공

부를 잘하고 싶다고 얘기 했나보다) 그런 것 같다. (그럼 서준이가 성적도 오르고

거기에 맞게 엄마가 서준이를 좀 더 믿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인가보다) 맞다. 간

섭을 좀 덜하면 좋겠다.

‣ 상담 평가: 일주일 일정표를 통해 내담자의 전반적인 생활에 대해 탐색함. 상담에 대해

느끼는 내담자의 감정을 공감 해줌으로써 상담에 대한저항을 풀수 있도록도움. 엄마

와 공부할 때 공부 습관, 학교에서의 수업 태도를 구체적으로 탐색하지 못해 아쉬움

5회기 (2015.10.29)

‣ 상담목표: 내담자 가족 관계, 가정환경 등에 대해 탐색, 모상담 재구조화

‣ 상담내용

내담자 모: (오늘 따로 뵙자고 한 건, 아무래도 따로 만나는 것이 상담을 진행

하는 것에 좋을 것 같아서였다. 2-3주에 한 번 정도 서준이 상담을 하며 필요

하다고 판단이 되면 뵈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해도 좋다. 저번에 일하기로 한

곳에서는 아직 연락이 없다. 그 분은 무역업 같은 일을 하시고, 가서 전화 받고 이런

일을 하게될것같다. 집에 계속 있기만 하기도 하고 있는 것보다 나을 것같았다. 집에

있으면 아무 것도 안한다. (그럼 서준이 오면 공부 봐주시고 이런지) 많이 봐주지는

않고, 배운 거 복습하자고 한다. 요즘은 단순한 교과서 읽는 것 정도이다. 원래는 서

준이가 공부할 때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편이다. 그냥 있는

208 2015 상담사례연구집

것 자체를 부담스럽다고 한다. 제가 거실로 나가면 서준이가 주방으로 가버리고 이

런 식이다. (이렇게 실랑이 하는 시간이 하루에 어느 정도 이신지) 그냥 학원 갔

다 와서 1-2시간? 숙제를먼저한다고 하니까뒤시간이흐지부지되기도 해서 그냥복습

을 먼저하자고하기도한다. 먼저정해주는편이다. 요새는근데같은책상에서하자고해

서 한 3일 정도 같이 했다. 요즘엔 또 본인이 조건을 걸더라. 분량, 시간을 정하는 방

식으로. 자전거 타러 나가기 전까지 공부를 하겠다, 이런 식으로. 공부하는 시간 자

체가 많은 건 아닌 것 같다. 책을 그냥 읽어주는 편인데, 거기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면 굉장히 싫어한다. 그냥 혼자 읽는다고 한다. 그래서 놔두고 나중에 보면 읽는 게

아닌 것 같다 (아까 아버지가 오면 공부 흐지부지된다고 하셨는데, 늦게 오는 편이

신가?) 좀 대체적으로 늦는 편. 일도 그렇고 사람도 만나고 (무슨 일?) 편의점하고 있

다. (편의점은 언제부터 하신건지) 한 5년 되었다. 원래 친구가 하던 편의점인데 친

구가 이사 가서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목이 좋다고 해서받았다. (목이 좋은 곳인가)

처음에는 좋은 편이었다. 그냥 알바만 써도 되는, 수입이 괜찮았다. 집이 가까우면 그냥

제가 알바하고 싶은데 좀 멀다. (그럼 그 전에는 두 분이 만나신 회사 다니셨던 건지)

그렇다. (어머니는 회사를 언제 그만두신건지) 서준이 낳으면서 그만뒀다. 첫애 낳고

다니다가 서준이 낳기 전에 유산을 한 번 해서, 그 충격으로 그만뒀다. 회사 월말

마감 이럴 때 너무 바빠서 그 때 이상 징후가 있었는데, 그 때 병원을 못 갔고, 마감

끝내놓고 며칠 후에 갔는데 유산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만뒀다. 서준이 낳고 파트

타임도 잠깐 했다. - 중략 - 첫애는 키우고 나니까 그냥 수월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이 어렸을 때는 주말만 봐서 잘 모르기도 했고. 근데 서준이 어릴 때도 정말 순했다.

- 중략 - 최근에는남편이서준이가대들때만화를낸다. 서준이가말을해도어른한테하

는태도가 아니라 씨, 씨 이러는. 화났다는 불만이 가득 찬 태도로 나한테 한다. 그래서

하지마라 해도 계속 그러면 아버지가 소리도 지르고, 톤이 올라간다. (대든다는 건 언

제부터) 중학교 와서부터 인 것 같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무슨 행동을 해도 다 예뻐

보였다. 시끄럽다는 얘기, 말 많다는 얘기는 5학년 때 들었어도. 그냥 좋게 들었었다.

그 땐 심각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지금은 어떤 얘기를 어머니가 하셔도 잔소리

로 들릴 것 같긴 하다) 그런 것 같다. 말로 해서는 안들을 것 같고. 형 말은 잘 듣는

다. 둘이 있을 때는. 형이 가끔 형 친구들 얘기도 해주고 하면 좀 알아듣는 것 같더

라. 나보다는 낫다. - 중략 - 서준이가 인문계 가서 꼴찌를 하더라도 인문계 갔으면

좋겠다. 그래도 요새 대학에 관심을 갖는 것 같기도 하다. (서준이가 공부를 잘 했

으면 하는 마음은 어머니도, 서준이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계

속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시다보니 서준이가 어머니를 그냥 ‘잔소리 하는 사람’

으로 인식하게 된 건 아닐까 해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상담을 하면서 서준

이도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알아서 어머니한테 믿음도 얻고, 어머니도 서준이

를 믿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상담사례연구집

2015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209

5회기 (2015.10.29)

‣ 상담목표: SCT 검사 확인, 모와의 공부하는 과정 및 갈등 내용 탐색

‣ 상담내용

엄마한테 그냥 한 번씩 성질낸다. (어떻게 성질을 내나? 소리 지르나? 짜증을 내는

건가?) 그런 것 같다. 짜증낸다. 뭐 해라, 뭐 해라 할 때 짜증나서 나도 모르게 성질을

내고 있다. 공부하라는 말이 짜증난다. 학원 갔다 와서 공부하라고 하면, 나는 밥 먹고

한다고 한다. (엄마와 계속 실랑이 하는 느낌이다) 그냥 짜증난다. - 중략 - (형은 다

른 지역에서 대학을 다니는 것 같은데, 나중에 형처럼 다른 곳으로 대학을 가고 싶

은가?) 집에 안 있는 것이 좋다. 부산 말고 다른 지역으로 가고 싶다.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큰 가보다) 그렇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보고 싶다. (아빠는

잔소리를 안 하시나?) 아빠는 별 말 안하신다. 엄마만 없으면 몇 날 며칠 TV를 볼

수 있고, 친구랑 자전거를 타러 갈 수 있어서 좋다. 친구들이랑은 보통 ***에 가서

배드민턴치고, 농구를 하거나 같이 축구한다. (요즘에도 친구들과 같이 운동하러 가

나?) 거의안나간다. 집에있고, 엄마가못나가게한다. (엄마가 못나가게 하시고 집에서

공부만 하게 되는 상황이라답답하겠다) 그렇다 - 중략 - (집에 와서는 엄마가 공부를가

르쳐주시는 방법은?) 책을같이읽는다. 아니면, 학습지를같이 한다. 역사샘이 학습지를

주면빈칸채우는방식으로. 수업시간에 5분 정도 채우는 거고, 뒤에 문제가 있어서 문

제는 마지막에 선생님이랑같이푼다. (저번에 듣기로는 처음에는 서준이가 집에 가면

바로 공부를혼자 시작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엄마가하라고는한다. 그래서 ‘한다~’말하

고시작한다. 공부할때는엄마는보통방에계신다. 다하고엄마를부르면그다음에 엄마랑

또 한다. (그럼 엄마는 공부 어떤걸 봐주시는 건지) 엄마는 내가 혼자하면 안한다고

생각한다. (음, 서준이가 외우기는 하는데 안 외워져서 갑갑하겠다. 그런데 엄마

한테 지금 짜증나는 지점이 엄마가 나를 못 믿어준다는 생각이 들어서인가) 맞

다. (잘못하더라도, 느리더라도) 그냥 신경 안 썼으면 좋겠다. (마치 초등학생이

된 것 같은 느낌이겠다.) 그렇다.

‣ 상담 평가: 공부로 인해 엄마와의 갈등을 겪고 있음이 명확히 드러나고 있음. 과도한

엄마의 관여에 대해답답함, 짜증남, 갑갑함등을느끼는내담자의정서를실제상담장면에

서 표현하는 훈련을 하지 못하고 회기가 끝난 것이 아쉬움으로 남음

‣ 슈퍼비전 내용

· 내담자는 적절한 단어 사용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함, 예를 들어, ‘짜증난

다’의 감정도 여러 가지를 내포함을 알려주고 다양한 감정 예시를 통해 자신의 감정

을 명확히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임

· 내담자 스스로 자기관리를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상담자가 지지적인 반

응을 보일 필요가 있으며, 적응적인 학교생활을 위한 도움이 필요함

210 2015 상담사례연구집

6회기(2015.11.05) - 10분 지각(학교 늦게 끝남)

상1: : 선생님이 지난주에 해오라고 했던 거 다 해 와줘서 고맙네, (웃음) 혹시 저번 주에

갖고 오기로 했던 것도 갖고 왔어?

내1: : 네 정오표 갖고 왔어요.

상2 : 응, 갖고 왔구나. 혹시 그럼 프린트물은? (프린트요?) 응, 응 역사 프린트물

내2 : 아, 맞다. 그 프린트 생각해서 책상 위에 두었었는데 까먹었어요.

상3 : 응, 들고 오는 거 까먹었구나. 그래도 정오표는 갖고 왔다. 그래, 같이 정오표 봐 보자.

반에서 3번이구나. (네) 한 반에는 몇 명이야? (30명이요) 여자랑, 남자는? (15명씩 될

걸요?) 그럼 거의 반반씩인가 보네. 한 학년은 전체 200명이고. 그래. 정오표에 동그라

미들은 누가 그려 놓은 거야?

내3 : 나요 (왜~?) 점수 확인하려고요. 어떤 게 제 점수인지 보려고요.

상3 : 응 너 점수가 뭔지 확인하려고 그랬구나. 그러게, 배점이랑 이렇게 헷갈려 보이기는

한다.

내3 : 제 밑에도 애들 많아요.

상4 : 응~ 그 때 얘기 했을 때 서준이 밑에 50명 정도 있었잖아.

내4 : 그래도 70명 정도는 되요.

상4 : 그래~? 50명도 더 되네? 선생님은 그 때 150등이라고 들어서.

내4 : 그건 그 때 제일 못 봤을 때에요.

상5 : 응 그렇지, 우리 목표는 100등인거구?

내5 : 네, 근데 어려워요

상5 : 어려워? (네) 서준이가 공부를 잘하고 싶은데 공부가 잘 안되어서 너 자신도 짜증이

나겠다. 이렇게 정오표 보면 갑갑하고 (네) 응, 그런 마음일 것 같아. 성적 보니까 그

때 말했던 것처럼 국어랑 수학이 정말 점수가 제일 높다.

내5 : 보면, 수학은 배점 높은 거만 다 틀렸어요. 많이 틀린 건 아닌데

상5 : 응 그러게 틀린 개수로는 4개 정도 박에 안 되는데, 틀린 문제들은 배점이 높네~ 아쉽

겠다. 서술형인가?

내5 : 아니요, 다 선택형이에요. (그래?) 네, 근데 다 5점짜리 이런 거니까. 5점짜리는 또 이상

한 샘이 내요. (이상한 샘?) 네, 되게 깔끔해요. (깔끔해?) 네, 온지 얼마 안 되었는데

깔끔해요. 지저분한 거 싫어하고. 어려운 문제만 내고 그래요.

상6 : 응, 그렇구나. 어려운 문제라는 거는 어떤 문제 말하는 거야?

내6 : 음, 풀리긴 풀려요. 답을 맞히면 다 틀려요.

상6 : 풀긴 풀 수 있는데 틀리게 되는 거야? (네) 아, 시험 볼 때 내가 풀긴 푸는데 답이 안

나오는 거구나 (네) 응, 이번에도 그럼 그랬어?

내6 : 네, 배점 높은 건 좀 그런 편이에요.

상7 : 그럼 혹시 틀린 거 다시 풀어봤어?

내7 : 아니요, 풀어보진 않았어요.

상담사례연구집

2015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211

상7 : 시험에서 틀린걸 다시 확인 해 보지는 않은 거구나, 안 궁금했어? (네) 선생님이 보니

까, 지금 서준이가 조금씩 틀리는 실수를 줄이면 점수가 훨씬 더 좋아지겠는데? (그래

요?) 응 지금 한 문제만 더 맞추면 80점대야.

내7 : 원래 점수 80이었어요. 저번에는 60점대였고

상8 : 아~ 원래 점수는? 그 때는 함수라고 했었나~? 아님 도형이라고 했었나?

내8 : 지금, 이번이 도형이에요.

상8 : 그 때 못 봤던 거는 함수였던 거고~?

내8 : 네, 학원도 계속 다녔어요.

상9 : 똑같이 학원을 다녔는데, 이상하게 그 때는 점수가 많이 떨어졌었다 (네) 함수 자체가

어려웠던 거야 아니면, 내가 공부를 안했던 거야~?

내9 : 반반이요

상9 : 응, 반반, 내가 어렵기도 했고 공부를 안했던 것도 같고. 그럼 이번에 보는 도형 부분은

좀 어때~? 어렵게 느껴져?

내9 : 수학은 쉬워요. (도형?) 네, 수학은 쉬워요.

상10 : 그럼 이번 기말고사 때 보는 범위는 다 도형인가?

내10 : 네, 다 도형이에요.

상10 : 그럼 좀 자신감이 있겠네. 서준이가?

내10 : 네, 도형 부분은 자신감 있어요.

상11 : 서준이가 수학에는 크게 자신감 있어 하는 것 같아서 좋으네. (웃음) 그 때 한 번 얘기

했던 것도 같다. 도형 넓이 구하고, 이런 부분들. 그래 수학은 선생님이 크게 신경 안

써도 될 것 같고. 정오표 보면서 궁금해지는 게 있는데, 100등 정도 나오려면 반에서

는 몇 등정도 해야 해?

내11 : 100등요? (응, 100등) 어.. 반에서 한 20등? 했던 애가요. 저번에 100등정도 했던 것

같아요.

상11 : 반에서 20등이~? (네) 한 반에 총 30명이라고 했지~? (네) 그럼 그 친구 평균 점수

대략 알아?

내11 : 그런 건 안 물어 봤어요. (안 물어봤어?) 네, 흐흐 여자애에요

상12 : 안 친한 앤가 보네~? (네) 그럼 친한 친구 중에서 그 정도 등수 되는 애 있어? (끄덕

임) 그럼 걔는 점수가 어느 정도야?

내12 : 걔요? (응) 걔는 거의 다 80아니면 70

상12 : 80 아니면 70점, 그럼 우리도 그 정도 받으면 서준이가 원하는 등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겠다? (네, 흐흐) 근데, 선생님이 또 궁금한 게, 왜 100등이야? 80등도 아니고, 110

등도 아니고

내12 : 그냥 반이니까요. (그냥 반?) 근데 이번에 90점 받은 애나 100점 받은 애나 똑같이

나왔어요.

상13 : 응? 이번 시험에서? (네) 그게 무슨 뜻이야~?

내13 : 음, 80점대 똑같고, 70점대 똑같고

212 2015 상담사례연구집

상14 : 선생님이 이해한 게 맞는지 모르겠다. 등급으로 바뀌었다는 거야~? (네) 예를 들면,

90점 이상은 A고, 80부터 90까지가 B등급 (89까지) 응 89, 그리고 70부터 79까지

C등급, 60부터 69까지가 D등급

내14 : 그 밑에는 다 E에요

상14 : 아, E, 그럼 E까지만 있겠네?

내14 : 네, E는 그래도 하나 밖에 없어요.

상15 : 아, 서준이가~? 어떤 과목? (과학이요) 응, 과학 빼고는 다 그 이상이구나. 그러면 과

학이랑 역사만 좀 점수 올리면 평균이 올라가겠네

내15 : 네, 흐흐 그래도 과학도 뒤에 애들 좀 있어요.

상15 : 과학도 있어~? (네) 몇 명 정도~? (5명?) 선생님이 생각한 것 보다 더 많다. 전교로

치면 너 뒤에 애들이 많이 있겠네. (네, 흐흐) 이렇게 선생님한테 계속 얘기하는 것

보니까 서준이 네가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가보다. (네) 선생님 또 궁금한 게 있는데

학교에서 분반 수업도 진행해?

내15 : 네, 영어하고 수학만. 수학은 그래도 상반에도 가봤어요. (오, 그랬구나) 1학년 때도

하고, 2학년 때도 한두 번 정도?

상16 : 대단하네~ 분반은 어떻게 나누는 거야?

내16 : 애들 반별 평균으로 해서요 평균 이상은 상반이에요.

상16 : 아, 반별 평균? 두 반 정도 합쳐서 반으로 나누나 보다

내16 : 네, 그렇게 해서 나눠요

상17 : 그래도 서준이가 학원 다니면서 나름 열심히 공부한 보람이 있었겠네. 그 때도 지금

네가 원하는 절반 이상 정도로 공부한 거고 (네) 2학년 때 2번이나 상반을 했으면

잘했네

내17 : 네, 좀 어려운 거 있어서 점수 잘 안 나온 거 빼고는. 근데 기말고사 때는 음악, 미술

이런 게 있어서 좀 걱정 되요. (어떤 점이~?) 그냥 외우는 거 나오고 이런 부분이

상17 : 아, 확실히 서준이가 외우는 거 공부하는 걸 어려워하는구나, 수학은 그래도 이해가

되어서 풀리는 거잖아 (네) 국어도 이해해서 푸는 거고

내17 : 국어는 이해되는 부분만, 부분만 이해 되요 흐흐 (웃음) (이해되는 부분만) 네, (수학

은?) 그래도 잘 풀려요. 근데 어차피 인문계 가도 꼴찌할텐데 (꼴찌~?) 네, 엄마가 꼴

찌해도 인문계 가래요.

상18 : 꼴찌해도 인문계를 가라셔~? (네) 응, 갑자기 인문계 이야기가 나와서, 선생님이 저번

주에 혹시 알아보자 해서 알아봤던 거야~?

내18 : 네? 아니요 그건 아니에요. 엄마가 그냥 가래요.

상18 : 엄마가 그냥 가라셔? 저번에 형아도 그랬다고 했던 것 같은데 (네) 근데 서준이 생각

은 어떤데?

내18 : 흐흐 그냥 엄마가 목표가 인문계 가는 거래요. 근데 실업계는 야자 안하는데

상19 : 그 때 선생님이랑 얘기 했던 건 대학에 안가더라도 상관없으니까 그냥 집에서 빨리

나오고 싶다. 이런 마음이었던 것 같은데

상담사례연구집

2015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213

내19 : 근데, 마음이 바뀌었어요. (마음이?) 네, 가야될 것 같아요

상19 : 갑자기 그렇게 마음이 정해진 이유가 있을까?

내19 : 그냥 그래야 엄마가 잔소리 안할 것 같아요.

상20 : 아, 엄마가 잔소리하는 거에서 벗어나고 싶구나. (네) 인문계 가도 뭐

내20 : 그래도 야자 하잖아요. 야자하면 더 오래 안보잖아요.

상20 :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 것보다 차라리 야자를 하자 이런 마음인거구나?

내20 : 야자도 그래도 잘 빼는 것 같아요.

상21 : 야자를 뺀 다구?

내21 : 야자 빼고 뭐 학원 간다든지

상21 : 응, 야자 빼는 방법까지 여러 방면으로 생각을 해 보았구나 벌써 (네, 흐흐) 그래도

선생님 생각에는 서준이가 인문계, 실업계를 좀 알아봤으면 하는데 너 마음은 어때?

(몰라요) 모른다는 거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 너의 마음을 모르겠다는 뜻이야~? (네)

찾아보고 싶은지, 안 찾아보고 싶은지를 (네, 흐흐 몰라요) 그래 다시 정오표를 봐볼

까, (네) 영어도 배점 높은걸 좀 틀렸네. 아쉽다

내21 : 영어는 이번에는 본문을 제대로 못 외워서 그래요. (아) 외운다고 외웠는데.

상22 : 본문 외우는 내용이 시험에 나오나보네

내22 : 본문에 빈칸 채우고 (응, 빈칸에 써라) 네, 근데 외우는 걸 다 까먹어갖고

상22 : 영어는 그럼 이제 시험 볼 때 외우는 걸 중점적으로 해보아야겠다.

내22 : 영어는 벌써 시작 했어요 (시험공부를?) 네, 엄마랑 (우와)

상23 : 어, 그럼 학원 갔다 와서 영어 공부를 하나보네 엄마랑

내23 : 네, 8시부터요

상23 : 그래, 학원가는 날은 7시에 돌아오니까, 안가는 날은 학교 갔다 오면 수학숙제도 하

고. 엄마랑은 그럼 8시부터 2시간?

내23 : 아니요, 그냥 아빠 오기 전까지요.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에요.

상24 : 그 때 엄마랑 같이하면 좀 외워진다고 했었나? (쪼끔?) 쪼끔?

내24 : 엄마랑 하는 게 조금 더 나아요.

상24 : 근데 좀 궁금한 게, 엄마가 안 해주셔도 서준이 네가 소리 내어서 읽으면 되지 않을

까하는 생각도 선생님은 드는데

내24 : 그래도 엄마가 있어야 되긴 하는 것 같아요.

상25 : 그것 참 고민이네 엄마가 있으면 불편하면서도 엄마랑 매일 공부하는 게 편하기도

하고 (네, 흐흐) 그럼 서준이가 좀 싫은 건 엄마가 공부하라는 잔소리가 싫은 거겠네

내25 : 네, 그래서 영어도 그냥 학원 안 가는 게 나아요.

상25 : 영어도 학원 다니다가 그만 두었다며

내25 : 네, 선생님이 이상해서 그만 뒀어요. 수업 중간에 나왔어요. (수업 중간에?) 네, 선생

님이 수업하다가 나갈 사람은 나가라고 해서 (무슨 일이 있었는데?) 음... 잘 기억은

안 나요.

상26 : 혼난 거야~? 아니면, 그냥 뭐 수업 방식이 싫었던 거야?

214 2015 상담사례연구집

내26 : [침묵 10초] 음.. 그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은 안나요. 몇 달 안 되었는데.

근데 그냥 싫어서 나와 버렸어요. 중간고사 땐가.. 기말고사 땐가..

상27 : 응, 기억은 잘 안 나나보네. (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선생님이 어쨌든 뭐라고 하시

니까 네가 나와 버린 거구나? (네) 그렇게 정말 나와 버릴 정도로 네가 싫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고 (네) 그런데 그 선생님은 쟤가 정말 가라고 한다고 나가네 이런 생각

하셨겠는데? (웃음) 학원비도 다 냈을 때 아니었나?

내27 : 네, 아마 말쯤이었을 거예요. 월말쯤에. 있기 싫음 나가라고 했어요.

상27 : 그래, 근데 그렇게 그만 두고 나서 성적이 떨어져서 다른 학원 다니고 싶기도 하겠다.

내27 : 네, 안 그래도 엄마가 알아보래요. (다른 학원을?) 네, 저보고 알아보래요. (너는 가고

싶어?) 네, 가도 괜찮을 것 같아요.

상28 : 그것도 좋은 생각이지. 영어라도 조금 더 올라서 80점대 되면 네가 원하는 평균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 (그래요?) 응, 여기서 한 과목만 80점대 되면 올라갈 것 같은데?

혹시 지금 평균 알고 있어? (아니요) 그럼 지금 잠깐 계산 해 볼까?

내28 : -평균 계산함- 다 했어요

상28 : 응, 다 했어? (네) 보자, 지금이 64.2점이네

내28 : 잘하지 않았어요? (잘한 거야~?) 네! 저번은 68점이었어요.

상29 : 그래도 4점은 떨어졌는데~?

내29 : 1학년 때는 60점대였어요.

상29 : 그래, 예전 점수랑 비교 해 보니까 잘한 것 같긴 하다. (흐흐) 음, 그럼 이번에는 한

과목만 80점대로 예상하고 다시 계산 해 보자. 한 과목만 점수 올린다 생각하면 어떤

과목 올리고 싶어? (국어요) 그럼 국어 점수로 다시 계산 해 보자 (네) -평균 계산함-

(다 했어요) 봐보자. 하나만 점수 올렸는데, 78점 나오네, 여기에 수학까지 점수 올린

다고 생각하면 평균이 80점대가 나올 가능성이 있겠다.

내29 : 근데, 과목이 더 많아지는데요.

상30 : 그치, 서준이가 좀 부담스러워하는 외우는 과목들 (외워야겠죠) 응, 그래야겠지 빡시

겠지만. 외우는 거 생각 해 보니까 과학 얘기를 안했네, 근데 과학은 외워지지 않는

거야~? 아님 이해가 잘 안 되는 거야?

내30 : 이해는 그래도 배운 데까지 되는데 안 외워져요.

상30 : 이해는 그래도 돼~? (네, 엄마랑 해서) 지금은 어디 배우고 있어? (용해도요) 응, 그

때 말했던 것 같다. -같이 과학 정오표 살펴 봄(여러 문제들을 틀린 것을 보고 속상해

함)- 과학은 정말 많이 틀리긴 했다. 배점 높은 거든 안 높은 거든. (그러게요) 서준이

한테 꼭 필요할 것 같은 게, 내가 어떤 문제를 틀리는지 확인하고 더 열심히 그 부분

을 외워야 할 것 같아.

내30 : 틀린 거요?

상31 : 응, 약간 잔소리처럼 들릴 수는 있겠다. (웃음) 오늘 그래도 이렇게 같이 정오표 살펴

보니까 서준이한테 얘기로만 듣고 생각할 때보다 선생님이 서준이가 공부를 어느 정

도 하는지 명확히 알겠다.

상담사례연구집

2015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215

내31 : 근데 국어랑 영어만 쫌 하면 될 거 같지 않아요?

상31 : 응 그치, 국영수만 지금보다 올려도 네가 원하는 만큼 성적이 나올 거고. 그럼 엄마

잔소리도 좀 줄어들 수도 있겠지 (네 흐흐) 근데, 샘이 궁금한 게 최종 성적에 수행

평가 같은 것도 들어가지 않나~?

내31 : 네, 태도? (어떤 태도?) 그냥 수업 시간 태도? 그건 그냥 나와요. 수행 평가도 있고.

(수행 평가?) 네, 숙제 그냥 내 주면 해 가면 되요.

상32 : 그건 그래도 성실하게 잘 해가나 보구나? (네) 다른 예체능 과목은 어때~?

내32 : 체육은 그래도 잘 나와요. 실기는 1등급이에요.

상32 : 역시 운동을 잘하는구나.

내32 : 네, 흐흐 근데 다른 거 외우는 걸 못해요.

상33 : 진짜 이번에는 외우는 거를 무한 반복하긴 해야겠다. (그렇죠) 역사랑 과학 중엔 뭐가

나아?

내33 : 둘 다 그냥 그렇긴 한데, 역사는 쌤은 재밌어요. (쌤은 재미있어~?) 네, 과학은 쌤이

별로에요. 그래도 이번에 역사 2배나 올랐어요. (2배~?) 저번에 30점대 나와서

상33 : 그래, 그러고 보니까 2배 가까이 되기는 했다. 아주 조금만 더 올려도 평균 올라가겠

는데? 2배 오른 거 보니까 할 만한 건가?

내33 : 잘 모르겠어요

상34 : 그래, 오늘 얘기하다보니 과학이랑 역사 프린트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더 궁금해지긴

한다. 서준이가 평소 수업시간에 어떻게 공부하는지 궁금해서. 다음 주에는 꼭 갖고

올 수 있겠어~?

내34 : 과학A 있고 B 있는데 뭐로 갖고 와요?

상34 : 응, 네가 원하는 걸로 갖고 와. 한 장만 갖고 오면 되. 그래도 샘은 서준이가 선생님이

주는 숙제 심리검사도 다 해오고, 준비물도 웬만하면 다 챙겨 와서 고맙네.

내34 : 어제 밤에 생각했어요.

상35 : 어제 밤에 생각나서 한 거야? (네) 그래 문항도 많았을 텐데 잘 해왔다. 공부도 그렇

고 잘하고 싶은데 안 나와서 속상해 하면서도 앞으로 더 잘하려는 마음도 갖고

내35 : 네, 흐흐. 원래 시험 성적 더 잘 나온 줄 알았는데, 안 나왔어요. 애들이랑 채점 해

봤거든요. (애들이랑?) 네, 근데 정오표 나온 거 보니까 제가 채점 잘 못했더라고요.

상35 : 처음 채점 했을 때랑 달라서 좀 당황스러웠겠네?

내35 : 네, 시험도 푼다고 푸는데 점수 안 나오고 이러잖아요.

상36 : 그래, 충분히 그럴 수 있지. 얼마나 갑갑하겠냐. (네) 샘도 이제 너 성적은 어느 정도

인지 알겠고, 네가 어떻게 공부하는지 알면 널 도와주는데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내36 : 근데, 역사 저는 찍지도 않고 풀잖아요. 다 찍었던 애는 우리 반 애 9점 나왔어요.

(9점?) 네 풀다가 다 찍었대요.

상36 : 걔는 정말 풀기를 포기했을 수도 있겠네. (네, 흐흐) 그래 우리는 암기 과목 잘 받도록

좀 더 많이 읽고 하면 될 거야 (네) 아까 평균 내 본 것처럼 네가 올릴 수 있는 과목에

는 더 집중하구. 서준아 근데 너 혹시 국어는 어느 부분에서 틀리니?

216 2015 상담사례연구집

내36 : 그, 있잖아요. 가장 틀린 것은 이런 문제에서 많이 틀려요. 헷갈려요. 쉬운 문제든 어

려운 문제든

상37 : 약간 애매모호한 문제들에서 차이를 알아내는 게 어려운 거구나?

내37 : 네, 다른 문제들은 많이 맞았어요.

상38 : 그러게 국어도 막 많이 틀린 건 아니다.

내38 : 네, 배점 높은 거에서 그런 문제가 많아요.

상39 : 국어는 문제를 풀어보면서 공부해?

내39 : 아직은 안 풀었어요. (아직은?) 네

상40 : 나중에 문제 풀 때쯤 샘이랑 그 문제도 같이 얘기 해 보면 좋긴 하겠다. (네) 응, 샘은

여기에 더해서 엄마가 없어도 서준이가 좀 더 스스로 할 수 있게 되면 더 좋겠네.

상담하면서 혼자 하는 방법들을 배워갔으면 좋겠기도 하고, (네, 흐흐) 그래, 다음 주

에 프린트 갖고 오면 같이 더 얘기 해 보자. 그리고 이건 오늘 원래 해 보려고 했던

건데

내41 : 오늘요? (응) 뭔데요?

상42 : 네가 평소에 어떻게 암기하는지 간단하게 게임하면서 알아보는 활동이야, 근데 오늘

못했네. 다음 주에 하려고 하는데 너는 어때? (좋아요). 그래, 그리고 중간 점검 차원

에서 물어보자면 우리가 거의 5-6회기 정도 만났는데 서준이 상담 오는 건 어때?

내42 : 괘아는데요

상43 : 괘아나? (네) 저번에도 괘안타더니 (네) 그럼, 저번이랑 비교해서는?

내43 : 괘아나요 그 때보다

상44 : 오, 그래. 그렇구나. 서준이가 처음 왔을 때보다 뭔가 더 말도 많이 하고, 자세도 바라

지고 있어서 선생님도 고맙고 좋네. 여기에서 서준이가 편하게, 고민하는 걸 얘기할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어. (네, 흐흐) 그래. 다음 주에도 같은 시간에 보자.

‣ 상담 평가: 내담자가 자신 있어 하는 과목에 대한강화와 지지를 해줌. 내담자와의 라포

형성이 되어가면서 상담 초기와 다르게 상담자가 많이 질문하지 않아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모습이보임. 성적과관련된얘기에초점을맞추다보니, 내담자의내면과정서에

깊이 귀를 기울이지 않은 부분이 아쉬움

Ⅴ 상담 전체 평가

§ 내담자의 상담에 대한 저항이 줄어듦, 내담자와의 신뢰관계가 형성되어가고 있음

§ 상담의 내용이 내담자 성적을 파악하는데 그치고 있음. 공부를 잘하고 싶은데 못해

서 답답한 내담자의 마음과 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마음 등 내담자의 입장에

서 경청하고 공감, 지지적인 반응이 필요함

§ 내담자는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이를 적절히 표현하지 못

상담사례연구집

2015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217

하는 것으로 보임. 상담자 또한 내담자의 감정을 뭉뚱그려서 공감하는 경우가 많음.

보다 세분화하여 내담자가 다양한 감정을 배우고, 이를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 훈련

이 되어야 함

§ 학업 성적 향상이라는 상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내담자 스스로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임. 때문에 상담시간에 내

담자에게 자기를 관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이고,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 왜 중요한

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등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임

218 2015 상담사례연구집

논 평서수균 / 부산대학교 심리학과

1. 내담자에 대한 이해 1) 주요 문제§ 친구와 과격하게 싸우는 일이 잦고 분노 조절에 어려움이 있음

(예: 화를 참지 못하고 주먹으로 유리창을 깨트려 다치기도 함)

§ 친구의 지갑에서 돈을 3회 훔침

§ 학교에서 말썽을 많이 피움(수업 중 떠들고, 장난치고, 복도에서 공차고...)

2) 발달력어려서는 손이 별로 안가는 순하고 키우기 쉬운 아이였던 내담자가 초등학교 5학

년 들어가면서 학교에서 말이 많아지고 장난이 잦고 수업을 방해하는 말도 많아

졌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 사춘기가 시작되는 이때가 이상 행동의 발병 시기로 의

심이 된다.

3) 검사결과문장완성검사 34번(내 소원이 마음대로 이루어진다면?) 문항에 내담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고, MMPI-2에서 9번 척도의 점수가 36으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이런 점으로 보아 내담자는 만성적으로 의욕과 활력수준이 저하되어서 생활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4) 역동적 이해호르몬 변화로 인한 사춘기가 시작될 즈음인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내담자가 말이

많아지고 수업 중에 돌출적인 반응을 보인 점으로 보아, 이때부터 충동적이고 산만한

행동이 조금씩 드러났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내담자의 모습은 내담자모에게는 매우 못

마땅했을 것으로 여겨지며 내담자에 대한 모의 간섭과 통제가 한층 심해졌을 것으로 보

인다. 내담자는 모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자율성이 침범당하는 경험을 만성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손톱과 발톱을 물어뜯는 증상에서 일부 나타나고 있다.

상담사례연구집

2015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219

모는 내담자가 “생각이 너무 없다”고 반복해서 상담자에게 하소연하고 있다. 내담

자가 곧 닥칠 미래에 대해서 준비하지 않고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모습이나 자신

의 행동이 초래할 결과에 대해서 미리 생각해 보지 않는 모습은 ISTJ 성격유형이 뚜렷

한 모에게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을 것이다. 이해가 어려운 만큼 마찰은 더 심해지

고 이로 인한 무력감과 서로에 대한 분노감은 쌓여만 간 것으로 여겨진다. 모에 대한

내담자의 부정적인 감정은 “뭐 해라 할 때 짜증나서 나도 모르게 성질을 낸다” “엄마

가 옆에 있는 것 자체가 싫다. 집에 있을 때는 혼자 있는 것이 좋다” 같은 내담자의

말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내담자는 다음과 같은 모에 대한 바람을 얘기하고 있다.

“엄마가 너무 과하게만 간섭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믿고 맡겼으면 한다”

모의 잔소리는 내담자의 자기가치감을 취약하게 만들고 결국엔 모가 내담자에게 그

토록 원하는 바인 내담자가 스스로 알아서 자기 일을 하는 것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내담자가 보이는 다양한 문제 행동들은 산만하고 비계획적인 모습에 대한 모의 심한

비난과 통제로 인한 내담자의 심리적 스트레스가 밖으로 표출된 것일 수 있다. 내담자

가 내적으로는 만성적인 우울증을 앓고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우울증이 주관적인 우울

감으로 드러나기 보다는 일탈 및 비행 행동으로 드러나고 있어 보인다. 내담자의 우울

증은 아마도 ADHD가 의심되는 증상들이 외부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일으킨

스트레스가 주원인일 수 있다. 그 스트레스에는 모와의 심한 갈등도 포함되어 있고 주

의집중의 어려움으로 학업의 효율성이 떨어져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 것으로

인한 무력감도 포함될 것이다.

내담자는 사춘기가 접어들 즈음부터 가벼운 수준의 ADHD 증상을 보여 왔고 이런

증상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모는 내담자에 대한 비난과 과잉통제를 반복해서 해온 것

으로 보인다. 모의 비난은 내담자에게 자기비난으로 그대로 내재화되어 자존감을 떨어

트리고 자율성의 발달을 심각히 저해했으며 지금의 우울증으로 응고되어 있어 보인다.

2. 상담목표 및 상담방법§ 상담에서 초점을 두어야 할 부분으로 먼저 ADHD에 대한 감별 진단이 필요해 보

인다. 내담자의 학업적인 성취가 노력한 것에 비해 못 미치는 이유가 ADHD 증

상으로 인한 것일 수 있다. 만약 내담자가 ADHD로 진단된다면 심리상담은 약물

치료 처방을 받고 그 결과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정신의학과 진료와 병행

되어야 한다. 심리상담은 ADHD 증상으로 인해 내담자가 경험하는 좌절과 무력

감을 알아주고 저하된 내담자의 활력을 회복시켜 주는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

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담자가 자신의 생활을 잘 꾸려갈 수 있도록 삶을 구조화시

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학업에서부터 정리 정돈하는 생활 습관에 이르기까지 구

체적으로 삶을 구조화시켜줄 필요가 있다. 모의 바람처럼 내담자가 알아서 하도

220 2015 상담사례연구집

록 믿고 맡겨 놓는 것은 아직은 이르고 내담자에게는 매우 버거운 일이다. 모가

내담자의 일을 대신해주지는 않지만 내담자가 자기가 해야 할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이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단계를 밟아가야 하는지 체계적인 계획을 세

워줄 필요가 있고 그 계획을 내담자가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를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내담자가 계획한 것을 실천했을 때는 즉각적인 강화를 일관되게 해

주어야 한다. 칭찬이나 상과 같은 정적 강화물이 내담자에게 주어질 필요가 있다.

§ 삶이 구조화되면서 계획한 일들을 작은 데서부터 성취해 보는 경험을 차곡차곡

해나가면 고개 숙였던 내담자의 자존감도 조금씩 회복될 것이다. 그리고 모의 침

범으로 인해 좌절되었던 자율성 욕구가 충족되면서 내담자의 활력은 높아질 것이

다. 이 과정에서 모에 대한 상담자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모는 내담자의 증

상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자신이 내담자에 대한 과잉보호적인 행동을 왜 할 수

밖에 없었는가를 이해하고 과잉보호적인 행동이 낳은 부정적인 결과에 대한 인식

도 높여야 한다. 그래야 내담자와 반복하고 있었던 악순환적인 관계 양상을 중단

할 수 있다.

§ 상담자는 성적 올리는 것을 상담목표로 정했다. 아마도 이는 상담에 대한 내담자

의 기대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내담자와 형식적으로 합의한 목표로 보인다. 성

적 올리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상담목표(즉, 삶을 구조화시켜 줌으로써 내담자가

계획한 것으로 이루어가는 경험을 모와 협력해서 하는 것)를 이루어가면 학업도

계획한 대로 이루어질 수 있고 그러면 성적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성적 올리는 것은 상담목표라기보다는 상담목표 달성이 가져다주는 부산물로 보

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3. 총평 상담자는 내담자모 상담을 내담자 상담과 적절히 병행하면서 안정적으로 상담을 꾸

려가고 있다. 상담에 대한 성실한 참여로 보아 내담자와의 라포도 양호해 보이고 상담

시작한 후에 내담자가 더 이상 말썽을 피우지 않고 잘 생활하는 것으로 보아 상담의

효과도 확인되고 있어 보인다. 다만 내담자에 대한 진단적인 인상을 다소 소홀히 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보완은 필요해 보인다.

내담자가 ADHD를 앓고 있지 않은지 감별할 필요가 있고 ADHD가 아니라 하더라

도 충동성과 주의집중력의 문제는 보이고 있는 바, 이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적인 개입

과 부모교육은 필요해 보인다. 내담자는 ADHD 증상으로 인한 이차적인 우울증을 앓

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내담자가 주관적인 우울감을 호소하기 보다는 일탈적인 행

동을 주로 보이고 있어 가면성 우울증(masked depression)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내담

자의 일상적인 기능 수준을 볼 때 우울증이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심각

상담사례연구집

2015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221

하지 않은 수준의 우울증에는 인지행동치료적인 개입이 도움이 될 수 있다. ADHD

환자의 학습을 돕는 인지행동적인 개입도 적극적으로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사례는 충동조절이 어렵고 산만한 문제를 보이는 청소년과 양육자의 역기능적인 상호

작용 양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주의력의 문제로 인해 아이가 학업을 비롯한 일상생활

에서 문제를 보이면 부모는 이를 참지 못하고 아이를 심하게 비난하고 과잉통제하기

쉽다. 그러면 아이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자존감은 더 취약해지며 발달되지 않은 자기

조절 능력과 집중력은 향상되기가 어렵다. 이런 양상이 오래 지속되면 아이는 우울증

이나 품행장애를 보일 수 있다. 다행히 이 내담자는 아직 어리고 우울증이 심해 보이

지 않으며 품행장애라고 하기에는 증상의 다양성도 부족하다. 또한 상담에 대한 모의

협조도 잘 이루어지고 있고 내담자가 상담에 성실히 참여하고 있는 바, 상담이 꾸준히

진행된다면 상당한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 끝으로 내담자를 최선을 다해서 돕고

자 하는 상담자의 전문성 있는 열의가 높아서 상담 예후가 더욱 긍정적으로 기대된다.

222 2015 상담사례연구집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장재혁(자격연수부)

Ⅰ 내담자 기본 정보

1. 인적사항§ 김철수(가명), 남, 23세 § 대학생(화학공학과 3학년), 제대 후 복학

§ 주거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 성적: 중(3.5점), 공부에 흥미없다고 함

§ 동거인: 아버지, 어머니, 동생 § 부모 직업: 공인중개사

§ 가족 경제수준: 수입-중 § 종교: 천주교(부모, 동생 모두 동일)

2. 가족관계 및 사회적 관계1) 가족관계§ 아버지(52): IMF 때 장사를 하였고 현재 공인중개사 일을 하고 계심. 상담 중에

내담자는 부가 보수적이고 남성적이라고 말하였고, 이런 남자다움을 내담자에게

강조한다고 표현하였음. 내담자가 고민을 털어 놓으면 부는 이해하지 못했으나,

중학교 때부터 내담자를 이해해주려고 노력하고 조언을 많이 해준다고 표현함.

잦은 조언으로 피곤할 때도 있다고 함

§ 어머니(48): 공인중개사로 일하고 계심. 모와 대화를 할 때는 상호 소통이 잘되고

이야기가 잘 통함. 평소에 말하기 힘든 일이 있을 때 모에게 표현을 해서 털어놓

는 편임. 표현하고 난 뒤에 미안한 마음이 들기는 하지만, 그 때마다 들어주심

§ 동생(20): 매우 착함. 안타까운 마음이 듦. 내담자가 군대에 있을 때 동생이 중·고등

학교 때 왕따 경험으로 자퇴를 선택하였음. 그 때 동생을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함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23

2) 가계도

3. 주요 발달력§ 초등학교 때 내담자는 아버지를 무섭고 엄하다고 표현하였다. 내담자가 혼날 때

는 회초리로 맞은 기억이 있다고 말하였다. 내담자는 본인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로 어렸을 적 친척들이 모였을 때 받은 강화(‘철수는 조용하고, 얌전

해서 착하네’)들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표현하였다.

학창시절에 내담자는 본인의 감정과 행동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했다. 특히

중학교 때는 학교생활과 학원생활이 달랐다고 표현했는데, 학원에서와는 달리 학

교에서는 초등학교 때 친구들이 한명도 없는 곳으로 가게 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하였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본인의 모습이 아닌 가면 속 모습으로 행

동하고, 학원에서는 본인의 감정과 행동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는 남녀 공학인 중학교 때와는 달리 불안한 생각들이나 행동들

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하였고, 내담자는 아무래도 남·여 차이가 이러한 생각이

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표현 하였다.

§ 군대에서는 학교 장면에서와는 다르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불편하지 않고,

불안한 행동들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표현하였다. 이는 내담자가 말하기를 “한두

번 실수를 하더라도 계속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을 때는 이를 만회할 기회가 있

는데, 한 번 볼 사람들이 있는 상황에서는 주변이 의식되고 불안하다”라고 표현

하였다.

§ 상담 초반 언급한 여자 친구와 8월 중순 헤어졌다. 사귄지 한 달 반 정도 되었고,

여자 친구는 내담자가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하면서 헤어지자고

했다고 내담자는 이야기를 하였다. 내담자는 상담 초반 여자 친구가 자신을 좋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불안함을 표현하였는데, 잘해주고, 맞춰주고, 자기는 싫어하

지만 오글거리는 행동을 하면 여자 친구가 좋아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상담에서

224 2015 상담사례연구집

하였고, 8월 중순에 합의하에 헤어졌다고 보고하였다. 내담자는 여자 친구와의 관

계에서도 본인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보다는 참고 억누른다고 하였다. 상

담 7회에 여자 친구가 새로 생겼다고 했고 만난 지 일주일이 되었다고 하였다. 여

자 친구와의 관계 탐색이 좀 더 구체적으로 탐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Ⅱ 내담자 이해

1. 내담경위 및 이전 상담 경험§ 내담경위: 중학교 때부터 어떤 어려움이 시작되었으나, 참고 지내다가 최근 심해

져서 모에게 말했고, 동생이 상담 받고 있는 본 기관으로 상담을 권유해 오게 되

었음

※동생은 왕따 경험으로 인한 호소문제로 본원에서 상담을 받고 있음

§ 이전 상담 경험: 무

2. 호소문제 1) 접수면접 호소문제§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음

- 버스, 강의실, 도서관 등에서 반복되는 생각이 발생함

-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 행동이 부자연스러움

2) 상담 장면 호소문제§ 반복되는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

§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그 당시에 표현하고 싶다(‘다리를 펴고 싶다’,’물 떠오

고 싶다‘ 등).

3. 인상 및 행동관찰1) 접수면접 인상 및 행동관찰§ 차분한 헤어스타일에 뿔테 안경. 단정한 옷차림이 모범생을 연상하게 함

§ 말을 차분하게 하고, 상담자와 충분히 의사소통하고 눈 맞춤을 함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25

어머니에 대한 태도13.나의 어머니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고 소

녀 같다.

26.어머니와 나는 친구 같고 내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시는 분

가족에 대한 태도12.다른 가정과 비교해서 우리 집안은 화목하

고 대화가 많다.

48.내가 어렸을 때 우리 가족은 엄격한 분위기

였다.

§ 자신의 생각, 사건 등에 대해 자세하고 차분하게 설명을 잘함

§ 말의 내용과 표정은 대체로 잘 일치되어 부자연스러운 느낌은 별로 없음

2) 상담 장면 인상 및 행동관찰§ 내담자는 차분하며, 상담자와 상담을 진행할 때 눈 맞춤을 잘하는 편임

4. 심리검사 결과 (실시일: 2015.07.07, 해석일: 2015.07.14)

1) 검사명 : MMPI-2가) 타당도 척도 및 임상 척도

척도 VRINTRIN F F(B)F(P) FBS L K S Hs D Hy Pd Mf Pa Pt Sc Ma SiT점수 45 57F 37 44 38 39 40 50 42 42 47 41 48 71 45 51 46 48 62

나) 재구성 임상척도와 성격병리 5요인 척도척도 RCd RC1 RC2 RC3 RC4 RC6 RC7 RC8 RC9 AGGR PSYC DISC NEGE INTRT점수 52 41 46 59 50 49 66 44 50 43 54 50 56 48

다) 내용 척도

척도 ANX FRS OBS DEP HEA BIZ ANG CYN ASP TPA LSE SOD FAM WRK TRTT점수 61 46 58 45 40 47 47 49 52 51 44 61 39 56 43

라) 보충 척도척도 A R Es Do Re Mt PK MDS Ho O-H MAC-R AAS APS GM GFT점수 60 47 49 40 40 61 52 46 54 30 44 38 54 43 76

2) 검사명 : SCT

226 2015 상담사례연구집

39.대개 어머니들이란 공부를 중요시하고 강

요한다.

49.나는 어머니를 좋아했지만 죄송한 마음이

든다

35.내가 아는 대부분의 집안은 대화가 그리 많

지 않다.

24.우리 가족이 나에 대해서 늘 칭찬하고 자신

감을 준다.

아버지에 대한 태도02. 내 생각에 가끔 아버지는 속이 좁은 게 있

는 것 같다.

19.대개 아버지들이란 엄하고 대화가 적다.

29.내가 바라기에 아버지는 너무 돈만 중요하

다는 생각은 안하셨으면 한다.

50.아버지와 나는 지금은 친하다.

이성, 결혼에 대한 태도10.남녀가 같이 있는 것을 볼 때 부럽다.

23.결혼 생활에 대한 나의 생각은 서로 존중이

있는 친구 같은 사이

37.내가 성교를 했다면 평범했을 것이다.

47.나의 성생활은 평범하다.

여성에 대한 태도09.내가 바라는 여인상은 친구 같은 여자

25.내 생각에 여자들이란 잘 모르겠다.

권위자에 대한 태도03.우리 윗사람들은 너무 돈을 중요시한다.

31.윗사람이 오는 것을 보면 나는 긴장한다.

남성에 대한 태도08.남자에 대해서 무엇보다 좋지 않게 생각하

는 것은 자신감 없는 모습이다.

20.내 생각에 남자들이란 자신감을 가져야 할

사람

36.완전한 남성상(男性像)은 자신감 있고 본인

으로써 살아가는 사람

목표에 대한 태도30.나의 야망은 내가 흥미 있는 분야로 성공하

는 것

42.내가 늙으면 더 멋진, 자유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

41.내가 평생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친구나 친지에 대한 태도06.내 생각에 참다운 친구는 모든 이야기를 나

눌 수 있는 친구다.

22.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찌질 한 사람

32.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순수한 사람

44.내가 없을 때 친구들은 친한 친구들은 찾

고, 대부분은 신경X(특징X)

자신의 능력에 대한 태도01.나에게 이상한 일이 생겼을 때 원인을 파악

한다.

15.내가 믿고 있는 내 능력은 생각하고, 참신

한 걸 생각해내는 것

34.나의 가장 큰 결점은 남 눈 신경 쓰는 것

38.행운이 나를 외면했을 때 우울하다.

두려움에 대한 태도05.어리석게도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남들 시

선이다.

21.다른 친구들이 모르는 나만의 두려움은 남

눈을 너무 신경 쓰는 것

40.내가 잊고 싶은 두려움은 남에게 무시 받

는 것

43.때때로 두려운 생각이 나를 휩싸일 때 혼자

있는다.

죄책감에 대한 태도14.무슨 일을 해서라도 잊고 싶은 것은 동생이

힘들었던 모습

17.어렸을 때 잘못했다고 느끼는 것은 남 눈

신경 쓰는 것

27.내가 저지른 가장 큰 잘못은 마트에서 도

둑질

46.무엇보다도 좋지 않게 여기는 것은 자기

비하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27

미래에 대한 태도11.내가 늘 원하기는 매사에 편안하고 행복한

기분

04.나의 장래는 밝을 것이다.

16.내가 정말 행복할 수 있으려면 남 눈을 신

경 안 써야 한다.

18.내가 보는 나의 앞날은 밝을 것이다.

28.언젠가 나는 남 눈 신경 안 쓰고 “나”로 살

아가는 것이다.

과거에 대한 태도07.내가 어렸을 때는 활발하고 별난 아이였다.

33.내가 다시 젊어진다면 내 성격대로 행동하

고 지냈을 것이다.

45.생생한 어린 시절의 기억은 놀이터에서 친

구들과 뛰어논 기억

3) 전체소견F-K 척도 점수가 -12로 나온 것은 내담자의 방어적인 성향을 나타내는데, 이는 상담

장면에서 상담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부분과 외부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

고 싶어 하는 부분과 일치한다. 내담자가 자기표현 및 자기주장에 어려움을 상담에서

이야기 했는데, 5번 척도 Mf(71)의 상승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SCT에서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말이 반복해서 나오는데, 이는 내담자가 가진 자동적 사고

(‘나를 표현했을 때 사람들은 나를 싫어할 것이다’)와 관련 있어 보인다. 임상척도 중

7번 척도가 Pt(51) 상승하지 않았지만, 재구성 임상척도 RC7(66)이 65점 이상으로 상

승 한 것은 내담자의 자동적 사고를 떨쳐 버릴 수 없게끔 하고, 이러한 사고가 내담자

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담자는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데, 이

처럼 남들에 비판이나 자신의 실패에 집착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5. 상담자가 바라본 내담자의 문제 이해 § 내담자의 아버지는 엄격한 편이고, 어렸을 적 내담자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했

을 때 “남자가 이런 걸로 힘들어하나”라는 피드백을 들음으로써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수용 받지 못하였으며, 이러한 경험은 내담자가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본적인 배경경험이 된 것으로 보인다.

§ 내담자가 어렸을 적 친척들에게 “철수는 이렇게 조용하고 착한데 너희들은 왜 이

렇게 떠드니? 라는 피드백이 강한 기억으로 남아 있으며 이는 남들에게 잘 보이

고 싶어 하는 강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임

§ 최근 사귄 여자 친구와의 대화에서 나를 관심 가져주지 않고 무심하게 대하는 상황.

· 인지 : “나를 무시하는 것 같다”, “이야기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 정서 : 짜증난다, 답답하다, 화가 난다.

228 2015 상담사례연구집

· 행동 : “속으로는 화가 나지만 웃으면서 얘기한다.”, “화나거나 짜증나는 감정

을 참는다.”

내담자는 갈등상황에서 본인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기 보다는 억압하거나 본

인이 원하는 행동과는 반대되는 행동을 하였음. 갈등 상황에서 내담자는 본인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였고, 본인 스스로가 ‘사랑받고 싶어 한다’

고 표현하였음. 이는 내담자의 핵심신념인 “인정받고 싶다”는 내담자의 핵심신념

이 인지·행동·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임.

§ 내담자가 이상적으로 바라는 남성상은 아버지 같이 마초적인 남성상(‘아빠는 어

렸을 적 싸움에서 진적이 없다‘, ’너는 이런 걸로 힘들어 하나‘)인데, 현재 내담자

의 모습은 마초적인 남성상과는 거리가 있다. 이상과 현실의 불일치가 내담자를

불안하게 하는 한 요인으로 보인다.

§ 내담자가 자기표현을 주저하는 이유는 ‘내가 이런 표현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

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자동적 사고 때문으로 보여 진다. 상담자는 내담자

가 가진 자신의 자동적 사고를 알아차리도록 돕고, 있는 그대로의 자기가 인정받

을 수 있도록 지지하고, 반영하고, 공감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핵심적인 신념>⟹ 인정받고 싶다.

<자동적인 사고>‘남자다워야 해’, ‘어른스러워야 해.’ <흑백논리>

‘표현을 하면 다른 사람이 나를 싫어할 것이다.’<임의적 추론>

‘누가 나를 보고 있지 않을까?’

<정서>불안, 걱정, 긴장감, 분노

<행동>‘누가 나를 보고 있지 않을까?’ 의 자동적 사고가 활성화될 때, 자신의 욕구에 일치

하지 않는 행동을 하게 된다. (ex- 꼬은 다리를 풀고 싶은데 꼰 자세를 풀지 못한다,

물을 먹고 싶은데 물을 마시러 가는 행동을 하지 못한다. 등)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29

6. 내담자의 자원, 보호요인 및 위험요인§ 보호요인 및 내담자 강점(자원) : 통찰력이 있는 편이고,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

으로 시도함

§ 위험요인 : 반복되는 사고로 인하여 학교생활에서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고, 일상

생활(버스, 지하철 등)에서 온몸이 경직되고 스트레스를 받음

Ⅲ 상담목표 및 접근방법

1. 상담목표§ 상담 장면에서 내담자에게 떠오르는 생각 및 욕구를 표현해본다.

2. 상담의 전략 및 접근 방법§ 주요접근 : 절충적 접근 상담 (인간중심적 접근 + 인지행동적 접근)

- 인간중심상담 접근은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치료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먼

저라 생각했기 때문에 우선 관계형성을 위해 무조건적 수용과 공감 등의 기법

을 중심으로 활용하였다. 또한 내담자가 자기성장에 관한 잠재력이 발현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활용하였다.

- 인지행동적 접근은 내담자는 자기의 인지·정서·행동의 특징을 알아차리고, 이들

이 자신의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자각하고, 자각한 내용을 일상생활에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는지 탐색하도록 돕기 위해 활용하였다.

§ 단기 : 내담자가 상담 장면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경청 및 공감 반영 등을

통해 상담자를 신뢰할 수 있고, 내담자의 이야기를 솔직히 표현할 수 있는데 초점

을 둠

§ 중기 : 내담자가 외부 환경에서 불편을 경험했던 인지·정서(불안, 초조)·행동을 상

담 장면에서 알아차리도록 돕고, 외부 환경과 동일한 환경이 상담에 드러날 때 적

극적으로 개입함. 이때 내담자에게 안정감을 제공하고, 시도 후 있는 그대로의 내

담자를 인정하고 수용하는데 초점을 둠

§ 장기 : 본인의 욕구를 파악하고, 일상생활에서 적절하게 표현하도록 하는 행동에

초점을 둠

230 2015 상담사례연구집

3. 상담진행사항 회기 일자 회기목표 및 주요내용 비고

1 2015.07.07 § 상담구조화 및 호소문제 탐색30분 일찍 본원에 도착시간 맞춰 상담실 내방

2 2015.07.14§ MMPI-2 해석 및 SCT 탐색

§ 가족관계 탐색

30분 일찍 본원에 도착

시간 맞춰 상담실 내방

3 2015.08.04§ 내담자 욕구 파악

§ 상담목표 탐색

25분 일찍 본원에 도착

시간 맞춰 상담실 내방

4 2015.08.18§ 내담자 촉발사건 구체화

§ 내담자 발달사 탐색제 시간 도착

5 2015.08.25 § 내담자 욕구 파악 및 탐색 제 시간 도착

6 2015.11.05 § 내담자 성공경험 탐색

상담자사정(상담자 연수),

내담자사정(시험) 등으로2개월 만에 상담 진행

4. 슈퍼비전에서 도움을 받고 싶은 점내담자는 학창시절, 부가 엄격해서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하지 못한다고 보고 했는

데, 상담자가 내담자의 가족을 탐색하기 위해 물으면, 현재 부와 의사소통이 이루어지

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구체적으로 탐색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상담자가 생각

하기에 내담자가 가진 자동적 사고는 수용 받지 못했던 가족 안에서의 문제라고 보여

지는데, 앞으로의 회기에서 가족탐색을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지 도움 받고 싶습니다.

Ⅳ 상담과정 내용요약

1회기 (2015.07.07)

‣상담목표 : 상담구조화, 호소문제 탐색

‣상담내용

(이전 상담 경험은 없으시죠?) 네. (상담에 대해서 어떤 부분을 기대하나요?) 제

일 힘들어 하는 거요? (상담을 통해서 얻어 가고 싶은 거나) 생활할 때 제가 생각하

는 게 많아 힘들거든요. 그런 게 많이 없으면 제가 사는 것이 자유롭겠다. 좀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아서.. 지금은 심적으로 오니까. 그런 게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다른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31

것 공부도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고, 하고 싶은 것도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

요. (지금 생각하는 것 때문에 힘들다는 거죠? 주로 어떤 생각이 힘들다는 건가

요?) 저번에 얘기를 해보니까. 일단 남한테 잘 보이려는 그런 거랑. 남들이 제 본 모습

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심해서 제 본모습을 드러내기도 힘들고, 가족 말고 다른

사람들이 제 본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그게 심한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데

가게 되면 가면 쓰게 된 것처럼 행동하게 되는 것 같고, 남들이 보기 좋은 행동만 하

게 되고, 원래 제가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런 행동을 하게 되고, 그게 심한 것 같아요.

이번에는 또 여자 친구 사겼거든요. 이전에는 항상 사귀면 무조건 잘해주기만 하고 그

때도 가면 쓰고 연애를 한 거죠. 그렇게 해왔는데...이번에는 잘됐다. 이번에는 상담을

하면서 연애가 잘되면 이것도 도움이 되겠다 싶었는데, 한 일주일 밖에 안됐거든요?

일주일 동안 잘해줬어요. 오히려 걔가 저를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갑자기 어제 밤부

터 또 얘가 식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일주일 밖에 안됐는데 제 생각인지도 몰라요.

근데 계속 불안감을 가지고 있거든요. 저를 안 좋아.. 빨리.. 저를 좋아한다는 마음이

빨리 식는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런 생각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어제도 그런 생각이 들

더라고요. 오늘도 그런 것 같이 보이고 아.. 내가 무슨 문제가 있나? 왜 이러지? 객관

적으로 봤을 때 내가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아닌데 내가 매력이 없는 사람인가? 내 본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나? 그런 생각도 들고 또 힘들어 했죠. 그런 것 말도고 평

상시에도. 버스를 타거나 학교를 가잖아요. 학교에 책상 중간쯤에 앉아 있어요. 그러

면 뒤에 사람들이 전부다 저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시선이 느껴질 정도로 보고

있는 것 같아서, 행동을 제대로 뒤를 돌아보지도 못하겠고, 그런 거예요. 제가 행동을

조금만 해도 뒤에서 내 얘기를 할 것 같고, 수군수군 될 것 같고, 그러니까 경직 되서

이러고 있는 거예요. 거기도 신경이 분산되어 있으니까 공부에도 집중이 안 되고, 스

트레스 받고, 원래 성격이 친한 친구들 만나면 안 그렇거든요. 조금. 말도 좀 하고 남

자다운 면도 있고 한데, 버스 같은데 타도 딴사람도 나를 볼 것 같고 그래서 자세를

바로 잡고, 머리는 알아요. 조금 지나면 아무도 안 보는데 왜 이러지 하는데 그 상황

이 오면 그게 안 되는 거예요. 긴장하고... (자꾸 의식되고) 네네. 그러니까 행동이 너

무 부자연스럽고, 지나면 그것 때문에 또 힘들고.. 그 당시에는 그 압박감 때문에 힘들

고.. 친구도 진짜 친한 아이 한명.. 나머지는 친하다고 말을 하는데 제 진짜 모든 것을

털어 놓는 것은 한명밖에 없거든요. 그것 빼고는 제 진짜 본 모습을 드러내 본적은 없

는 것 같고, 거기에 두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전반적으로 본인이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네요. 집에서 친한 가족들하고는 괜찮은데, 외부에 나갔을 때,

누군가 나를 쳐다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죠?) 네. 그래서 행동이 불편

하고 매사에 피곤한 거예요. 맨날 피로감에 빠져 사는 거예요. 개운한 적도 많이 없고,

그래도 아빠 덕에 운동해서 조금은 벗어나긴 했는데, 그래도 많이 그래요. (본인이 이

런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네요.) 네. 군대에서도 자기애가 부족한

232 2015 상담사례연구집

것 같아서 고치려고 했거든요. 조금 좋아지려고 하다가도 다시 그런 상황이 오면 또

돌아가고 왜 이러지 이러고, 그리고 또 완벽 이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책 같은 것을

보면 나는 이렇게 살아야 되는 것 같다. 근데 이렇게 안 살면 또 스트레스 받고, 또 남

들이 볼 때 괜찮은 사람이고 싶고, 다 있는 거겠지만 너무 심한 것 같아요. (본인이 고

치려고 노력했지만 잘되지 않았네요. 이번 상담을 통해서 본인이 도움 받고 싶은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그러니까. 막 그런 말 있잖아요. 남을 위해 사는 것. 제가

없는 거예요. 제가. 남 눈에 의해서 살고 남 칭찬에 의해서 자존감 느끼고, 그것에 좀

벗어나서 남은 나한테 별로 신경 안 쓰고, 남은 남이고 나는 나라는 것을 심어주고 싶

고, 남들이 특히나 여자 부분이겠죠? 남들도 저를 좋아한다는 것을 좀 알고 싶은.. 싫

어할게 없는데 왜 이런지도 모르겠고, 연애를 시작하자마자 불안한 거예요. 10분 후에

마음도 불안한 거예요. 10분 후에도 바뀔 수 있으니까. 짧은 연애를 많이 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종합적으로 연애 말고 다른데 서도 그런 느낌을 받게 되고, 제 본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는 것인가? 이런 것을 없애고 싶고..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본

모습은 뭔가요?) 저는 약간 특이한 것도 있는 것 같고요. 약간 다혈질도 있고, 자존심

도 세고, 진짜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는 또라이라는 말도 듣고, 재밌다는 얘기도 듣고

이러는데.. 밖에 나가면.. 저는 남한테 화를 내본 적이 거의 없어서.. 원래는 화를 잘

내는 성격이거든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화를 안내다 보니까 습관이 된 거예요. 그 당

시에는 화난 자체를 모르는데, 조금 지나면 화가 올라오는 거예요. 지났으니까 화도

못 내고, 좀 쌓이고, 그게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고, (예전에는 화를 냈었는

데, 최근에는 화를 낸 적이 없다는 말이네요) 초등학교 때는 화를 냈거든요. 근데 중

학교 때 친구들 없는 중학교를 가게 됐어요. 그 때부터 긴장을 해서 그런지 그때부터

아예 다른 사람이 돼버린 거예요. 이게 웃긴 게 학교를 가면 조용하고 착한 사람들이

에요. 학원을 가면 옛날 친구들이 있거든요. 학원에 가면 괴팍하고 웃기고. 아예 이중

생활을 한 거예요. 중학교 갔을 때는 3년 동안 저는 욕을 한 번 한 적 있는데 여자애

들이 너도 욕하냐면서? 원래 욕을 진짜 잘하는데 그 정도로 다른 사람으로 생활한 거

죠. 그 때는 그렇다고 생각 못하고, 그냥 저도 모르게 행동을 한 거예요. 근데 지나고

보니까. 그렇게 행동한 거예요. 완전 어릴 때도 제 친척들은 애들처럼 뛰어 노는데 저

는 조용히 하다보니까. 친척들이 철수를 닮으라고 이렇게 얘기하다 보니까. 저도 뛰어

놀고 싶은데 못 뛰어 노는 거예요. 그 칭찬을 많이 받다보니까. 이상한 애로 볼 것 같

고.

‣상담 평가 상담구조화 및 호소 문제를 탐색하였으나, 가족 탐색이 부족하였음

2회기 (2015.07.14)

(※ 녹음이 저장되지 않아 기록한 부분을 정리하였음)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33

‣상담목표 : MMPI-2 해석 및 SCT 탐색, 가족관계 탐색

‣상담내용

하고 싶은 것 도전하고 싶은 게 없는 것 같다. 좋은 하는 것은 생각하고 책을 읽는

것이다. 생각하고 계획하는 것, 실천보다는 생각을 한다. 생각노트를 만들기도 해봤고,

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아버지는 IMF 이후부터 힘드셨다. 장사를 하시

다가 공인중개사로 전향 하셨는데 공인중개사가 생각보다 장사가 잘 안 된다. 그래서

돈이 최고라는 말을 자주 하신다. 대학교도 돈 많은 직업 어떻게 될지 몰라 화학공학

쪽 전공을 따라갔다. 내 의사보다는 아버지 뜻을 따랐다. 중학교 때 남들한테 하는 행

동 및 생각이 바뀌었다. 그 당시에는 가면을 쓴 모습이 이상하지 않았다. 찌질한 사람

이 싫다. 찌질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비하하고 반복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평가

하고 바라보니 남들도 나를 평가할지 모른다. 남에게 무시 받는 게 싫다. 최근에 선배

가 시험 잘 쳤냐고 물어봤을 때 잘 쳤다고 얘기하고 싶은데 혹시 건방지게 보일까봐

‘그냥 그래요‘라고 말했더니 나를 흉내 냈음. 그때 무시 받는 것 같았고, 화가 났다. 그

래서 무시하려고 그냥 어느 정도 잘 쳤는데 하면서 무마하고 넘어 갔음. 순간적으로는

가면적 행동을 한다. 지나면 자기 행동을 한다. 아버지는 중학교 때부터 무섭게 하시

는 방침을 바꾸었다. 아버지가 나를 심하게 때리지 않을 때는 중학교 때이다. 무엇보

다 잊고 싶은 힘든 기억은 동생이 왕따를 당하고 자퇴했을 때이다. 아버지는 동생이

이 일을 당하고 난 뒤에 많이 바뀌신 것 같다. 동생은 중·고등학교 때 왕따를 당해서

자퇴를 했다. 지금은 적응해서 잘 지내고 있다. 당시 모습을 생각하면 군대에서 도와

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 나는 자신감이 있고, 본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이고 싶다. 내

가 그렇지 못하니까. 이렇게 살아가고 싶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집안은 대화가 그리

많지 않다. 친구들 가정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화가 그리 많지 않다더라. 그에 반해 우

리 집에서는 대화가 많은 편이다. 아버지랑 어머니랑 대화를 자주 하는 편이고, 아버

지는 주로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계속 들으면 피곤하다. 이에 반해 어머니는 쌍방 소

통이 가능하다. 그래서 얘기하면 기분이 풀린다. 주로 혼자 있다. 혼자 있을 때는 두려

운 생각이 든다. 내가 잘못하고 반추하는 생각이 들면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기 보다는

혼자 있으려고 한다. 일예로 혼자 있고 싶을 때는 친구에게 거짓말을 하고 집에 같이

가지 않고 혼자 간다. 최근에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을 이야기했을 때 알아주는 친구가

있어서 고마웠다. 다른 능력보다도 자신감을 가지고 싶다. 자신감을 가지는 사람은 본

인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상담 평가: MMPI-2 및 SCT 해석을 통해 내담자 탐색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짐

234 2015 상담사례연구집

3회기 (2015.08.04)

‣상담목표 : 내담자 욕구 및 상담목표 탐색

‣상담내용

상1 : 우리가 2주간 못 봤다 그지? 어떻게 지냈어?

내1 : 더 다행인 것 같아요. 요즘은 운동하고 그래서 진짜 좋아졌거든요. 제가 제일 심한

게 학교 갔을 때 심하거든요. 지금은 좋은데 학교 가서 어떻게 될지

상2 : 지금은 그전 보다는 반복되는 생각이나 이런 것들이..

내2 : 적어졌어요. 지금은 자신감 생기고 이러니까. 학교가면 심해지거든요. 학교 가서 극

복하면 극복한 건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상3 : 변화된 모습을 보니까 어땠는데?

내3 : 저야 좋죠. 가족끼리 얘기도 하고, 원래 제 성격대로 하게 되는 것 같고, 남성적인 마

인드를 먹게 되는 것 같고, 좋아요 요즘에

상4 : 본인한테는 좋은 경험이었구나. 어떻게 하니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

내4 : 일단 자신감이 없었는데, 운동하고 그러니까 자신감이 생겼고, 계획 같은 것을 안했

어요. 옛날에는 계획 같은 것 세우고 하니까 스트레스 받고 이랬는데, 이제는 한두

가지만 해내자. 이렇게 생각했거든요. 옛날에는 할 게 너무 많았어요. 책도 읽어야 되

고 영어도 읽어야 되고 남들 안하는 이것도 해줘야 될 것 같고 이런 게 많았는데 요

즘에는 운동하고 학원을 다니거든요. 이것 두 개만이라도 하자. 그리고 시간이 남으

면 쉬고, 뭐 그렇게 하니까 마음이 편해지고 머리가 비워지고 그랬던 것 같아요.

상5 : 한결 표정이 편해 보이네. (네네.) 운동하면서 좋아지는 걸 느꼈고, 이전에는 계획을

짜고 했는데 그게 안됐을 때 힘들었다는 거지?

내5 : 네. 너무 세부적인 계획을 짜고 완벽하게 하고 싶어 하고

상6 : 근데 이제 세부적으로 계속 계획을 세우는 본인이 있었잖아. 어떻게 계기가 됐어?

내6 : 맨날 부모님은 그랬거든요. 계획 세우지 말라고, 제가 플래너 쓰고 이런 것 하지마라

고 하셨거든요. 근데 저는 안하니까 습관이 남아 있어서 스트레스 받데요. 이번에 운

동하면서 운동 하는데 너무 힘든 거예요. 그래서 다른 것을 솔직히 못했어요. 처음에

는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가 아빠랑 얘기를 많이 하다 보니까. 이번 방학에는 조금 운

동에 집중하고, 다른 것은 생각해보지 말아보자 했거든요. 운동이 너무 힘들어서 흐

흐. (흐흐~ 생각을 내려놓았다는 거네) 원래는 운동하면서 한국사 공부한다고 이것

도 스트레스 였거든요. 너무 힘든데 잡으려고 하니까. 근데 이걸 그냥 포기해버렸어

요. 그러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걸 옛날에 할 줄 몰랐는데 하게 된 것 같아요.

(새로운 경험이었겠네) 네네. 가족들이 다 좋아하죠. 긍정적인 얘기를 많이 하죠. 학

원도 가면 여자들도 많고 그렇잖아요. 남들이 나를 보면 어떨까 그랬는데 요즘은 남

들도 잘 안보이고, 남들이 딱히 본다는 생각 많이도 안하고,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니

지만. (본인에게는 좋은 경험이었네.) 이대로 유지대면 좋은데 학교 가면 똑같은 얘들

이 그대로 있잖아요. 예전에 내가 느낌을 받았던 그 친구들.. 그래서 그 환경에 가서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35

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는데 지금처럼 그것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이 있죠.

상7 : 현재는 그렇지 않는데, 예전에 반복되는 생각이라든지, 누군가 나를 쳐다보지 않을까

라는 신경 쓰이는 행동들이 두렵다는 말이야?

내7 : 지금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원래 이런 사람인줄 알잖아요. 근데 학교에 있는 친구

들은 지금 이런 모습이 아니라 옛날 모습을 기억하고 있잖아요. 제가 지금처럼 학교

를 가게 되면 갑자기 변한 모습을 두려워서 또 감추게 될까봐 그게 걱정이에요. 가서

또 이러고 있을까봐. 아예 새로운 환경에 가면 지금처럼 할 자신이 있는데, 예전에

그런 경험이 있던 익숙한 사람들이랑 같이 있을 때 지금 조금...

상8 : 방학이 언제 끝나지?

내8 : 9월 첫째 주에..

상9 : 9월 초가 되어야 알 수 있는 거긴 하네? 그렇지만 지금은 변화가 있었던 거고. 선생님

이 얘기를 하고 싶었었는데, 우리가 2주정도 못 받았잖아. 상담을 못 했어서 본인에게

2주간에 공백이 어땠는지? 그리고 또 선생님이 이번 주 목요일 날 연수를 들어가서

2주간에 공백이 있는데 상담이 끊기는 것에 대해서 너에게 의견을 물어보려고 했었

거든

내9 : 저는 좀 다행인 게 저는 방학 때 좋아지고 학교 갈 때 심해지고 이랬거든요. 그래서

학교 다닐 때쯤에 선생님하고 얘기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서 좀 미뤄지는 게 좋다고

생각했었어요.

상10 : 조금 공백이 있게 진행 되는 부분에 있어서 괜찮다는 얘기야? (네.) 2주 전에 네가

글을 적은 것을 보여 주기로 했는데 가져 온 거야?

내10 : 네. 일기도 좀 있고요. 생각 같은 것도 있고요. 일기는 좀 오글거리고 그런데, 밤에

적은 건데 신경을 너무 써서 그런지 그 순간순간 기억이 다 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아침부터 있었던 모든 생각들을 다 적는 거예요. 중요하거나 잘한 부분에 대해서

밑줄 긋고, 고치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 밑줄 긋고, 적을 때는 막상 보면 좋아서 적

는 것 같거든요. 긍정적인 부분도 있고, 습관이 너무 베여 있어서 평소에 생각이 너

무 많고 분석적이고, 계산적이게 행동하는 것 같아요. 매사에..

상11 : 우리가 평소에 일기도 쓰고 그러잖아. 너는 어떨 때 이걸 적는 거야?

내11 : 이 때 마인드는 제가 인간관계를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인간관계를 잘하고 싶

어서 인간관계론 이라는 “카네기 홀“ 사가지고 분석하면서 읽으면서 적용해봐야겠

다 라는 생각도 있었고, 가치관 이런 것도 만들고 싶었고, 그냥 완벽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분석해서 좋은 방향으로 가고 싶다는 생

각해서 하루 있었던 것을 적었던 것 같아요. 글을 적을 때는 행복하거든요. 습관이

너무 매 순간 제 머릿속에 있는 거니까 너무 저를 피곤하게 하고, 너무 생각이 많은

것 같아요. 완벽해지고 싶은 습관이 이거 적는 거 때문에 더 있는 거 같아요. (상당

한 양인데..) 하루하루.. 세세한 게 다 기억이 나더라고요. 밤에 적는데도

상12 : 있었던 일에 대해 서술을 했구나. 적고 나면 기분은 어때?

내12 : 이 때 적고 나서 기분을 보면 오늘 총정리를 해서.. 오늘 어떻게 하자 정리를 하는

236 2015 상담사례연구집

데.. 뿌듯한데 이게 너무 교과서적이다 보니 잘 안 지켜져요. 나중에 스트레스를 엄

청 받는 거죠. 이렇게 하면 완벽한 사람이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완벽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잘못된 생각인 거 같아요. 저만의 그게 있어야 하는데 너무 책

대로. 책대로 하고 싶어서.. 그랬던 거 같아요.

상13 : 완벽하고 싶어서 적었는데, 지금은 어떻노?

내13 : 이게 아닌 거 같아요. 누구한테 욕을 좀 먹어도 쿨하게.. 약간 좀 생각 안 할 건 안

하고. 막하는 건 아닌데, 완벽주의를 없애는 게 옳을 거 같아요.

상14 : 철수한테 완벽주의라고 하는 건 어떤 의미야?

내14 : 누가 봐도 욕할 거 없는.. 누가 봐도. 엄청 칭찬까지는 아니라도 욕할 거는 없는 거.

그렇게 될 수 없는 걸 아는데.. 요즘은 좋아졌죠. 근데 이 당시에는 뭔가 너무 힘드

니까..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게 너무 힘들었던 거 같아요. 나 왜 이러지 이러면

서. 평상시에 자기 비하가 심했던 것 같아요.

상15 : 이렇게 적으면서 본인도 얻을 게 있을 것 같은데?

내15 : 좋은 점은 웬만한데 가서는 잘 어울리고, 잘 맞춰주고, 호감 얻고 이런 것은 잘하거

든요. 그게 원래 제 성격을 드러내는 게 아닌 거죠. 약간 가면을 쓴 느낌. 없는 얘기

를 하게 되고

상16 : 없는 얘기를 한다는 게 어떤 말이야?

내16 : 칭찬 할 거리가 보여요. 원래 오글거리는 말을 하는 성격도 아니고, 그런 걸 오래

지속하지 못하는 성격인데 그게 하게 되는 거예요. 머릿속에 지식은 있잖아요. 칭찬

해줘야 사람들이 좋아하고, 지식이 있어서 하긴 하는데 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거예

요. 이게 내가 아닌 것 같은데, 연애할 때도 이게 심한 게.. 처음에는 지식대로 하는

데 나중에는 그게 안 되니까. 빨리 빨리 끝나버리고, 처음부터 저 자신을 보여주고

싶은데 다른 친구들한테도 학교에 가도 칭찬을 해주고 원래 저는 장난끼도 많고 그

렇거든요. 웬만하면 다 좋게 얘기해주고, 많이 갑갑해 하는 것 같아요. 그것 만 보여

주니까. 저의 장난스러움이나 이런 것을 보여주면 더 가까워 질 수 있는데, 가까워

지지 못하는 것 같아요. 너무 이론적으로 접근하고 좋아할만한 얘기를 해주고

상17 : 다시 한 번 정리 해보면, 본인은 내가 아는 표면적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관계가 피

상적으로 되는 것 같고, 그로 인해서 보인이 힘들다는 거잖아. 근데 그게 힘든 게

내 모습이 아닌 것 같고, 아닌 모습으로 살아가는 게 힘들다는 거고

내17 : 그래서 저는 초등학교 친구 이후에 그 정도 친해진 친구가 한명도 없거든요. 그게

그 영향이 심한 것 같아요. (초등학교 이후에?) 지금 제일 친한 친구들은 초등학교

친구거든요. 나머지는 중고등학교 대학교 친구들은 연락은 가끔 하려나? 거의 보지

않고요. 걔네들한테는 저의 진짜 모습을 완전 드러낸 적도 별로 없고. 그랬던 것 같

아요. 근데 이제는 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에 좀 몇 주간 느낀 이 감정으로는

만약 새로 만난다면 저 원래 성격대로 하고 저 하고 싶은 것도 하고, 맨날 남부터

신경 썼거든요. 제가 하기 싫어도 남하고 싶으면 해주고, 그것 말고 제가 하고 싶은

것도 얘기하고, 남이 조금 싫어해도, 나도 다음에 자기 좋아하는 것 해주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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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37

이러면서 제가 하고 싶은 것 추진하면서 나가고 조금 할 수 있지 않을까? 그걸 원

하거든요. 사실 그게 그렇게 한 적이 중학교 때부터 거의 없어요. 거의 들어주고

상18 : 지금 말한 건.. 나를 표현하고 싶다는 말로도 들리거든?

내18 : 네 맞아요. 여기도 적혀 있어요. 나답게 살고 싶다.

상19 : 이렇게 본인을 잘 표현하는 사람이잖아. 글로는.. 이렇게 잘 표현하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친구들한테는 왜 표현을 못했을까? 궁금하거든

내19 : 두려웠던 것 같아요. 제 자존심도 세고 이러니까. 욕 먹는 게 싫은데 어릴 때는 제

가 힘도 없고 약했거든요. 만일 자존심 상하는 상황이 오면은 저는 너무 힘든데.. 싸

울 수도 없고. 왜냐하면 힘이 약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누가 힘이 약한 거야?)

제가. 만일 제가 화나는 상황이 오면 힘들 것 같으니까. 그 상황 자체를 안 만든 것

같기도 하고요. 그 이유가 저는 경쟁에서 질까봐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약간 화나는

상황을 두려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람 잃는 것도 두려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욕

먹는 것도 두려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누가 저를 싫어하는 것, 무섭게까지 느껴졌

던 것 같아요.

상20 : 두려했던 것.. 결국에 그게 본인에게 일어났던 일인가?

내20 : 친구를 잃거나 이런 것? (응.) 친구를 읽은 적은 없는 것 같은데, 화나거나 제가 자

존심 상하는 일은 생기면.. 그걸 너무 싫어했던 것 같기도 하고, 딱히 그 일이 일어

나서 힘들었던 적은 잘 모르겠어요.

상21 : 본인이 걱정 했던 것에 반해. 본인을 힘들게 했던 일이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내21 : 맞아요. 맞아요. 지금을 살줄 모르고 너무 미래를 생각하는 거예요. 여자 친구를 만

나면은 저 아침 6시에 만나서 운동을 가거든요. 아빠랑. 여자 친구를 만나면, 여자

친구에게 집중을 해야 되잖아요. 얘랑 늦게 가면 너무 피곤하고 너무 힘들겠다. 나

중을 먼저 생각하는 거예요. 그게 웬만한 인간관계에서 매번 순간순간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친구들하고 즐거웠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술 먹으면 그 생각

이 없어져서 괜찮은데. 나머지는 항상 뒤에 일 걱정하니까. 좋지도 않고 집에 가고

싶고 그랬어요. 그 얘기도 엄마랑 아빠랑 얘기를 하면서 현재에 집중하는 것을 못

했던 것 같아요. 너무 미리 걱정하고, 이런 것은 과거 생각하는 거잖아요. 그런 것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현재에 집중을 못했던 것 같아요.

상22 : 글을 적는 것도 과거에 대한 글을 적었었고

내22 : 머릿속은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었고, 지금을 즐기지 못했던 것 같아요.

상23 : 뭐가 이렇게 본인을 자꾸 힘들게 할까?

내23 : 약간 책에서 그런 것을 받아요. 부모님 모습 보면서 배운다고 그런걸 보면.. 부모님

이 ... 솔직히 저희 집이 힘들거든요. (힘들다는 게 어떤 게 힘들다는?) 경제적으로

이번에 더 알게 됐는데. 그 힘들어하는 모습 보면서 망하면 안 된다 이런 것 있잖아

요. 이러면 망할 것 같은데 안 될 것 같은데 걱정이 너무 심해서 계획을 세우고 됐

고, 거기에 대해서 집착하게 된 것 같기도 하고

상24 : 본인이 생각해봤을 때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게 집에 경제적인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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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 역할을 하게 됐다는 거야?

내24 : 걱정을 너무 하게 된 것 같아요.

상25 : 근데 경제 환경이 안 좋은 건 최근에 알았던 거잖아?

내25 : 자세한건 최근에 알았는데 옛날부터 힘들긴 힘들었죠.

상26 : 예를 들면, 어떤 부분이 힘들었어?

내26 : 직접적으로 느끼지 않는데 아빠가 맨날 힘들어서 밤에 술 먹고 “철수야 돈이 중요

하다. 아빠는 돈만 있었으면 나머지는 잘 풀리는데” 이런 얘기를 많이 듣고, 제 친

구들도 그런 친구들이에요. 같이 그런 얘기를 하다보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미

래에 대한 걱정이 있죠. 장남이고, 동생은 공부를 잘하는 편이 아니에요. 그래서 제

가 약간 집을 살려야 한다는 느낌도 있기도 하고, 망할 것 같기도 하니까 계획을 세

우는 것 같아요. 훌륭한 사람이 되가지고 돈도 많이 벌고, 똑바른 사람 되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강했던 것 같아요.

상27 : 지금 생각해보니까 본인이 계획을 세우게도 만든 것 같고, 계속 미래에 대한 불안

감이라든지 다급함을 느끼게 했다는 거야?

내27 : 네.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상28 : 아까 얘기하다가 놓친 부분이 있어서 본인이 최근에 느꼈던 좋은 감정들이 있었다

했잖아. 그 감정들이 어떤 감정들 인거야?

내28 : 남이 어떻게 보든 안 두렵고. 안에 자신감이 있으니까 스스로. 남이 어떻게 보든..

이런 게 생겼고. 계획 같은 거 안 세우다 보니까. 지금 현실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같고. 그게 엄청 크게 다가왔어요.

상29 : 너한테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계속 계획을 세우다가 안 세우게 된 거잖아.

내29 : 지금도 계획을 안세우지는 않는데 확실히 덜 세우고 집착을 덜하기는 하는데. 가끔

씩 그럴 때가 있어요. 이번에 목요일 날 서울 가거든요. (서울에는 어떤 일로?) 제가

조향사라는 직업을 하고 싶은데 그쪽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랑 상담을 하게 됐어

요. 예전에 알던 사람이랑 알음알음으로 이번에 집이 엄청 힘들다고 들었어요. 또

부담이 오는 거예요. 서울 왔다 갔다 오면 10만원 들거든요. (그렇지 ktx 타면.) 그

얘기를 듣고 이걸 가야되나 싶기도 하고 안가면 인생이 또 망할 것 같고, 학원을 째

야 되거든요. 근데 뭐가 맞는지 모르니까. 혼란이 오고 그렇게 계획 세우는 것이 흔

들릴 때 힘들기는 한데. 그 정도는 뭐 남들도 하는 정도라고 생각이 들고.. 오버해서

계획하고 힘들어하고. 이건 좀.. 방학이니까 솔직히 별로 안 바빠서 그럴 수도 있어

요. 지금은 마음이 넓어진 것 같아요.

상30 : 조향사라는 게 뭐야?

내30 : 향수 만드는 사람. 나는 이런 걸 좋아해요. 남들이랑 다른 걸 좋아해요. 계획 세울

때도 남들이랑 다르고 싶어 하고. 그런 게 아무래도 영향이 있었을 수도 있어요. 조

향사가 흔하지 않은. 남들이 하는 것을 별로 하기 싫어하거든요.

상31 : 어떤 부분 때문에 남들과는 다르고 싶어?

내31 :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남들과 다르고 싶어 하는데 제 개성을 못 드러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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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39

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그 느낌은 옛날에 많이 생각을 했었는데. 왜? 남들이랑

다르고 싶은지는 잘.. 그것도 남들 관심 받으려고 하는 건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약간은 남 눈을 신경 쓰이고 싶어 하는 걸 수 있어요. 어떻게 보면. 좀 있어 보이는

직업. 이런 걸 수도 있고

상32 : 이번 방학 기간에는 본인에게 있어서는 큰일들이 있었다. 계획을 타이트하게 짜보

지 않고 편안하게 있어보기도 하고.. 운동을 해보기도 하고

내32 : 못해도. (못해도?) 못해도 넘길 줄 알고.. 예전에는 집착해서 스트레스 받고 그랬는

데. 운동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지금 3주 정도 지났는데 7Kg를 불렸

어요. 운동해서. 그래서 갑자기 그런 게 느껴지니까 자신감이 생기고. 운동이 도움

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공부보다. 저는 이 마인드를 고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제 삶에서. 그래서 여기도 오게 되었고. 다른 얘들은 자격증 준비하고 그

러는데 저는 그런 것 보다 운동하고 마인드 고치는 것을 이번 방학에 목표로 잡고

있는 거거든요.

상33 : 이것 또한 계획인거네.

내33 : 네. 그건 그렇죠. 맞아요. 그것도 그렇긴 하네요. (그지?) 네. 이것도 만약에 운동을

못하게 되면 스트레스 받을 수 있어요.

상34 : 분명 본인에게 있어서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나가고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내34 : 그런 걸 잘하고. 너무 계획적인 것 같아요. 사람 만나는 것도 계획적인 것 같아요.

여기 적어온 것 보면. 제가 인간관계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거든요. 군대에 있을 때

제가 처음에 만났을 때 이런 두 가지가 있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이렇게 되고, 다

른 부류는 이렇게 이렇게 된다. 이렇게 하고 싶은데 나는 이렇게 안 된다. 나는 사

람 만나면 이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너무 계산적이게 되죠.

상35 : 그러네. 첫 만남. 친해진 후에 내가 어떻게 할 것이다. 이렇게 적혀 있네

내35 : 지금까지 이렇게 된 것 있잖아요. 진짜 친하고 말 잘하고 욕도 하고 이런 친구랑 아

까처럼 가면 쓰고 배려만 하는 그 두 가지에 대해서 분석을 한 것이거든요. 욕하고

이런 쪽이 더 친해지는 걸 아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거죠. 물론 욕하고 싶다 이런 것

은 아니지만. 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거기에 대해서 스

트레스 받고 분석했던 것 같아요.

상36 : 내 모습이 있고,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습이 있는 거잖아. 그게 맞지 않았을 때

힘들고, 그걸로 인해서 본인이 힘들어한다는 거지? (네.) 선생님은 궁금한 게. 너랑

나랑 사람 관계로 만나고 있잖아. 지금은 네가 말하는 너 본연의 모습인건지, 아니

면 네가 잘 보이고 싶어 하는 너 모습인거지 궁금하네.

내36 : 100% 저 모습은 아닌데. 많이는 드러냈는데 아직은 그런 게 남아 있기는 하거든요.

약간 이 정도는 남들도 한다 싶기도 하면서, 100% 아직 마음을 못 연 것 같기는 해

요. 지금 이렇게 말하는 제스처가 약간 잘 보이고 싶어 하는 모습이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지금도 약간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서 그대로 바꿔서

행동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많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이건 다른 사람한

240 2015 상담사례연구집

테 처음 보여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정리 되게..) 이건 막 쓴 거구요. 이건 정리

된 거구요.

상37 : 이런 게 궁금했었어. 네가 힘들어하는 부분이 본인과 친근한 사람들에게는 본인의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다른 장면에서 학교 장면이나, 낯선 장면에서는 네가 너

모습을 다 보여주지 않잖아. 그럴 때 본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어하

고, 그래서 너도 나도 상담을 하고 있고, 관계적인 측면을 하고 있잖아. 나한테는 어

떨지 좀 궁금했었어.

내37 : 약간 그런 것도 있어요. 지금 목이 엄청 마르거든요. 근데 물이 없는데 물 좀 받아

와도 될까? 해도 되잖아요. 근데 하면 선생님이 흐름이 끊길 것 같고, 선생님이 싫

어하겠다. 이런 글이 떠오르는 건 아닌데.. 그 느낌이 들어서 참게 되고.. 제가 하고

싶은 거라든지. 피해가는 것은 아니죠. 근데 지나고 생각하면 정답이 나오는데. 당

시 되면 참고. 저 예전에 여자 친구랑 있을 때 화장실을 안가서 아랫배가 방광염처

럼 아프고 이런 적도 있거든요. 약간 남을 너무 신경 쓰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배려인데.. 그런 게 심한 것 같기도 하고

상38 : 근데 네가 어떻게 보면 배려인데, 네가 하고 싶고, 느꼈던 감정들이 바로 나오지 않

는 거구나.(네.) 나중에 또 생각이 나는 거고

내38 : 나중에는 해도 되는데 그런 생각이 드는데, 남한테 피해주는 것도 아니고. 당시에

그걸 잘 못하는 것 같아요. (나중에는 생각나고.) 나중에는 또 후회하죠. 물 그거 먹

으면 되는데

상39 : 말하고 먹으면 되는데. 그 선생님이랑 상담을 하고 있지만 우리도 사람과의 관계를

하고 있잖아. 네가 느끼고 생각하는 감정들이 막상 나오지 않았을 때 내 모습이 아

닌 것 같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있잖아. 우리가 이런 것들을 극복해보는데.. 생각나

고 느껴지는 감정들을 선생님한테 표현해보는 게 어떨까 싶은데

내39 : 저도 원래 제 성격은 물 좀 마시고 올게요. 물 좀 먹고 와도 돼요 그러거든요. 그걸

안하게 되고, 제스처도 사실 하려고 한 것은 아닌데 저도 좀 부자연스러운 게 있는

것 같아요. 100%. 예의 없어 보이는 것도 싫어하거든요. 남이 저를 예의 없게 보는

것 그런 것. 남이 볼 때 좀 뭐라 할 만한 것 꼬투리 잡을 만한 것을 너무 싫어해서

그래서 저는 한 번도 지각한 적이 없거든요. 오늘도 사실 35분에 도착해서 밑에 앉

아 있다 왔어요. 너무 일찍 왔다하면 선생님이 부담 느낄 것 같고, 그리고 여기 있

자니 너무 덥고 이래서 15분쯤에 올라 왔는데 약간 지각하는 것 사람들이 싫어하

잖아요. 근데 지각해도 미안하다 하면 되고 이런 생각을 조금은 가지면은 그것도

강박이 있고, 방금 이런 것도 선생님이 예의 없게 느낄 것 같고

상40 : 그래. 일단은 물 좀 떠와. 목마르니까.

내40 : 흐흐 네. 제일 친한 친구 있다고 했잖아요. 그 친구랑 있으면 행동이 그렇게 되거든

요. 제가 말하는 약간 돌아이 같은 그런 게 남이 싫어할만한 행동 예의 없거나 시끄

러운 것. 예의 없거나 좀 시끄러운 것 자세가 이렇게 있고 이런 거 제가 그런 것을

걔 있을 때 하면 내가 괜찮다 괜찮다 하거든요. 걔랑 있을 때 그게 되는데 그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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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41

마음이 편하고 별 생각이 안 나고 행복해요. 근데 걔 말고 다른 사람을 만나면 그게

안 되는 거죠. 그렇게 하고 싶은데 그게 안 되는 거죠. 제 마음 편한 대로 하고 싶은

데..

상41 : 그래서 얘기를 해서 물을 얻었네.

내41 : 네. 이것도 큰 변화에요. 원래라면 끝까지 말 안했을 걸요. 지금까지 물 뜨러 간적

한 번도 없잖아요. (그치) 매번 목말랐었거든요.

상42 : 이제 얘기할 수 있겠나? (네. 흐흐) 다행이다, 야~ 많이 답답했겠다.

내42 : 네. 이런 게 매사에 있으니까

상43 : 막상 얘기하고 나니까 어떤 거 같노?

내43 : 좋죠. 저도 기분 막 좋아지고. 좋죠. 선생님도 기분 나쁘고 이런 거 아니잖아요. 사

실. (나?) 네. 물 먹으로 가는 게. 그.. 그걸 아는데 사실 나중에 지나면 알아요. 지나

면. 물 먹고 와도 되냐? 물어보고 가면 되지 않냐 싶은데 그 당시에 참게 되는 거죠.

상44 : 어떤 게 너한테 그 얘기를 못하게 한 것 같아?

내44 : 흐름 끊는 게 싫고. 선생님한테 다 맞추고 싶고, 선생님이 목말라서 물먹고 오면 그

러시라고. 저는 아무 느낌이 없거든요. 근데 제가 목말라서 이걸 끊는다는 게 부담

감인 것 같아요. (끊으면?) 저도 모르게 그냥 느낌 같은 것 느낌

상45 : 느낌이 어떤 것 같아? (끊으면 안 될 것 같고.) 어떻게 될 것 같은데?

내45 : 그런 생각이 안 드는데. 지금 만약 생각하면 지금 짜내는 거죠. 싫어해서 그렇다고

얘기할 수 있는데. 그 당시에는 싫어할 것 같다는 느낌도 안 들고 그냥 제가 뭘 얘

기해서 제가 주도하는 것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원래 제가 그걸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인데 그걸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여자 친구 생겼다 하면 제 옷을 구경하러 친구

를 데리고 갈수도 있고 여자 친구가 아니더라도 친구한테 뭐하자고 할 수 있잖아

요. 근데 제가 뭐를 하자고 해서 갔는데, 얘가 그걸 싫어했다 그러면 분위기가 안

좋을 것 같고, 내가 좀 미안할 상황이 생길 거 같다는 게 걱정이 되니까.. 제가 뭐를

하자고 거의 안 하는 거 같아요. 진짜 친한 애한테는 하는데, 나머지한테는 거의 안

하고, 혼자 하는 거예요. 행동을.. 상담도 잘 안 하고. 남들이 싫어할 것 같기도 하

고, 남들이 나를 좀 우습게 볼 것 같기도 하고. 상담도 안 하고 혼자 고민하고. 남한

테 뭔가를 얘기하고 주도하고 이거를 잘 못하는데 그러고 끝내면 되는데 그걸 하고

싶은데 못하는 거라서 그게 좀 있는 게 같아요.

상46 : 주도하고 싶은 본인도 있고

내46 : 그런 성격인데 그걸 못하니까. 그걸 원래 못하는 성격의 사람도 있잖아요. 그러면

저도 못하는 성격이면, 저도 내가 이런 성격이니까 뭐 이러는데.. 원래 그런 거를 하

고 싶어 하는 성격인데 그게 계속 억압되니까 계속 힘든 거 같아요. 그게 좀.. 드러

내고 싶고, 하고 싶은 걸 하고 싶고. 그게 안에 있는데..

상47 : 그걸 하고 싶은데 쌓여있어서..

내47 : 맨날 남 의식 하지 말자 혼자 계속 생각하는 거 같아요.

상48 : 본인이 주도하고 싶어 하는 본인을 본 거네.

242 2015 상담사례연구집

내48 : 네. 음식점 가면 뭐 나오면 따지잖아요. 그런 것도 하나도 못해요. 무조건 웃는 모

습.. 그럴 수 있죠~ 지나서 아~ 화내야 되는데.. 당시에는 상대방이 먼저 생각이 되

니까 제 감정보다는.. (예.) 나중에 후회하고. 웬만하면 남이 우선이었던 거 같아요.

여기도 있어요. 항상 남의 시선에 움직이지 않고 싶다 흐으~ 남보다는 내 생각 떠

오르는 걸 뱉는 거. 흐으~ 되고 싶은 거를 적었거든요. 평생 이걸 하고 싶었는데,

그 상황이 되면 그걸 안 하고, 못하게 되고 하니까..

상49 : 그렇구나. 철수가 상담을 하러 와서도 본인이 주변 의식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들

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는 걸 이야기를 했었고. (예.) 그래서 이제 상담에선 어떤지

궁금했었어. 철수가 그런 걸 표현하니까 시원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예.) 그리고 또

상담 와서 30분 기다렸다고 이야기를 하고

내49 : 예. 저번에도 항상 늦으면 남이 싫어할 거 같아서 일찍 오는데 그게 과한 거예요.

항상. 흐~ 저는 웬만하면 엄청 기다리거든요. 기다리는 걸 엄청 싫어하거든요. 남들

이 절 싫어하는 게 더 싫은 거 같아요. 오늘도 35분에 도착한 거예요. 지금 올라오

면 선생님 부담스러워할 거 같고. 그래서 밑에 조금 더 앉아 있다가 45분 되어서

올라오고.. 흐으

상50 : 우리가 많은 이야기를 했잖아. 오늘 상담하면서 어떤 생각과 느낌을 가졌는지 알

수 있을까?

내50 : 근데 이상하게 저는 이런 거를 많이 해서 그런지 이런 거를 하면 할수록 제 문제점

이 계속 나오는 거 같아서.. 오늘 그래도 이거 하나는 얻었어요. 물 말하는 거. 이걸

말하면서 다른 거에도 좀 도움이 될 거 같아요. 다른 거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너무 하~ 예의 있어 보이고 이런 거를 하고 싶어서.. 흐으~ 제가 너무

피곤한 거 같아요. 어디 가고 싶으면 가고 싶다고 말하고.. 그걸 못하니까

상51 : 그래서 우리가 상담 장면에서 우리가 본인이 이제 학교에서 지금 일어날 일 때문에

혹시나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학교에 가면 또 이전처럼 계속 생각하고 사람들 신경

쓰고 걱정된다고 이야기를 했었잖아. 그래서 우리가 이제 상담 장면에서 본인이 드

는 생각들이라든지 더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해보는 연습을 해보는 걸 하면 어떨까

싶어서. (예.) 오늘 네가 물 말하는 걸 얻는 거 같다고 했잖아. 그 이야기를 하면서

기분 좋아하는 게 느껴졌거든. (예.) 그래서 그런 거를 좀 표현해보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서. (좋을 거 같아요.) 너 생각은 어때?

내51 : 좋을 거 같아요. 연습해보고 싶어요. 그런 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상황이라도 그런 거를 좀 하면 마음이 시원하게 뚫릴 거 같은 느낌.

상52 : 표현 안 했을 때의 답답함보다 표현 했을 때의 시원함이 있는 거잖아.

내52 : 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갑갑함이 있거든요. 이거 말할 때 잠깐 시원했다가

다시 갑갑함이 있어요. 이것도 지금 제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는데 지금도 있어요.

상53 : 그 말은 철수야.. 어찌 보면 네가 원하는 게 있고, 생각하는 게 있는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는 말로 들린다.

내53 : 지금도 머리에 뭐가 있냐면.. 인간관계 공부를 해서 눈을 바라봐줘야 한다 이게 있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43

는 거예요. 제가 보고 싶어서 보는 게 아니고, 이런 이야기를 할 때에는 눈을 바라

봐줘야 한다는 데이터가 있어요. 그거대로 하는 거예요. 그런 그런.. 뭐라고 해야 하

지. 컴퓨터처럼 그런 거 같아요.

상54 : 지금 네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다는 거지

내54 : 이럴 때 뭐를 말해야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남이 좋아할지 그거를 계속 떠도는 거

같아요.

상55 : 내가 그 사람이 어떻게 해야 좋아할지 생각하는데 정작 내가 지금 어떤 생각이 들

고 어떤 게 필요하고, 예를 들면 목이 말라서 물이 마시고 싶다든지

내55 : 그거 보다 이게 먼저 떠올라요. 이게 가득 차가지고

상56 : 그러네. 정작 본인은 내가 생각하고 내가 느끼는 것보다도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

각하고, 어떻게 하면 내가 그 사람을 충족시킬 수 있을 거 같고. 그 생각이 드는 거

구나.

내56 : 맞아요. 맞아요. 그런 거 같아요.

상57 : 철수가 네가 원하고 필요하고..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느끼는지가 필요해

보이는데..

내57 : 그걸 알고 행동하는 거.. 그게 필요할 거 같아요.

상58 : 기분이 어때 철수야?

내58 : 아까 전에 잠시 완전 풀렸었어요. 이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도 컴퓨터처럼 한 거거

든요. 그러다가 제가 가만히 듣기만 했어요. 이 때 기분이 엄청 좋아요. 또 머릿속에

데이터대로 하면 머리에 끼인 거 같이 있어요.

상59 : 네가 의도하진 않지만, 뭔가가 계속 생각이 난다는 거네

내59 : 맞아요. 좋아할만한 행동. 그거를 하게 되고. 지금 이것도 아마 그런걸껄요. (이게 뭐

지?) 이렇게 한 거요. 지금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할 때가 편해요. 흐흐~ (아무 것도

안 해도 돼.) 흐으~ 억지로 하는 거라서

상60 : 여기서 뭔가를 하지 않아도 돼~ 네가 편하게 와서 너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돼.

내60 : 처음에 상담해주신 분. 그 분도 강박이 있는 것 같다고 했는데, 그게 있는 거 같아요.

상61 : 강박이 있는 거 같아? (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땠노?

내61 : 그때 좀 아~ 약간 그것도 있었던 거 같아요. 제가 힘든 거 인정받아서 마음이 편했

을 수도 있어요. 아무튼 그때 약간 뭐라고 해야 하지.. 내가 힘든 걸 인정받았다는

느낌? 그게 좋았던 거 같아요. 흐으

상62 : 상담 샘이 강박이 있다고 이야기를 했을 때, 네가 힘든 거를 인정받는 느낌이었어?

내62 : 음 네. 강박이라고 하면 걱정이 되어야 하는데 기분이 좋았어요.

상63 : 그랬구나. 글쎄.. 나는 누가 나한테 강박이라고 하면 기분이 안 좋았을 거 같은데.

내63 : 그러니까요. 보통 그럴 거 같은데 저는 기분이 좋았거든요. (음.) 약간 애정결핍 같

기도 하고. 관심 받고 싶은 거 같기도 하고. 흐흐

상64 : 너는 그렇게 생각했다는 거지. 궁금해서 물어본 거야. 철수가 너 생각이 있는 거니까..

내64 : 이런 것도. 막.. 상대가 싫어할까봐 말 안 해요. 억울해도 참아요. 근데 했어요.

244 2015 상담사례연구집

상65 : 잘했다. 너 많이 답답했겠다.

내65 : 아~ 이거 하나 하는데도 이렇게 좋아요.

상66 : 그렇지.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거니까.

내66 : 학교 가면 이런 거를 거의 못하는 거예요. (음.) 뻐근하다.. 이런 거.. 그냥.. 피곤하다

크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작게 피곤하다 이러고. (답답했겠다.) 그러니까요. (지

금은 했네.) 아~ 이거 하고 기분이 좋아서.. 흐흐~ (음.) 아~ 참. 아~ 이런 사소한..

평범한.. 제일 마음 편하고 이런 거를 하고 살고 싶은데 이게 너무 안 되니까.. 눈물

날 거 같아요. 갑자기. 내가 왜 이렇게 사나.. (음.) 하아~

침묵(10초) 하아~~ (내담자 운다.) 흑흑~ 하아~ 흑~ 하아~ 흑~ 흐흐흑~ 이렇게 힘

들게 사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남을 많이 신경 쓰는지.. 흑~

상67 : 네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잖아. (그러니까요. 하아~) 훈장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

너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글도 적어보고. 네가 이렇게 치열하게 너 스스로를 위해서

노력했던 게 보이거든. (흑흑~)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거든. 그만큼 네가 바뀌고 싶

은 모습도 보이고. (흑흑~) 잘하고 있다

내67 : 흑흑 네. 흑흑~ 남 의식 안 하면서 살고 싶어요. (변화되고 싶네) 네. 전부다 이게

다 남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러면서 저를 표현하고 싶고. 그게 다 섞여서.. 약간

뭐라고 해야 하지 제 정신이 아니었던 거 같아요. 항상 머리가 아프고. 쪼이는 기분.

심할 때는 부모님한테도 이야기를 했거든요. 진짜 딱 맞는 모자를 쓰고 있는 거 같

다고. 보통 그래요. 보통 그 느낌이에요. 벗어나고 싶고.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면 진

짜 행복할 거 같은데.. (음) 연습을 좀.. 밖에서도 해서 습관을 아예 그렇게 만들어야

할 거 같아요. 저를 표현하는.. 이렇게 말만 하고 실천을 못하거든요. 남이 싫어하든

말든 그 행동을 잘 못해요. 그걸 좀 하고 싶고. 범죄만 아니면 솔직히.. 흐~ 그런 생

각으로 하고 싶고. 연습이 좀 필요한 거 같아요.

상68 : 음. 네가 물 먹고 싶다고 표현하지 않았으면 나는 몰랐거든.

내68 : 이런 거 하고 눈물이 났죠.

상69 : 나한테 표현했잖아. 그래서 네가 목마른 줄 알았거든. 어떻게 보면 네가 하고 싶은

말, 네가 표현하고 싶은 모습이 있을 텐데 그거를 연습해보면 좋겠네.

내69 : 네. 그게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상70 : 한 번씩 시도해보면 좋겠네. (네.) 지금 기분은 어떻노?

내70 : 아까 울 때는 완전 개운했어요. 이게 습관인지, 지금은 또 약간 있긴 있거든요. 울

때도 그렇고 선생님한테 좀 드러낸 거 같아서 마음이 편해요.

상71 : 음. 분명히 본인이 힘들었던 경험을 오픈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오픈을 했다는

거에서 되게 반갑고. 네가 오늘 가면을 쓴 철수가 아니라, 편한 철수를 본 거 같아

서 반갑네. (네) 네가 조금 더 나중에 하고 싶었던 표현들 생각들 말고, 지금 현재에

느끼는 걸 연습해보면 좋은 거 같아. (네) 그리고 네가 이야기 했듯이, 생각이 너무

많아질 때는, 그런 생각들을 조금 내려놓으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 생각이 반복해서

들 때, 멈추는 게 있어. 브레인스탑이라고 해서. 아 내가 또 이런 생각들을 하려고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45

하는구나. 이런 거를 알아차림이라고 하는데.. 이런 본인의 모습을 받아주는 게 필

요해. 아 내가 또 생각을 하는구나.. 철수야, 생각하려고 하는데 괜찮아, 이렇게 본

인을 받아주면 도움이 되거든. 말하고 싶은 것도 본인이고, 생각처럼 안 되는 것도

본인이고.. 그런 본인을 받아주는 것도 필요해. 그리고 상담에서 표현하고 싶은 것

들을 표현해보자. (네.) 좀 더 하고 싶은 이야기 있나?

내71 : 지금 딱히 떠오르는 건 없어요.

‣상담 평가 : 상담 외부의 장면을 상담 장면으로 가지고 와서 이를 확인하고 이 과

정을 통해 내담자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상담자에게 표현함

4회기 (2015.08.18)

‣상담목표 : 내담자 촉발사건 구체화, 내담자 발달사 탐색

‣상담내용

여자 친구하고는 헤어졌어요. (여자 친구하고는 헤어졌다고?) 네. 둘 다 마음이 떠

나서. 슬프게 헤어진 건 아니고, 고민이 많았어요. 이걸 끌고 가야 되느냐.. 합의하에.

(저번에 여자 친구 관련해서 고민을 했었잖아?) 네. 저번에 싸우는 것 비슷하게 해

가지고. 제가 내 스타일로 하니까. 본인이 마음에 안든 데요. 자기를 안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해서 제가 고민을 했어요. 제가 싫어하는 방식으로 좋아하는 척을 해야 되나?

근데 여자는 그걸 좋아하니까. 그렇게 하겠다고 일단 말은 했는데, 이게 아닌 것 같다

고 해서 원래 본인의 모습대로 했어요. 그렇게 하니까 얘랑 안 맞는 게 너무 안 맞는

거죠. 약간 오글거리고 이런 것을 못하거든요. 저는 잘.. 안하고 그러니까 걔도 마음이

떠나고, 그걸 보니까 저도 마음이 떠나고 끌고 가다가 끝을 냈죠. (다툼이 있었던 건

아니었고?) 제 방식으로 하니까. 걔가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 했는데 제가 그만큼

안 좋아 했었나봐요. 제가 원래대로 하다가 헤어지게 됐죠. 거의 못 만났어요. 거의 연

락으로 제 스타일대로 (너한테도 특별한 일이 있긴 있었구나. 2주간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물으려고 했는데 많은 일들이 있었네.) 다른 건 평상시처럼 보냈던 것 같

아요. (그 당시에는 네가 여자 친구 문제로 얘기했던 게 큰 고민이었잖아. 내가 부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 같고, 가면을 쓰고 있는 것 같고, 근데 오늘 얘기를 들어보

니까. 덤덤하기도 하고) 별로 안 좋아했나 봐요. 진짜 그렇게 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나

야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죠. 너무 맞춰줘서 억지로 만나기보다는, - 중략 - 가

끔 우울이 올라 올 때가 있어요. 이번에 약간 그런 게 있었는데 별 이유 없이 그럴 때

가 가끔 있거든요. 군대 있을 때도 조울증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었거든요. 별 이

유 없이 갑자기 쳐지는 게 있죠. (얼 만큼 자주 그래?) 예전에는 거의 매일 그런 시간

이 있다고 보면 될 정도였는데, 매일 그런 시간이 한.. 가끔씩 혼자 집에 갈 때나 웬만

하면 우울한 그런 분위기였는데 요즘에는 웬만하면 그런 게 없고, 가끔씩 있는데 떨쳐

버리려고 하죠. (요즘은 이런 생각이 없어?) 거의 안 드는 날도 있어요. (예전에는 언

246 2015 상담사례연구집

제를 얘기 하는 거야?) 대학 20살부터 여기 오기 전까지. 여기 오면서 운동도 같이 했

거든요. (여기가 상담하는 곳이야?) 네. 이것도 도움이 됐을 것 같고, 운동도 도움이

많이 됐거든요. 이번 방학 그 때가 아마 변화가 오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좀 궁금한

게 네가 20살 때부터 이번 방학 동안 우울하기도 급속하기도 했다가 기분이 좋아

지고도 했다고 얘기 했었잖아. 예전에 중학교로 넘어가면서 학교도 달라지고 아이

들 하고도 달라지면서 반복되는 사고도 생기고, 남들이 나를 보지 않을까 신경 쓰

이기도 하고 이럴 때도 있었잖아. 고등학교 때보다 중학교 때 더 심하다고 알고

있는데.) 네 맞아요. 근데. 중학교 때는 그거에 대한 인지를 못하고 별 생각 없이 살았

는데 그렇게 행동이 된 거거든요. 내가 왜 이러지? 이런 생각은 안했어요. 그때는.. 우

울하고 그런 시간이 많지는 않았는데.. 대학교 와서는 이게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깨

닫고, 내가 왜 이러지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할 때부터 그게 심했던 것 같아요. 중학

교 때는 저도 모르게 행동했고, 그게 이상하다고 생각 안했었거든요. 그것 때문에 스

트레스 받거나 우울한 것은 없었는데. (예를 들면, 중학교 때 했던 행동은 뭐였어?)

학원에 가면 엄청 발랄하고 조용한 아이인데, 학교가면 완전 조용하고 욕 한마디 못하

는 애로 주변에 이미지도 그렇게 되어있고 행동도 그렇게 하고. (중학교 때는 이런

반응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대학교 때는 왜 일어나는

지 원인을 찾아보게 되었다는 거고, 그게 생각해보니 우울한 감정인 것 같다는 거

야?) 그 당시에 우울하기도 하고, 가면 쓴 것 같은 느낌 들 때 있잖아요. 내가 하고 싶

은 행동 못할 때 우울하기도 하고, 그 순간이 지나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 왜 이러지

하는 우울이 또 오고, 이중으로 계속 왔었어요. (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할 때 우

울이 오기도 하고, 또 한 번은) 그 순간이 지나서 내가 왜 그랬지 별 것 아닌 행동에

압박을 받고 힘들게 살아야 되지 하는 순간에 스트레스 받고, 후회되는 부분이 있고

(하고 싶은 것을 못할 때 우울한 감정이 들고, 또 한 번은 그 때가 지나고 난 뒤에

과거에 것을 생각하면 다시 우울한 생각이 든다는 거지? 이걸 대학교 때부터 상담

오기 전까지 반복되고 있었는데 너한테 변화가 찾아 왔다는 거네?) 네. 근데 이 시

기가 방학이니까. 저는 근데 방학 때는 좋거든요. 근데 학교 갔을 때도 이렇게 되면

많이 좋아진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좀 있으면 학교 가거든요. 2주 남았거든

요 방학이.. 아빠랑 얘기하면서도 느꼈는데. 사람에 대한 욕심이 과한 것 같아요. 약간,

저도 모르게 적을 만들면 안 될 것 같고, 무조건 잘 보여야 될 것 같고, 그런.. 좀 사람

에 대한 욕심을 했었거든요. (적을 만들면 안 되고, 잘 보여야 될 것 같고) 무조건 남

시선에 맞추는 거예요. 내 행동이나 모습을 그러고 나면 지나면 후회 하는 것처럼. 내

스타일대로 하고, 내가 마음에 안 들면 그 사람 인연이 아닌 것이고 그렇게 생각하면

되는데 그 일에 대해서 스트레스 받는다. 이중으로 학교가면 늘 그랬어요. (최근에 아

빠랑 얘기하면서 나왔던 얘기라는 거지?) 원인이 있을 것 같은데 기억이 없어요. 뭐

때문인지 모르겠어요. 그런 얘기를 하다가 제가 여자 있을 때 더 심하거든요. 여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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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47

딱히 안 된 적이 많아서 그런가 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고등학교 때도 짝사랑 2년 하

다가 안 된 적도 있고요. 그런 얘기도 나왔었어요. (아버지랑 얘기를 하다 보니까. 원

인에 대한 고민을 해봤는데, 생각해보니. 아마도 여자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원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는 거지?) 네. 여자 있을 때 좀 심하니까 그것 때문

인가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한테 퍼져 나갔나? 이런 생각도

되고. (다른 사람들한테 퍼져 나갔다는 어떤 말 인거야?) 처음에는 여자한테만 해당

되는 얘기였는데 나중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됐다는 남들이 나를

보고 있다. 잘 보여야 되겠다는 생각이 퍼져 나간 게 아닌가. (네가 여자들하고의 관

계 속에서 힘들었던 일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서 다른 관계에서도 퍼져 나갔다고

생각하는 거네?) 약간.. 그거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이전에 네가 중학교

때는 남녀 공학이었잖아. 네가 상대방 의식을 많이 하고 학교에서는 상대방 의식

을 많이 했었고) 아 맞네. 생각해보니까. 중학교 때는 제가 중학생한테 거의 관심 없

었거든요. 그러면 또 여자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중학교 때 제일 심했었는데 아닌

것 같기도 하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이런 생각

이 계속 혼자서 생각하는 거죠. - 중략 - (중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 까지는 섬세하고

여성스럽다는 얘기를 많이 들은 거네. 친구들한테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어땠

어?) 그 때는 내가 그런갑다 그랬거든요.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은 것 같지는 않은

데 가끔씩 진짜 친한 친구들 만날 때는 다르거든요. 걔들 말고는 다 여성스러운 이미

지였어요. 얘들 만나면 여성스럽고 이런 이미지가 있었는데, 여성스럽다는 말에 스트

레스를 받지는 않았는데, 원래 성격에 대해서 잘 모르다가. 점점.. 이걸 표출하고 싶다

는 (어떤 걸 표출하고 싶었어?) 남자다운 이.. 애들한테 하듯이 다른 사람한테도 하고

싶은 마음이.. 여성스럽게 있을 때는 항상 나는 지는 사람이었고, 다 받아주고 다 들어

주고 이런.. 진짜 착한사람이었거든요. 원래는 그런 사람이 아니거든요. 다 들어주고

다 받아주는 성격이 아니에요. 내 마음에 들면 하고 아니면 말고 할 성격인데.. 그걸

안하고 다른 모습으로 진짜 친한 애들한테만 보여주고 나머지한테는 그랬었던 것 같

아요. (남성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은데.. 그 모습이 본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혹시) 네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을 때 본인이 스트레스 받는다고 인식을 한

거야?) 네 저번에도 살짝 얘기했었는데, 선배가 와서 시험 잘 쳤나? 이렇게 얘기하면

좀 쳤다고 이렇게 얘기하는데.. 저도 모르게 그렇게 얘기하면 건방지게 볼 것 같고, 싫

어할 것 같은 거예요. 순간 그 생각이 들었어요.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저도 모

르게.. 그 사람이 따라하는 거예요. 그 때 분노가 오르더라고요. 원래 이런 사람이 아

닌데 왜 이렇게 행동해가지고 이런 사람이 아닌데.. (그럼 어떤 사람이야?) 원래는 터

프하게 잘 쳤냐? 하면 잘 쳤지 하면서 얘기하는데 저도 모르게 그러면 건방지게 볼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소심하게 대충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 상황에서 스트레스

를 받거든요. 근데 저도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상황이 오면 저도 그렇게 행동하거든

248 2015 상담사례연구집

요. 진짜 친한 얘들 말고 다른 사람한테는... 수줍어하고 차라리 약하게 보이는 게 적

을 안 만드는 것 같고, 강하게 하면 싫어할 것 같고.. 순간적으로 머릿속으로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원래 내 성격대로 안하고 원래 약하고 그런 사람으로 보이면. 일단

그 사람이 저를 싫어하거나 미워할 이유는 없을 것 같은 거예요. 원래 성격대로 안하

고, 근데 좀 더 지나면.. 그 사람이 싫어하든 말든 그 사람은 크게 중요한 사람이 아닌

데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그럼 어떻게 돼?) 그럼 스트레스 받고. 저는 사람을 잃든

말든 제 스타일대로 하고 싶은 게 제 마음이에요.. (적을 만들고 싶지 않고, 약하게

보였을 때는 그 사람이 착하게 볼 것 같고, 공격하지 않을 것 같다는 거지?) 본능?

이게 본능적으로 저도 모르게 행동 되는 거고, 지나서 생각으로는 이럴 필요 없는 데

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건 제가 생각해서 하는 게 아니고 저도 모르게 행동하는 메커

니즘이에요. (들어보면 본연의 모습은 남성스럽고 잘 표현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

지 않은 모습들이 나왔을 때 힘들다는 말 인거야?) 네. 근데 친한 친구 말고는 웬만

하면 집을 나서면 이렇게 행동을 한다.

‣상담 평가 : 내담자 발달사 탐색을 통해 본인이 주도하지 못하고, 하고 싶은 것을

못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는 상대방의 감정을 우선시 하고 나중에 본인 감정

이 떠오른다는 것을 탐색하였음

5회기 (2015.08.25)

‣상담목표 : 내담자 호소 문제 구체화 및 탐색

‣상담내용

(한주간은 어떻게 보냈어?) 계속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적은 것 보여 드릴게요.

제가 상담한 날에 끝나고 1층 갔어요. 갔는데 경비 아저씨 있잖아요. 큰 문이고 이쪽

은 쪽문인데, 원래 제 성격은 그걸 못 물어보거든요. 아저씨한테. 당연히 그게 가까운

길인데도 그냥 돌아가요 안 물어보고, 그런데 그날 물어봤어요. 문이 있는지에 대해서

흐흐 (그 때 기분이 어땠는데?) 좋았죠. 버스정류장 갔는데, 나무 의자 있는데 다 서

있는거예요. 그러면 저는 원래 못 앉거든요. 앉으면 이상하게 볼 것 같아요. 그것도 망

설이다 앉았어요. 그러고 난 뒤에 기분도 좋고. 그리고 그날 새벽 2시에 삼촌이랑 누

웠는데 누웠으면 자다가 넘어오면 깨워서 뭐라고 할 수 없잖아요. 근데 처음부터 삼촌

이 옆으로 누운 거예요. 제가 불편하게, 제 이불을 깔아뭉개 버리고, 근데 그러면 “삼

촌 불편해요” 이럴 수 있잖아요. 근데 그걸 참고 쪼그려서 잔거예요. (저번 회기에도

했던 얘기 같은데) 네네 맞아요.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말을 못했네) 농담으로 “삼

촌 일자로 자세요. 저도 자야죠.” 원래 이렇게 말을 하고 싶다는 것이 있는데 그게 안

나오더라고요. 이불도 약간 끌어안고 자거든요. 근데 그런 것도 못하고 쪼그려서 잤어

요. (엄청 불편했을 텐데) 네. 그건 못한 거고. 그 다음 날에 학원을 갔는데. (그 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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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49

외삼촌이랑 같이 지내고 있는 거야? 방에) 가끔씩 옛날에 같이 지냈거든요. 어릴 때

근데 가끔씩 그냥 같이 부산이니까. 이 근처에 회식하시면 그 집에 애가 어리고 그러

니까. 그쪽에 안가고 저희 집에 잠만 자고 가거든요. 어릴 때 진짜 오래 같이 지냈는

데도 그게 좀 있더라고요. 그건 좀 어른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것 때문에 스

트레스 받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삼촌이랑 친한 거고, 삼촌이랑은 편하게 하는데 제가

편하지가 않아요. (어떤 모습에서 불편한 것 같아?) 그건 잘 모르겠어요. 어릴 때부터

제가 얌전한 모습 있잖아요. 그것만 보여줘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얌전하고 진지한

아이 이런 이미지가 너무 박힌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걸 못 돌리는 느낌도 있

고, 그래서 삼촌 보면 소심해지는 것 같고, 그런 게 좀 있는 것 같아요. (본이 생각했

을 때 삼촌을 보면 소심해지고.. 불편하다는 거야?) 일자로 누워 달라 이런 말도.. 그

정도 사소한 말도 잘 안 나오는. 말은 할 때 잘하거든요. 술도 같이 먹고, 근데 그런

게 계속 있어요. 제가 생각을 계속해서 말도 하고 하는데.. 뭔가 제가 안되는 게 이거

거든요. 당연한 건데 남을 너무 의식하는 그거. 그거는 또 나오더라고요. 말을 잘하고

하는 것을 떠나서 그런 생각이 들면 못하겠더라고요. (이번에는 불편한 부분에 대해

서는 얘기를 하지는 못했네) 약간 가족.. 진짜 가족 말고 다른 가족이 오는 것을 제가

불편해 해요. (우리가족 말고는?) 삼촌들이 많거든요. 많은데. 제 사촌 누나랑 사촌 형

님은 삼촌이랑 친해요. 친한데. 저는 제가 오히려 오래 봤거든요. 그 사람들 계속 불편

하고 그냥. (주로 네가 불편감을 느끼는 사람들한테 네가 하고 싶은 얘기를 못하

고, 친한 친구들한테는 얘기하고.. 그런 기준이 뭔 거 같아?) 제 생각에는 방금 생각

났는데.. 약간 어른스러워야 된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아요. 약간 말을 차라리 안하는

게. 하다 보면 쓸데없는 얘기나 우스갯소리나 이런 것들을 하게 되니까. 그런 것을 하

면 어른스럽게 안볼 것 같고,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철수는 어른스럽

다. 완전 어릴 때부터요. 제 부모님이.. 아빠가 너무 뭐라고 하니까. 어딜 가던지 조용

히 있었을 뿐인데. 그 사람들은 어른스럽다 어른스럽다 그렇다보니까. 제가 그걸 못

벗는 것 같아요. (어른스러워보여야 하는구나) 왜 어른스럽게 보여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지 모르겠는데, 어른스럽게 안 볼 것 같아서.. 철없다고 느낄 것 같아서요.

(네가 생각한 것들을 상대방에게 얘기 했을 때 어른스럽게 안볼 것 같다는 생각

을.. 일이 발생하지 않아도 한다는 거지?) 네. 그러고 보니. 그거랑 친구들이랑 하는

것이 똑같은 것 같아요. 어른들하고는 철없게 보고, 그렇게 볼까봐 그런 거고. 친구들

은 찌질하게 보거나, 설친다 그렇게 볼까봐 그런 거고. 남들은.. 남들이 이렇게 볼 것

같다. 이런 게 강한 것 같아요. (공통적으로는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 그게..

저한테 있어서는 크게 와닿아가지고, 제가 하고 싶은 것 보다. 그게 더 크게 오는 것

같아요. (본인에게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내가 어떻게 보일까가 중요하게 보이는

것 같은데..) 네 맞아요. (그래서 본인이 발생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 미리 생각해

보고,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행동을 안 하게 되고) 그 행동이 누가 봐도 이

250 2015 상담사례연구집

상하게 볼 만한 행동이면 인정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니면 너무 평범하고 너무 당연한

행동인데도 그렇게 해버리니까. 그게 심한 것 같아요. 저는. (쉽게 나올 수 있는 행동

들인 것 같은데. 그게 잘 안되니까) 네 그걸 알고 있는데도 (그게 고민이라는 거지?)

네. - 중략 - 버스에서 앉았을 때 다리를 안 풀고 불편하게 갔을 텐데.. 요번에는 다리

를 풀고 갔어요. (너한테 있어서는 큰 변화다 그지? 여러 에피소드들이 있었잖아.

성공한 것들도 있고, 성공하지 못한 것도 있고. 성공했던 것이랑 성공하지 않았던

것을 보면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일단 학원이랑 학교랑 비슷한 게 꽤 봐왔고. 또

봐야 될 사람들.. 아는 사람은 아닌데도. 같은 반이니까 보게 되잖아요. 그런 사람들

앞에서 더 심한 것 같아요. 의식하는 게.. 그 사람들 앞에서는 펜을 받으러 못 나갔고,

버스정류장에서 앉은 것은 한 번 볼 사람인데 평생 안볼 사람인데.. 근데도 신경 쓰는

사람인데.. 이런 사람들 앞에서는 극복했거든요. 근데 오래 봐야 되거나. 얼굴을 아는

사이.. 그런 사람들한테는 더 못하는 것 같아요. (저번에도 말했듯이. 쭉 봐야 되거

나. 지속적으로 내가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는 사람들.. 관계를 지속해야 되는 사람

들 앞에서는 불편감이 있다는 말이지?) 네. (그런 공통점을 찾았는데.. 철수가 이런

특징들을 알아냈잖아. 아는 사람들에게 불편감을 느끼고, 얘기하기 껄끄럽고. 그

래서 예를 들면, 외삼촌 같은 사람에게 얘기를 하지 못했고, 버스에서는 얘기를 하

는 일들이 있었네. 지금 우리가 표현을 하자고는 했지만. 어떨 때 네가 힘들어하고

몰랐었는데. 본인이 왜 얘기를 몰랐었는데 구체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은

데) 지금도 약간.. 저번에 말했던.. 꽉 맞는 모자를 낀 느낌이 있거든요. 그 느낌이 선

생님한테도 좀 더 있어요. 그게 아마 선생님을 자꾸 봐야 되는 사람이라서 그런 것 같

기도 하고. 그러다가 약간은 집중을 풀면 편해지거든요. 이런 행동을 해내면.. 또 풀렸

다가. 좀 있으면 오기는 하는데.. (어떤 행동?) 제가 하고 싶은 행동을 했을 때 그러면

관자놀이 누르는 기분이 없어지는데, 그리고 좀 있으면 다시 오긴 해요. 느낌이. (그렇

게 아프고.. 계속 쫄리는 느낌이 들면 많이 답답할 것 같은데) 아픈 것 까지는 아니

고.. 약간 꽉 맞는 모자를 쓴 느낌인데.. 피곤하죠.. 갑갑하고... 좀 쳐지죠. 사람이. 안

밝고.. 그런 게 좀 있죠.

‣상담 평가: 내담자가 호소하는 부분에 대한 공감 및 반영이 부족하였음

6회기 (2015.11.05)

‣상담목표 : 내담자 성공 경험 탐색

‣상담내용

(항상 30분 전에 왔었잖아?) 오늘 오면서 그것도 갑자기 떠오르는데. 오늘은 좀 딱

맞게 왔네요. 오늘 약속 하나 있었거든요. 빨리 가야겠다. 이런 마음도 딱히 없고 편하

게 온 것 같아요. (변화가 있었네) 네. 학교 가면서 운동을 진짜 열심히 했거든요. 방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51

학 때. 학교를 딱 가니까. 이번에 10몇 키로가 불었어요. 근데 전부다 내 몸이 주제가

되는 거예요. 갑자기 막. 그래서 반가워해주고. 소문이 막 나고. 철수가 너 몸이 좋아

졌다메? 그런 게 생기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요번에 상담도 그렇고 운동도 그렇고 이

번 방학이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복학하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는 것 같고 요즘에는. 예전에는 뭔가 딸린다는 생각이 많았던 것 같아요.

자신감이 너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못하던 것들이 자신감이 막 생기니까. 제가

해야지가 아니라. 그냥 지내는데.. 저도 모르게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스트레스가 없

는 것 같아요. 요즘은.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변화가 있었는데. 네가 친

구들이 관심 가져주는 것에 기분이 좋고) 제가 자신감이 생기니까. 제가 위축이 안

되는 거죠. (어떤 것이 너로 하여금 자신감을 붙게 한 것 같아?) 운동. 운동이 제일

큰 것 같고요. 운동을 하면 남들이 알아주던 말든 간에 자신감이 생기거든요. 운동하

고 나면 자신감이 생기고, 남들도 그렇게 봐주니까. 저절로 자존감이 올라 간 것 같아

요. 옛날에는 막 잘나가는 친구. 이러면 말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는 이런 생각

이었는데. 이제는 딱 그런 생각도 없고, 자연스러워 진 것 같아요. 전부다. (그니까. 방

학 이전에는 남들하고 비교를 한다든지. 나보다 잘나간다는 사람이 있으면 불편한

감정이 있었으면, 지금은 자신감도 생기고.. 친구들의 관심으로 인해서. 운동을 통

해서 좀 나아졌다는 말이네) 남들이 나를 봐도 수군대거나 욕할 것 같다는 생각도

안 들고. (궁금하긴 하네.. 무슨 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 처음에 운동 시작할 때부

터 부모님은 이 얘기를 아니까. 저희 아빠는 그래서 운동을 시킨 것이 크거든요. 과정

을 얻게 해서 힘들어 하던 것을 없애고 싶어 하죠. 그래서 더 시킨 게 있어요. 처음부

터 목적이 그것인 것을 두고, 운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계속 운동 하면서 자신감을. 처

음에 저도 못 느꼈거든요. 이거 운동해서 되겠나? 하루에 운동 2번하고. 진짜 운동만

했거든요. 아빠가 말씀하신 게. 제 스스로가 변하는 것도 있는데. 남들이 저를 변하게

하는 것도 있다. 약간 그게 적용된 것 같아요. 남들이 저를 치켜세워주고 하니까. 저도

모르게 진짜 그런 사람인 것 같고. 그러다 보니까 자신감이 생기고, 어디가도 막 위축

되거나 남들이 어떻게 생각한다는 이런 생각이 없어진 것 같아요. (내 자신이 변화

된 것도 중요하지만, 타인이 나를) 타인이 저를 만들어 준다는 것을 받기는 했거든

요. 상담이 도움이 된 것은 또. 자신감도 생기고, 상담을 하고 나서 좋아지니까. 친구

같은 사람 만나면 안 숨기고 해요. 나는 그런 일이 있어서 상담을 받았었다. 이제 많

이 좋아지고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고. 옛날에는 제 단점이나 이런 얘기를 잘 안했거

든요. 오히려 그걸 하니까. 걔들이 들어주더라고요. 제 얘기를 해주고, 위로를 해주고

하더라고요. 그것도 이번에 좀 느낀 점이고. (네가 솔직한 감정을 표현했을 때 들어

줬다는 거지) 네. 저를 이상하게 보는 게 아니고 오히려 관심을 더 가지면서 힘들었겠

다. 이런 얘기를 하니까. (좋은 경험을 했네) 쓸데없는 얘기도 하게 되고. (어떤 얘기

를?) 그냥 평소에 있었던 얘기. 원래 다른 사람 만나면 절대 그런 얘기를 안했거든요.

252 2015 상담사례연구집

쓸데없는 얘기를 그냥 하루 있었던 얘기 줄줄줄 하고. 그게 되는 것 같아요. 오늘도

어떤 여자애를 만나고 왔거든요. 나는 옛날에 남들 신경을 너무 써서 힘들었는데, 상

담도 하고 운동도 해서 좋아진 것 같다고 얘기를 하고, 그러니까 걔도 대단한 것 같다

고 해주고. (그 때 너는 어땠어?) 제 얘기를 하게 되는 게 자연스러워졌으니까. 기분

이 좋죠. 이제 그런 얘기를 해도 걔가 나를 이렇게 보겠다는 생각이 없는 거죠. (그럼

이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너 얘기를 할 때는) 단점을 얘기를 절대 못했죠. 그 사람한

테 왜냐하면 장점만 얘기하고. 단점을 얘기하면 싫어할까봐. 무조건 괜찮은 부분 다

얘기하고, 그러다보니까. 제가 흐트러진 부분을 못 보여주고 더 불편하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좀 편하게 행동하고 말하는 것 같아요.

‣상담 평가: 내담자가 변화된 부분에 대해서 긍정적인 피드백이 더 필요해 보임

Ⅴ 상담 전체 평가

내담자가 자신의 욕구와 생각을 상담 장면에서 표현하고 있는데, 일상생활에서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부분이 있음. 그렇지만 여전히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

고, 인정받고 싶어 하여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 모습은 여전히 남아 있음. 보다 안

정적인 상담 장면에서 자신의 욕구 등을 표현해보는 역할 연습이 필요해 보이고, 점차

외부에서의 연습이 필요해 보임. 내담자가 가지는 비합리적 신념 및 자동적 사고를 통

찰 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음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53

논 평류진혜 / 상담교육연구소 도현

1. 내담자에 대한 이해 내담자는 자신의 외부에 대해 신경을 쓰고 외부 사람의 태도를 관찰하고 자신이 무

엇을 해야 할 지를 결정하고 움직이는데 온 에너지를 쓰는 외부지향적인 삶을 살아오

고 있다. 그로인해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

등의 내용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타인이 보기에 적합하고 좋은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어떤 반응을 보여야 긍정적으로 평가될 것인지 등에 과도한 신

경을 쓰고 살아오느라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정적인 경험이나 정서를 표

출할 수 없고 억제하며 스스로를 가두어 둔 채 살아온 것과 같다. 하지만 외부의 사람

들의 판단이나 행동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는 자신은 예측할 수도 없는 속성이니 내담자는 늘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끊

임없이 이를 생각하고 고려하고 분석하며 대비하며 살아가는 부적응의 쳇바퀴를 돌고

있는 것이 내담자의 핵심적인 문제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외부에 대해 신경 쓰는 에너지가 더욱 늘어나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인식하고 타인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의식이 심해지고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대중교통에서도 타인을 의식하는 등 에너지 소진이 심각해지는 증상도 나타나

고 있다. 이러한 내담자의 실제적인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해 상담자가 인지적인 기법

으로 내담자의 신념체계나 잘못 활성화 되고 있는 자동적 사고의 검토 등 인지적인

기법이 필요한 사례이긴 하지만 초기의 상담자 접근에서는 가족환경과 내담자의 심리

적 불안이 야기 될 수밖에 없었던 경험 등을 이해하고 수용해주는 정서적인 해소와

자기이해의 상담과정이 좀 더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내담자 스스로 자신

을 판단하고 평가하고 불안해하는 과정을 벗어나 그럴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가족환

경과 부모님의 특성에 대한 이해, 이러한 과정에서 겪었을 어린 시절의 자신의 심리적

한계나 불안을 수용하고 위로 받는 경험이 상담과정에서 명확히 이루어져야 다음 단

계인 인지적 상담과정으로의 안정적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성격적으로는 다소 내향성과 차분하며 수동적이고 조용하고 착하다는 피드백을 많

이 듣고 자랐고 이를 강화 받기도 했으며 오히려 섬세한 여성적 성향도 가진 내담자

인데 반면 가장 영향을 많이 주고 있는 아버지의 특성은 마초적이고 남성적이고 강인

254 2015 상담사례연구집

해야 하고 잘 해 나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하는 사람이었다. 이러한 가족문화 속에

서 친척들이 강화해 준 조용하고 착한 아이와 아버지로부터 강조 받았던 남자답고 강

한 아이 사이에서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할지 스스로 많이 혼란스러웠을 것 같다. 이

러한 가족 환경 속에서 내담자가 장남으로 자라나면서 스스로 자신의 특성에 맞게 안

정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거나 수용하며 자라지 못하는 상황이었을 것이며 어느 쪽의

태세를 취해도 한쪽의 모습이 부족한 불안이 생길 수 있는 구조이다. 이러한 상반된

요청에서 오는 근본적인 불편감이나 부적절감, 자신감 없음 등의 심리적 문제를 늘 감

지하고 자라나야 했을 것으로 추론된다. 내담자는 아마도 자신이 적합하고 옳은 사람

이라는 확인을 할 수 없었을 것이고 불안하고 걱정되는 자아에 많이 접촉해야 했을

것이며 이 과정에서 자신감이 축적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보인다.

이러한 내담자의 삶의 과정은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을 불안하게 보고 미리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을 검토하고 적합한 지를 알아보아야 하는 사전 검열과정을 많이 활성

화 시키게 되었을 것이고 점차 이러한 과정이 길어져 스스로 자신을 뜯어보고 분석하

는 작업을 습관적으로 오래 하게 된 것 같다. 이러한 것이 좀 더 증상으로 자리 잡게

되면 불안을 넘어 강박적인 사고나 행동으로 나아갈 위험도 있을 것이다. 현재는 사고

가 많이 활성화 되어 검토하고 걱정하고 비판하고 불안해하는 수준에서 깊어진 부적

응 상태인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결과물로 시행해야하는 행동적 과제나 반응들이 사

고에 묻혀 제대로 발휘되거나 드러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보인다. 이러한 상태는 아

마도 마땅한 결과물이나 긍정적 반응을 가져오기에 부족한 상태로 나타날 수 있어 다

시 불안과 근심의 사고로 자신을 몰고 가는 악순환의 사이클을 돌리게 했을 것이다.

실제 내담자는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고 있는데 이는 욕구측면에서 보면 다른

사람에게 인정과 확인과 긍정적인 사람으로 보여 지고 싶은 소망이 작동하고 있는 것

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기 보다는 효율적으로 노

출되고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 상황에 대한 바람과 욕구가 클 것으로 보여 진다. 그러

므로 상담자는 상담과정에서 관계를 맺고 문제를 실제 도전하고 풀어가는 과정에서

내담자의 이러한 인정과 관여, 관심에 대한 욕구를 긍정적으로 어루만지고 채워주는

역할을 적절히 시행하고 내담자가 위로 받고 수용 받고 인정받는 타당한 근거를 안정

적으로 이해시키고 경험하게 해주는 조력적 관계를 잘 시행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2. 상담목표 및 상담방법 내담자의 비합리적 신념이나 부정적이고 불안한 상황에서 명확히 반복되고 활성화

되는 자동적 사고 등을 확인하고 다룰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인지행동적 상담기법

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 상담자가 취한 접근 내에서는 명확

상담사례연구집

2015

남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255

히 인지 행동적 상담기법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못하고 있어 몇 가지 첨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은 ‘이 내담자의 특성은 인지행동적 기법을 적용하기에 적합한 내담자인가?’ 라

는 의문에 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인지적 기법을 사용하고자 할 때 내담자는 명

확히 사고기능이 잘 보전되고 있어야 하고 자신의 현재 생활과 사고를 탐색하고 분석

할 수 있는 사고적 능력과 명료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 내담자는 많

은 사고 기능을 활성화 시키고 있고 지적인 능력도 그다지 저하되어 있지 않고 자아

강도도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Es=49) 인지적인 기법을 시행하기에 적합한 내

담자로 판단된다.

다음으로 기초적인 관계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인지기법을 초기부터 바로

적용하기 보다는 관계형성과 공감적으로 내담자의 어려움에 대한 수용과 이해, 위로

가 충분히 이루어져 내담자 스스로 자신을 이해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리고 상담자와

의 신뢰 관계가 적절히 맺어진 상태에서 인지적 기법이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 할 것

이다. 그리고 상담자가 시행하고자 하는 인지적 기법의 특성을 좀 더 내담자에게 잘

전달하고 설명하여 인지적 접근에 대한 일정한 이해가 도모된 상태에서 시행하는 것

이 더 바람직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내담자 문제에서 사고의 기능이 얼마가 중요한 역

할을 하며 사고를 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기능이 문제 해결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

는지 등 인지적 이론의 기초적 특성을 학습 시킨 후 상담과정에 돌입하는 것이 더욱

내담자를 심리적으로 혹은 인지적으로 준비를 시키고 상담의 효과를 도모하는 데에도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본론으로 들어가 인지적 오류나 자동적 사고의 탐색, 비합리적 신념의 조절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을 다룰 때에도 상담자는 매우 구체적이고 세밀한 질문과 상황에 대한

파악을 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한 접근이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이 타당한 증거에 대해

서도 자세히 묻고 내담자가 보고하는 일반적인 오류의 상황에 대해서도 비디오를 돌

리듯 명확히 파악하고 대안적 생각에 대해서도 여러 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질

문하는 등 섬세한 과정을 꼼꼼히 진행하는 상담자의 태도가 바람직 할 것이다.

이러한 인지적 토론과 질문, 응답의 과정 자체가 내담자에게 통찰과 이해를 불러오는

중요한 상담의 과정이므로 상담자의 이러한 접근은 치료적으로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

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자동적 사고 기록지의 활용이나 구제적인 행동과제와 같은 효

과적인 도구를 활용하여 면담과정을 더욱 촉진하면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이러한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하는 상담자의 태도나 자세는 다소 적극적이어

야 하고 내담자에게 다소 지시적일 수도 있으며 과제 부여와 과제 검토 등 다소의 리

더십과 명확한 태도를 취하는 역할도 필요할 수 있다. 현 상담과정에서 드러난 상담자

의 태도는 다소 온건하고 명료성이 잘 드러나지 않고 내담자에게 구체적인 논의와 인

지적 접근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안내 등이 부족하여 아직 본격적인 인지행동치료

256 2015 상담사례연구집

의 시행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상태로 파악되어 앞으로 이러한 상담과정에 대한 시

도가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히 있으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내담자가 많은 생각 속에 파묻혀 자신의 실제 현재 필요한 대처나 행동을 적

절히 수행하고 있지 못한 내담자이므로 생각의 시간을 의도적으로 줄이고 조금 불안

하고 힘들어도 수행을 해보는 의도적 연습을 시행하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상담

과정에서도 너무 세부적인 사고의 내용의 나열을 모두 듣기 보다는 조금 건너뛰게 하

고 실제 수행과제에 대한 행동방법을 논의하는 과정으로 이전 시키는 상담자의 주도

성이나 전략이 다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가족관계는 여전히 중요한 관계이며 좋은 자원이 될 수 있는데 내담자가 장

남으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불안이 높게 작용하고 있는 동생에 대한 형의 역할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구체적인 상담과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

어, 군대시절 동생이 학교부적응으로 고등학교를 자퇴를 하게 된 사건에 대한 죄책감

을 토로하고 있는 내담자에게 실제 그 당시 동생의 학교부적응에 대해 본인이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전화, 대화 등)를 명확히 확인하고 군대에 있는 형으로서 할 수 있는

범주의 최선을 다했을 수 있음을 확인하고 안정시켜 주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 혹

관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그럴 수밖에 없었던 군에서의 상황이나 심리적 이유 등

을 탐색하여 동생을 돌보아야 한다는 자신의 심리적 부담에 대한 이해와 동생의 삶도

어느 정도는 독립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음에 대한 인식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

히 그러한 역할은 부모의 주요한 역할이고 자신은 보조적인 역할임을 인식하고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고 나서는 부작용이 없도록 잘 구분해 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3. 총평 전반적으로 상담자는 따뜻하게 안정적으로 상담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목표설정과

전략 면에서 좀 더 섬세한 구조가 필요한 사례이며 특히 문제 해결과 개입에 대한 측

면에서 인지행동적 기법을 섬세하게 구사하는 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