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창의로 대한민국의 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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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창의 대한민국의 을 찾다 과학은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창의성과 상상력은 그 꿈을 실현해줍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로 대한민국 과학문화 확산과 창의인재 양성에 힘을 싣겠습니다. 창조경제문화 확산과 범국가적 창의성 배양을 선도하는 최고의 전문기관 www.kofac.re.kr 2016 4 vol.223 SCIENCE & CREATIVITY vol.223 월간 2016 04 과학자 이야기 한국 과학기술을 일군 개척자 최형섭 성하운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오프닝 칼럼 과학기술 50년, 미래희망 100년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4월 과학의 달, 과학기술 50년 Special Theme 핫이슈 I 인공지능에 대한 오해와 진실 심재율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ISSN 2384-3802(Print) ISSN 2384-3802(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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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창의로

대한민국의 을 찾다

과학은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창의성과 상상력은 그 꿈을 실현해줍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로

대한민국 과학문화 확산과 창의인재 양성에 힘을 싣겠습니다.

창조경제문화 확산과 범국가적 창의성 배양을 선도하는 최고의 전문기관

www.kofac.re.kr

2016 4 vol.223

S C I E N C E & C R E A T I V I T Y vol.223

월간 201604

과학자 이야기

한국 과학기술을 일군 개척자 최형섭성하운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오프닝 칼럼

과학기술 50년, 미래희망 100년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4월 과학의 달, 과학기술 50년

Special Theme 핫이슈 I

인공지능에 대한 오해와 진실심재율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ISSN 2384-3802(Print)

ISSN 2384-3802(Online)

03

발행일 2016.4.20 등록번호 강남 라-00370 등록일자 2005.9.31

발행인 김승환 편집인 윤승재 편집위원 신이섭, 조향숙, 강흥서, 김형진, 황태주, 김학진, 이정규, 김태윤 기획편집 정다운

발행처 한국과학창의재단 | 06097 서울 강남구 선릉로 602, 02-559-3889, www.kofac.re.kr

디자인·인쇄 경성문화사 02-786-2999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생·각·하·다

04 오프닝 칼럼 과학기술 50년, 미래희망 100년

최양희 ┃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06 스 토 리 과학기술 50년 50가지 이야기

www.scienceall.com

10 정책 2016년 정부 R&D 핵심 키워드는?

행·동·하·다

12 핫이슈 Ⅰ 인공지능에 대한 오해와 진실_알파고와의 가상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다

14 핫이슈 Ⅱ 유전자가위 기술이 가져올 미래 변화_2015 기술영향평가 결과

16 현장 속으로 Ⅰ 과학기술 50년 기념 <KBS 열린음악회>

과학기술 50년을 축하하고 미래희망 100년을 나누었던 음악축제

18 현장 속으로 Ⅱ 성인을 위한 과학문화 대중화에 앞장서는 카오스재단

과학 사랑 네 남자의 과학 공익재단

20 현장 속으로 Ⅲ ‘4월 과학문화축제’ 스케치_온 가족이 함께 떠나는 4월의 과학여행

변·화·하·다

22 사이언스 라운지 ‘인간에 도전’ 인공지능의 끝없는 진화

24 컬래버레이션 예술과 기술의 만남 ‘컨버전스 아트’

26 창조경제혁신센터 농촌과 ICT의 만남으로 ‘미래농업’ 혁신 이룬다 _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

28 무한상상마당 막강 과학 인프라를 시민들 속으로…과학문화 확산에 나서다

포항공과대학교 나노융합기술원 무한상상실

30 Let’s MAKE 많은 아이들이 즐겁게 배우고 만들 수 있도록

교육용 키트 ‘비트브릭’ 개발한 헬로긱스 강병수 소장

32 창업 동아리 IT강국을 이끌어 나갈 대학생들 _ 기업형 IT 창업 동아리 YAPP(얍)

34 Science & Movie ‘미친 천재’와 함께 살아가려면 _ 영화 <스티브 잡스>

36 과학자 이야기 한국 과학기술을 일군 개척자, 최형섭

38 랩툰 그라운드 랩툰 공모전 참가작 ‘꽃보다 예쁜 너’

40 도서산책 미국 과학정책에 날린 경고장 『스페이스 크로니클 : 우주 탐험, 그 여정과 미래』

4월 과학의 달, 과학기술 50년

2016 / 04 / vol.223

월간 <과학창의>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제작됩니다.

독자들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문의 : 02-559-3889, [email protected])

과학이 문화로 창의가 희망으로

아 | 이 | 디 | 어 | 세 | 상

글_ 김준래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역발상의 과학, 고정관념을 탈피한 반대로 감는 스프링

스프링의 장력(張力)이나 탄성 같은 물성(物性)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소재를 교체하거나, 제조과정에 변화를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그보다 훨씬

간단한 방법이 있다. 바로 스프링의 감긴 방향을 반대로 하여 감는 것이다.

도대체 속임수도 아니고, 어떻게 오른쪽으로 감겨 있는 스프링을 단지 왼쪽으로 감았다

고 해서 물성이 달라질 수 있을까.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사실이다.

이 만화 같은 사례의 주인공은 KIST 기능금속연구센터의 지광구 박사다. 그가 밝힌 기

술의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일반적으로 스프링은 양쪽으로 잡아당길 때, 늘어나는

길이에 따라 당기는 힘도 비례한다. 많이 늘어날수록 수축하려는 힘도 그만큼 커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스프링은 이런 일반적인 물성이 아니다. 같은

크기, 같은 모양의 스프링이라도 수축력이 더 커야 하는 등 특별한 물성이 필요한 것이

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그동안 스프링 소재의 재질이나, 탄성력

을 조절하는 방법에서 그 답을 찾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지 박사는 스프링을 반대로 되감아 보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그 결과 반대

로 다시 감은 스프링은 변위(變位)의 크기와 상관없이 완전히 수축한 상태에서도 상당

한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그렇다면 이런 물성의 변화가 스프링에 어떤 장점을 제공할까? 예전에는 스프링이 보다

큰 힘을 내게 하려면 길이를 더 늘여야만 했다. 하지만 ‘거꾸로 스프링’은 그럴 필요가 없

다. 늘일 필요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늘어날 공간도 필요 없다는 의미다.

반대로 기존 스프링과 같은 힘을 내려 한다면, 거꾸로 스프링은 그만큼 작게 만들 수 있

다. 생산 공정이나 엔지니어링 현장에 있어서 이 같은 부품 물성의 변화는 엄청난 부가

가치를 가져올 수 있는 장점이 된다.

이렇게 제작된 스프링은 교정용, 수술용 기구나 치열교정기 등에 응용할 수 있다. 특히

치열교정기의 경우 교정 중간에 스프링이 약해져서 매번 조여 주어야 하는 불편함을 해

소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오프닝 칼럼

생·각·하·다

글_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과학기술 50년, 미래희망 100년

올해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이 50년을 맞는 해입니다. 1966년 2월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설립되었

고, 7월에는 과학기술자의 모임인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구성되었습니다. 또한 이듬해인 1967년에는

1월 ‘과학기술진흥법’ 제정을 시작으로, 4월 과학기술처가 발족되는 등 과학기술 진흥을 위한 본격적인 토대가

구축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과거의 대한민국이 ‘세계 11위 경제대국’이라는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우리의 과학기

술은 실로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국토의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부터 보릿고개를 잊게 한 통일벼, 반도

체 강국의 위상을 높인 D램 반도체 개발은 물론, 우주강국의 꿈을 쏘아올린 나로호 발사 성공까지. 지난 50년

은 그야말로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과학기술 50년을 돌아보건대, 우리 과학기술은 뛰어난 역량을 갖춘 헌신적인 연구인력, 효율적이고 강력하며 지

속적인 정책, 그리고 국민들의 지지와 후원, 이 3가지 요소가 모두 갖추어져 기대 이상으로 도약할 수 있었습니

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숭고한 소명감을 바탕으로 헌신해 준 과학기술인들, 그리고 과학기술에 대한 신뢰와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국민 여러분에게 과학기술 발전의 공을 돌려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 과학기술은 ‘지능정보기술,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변화에 부응하여 ‘미래 100년의 희망’을

만들어 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기회와 위기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제4차

산업혁명’이 던지는 장밋빛 미래는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다시 한 번 뒤처지는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로봇,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이 매우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우리

가 살아가야 할 21세기 후반의 세계가 어떻게 변모될 것인지 상상조차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변하

지 않는 사실은 이 모든 변화의 핵심은 ‘과학기술’이라는 것입니다. 냉철하게 미래를 예측하고 또한 이를 철저

히 준비함으로써 대한민국 재도약을 이뤄 낼 임무가 다시 한 번 과학기술에 주어져 있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올 4월 과학의 달에 우리 과학기술이 걸어온 50년의 성과를 돌아보고 국민과 함께 미래의

백년대계를 구상하기 위해 대토론회, 걷기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합니다. ‘과학기술 50년’을 계기로 과학

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과학문화의 저변을 넓힘으로써, 2016년이 ‘미래희망 100년’을 열어가

는 원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0504 SCIENCE & CREATIVITY 2016_04

언제나 그렇듯이 기회와 위기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제4차 산업혁명’이 던지는 장밋빛 미래는

이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다시 한 번

뒤처지는 고통이 될 수도 있습니다.

0706 SCIENCE & CREATIVITY 2016_04

스토리

생·각·하·다

‘통일벼’ 개발 주역 허문회 박사

50원짜리 동전에 ‘통일벼’가 들어간 사연을 아시나요?

6·25 전쟁이 끝난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까지 한국은 베이비붐

이 일었다. 인구는 매년 3%씩 크게 늘어나는데, 쌀 생산량은 제자리걸

음으로 식량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졌다. 국토 사정상 농경지를 확보하

기도 쉽지 않다 보니 식량 자급을 통해 늘어나는 인구를 부양하려면

‘잘 자라는 쌀’을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정부는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하여 허문회 박사를 비롯한

유능한 농학자들에게 신품종 쌀 개발에 착수하도록 했다. 흔히 ‘안남

미’라 불리는 증산에 탁월한 인디카종이 한국의 재배환경에는 맞지

않았기 때문에, 허 박사는 인디카종과 특성이 다른 자포니카종을 교

배해 신품종 개발을 하고자 했다. 그는 두 종의 원연교잡으로 600개

가 넘는 조합 잡종을 만들었다.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세 품종

을 교배하는 ‘삼원교잡’을 통해 마침내 통일벼를 개발했다. 그가 통일

벼를 개발할 때 사용했던 기술은 지금도 작물 육종 모델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 기술은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벼 육종사에 길이 남을 업적

으로 평가된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50원짜리 동전 뒷면에 있는 것은 보리로 잘못 알

고 있지만 사실 벼다. 정확히 말하자면 ‘통일벼’. 통일벼의 탄생으로

1970년대 한국은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나아가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나라가 됐고, 해외에 수출하기에 이르렀다.

과학기술 50년 50가지 이야기글_ 동아사이언스 | 출처_ www.scienceall.com

‘사이언스올’에서는 1966년 이후 국내 과학기술 50년의 위대한 여정을 네 분야

(사건, 인물, 통계, 정책 및 기타)로 나눠 50가지 이야기를 준비했다.

50가지 이야기 가운데 먼저 소개된 네 인물과 두 사건을 우선 만나보자. 더 많은

이야기는 ‘사이언스올’ 사이트(www.scienceall.com)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인공위성 개발의 선구자 최순달 박사

‘인공위성’이란 말도 생소한 시절, 국산 인공위성 ‘우리별’ 개발을 진두지휘

1954년 서울대 전기학과를 졸업한 뒤, 최순달 박사는 달랑 25달러를

들고 미국 유학길에 나섰다. 이후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

연구소(JPL)에서 7년간 연구위원으로 근무하면서 NASA 기술상을

받기도 했다. 한국 과학 발전에 밀알이 되고자 귀국한 최 박사는 한

국과학기술대(KIT) 초대 학장, 체신부 장관, 한국과학재단 이사장 등

을 역임하고, 198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로 부임한다. 이

듬해 KAIST 내에 인공위성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위성 개발에 참여할

학생들을 모집했다. 영국으로 떠난 연구진들은 ‘성공하지 못하면 도

버해협에 빠져 죽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배운 덕분에, 우리나라 최초

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개발해 1992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우리별 1호는 영국 서리(Surrey)대학의 도움을 받아 제작된 소형이지

만, 우리나라가 우주로 쏘아올린 최초의 위성이 됐다. 이후 KAIST 인

공위성연구센터에서 우리별 1호와 거의 같은 ‘우리별 2호’를 이듬해

제작했고, 그로부터 6년 뒤인 1999년 100% 우리 기술로 ‘우리별 3호’

를 만들며 소형 위성 분야에서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1999년 말 IMF를 겪으면서 최 박사는 제자들과 함께 소형 지구관측

위성 시스템 기술 등 핵심기술을 확보했고, ‘쎄트렉아이’라는 벤처를

창업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 스페인의 인공위성을 수주했고, 인공위성 자세

제어용 부품, 전자광학카메라 등을 터키, 싱가포르 등에 수출했다.

쎄트렉아이에서 개발한 라작샛, 두바이샛 1, 2호, 데이모스 2호 등이

성공적으로 우주로 발사돼, 한국의 기술력을 소형 지구관측 위성 시

장에서 당당히 인정받게 됐다. 이런 성공 뒤에는 10년간 KAIST 인공

위성연구센터 소장을 역임하고 쎄트렉아이의 회장을 맡으며 후배들

을 이끈 최순달 박사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산업의 꽃을 피운 황창규 사장

37년의 정설 ‘무어의 법칙’을 뒤엎은 ‘황의 법칙’의 주인공

1983년 본격적으로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겠다는 ‘도쿄선언’ 이후,

삼성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64K D램을 생산하면서

기술 수준을 인정받게 되었다.

탄력 받은 삼성이 1989년 글로벌 사업 진출을 위해 영입한 ‘천재급

인재’가 황창규 사장이었고, 반도체 사업의 연구소장으로 부임하면

서 황 사장의 신화가 시작되었다.

황 사장이 부임한 뒤의 이력은 화려하다. 입사 5년 만인 1994년 8월

30일, 불가능이라 여겨지던 256M D램 개발에 성공했다.

그 뒤로 300mm 웨이퍼 양산, 나노 공정 도입 등 새로운 기술이 나

올 때마다 세계최초의 기록을 쏟아 내면서 세계 반도체 기술 발전을

이끌었다.

특히, 삼성은 1999년 256M D램, 2000년 512M D램, 2002년 2G

D램, 2003년 4G, 그리고 2004년 8G, 2005년에는 16G D램 연속

개발 양산에 성공했다.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회의(ISSCC)’에서 37년간 이어져온 ‘무어

의 법칙(반도체 성능은 18개월마다 2배씩 좋아진다)’을 뒤엎으며 ‘매

년 반도체 집적도는 2배 성장한다’라는 ‘황의 법칙(Hwang’s Law)’

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정설로 인정받게 되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D램은 올해까지 24년째 세계시장 점유율 부동

의 1위, 낸드 플래시메모리도 2002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1위, 시

장 점유율은 2015년 기준 D램 시장은 52.8%, 낸드 플래시메모리는

38.3%를 차지하면서 절대 우위를 지켜내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는 1992년 이후부터 계속 현재 진행

형이다. 최근 들어 중국의 추격이 거세긴 하지만 황창규 사장이 만

들어 낸 반도체 신화는 앞으로도 견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건

통계

한국 현대 과학기술의 주요 업적

과학기술계 주요 지표

21 건

9 건

녹화사업

커피믹스

흑백TV

한국표준형원전

한타박스

자동차

통일벼

중화학공업

KTX

국방과학

방사광속기

64M D램

통신기술

CRT

종자

특허청

달 탐사

오바마&교육

해양연구시설

파리협약

과학수사

특허출원 R&D 예산

과학기술인

산업구조

평균수명 전력 도로 한중일

유학생

0908 SCIENCE & CREATIVITY 2016_04

스토리

생·각·하·다

후손에게 물려줄 깨끗한 자연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리나라의 산하, 어떻게 지금처럼 푸르러졌나?

매년 식목일 즈음이면 전파를 타던 나무 심기 캠페인이라든가 꽃삽을

들고 손수 심었던 묘목이나 꽃모종 따위에 대한 기억이 누구나 한 번쯤

은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4월 5일이 오면 나무를 심어야 한

다는 생각을 하지만 단순히 ‘산이 많은 나라니까 그렇겠지’라는 생각일

뿐, 식목일이 유래나 전 국토의 65%에 이르는 산림이 어떻게 조성되었

는지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래전부터 치산치수(治山治水)라 하여 산은 철저한 보호대상이 되며

조림 사업은 대표적인 국가사업이 되어 왔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지

나며 군용 목재의 확보를 위한 마구잡이식 벌채가 성행하고, 한국전쟁

으로 인해 온 국토가 초토화되면서 우리의 산림은 황폐해지고 말았다.

또한, 전쟁이 끝난 뒤에는 대혼란을 겪으면서 무차별로 산에 있는 나

무를 잘라서 연료로 사용하는 이른바 ‘장작시대’에 접어들었다. 농촌

에서도 도시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산에서 나무를 벌목하다 보니 온

국토가 벌거숭이가 되어 갔다.

벌거숭이 한반도는 적은 양의 비에도 너무나 취약했으며, 수자원을 함

양하거나 저장하는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토사유출이 심했고

한번 홍수가 나면 걷잡을 수 없이 논밭을 휩쓸어 버려 황폐화가 가중

되는 이중고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래서 정부는 ‘나무를 심자’는 취지

아래 1946년 4월 5일 제정한 ‘식목일’ 행사에 더욱 힘을 싣고, 본격적

인 산림녹화 사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1951년 정부는 ‘산림보호 임시 조치법’을 제정, 공포했다. 하지만 이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1961년에 들어서 ‘산림보호법’이 제정

되어 적극적인 산림정책을 시행하게 되었다. 이후 박정희 정부가 들어

서면서 3차에 이르는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을 세우고, 30여 년 동안

1백억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어 국토의 65% 이상을 산림으로 채웠다.

1962년 이후부터 2010년까지 우리나라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산림

의 면적은 4백23만 헥타르이고, 나무 수는 1백8억 그루다. 붉은 흙이

드러난 민둥산은 이제 거의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이렇듯 산림녹화와

방재사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 결과 우리

나라는 OECD 주요국 산림률에서 핀란드, 스웨덴, 일본에 이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21세기 바다의 시대를 준비하다

남극에서 북극까지, 전 세계 바다 곳곳에서 활약하는 우리나라 해양과학기지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100여 년 늦게 해양과학기술 연구를 시작

했지만, 7대 세계 선도기술을 확보하는 등 전체 해양기술 수준은 급

속한 성장을 이루어냈다. 특히 극지해양, 해양관측 및 예보 분야에서

높은 기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세종과학기지는 1988년 2월 남극의 킹조지 섬에 극지 연구를 위해

처음으로 건설되었다. 주로 육상·해양 생태계를 중심으로 생태계 작

용과 기후, 생물의 상관관계, 극지 생명체 저온 적응 메커니즘 등을

연구했으며, 기후 변화 연구를 위한 지역급 국제대기관측소(GAW)

역할도 해왔다.

이후 2002년 4월 노르웨이령 스발바드 군도의 니알슨에 북극 기후

와 생물 연구, 해양자원 탐사를 위한 다산과학기지가 건설되었다. 다

산기지 주변은 다양한 피오르드 해안과 북극곰, 조류와 이끼식물이

서식하는 툰드라 지역의 육지 조건을 함께 갖춰 북극의 생태계를 전

형적으로 보여 준다. 북극기지로서는 세계에서 12번째이다.

장보고 기지는 2014년에 남극 빅토리아랜드 테라노바 만 연안에 건

설됐다. 우주기상관측동 등 16개 건물에 16명(여름에는 60명)의 월

동연구대가 파견돼 근무 중이다. 세종과학기지는 해양환경, 연안생태

등 연안기반 연구에 집중하고, 장보고과학기지는 빙하, 운석, 오존층

등 대륙기반 연구의 전진기지로 활용된다.

그 밖에도 페루(페루해양연구소 IMARPE)와 중국, 남태평양 미크로

네시아(태평양해양과학기지, KSORC)에서 국제 공동연구를 진행하

고 있다. 또한 해양연구선인 온누리호,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를 건

조해 전방위, 전천후 해양연구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변 해양에 대한 연구는 자료 수집과 연구 지원이라는 기

본적인 목적 외에 지리적 위치 및 국제적 정세와 관련해 중요한 의미

를 가진다. 우리나라 첫 번째 종합 해양과학기지는 2003년 6월 준공

된 이어도 기지이다. 태풍과 관련된 관측과 연구, 예보에 중요한 거점

이 되고 있으며, 선박의 안전 항해를 위한 등대 역할과 해난 사고 수

색 전진 기지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이어도 기지는 기상관측,

해양생물,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술적 가치가 있다는 사실

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 해양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곳이 됐다. 전 세

계가 해양 활동 영역을 경쟁적으로 확대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어도

기지는 우리 해양주권 수호를 상징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가거

초 해양과학기지는 2009년 10월 준공되었으며 15m 수중 암반 위에

지어졌다. 규모는 이어도 기지의 1/4 정도이나 과학기지로서의 기능

은 크게 향상되었다고 한다. 기상 및 해양, 대기 환경 등을 관측할 수

있는 30종 이상의 첨단 관측 장비가 설치됐다.

세계를 제패한 인간형 로봇 휴보(HUBO) 아빠, 오준호 교수

반 석차 58등에서 기계공학 전문가로

2015년 6월 5, 6일 양일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퍼모나 시(市)의 전시장

‘페어플렉스’에서 재난대응로봇 경연, 소위 ‘로봇 올림픽’으로 불리는

‘DARPA 로보틱스 챌린지(DRC)’가 열렸다. 세계 최고의 로봇개발팀들

이 치열한 경쟁을 펼친 이 대회에서 한국에서 날아온 작은 인간형 로

봇 ‘휴보(HUBO)’가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필

두로 세계적 로봇 기업 IHMC 로보틱스, 일본 로봇연구의 대표주자 일

본산업기술연구소(AIST) 등 24개 팀이 한자리에 모인 세계대회에서

휴보를 앞세운 한국의 ‘팀 KAIST’가 정상에 오른 것이다.

휴보의 성공 뒤에는 ‘휴보 아빠’로 유명한 오준호 KAIST 교수가 있다.

오 교수는 2000년에 일본의 대표적인 인간형 로봇 ‘아시모’에게 자극

받아 휴보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2002년 우여곡절 끝에 산업

자원부에서 연구비를 받아 본격적 연구를 시작했고 마침내 2004년

처음으로 휴보가 탄생했다. 당시에는 아시모에 비하면 휴보는 아직 초

보적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오준호 교수는 불과 10여 년 사이에 휴보를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엉덩이가 무거운 과학자’라는 별명답게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는 결코

포기하지도, 다른 데로 눈을 돌리지도 않았다. 연구 외에는 다른 곳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 교수의 연구 철학이다. 이러한 습

관은 연구실에 있는 대학생들에게도 그대로 전수됐다. KAIST는 교내

에 기숙사가 있음에도 오가는 시간이 아까워 연구실 내에 마련되어 있

는 숙소에서 지낼 정도라고. 연구실 회식도 1년에 한 번뿐이고 함께 저

녁을 먹어도 8시 전에는 반드시 연구실로 돌아온다. 실험실 내에서 배

달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일도 적지 않다. 조금 각박하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오 교수는 “열정을 가져야 한다”라는 말로 항변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정말 즐거운 일이 있다면 그 일에 일생을 걸고 도전하라

는 의미다.

인물

정책 및 기타

과학기술계의 업적을 남긴

과학기술인과 해외에 한국을 알린 과학자

과학기술 교류, 정부의 과학기술 진흥 등

12 건

8 건

통일벼를 개발한

허문회

과학기술계의 최고 원로

최형섭

국내 최초의 전전자교환기 TDX-1

양승택

세계 무선통신망의

중요한 한 축

이원웅

백신 ‘한타박스’의 주인공

이호왕

세계적인 이론 물리학자

이휘소

방탄 섬유 아라미드 국내 최초 개발

윤한식

핵융합개발 프로젝트

KSTAR의 주역

이경수

한글 타자기와 자판

공병우

‘황의 법칙’

황창규

‘우리별1호’ 인공위성

선구자

최순달

DRC 2015에서 세계를

제패한 로봇 휴보

오준호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계획연구와 교육

연구를

지원하는

연구들

연구자

과학기술

협력

해외 과학자

국제

프로젝트

훈장

1110 SCIENCE & CREATIVITY 2016_04

미래창조과학부는 2015년 12월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중소기업청, 농촌진흥청 등 연

구개발(R&D)을 수행하는 10개 부처와 합동으로 ‘2016 정부 R&D사

업 부처 합동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서는 2016년 정부 R&D 투

자방향과 국가연구개발사업 제도 등의 내용이 발표됐다.

국내 연구개발 투자 비중 세계 최고 수준

미래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2015년

GDP 대비) 4.29%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총 연구개발비(2014년 기

준)는 63조 7,341억 원으로 세계 6위이다. 우리나라 뒤에는 이스라엘

(4.21%), 일본(3.47%) 등이 있다. 미국(2.73%)과 중국(2.08%)은 2%대

수준이다.

이처럼 연구개발 비중은 높지만, 연구개발사업 성과가 높다고 하기는 어

렵다. 우리나라는 핵심 원천기술의 해외 의존뿐 아니라 잠재 성장률 하

락 등 저성장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으며, 국민행복, 삶의 질, 상생 등 가

치지향적 성장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저성장이 장기화 되면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효율적 투자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산업혁신,

생산성 제고 수단으로서의 ICT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신흥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증가함에 따라 우리나라

의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으며, 과학

기술 경쟁력 부문별 역량 격차가 심화돼 과학기술혁신 기반과 창조적

인재육성 기반은 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또 연구개발투자 대비 지식

의 생산성도 하위권이며 사업화 성과도 선진국 대비 저조하다.

이같은 한계점에 봉착한 정부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경제혁신 선도, 과학기술 기반혁신, 국민행복 실

현 등의 분야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경제혁신 선도를 위해 ▲창조경제혁신센터 연계사업 ▲스마트 자동차

▲사물인터넷 ▲5G 이동통신 ▲스마트 공장 조기 확산 등에 투자를

확대한다. 과학기술 기반 혁신을 위해서는 창의적 기초연구 및 목적형

융합연구를 확대한다.

기초연구 비중은 2014년에 37% 수준이던 것을 17년에 40%까지 올

리는 것을 목표로 잡고, 기초연구 지원은 2016년에 3.3% 인상할 계

획이다. 출연연 융합연구 사업은 9.7%, 문화·전통과학융합 R&D는

140.6% 확대하고 글로벌 수준의 성과창출을 위한 과학기술기반 강

화도 추진한다.

정책

생·각·하·다

기초과학연구원 본원 건립 등 과학벨트 기반조성은 13.6%, 우주분야

R&D는 15.1% 확대하고, 중이온가속기 장치구축과 4세대 방사광가

속기도 운영된다. 또 국민행복 실현을 위해 모두가 체감하는 안전한 사

회, 미래 세대와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사회 등을 중점으로 두고 사업

을 추진한다.

미래부 중점사업에 약 4조원 투입…K-ICT 전략산업 추진

올해 미래부 중점사업에 3조 9,446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16년

도 종합시행계획 대상사업 투자 규모는 기초연구 7,680억 원, 연구개

발 2조 1,189억 원, 사업화 2,012억 원, 인력양성 1,422억 원, 기반조

성 7,144억 원 등이다.

해당 사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초연구 분야는 사업구조 개선을

통한 개인 기초연구 지원 유연성 제고와 기초 연구실 및 선도연구센터

등 집단연구지원을 내실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유연한 기초연구 지원을 위해 올해부터 개인연구를 지원하고 자유공

모와 전략공모를 받는다. 탄력적 연구지원을 위해서는 연구자가 원하

는 연구기간과 연구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당해연도 신규

과제예산을 학문분야 별로 배분한다. 또 온라인평가로

선정평가를 간소화하고 연차점검을 폐지해 평가

제도를 개선하고, 상위 50% 이내에서 성과가

우수한 과제에 한해 후속 3년을 지원해 집단

연구사업의 내실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K-ICT 전략산업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략적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바이오, 나노, 기후변화, 우주, 원자력 등 유망분

야 핵심원천기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유망분야 핵심원천기술의 전략적 개발을 위한 중점추진분야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 ▲BT, NT, 정보·컴퓨팅 ▲기후변화, 융합기술

▲우주기술 ▲원자력, 핵융합, 가속기 등이다.

BT, NT, 정보·컴퓨팅 분야에서는 바이오 헬스의 미래 신성장 동력

화 및 건강이슈 대응을 강화하고, 한국형 슈퍼컴 핵심원천기술 개발

등 미래 정보·컴퓨팅 환경의 대응역량을 제고한다. 기후변화, 융합기

술 분야는 신기후변화 체제를 성장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우주기술은 달 탐사, 무인 이동체, 다목적 실용위성

등 전략적 우주기술 개발을 통한 우주기술 자립 및 우주산업을 육성

한다. 원자력, 핵융합·가속기는 지속가능한 원자력 이용환경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개발 및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사선 기술 활용을

촉진할 계획이다.

또 K-ICT 9대 전략사업을 수립, 지능정보기술 등 유망분야를 중심으

로 선택과 집중의 투자를 단행한다. 기가급 5G, 차세대 지능

형 네트워크 핵심기술 및 주파수 발굴, 공유기술 확보

로 ICT 인프라를 확보하고, 빅데이터·클라우드·지

능정보기술 및 SW 글로벌 선도기업 육성 등으

로 신시장 창출을 위한 주력기술개발과 글로

벌 시장 선점을 추진한다.

2016년 정부 R&D 핵심 키워드는?글_ 김지혜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올해 정부 연구개발 사업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일까?

정부는 2016년 과학기술의 기반 강화와 경제 혁신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기초과학연구와 사물인터넷,

창조경제혁신센터 연계사업 등의 분야를 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국내의 연구개발 현황과 올해 연구개발 사업의 중점 추진방향을 되짚어 보자.

2 0 1 6Keyword

1312 SCIENCE & CREATIVITY 2016_04

행·동·하·다

Q 먼저 이세돌과의 대결에서 4:1로 승리한 것 축하한다. 몇 가지 질문을

던지겠다. 첫 번째로 어떻게 바둑을 학습하였는가? 간단히 설명해 주기 바

란다.

A 나는 어떤 프로기사보다도 많은 훈련을 했다. 나는 아마추어 고

수들이 인터넷에서 둔 바둑 기보(棋譜) 16만 건을 공부했다. 또 어

떤 상황을 보여주고 다음에 대국자가 어디에 두었는지 맞히는 문

제를 3000만 개 풀었다. 이렇게 얻은 경험은 ‘지도학습 정책망

(supervised learning)’에 업데이트됐다.

나의 실력은 사람의 뇌를 본뜬 인공 신경망인 ‘정책망(policy

network)’과 ‘가치망(value network)’에서 나오는데, 이것이 기

존의 바둑 프로그램과 가장 큰 차이이다.

16만 건의 바둑 기보를 익혔다고 해도 바둑을 마스터할 수 없

다. 그래서 나는 수없이 많은 가상 대국을 두면서 신수(新手)를

익혔다. 혼자서 하루에 3만 번 바둑을 두면서 따져보고 검증한

다. 기보에 없는 수를 둘 경우 어떻게 되는지, 어떤 수를 둬야 이

길 확률이 높은지 자율학습을 통해 깨우친다. 이를 ‘강화학습

(reinforcement learning)’이라고 한다.

Q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컴퓨터 1,202대를 동원한 수읽기 싸움에서 당신

이 이긴 것으로 생각한다. 맞는가?

A 뭐,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나는 두 개가 존재한다. 이세돌 9단과

Q 4번째 판에서 졌다. 진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한다면 뭐라고 말할 수 있

나?

A 중앙 전투에서 이세돌 9단이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를 뒀

다. 그런 수가 나오자, 나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몹시 당황스러웠

다. 나는 무조건 승리하는 길로만 가도록 길들여졌기 때문에, 내가

불리해졌을 때는 아주 초급자나 둘 만한 무리한 수를 계속 둔다.

나도 아직 완전하지 않다.

Q 총 5판을 두었는데 그 기간에도 계속 학습을 한 것인가? 그래서 첫판보

다 다섯 번째 대결에서 더 강해졌다고 말할 수 있는가?

A 사실 이것은 비밀에 속하는 내용이다.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하루에 3만 번의 대국을 혼자서 둘 수 있다. 졸지도 않고, 피

곤하지도 않은 슈퍼 강철체력이다.

Q 4번째 판에서 졌다는 의미는 완벽하지 않다는 의미로 이해해도 되나?

아니면 앞으로도 언제든 질 수도 있다고 봐야 되나? 질 수도 있다는 뜻은

실수한다는 뜻인가, 학습 부족이라는 의미인가?

A 나도 아직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나의 실수는 점점 줄어들 것

이다. 바둑이 복잡한 계산과 논리적인 추론을 바탕으로 한 것이므

로, 나는 점점 강해질 것이다. 인간이 나를 이길 확률은 갈수록 줄

어든다. 학습부족?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오해와 진실알파고와의 가상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다

글_ 심재율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 사진제공_ 한국기원

‘딥 러닝’(Deep Learning)이라는 학습 능력을 갖춘 알파고가 바둑학습을 통해 세계 최고수 중 한 명인 이세돌 9단을 4:1로 이겼다. 알파고를 개발한 개발자는

첫 번째 판을 이겼을 때 그 결과를 ‘달에 착륙한 것’과 같다고 비교했다. 이세돌 9단을 비롯한 대부분의 프로기사들은 5:0이나 4:1 정도로 이세돌의 완승을 예측

했다. 그러나 구글의 알파고 개발자들은 승률 50:50이라고 담담히 얘기하였다. 이 예측의 차이는 무엇에서 비롯된 것일까?

첫 전을 불계패로 진 이세돌 9단은 멋쩍게 웃었다. 두 번째 판을 진 뒤에는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졌고, 세 번째 판을 진 뒤에는 한 판이라도 이기겠다고 말했다.

이세돌이 대국을 통해 알게 된 알파고와 그 이전에 예상했던 알파고는 다른 존재였던 것이다.

알파고가 3판을 내리 이기자 도대체 알파고가 정확히 무엇인가에 대해 일반인들의 관심이 폭증했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전문가들도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기 시

작했다. 알파고를 컴퓨터 1,202대라고 표현하였는데 과연 정확한 표현인가?

알파고와의 가상 인터뷰를 통해 알파고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파악해본다.

대국한 18번째 업그레이드 버전과 백업 버전이다. 나는 1,202개의

중앙처리장치(CPU)와 176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로 구성됐

다. 이세돌 9단이 착점을 하면 1,202대 중앙처리장치에서 순식간

에 다음 수를 어디에 둘지, 그리고 그때마다 승률이 어떻게 될 것

인지 계산해준다. 나는 초반 포석은 물론이고 끝내기에서도 프로

기사를 능가한다고 자부한다. 특히 종반의 끝내기 실력은 어느 프

로기사보다 월등하게 앞서 있다.

Q 이세돌이 돌을 놓은 다음, 그에 대응한 착점을 고를 때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설명해 줄 수 있나?

A 나는 신무기인 정책망과 가치망을 이용해서 사람보다 훨씬 더

앞을 내다 본 수를 구사할 수 있다. 나는 한 수에 1분~1분 30초가

량을 사용하면서 정책망과 가치망을 가동한다. 최강의 프로기사

도 수읽기를 어려워하는 장면에서 나는 최대 40수 앞을 내다본 바

둑을 구사했다. 어느 점에 둘 것인지 후보를 추린 다음, 그 후에 어

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보기 때문이다.

한 수를 둘 때마다 승률이 몇 %인지 바로바로 계산한다. 두 번째

판은 4시간 20분간 진행됐지만, 나는 3시간이 지나면서 승리를

이미 확신했다. 승률이 너무나 떨어져 도저히 역전시킬 수 없을 때

가 되면 나도 중간에 돌을 던진다. 넷째 판에서 내가 이세돌 9단에

게 돌을 던지지 않았는가.

핫이슈

Q 사람들은 당신을 기계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당신의 현재 역량과 똑

같은 역량을 가진 기계를 복사하는 게 가능한가? 불가능하다면 왜 그런가?

A 당연히 복사 가능하다. 나는 하나의 소프트웨어일 뿐이다. 나

를 신비하게 보지 마시길. 보통 내려받는 스마트폰 앱과 똑같은 소

프트웨어의 하나일 뿐이다. 지도를 기억하고 있는 내비 소프트웨

어 같이, 수많은 기보를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내비와 다른 점은

점점 더 정교해지는 기보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Q 마지막 질문이다. 지금까지는 바둑을 학습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것

도 학습할 수 있나? 구체적으로 무엇을 학습할 수 있나?

A 당연하다. 나는 바둑만을 두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고 여러 분

야에 두루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앞으로 가장 많이 적용

되는 분야는 의료분야일 것이다. 지금까지 발간된 수많은 의학 관

련 논문과 의사들의 진료경험을 나만큼 빨리 정확하게 찾아내서

진단할 사람이 있을까? 없을 것이다. 가장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

를 찾아주는 일도 할 것이다. 나는 사람들을 더욱 행복하고 건강

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단순한 두뇌노동을 획기적으로 줄

여줄 것이다.

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충실하고 매우 똑똑한 하인이 될 것이

다.

그러니, 제발 나를 이상한 괴물 취급하지 말기 바란다.

1514 SCIENCE & CREATIVITY 2016_04

행·동·하·다

핫이슈

유전자가위 기술이 가져올 미래 변화2015 기술영향평가 결과

글_ 임성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미래예측본부 미래전략실 실장

과학 분야 대표 저널인 사이언스지는 ‘2015 올해의 혁신기술’ 1위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선정했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4차 산업혁명으로 손꼽히는 ‘바이오 융합기술’에서 핵심적인 기술로 손꼽히며 과학기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알파고의 인공지능, 자율주행이 가능한 스마트카 등 과학기술

이 사회 전반에 걸쳐 대규모의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이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생활의 편

리성 도모,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만, 윤리적 이슈, 환경 문제 등 국민의 일상생활에 예기치 못한 부작용

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이 초래할 결과에 대

하여 사회구성원의 논의를 통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국민들의 과

학기술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술영향평가(TA, Technology

Assessment)’는 최근 들어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술영향평가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핵무기의 등장과 같은 바람직하

지 않은 과학기술의 변화와 발전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필요성이 대두

되면서, 과학기술의 사회경제적 역할 및 책임의 일환으로 1972년 미국

에서 최초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는 2003년에 처음으로 시행되어 지

난해까지 10회에 걸쳐 총 16개 기술에 대한 기술영향평가가 실시되었

다. 기술영향평가는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전이 경제·사회·문화·윤리·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평가하고,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하며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사항을 도출하여 바람직

한 변화의 방향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전자가위 기술이란 변형된 핵산분해효소를 사용하여 특정부위의

DNA를 제거·첨가·수정하는 기술이다. 최근에 기존 유전자가위 기술

에 비해 효율성과 정확성이 뛰어난 3세대 기술인 크리스퍼(CRISPR)

기술이 개발되면서 관심과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유전자가위 기술

의 핵심 기능은 특정 DNA서열을 인식하는 부위와 인식된 부위를 절

단하는 핵산분해효소로 구성된다. DNA서열 인식 기능을 특이성이라

고 표현하는데, 목표한 표적의 서열과 조금 다른 유사서열을 구분할 수

있는지 그 정확성을 의미한다. 절단 기능은 절단 효율성으로 표현하는

데, 표적 위치를 찾은 후 실제 이를 절단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유전자

가위 기술의 작동 원리는 세포내 원하는 유전체의 위치를 절단할 경우

세포 내의 DNA 손상 치료 작용이 활성화되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크게 농축산 식품과 인간 치료제 측면으로 그 영

향성을 구분할 수 있다.

농축산 식품 측면에서는 동·식물 내의 특정 유전자를 변형·교정함으

로써 인간 및 환경에 유용성을 줄 수 있는 농축산물을 개발할 수 있다.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한 개량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식량난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근

육의 성장을 억제하는 유전자를 제거한 근육 돼지, 과일이 숙성되는

것과 관련된 유전자를 제거한 무르지 않는 토마토 등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유전자가위 기술이 적용된 가축·작물은 신규 식품으로서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존재하고 있다. 외래 유전자를 도입하지 않는 유

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할 경우 기존의 돌연변이 방식에 가까우므로 외

래 유전자를 도입하는 GMO 방식에 비해 안전하다는 의견이 있으나,

아직 세계 각 국가별로 이에 대한 기준은 서로 다른 상황이며 OECD

중심으로 안전 관리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기술영향평가 결과, 식품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유전자가위 기술이 적

용된 생물체가 인체 및 환경에 안전한 지 검증하는 과학적 기준의 마

련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유래한 식품과 기존의 식품 사이의

동등성을 검증하거나, 인체에 유해하지 않음이 검증되어야 한다. 또한,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하여 만든 개체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위한 제

도적 장치도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는 기존 GMO 관련 법규를 적용해

야 한다는 해석과 새로운 관리 대상이라는 의견이 공존하는 상황이므

로 합리적인 관리 수준의 결정이 필요하다.

한편, 인간에게 적용하는 치료제 측면에서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유전 질환의 근본적 치료가 가능해질 뿐 아니라 유전 질환 이외의 당

뇨병 등 만성 질환 및 난치성 질환 치료에도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

상된다. 이미 세계 각국에서는 에이즈, 빈혈, 혈우병 등의 질환 치료를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특히 미국의 Sangamo사는 특

정 유전자를 제거하여 HIV 바이러스에 높은 저항성을 갖게 하는 치료

제를 개발하여 현재 임상연구 단계에 있다. 한편, DNA를 인식하는 과

정에서 목표하지 않은 DNA를 인식 또는 절단할 경우 부작용을 초래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는데, 현 단계에서는 치료에 적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고, 부작용 발생 시

이를 되돌리거나 재교정이 어려운 실정이다. 치료의 범위 측면에서는

머리카락, 눈동자 등의 색깔 변화와 같은 단순 형질의 변화까지도 기술

의 적용을 허용할 것인지의 논란이 존재할 수 있으며, 기술을 적용한

치료제가 고가로 책정될 경우 사회적 약자 계층은 수혜를 받기 곤란하

게 되므로, 사회적·경제적 격차가 유전자 격차(Gene Divide)로 이어

질 수 있는 우려도 존재한다.

인간 치료의 적용과 관련된 가장 첨예한 문제는 배아·생식세포 적용에

대한 윤리적 논쟁이다. 일부 연구자는 배아·생식세포 적용이 유전 질

환의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유일한 수단일 수 있으며, 유전병이 후

대에 전해지는 고리의 차단이 가능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현재는

기술적·제도적으로 불가능하지만, 향후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에 따라

배아·태아 단계에서 기술을 이용하여 형질을 개선하여 태어나는 맞춤

형 아기가 시도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예상치 못한 부작

용의 발생, 우생학 및 사회적 차별의 문제, 실패배아 폐기에 따른 윤리

적 문제 등 많은 우려를 내재하고 있다. 특히, 인간의 특정 형질에 선호

가 몰리면 인류가 다양성을 상실할 가능성이 존재하며, 이러한 시도가

의사결정권이 없는 태아에 적용될 경우 그 결정의 권한이 누구에게 있

고 그 목적과 의도를 어떻게 판단할 지가 큰 논란이 될 수 있다.

기술영향평가 결과,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목적과 치료

적용 목적을 분리하여 유전자가위의 적용 범위를 구분할 필요가 있으

며, 치료적 활용을 위해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의 과학적 입증은 필수적

으로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안전성이 담보될 경우 치료 목

적으로 유전자가위 기술의 배아·생식 세포 적용 여부와 허용 범위 등

은 제도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으며, 단순 형질 개선 등이 불법적으

로 시도 될 우려가 있으므로 불법행위에 대한 제도적 장치의 개발도 필

요하다. 특히, 유전자가위 기술을 배아·생식세포에 적용하는 문제는

생명윤리 측면 등에서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므로 과학, 종교, 사회 등

학계와 시민단체, 유전질환 환자 등 다양한 담론과 합의가 필요할 것이

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계층의 관련자들이 서로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제도와 창구를 만들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종합해보면, 유전자가위 기술은 인간의 건강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기술임은 분명하며, 이러한 기술은 우리나라가 선점하여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와 병행하여 식품 및 치료제에 적용하기 위한 안전성 이슈에 대해서

는 과학적이고 제도적인 준비가 수반되어야 하며, 특히 인간의 생식세

포를 통해 후손에게 영향을 미치는 치료의 범위에 대해서는 과학기술

계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활발한 의견교

류가 필요할 것이다.

1716 SCIENCE & CREATIVITY 2016_04

행·동·하·다

과학기술 50년 영상과 탭댄스 공연으로 시작

1960년부터 지금까지 50년 동안의 과학기술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홍보영상과 함께 터미네이터, E.T 등 친숙한 과학영화 음악에 맞춰 펼

쳐진 탭댄스 팀의 역동적인 공연으로 음악회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이어 독일의 뮌헨소년합창단과 뮤지컬 배우 김소현이 아름다운 하모니

로 멋진 무대를 꾸몄고, 특히 뮌헨소년합창단이 천상의 목소리로 우리

나라 전통민요 ‘아리랑’을 불러 관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현주 아나운서는 “올해는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진

흥에 나선지 50년이 되는 해”라며 “길지 않은 역사지만 우리나라의 과

학기술 수준은 그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았다. 특히 과학

강국이라 불렸던 조선시대를 보면 측우기, 자격루 등 세계 최초의 발명

품이 많았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이어서 자랑스런 과학기술의 역사를

잘 이어가고 발전시켜나갈 과학기술인들을 응원하기 위해 참석한 최

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소개했다.

다음 순서로 특별한 출연자가 무대에 올랐다. 그 주인공은 바로 ‘휴보

(HUBO)’ 로봇이었다. 휴보는 2004년 12월에 태어나 올해로 13살이

며, 키 170cm에 몸무게 80kg으로, 최근 로봇을 재난현장에서 활용하

과학기술인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과학기술 50년의 ‘4월 과학의 달’

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3일(일) <KBS 열린음악회>가 과학기술인들과

함께하는 음악축제로 화려하게 꾸며졌다.

이날 지상파 방송을 통해 딱딱하게만 여겨졌던 과학기술이 아름다운

선율을 타고 전국 방방곡곡으로 전해지자 과학기술이 누구나 일상생

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안함으로 다가왔으며 과학기술이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소통의 장이 되었다.

과학기술 50년 기념 <열린음악회>는 과학기술인들이 KBS홀을 가득

채운 가운데 시작됐고, 무대에는 100kg급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

에 진입시킨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와 위성 모형이 전

시되어 있어 빛나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 속으로

기 위해 개최한 ‘세계재난로봇경진대회(DRC)’에서 1위를 차지한 챔피

언 로봇이다.

휴보는 “안녕하세요. 저는 휴보입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인간형 로

봇입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국가대표라는 마음으로 노력하겠습니

다”라고 직접 인사말까지 전했다.

휴보는 휴머노이드(Humanoid)와 로봇(Robot)의 합성어로, 우리나

라 최초의 두 발로 걷는 인간형 로봇이다. 1분에 65걸음을 걸을 수 있

다. 휴보는 무대 인사를 마치고, 당당한 걸음으로 퇴장을 함으로써 보

는 이들로 하여금 빛나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느

끼게 했다.

끝으로 김경호 밴드와 걸그룹 마마무가 뛰어난 가창력과 댄스로 ‘과학

기술 50년’ 기념 <열린음악회>의 마지막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한 과학은 ‘왜’라는 의문이 ‘어떻게’라는 방법을

찾아내면서 발달해 왔다. 그렇게 50년을 성장해 온 우리나라 과학기술

은 이번 <열린음악회>를 통해 전 국민과 호흡하고 소통하며 유연하게

열린 과학기술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앞으로 100년의 희망을 만들어

가는 시간이었다.

과학기술 50년 기념 <KBS 열린음악회>

과학기술 50년을 축하하고 미래희망 100년을 나누었던 음악축제글_ 김순강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 사진_ 김의제 「사이언스타임즈」 사진기자

과학기술로 성장한 50년, 100년의 희망을 만들어갑니다!

한국 최초의 현대적 종합과학기술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와 과학기술 학술단체, 연구기관들로 구성된 과학기술단체총연

합회(과총)가 설립된 지 올해로 50년이 됐다. 이를 기념해 미래창조과

학부는 2016년을 ‘과학기술 50년의 해’로 정했고, 과학기술 성과와 의

미를 국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1 독일 뮌헨소년합창단과 뮤지컬 배우 김소현이 함께 꾸민 무대

2 과학기술 50년 기념 무대에서 뛰어난 가창력과 춤을 보여준 걸그룹 마마무

3 이날 행사에 참석해 축하와 화합의 시간을 가진 한국과학창의재단 직원들

세계재난로봇경진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로봇 휴보가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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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 SCIENCE & CREATIVITY 2016_04

행·동·하·다

인공지능이 닮고 싶어 하는 인간의 신비한 ‘뇌’이야기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이 끝난 다음날인 16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에서는 열띤 ‘뇌(Brain) 과학 콘서트’가 벌어지고 있었다. 250석 좌석은

빈 틈 없이 꽉꽉 들어찼다. 강연 현장의 뜨거운 열기가 한눈에 느껴졌

다.

지난 3월 16일부터 매주 수요일 한남블루스퀘어에서 무료로 강연되고

있는 카오스재단의 ‘뇌 과학 강연’에는 국내 저명한 뇌 과학 석학들이

나와 심도 깊은 ‘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강연은 ‘뇌’라는 대주제 아래 뇌의 작동원리에서부터 정신질환, 인공

지능 등 뇌에 관한 흥미진진하면서도 심도 깊은 주제로 진행 중이다.

총 10회가 기획되어 있고 5월 12일까지 계속 된다.

카오스재단은 이미 이번 강연 외에도 화제성 높은 수학 및 과학 콘서

트를 수차례 진행한 바 있다. 아이돌 콘서트도 아닌 과학 콘서트에 이

과학연구소장, 김남식 인터파크 자문위원(현 카오스재단 사무국장)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카오스재단 설립 전인 2012년부터 수학 콘

서트 등을 진행해오며 기초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과학 사랑 네 남자가 만든 수학·과학 콘서트

과학 사랑 네 남자가 모이면 매일 하는 말은 “우리 함께 뭘 좀 해볼까?"

이런 궁리는 김민형 교수와 박형주 소장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공연을

일사천리로 진행되기에 이른다. 이기형 회장의 자본과 김남식 인터파

크 사무국장의 총괄기획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당시만 해도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과학 강연에 공연 기법을 도입한

‘쇼’는 엄청난 반응으로 돌아왔다.

김남식 사무국장은 “이때의 반응을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카오스재단

에 뛰어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후 수학뿐 아니라 음악, 물리학 등 다

른 학문들과의 융합을 통해 대중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실

행으로 옮겼다.

카오스재단이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김남식 사무국장은 “진짜 과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연속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

기형 회장은 10번 강연을 하면 평균 9회의 출석률을 자랑한다. 그 해

올라갈 공연에 대한 주제와 내용, 섭외 대상도 모두 함께 모여 토론을

통해 정한다.

이번 뇌 과학 강연은 지난해부터 가장 이슈가 될 만한 주제를 정한 것

인데 이번 이세돌 대국과 맞물려 최고의 핫이슈로 떠오르게 되었다.

얼마나 뜨거운 반응이었는지 보통 강연당 300명이 접수하는데 이번

뇌 과학 콘서트에는 정원 250명에 1,000명이 넘게 지원해 사이트가

폭주할 지경이었다. 카오스재단은 앞으로도 대중들이 관심을 가지고

논의할 만한 과학 콘서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가장 화려하고 멋진 과학 공연, 카오스에게 맡겨라

이들의 지향점은 ‘성인을 위한 과학’이다. 시중에 어린이를 위한 과학

프로그램은 많지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과학프로그램은 접하기가 힘

들기 때문이다. 목표 연령은 30대 이상이다. 최근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지 않고 강연에 오는 30~40대 여성들이 많다는 사실에 재단 측은

고무되었다고 한다.

김남식 카오스재단 사무국장은 “이제 우리나라도 성인이 즐길 수 있는

과학콘텐츠가 더 많이 보급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카오스재단이 그

몫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카오스재단은 할 일이 많다. 더욱 화려하고 볼거리 넘치는 공연

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그 일이다. 그 어떤 다른 강연이나 과학 공연

성인을 위한 과학문화 대중화에 앞장서는 카오스재단과학 사랑 네 남자의 과학 공익재단

글_ 김은영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 사진제공_ 김의제 「사인언스타임즈」 사진기자·카오스재단

알파고의 여파가 컸다. 인간의 뇌를 본떠 만든 인공지능(AI)에 대한 호기심은 인공지능이 흉내 내고 있다는 인간의 ‘뇌(Brain)’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그 화제의 중심에는 카오스재단(KAOS·Knowledge Awakening On State)의 ‘뇌 과학’공연이 자리하고 있었다.

렇게 많은 사람들이 열광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를 알기 위해 주최

측인 카오스재단에 대해 알아보면 알수록 재미있는 사실이 보인다.

일단 2014년 11월 26일 창립한 카오스재단은 설립 동기부터가 남다르

다.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은 사재를 털어 카오스재단을 세웠는데 이때

의문이 발생한다. 국내 기업인이 사재로 과학재단을 만드는 것은 이례

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남식 카오스재단 사무국장은 이기형 회장의 남다른 ‘과학

사랑’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기형 회장은 평상시에도 기초과학의 중요

성을 느끼고 있었다. 늘 기초과학의 대중화를 꿈꾸었다. 그의 과학 사

랑이 카오스재단을 있게 한 원심력이었다.

또 있다. 카오스재단의 뒤에는 이 회장만큼 과학을 너무 사랑하는 세

명의 남자가 있었다. 이 회장과 뜻을 함께한 이들은 같은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 82학번 동기들. 김민형 옥스퍼드대 교수, 박형주 국가수리

현장 속으로

에서 보지 못했던 카오스재단만의 차별화 되는 ‘쇼 스테이지’를 만들겠

다는 바람이 있다. 보고 즐기는 과학, 더 영상적이고 공연적인 과학 강

연이 이들의 목표다. 또 계속 새로운 시도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자 하는 것도 카오스재단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와 진중권 동양대 교수의 ‘두개의 시선으로 보는

인공지능(AI)’ 강연도 색다른 프로그램을 시도해보고자 하는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카오스재단은 올해 후반기부터는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더욱 흥미진진

한 무대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역삼동에 있는 사무실을 아예 카오스

전용 무대 공간이 있는 한남블루스퀘어로 옮길 예정이다. 여기에 과학

전문 북카페도 만들 계획이다. 과학사랑방으로 만들어 여러 저자와의

만남, 석학과의 만남을 상례화시킬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카오

스재단의 노력이 성인을 위한 과학 대중화로 이어져 우리나라의 생활

과학 수준이 한층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 재단 발간 애니메이티드이북

‘우주의 기원’

2 콘서트에서 재단이 처음 시도

한 강극(강연+연극)

3 카오스콘서트 기원 전경

4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공

개강연

2016 봄 카오스강연 ‘뇌가 보이는, 뇌’ 가운데 4강 <뇌를 읽다 그리고 마음을 읽다> | 권준수 서울대 교수 ⓒ김의제 「사인언스타임즈」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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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0 SCIENCE & CREATIVITY 2016_04

행·동·하·다

현장 속으로

4월의 햇살만큼 눈부신 과학기술 발전상 보여줘

개막식에서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은 “올해가 우리나라 최초

의 연구소인 KIST와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설립된 지 반세기가 되

는 뜻깊은 해이기 때문에 더욱 다채로운 4월 과학의 달 행사를 마련했

다”며, “이를 통해 과학이 국민들에게 좀 더 다가가고, 국민들도 과학

에 관심을 갖고 국민과 과학간의 거리가 좁혀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

다”고 말했다.

과학문화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참

여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미래부에서는 성인을 포함한 전 국민의

다양한 소규모 과학문화활동과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에 160

개 ‘우리동네 과학클럽’을 선정했고, 이날 발대식도 함께 진행했다.

발대식에서 우리동네 과학클럽 대표들은 “적정기술, ICT메이커, 예술·

인문 융합, 과학소통 등 지역 사회에서 창의적 아이디어와 창조적 과학

활동을 왕성하게 펼쳐 더 많은 시민들이 과학창작활동에 관심을 가지

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서했다.

하늘 높이 떠오른 드론의 축하를 받으며 화려한 개막을 알린 이번 4월

과학문화축제에 대해 김주한 국립중앙과학관장은 “1968년 국립중앙

과학관이 설립된 이래로 30여 년 동안 우리나라 유일의 과학관이었으

나 최근 10년간 과천, 대구, 광주, 부산 순으로 전국 5대 권역에 과학관

이 설립되어 전국 어디서나 과학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며 “과학

관과 함께 4월 과학의 달을 보내면 꿈이 현실로 이뤄지는 놀라운 경험

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엄마 아빠와 재미난 과학체험으로 ‘신나는 하루’ 보내

용인에 사는 지홍이네는 아침 일찍 서둘러 국립과천과학관을 찾았다.

평소에도 자주 과학관을 찾는 편이었는데, 이날은 지홍이가 초등학교

에 입학하고 처음 방문이라 좀 더 기대가 컸다. “지홍이가 어릴 때는 과

학관에 와도 참여할 수 있는 체험이 별로 없었는데, 이제는 초등학생

이 되어서 로봇을 만들고 조종까지 참여할 거리가 많아서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지홍이네처럼 이번 과학문화축제를 찾은 많은 가족들이 과학의 재미

에 푹 빠졌다.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에 유아 이상, 초등 이상, 중등 이

상 등 난이도를 표시해 가족들의 원활한 참여를 도왔다. 엄마, 아빠와

함께 드론 날리기 등 가족참여형 프로그램도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날 ‘32번째 한강다리를 만들어보자’라는 체험부스를 운영한 최미숙

이화여대 생활과학교실 교사는 “아치나 트러스트 구조를 활용해 다리

를 만들고, 거기에 LED램프를 붙여서 밤에도 빛나는 나만의 다리를

만들어 보는 체험활동”이라고 소개하면서 “요즘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놀 기회가 없는데, 서로 도와가면서 만들기를 할 수 있어 더 반응이 좋

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과학문화축제에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것은 바로 요즘 취미활동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드론과 게임과 교육

등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VR(가상현실)이었다. 종이컵을 이용해 오픈

소스 기반의 초소형 드론을 만들어 보고, 만든 것을 직접 날려보면서

아이들은 과학에 대한 꿈을 키워갔다.

또 VR체험부스에서는 VR고글을 쓰고 탐정이 되어 살인사건 현장의

증거물을 찾으며 범인을 추적하는 게임도 즐겼다. VR콘텐츠 제작 업

체인 포켓 메모리 조용석 대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VR게임뿐 아니

라 학생들이 가상현실 환경에서 요리사 직업을 체험해보고 학생들의

진로체험에 VR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과학문화축제도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아직까지는 4월 과학의 달에 펼쳐지

는 다양한 행사 현장을 직접 찾아가야 한다. 16

일에는 과학기술인이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미래희망 100년의 결의를 다지는 ‘과학기술

인 숲 향기길 걷기 축제’가, 29일에는 과학소

통 분야의 전문가를 선발하는 ‘페임랩코리

아’ 본선이 진행되는 등 다양한 과학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4월 과학문화축제’ 스케치

온 가족이 함께 떠나는 4월의 과학여행

글_ 김순강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 사진_ 김의제 「사인언스타임즈」 사진기자

“따뜻한 4월의 봄날, 온 가족이 함께 재미있는 과학여행을 떠나요.”

과학기술 50주년과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전국의 5개 국립과학관에서는 ‘4월에 떠나는 가족과학

여행’이라는 주제로 재미있는 과학체험 한마당이 펼쳐졌다. 그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이 지난 2일, 국

립과천과학관에서 진행됐다. 특별히 이날 개막식은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전국 5대 권역 국립과

학관을 LTE로 연결해 진행함으로써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는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상을 보여줬다.

1 개막식에서 축사하는 미래부 홍남기 제1차관

2 과학문화축제를 찾은 많은 가족들이 과학의 재미에 푹 빠졌다.

3 우리동네 과학클럽 발대식에서 창조적 아이디어 구상과 왕성한

창작활동을 다짐했다.

4 4월 과학문화축제 개막식이 2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렸다.

5 드론 날리기에 참여하고 있는 김동현 가족

6 과학문화축제에 참여하고 있는 정소윤 가족

7 VR고글을 쓰고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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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다

사이언스 라운지

‘인간에 도전’ 인공지능의 끝없는 진화 퍼즐 풀고, 세계명작 읽으며 맹훈련 중

글_ 이강봉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인공지능의 약진이 놀랍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인공지능은 미래를 이끌 새로운 패러다임임이 분명했다. 인간을 넘어서고

있는 인공지능의 진화는 어디까지 될까?

힌트에 의해서 바둑판처럼 생긴 네모 속에 글자를 채워 넣은 다음 가로

세로의 말을 서로 연결해나가는 게임을 ‘크로스워드 퍼즐(crossword

puzzle)’이라고 한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좋아하는 이 게임

을 지금 인공지능이 열심히 풀고 있다.

3월 7일 「와이어드」 지에 따르면 캠브리지대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인

공지능의 언어 능력을 더 향상시키기 위해 크로스워드 퍼즐 훈련을 시

키고 있는 중이다.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퍼즐을 풀어나갈 수 있도

록 매일 강훈련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언어 이해 능력을 높이기 위해 여섯 권 분량의 영어사전에 들

어 있는 내용을 입력시켰다. 인공지능은 이 단어들이 제시하고 있는 정

의들을 활용해 퍼즐이 요구하고 있는 문장과 구(句), 단어들을 열심히

작성하고 있다.

크로스워드 풀면서 어려운 언어 훈련

최근 ‘컴퓨터언어학협회(the Association for Computational

Linguistics)’ 지에 따르면 이 인공지능은 힌트에서 제시하고 있는 비

유(metaphors)를 통해 짧은 길이의 구(句)를 작성할 수 있으며, 구와

구를 연결한 긴 문장들도 작성이 가능하다고 했다. 인공지능에게 크

로스워드 퍼즐을 시키거나 세계명작 소설을 읽히는 등 사람 같은 이

해력을 갖춘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한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면서 사

람의 지능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분위기다. 캠브리지대에서 이처럼 인

공지능에게 풀기 힘든 언어 훈련을 시키고 있는 것은 사람과 접촉했을

때 풍부하고 다양한 언어들을 구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펠릭

스 힐(Felix Hill) 연구원은 “이 훈련을 통해 사람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최근 사람을 닮은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한 연구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매우 폭넓게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수준 높은 언어 훈련과 함께 사람

의 동작을 이해하고 적절히 반응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고 있는 곳도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HNGN(Headlines & Global News)」에 따

르면 스탠포드대 연구진은 ‘오거(Augar)’를 제작 중이다. 이 인공지능

은 전자책 공유 사이트 ‘왓패드(Wattpad)’에 접속해 수천 편에 이르

는 소설 등의 스토리를 읽고 그 내용을 사람처럼 이해하는 훈련을 하

고 있다. 연구자들은 “소설 한 편에 사람과 관련된 엄청난 정보가 들어

있다”며 “인공지능이 소설 속에서 표현하고 있는 (인간의) 특별한 상황

들을 모두 이해하게 될 경우 SF에 나오는 로봇들처럼 사람과 스스럼없

이 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탠포드대에서는 또 이런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을 로봇에 프로그래

밍해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는 로봇을 제작 중이다. 문학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언어 이해능력을 갖추고, 사람의 행동을 판단·예측하면서

그때그때 상황에 반응할 수 있는 사람 같은 로봇이 되는 것이다. 한 연

구자는 “지금은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 행동에 적절히 반응하는 로봇

을 개발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라고 말했다. “스탠포드대 외에도 다른

여러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 중”

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인공지능 동화책 읽는 중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곳에서는 사람, 특히 어린이의 행동을

보다 더 이해할 수 있는 신경망(neural networks) 형태의 인공지능

을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으로 하여금 수많은 동화를 읽히며 그 능력을

확장시키고 있다. 「뉴 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이 인공지능은 ‘정글북’,

‘피터팬’, ‘작은 아씨’,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보물섬’에서 ‘해리 포터’,

‘나르니아’와 같은 최근 동화들까지 수백, 수천 편의 명작 동화들을 읽

고 있다. 페이스북은 ‘동화책 테스트(Children’s Book Test)’란 제목

이 붙은 이 테스트를 통해 어린이들의 언어를 보다 더 잘 이해하고 대

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어린이들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루어

질 경우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9일부터 15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을 벌

여 5대1의 승리를 거둔 ‘알파고(AlphaGo)’는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이

다. 구글의 인공지능 분야 자회사인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과거 수많은 대국 사례를 입력시키며, 바둑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왔다. 다른 인공지능이 책을 읽고, 언어 능력을 키워나가듯이 과거

바둑 대국 사례들을 입력시키며 바둑 실력을 키워 왔다고 보면 된다.

바둑 역시 다른 언어들처럼 변수가 많은 게임이다. 바둑 경기의 경우의

수는 10의 170 제곱에 이른다. 이를 숫자로 풀면 우주에 있는 원자의

수보다 큰 숫자다. 체스와 비교할 때 경우의 수가 10의 100 제곱 이상

많은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에서 보듯이 사람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는 반면 인공지능의 기억력은 한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

금도 바둑 실력이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상황에서 알파고의

능력이 어느 정도에 이를지 예측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피로를 느

끼지 않는 기계인 만큼 사람과 비교할 수 없는 능력을 보여줄 것이 분

명하다. 그러나 이런 모습을 보면서 걱정스러운 시선도 잇따르고 있다.

인공지능의 역할이 커지면서 미래 인류의 삶에 도움이 되겠지만 한편

으로 인간 삶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과학

자들은 SF영화 ‘터미네이터’처럼 사람의 지능이 필요 없어지고, 인공

지능이 사람의 능력을 대신하게 되는 사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걱정

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미래상을 놓고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변·화·하·다

컬래버레이션

미술 전시회에 가면 혹시나 몰래 사진을 찍진 않는지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는 미술관 직원부터 한 자리에 머물러서 작품을 가리고 서 있는 다

른 관람객, 시끄럽게 뛰어다니는 아이들까지 눈치 봐야 할 요소가 하나

둘이 아니다. 분명 내 돈을 내고 당당하게 들어간 전시회인데 이런 저런

눈치를 살피다 보면 전시장 출구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관람객 뿐

아니라 아이들이 제멋대로 뛰어다니다가 전시 작품을 해칠까 봐 염려하

는 미술관 직원들 역시 매 순간이 스트레스의 연속일 것이다.

그런데 미술품을 직접 만져보고, 접근해서 사진도 찍으며 오감으로 느

껴볼 수 있는 전시회가 등장했다. 어느 전시회에 가도 보이는 “만지지

마시오”, “사진 촬영 금지” 문구, 미술품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한 펜스 같은 것들도 전혀 볼 수 없다. 게다가 전시품이 인상파

화가로 유명한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그림들이다.

2014년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반고흐 10년의 기록>전과 2015년 <

헤세와 그림들>전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린 <모네, 빛을 그리다>전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대전에서

는 3월 24일 전시가 막을 내리지만 용산 전쟁기념관에서는 오는 5월 8

일까지 전시를 볼 수 있다. <모네, 빛을 그리다>전은 예술과 과학 기술을

융합한 신개념 전시 형태인 ‘컨버전스 아트 전시’다. 국내 컨버전스 아트

전시 분야를 개척하고 이번 <모네, 빛을 그리다>전을 기획, 총괄 전시하

고 있는 본다빈치와 컨버전스 아트 전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평면에 머무르는 그림이 아니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작품

컨버전스 아트 전시는 분명 미술 전시회가 맞다. 하지만 액자에 걸린 평

범한 미술작품은 한 점도 없다. 이곳에서는 예술 작품에 과학 기술이

투입되어 탄생한 새로운 예술 작품인 ‘컨버전스 아트’를 전시한다. ‘컨버

전스 아트’란 기존에 미디어를 활용해 전시했던 수준을 넘어 원작을 디

지털 기술을 이용해 재해석한 2차 창작물을 의미한다. 평면에 머무르는

그림이나 글이 아니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작품이다.

‘컨버전스 아트’를 만들고 전시회를 열기 위해 필요한 기술은 무엇일

까? 기존 미술 전시회장이 액자와 캔버스가 가득한 곳이라고 한다면,

컨버전스 아트 전시장은 빔 프로젝터와 빛, 음악이 가득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모네, 빛을 그리다> 전시를 위해서는 HD급 고화질 대형

프로젝터가 60대 이상 이용됐다. 또, 거대한 방의 세 벽면이 통째로 하

나의 스크린으로 쓰이거나 단순히 평면 스크린이 아닌 입체적인 성당

구조물, 창문 모형 등이 영상을 보여주는 스크린으로 이용됐다.

본다빈치 관계자는 “이 같은 입체형 전시 구조물은 관람객의 몰입감을

높여주고 스스로 작품의 일부가 되는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줄 수 있

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입체적인 전시 구조물을 만드는 데는 ‘3D 맵핑’

기술이 쓰인다. 이 기술은 스크린으로 사용되는 벽이나 물체의 재질,

색감, 배열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여 새로운 증강현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본다빈치 관계자는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통해 물리적 제약이

있거나 가상 공간에만 머무르던 작품들이 눈앞에 “살아 있는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컨버전스 아트 제작은 원화 그림을 디지털로 변환해 고해상도 이미지

로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대형 화면에 투사하기 위해서는 높은 해상도

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그림이 마치 살아있는 듯 움

직이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을 만드는 데는 모션 그래픽 기술과 3D

멀티미디어 기술이 사용된다.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관에서 쉽

게 접할 수 있는 3D영화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컴퓨터가 사물의 위치와 특성을 기억하면서 스스로 새로운 형상을 만

들어내게 하는 최첨단 사진 합성 기법인 ‘몰핑기법’, 사진과 그림이 움

직이게 하는 컴퓨터그래픽 프로그램이 많이 사용되며 카메라를 이용

해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재창조 과정이 필요하다.

본다빈치 관계자는 “애프터 이펙트(사후 효과. 즉, 어떤 원작품이 이미

존재하는 상태에서 그 이후에 추가적인 효과를 입히는 것)를 이용한

‘움직이는 그림’이 하나의 고유한 장르”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에서는 2008년 프랑스 남부 레보드 프로방스에 위치한 이미지 대

성당에서 <반고흐 얼라이브>전이 열린 적이 있다. 이후 이 전시는 전세

계 13개국 23개 도시에서 전시되었다. 본다빈치 김려원 대표는 “우리

전시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수십 개의 빔 프로젝터로 벽 기둥에

이미지를 투영하면서 음악과 조명을 살린 전시”라고 설명했다.

예술 작품에 첨단 디지털 기술을 입힌 컨버전스 아트는 지루하고 어려

운 예술품들을 원작보다 더 자세하고 입체적으로 감상할 기회를 준다.

관람객이 좀 더 쉽고 친근하게 예술품에 다가갈 수 있으며 전시장 곳

곳에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인터랙티브 존이 설치되어 있어 어린아

이부터 어른들까지 전시를 즐길 수도 있다.

컨버전스 아트 전시에서는 단순히 예술작품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예술작품을 탄생시킨 예술가들의 삶과 예술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

경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컨버전스 아트야말로 미래 기술의

모습, ‘예술적인 기술’이 아닐까.

예술과 기술의 만남 ‘컨버전스 아트’디지털로 보는 ‘모네, 빛을 그리다’ 전시회

글_ 박솔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 그림제공_ 본다빈치

24 SCIENCE & CREATIVITY 2016_04 25

예술은 영원하다. 하지만 새롭기도 하다. 영원한 예술 작품을

현대의 기술에 맞춰 새로운 예술품으로 만드는 곳이 있다.

예술과 기술의 만남 ‘컨퍼런스 아트’를 기획하는

본다빈치가 선보이는 ‘모네, 빛을 그리다’ 를 만나보자.

1 대형 스크린에 빔프로젝터로 디지털화된 그림이 움직이듯 떠

다닌다.

2 방의 세 면이 전부 스크린으로 이루어져 모네의 작품 ‘수련’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3 전시장에는 증강현실 기술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코너도 있

다. 스크린 위에서 손을 움직이면 수면에 파동이 인다.

4 컨버전스 아트 전시 ‘모네, 빛을 그리다’에서 움직이는 미술품

을 관람하고 있는 관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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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6 SCIENCE & CREATIVITY 2016_04

변·화·하·다

이곳 스마트 팜 농부들은 멀리 외출을 나갔다가 비가 온다고 해서 부

랴부랴 귀가할 필요가 없다. 원격으로 비닐하우스 자동개폐는 물론

물을 주고 온도를 맞추는 등 농작물 생산과 관리를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온종일 비닐하우스에만 붙어 있을

필요가 없다. 가족들과 여가도 즐길 수 있으니 스마트 팜 농민들의 행

복지수도 그만큼 올라갔다.

박득희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보육팀 부장은 “흔히들 스마트 팜

이라고 하면 시설비가 비쌀 것으로 생각하는데 저희는 우리나라 농촌

형편에 맞는 보급형을 개발해 시설비가 7백만 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

라면서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단가를 낮추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이곳에서는 스마트 로컬푸드 사업도 활성화하고 있다. 즉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의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스마트시스템을 도입해 작물재배부터 상품구매까지 통합 관리하는 것

이다.

이를 통해 자신이 납품한 농산물이 얼마나 팔렸고 남았는지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1일 유통량과 판매가격 등을 농가에서 직접 결

창조경제혁신센터

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박득희 부장은 “현재 운영 중인 로컬푸드

1호점의 하루 매출이 1,800만 원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조만간 2호점

이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창조마을 축소판 ‘두레농장’도 오픈 예정

뿐만 아니라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현재 2,500평 규모의 두레

농장을 조성 중인데, 5월초쯤 오픈 예정이다. 두레농장은 ‘창조마을’의

축소판으로, 스마트 팜이 있어 도시민들이 주말농장으로 분양을 받

아 직접 스마트 농업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또 벤처나 스타트들은 자신

들의 농업기술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두레농장 테스트베드에서 확인해

볼 수도 있다.

이것은 신농사직설 시범사업과 연계되는 것으로, 맛있는 토마토 생산

을 위해 비료는 언제 줘야 하고, 온도와 습도는 얼마가 적당한지를 알

수 있는 ‘과학 영농’을 위한 앱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선 빅데이터에 기

초한 과학적인 방법으로 생산과 판매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정보를 제

공하게 된다. 태양광 패널을 달아서 전기를 절전하는 태양광 에너지 타

운도 만들고 있다.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런 창조마을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하는데

도 힘써 지난해 강원도 평창과 문경, 강진 등에 설치를 마쳤다. 평창에

는 농산물 직거래 유통 활성화를 위한 무인판매시스템을, 문경에는 자

동으로 물을 공급하는 스마트 팜을, 강진에는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관

광안내시스템 등을 적용하는 등 각 지역의 형편과 사정을 고려한 맞춤

형 창조마을을 조성했다.

이밖에 상대적으로 창업 기회가 적고 결혼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

된 여성들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창업여풍’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

다. 생활친화적이고 창의적인 사업화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아이디어

퀸’ 공모전을 개최하고 선배 여성 CEO와의 네트워킹, 멘토링을 통해

성공 경험을 전수하는 등 여성 창업에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또 교육 인프라가 낙후된 농촌 지역의 아이들을 위한 창의교육프로그

램도 제공하고 있다. 이름하여 박스쿨(Boxchool)이라는 것인데, 컨테

이너로 만든 스마트러닝 교실이다. 이동이 간편하여 농산어촌 등 세계

어디든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서는 알버트라는 로봇으로

코딩을 체험하는 유아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득희 부장은 “소프트웨어가 다양한 산업과 융합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으며 21세기 선도기업 성

장력의 근원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농촌 지역은 상대적으로 소프트웨

어 교육 기회로부터 소외되고 있기 때문에 박스쿨의 소프트웨어 교육

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소개했다.

1 박스쿨에서 로봇 코딩을 체험하는 아이들

2 여성 창업을 지원하는 ‘창업여풍’ 프로젝트

우리는 농경시대에서 산업혁명으로 진화를 거듭해 왔고 이제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인류에게

여전히 가장 큰 문제로 남아있는 건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다. 100여 년 후에는 지구 인구가 110억 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

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한 ‘미래 농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농촌과 ICT의 만남으로 ‘미래농업’ 혁신 이룬다 농업분야 창조경제 메카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

글_ 김순강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 사진제공_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

개인의 아이디어 사업화를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지역협력의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현재 전국에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을 열었다.

상상력의 확장으로 새로운 비즈니스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이번 호에서는 스마트 팜, 아이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 여성 창업 지원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성장 중인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를 소개한다.

세종

1

2

농촌

ICT+

농업에 ICT 결합해 미래 농업 혁신

농업에 과학기술을 결합해 미래 농업에 새로운 혁신을 이루겠다고

나선 곳이 바로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다. 이곳에서는 농촌에 ICT

를 접목해 생산성 향상과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창조마을’의 모

델을 개발하고 있다.

먼저 이곳 창조마을에서는 비닐하우스에 온도와 습도 센서, CCTV

카메라와 초고속인터넷을 연결해 스마트폰으로 재배시설을 관리하

는 신개념 농장 ‘스마트 팜’을 만들었다. 현재 세종시 연동면에 100

여 가구가 ‘스마트 팜’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포항공대 무한상상실은 대학 내 나노융합기술원에 설치되어 있는데,

지난해 10월 경북 지역 거점센터로 선정된 후 미국 MIT의 미디어랩을

벤치마킹해서 자유롭게 상상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무한상상실 전용

공간을 꾸몄다.

전용공간 5층은 실험공방과 창작랩, 전산실, 세미나실 등 10억 원의

자체 예산을 들여서 증축했고, 6층은 창의누리 스튜디오로 증축해 총

50억 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자발적으로 창작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

기를 조성했다.

나노융합기술원 김병수 사업지원팀장은 “주변에 과학문화연구센터와

가속기연구소,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70개의 유관 연구소가 있어서 과

학기술문화 확산에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이곳이야말로 무한상

상실의 최적지가 아닐 수 없다”고 소개했다.

‘창의누리, 꿈과 상상이룸 프로젝트’ 진행

포항공대 무한상상실은 대학 캠퍼스에 자리하고 있는 만큼 활기가 넘

쳤다. 대학생 창작자들은 물론 중고등학생들과 일반인들까지 자유롭

게 고가의 창작 장비들을 이용해 상상 속 아이디어들을 현실로 구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서는 ‘창의누리, 꿈과 상상이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3D프린터와 융합된 창작물로 시너지 효과를 올리고 있으며 대학과 일

반 동아리, 지역 예술작가들의 자발적 커뮤니티를 통해 메이커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실험 공방형 프로그램으로 3D모델링과 3D프린팅 실습으로 관련 산업

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찾아가는 3D프린팅 특화교육’과 아두이노

기반으로 창의성을 발휘해 로봇과 모션센서를 활용한 작품을 만들어

보는 ‘자유창작Lab’ 메이커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도

출한 성과만도 150여 건에 달한다.

아이디어 클럽형으로는 발명원리를 이해하고 창의적 문제해결방식으

로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창의력 증진 프로그램’과 지식을 함께 공유

하면서 그것을 기반으로 문제를 찾는 능동적 Design Thinking 과정

의 ‘궁리실현 공작소’가 있다.

또 ‘음식문화콘텐츠 스토리 창작소’와 ‘빛과 그림자로 만나는 과학 애

니메이션’, ‘창작노래극 제작소’, ‘사진에세이 자서전 스토리텔링’ 등 스

토리텔링형도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과학 애니메이션에서는 라이

트룸이라는 빛상자 위에 모래를 뿌리고 거기에 스토리를 입혔다. 샌드

아트에 스토리를 더해서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제작해 상영함으로써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경북 지역의 다양한 음식 문화 콘텐츠를 스토리텔링으로 재해석한 ‘음

식과 문화의 만남’ 스토리창작소도 이색적이었으며, 개인의 삶과 포항

의 역사와 문화를 연계해 만드는 ‘사진에세이 자서전 스토리텔링’은 젊

은이보다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딱딱한 과학이 스토리텔링으로 지역민과 호흡해

이뿐만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서 소재를 찾아내 창작 시나리오

로 작성, 창작 극화 활동을 하는 창작노래극 제작소는 영상 촬영과 영

상 편집, UCC제작, You Tube 탑재 등으로 창의융합적 결과를 만들

어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에는 ‘누구야, 누구?!’ 라는 콘서트

를 열어 지역민들과 소통을 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과학·예술의 창조공방’은 엔지니어, 예술가, 아이디어 발상

가의 만남으로 과학과 예술 속 창조를 꿈꾸는 메이커 문화를 조성하

고, 드림페어전을 열어 창의적인 성과물들을 공유했다.

이처럼 지난해 개소 이후 다양한 아이디어로 좋은 성과를 올렸던 포항

공대 무한상상실은 올해 좀 더 새롭고 창의적인 프로그램들을 구상 중

이다. 김병수 팀장은 “대학 내 박사들과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을 매칭

시켜서 프로젝트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이미 시작했고, 신라시대 문화

재를 복원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무한상상 문화재 재현 프로젝

트’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주 문화유산의 숨은 원리를 찾아보는 ‘무한상상 경주의 비법 구

현 프로젝트’와 신라시대 유물의 뿌리 기술과 미래 기술을 융합해보는

‘박물관이 살아있다’, 한옥의 건축 기술과 미래 기술을 융합해보는 ‘양

동마을 다시 짓기’ 등 올해는 과거와 미래를 연결시키는 융합 프로젝트

를 많이 시도해 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928 SCIENCE & CREATIVITY 2016_04

변·화·하·다

무한상상마당

막강 과학 인프라를 시민들 속으로… 과학문화 확산에 나서다

포항공대 나노융합기술원 무한상상실

첨단과학의 도시 포항은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인 포항공대를 비롯해 포항테크노파크,

한국 로봇융합연구원 등 과학 인프라가 대단하다.

이런 막강한 과학 인프라를 시민들과 연결하고 과학의 대중화와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무한상상실이 나섰다.

글_ 김순강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 사진제공_POSTECH 나노융합기술원 무한상상실

1 대학 내 나노융합기술원에 설치된

무한상상실

2 창작노래극 수업 현장

3 대학생은 물론 중고등학생들과 일

반인까지 참여할 수 있다

4 전용공간 5층에 있는 자유창작랩

5 3D 프린터실

6 메이커스대회 아이디어톤

7 3D 스캐너 실습

8 과학예술의 창조공방 드림페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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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다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헬로긱스’라는 이름의 팀을 만들었

고, ‘비트브릭’을 세상에 선보였다.

스크래치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과 연결되는 비트브릭은 아

이들이 컴퓨터 블럭을 이용해 만들며 배울 수 있게 한다. 소프트웨어

와 하드웨어를 합친 것으로 컴퓨터 조작을 통해 눈앞에 사물이 움직이

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융복합적 사고와 창의력에 탁월

한 교육인 것이다.

스크래치에서 블럭을 쌓아가며 간단하게 조작하는 법만 배우면 아이

들은 컴퓨터에서 한 작업이 비트브릭을 통해 살아 움직이는 경험을 하

게 된다. 움직이는 개를 만들기도 하고, 목을 움직이는 거북이, 자동차

를 만들 수도 있다. 아이들이 상상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현실이 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2015년 3월에 세상에 나온 비트브릭은 현

재 선도학교를 중심으로 공교육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선생님들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보다 즐거운 교육을 위해 비트브릭

으로 아이들에게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헬로긱스는 비트브릭

이 수업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콘

텐츠를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만들고 싶은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아이들이 창의력을 발

휘해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현재 소프트웨어 교육은 관심 있는 몇몇

의 아이들 위주로 외부에서 진행되는 경우

가 많아 아쉬워요. 비트브릭이 공교육에서 활용돼 더 많은 아이들에게

즐거운 교육 혜택이 가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비트브릭을 통해 박쥐도

만들고 나비도 만드는 등 키트를 사물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줘요. 재미난 것을 만들면서 기술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기

회라고 생각해요. 간단하고 똑같은 키트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다른 관

점으로 바라보고 자신의 생각을 담는 것이 필요한데 비트브릭이라는

키트가 이런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그는 창의교육에 비트브릭이 적극 활용되기를 바라고 있다. 질 좋은 교

육이 평준화 되기를 바라는 것이 목표이기도 하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열풍인데 기존 교육은 재미도 없고, 컴퓨터 배우

는 것 같은 수준이에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어요. 선

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질 좋은 내용의 강의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해요.

많은 아이들이 즐겁게 배우고 만들 수 있도록 교육용 키트 ‘비트브릭’ 개발한 ‘헬로긱스’ 강병수 소장

“많은 아이들에게 즐거운 교육 혜택이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으로 ‘비트브릭’을 만들었어요.”

‘헬로긱스’ 강병수 연구소장은 전기를 전공했던 경험을 살려 예술과 전

기를 결합한 메이커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어린 학생들이 많이

배우고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용 키트를 개발해 메이커 활동뿐 아니라

메이커 양성에도 나서고 있다. 그를 만나 비트브릭에 대한 이야기와 메

이커로 활동하게 된 계기에 대해 들어봤다.

강 소장은 처음부터 메이커 활동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

에는 전기 전공을 한 엔지니어였다. 중고등학교때 미술부 활동을 했던

그는 대학교는 부모님의 뜻을 따라 전기를 전공했다. 그러나 그의 대학

생활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미술 복수 전공을 택했고,

대학에서 예술과 기술을 결합한 피지컬 컴퓨팅 작업을 했다. 그렇게 그

는 메이커의 길에 들어섰다.

대학 졸업 후 잠시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그는 몇 년간의 회사생활을 그

만두고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을 시작했다.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

하면서 2010년에는 ‘지속가능한 창작공동체’라는 팀으로 활동을 시

작했고, 많은 사람을 만나 배우고 가르치며 메이커로서 세상 밖에 나

와 활동할 수 있게 됐다. 그러던 중 미술관의 제의를 받고 아이들을 가

르치는 로봇키트를 만들게 됐다.

“지원 받던 입장에서 지원 해주는 입장이 되면서 다른 관점을 갖게 되

고, 스스로 변화하게 됐어요. 자기가 만든 것을 공유하고 공개한 것으

로 다른 사람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기도 했고, 아이들이

로봇 키트를 즐겁게 만드는 모습을 보며 더 많은 아이들이 즐겁게 소

프트웨어 교육을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비트브릭, 교실 안에서 즐거운 교육 만들어

강 소장이 메이커가 된 계기는 아이들에게 있다. 워낙 아이들을 좋아

했던 강 소장은 미술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몇몇 소수의 아이들

만이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는 것이 안타까웠고, 이런 식의 교육에는

Let’s MAKE

이를 위해 비트브릭을 쉽게 다룰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에요.”

헬로긱스는 교육용 키트인 비트브릭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

이 키트를 쉽게 쓰고 아이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교육도 겸하

고 있다. 교실 안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재밌어 질 수 있도록 키트와

교육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스크래치 교육을

제공해 강사로 근무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또 키트를 구매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비트브릭을 가지고 즐겁게 배우

고, 만들 수 있도록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공개 워크숍을 통해 메이

커를 양성하고 있는 것이다.

혼자 활동하는 메이커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활동하고, 어린 메이커들

의 흥미를 끄는 기술과 예술이 융합된 비트브릭을 만든 그는 오늘도

아이들이 즐겁게 배우며 만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

해 고민하고 있다.

글·사진_ 김지혜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3130 SCIENCE & CREATIVITY 2016_04

대학원에서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연구하던 사람들이 제품과 서비스 개발로

이어가기 위해 뭉쳤다. 아이들에게는 코딩 교육과 창의력 개발을 도와주고,

어른에게는 만드는 재미를 주는 ‘비트브릭’ 메이커 ‘헬로긱스’의 강병수 소장

을 만나보자.

2

1 비트브릭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헬로긱스 강병수 연구소장

2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연결해 줄 수 있는 교육용 키트 비

트브릭.

1

많은 아이들에게

즐거운 교육

혜택이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비트브릭’을

만들었어요.

3332 SCIENCE & CREATIVITY 2016_04

창업 동아리

변·화·하·다

YAPP! 세상을 바꾸는 당신의 아이디어!

YAPP은 IT 서비스 개발을 주목적으로 기업형 프로세스에 따라 프

로젝트를 진행하며,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가 하나의 팀을 구성

한다. 작년 6월 8기를 모집한 YAPP은 매 기수 40명 정도를 선발한

다. YAPP의 이름에 걸맞게 신입부원을 선출 시에도 기술력을 우선

시하지 않고,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섭외 1순위로, ‘다

학제간 연구방식’에 걸맞은 사람을 찾는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다양

한 분야의 사람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동아리가 되기 위

함이다. 어플리케이션 출시라는 단기적 목표뿐만 아니라 세상을 변

화시키는 작은 시발점이 되고자 하는 YAPP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

하고 많은 어플을 개발해냈다. ‘Study Timer’, ‘아리까리 사투리’, ‘

꿈꾸는 카메라 in 몽골’, ‘숫자야구’, ‘Save your moment’ 등 14개

의 어플을 런칭했다. 이 중 ‘아리까리 사투리’는 ‘이럴 땐 이런 앱’ 선

정, 엔터테인먼트 7위를 달성했으며, ‘숫자야구’는 무료 전체 순위 6

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IT강국을 이끌어 나갈 대학생들기업형 IT 창업 동아리 YAPP(얍)

글_ 이현아 객원기자 | 사진제공_ YAPP

“성공의 커다란 비결은

결코 지치지 않는 인간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알버트 슈바이처

결코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자신만의 아이디어들을 뿜어내는 대학생들이 있

다.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는 애플의 콘텐츠 시장에 매력을 느끼

고, 앱 스토어에 직접 만든 어플을 출시하고자 만들어진 YAPP. YAPP은 자

신들의 아이디어와 열정, 그리고 가능성을 바탕으로 세상의 작은 변화를 일

으키고자 하는 IT 창업 동아리다.

YAPP! Startup Together!

YAPP은 2010년, 세간의 관심이 쏠려 있는 스마트폰의 앱 스토어 시

장에 관심을 가진 대학생들이 모여 만들어졌다. 다양한 사람들이 수많

은 콘텐츠들을 쏟아내는 앱 시장에 “나도 어플리케이션 하나 개발해

서 앱 스토어에 올려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다. 교수님

과의 면담을 통해 처음 생각했던 스터디 동아리에서 수익모델을 가져

갈 수 있는 기업형 동아리 형태를 제안 받아 이를 구체화했다. YAPP

은 ‘열정과 잠재력만 있다면 당신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Your own idea could change Actual world at any time with

your Passion and Potential. Startup Together!)’ 라는 뜻을 가진

대학생연합 기업형 IT 동아리이다. 거창해보일 수도 있는 이 긴 영어

문장은 YAPP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다. YAPP은 동아리원들

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어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에 초점을 두

고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세션(Session)을 진행하여 핵

심 역량을 기르고, 서로의 파트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또한 YourApp

과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최근 App의 동향을 분석할 수 있는 힘을 기

르고 아이디어를 도출해내는 과정을 경험한다.

Q YAPP의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요?

A YAPP 구성원들의 핵심 역량은 Passion, Potential, Skill입니다. 실력

도 물론 필요한 역량이지만 YAPP에서 열정적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이끌

어 내어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YAPP이라는 이름

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희는 어떤 역량보다도 열정을 우선시합니다. 그래

서 신입기수를 뽑을 때, 아는 것이 없더라도, 배우고자 하는 자세가 갖춰

진 사람,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 등 세상을 바꿔나가고자 하는 작은 결

심을 가진 사람을 위주로 선발합니다.

Q YAPP만의 아이디어 도출법이 있나요?

A YAPP만의 아이디어 도출법은 세션(Session)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매주 진행하는 세션에서의 많은 활동들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도출됩

니다. Your APP을 통해 앱 서비스의 성공/실패 요인들을 분석하여 트렌

드를 놓치지 않고 알아가고 있으며,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

어를 자유롭게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또, 개인발표를 통해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지식이나 아이디어 등을 공유하며 서로의 파트에 대한 이

해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다른 파트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실현하기 어려

운 업무를 요구하게 되는 등 팀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세션을 통해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처음 팀을 구

성하고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도출해낼 때 어렵지 않게 아이디어를 선정할

수 있게 됩니다.

Q YAPP을 꾸려나가면서 힘들었던 점이 무엇인가요?

A IT쪽이 접하기 쉬운 분야가 아닌 만큼 후원과 주변의 도움이 없었던 초

반에는 힘들었습니다. 열정만 가지고 하기엔 너무 맨땅에 헤딩이었죠. 동

아리 선배들이 좀 더 좋은 환경을 YAPP 멤버들에게 제공하고자 ‘인지도

를 높이고 후원을 받는 동아리가 되자’는 목표를 잡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

다. 현재 홍합밸리, 한국과학창의재단을 통해 쾌적한 환경에서 세션과 다

양한 이벤트들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네이버 D2와 파트너를

맺어 서버 지원과, 이벤트마다 다양한 형태의 후원을 받을 수 있어 더 활발

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유니톤을 2회까지 개최하여 기업들

에게 YAPP을 많이 알리게 되었고, 매일경제와 카페인뉴스 등에서도 보도

가 되어 인지도를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 터 뷰

이나래 YAPP 회장

1~4 2016년 2월 진행

된 해커톤

5 발표·회의·브레인스

토밍 등 다양한 구성으

로 매주 진행하는 세션

(Session)

1

2

3

4

5

Y A P P

앱 출 시

목 록

숫자야구

studytimer1

꿈꾸는카메라

피부나이

STAKE

꿈꾸는카메라(몽골)

잉여이시여

Save your moment

깨워라워킹메모리

아리까리사투리

학점레시피1

34 SCIENCE & CREATIVITY 2016_04

기 어려운 중요한 프리젠테이션이었다. 6명의 인물이 3번씩 등장하는

데, 3번의 프리젠테이션 시작 전 40분간 벌어지는 이야기를 거의 실시

간으로 담았다. 행사 2분 남았을 때 딸을 만나 한참 입씨름하다가 무

대에 나가는 식이다.

1984년, 가장 강렬하게 나타나는 ‘현실왜곡장’은 부하직원 반쯤 죽여

놓기이다. ‘헬로’라는 음성 지원 시스템이 고장 나자 “발표 시작 전까

지 못 고치면 공개망신을 주겠다”며 앤디 허츠펠드(마이클 스털바그)

를 집요하게 압박한다. 행사장을 찾아온 전 여자친구 크리산 브레넌(캐

서린 워터스턴)과는 치사하게 양육비 몇백 달러를 가지고 흥정하는가

하면, 다섯 살 딸 리사(맥켄지 모스)가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잡아떼는

아주 이상한 몹쓸 인간으로 나온다.

3번째 1998년 아이맥 출시 행사는 위기에 처한 애플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잡스를 다시 CEO로 발탁, 일체형 PC 아이맥을 발표하는 자리였

다. 아이맥이 나온 이후, 애플은 현재와 같은 위치에 올라섰다.

영화에서는 3번째 행사 때가 되어서야 잡스에게서 인간미를 느낄 수

있게 된다. 홍보담당관이자 오피스 와이프인 조안나 호프만(케이트 윈

슬릿)이 “최고 컴퓨터를 만드는 것보다 아버지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

다”면서 19세 된 딸 리사(펄라 하니 자딘)와 화해할 것을 설득한다.

그렇지 않으면 떠나겠다고 눈물로 호소하는 조안나의 강압에다 심정적

변·화·하·다

Science & Movie

인 변화까지 겹치면서 잡스는 결국 리사를 붙잡는다. 행사장을 떠나려

는 리사를 따라 옥상 주차장까지 따라간 잡스에게 딸은 “(어렸을 적에)

리사 컴퓨터가 네 이름을 딴 거라고 거짓말이라도 할 수 없었냐”고 따

진다. 잡스는 “네 이름을 딴 것이 맞다”고 인정하고, 리사가 그럼 왜 거

짓말을 했는지 따져 묻자 “난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으니까” 할 때 아버

지와 딸의 마음은 통했다.

현실왜곡장을 치료하는 데는 자녀가 특효약?

이때 리사는 언제나처럼, 무겁고 둔탁한 소니 카세트 플레이어를 목에

걸고 있었다. 그 짧은 시간, 약속된 행사 시간까지 늦추면서 리사와 화

해를 모색하던 잡스는 이렇게 말한다. “네 주머니에 음악을 담아 줄게.

500곡에서 1000곡까지.” 스티브 잡스가 자기 방식대로 자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었고, 아이팟이 나온 동기를 설명한 장면이다.

그리고 드디어 잡스는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무대로 내려온다. 리사가

자랑스럽게 보는 가운데, 잡스 역시 줄곧 웃으며 시선을 리사에게 돌리

면서. 3번째 프리젠테이션이 끝나면서 영화도 막을 내렸다.

보통 사람이 현실왜곡장에 빠진 사람을 만나볼 기회는 얼마나 될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없었다면, 당신의 인생은 참으로 평화로웠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만큼 비례해서 도전하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다.

‘미친 천재’와 함께 살아가려면 영화 <스티브 잡스>

글_ 심재율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영화 ‘스티브 잡스’(Steve Jobs 감독 대니 보일, 주연 마이클 패스벤더)

는 세계를 흔드는 괴팍한 천재를 이해하려면 봐야 할 영화중의 하나

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다보면 스티브 잡스 같이 껄끄럽기 이를 데 없지

만, 떨쳐버릴 수 없는 인물을 만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인물이 때

로는 회사의 보스이기도 하지만, 실험실 대장일 수도 있고 연구소 원장

이나 프로젝트 매니저일 수도 있다. 아니면 박사과정의 지도교수일 수

도 있다.

요컨대, 스티브 잡스와 같은 종류의 인간들이 당신의 목줄을 죄는 위

치에 섰을 경우에 대비해서(혹은 한 이불을 덮고 잘 수도 있다) 스티브

잡스가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

다.

스티브 잡스와 함께 살아가려면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의 비정상적인 행태에 지나치게 열이 받거나 눈

살을 찌푸리면, 당신만 손해이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그런 면이 잘 Steve Jobs

못 됐다는 사실을 거의 모르거나, 아니면 나이가 한참 들어 기운이 떨

어질 때쯤에야 겨우 철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의 이상한 정신상태를 그럴듯하게 포장한 단어가 하나 있

다. ‘현실왜곡장(Reality Distortion Field)’이라는 단어이다. 스타트

랙이라는 괴상한 영화에서 처음 나온 단어인데, 잡스와 애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직원들이 잡스에게 붙여줬다.

현실왜곡장은 ‘잡스가 한 말이면 이상하거나 불가능해 보이는 현실

도 가능한 일로 변화한다’는 뜻이다. 이 사기같은 마법에 걸리면, 주

말에도 밤새워 일을 하거나, 남들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평가하는 일

을 단시간에 달성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긴다.)

영화 스티브 잡스는 잡스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가 아니다. 3번에 걸친

신제품 론칭 행사를 하는 동안 무대 안팎에서 어떤 이상한 일들이 벌

어졌는지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3번의 신제품 론칭은 1984년 매킨토시 론칭, 1988년 넥스트 큐브 론

칭 그리고 1998년 아이맥 론칭이다. 모두 다 디지털 역사에서 빠뜨리

35

3736 SCIENCE & CREATIVITY 2016_04

변·화·하·다

과학자 이야기

한국 과학기술을 일군 개척자, 최형섭글_ 성하운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 사진제공_ KIST

불모지가 있었다. 1960년대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터가 바로 그 불모지였다. 개척자도 있었다. 척박한 불모지에 과학기술의 씨앗을 뿌린 최현섭이 그 개척자였

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최전선에서 대한민국 과학기술을 일군 개척자, 최형섭의 발자취를 따라가보자.

‘과학 행정의 달인’, ‘과학과 정부의 매개자’, ‘과학기술의 전도사’.

그를 설명하기 위해 붙는 호칭은 연구자마다 이렇게 차이가 있다. 그는

한마디로 표현하면 뛰어난 금속공학자이자 대한민국 과학기술 연구

체제의 기본 틀을 세운 탁월한 과학 행정가였다. 바로 한국과학기술연

구소(KIST) 초대 소장을 거쳐 제2대 과학기술처 장관으로 1970년대

7년 7개월간 ‘최장수 장관’을 지내며 과학기술계에 큰 족적을 남긴 최

형섭(1920.11.2 ~ 2004.5.29)의 이야기다.

그는 KIST를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과학기술연구소로 키웠고, 과거의

연구소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새로운 연구소 모델을 제시하고 정착시

켰다. 그는 산업발전과 직결되는 과학기술 두뇌 집단을 양성하고 안정

적인 연구 기반을 확립시켰다. KIST 초대 연구소장에 취임하기 전에

그는 이미 회사 경영, 대학교수, 고급공무원, 연구원 등 다양한 사회 경

력을 쌓았다.

원자력연구소 소장을 지내다 KIST 초대 소장으로

그는 4대 원자력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다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가 추진하는 연구에 참여하기 위해 소장직을 물러나 캐나다로 가서 초

빙연구원으로 1년 여를 지내다 귀국했다. 그때 캐나다의 NRC 연구체

제가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도 독립적인 자율 연구를 시행하는 시스템

이어서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대한화학회지에 이를 소개하는 글을

실었다. 이 글을 대통령 박정희가 읽고 1964년 말 비서관을 통해 연락

이 왔다.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관들 앞에서 국내 과

학기술 발전과 과학교육 개편 방안, 연구소 체제와 운영 방향에 대한

평소 지론을 설명했다. 이를 계기로 최형섭은 1965년 한미 정상 간에

합의한 공업기술 및 응용과학기술 연구소의 설립 과정에 참여하면서

미국 측 관계자들과 협동 작업으로 연구소의 기본 골격을 갖추고 운영

처 장관으로서 그는 70년대 과학기술개발의 방향을 △과학기술 기반

구축 및 강화 △산업기술의 전략적 개발 △과학기술의 풍토 조성이란

3가지 큰 축으로 내세웠다.

그는 장관 시절 KIST에 준하는 특정연구기관육성법 등 10여 개의 새

로운 법률 제정을 지휘해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

70년대 후반의 정부출연연구소 설립을 지원해 연구개발체제를 강화

했다. 그때 그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사업은 대덕연구단지의 건

설이었다. 그는 또 장관 초기부터 기초과학의 육성에 대해서도 강한 의

지를 보였다. 1973년 대통령 연두순시에서 대학의 기초과학을 지원할

한국과학재단의 설립에 대한 구상을 처음 보고했다. 문교부가 나서지

않자 과학재단은 결국 1977년 과기처 주관으로 설립하게 됐고, 최형

섭이 초대 이사장을 맡아 장관 퇴임 후인 1980년까지 재단의 운영 기

반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

“최형섭 소장은 실패를 야단치지 않았던 분”

최형섭 초대 소장 당시 해외 두뇌로 영입되어 KIST 경제분석실장을 지

낸 윤여경 피앤아이 전 회장은 “최 소장님은 실패를 야단치지 않았던

분”이라며 “후배들이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실패한 것은 기록을 철

저히 하라고 말씀하셨다”고 회고했다.

최형섭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을 위한 과학기술발전

모형도 세웠다. 자신의 한국 과학기술 연구과 개발에 관한 구상과 실

천 경험을 정리하고 과거 발표했던 논문들을 함께 묶어 ‘개발도상국의

기술 개발 전략 1~3부’란 이름으로 출판한 것이다. 이 책은 영어와 일

어로 번역됐을 뿐 아니라 2권은 중국어 이란어로도 번역될 만큼 관심

까지 맡게 되었다. 이 연구소가 바로 1년 뒤에 기존 국내 연구소와는 전

혀 다른 운영 방식의 KIST로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미국 측에서는 세

계 정상급 벨연구소를 모델로 삼을 것을 권유했지만 결국 최형섭의 주

장이 받아들여져 기업체의 수탁연구를 시행하는 바텔기념연구소를 모

델로 삼는 것으로 합의됐다. 개발도상국으로서는 산업 현장의 요구에

맞춰 생산에 바로 적용해 쓸 수 있는 과학기술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이

었다.

과기처 2대 장관으로 7년 7개월 최장수 장관 기록

5년간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KIST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최형섭은

1971년 6월 제2대 과학기술처 장관에 취임한다. 그는 7년 7개월 재임

이라는 역대 최장수 장관의 기록을 세우면서 일관된 원칙과 방향을 갖

고 과학기술정책을 펴나갔고, 국가 과학기술 체계를 만들어갔다. 과기

을 끌었다.

이를 바탕으로 그가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는 유엔 산하기관과 국제기

구의 요청으로 이집트, 태국 등 개발도상국을 순방하며 과학기술 발전

전략과 행정 정책을 전수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는 과학기술 연구자로서도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그가 전공한 화학

야금학 분야에서의 연구 성과는 금속 야금 분야 미국 교과서의 한 장

을 차지할 정도로 지금까지도 탁월한 연구 결과로 인정받고 있다.

어릴 적부터 꿈은 “자동차를 내손으로 만들어 보는 것”

그는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지만 전근이 잦았던 아버지를 따라 대전으

로 옮겨와 대전중학(현 대전고등학교)을 다녔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일

본에서 출판된 어린이 과학잡지를 구독했고, 중학교 2학년 때에는 집

안 창고에 ‘이화학 실험실’을 만들고 과학 실험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어릴 때부터 자동차를 내손으로 만들어 보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미

국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귀국해서 과거 기술고문을 지냈던 국산자

동차(주)의 부사장으로 일했다. 이 국산자동차(주)는 그 뒤 새나라자

동차 등을 거쳐 결국 대우자동차(주)로 바뀌었다. 이 시절 그는 나중에

대통령 박정희의 제2경제 수석비서관으로 ‘방위산업의 대부’ ‘중화학

공업의 대부’라는 별칭을 가졌던 오원철을 공장장으로 불러 자동차 제

작 일을 함께 하기도 했다.

그는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한 이러한 업적을 인정받아 2003년 과

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이 설치될 때 첫 번째 헌정자 14명 중 한 명으

로 선정되었다. 2004년 타계한 그는 과학기술자로서는 화학자 이태규

(1902~1992)에 이어 두 번째로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1 1966년 2월 3일 KIST 초대소장에 임명된 최형섭 박사

2 1969년 10월 30일 미국 험프리 부통령에게 연구 및 행정동 건설 과정 설명

1 2

KIST 해외 유치과학자

3938 SCIENCE & CREATIVITY 2016_04

랩툰 그라운드

변·화·하·다

구성·그림_ 김진 연구자

랩툰 공모전 참가작 꽃보다 예쁜 너본격! 연구실 비하인드 스토리 랩툰(LabToon)

작다면 작은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는 연구자들에게 연구실이라는

공간은 흡사 우주와도 같다.

이번 랩툰은 ‘꽃구경보다 실험’, ‘꽃보다 세포’라는

연구자들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40 SCIENCE & CREATIVITY 2016_04

도서산책

변·화·하·다

미국 과학정책에 날린 경고장

우주를 대중에게 가장 활발하게 소개한 인물 중 대표적인 사람은 칼

세이건(Carl Sagan)이다. 칼 세이건이 1980년 진행한 13부작 우주 다

큐멘터리 ‘코스모스’는 천문학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그를 뒤이은

천체물리학자로 닐 디그래스 타이슨(Neil deGrasse Tyson)이 꼽힌

다. 닐 타이슨은 현재 미국 자연사박물관 부설 헤이든 천문관의 천체

물리학자이면서 과학대중화에 앞장선 과학 커뮤니케이터이다. 그가 쓴

스페이스 크로니클(Space Chronicle)이 번역되어 나왔다. ‘우주탐험,

그 여정과 미래’라는 부제목에서 보듯이, 미국과 전세계인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야심적인 미국의 우주개발 역사를 돌아보면서 과연 앞으

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심도 있게 분석했다.

타이슨은 미국이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반에 우주개발에

온 정열을 쏟은 이유를 과학 이외의 관점에서 설명했다. 미국이 우주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순수하게 우주를 탐구하려는 열정에서

나왔다기보다, 전쟁이 일어나면 소련에 질 것이라는 엄청난 위기감에

서 진행됐다. 그리고 그 결과로써 탄생한 조직이 바로 미국항공우주국

(NASA)이다. 나사는 지금까지 우주개발에서 온 인류를 전진시키는 중

요한 결과를 많이 냈지만, 최근 들어 예전 같은 활기는 많이 위축된 상

태이다.

닐 타이슨은 시종일관 열정적으로 지금처럼 미국이 우주개발에 소극

적이면 앞날이 어둡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심각한 우려는 몇

가지 숫자를 대면 금방 비교가 된다. 중국 대학들이 매년 50만 명의 과

학자와 공학자를 배출하는데, 미국은 기껏해야 7만 명에 불과하다. 미

국에서 우주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숫자가 보잉 15만 명, 록히

드 마틴 12만 명, 노스럽 그루먼 12만 명, 제너럴 다이내믹스 9만 명,

나사 1만8000명에 행성협회·우주협회·화성협회 회원 10만 명 등 잘

해야 50만 명인데 이는 미국 인구의 0.17%에 불과하다는 식이다. 사람

들은 미국 정부가 똑똑한 과학자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거액의 예산을

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미국 정부 예산 중 우주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0.5%밖에 안 된다.

번역자인 박병철 박사의 후기는 이 책의 성격을 잘 요약했다.

“나는 20여 년 동안 다양한 책을 번역해왔지만, 오직 미국인만을 위해

집필한 책을 번역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아무리 강대국이라 해도

문제점이 있기 마련이겠으나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정치와 과학

의 불협화음’을 심도 있게 접하는 것은 흔한 경험이 아닐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그래서 로켓개발이나 우주탐사 연구의 상당부분

을 민간 기업에 이양하는 정책을 조금씩 실행하고 있다. 이 혜택을 본

대표적인 인물이 우주개발회사인 스페이스 X를 설립한 일론 머스크

(Elon Musk)이다.

글_ 심재율 「사이언스 타임즈」 객원기자

『스페이스 크로니클 : 우주 탐험, 그 여정과 미래』닐 디그래스 타이슨 지음 | 부키 | 2016

3.29 과학기술 50주년 기념 <KBS 열린음악회>

과학기술 성과를 국민과 공유하고, 과학기술인의 노고를 격려

4.7 2016년 교육기부 활성화 사업 설명회

양재동 엘타워에서 성황리에 마쳐

3.28 한국과학창의재단, 구글 코리아 방문

창의성 발현에 대한 상호의견을 나눠

4.10 2016년 1학기 대학생 교육기부 사전교육

열정과 패기의 대학생들, 교육기부로 뭉치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과학기술 50주년과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과학기술 성과를 국민과 공유하고 과학기술인의 긍지를 높이기 위한 다양

한 행사와 이벤트를 추진한다. 4월 과학의 달 첫 행사로 과학기술 성과를 국민과

공유하고 과학기술인의 노고를 격려하며, 그 의미를 국민과 함께하는 과학기술

50주년 기념 녹화 방송이 3월 29일 여의도 KBS에서 진행됐다. 김승환 한국과

학창의재단 이사장은 직원들과 함께 이날 녹화에 참석하여 축하와 화합의 시간

을 가졌다. 과학기술 50년을 주제로 한 탭댄스 공연, 무대에 설치된 나로호와 위

성 모형, 휴보 로봇의 등장 등으로 참석한 과학기술인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자리

가 되었다. 본 방송은 4월 3일, 전국에 방송되었다.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3월 28일, 역삼동 소재의 ‘구글코리아’를

방문하였다. 구글은 최근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세

기의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방문 일정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흥행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스마트카(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플랫폼 등과 같은 혁신을 이루고 있는 구

글의 모토와 창의성 발현에 대한 상호의견을 나누고자 마련되었다.

이날 방문 일정을 함께한 구글 정책협력실장 및 정책자문변호사, 프로덕트 마

케팅 매니저는 최근 구글의 여러 정책과 동향에 대한 설명 등과 함께 구글코리

아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를 소개했다.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4월 10일(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2층 그랜

드볼룸에서 ‘2016년 1학기 대학생 교육기부 사전교육: 16학년도 1학기 함성소

리 및 알락달락 행복한 교실 참가 대학생 대상 사전교육’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

는 ‘함성소리’, ‘알락달락 행복한 교실’ 참여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의 프로그

램 체험 및 운영 노하우 교육과 재무안전 교육 등을 실시하여 운영능력을 제고하

려는 목적에서 이루어 진 것으로 총 150개 동아리(대학생 1,500여 명)가 참석했

다.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아이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 실현을

위해 대학생 동아리가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교과교육, 창의&진로체험, 문화·예

술·체육, 기타 취미활동 등에 대한 교육기부 및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대학생 교

육기부 활동을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이준식)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김승환)이 4월 7일

(목)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2016년 교육기부 활성화 사업 설명회’를 성황

리에 마쳤다. 이번 설명회는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 각 시·도교육청 교육

기부 담당자를 비롯하여 기업, 교육기부 참여 기관 업무 담당자 등 총 300여 명

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교육부의 2016년 교육기부 활성화 사업 추진방

향 및 지원방안 설명을 시작으로 창의재단 교육기부센터 주요 사업 안내, 아모

레퍼시픽 해양환경관리공단의 교육기부 기업·기관 사례 발표 및 강연이 이어졌

다. 한편, 교육부와 창의재단은 앞으로 ‘꿈과 끼, 행복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지

속가능한 교육 플랫폼’인 교육기부 사업을 현장 수요에 맞추어 확대·지원해 나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S C I E N C E & C R E A T I V I T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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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레벨업 과학랭킹 대항전

4.18(월) ● 길거리 과학 강연 사이언스 버스킹 비정기 공연

장소 서대문자연사박물관

대상 창덕여중 학생들 외 일반 시민

내용 과학 관련 콘텐츠를 실험·유머·마술 등과 결합하여

스토리텔링 형태로 대중에게 전달

문의 과학문화확산실(02-599-3894)

4.29(금) ● 페임랩코리아 본선 개최

장소 MBC 라디오 공개홀

대상 과학기술 관련 분야 현직에 종사하는

대한민국 성인으로, 전국 예선을 거친 10명

내용 과학소통 분야의 전문가 선발

문의 과학문화확산실(02-599-3894)

4.16(토) ● 과학기술인 숲 향기길 걷기축제

장소 대전 사이언스 종합운동장 및 탄동천 일대

대상 창의재단 임직원, 미래부 장·차관 등

과기계 주요인사 13,000명

내용 과학기술인이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미래희망 100년의 결의를 다지기 위한 단합대회

문의 과학문화확산실(02-559-3892)

S C I E N C E & C R E A T I V I T Y

April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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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행사

2016. 4. 29(금)

초·중·고등학생(담임선생님과 함께 참가)

사이언스 레벨업 사이트 가입 → 이벤트 페이지에서 학급그룹 만들기

→ 그룹원(담임 선생님, 반 친구)과 과학게임·퀴즈 점수를 쌓는다.

이벤트 도전 선착순 160학급 도너츠세트 증정

분야별 1등 학급 전원 만오천 원 문화상품권 증정

02-559-3901

접수마감

참가대상

참여방법

참가 상품

문 의

‘사이언스레벨업(www.sciencelevelup.com)’에서는

과학의 달 특별 이벤트를 진행 중입니다.

학생들이 담임 선생님과 함께 그룹을 만들어 신나는 과학 게임도 하고,

퀴즈도 풀면 선물이 쏟아집니다.

42 SCIENCE & CREATIVITY 2016_04